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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미커 인터넷 트렌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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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정독하는 인터넷업계의 바이블 같은 메리 미커의 인터넷트렌드 2019 리포트가 나왔다. 20여년전부터 실리콘밸리의 가장 유명한 애널리스트로 활동해온 메리 미커는 매년 인터넷업계 동향을 상세하게 조사한 자료를 공개한다.

이 자료는 여기서 읽거나 PDF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333장이나 된다. 제대로 읽으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나도 선공유, 후감상이다. 이제 핀란드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갈 참인데 비행기안에서 정독해야겠다.

메리 미커가 이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는 동영상도 있다. 다만 내용이 너무 많아서 빠르게 주요 내용을 언급하는 수준이다.

전세계에서 급성장하는 인터넷-모바일 서비스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토스가 언급된 것도 눈에 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의 스타트업이 여기에 나오길 바란다. 66페이지!

Written by estima7

2019년 6월 12일 at 9:45 am

세계통신사들의 넷플릭스 속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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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5일 킹덤 공개이후 넷플릭스가 화제다. ‘넷플릭스 ‘킹덤’ 열풍에… LGU+ 미소, KTㆍSKB 울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도 나왔다.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인터넷TV(IPTV) 메뉴에 넷플릭스를 탑재한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5일 킹덤 방영 직후 5일 동안 IPTV 하루 신규 가입자 수가 평소보다 3배 늘었다. LG유플러스 스스로 “킹덤 효과”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한국일보 ‘넷플릭스 ‘킹덤’ 열풍에… LGU+ 미소, KTㆍSKB 울상

이런 상황에서 국내 넷플릭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속도지연, 화질저하 등의 문제로 국내 통신사에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나도 KT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볼만은 하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초기 플레이할 때 화질이 안좋은 상태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크롬캐스트로 TV에 연결해서 볼 때도 화질이 안좋게 나오는 상황이다. 내 크롬캐스트장비가 오래된 것이라 그런 것인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흥미로운 사이트를 발견했다. 넷플릭스 ISP 스피드 인덱스다.

즉, 브로드밴드인터넷을 제공하는 통신사의 넷플릭스 재생속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세계 주요국가의 통신사를 통해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프라임타임시간(대략 저녁8시~11시)의 넷플릭스 콘텐츠 재생속도(비트레이트)를 Mbps(초당 메가비트)단위로 보여준다. (자세한 설명) (이동통신망을 통한 스트리밍은 제외됐다.) 데이터로 보여주며 ‘꼼짝마라’하는 식이다. (이 통신사들의 전반적인 인터넷속도가 아니고 ‘넷플릭스’콘텐츠 재생속도만 비교한 것이다. 전반적인 인터넷속도로 오해마시길.)

의외로 ‘인터넷 통신 강국’인 한국의 넷플릭스속도는 빠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평균속도는 2.74Mbps로, 미국의 4.29, 영국의 4.18, 일본의 3.3, 브라질 2.97, 인도 2.81보다 낮다.

각국별로도 더 자세히 데이터를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LG U+가 가장 빠르다. 넷플릭스와 별도 계약을 맺어서 그런 것 같다. 캐시서버를 벌써 설치해 두었는지도 모른다. SK브로드밴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월별로 속도의 변화 추이도 볼 수 있다. SK브로드밴드의 속도가 추락하고 있고 KT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미국을 봤다.

미국의 통신망 속도가 이렇게 좋다니 놀랍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살 때 컴캐스트 인터넷속도가 너무 느려서 저녁에는 유튜브도 계속 끊기고 넷플릭스도 간신히 보던 기억이 있다. 그동안 많이 개선된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통신속도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ISP도 많고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DDI, 소프트뱅크등의 속도가 좋다.

이쪽도 보면 속도가 다들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넷플릭스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3년전으로 한국과 같은 시기에 시작됐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콘텐츠 재생속도를 측정해 데이터로 보여주는 사이트를 만들어 통신사들을 압박(?)하는 넷플릭스가 대단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넷플릭스에 맛을 들인 국내 사용자들의 통신사에 대한 압박이 대단할 것 같은데 이제는 제대로 대응해야 할 것 같다. 이제부터는 넷플릭스의 4K콘텐츠를 대형 스크린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게 될 것이다. 앞으로 몇달뒤, 1년뒤에는 어떻게 변해있을지 또 궁금해서 기록삼아 메모해 봤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2월 8일 at 7:3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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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15년을 보여주는 그래프들(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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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4일 하버드대의 기숙사방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서비스를 시작한지 15년이 됐다. WSJ는 페이스북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그래픽도표를 넣은 기사를 게재했는데 그중에 몇개 사진과 그래픽을 내 블로그에 옮겨본다. (좋은 내용인데 유료가입자가 아닌 분들은 볼 수가 없다. 보시고 마음에 드시는 분은 WSJ를 유료로 가입해보시길 추천.)

2004년 2월의 페이스북 로그인 화면. 하버드대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Source : WSJ

미국의 대학을 중심으로 확장하던 페이스북은 2년7개월만인 2006년 9월 일반인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오픈했다. 그리고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 그래프에서 보듯 2007년 6월만 해도 마이스페이스가 월등히 컸다. 나도 당시 마이스페이스를 써보다가 2007년 7월에 페이스북에 첫 가입했다. 2007년부터 페이스북은 무섭게 성장했다. 나는 2008년에 다음 사내강연에서 페이스북을 소개한 일이 있는데 그때 “미국에 이런 것이 있다”정도로 소개했지 설마 이 서비스가 한국에서도 이처럼 큰 인기를 얻을지는 생각못했다.

페이스북은 2012년 5월 큰 화제속에 기업공개를 했다. 100조원 규모가 넘는 시총으로 상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Source : WSJ

하지만 SNS에 수익모델이 있느냐는 많은 이들의 의구심에 시달렸고 상장후 주가는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나도 그때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나도 참 얼마나 어리석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대단한 것은 데스크톱PC서비스기반으로 성장한 페이스북이 2012년부터 모바일로 기막히게 전환했다는 것이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 페이스북 광고매출에서 모바일 비중은 이제 93%까지 올라갔다.

Source : WSJ

또 페이스북의 성장과정에서 대단한 점은 과감한 인수다. 20조원이 넘는 돈을 주고 왓츠앱을 인수했고, 오큘러스VR을 거의 3조원, 인스타그램을 1조원정도에 인수했다. 오큘러스는 사실상 실패인 것 같지만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1조도 안되는 가격에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당시에는 너무 비싼 값 같았는데 지금 보니 완전 헐값이었다.

Source : WSJ

하지만 그런 페이스북도 이제는 유저의 연령층에서 노화현상이 보인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Source : WSJ

진격의 페이스북도 지난해 개인정보유출 등 온갖 스캔들로 큰 풍파를 겪었다.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가 최근의 실적호조로 다시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신뢰를 잃은 페이스북이 과연 다시 완전히 살아날지 두고봐야 할 것 같다. 페이스북은 이제 전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소셜 플랫폼이 된 이상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도 지고 규제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족 : 위 그래프는 2012년 5월 이후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넷플릭스의 주가 성장율도 보여주고 있는데 넷플릭스가 엄청나다. 무려 3천300% 성장했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2월 5일 at 5:58 pm

CES 2019를 동영상으로 구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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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CES를 안갔다. 사실 가려면 꽤 돈도 들고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피곤하다. 직항편도 없는 먼길을 가서 (라스베가스 직항편이 생기기는 했지만 비싸니까) 막판에 잡은 외곽의 호텔이나 아는 팀의 에어비앤비 숙소에 합류해서 시차를 극복하면서 열심히 축구장 수십개 크기의 전시장을 종횡무진 발품을 팔고 봐야한다. 그런데 매년 가봐야 비슷하니까 2~3년에 한번씩 가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CES에서의 취재경쟁은 정말 치열하다. 특히 엔가젯, Cnet 등의 미디어는 현장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열심히 취재한다. 동영상 리포트가 시시각각 유튜브에 올라오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인터넷이 느려서 마음껏 보기가 힘들다. 올해에는 CES현장에 가지 않은대신 서울에서 편하게 CES를 정리한 동영상을 살펴봤다. 그중 몇개 볼만한 것들을 여기에 소개해 둔다. 이 동영상들만 한번 쭉 보면 이번 CES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엔가젯이 선정한 이번 CES의 베스트 제품들이다. 삼성, LG 등 한국업체들이 이번 CES에서 주목받은 제품을 많이 내놨다.

흥미롭게도 엔가젯이 꼽은 이번 CES 최고의 제품은 전자제품이 아닌 햄버거고기였다. 임파서블버거다. 물론 최고의 테크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고기가 아니면서도 고기에 가장 흡사한 맛을 내는 대체 고기다. 상당히 맛이 훌륭했던 모양이다.

이번 CES의 눈길을 끄는 흥미로운 제품을 소개하는 리포트로 WSJ의 데이빗 피어스의 동영상이 좋다. 로열의 폴더블 스마트폰, 파이팅봇, 날으는 에어택시 그리고 한국스타트업 Yolk의 솔라카우도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제프리 포울러의 리포트도 재미있다. 자율주행으로 나를 쫓아다니는 여행가방 등 희한한 제품들을 주로 소개한다. 여기서도 LG의 롤러블TV가 비중있게 소개됐다.

CES에서 더이상 TV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얘기를 최근 5년쯤전부터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LG와 삼성의 활약으로 다시 TV가 꽤 주목을 받게 된 것 같다. 엔가젯의 리포트다.

특히 LG는 매년 화려하게 OLED디스플레이로 장식한 부스로 화제를 모아왔다. 이번에도 2백여개의 OLED디스플레이를 붙여 폭포같은 장관을 연출했다고 해서 많은 미디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것은 정말 현장에서 봐야하는데…

현대는 자동차가 아니라 엘리베이트라는 걸어다니는 전기차(?) 콘셉트 제품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것도 희한한 제품으로 선정됐다.

네이버가 이번 CES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구글부스 근처에 큰 부스를 마련하고 네이버랩스가 개발하고 있는 로봇, 자율주행차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CES에 처음으로 대규모부스를 열고 참가했던 구글이 올해는 어떻게 할까 싶었는데 작년 못지 않은 큰 부스를 냈다. 심지어 부스안에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라이드를 만들고 참관객들에게 구글의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기술을 선보였다. 아마존 알렉사에 결코 지지 않겠다는 구글의 의지가 읽힌다.

미중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이번 CES에서는 중국의 굴기가 확실히 꺾인 것 같다. 화제를 모으거나 공격적으로 부스를 만든 중국 회사 이야기를 보기 어렵다. 하지만 선전의 디스플레이스타트업 로욜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 회사가 사실 삼성의 선수를 친 셈이다. 뭐 이런 제품이 필요할까 싶은 생각은 들지만 엔가젯의 리포트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앞으로 지켜볼만한 회사다.

나름 흥미롭게 본 제품은 식빵을 자동으로 굽는 기계 브레드봇이다. 제빵사들을 실직시킬 수 있는? 자세히 보면 꽤 잘만든 것 같다.

일본회사가 만든 애완 로봇(?)도 꽤 관심을 모았다.

전세계의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유레카파크가 궁금했는데 제대로 소개하는 동영상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 Cnet의 동영상은 아쉽게도 프랑스 스타트업들 위주로만 소개한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어디에 있는가…

서울과 샌디에이고에 있는 로보링크의 Zumi다. 자율주행차 키트를 통해서 학생들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기술을 코딩하면서 배울 수 있는 제품이다. CES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위에도 언급한 Yolk의 태양광 충전시스템 솔라카우다. 전기가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동안 전력을 충전해서 가정으로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상으로 내가 주로 보는 매체를 통해 이번 CES 2019를 둘러봤다. 예년과 달리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쪽의 신기술이나 제품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회사들의 힘이 빠졌다. 반면 (항상 CES의 기둥 역할을 했지만) 삼성과 LG의 존재감이 쑥 예전보다 더 올라갔다. 구글은 여전하다. CES에 처녀출전한 네이버가 놀랍고 앞으로가 기대된다. 글로벌미디어의 주목을 끈 한국스타트업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

Update : 위에 언급한 한국 대기업을 제외하고 CES에 참가한 한국중견기업, 스타트업들이 어디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몇몇 도움이 되는 국내기사를 소개한다.

스크린 테니스·휘는 배터리… CES 눈길 끈 중견기업·벤처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다. 골프존, 리베스트, 스네일사운드, 럭스로보, 만드로, 코웨이, 바디프랜드, 엠씨넥스를 소개했다.

MAGA 연합이 기술굴기 눌렀다라는 제목의 CES를 결산하는 중앙일보 기사다. 미국의 기술리더십이 중국의 제조파워를 압도했다고 한다. 중국업체는 전년대비 22% 감소했다. 한국기업은 지난해 217곳에서 올해 338곳으로 50% 늘었다고 한다. MAGA는 MS, 애플, 구글, 아마존이라고.

사진출처 중앙일보

“CES 출품하려 1년 준비…5일 전시에 1억, 그래도 남는 장사” 삼성C랩출신으로 CES에 3번째로 참가한 스타트업 웰트 강성지대표의 경험담을 소개한 중앙기사다. 스타트업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CES에 대한 이야기로 도움이 된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2일 at 10:5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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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자동차회사가 된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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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지옥에 떨어졌다가 살아난 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기반을 다진 것을 보여주는 7개의 차트.

테슬라는 지난해 계획했던 모델3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지옥에 떨어졌었다. 매주 1천억이 넘는 현금 적자를 내면서 생사의 기로에 섰다.

그러던 테슬라가 지금은 매주 4700대의 모델3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에서 밤을 새우면서 이 위기를 돌파했다. 테슬라는 2018년말에 누적 5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10년만에 달성한 마일스톤이다. 그런데 이 페이스라면 향후 15개월이면 10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고 한다.

미국의 세단 자동차 판매량에서 2018년 하반기에 테슬라는 5위에 올랐다. 캠리, 코롤라, 어코드, 시빅은 모두 내연기관차로 가격이 1만불, 2만불대의 비싸지 않은 차다. 이 정도 판매한 것은 대단한 것 같다.

그 덕분에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다시 많이 올랐다. 자동차 회사중에 다임러와 3위를 다투고 있다. 오늘은 9일인데 오늘 시총은 57.5B로 한화로 따지면 65조원 가까이 된다. 현대차 시총 26조원의 두배가 넘는다. 기존 자동차회사들은 항상 테슬라가 말도 안되는 회사이며 저러다 말겠지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테슬라의 드라마틱한 분기별 캐시플로우를 보여주는 그래프다. 테슬라는 2003년 7월에 설립된 회사다. 대략 15년반된 회사다. 이런 적자회사가 2010년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보면 알겠지만 이후에도 현금흑자를 낸 일이 거의 없다. 그러다가 2018년 3분기에 처음으로 큰 흑자를 냈다. 창업이래 연간 결산 흑자를 낸 일이 한번도 없는데 2019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말 현재 3조3천억원대의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은 계속 신주발행을 하든지 사채를 발행해서 버텨야 하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자체 현금조달이 될 것이라고 월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자동차마켓쉐어에서 테슬라가 일등이다. 나머지는 중국과 일본회사들이다. 미국입장에서는 테슬라가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또 다른 경쟁력은 배터리가격이라고 한다. 미리 선행투자를 해서 기가팩토리를 만든 만큼 그만큼의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 실리콘밸리에 갔다가 모델3를 산 후배의 차를 얻어타고 이야기를 한 일이 있다. 또 모델3를 산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다.

둘 다 침이 마르게 모델3를 칭찬했다. “좀 비싸게 샀지만 후회는 없다.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미래다. 오토파일럿기능이 쓸만하다. 아내에게 줬는데 처음에는 시큰둥하다가 나중에는 너무 좋아한다. 다시 내연기관차로는 못돌아가겠다.” 모델S나 X를 소유한 부유한 테슬라오너들에게 항상 듣던 이야기를 이번에 또 반복해서 들은 느낌이었다.

중국 상하이에도 모델3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를 100% 테슬라자본으로 만든 일론 머스크. 그의 도전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일론 머스크가 한국에서 테슬라 사업을 했었더라면 이미 몇번은 감옥에 가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희대의 사기꾼으로 몰려서 옛날에 끝장났을 것이다. 그나마 미국이니까 나올 수 있는 창업가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가능할지도…)

솔직히 테슬라는 아직도 챌린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잘 됐으면 한다. 정말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보니 제이슨 캘러캐니스의 테슬라 로드스터를 LA에서 얻어타 본 것이 2008년 말이었는데 벌써 10년이 넘었다. 테슬라가 이런 회사가 될 줄이야… 그때는 상상도 못했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9일 at 11:20 pm

올해 테크업계의 영욕을 보여주는 차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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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de가 올해의 테크트렌드와 시련(tribulations)을 보여주는 14개의 차트를 소개하는 기사를 냈다. 영광과 시련이라고 할까. 나도 기억해두고 싶은 차트 몇개가 보여서 메모.

“당신의 개인정보에 관한 한 이중에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회사는 어디입니까”라는 설문조사에 압도적으로 ‘페이스북’이라고 사람들이 답했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한 개인정보유출 스캔들에 이어 개인정보수집, 비판세력 뒷조사와 여론몰이 등의 이슈로 페이스북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마크 저커버그, 쉐릴 샌드버그의 리더십도 위협받고 있고 주가에도 큰 타격이 왔다. 마크 저커버그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해왔던 나로서는 상당히 실망하기도 했다. 과연 페이스북이 내년에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입지를 회복할 수 있을까. 어쨌든 페이스북도 이제는 그 영향력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왔다.

위는 테슬라의 2018년 주가 추이. 모델3의 생산차질과 함께 파산설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테슬라를 비상장회사로 만들 자금이 확보됐다는 일론 머스크의 “Funding secured”트윗으로 주가가 롤러코스터처럼 출렁거렸다. 테슬라가 정말 파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3분기에 3천억원이 넘는 흑자를 내면서 오뚝이처럼 다시 부활했다. 정말 놀라운 회사다.

위 그래프는 미국의 플러그인 전기차의 판매량이다. 올해는 2017년보다 57% 판매량이 늘었다고 한다. 일등공신은 11만4천대를 판매한 모델3다. 과연 이런 판매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인가.

블록체인붐은 지난해말과 올해초에 정점을 찍었다. 비트코인가격은 작년말에 거의 2만불까지 올랐다.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2월에 1377불까지 올랐다. 그러던 것이 계속 하락하기 시작해 이제 비트코인은 지금 3287불, 이더리움은 지금 87불까지 떨어졌다. (2018년 12월16일 현재) ICO는 대개 이더리움으로 펀딩을 받는데 받고 나서 바로 현금으로 바꾸어 두지 않았다면 큰 폭의 가치하락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수백억씩 ICO로 펀딩했다는 많은 스타트업의 자금이 지금은 수십억정도로 줄어들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블록체인붐은 이어질 것인가. 다시 살아날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가상화폐의 폭락은 2000년에 경험했던 나스닥 폭락으로 인한 닷컴거품이 터지는 현상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인터넷으로 장밋빛세상이 펼쳐진다는 말은 사기라고 이며 인터넷붐은 끝났다고 여긴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과연 블록체인은 어떻게 될까.

Written by estima7

2018년 12월 16일 at 7:44 pm

아마존은 어떻게 소매업을 해체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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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NYU 스캇 갤로웨이 교수의 “어떻게 아마존은 소매업을 해체하고 있는가”(How Amazon is dismantling retail)이란 제목의 강연을 흥미롭게 봤다.

요즘 주목하는 기업인 아마존의 파괴력에 대해 분석한 내용인데 훌륭한 인사이트가 많고 좋은 데이터를 담은 슬라이드가 많아서 가볍게 블로그로 메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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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과 비교해서 아마존의 매출액증가는 64B 정도다. 미국 주요 백화점 체인인 시어즈, 메이시, 노스트롬의 2016년 매출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이중 시어즈는 파산 직전이다.) 물론 아마존의 매출에는 클라우드 비즈니스도 합산되어 있어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아마존이 오프라인회사들의 매출을 빨아들이며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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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미국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가 비교해보면 이렇다. 미국의 가구중 아마존프라임 회원인 비율이 52%라고 한다. 프라임은 일년에 99불내고 가입하면 제품을 주문할때 배송료가 무제한 무료고, 아마존비디오 동영상 시청 및 각종 할인 혜택이 있는 멤버쉽이다. 매달 교회에 가는 가정수 만큼 많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미국의 가정이 아마존을 일상생활에서 이용한다는 뜻이다. 내 경우 작년에 실리콘밸리가서 같이 교회다니던 지인 분들을 7분정도 만났는데 이야기하다보니 전원이 아마존 프라임멤버라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 멤버십에 가입하면 라면 한개를 주문해도 배송료가 무료가 되기 때문에 뭐든지 아마존으로 무심코 주문하게 된다. 프라임은 아마존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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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지난 20년간 사실상 거의 이익을 내지 않고 커온 기업이다. 그러면서 주가는 매년 상승해서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주면서 성장해왔다. 지금도 매출액에 비하면 거의 이익은 미미하다. 아마존을 본받아 위웍, 스냅챗, 우버 등이 큰 적자를 내면서 성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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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투자를 하는지 보여주는 그림. 영상 콘텐츠에 있어 아마존은 4.5B을 투자. 넷플릭스는 콘텐츠회사니까 저 정도 투자를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만 아마존에게 있어 콘텐츠가 본업이 아닌데도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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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보이스(음성)이 쇼핑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위의 통계에서 보이듯이 현재 아마존 에코 사용자들은 타이머설정이나 음악듣기, 조명을 켜고 끄기에 가장 많이 에코를 이용한다. 2023년이 되면 아마존 에코의 가장 큰 쓰임새는 음성쇼핑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미 지금도 음성으로 쇼핑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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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에코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쇼핑을 많이 하는 것을 유도하기 아마존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코를 통해서 물건을 주문하면 웹에서 주문하는 것보다 더 싼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갤러웨이교수가 실제 데모를 통해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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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이는 부분은 배터리를 주문했을 때다. 아마존은 자사 브랜드 상품인 아마존베이직 배터리만을 권할뿐 듀라셀이나 에너자이저 같은 다른 브랜드는 추천하지 않는다. 알렉사는 다른 제품은 없다고 대답한다. 음성쇼핑에서는 아마존이 원하는대로 특정 제품 판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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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웨이 교수의 결론 4가지다.  아래는 그의 이야기의 간단한 요약이다.

아마존은 파괴자다.

아마존은 전통적 빅브랜드의 파괴자가 될 것이다. 아마존의 알고리즘에서 좋은 실적을 내려면 둘 중 하나다. 인터넷에서 좋은 리뷰를 받는 인기있는 독립브랜드다. 아니면 시류에 맞춘 좋은 딜을 내놓은 괜찮은 브랜드다. 오히려 전통 빅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 때문에 더 비싸고 아마존에게는 맞지 않다. 아마존의 알고리즘에는 불리하다.

알고리즘 vs. 파트너십.

예전에는 대형유통업체에 입점하는 것이 중요했다. 인간관계 등으로 어렵게 뚫어서 들어가면 보상이 상당했다. 그런데 지금은 알고리즘이 수백개의 브랜드와 비교해 당신의 브랜드를 순식간에 밀어낸다. 매초당 알고리즘이 최적의 제품을 골라내서 추천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광고하고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상품진열대를 확보한 전통브랜드들에게 아마존의 알고리즘은 악몽이다.

스토리텔링이 새로운 경쟁력이다. 

나는 기업은 이익을 내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다. 그런 시대에 태어나 자랐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창업하고 연간 20~30%의 성장을 하면서 이익을 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아주 똑똑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온다. 그리고 내게 “당신이 해온 방식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많은 돈을 투자한 뒤 “70% 성장하세요. 그리고 적자를 많이 내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특별해지세요. 누구나 인정하는 마켓을 리드하는 테크회사의 이미지를 만드세요”라고 한다. 적자를 내도 상관없으니 30% 성장대신 70% 성장을 하는 회사를 만들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접근방법이 아주 아주 불편하다. 매달 엄청난 돈을 쏟아붇는 것 말이다. 그런데 3년뒤에 보니 우리 회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는 10배 올랐다. VC의 말이 맞는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이게 바로 새로운 경제의 모습이다. 돈을 아무리 많이 잃어도 상관없으니 무조건 성장해서 1등이 되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스토리가 과연 해피엔딩으로 끌날지는 모르겠다. 이런 접근방법이 나는 불편하다.

Death has a voice (음성쇼핑이 브랜드의 죽음을 가져온다.)

구글과 아마존 알고리즘에 이어 음성이 전통브랜드를 공격하는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다. (왜 그런지는 위에 설명)

*****

과연 미래에는 이렇게 음성으로 주문하게 될까? 갤러웨이 교수의 분석에 좀 과장이 있는 것 같지만 아마존의 저력과 그동안 이뤄놓은 것을 보면 현실화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존의 알렉사 보이스 쇼핑 페이지를 찾아보니 확실히 알렉사로 쇼핑하면 많은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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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로 자유자재로 쇼핑을 하는 한 미국주부의 모습을 담은 이 홍보 동영상도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텔링이 새로운 경쟁력이다”라는 갤로웨이 교수의 설명에 우버, 테슬라, 쿠팡 같은 엄청난 적자를 내면서 2배씩 성장하는 회사가 떠올랐다. 모두 “혁신기술로 세상을 바꾼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성장한 기업이며 기존 업계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기업가치를 자랑한다. 그래서 이런 회사들의 미래에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나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갤로웨이 교수 같은 사람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솔직히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더 두고 보면 알겠지. 말도 많지만 이 회사들은 이미 쉽게 무너질 단계는 넘어섰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5월 1일 at 10:50 am

에어비앤비 사무실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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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갔었던 샌프란시스코 888 브레넌에 있는 에어비앤비 본사 사무실. 잠깐 구경했지만 아주 인상적이었다. 겉보기에는 아주 오래된 낡은 빌딩.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시원한 아트리움 공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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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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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들어가면 세련되고 자유로운 사무실 공간이 나온다. 보안이 삼엄하지 않다.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했지만 사람들이 일하는데 방해될까봐 조심하느라 많이는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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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것은 사무실 곳곳에 독특한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집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는 것이다. 대개 미팅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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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도쿄의 라면집을 재현해 놓은 미팅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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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롭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인테리어감각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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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로고인데 이것을 어떤 호스트가 이렇게 조형물로 만들어 보내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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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와 고객(숙박객)입장에서 서비스 플로우를 이렇게 예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그려서 진열한 것도 멋졌다.

사무실 공간자체를 호스트들이 와서 투어하기 좋게 만들었다는 설명. 에어비앤비 오피스는 내가 가본 사무실공간중에 거의 베스트라고 할 만 했다. 회사의 철학과 서비스 모습이 곳곳에 스며있는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3월 12일 at 9:56 pm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성공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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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 1월6일 처음 상륙한지 한달이 지났다. 첫 한달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호기심에 가입해본 사람들이 많을텐데 이제 두번째달부터는 유료로 전환됐다. 한달 사용요금은 화질이나 동시시청가능여부에 따라 미화 8불에서 12불사이다. 역시 한달에 만원내외하는 한국의 경쟁서비스에 비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콘텐츠가 빈약하다고 비판을 받았다. 한국영화나 드라마 등 한국콘텐츠가 크게 부족하며 빅뱅이론이나 모던패밀리 등 보통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미국드라마도 많지 않다. 미드골수팬이 아닌 일반대중이 넷플릭스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국에서 넷플릭스를 오랫동안 사용해 본 사람으로서 나는 결국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2001년 미국 유학시절 당시 DVD우편대여서비스를 하던 넷플릭스를  우연히 알게 되어 처음 고객이 됐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 거주하는 동안 인터넷 VOD서비스로 변신한 넷플릭스를 꾸준히 이용해 왔다.

지난 15년간 내가 지켜본 넷플릭스는 수없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는 위기를 돌파하며 미디어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간 혁신기업이다. CEO 리드 헤이스팅스의 초지일관 비전과 직원을 프로야구선수처럼 대하는 독특한 조직운영이 이 회사가 지금까지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결국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나는 결국 장기적으로 넷플릭스가 유튜브처럼 한국시장에서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다.

첫번째 이유는 넷플릭스는 단기승부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한국을 포함한 130개국가로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한국시장만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다. 190개국 글로벌시장 동시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한국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한국에서 초기 반응이 시원찮다고 쉽게 서비스를 접을 것이 아니란 얘기다. 글로벌전략을 한국에서도 장기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다. 로컬에 현지 서비스를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인력을 채용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회사는 도대체 한눈을 팔지 않는다. 매달 고객에게 일정액을 받고 고객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불편없이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97년, 18년전 창업이후 계속 그렇게 해온 기업이니 쉽게 얕볼 수 없다.

두번째는 압도적인 사용의 편이성이다. 넷플릭스는 결제하는데 액티브X도 필요없고 한번 로그인해두면 다음부터 아이디, 패스워드를 귀찮게 다시 물어보지도 않는다. 스마트폰이든, 타블렛이든, 랩탑컴퓨터든 어디서 어떤 브라우저로 봐도 잘 재생된다. 여러 기기를 옮겨가면서 봐도 이전 기기에서 보던 장면에서 그대로 이어져서 편리하다. 광고도 전혀 없다. 이런 편리함을 경험한 한국고객들은 한번 가입하면 넷플릭스를 잘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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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다양한 넷플릭스 독점콘텐츠다. 넷플릭스 한국서비스에는 화제작 ’하우스 오브 카드’는 아직 빠져있지만 데어데빌, 제시카 존스, 나르코스 등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개성있는 오리지널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그리고 계속 새로운 프로그램이 추가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구매및 제작비용으로 6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또 봉준호감독의 신작 ‘옥자’의 제작비 5천만불(약6백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향후 한국드라마프로덕션을 통해 한국드라마시리즈를 직접 제작할 가능성도 크다. 나중에 넷플릭스에서 ‘응답하라 1988’같은 히트작이 안나오리란 법이 없다. 향후 한국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대거 투입된다면 넷플릭스의 한국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국내 방송국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네번째는 결국 젊은 세대의 TV시청 습관이 실시간시청에서 보고 싶을때 즉시 보는 온디맨드시청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어린 아이들이 TV와 넷플릭스를 동일시한다는 얘기도 있다. 유튜브가 한국에서 자리잡은 것처럼 넷플릭스도 결국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시간문제다.

어쨌든 넷플릭스의 한국진출은 침체된 한국의 콘텐츠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새로운 글로벌TV네트워크로 부상하고 있는 넷플릭스플랫폼을 잘 활용하면 한국콘텐츠를 세계로 유통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타고 전세계를 휩쓸었던 것처럼 한국영화나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타고 글로벌하게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넷플릭스는 매너리즘에 빠진 국내 방송시장이나 인터넷동영상시장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국내 사용자들이 불편한 불법다운로드서비스를 이용하기 보다는 넷플릭스 같은 정액제서비스를 이용하게 함으로서 동영상 불법복제시장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진출이 한국콘텐츠산업계에는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고 내가 생각하는 이유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2월 20일 at 11: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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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위니 비. 옷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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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넷플릭스를 처음 써본 것은 2001년이었다.(당시는 미국에서도 듣보잡이었다.) 버클리유학당시 영화DVD를 빌려서 연체 걱정없이 얼마든지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었다. 내 기억에 한달에 20불을 내고 DVD 3장을 빌릴 수 있었다. 매달 20불을 내는 한 그 3장의 DVD는 내 소유나 마찬가지였다. 다본 DVD는 우편으로 반납하고 새로운 DVD를 받는데 아무리 자주 바꿔도 배송비용은 무료였다. 넷플릭스를 쓰기 시작하면서 비싼 DVD를 사서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2000년대 후반 브로드밴드가 미국에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VOD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겼지만 그 이전까지 넷플릭스는 DVD렌탈서비스였다.

그런데 오늘 이런 넷플릭스의 DVD렌탈개념을 ‘여성의류’에 도입한 흥미로운 서비스를 접했다. 그위니 비(Gwynnie bee)라는 사이트다. 2012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4년째에 접어드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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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여성의류를 빌려주는 사이트다. 주로 사이즈 10이상의 풍성한 몸매를 가진 여성을 위한 옷을 대여해준다. (의류광고에는 날씬한 여성만 나오지만 실제 미국여성의 75%는 사이즈10이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이트는 넷플릭스 모델을 도입했다. 한달에 79불을 내면 옷 3벌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옷이 싫증이 나면 박스에 넣어서 돌려주면 되고 그러면 미리 선택해둔 새로운 옷이 배달되어 온다. 넷플릭스 DVD처럼 배송비용은 추가로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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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벌의 옷을 빌릴 경우에는 한달에 35불, 2벌의 옷을 동시에 빌릴 경우는 59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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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방송 보도를 보니 이 회사는 오하이오주에 큰 웨어하우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미국전역으로 옷을 배송한다. 대여후 다시 돌아오는 옷은 철저하게 세탁이나 드라이크리닝을 하고 다림질을 해서 보관한다고 한다. 대여할 때는 옷에 이상이 없는지 3번이상 철저하게 체크한 뒤에 배송한다. 이건 마치 DVD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배송하는 넷플릭스와 똑같다. 그렇게해서 고객에게 안심감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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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위니 비는 지금까지 3백만개의 상자를 배송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기존 시장에 나와있는 기성복 의류를 구입해서 대여를 한다.  이 회사가 커져서 더 자본력이 생기면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를 직접 제작하는 것처럼 유명디자이너와 계약해 독점 디자이너의류를 제공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그위니 비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전통적인 ‘소유’의 개념이 무너져 가고 진정한 ‘공유 경제’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집도, 자동차도, 옷도 소유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냥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사서 소유할 필요가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서 쓰면 되는 시대로 우리는 진입하는 것 같다.

Update : 이 글을 쓰고 나서 바로 트친과 페친분들이 한국에도 그위니 비 같은 옷 렌탈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주셨다. 원투웨어다. http://wanttowear.kr 지난해 중반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것 같은데 가격은 그위니 비보다 좀 비싼 듯 싶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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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1일 at 11:42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