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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B2B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모두싸인 이영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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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종이로 된 계약서를 쓸 일이 많다. 예를 들어 창업 관련 행사가 빈번히 열리는데 초청연사에게 강연료를 지급하기 위해 매번 종이를 출력해 사인을 받는 것이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수고가 없어졌다. 초청연사에게 이메일로 강연료 서류를 보내고 전자서명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모두싸인’을 사용하면서다. 모두싸인은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계약서비스다.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에서 로그인만으로 전자계약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도 필요 없고, 서로 만나지 않고 계약이 가능하다. 이메일로 받은 링크를 클릭하면 서명을 입력할 수 있어서 5분 만에 모든 계약을 완료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된다. 모두싸인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두산, 대웅제약 같은 대기업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현재 8천여개의 회사가 이 전자계약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대면해서 일을 진행하는 문화가 일반적인 한국에서도 전자계약서비스는 급성장 중이다. 

모두싸인 이영준 대표

그런데 이런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어낸 기업은 놀랍게도 서울이 아닌 부산에 있었다. 한국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B2B 스타트업을, 그것도 고객사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는데도, 어떻게 부산에서 이런 멋진 솔루션을 만들고 성장시켰는지 궁금해 창업자인 이영준 대표를 만나봤다.

고객이 간편 계약과 문서보관 서비스에 가치 둔다는 걸 깨닫고 방향 선회
이영준 대표는 부산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2010년 초 군 제대 후 서울 신림동에서 3년간 행정고시를 준비했다. “노력했지만 고시는 잘 안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뭔가 만들고 개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2013년 학교로 돌아가 개발동아리를 만들고 당시 유행하던 모바일앱을 이것저것 만들어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적성이 사업에 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느 성공한 창업가가 그렇듯 그도 본인 주변의 문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시장에서 문제를 찾았다. 법적 분쟁으로 변호사를 찾는 분들이 많아 소개해준 일이 많은데, 아는 변호사 중에서 찾으니 사건과 변호사의 전문 분야에 미스매칭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료사고 때문에 변호사를 찾는데 엉뚱하게 부동산분쟁에 전문성이 있는 변호사를 소개받는 식이다. 변호사 역시 자신을 제대로 알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 재학 중이던 2015년 1월 변호사 검색서비스인 ‘인투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개발동아리 3명이 원룸에서 합숙을 하면서 ‘로아팩토리’라는 회사를 시작했다. 

인투로는 수임 사건, 전문 분야, 경력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의뢰인은 필요한 변호사를 찾을 수 있고 변호사는 효율적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서비스였다. 그런데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다른 문제를 만났다. 소액분쟁의 경우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번거롭기도 하고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였다. 종이계약서를 분실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대표는 여기서 착안해 챗봇과 대화하면 자동으로 계약서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3일 만에 만들었고, 2015년 6월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 디비스타스(DB-Stars)에 선정됐다.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자동 계약서 작성 기능을 가진 ‘오키도키’라는 제품을 만들어 모바일앱으로도 출시, 디비스타스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런데 공들여 만든 이 서비스가 생각보다 많이 쓰이지 않았다. 다양한 계약서 양식을 만들어 제공했는데 의외였다. 고객데이터를 검색해보니 자유양식으로 된 계약서를 더 많이 썼다. 그리고 사람들이 종이 없이 계약서를 보관할 수 있는 것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까지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는 것보다 저희 제품을 만드는 데만 주력했습니다. 그런데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사용자 반응을 분석하고 원하는 것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간편히 계약을 하고 그 문서를 보관해두는 서비스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 대표는 방향을 선회했다. 고객에 대한 연구를 하다 보니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도장 이미지만 만들어주는 사이트가 있었던 것이다. 계약서를 실제로 주고받고 도장을 찍는 과정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도장 이미지를 만들어 PDF에 넣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도장 이미지를 더 쉽게 만들고 PDF를 생성해서 삽입한 다음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어 내놨다. 그 다음부터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수집해 핵심만 빠르게 개발하는 방향으로 회사의 문화가 바뀌었다.

“우리가 만들고 싶다고 기능을 추가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이메일보다 카카오톡이 더 익숙한 고객이 많기 때문에 최근에는 카카오톡에서도 계약이 가능토록 했습니다.”

지방 소재라는 불리함 극복하고 회원 22만명의 전자계약 플랫폼으로 성장
이대표는 이런 과정을 거쳐 회사의 역량을 전자계약서비스로 모아서 2016년 2월 ‘모두싸인’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2016년 2월에 내가 프라이머 데모데이에서 직접 찍어두었던 사진이다.

나는 당시 프라이머 데모데이에서 이 대표의 발표를 들었는데, ‘전자계약은 신뢰성이 생명인데 대기업이 아닌 작은 스타트업, 그것도 부산에 있는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람들이 이용할까’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지난 2년여 만에 모두싸인은 약 3만개 기업, 22만명의 회원이 약 45만개의 문서를 교환하는 전자계약 플랫폼이 됐다. 

이미 시장에는 국내외 대기업의 경쟁제품이 20여개나 될 정도로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검색해보면 모두싸인의 인지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단 11명의 직원을 가진 부산의 스타트업이 어떻게 이를 가능케 했는지 그에게 물었다. 

“모두싸인 홈페이지를 온라인 검색에 최적화시켰습니다. 전자계약에 관심이 있는 고객이 저희 사이트를 찾아서 방문하면 쉽게 문의를 남길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연락해온 고객을 제가 찾아가 만나 제품을 소개하고 이용하도록 설득합니다.”

이렇게 티끌을 모으듯 고객을 하나씩 끌어 모았다. 큰 회사가 이용하는 것을 보고 신뢰를 느낀 다른 회사들도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작정 아무 곳이나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니고 도입 문의가 있는 곳에 영업을 집중하니 효율적이었다.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빠르게 대응한 것도 중요했다. 잘하고 있는 회사들은 어떻게 하나 철저히 연구하고 벤치마킹했다. 또한 고객대응 등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젠데스크 등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이 사용하는 IT 도구들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다. 이렇게 지방회사로서의 불리한 점을 극복했다. 이 과정에서 프라이머, 케이브릿지, 디캠프 등에서 약 5억원의 투자금도 받았다. 2018년초에는 회사이름도 모두싸인으로 변경했다. 이젠 더 큰 도약을 위해 추가 투자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모두싸인의 성장을 보며 지방의 스타트업도 얼마든지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내는 능력과 호기심에서 나오는 학습능력이 창업가의 핵심역량이라는 것도 다시 확인했다.

나라경제 2018년 12월호에 기고한 창업가 인터뷰 시리즈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7일 at 9:49 오후

가격인상에도 끄떡없는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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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가격을 인상했다. 미국에서 평균 13~18% 인상했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잇따라 비슷하게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CBS모닝쇼에서 나온 그래픽이다.

각 스트리밍서비스들이 제공하는 가장 비싼 플랜 가격을 비교하면 이제는 단연 넷플릭스가 월등히 비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런데도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진뒤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

작년 7월 피크때인 418불에는 못미치지만 354불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한화로 173조원이다. 디즈니의 시가총액 186조원에 바짝 다시 따라붙고 있다.

웬만한 가격인상에는 이제 고객이탈이 없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도 그렇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수는 전세계에 1억5천만명에 가깝다. 이제는 미국가입자가 5천1백만명으로 3분지 1정도밖에 안된다. 그만큼 글로벌화에 성공한 것이다. 2014년이후 가입자수는 3배가 늘었고 한달 가입비는 63%가 올랐다.

참으로 격세지감이라고 느끼는 것이 2011년 7월 넷플릭스가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와 DVD배송서비스를 분리해 과금하는 것을 선언하면서 사실상의 요금 인상을 선언했을때 난리가 났었다. 온라인스트리밍과 DVD서비스를 합쳐서 10불을 내던 것을 분리해서 각각 8불씩 내라고 했으니 그럴만했다. 갑자기 6불이 오른 셈이니까. 그때 넷플릭스의 노림수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온라인으로만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콘텐츠가 별로 없는데도 그런 조치를 했다며 고객들은 분노했다. 당시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없었다. 할리웃스튜디오와 방송국에 콘텐츠를 의존했다. 넷플릭스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넷플릭스는 요금인상으로 미디어의 맹폭을 받았다. 고객이 80만명이 빠져나갔고 주가는 폭락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결국 요금인상계획을 철회했다. 그때 넷플릭스는 재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2013년 2월 넷플릭스는 첫번째 오리지널 시리즈인 하우스오브카드의 성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이후는 우리가 아는 바다.

이제는 오리지널콘텐츠가 너무 많이 나와서 따라가기도 어렵다. 2018년 넷플릭스는 345개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하루에 4시간씩은 일년내내 봐야 다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이 나오니 가격 인상에도 끄떡없이 버틸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제는 전세계 1억5천만명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내서 넷플릭스가 온갖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크라우드펀딩을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 한 기사를 보니 넷플릭스가 처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2007년 1월에 넷플릭스 주식 1천불어치를 샀다면 오늘 1월15일에는 9만불이 된다는 내용이 나왔다. 즉 2007년에 약 1백만원을 투자해 두었다면 지금은 거의 1억원가까이 됐다는 말이다.

나는 사실 미국에 유학하던 2000년쯤부터 넷플릭스에 가입해서 DVD대여서비스를 이용했었다. 그리고 졸업하던 2002년 5월쯤에 넷플릭스가 상장했었다. 모르던 서비스도 아니고 너무 좋아해서 주위에도 자주 추천하던 서비스였는데 그 회사의 주식을 1천불어치라도 사두었으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지지리도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없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6일 at 11: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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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짐 아코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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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문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의 질문에 대해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나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질문을 받는 입장에서 보면 날서있고 공격적인 질문을 받으면 나라도 기분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대통령이란 그런 어려운, 불편한, 질문을 받고 대답해야 하는 자리가 아닐까.

그리고 이런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태도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면 나는 항상 트럼프대통령 기자회견에서의 CNN 짐 아코스타 기자의 모습을 떠올린다. 아코스타기자는 나로서는 정말 어떻게 일개 기자가 일국의 대통령에게 저렇게까지 할 수가 있을까하고 상상하기 정도의 어려운 설전을 트럼프대통령과 벌였다.

영어라서 알아듣기는 힘들지만 그 설전의 모습을 직접 봐야 이해가 간다. 아래는 지난 2018년 11월초에 엄청나게 이슈가 된 트럼프의 기자회견 모습이다.

이민자행렬인 캐러밴 문제를 집요하게 질문하는 CNN 아코스타 기자에게 트럼프가 “그만 마이크를 내려놓고 앉아라”라고 얘기한다. 아코스타는 듣지 않는다. 트럼트는 분을 삭이지 못하다가 “너는 건방지고 형편없는 사람이다. 창피한줄 알아라”등의 악담을 퍼붓는다. 기자가 질문 하나를 던지고 바로 앉아서 대통령의 답변을 얌전히 듣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에게 험한 소리를 들으면서도 계속 마이크를 붙들고 대통령과 대화를 이어나간다. 백악관의 여성 인턴이 마이크를 달라고 하는데도 거부하는 상황이 문제가 됐었다.

흥미롭게도 다음 질문을 하는 NBC의 피터 알렉산더 기자가 “짐과 같이 출장다녀봤는데 그는 아주 부지런한 기자다”라고 아코스타기자를 동료로서 감싸자 대통령은 피터 알렉산더에게 “나는 너도 별로 안좋아한다”고 쏘아 붙인다.

이 파문이후 백악관은 짐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시켰다. 그런데 얼마 안가서 법원명령으로 다시 복구됐다. 법원은 아코스타기자의 출입을 금지시킨 백악관의 결정이 정당한 절차를 밟을 기자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사실 내가 아코스타기자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6년 1월이다. 2년전이다. 트럼프가 대통령당선자가 되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트럼프에게 질문기회를 얻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그 맨 앞에 아코스타 기자가 있다.

아코스타 기자는 미친듯이 소리지른다. “대통령 당선인님, 당신이 우리 회사를 공격하고 있으니 제게 꼭 질문 기회를 주십시오.” 트럼프는 계속 외면하면서 “너에게 질문 기회를 안줄거야, 너희는 가짜뉴스야”라고 반복해서 외친다.

대통령이 무례하게 굴지 말라고 계속 주의를 주는데도 아코스타기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끈질기게 외친다. 자기에게 질문 기회를 달라고.

나는 너무나 공격적인 CNN기자의 모습에, 또 너무나 언짢아 하는 트럼프의 모습에서 CNN이 백악관출입기자를 바꾸겠거니 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CNN 백악관 출입기자다.

저런 모습이 좋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저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하여간 천조국 기자회견에서는 저런 모습도 보인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었다.

이번 기자회견에 관한 글 중에서는 한겨레신문 권태호 출판국장의 글이 아주 공감이 가서 여기에서도 소개하고 싶다. 일독해 보시길 추천한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5일 at 11:17 오후

내가 토스를 응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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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가장 화제의 스타트업은 단연 간편송금서비스 ‘토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입니다. 한달전인 12월 토스는 실리콘밸리의 명문VC인 클라이너퍼킨스와 리빗캐피탈에서 약 900억원을 1조3천억원 기업가치로 투자받아 10억달러가치가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이 됐습니다. 쿠팡, 배달의 민족과 함께 한국의 몇 안되는 유니콘스타트업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또 토스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180명 전 직원에게 당장 1억원 가치가 되는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전 직원의 연봉도 무조건 50%씩 올려주기로 했답니다. 스톡옵션이 다 행사되면 (기업가치가 현재보다 더 오른다는 가정하에) 180억원이상이 들어가는 큰 결정인데 참 놀랍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보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스톡옵션 등의 보상에 인색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불식시키는 토스의 배포가 놀랍습니다. 물론 최고의 인재를 토스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예전부터 토스는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좋은 엔지니어를 빼내간다는 말이 들렸는데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지난 5년사이 만난 한국스타트업중 가장 감탄스럽게 지켜보는 회사가 토스입니다. 생각난 김에 제가 지난해 6월에 토스블로그에 기고했던 글을 제 블로그에 업데이트해서 소개해봅니다.

***

스타트업이 중요하다고 만방에 알리는 일을 하다 보니 강연요청을 많이 받습니다. 오래된 대기업부터 공공기관, 대학교까지 다양한 곳에서 강연을 합니다.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부터 유니콘스타트업까지 설명하면서 저는 왜 이렇게 온 세상이 스타트업으로 뜨거운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런 다음에 실제 스타트업의 사례를 가지고 스타트업이 어떻게 매너리즘에 빠진 업계에 변화를 일으키며 성장을 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을 합니다. 그럴 때 제가 거의 반드시 사례로 드는 회사가 비바리퍼블리카(토스)입니다. 스타트업의 탄생에서 성장 과정 그리고 창업자가 갖춰야 할 특징까지 토스가 모두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항상 “여기서 토스 앱을 쓰고 있는 분이 계신가요?“하고 묻습니다. 젊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조직일수록 토스를 많이 쓰는 편이고 연령대가 높고 보수적인 조직일수록 토스에 대해서 잘 모르는 편입니다. 특히 대학생들을 만날 때는 항상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손을 번쩍 들어 토스를 쓴다고 해서 깜짝 놀라고는 합니다.

이승건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지금부터 약 4년 전인 2014년 5월입니다. “미국에는 벤모라는 혁신적인 송금 앱이 있다“고 트윗을 했더니 누가 “한국에는 토스가 있습니다“라고 알려줬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바로 길 건너편에 사무실이 있던 이 대표를 만나게 됐습니다.

당시 스얼을 방문한 이승건대표의 모습입니다.

당시 이 대표는 “한국에서는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 등 복잡한 절차 때문에 돈을 송금하기 너무 어렵다“며 “이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비바리퍼블리카는 막 프로토타입 앱을 내서 아이디어를 테스트해본 단계였습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은행이 통신요금 등 정기 자동계좌이체에 사용하는 CMS망을 활용해서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전화번호만 가지고 쉽게 돈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정 한도까지는 무료로 송금할 수 있도록 해서 더 많이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열정적인 이 대표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저는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보수적인 대형시중은행이 이 작은 스타트업과 제휴해서 송금망을 열어줄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당시 한국에는 벤처 특별법하에 모태펀드의 자금을 받은 벤처캐피탈은 금융업과 부동산업회사에는 투자를 할 수 없는 규제가 있었습니다. 송금서비스도 금융에 해당하니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투자받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료로 돈을 송금해준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돈은 어디서 벌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일었습니다. 적은 돈이라도 송금수수료를 은행에 줘야 할 텐데 그 비용을 작은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투자를 받지 않고서는 진행하기 어려운 사업인데 똑똑해 보이는 친구인데 안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러다 포기하겠지 싶을 만큼 무모해 보였습니다. 솔직히 그것이 제 첫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한, 두 달 뒤 놀라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1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첫 투자로 10억 원이면 상당히 큰돈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온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했습니다. 무릎을 쳤습니다. “아, 실리콘밸리 VC라면 한국의 규제를 받지 않으니 금융업 투자제한에 신경 쓰지 않고 투자할 수 있겠구나.”

스얼 테헤란로펀딩클럽에서 강연하는 알토스벤처스 김한준대표

알토스 김한준 대표님에게 왜 투자했는지 직접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돈을 보내는 것이 불편해서 고생하고 있잖아요. 저는 토스 이승건 대표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어요. 그리고 첫 제품을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아서 넉넉하게 10억 원을 투자했죠.”

하지만 은행이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송금서비스를 만들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데 비바리퍼블리카에게는 또 운이 따랐습니다. 2014년 가을부터 한국에 핀테크 바람이 불어닥친 것입니다. 정부부터 나서서 핀테크 보급에 나섰습니다. 마침 2015년 1월 청와대에서 금융위의 업무보고 회의가 있었는데 저와 이승건 대표가 업계 대표로 같이 참석했습니다.

2015년 1월 청와대 금융위, 미래부 업무보고 행사. 왼쪽이 이승건대표, 오른쪽이 나.

그 자리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하는데 은행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있었고 당시 기업은행 행장의 화답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다음 달부터 첫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에 대형시중은행으로는 기업은행이 유일하게 들어가 토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토스의 투자유치 히스토리

그다음부터 비바리퍼블리카는 스타트업의 교과서에 나올 법한 성장을 보여줍니다. 스타트업은 목표했던 성과(마일스톤)을 보여주면서 자신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그 성장단계에 맞는 투자를 정기적으로 받습니다. 10억 원의 초기투자금을 받은 지 거의 1년만인 2015년 7월에 비바리퍼블리카는 KTB네트워크, 알토스벤처스, IBK기업은행 등에서 50억 원의 시리즈 A 단계 투자를 받습니다. 토스가 제대로 작동하는 서비스인 것을 보여준 만큼 이제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자금이었죠.

일 년 뒤인 2016년 8월에 256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받습니다. 토스가 이제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좋은 인력을 확보하고 마케팅, 인프라 등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이었습니다. 2017년 3월에는 미국의 온라인송금 1위 회사인 페이팔까지 들어와 550억원의 거액 시리즈 C 투자를 받습니다. 그리고 2018년 6월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세콰이어 차이나로부터 440여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마침내 12월에는 실리콘밸리의 클라이너퍼킨스와 리빗캐피탈에게 900억원을 투자받아 1조3천억원기업가치의 유니콘이 됐습니다.

제가 처음에 단순히 송금서비스로 생각했던 토스는 이제는 제가 상상했던 이상의 서비스가 됐습니다.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금융 포털이 된 것이죠. 토스는 이제 송금뿐만이 아니라 제 모든 은행 계좌, 신용카드 등을 토스에 연동해 두고 수시로 확인하는 편리한 앱이 됐습니다. 제 신용도도 가끔 조회해보고 목돈을 펀드 등에 넣기도 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정부의 은행라이센스를 받고 수천억 원의 자본금을 모아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있습니다. 이들과 달리 비바리퍼블리카는 자신의 가설을 한 단계 한 단계 증명해 가며 투자금을 모으고 그에 맞게 성장해 이제는 1천1백만 명이 이용하는 한국의 대표 핀테크 회사가 됐습니다.

토스의 수익모델에 대해서 걱정했던 것도 기우였습니다. 지난해 토스는 수수료를 통해 560억 원의 매출을 냈습니다. 물론 아직 적자를 내고 있지만, 세계적인 스타트업들이 그렇듯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가치를 만들어내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 핀테크컨퍼런스에서 이승건대표의 발표 모습입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는 성공한 스타트업의 공통점을 설명할 때 토스 사례를 들어 이렇게 말합니다.

사물을 보는 남다른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다

많은 한국인이 돈을 보내는 데 불편함을 겪으면서도 “한국에서는 원래 그러려니” 했습니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고쳐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창업가는 이런 문제를 남다르게 인식하고 해결에 나섭니다.

많은 경우 자기 자신이 느낀 불편함에서 출발한다

본인이나 본인주위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인식하고 해결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창업자가 치열한 열정, 분석력, 실행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창업자는 열정뿐만 아니라 시장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울 줄 아는 분석력, 그리고 아이디어에서 끝나지 않는 실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승건 대표는 금융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CMS망을 통해서 쉽게 송금을 하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말 뿐이 아니고 프로토타입 제품을 만들어서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을 가지고 있다

스타트업이 원래 처음 계획대로 성장하는 일은 드뭅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게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좌절하지 않는 창업자의 용수철 같은 회복력, 생존력이 없이는 성공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규제의 틀이라는 박스속에 갇히지 않은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안 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모든 것을 기존 법규, 관례 등에 적용해서 생각하면 도대체 될 일이 없습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어차피 한국의 VC는 금융업에 투자를 못 하는 규제가 있어서 투자를 받을 수 없다“고 일찌감치 포기해버렸으면 오늘의 토스가 안 나왔을지 모릅니다. 규제에 적용받지 않는 실리콘밸리 VC를 공략한 것이 성공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담대한 아이디어를 믿고 투자해준 초기 투자자의 존재

아무리 뛰어난 제품 아이디어가 있어도 적절한 자금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남들이 다 안 될 것이라고 하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를 알아보고 밀어주는 눈 밝은 투자자가 없으면 큰 기업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우버, 에어비앤비 등 세상을 바꾼 기업의 뒤에는 일찍이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할 때 그 가능성을 보고 밀어준 투자자의 존재가 있습니다. 2014년 여름 알토스의 첫번째 대담한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토스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토스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쑥쑥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는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선 열정적인 창업가를, 눈 밝은 투자자가 밀어주고, 정부와 대기업이 도와줘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핀테크 혁신기업이 나왔다”는 멋진 스타트업 스토리로 완결되기를 희망합니다.

토스 채용 페이지 바로가기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4일 at 10:48 오후

스타트업에 게시됨

사상 최고 투자기록이 나온 2018년 미국벤처투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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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벤처투자 통계와 투자트렌드를 집계해 발표하는 피치북과 NVCA, 미국벤처캐피탈협회가 지난 한해의 미국 벤처투자현황을 집계한 벤처모니터자료를 공개했다. 들여다보니 2000년의 닷컴버블기를 능가하는 역사상 사상 최고 투자기록이 나왔다. 지난 한해 한화로 147조원이 스타트업에 투자된 것이다. 기억해 두고자 주요 현황 그래프를 여기 공유한다.

2017년 투자금이 83B이었는데 2018년에는 130.9B로 껑충 뛰어올랐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점프다. 사실 100B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엄청나다. 12월20일에 발표된 담배회사 Altria의 Juul Labs에 대한 12.8B 투자가 포함되서 더욱 늘어났다. Juul은 실리콘밸리의 전자담배 스타트업이다.

이전의 기록은 닷컴버블이 최고조였던 2000년의 105B투자가 최고였다고 한다. 이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이다. 130.9B는 지금 환율로 147조원이다. 지난해 한국의 벤처투자액도 사상최고를 기록해서 약 3조4천억원이 투자됐는데 이것의 43배쯤 된다.

투자금은 저렇게 늘어났는데 딜 숫자는 거의 9천개로 2014~2015년의 1만개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딜사이즈가 커진 것이다.

사모펀드와 CVC가 들어온 딜이 늘어나고 있고 무엇보다 딜의 사이즈가 커졌다.

또 100M이상, 즉 1천억원이상 투자되는 메가딜이 2018년에는 이렇게 많이 늘어났다.

엑싯 마켓에서는 (사모펀드의) 바이아웃과 IPO의 비중이 커졌다. 2018년의 전체 엑싯볼륨은 120B였다. 2018년에는 85회의 IPO가 있어 활발했다. M&A중에서는 7.5B짜리 MS의 GitHub인수가 가장 컸고 그 다음이 시스코의 2.4B짜리 Duo시큐리티 인수였다.

실리콘밸리바깥에도 스타트업이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미국 전체투자건수의 약 40%, 투자가치로는 약 60%가 서부에 몰려있다.

서부의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대기업계열 벤처펀드인 CVC가 들어간 투자딜이 이렇게 많이 늘어났다. 기록이다. CVC전성시대다.

성장펀드 투자도 이렇게 늘어났다.

전체 엑싯 밸류도 2012년이후 최고치다.

엑싯밸류중 절반이상을 IPO가 차지하고 있다.

평균 IPO엑싯 사이즈는 348M, M&A사이즈는 105M이다. 상장하면 거의 4천억원에 가까운 엑싯이고, M&A는 보통 1천억원이 좀 넘는 사이즈다. 한국은 어느 정도 나오는지 궁금하다.

VC펀드조성도 55B가 커미트됐다. 이것도 사상최고액이다.

1B이상의 거대펀드도 11개나 나왔다.

기존 벤처투자자들이 스핀오프해서 새로 만든 첫번째 펀드도 52개나 나왔다.

이처럼 큰 벤처펀드가 많아졌다는 것은 투자붐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란 신호다. 2018년에는 또 큰 IPO기대주들이 대기하고 있다. 우버, 리프트, 에어비앤비, 슬랙이다.

하지만 4분기에 테크주가 크게 빠졌다는 점, 미중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밖 해외자본의 미국회사 투자를 제한한 Foreign Investment Risk Review Modernization Act (FIRRMA)의 등장 등 악재도 있다.

어쨌든 2018년은 정말 벤처투자에 있어서 기록적인 해였다. 이런 붐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위 자료는 여기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4일 at 9: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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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의 일본이 오히려 노동인구를 늘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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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Aging Japan Defied Demographics and Revived Its Economy.

노령화와 저조한 출산율로 인한 인구감소라는 필연적인 운명을 이겨내고 일본이 어떻게 다시 경제를 활성화시켰는지에 대한 WSJ의 흥미로운 기사. 2012년이후 일본의 경제활동가능한 나이의 인구는 4백70만명이 줄었다. 그런데 실제로 일하는 사람수는 4백40만명이 늘었다. 그리고 일본은 2차대전이후 2번째로 긴 경제성장기(economic expansion)를 맞고 있다.

기사에 소개된 그래픽만 메모. 이처럼 15~64세인구는 크게 줄고 있는데도 전체 고용자수는 늘어났다.

그 이유는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3가지 층에서 고용을 늘렸기 때문이다. 첫번째는 65세이상의 고령자, 두번째는 25세~54세사이의 여성들, 세번째는 외국인 노동자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본정부의 개혁 정책과 함께 2.5%라는 25년만의 최하수준의 실업률이 기업들이 예전에는 거들떠 보지 않았던 이런 인력을 뽑도록 했다.

덕분에 일본의 노동력참가율(?)은 세계최고수준이 됐다고. 이 기사는 이렇게 하기 위해서 일본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일본의 산업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설명한다.

이렇게 큰 사회적 변화가 있을 때 정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기사라 기억해 두기 위해서 메모.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3일 at 10: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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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발전해가는 글로벌 원격의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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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CES에서 화제를 모은 회사중에 타이토케어(Tyto Care)라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제품이 눈에 들어와서 메모.

이 회사는 이런 기기를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환자의 상태를 의사에게 전달해서 진단받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타이토앱을 이용해서 의사와 연결한 다음 의사의 지시에 따라 타이토기기로 간단한 검사를 한다. 그리고 진단을 받고 필요하면 약처방도 받는다.

동영상을 보면 더 이해가 쉽다.

찾아보니 2012년에 이스라엘의 베테랑 창업자들이 설립한 회사로 지금까지 400억원 가까운 투자를 받았다. 이 제품은 2016년 FDA승인을 받았고 2017년부터 미국에 보급되고 있다. 투자자중 미국의 약국 체인인 월그린과 중국의 핑안보험회사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새삼 원격진료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미 좋은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주에는 일본에서 라인이 엠쓰리라는 의료정보포털회사와 온라인진료를 목적으로 하는 ‘라인헬스케어주식회사’를 설립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2019년중에 메신저를 통한 원격진료사업, 약처방 및 배송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네이버가 한국에서는 못하는 사업을 일본에서 한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에는 원격진료 플랫폼 사업자로 이미 많은 회사가 있는데 그중 텔레닥이 선두다. 2002년에 설립된 회사인데 2015년에 상장했다. 2017년 매출이 2천6백억원정도 됐는데 성장률이 거의 2배다. 지난해 매출은 거의 4천6백억원대가 될 것 같다. ‘헬스케어의 우버’라고 불린다. 현재 시가총액은 4조3천억원대다.

이미 125개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이 그래픽은 텔레닥의 Investor day 프리젠테이션에서 가져왔다.)

보험회사를 통해서, 기업을 통해서, 약국을 통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원격진료를 제공한다.

텔레닥의 홍보비디오다.

경쟁회사도 많다. 위는 Doctor on demand라는 회사의 홍보비디오다. 이밖에도 American Well, MD Live, HealthTap 등이 인기있는 원격진료앱이라고 한다.

여행하면서 아프면 큰일이다. 여행을 망치기도 한다. 하지만 현지에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위 동영상은 여행을 다니면서 원격진료앱을 통해서 쉽게 의사의 진찰을 받는 트렌드를 보여준다.

원격진료가 허용된 일본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이 UrDoc서비스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관광객들이 아플 때 손쉽게 자신의 언어로 의료상담을 앱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심지어 중국의 시골에서도 이처럼 원격의료가 일반화됐다. 시골의사가 대도시의 원격의료센터에 화상으로 연결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


본인이 원하는 의사를 골라서 진료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글로벌 원격의료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휠씬 더 빨리 사람들이 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들은 물론 의사들도 환영하는 인상이다. 무엇보다 세계곳곳에서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편하고 저렴하게 진찰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궁금해서 원격의료 관련된 내용을 찾아서 봤는데 놀란 것은 전혀 ‘규제’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해외의 원격의료 관련 기사와 동영상보도에서 Regulation이란 단어를 만나기가 어려웠다.(내가 본 것중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처럼 전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원격의료는 더이상 규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아주 당연한 기술발전이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변화라는 것을 느꼈다. 아직도 원격의료가 엄격히 규제되고 있는 한국은 진정한 갈라파고스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헬스케어분야의 문외한이지만 원격의료 기술트렌드의 발전을 기억해 두고자 메모.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3일 at 6:44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