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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3월 28th, 2019

완주하면 수업료 최대 50%까지 환급…끈기 없는 당신을 위한 수업 : 스터디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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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여기저기 블록체인 강연을 하는 행사는 있지만 시간이 없다. 어디가 좋은지 알기도 어렵다. 그러다가 ‘스터디파이’라는 온라인 교육서비스를 알게 됐다. 여기에 온라인으로 블록체인을 배울 수 있는 코스가 있었다.

11만원을 내고 블록체인 초급코스에 등록했다. 슬랙(Slack)이라는 협업 소프트웨어 메신저를 통해 20명 정도가 한 달 동안 함께 공부한다. 블록체인 전문가인 진행자가 길잡이 역할을 한다. 커리큘럼을 짜고 매일 보거나 읽어야 할 과제를 알려준다. 매일 30분 정도 유튜브 강의를 듣거나 블록체인 자료를 읽었다. 주중에는 매일 공부하고 토요일엔 숙제를 내야 한다. 그리고 일요일 밤 10시에 온라인 채팅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그렇게 4주를 보내며 숙제를 내고 온라인 토론을 하니 블록체인이 뭔지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4주간을 채울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그 비밀은 완주하면 수업료의 최대 50%까지 환급해주는 시스템에 있다. 5만원을 환급받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했던 것이다. 이런 흥미로운 온라인 교육코스를 만들어낸 스터디파이 김태우 대표를 만나봤다.

11개 카테고리에 62가지 스터디 운영…환급제도로 코스 완주 유도
“급격하게 변하는 요즘 세상에서는 더 이상 대학에서 받은 교육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학원에서 배우는 방법은 선택지도 많지 않고 비쌉니다. 반면 온라인은 공부할 수 있는 코스는 많은데 끝까지 마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강의 완강률은 평균 5% 정도밖에 되지 않죠. 어떻게 하면 수강생에게 동기부여를 해서 끝까지 공부하도록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해결책으로 스터디파이를 시작했습니다.”
많은 스타트업 서비스가 그렇듯 스터디파이도 “블록체인을 효과적으로 공부하고 싶었던” 김 대표 본인의 불편에서 시작됐다.

“매주 마감일을 정해 과제를 부여합니다. 데드라인이 있어야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숙제를 하다 보면 궁금한 것이 생기는데 그 분야의 전문가가 코치를 해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끝까지 공부하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문제인데 현금만큼 확실한 것이 없어 완료하면 참가비의 일부를 환급해주도록 만들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런 방식의 온라인 코스를 반년 전에 지인들과 함께 만들어 테스트를 해봤다. 그렇게 했더니 완주율이 55%로까지 올라갔다. 다들 나처럼 돈을 못 돌려받는 것이 아까워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얼마 안 되는 돈 같지만 의외로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스터디파이는 이제 11개 카테고리에 걸쳐 62가지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다.

머신러닝, 블록체인, 코딩을 비롯해 외국어, 글쓰기, 마케팅, 주식, 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 서른이 넘은 김 대표는 이번이 사실 두 번째 창업도전이다. 카이스트 수학과 출신인 그는 항상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것을 빠르게 공부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2009년 실리콘밸리에 가보고 싶었던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왔다. 교수님의 친구가 하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에서 인턴을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젊은 창업가들이 가득하고 당시 한국에는 없던 아이폰이 유행하며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실리콘밸리에서 그는 큰 자극을 받았다. 자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 2010년 22세의 나이에 ‘모글루’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아이패드에서 인터랙티브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저작도구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였다. 4년간 운영하며 적지 않은 돈을 투자받기도 했으나 실패했다.

“시장을 간과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전자책시장이 열리지 않았고요. 무엇보다 인터랙티브 그림책의 고객은 어린이와 부모였는데 20대 초반의 제가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니 잘 대응하기가 어려웠죠. 다시 창업하면 나부터가 고객인 상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12억원 투자 유치…글로벌 서비스도 준비
모글루를 정리한 뒤 김 대표는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에서 병역특례로 일했다. 전략적으로 본인이 관심 있는 콘텐츠, 교육 분야의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온라인교육을 하는 퀄슨과 클래스팅, 그리고 전자책회사인 리디북스에서 3년여를 일했다. “사장을 하다가 다양한 크기의 스타트업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조직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또 산업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됐고요.”

리디북스에서 일하던 김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틈틈이 준비해 스터디파이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리디북스를 퇴사하면서 바로 법인을 설립하고,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인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12억원을 투자받았다. “모글루 시절부터 알토스와 잘 알고 지냈습니다. 예전에는 투자요청을 계속 거절당했는데 이번에는 선뜻 투자해 주시더라고요.”

사실 나도 스터디파이에 엔젤투자자로 참여했다. 5년여 전부터 김 대표를 알고 지켜봐오고 있었는데 이번에 창업 이야기를 듣고 그가 ‘준비된 창업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에서 배운 교훈과 경험, 본인의 불편에서 시작된 창업동기, 서비스를 시작해 매출을 내고 있는 실행력, 한국의 큰 온라인 교육시장 등을 고려하니 스터디파이의 성장 가능성이 보였다.

스터디파이는 또 특이한 실험에 도전 중이다. 회사 사무실 없이 사장 포함 전 직원이 원격으로 근무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출퇴근 자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고 힘듭니다. 그리고 회사 위치에 따라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데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무실에 모여 같이 일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가에 대한 회의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터디파이에서는 현재 8명 전원이 재택근무를 한다. 심지어 1명은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채팅 등을 통해 기록을 남기며 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오프라인에서 모여 회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무실 비용을 줄이는 대신 1년에 한 번씩은 해외에 가기로 했다. 1월에는 전 직원이 호주 브리스번에 가서 2주 동안 함께 일하고 왔다.

김 대표는 현재 수동으로 이뤄지고 있는 관리플랫폼을 올해에는 자동화해서 스터디콘텐츠를 수백 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리고 영어로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것도 테스트하려고 한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 스터디파이에 가입해 이용하는 경우도 이미 상당하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 남는 시간을 이용해 공부하려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이런 기회를 타고 스터디파이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주목된다.

나라경제 2019년 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3월 28일 at 10:11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