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한국드라마 인기의 비결
요즘 한국드라마가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 유튜브를 통해서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한국드라마를 소개하는 동영상이 넘치고 세계 곳곳의 네티즌들이 댓글을 단다. 그런데 요즘 또 느끼는 것이 한국드라마를 열렬하게 사랑하는 인도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는 점이다. 한국드라마 관련 댓글이나 리뷰에 인도 이름이 많이 보여서다. 그런데 마침 인도에서의 한국드라마 인기를 보여주는 인도 유튜브 동영상을 재미있게 봐서 기록해 둔다.
“당신이 K드라마 팬이 됐을 때”라는 제목의 인도 필터카피라는 유튜브 채널 동영상이다. 가입자가 무려 8백만이 넘는 인기 채널이다. 이 동영상은 한국드라마에 빠진 인도여성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렸다. 인도여성이 사랑의 불시착을 눈물을 글썽이며 보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친구에게 한국드라마를 보라고 열심히 설득하기도 하고 한국드라마의 로맨스 장면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한다. 가족들에게 “오빠 사랑해”, 엄마 안녕” 등 한국말을 자기도 모르게 한다. 식탁의 김치를 보고 “라면과 소주도 있으면 좋을텐데”한다. 황당해 하는 엄마가 “한국에 가든가”하니까 “정말? 한국가서 신랑 구해올께”하면서 배우 정해인의 사진을 보여준다.
이 동영상도 재미있게 봤다. “타밀 소녀가 한국드라마를 볼 때”라는 제목으로 한국드라마에 흠뻑 빠져드는 과정을 일인 다역으로 코믹하게 그렸다. (타밀어로 말하는 것 같은데 영어 자막이 달려있다.) 자신은 한국드라마에 큰 관심이 없는데 친구가 “딱 첫 에피소드만 보고 판단해!”라고 해서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빠져든다… 빠져든다… 멈추지 못하고 계속 보다 보니 날이 밝았다… 집에서 김치를 먹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도 모르게 “감사합니다. 고마워”하고 한국말을 한다. 한국 여배우들의 완벽한 피부를 동경하면서 화장품을 찾기 시작한다.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에 “한국 영화가 수상할 것이라 했지!”하면서 열광한다. K팝에 빠져든다. 평생 한 번만이라도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젓가락을 쓰기 시작한다.
구글에서 한국드라마 리뷰를 읽거나 유튜브 댓글을 읽어보면 한국드라마 팬들이 그야말로 북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전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왜 이렇게 한국드라마를 좋아할까?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한국드라마의 장점이 몇 가지 있다.
- 드라마의 길이가 적당하다. 16~20편 정도면 끝난다. 인기가 있으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미국드라마와 다르다.
- 각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다음 편을 궁금하게 하는 클리프행어가 있다.
- 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액션, 미스터리, 역사극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풍부한 작품이 있어 원하는 만큼 마음껏 볼 수 있다.
- 드라마 배경으로 나오는 한국의 문화가 매력적이다. 폭력적이지 않고 가족적이며 지나친 섹스신 등이 없어서 가족이 같이 보기에 좋다.
- 풍부한 감정을 담고 있다. 사랑, 인간애, 정, 기쁨, 분노 등 이런 인간의 희노애락 감정을 절절하게 담고 있는 작품이 많아 감정적으로 몰입해서 보게 된다.
- 주인공 배우들이 매력적이다. 패션 감각도 뛰어나다.
- 시네마토그래피가 뛰어나다. 촬영 기술이 워낙 뛰어나서 영화 못지 않은 멋진 장면이 많이 나온다.
- OST가 좋다. 드라마의 스토리에 잘 녹아드는 멋진 노래들이 많아 드라마를 다 보고도 OST를 계속 듣게 된다.
그런 내용을 설명하는 동영상이다.
거의 20년전 가을 동화, 겨울연가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저변을 높여온 한국드라마가 이제는 거의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게 됐다. 특별히 해외 시청자를 크게 의식했다기 보다는 한국의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해온 것이 한국의 드라마 제작 업체들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우리도 모르게 경쟁력이 올라갔다. 그리고 그런 고품질의 콘텐츠가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만났다. 이 글로벌 플랫폼 덕분에 한국드라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니 자연스럽게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록다운 기간 동안 한국드라마로 무료함을 달랜 수많은 전세계의 한국드라마 팬들이 이제 코로나가 극복되면 한국으로 몰려올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또 흥미로운 현상이 많이 일어날 것 같아서 앞으로의 10년이 기대가 된다.
오디오 소셜 네트워크, 클럽하우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이어 실리콘밸리에서 또 하나의 큰 소셜네트워크 히트 상품이 나온 것 같다. 바로 클럽하우스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봄 실리콘밸리에서 ‘클럽하우스’라는 새로운 오디오챗 베타 서비스가 나왔는데 실리콘밸리VC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명문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에서 아직 공개도 되지 않고 실리콘밸리의 극히 일부 사람들만 초대제로 들어가 쓰는 서비스에 1천2백만불(약 133억원)을 투자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베타 딱지도 떼지 않은 서비스가 천억이 넘는 밸류로 투자받았다는 얘기라 역시 버블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지난 연말부터 클럽하우스가 아직도 초대제로 회원을 받지만 적극적으로 확장을 하기 시작해서 60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1월말에 더인포메이션의 보도로 클럽하우스가 1B, 즉 1조1천억원의 유니콘 밸류로 투자를 받는다는 소식이 나왔다. 투자금액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1천억원이상은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안드로이드는 아직 안되고 iOS앱만 있는데도 가입자수가 2백만명이 넘는다는 뉴스도 나왔다. 그래서 나도 가입을 시도했고, 바로 웨이트리스트에 들어갔지만 지인의 도움으로 5분만에 가입이 완료됐다.
들어가서 보니 이건 오디오판 트위터 같은 느낌이 든다. 트위터처럼 자신의 프로필이 있고 팔로우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유명인일수록 팔로어가 늘어난다. 그리고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수많은 오디오 대화방들이 열리고 들어가서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3~6명의 스피커가 대화를 나누고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청중들이 모여서 그 내용을 듣는다. 마치 컨퍼런스에서 유명인들의 패널토론을 듣는 느낌이다. 손을 들면 진행자가 참가자에게 마이크 권한을 주고 발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오디오로만 진행되는 것이라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 유명인들이 모인 대화방이 많이 보이고, 또 일본의 대화방이 제법 보인다. 들어가서 보니 내가 아는 일본의 VC들도 제법 보인다. 오늘 일본의 지인과 얘기해보니 일본에서 클럽하우스가 요즘 대인기라 자신도 매일처럼 들어가서 모더레이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클럽하우스 앱을 켜는 중독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일본뿐만 아니다. 조금 놀란 것이 유럽 오스트리아에 있는 친구가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보내줬다. 자기 보스와 클럽하우스를 하는데 들어오라는 것이다. 물어보니 오스트리아에서도 대기업 대표, 정치인들이 다 클럽하우스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벌써 유럽을 정복한 모양새다.
일본의 뉴스픽이 클럽하우스 인기의 이유를 분석했다.
간단히 소개하면 1. 쉽게 쓸 수 있는 편리함이다. 누군가를 설득해 준비하고 화상 대화방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운전중이든, 요리중이든 아무 때나 쉽게 토픽 없이도 대화방을 열면 캐주얼하게 사람들이 모여들고 잡담을 나눌 수 있게 된다.
2. 연사와 청중간의 경계선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스피커가 아니라도 손을 들고 대화에 끼여들 수 있다. 팟캐스트나 웨비나처럼 일방적이 아니고 자유롭게 청중들이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한다.
3. 녹음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 듣지 않으면 안된다는 희소감이다. 뭐랄까 라이브의 귀중함이다. 그때 그때 바로 뛰어들어서 생생한 대화를 듣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바로 할 수 있다는 현장감이 매력이다.
4. 테크업계의 유명인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건 트위터와도 비슷한데 유명인들의 육성을 바로 듣고 직접 질문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얼마전 일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에 출몰해서 대화방 입장 한도인 5천명까지 다 차는 등 난리가 났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롭게 대면 활동을 못하는 사람들이 클럽하우스에서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요 몇 주간 전세계적으로 클럽하우스가 대박 인기인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곧 출시되면 이 인기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클럽하우스가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의 대를 잇는 차세대 SNS로 성장하게 될 것인지, 일시적인 유행이 될지 귀추가 궁금하다.
애플 피트니스+ 사용기

애플 피트니스+ 사용을 시작했다. 2020년 12월 공식적으로 시작한 서비스인데 뭐 별게 있을까 싶어서 안 쓰고 있었다. (현재는 미국 앱스토어에 가입해 있어야 쓸 수 있는데 미국 계정도 있어서 가입했다.) 그런데 쓰고 나서 약간 과장을 보태면 신세계를 경험했다.
애플워치를 처음 차기 시작한 것이 2015년 4월이다. 나름 5년이 지났고, 지금까지 한번 업그레이드도 하고, 잘 사용하고 있지만 카톡, 구글캘린더, SMS 등 아이폰 앱 관련해서 알림을 받는 것 이외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었다. 단지 매일 목표 600k칼로리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서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더 걸으려고 노력하게 된 것이 애플워치를 차면서 도움이 되는 점 정도다.
그리고 걷기, 뛰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할 때마다 애플워치에 소모 칼로리를 제대로 기록하기 위해서 운동 선택 버튼을 누르게 된다. 외부에서 걸을 때는 ‘실외 걷기’ 버튼을 눌러서 선택을 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해야 운동을 했을 때 소모 칼로리가 제대로 기록된다. 그런데 매번 이렇게 버튼을 눌러서 기록하는 것이 좀 귀찮기는 하다. 매번 운동하면서 칼로리 소모량을 애플워치를 통해서 확인하는 것도 조금 귀찮다.
그런데 애플 피트니스+는 이런 내 귀차니즘을 한 방에 해결해 줬다. 운동을 할 때 화면에 애플워치에 표시되는 정보를 동시에 씽크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금 사이클링 운동을 시작한 지 몇 분이 됐는지, 내 심박수는 얼마인지, 지금까지 소요 k칼로리는 얼마나되는지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게 운동하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과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운동을 마무리하면 이렇게 결과를 종합해서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이 Burn Bar다. 이것은 운동을 할 때 내 심박수와 소요 칼로리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이 운동을 하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속도를 올리면 “그룹의 상위권에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뭔가 동기부여를 해준다.

운동을 하면서 피치를 올려야 할 때는 위에 1분, 30초 등 타이머가 뜨면서 비주얼하게 보여주면서 힘을 내라고 독려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백그라운드 음악이 나올 때마다 곡과 가수 이름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나중에 애플뮤직에서 다 모아서 들을 수 있다.

트레이너 한 사람뿐이 아니라 한 5명쯤 그룹으로 클래스를 진행한다. 이렇게 뭔가 팀으로 같이 운동한다는 분위기도 좋은 것 같다. 다들 애플피트니스 트레이너들이다.
이렇게 애플 피트니스로 운동을 시작한지 3일쯤 됐다. 처음에는 “뭐 별게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유료 결제(첫 달 무료)를 하고 시작을 해봤는데 기대 이상이다. 가장 강력한 차별화 요소는 애플워치와의 동기화다.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잘 된다는 점도 (애플 빠 입장에서) 편리하다. 맥북에서는 안된다. 다만 TV화면으로 보려면 애플TV 콘솔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러닝머신을 통한 10분, 20분 러닝, 워킹도 괜찮다. 사이클링을 통한 운동도 좋고, 코어 운동도 해봤는데 나쁘지 않다. (코로나 상황에서 집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마침 러닝머신, 실내 자전거 등을 장만했다.)
영어로 말하는 트레이너와 운동을 해 본 일은 없는데 해보니 나쁘지 않다. 뭐 어차피 어려운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운동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말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 못 알아들어도 큰 문제가 없다. ㅎㅎ 나중에 한글 자막으로 나와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은 콘텐츠가 러닝머신, 사이클, 요가, 코어운동, 근력 강화 운동, 댄스 등으로 나눠져 있는데 좀 자리 잡으면 라이브 클래스도 시작할 것 같다. 그리고 라이브클래스가 시작되면 또 큰 반향을 일으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월 9.99불인데 계속 좋은 콘텐츠가 추가가 된다면 계속 쓸 것 같다. 어쨌든 드는 생각은 “넘사벽 애플”이다. 도대체 뭘 해도 다 잘 해…
KBS와 넷플릭스
블룸버그에 이제는 넷플릭스 등 OTT서비스와 기존 전통TV와의 전쟁이고 좋은 콘텐츠는 다 OTT에서 나온다는 인터뷰가 나왔다.
OTT는 매달 안정적으로 받는 구독요금이라는 수입이 있기 때문에 강력하다는 것이다. 이걸 보고 문득 KBS 시청료 수입과 넷플릭스의 한국에서의 매출을 비교해 보고 싶어졌다. 결국 얼마나 매출을 올리느냐가 앞으로 TV와 OTT의 경쟁의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KBS는 매달 2500원의 시청료를 가구당 징수한다. 한국의 세대수는 2020년 현재 2천3백만 정도니 연간 수입은 6천900억원정도가 나온다. 실제로 KBS는 2019년 시청료 수입이 6천600억원이었고 1인가구의 증가로 매년 이 수입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KBS전체 매출에서 수신료 비중은 절반정도라고 하는데 광고 부진으로 이제는 수신료 비중이 휠씬 커졌을 것이다. 3분의 2정도를 차지 하지 않을까…)
반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9월현재 가입자수가 3백30만명이라고 한다. 이용요금은 스탠더드 요금인 12000원을 기준으로 해봤다. 그렇게 계산해 보면 넷플릭스의 한국에서의 연매출은 4천7백억원 수준이 된다. (넷플릭스의 2020년 연간 매출은 약 20B이다. 한화로 22조원쯤된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올리는 매출은 전체 매출의 2%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런 가정으로 계산해서 표로 만들어보니 다음과 같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가입자를 크게 늘릴 것은 올해에도 확실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올해 5백만명의 가입자를 달성한다면 연매출은 7천억원 수준이 되면서 KBS의 시청료 수입을 넘어서게 된다. 일년만에 34% 성장해서 5백만명의 가입자를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그런데 2019년 10월에는 넷플릭스의 가입자수가 2백만명으로 추정됐다. 즉, 넷플릭스의 2020년 성장률은 거의 60% 이상이었던 것이다. 이 추세면 넷플릭스는 몇 년안에 한국에서 천만 가입자도 넘어설 수 있다. 천만 가입자면 연간 매출은 1조4천억원이상 갈 수 있다. 광고수입을 모두 포함한 KBS의 매출을 뛰어넘는 것이다.
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매출이 KBS의 수입을 넘어선다? KBS분들은 10년 아니 5년전만해도 생각도 못해봤을 구도인 것 같다. 10년뒤는 너무 멀고 5년뒤의 방송 미디어 경쟁 구도는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한지 이제 겨우 5년이 막 넘었다.
동영상으로 보는 CES 2021
이번 CES 2021은 온라인으로만 개최된다고 해서 김이 좀 샜다. 지난 8년간 2년에 한 번꼴로 CES 현장에 다녀왔는데 현장에서 내 눈으로 전세계 기업들이 발표한 혁신 기술을 생생하게 보고, 부스에서 직접 설명을 듣고,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경험을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개최하면 기업들이 제대로 참여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동안 온라인에서 열린 CES 2021 소식을 유튜브를 통해서 좀 검색해서 찾아보니 그래도 흥미로운 볼 거리와 신기술 발표는 여전한 것 같았다. 미국의 테크 매체들이 정리한 것 위주로 볼만한 CES 2021 동영상을 몇 개 여기 정리해 둔다.
우선 삼성전자의 CES 2021 키노트발표를 9분으로 압축한 것이다. 삼성의 발표는 정말 볼만하다. 삼성이 이번 온라인 CES의 체면을 살려줬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삼성전자에 정식으로 조인한지 반년밖에 안되는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사장은 정말 멋지게 발표를 잘해서 감탄했다. QLED TV나 제트봇AI로봇 등이 큰 주목을 받았는데 혁신할 것이 없어보이는 TV분야에서도 이렇게 매년 흥미로운 제품을 낸다는 것이 놀랍다.
LG전자도 OLED TV나 롤러블 스마트폰 등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위는 LG전자가 공개한 LG전시관 온라인 투어다. 삼성과 LG가 참가하지 않았으면 올해 CES는 정말 큰 타격을 받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 CES에서 눈길을 끈 베스트 제품들을 전반적으로 소개한 CNET의 동영상이다. 삼성과 LG의 제품외에 GM의 드론택시, Razer의 미래형 마스크, 콜러의 6천불짜리 고급 욕조, ASUS의 2단 스크린이 있는 랩탑, 로레알의 립스틱 기기 등이 흥미롭다.
매년 CES에서 선보이는 자동차 분야에서의 혁신도 흥미로운데 CNET의 브라이언 쿨리가 이번 CES 2021 카테크 트렌드를 소개하는 동영상이다. 캐터필러, 존 디어 등의 자율주행 트랙터 기술이나 이번에 특히 주목을 끈 GM 매리 바라의 키노트 발표 내용 등을 소개한다.
CES에서 선보이는 VR/AR 디바이스와 관련 서비스의 동향도 궁금한데 그 내용을 잘 정리해 소개한 동영상이다.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AR글래스가 매년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일반 안경처럼 보이면서 렌즈에 비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스테레오 스피커 등이 달린 VIZIX의 제품이 특히 인상적이다.
보통 샌즈엑스포 2층에서 볼 수 있는 스마트 홈 테크에 대해서는 이 동영상이 잘 정리해 소개했다. 흥미로운 제품 20가지를 소개하는데 첫 번째로 나오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달린 샤워기가 재미있다. 샤워기를 통해 나오는 물의 압력을 통해 자동으로 충전된다. 강아지가 자유롭게 집을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3천불짜리 자동문이나 아기가 울면 자동으로 흔들리면서 달래주는 아기 침대 등이 눈길을 끈다.
하이진테크(위생테크)라고 해야 하나. 이번 CES에는 코로나 관련해서 선보인 제품들도 많았는데 첨단 마스크나 소독기기 등이 많았던 것 같다. 그중 흥미로운 마스크, UV 소독기기, 비접촉식 체온계 등을 WSJ의 조앤나 스턴 기자가 소개한다.
모두 영어 동영상이긴 한데… 위에 소개한 7개 동영상을 모두 보면 약 1시간 정도가 걸린다. 그리고 대략 이번 CES 2021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이렇게 보니 아무래도 큰 회사들만 챙겨보게 되고 작은 스타트업들이 출품한 제품들까지 세세하게 찾아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스타트업들이 모인 유레카관을 이번에 못봐서 아쉽다.
어쨌든 온라인으로만 개최됐다고 하지만 이 정도면 CES주최측은 꽤 선방한 것 같다. 내년에는 꼭 다시 라스베가스에서 오프라인으로 CES가 열리길 바란다. 그럼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시길!
(백만년만에 다시 블로그를 써봤습니다…)
코로나로 가속화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매년 방대하고 통찰력 넘치는 내용이 가득한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를 내는 것으로 유명한 인터넷분석가이자 투자자인 메리 미커가 오늘 코로나 19가 비즈니스 세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28장짜리 리포트를 냈다. 여러가지 흥미로운 내용이 많은데 나는 여기서 코로나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한다는 부분에 관심이 가서 블로그에도 메모해 두기로 했다.
우선 2020년 봄을 돌아보면 잘 나가는 회사들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갖고 있을 것이란 얘기로 시작한다.
1) Cloud-based business functions where workers can take their computing devices and work nearly anywhere 그런 회사들은 우선 직원들이 컴퓨터 기기를 가지고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클라우드기반 비즈니스가 가능한 곳일 것이다.
2) Products always in demand but especially so in uncertain times (starting with Maslow’s food / water / shelter…extended to entertainment) 이런 불확실한 시기에도 항상 이런 회사의 제품은 충분히 수요가 받쳐주고 있다. 음식, 물 같은 생필품이거나 인간의 기본 욕구를 자극하는 것들을 만드는 회사들일 것이다.
3) Easily discoverable online presence that seamlessly helps consumers 그리고 이런 회사의 제품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내서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4) Efficient ways to distribute products to consumers in limited-contact ways 고객과의 실제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제품을 소비자에게 보내는 효율적인 방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5) Products that make businesses more digitally efficient 이런 제품들은 많은 회사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더 효율적이 되도록 해 경쟁력을 갖게 한다.
6) Broad (or emerging) social media presence 폭넓은 소셜 미디어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그냥 생각해보면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회사가 위의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구체적인 디지털 전환의 사례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식당은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방식에서 테이크아웃, 배달 픽업 방식으로 바뀐다. 위 그림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식당 인스타그램인 것 같은데 우버이츠, 도어대시, 포스트메이츠, 캐비어 등의 배달서비스로 다 주문이 가능하다고 나와있다. 내가 미국에 살던 7년전만해도 이런 음식배달서비스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로컬 점포들도 이제는 상품을 웹사이트를 통해서 판매하는 것에 적응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온라인상점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쇼피파이 Shopify.com 같은 서비스의 덕분이다.

캐나다의 이커머스 플랫폼 회사 쇼피파이의 주가는 최근 코로나 이후 사상 최고치를 찍어서 시가총액이 무려 72B까지 올랐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상점들이 쇼피파이 플랫폼을 써서 온라인 상점을 다투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쇼피파이는 캐나다에서 3번째로 시가총액이 높은 회사가 됐으며 한국에 와도 삼성전자 다음으로 큰 회사가 된다.

미국에는 이웃들을 연결해주는 넥스트도어라는 소셜앱이 있다. 실제 주민인지 우편물 등을 통해서 확인한 뒤에 진짜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앱이 코로나 이후에 사용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웃들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서로 소통하면서 도와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당근마켓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프라인 매장을 닫아야 해서 큰 타격을 입은 빅브랜드들이 온라인에서 뭐든 해서 만회하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게리 프리드만이라는 리스토리언 하드웨어의 CEO가 실적발표중 한 말을 소개한 것인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 임기응변, 적응, 극복 등 뭐든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절박하다.

고객들을 직접 대면해서 강의를 하거나 1대1 지도를 하던 강사들은 이제 온디맨드 잡으로 옮기거나, 혹은 온라인강의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강의하던 분들이 온라인 강의 아니면 쿠팡 플렉스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것도 당연한 얘기인데 학생들은 온라인 교실로 (어쩔 수 없이) 옮겨가고 있다. 구글 클래스룸의 이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또 듀오링고 같은 학습앱의 다운로드수도 크게 늘고 있다. 원격 교육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것도 당연한 얘기인데 가족과 개인의 오락도 디지털로 이동하고 있다. 디스코드라는 게임을 위한 소셜 소프트웨어가 코로나 이후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코로나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94B으로 디즈니를 앞섰다.

신선 식품 쇼핑을 위해서도 이제 직접 마트에 가기 보다 주문해서 먹는 시대가 됐다. 미국에서는 수퍼마켓이나 코스트코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대신 쇼핑해다 주는 인스타카트라는 서비스가 인기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다운로드수가 위처럼 수직 상승했다.

위 사진은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빅베이슨캐피탈 윤필구대표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온 사진이다. 최근 코로나속에 오랜만에 코스트코에 갔는데 장보러 온 사람들의 20% 정도는 인스타카트 쇼퍼들 같더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이제 음식배달은 일상화됐다. 이제는 글로벌하게 집에서 시켜먹는 시대다. 미국의 음식배달앱 1위인 도어대시의 이용자수가 지난 1년사이에 거의 2백만에서 8백만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난 것 같다. 코로나가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또 하나 큰 트렌드의 변화는 원격진료의 가속화다. 코로나 감염을 두려워 하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서 의사를 만나기 보다 원격진료앱을 통해서 의사와 상담한다. 미국의 1등 원격진료 서비스인 텔라닥의 이용자수가 최근 크게 늘었고 주가도 사상최고치를 찍고 있다. 전세계의 유망한 원격진료 스타트업은 최근 펀딩 가뭄속에서도 속속 거액을 투자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세계 기업의 CEO, CTO들이 클라우드기반 제품,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동안 아무리 얘기해도 실행이 안되던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끌고 있다는 농담 섞인 트윗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위 분석은 미국의 상황을 소개한 것이라 한국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감염자와 사망자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미국이라 위기감이 한국보다 휠씬 더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에서도 시차를 두고 더 빠르게, 아니면 조금 더 늦게 비슷한 현상이 생기고 있다. 위에 소개한 대부분의 내용이 한국에도 그대로 들어 맞는다. 지금까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한 20년간은 이야기해온 것 같은데 코로나가 DT를 10년은 단축시켰다.
IQ 180, 38세 대만 IT장관 오드리 탕

일본 ANN뉴스를 유튜브에서 보다가 제목이 흥미로워서 클릭해 보다. IQ180 IT담당장관의 코로나 대책.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어서…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서 혼란상태인 일본과 달리 대만은 이 마스크 재고 맵을 보면 마스크를 판매하는 가게와 재고 상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클릭하면 이 약국에 성인용, 아동용 마스크가 몇 개나 재고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이게 가능하게 된 이유는 대만의 디지털 담당 장관인 38세의 오드리 탕씨 덕분이라고. 그는 8세때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14세에 중학교를 중퇴했으며, 16세에 IT기업을 창업한 IQ 180의 천재 프로그래머. 트랜스젠더임을 밝히고 2016년 10월에 입각.

그는 보건당국과 협력해서 대만의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인터넷에 공개했고,

한 민간 엔지니어가 그 데이터를 활용해 마스크 재고 맵을 개발했다는 것.

그러면서 뉴스는 “우리 일본은 어떤가. 이렇게 (대만처럼) 할 수 없는가?”라고 반문. 아베총리는 “마스크가 어느 정도 비축되어 있는지 현재는 알 수가 없다”고 국회에서 밝혔다고 한다.

거기다가 일본의 IT담당장관(대신)은 79세의 다케모토 나오카츠씨. 이 분은 지난해 입각했을 때 자신의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았던 일을 두고,

“왜 내 홈페이지가 Lock이 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해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또 일본의 도장(인감)문화를 두고 “도장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해는 하지만 바로 디지털화 할 수 없는 분야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쨌든 대만의 IT장관 오드리 탕씨는 “이 일은 민간 여러분이 노력해서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라며

“우리는 단지 그 가운데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데이터를 공개한 것 뿐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뉴스라서 오랜만에 블로그에 메모해봤다. 일본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관련해서 혼란을 겪는 이유중 하나는 너무나 노쇠한 기존 정치인들 위주로 내각이 구성되고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측면에서 나름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막아내고 있는 대만 정부의 독특한 IT장관의 존재가 돋보인다. 2016년 10월에 입각했는데 지금 5년째 계속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도 경희대 대학생이 만든 코로나맵이 있다. 이것도 사실 정부가 데이터를 활용가능하게 잘 공개했기 때문에 이뤄진 일이다. 오드리 탕 장관의 말처럼 정부는 투명하게 데이터를 잘 공개하면 된다. 정부부처가 예산을 들여서 직접 맵까지 만들 필요는 없다. 데이터만 잘 공개하면 민간에서 누군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만들어 낸다. 그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사라져 가는 1인치 자막의 장벽
평소 즐겨보는 CBS This Morning에서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다음날 방영한 내용. 여기서 호스트인 게일 킹이 한 말을 소개.

게일 킹은 오른쪽에 노란 옷을 입고 있는 흑인 여성. 아주 경험이 많은 방송인이자 저널리스트다. 나이는 65세. 기생충의 수상을 전하는 리포터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덧붙인다.
“패러사이트(기생충) 영화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다. 영화를 봤다. 그런데 사실 보는 것을 좀 망설였다. 자막(Subtitle)이 있는 영화를 보는 것을 사실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가 너무 좋았다. 내가 자막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옆의 진행자에게 말한다. “그렇지 않나? It was so good you forget what you’re reading!”
위 동영상 3분 18초 지점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다.
미국에 5년간 살면서 정말 그렇다는 것을 실감했다. 미국인들은 자막을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워낙 영어로 된 좋은 콘텐츠가 넘치기 때문에 굳이 비영어권 콘텐츠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오타쿠들도 있지만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보통 미국 사람들은 극장에서 자막이 나오는 영화를 본 경험이 거의 없을 것이다.
심지어 서점에 가서도 그런 생각을 한 일이 있다. 미국의 서점에서는 번역서를 보기가 쉽지 않다. 한국의 서점에는 서구와 일본, 중국책의 번역서들이 넘쳐난다. 한국인 저자가 쓴 책보다 번역서가 휠씬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미국서점에서는 비영어권 작가가 쓴 베스트셀러는 거의 본 일이 없다. 번역자의 이름이 같이 나온 책을 본 기억이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동안 오스카상이 영미 영화중심으로 운영된 것이 이해가 안가는 바가 아니다. 일단 미국인들은 자신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기생충이 오스카상 4개부문, 그것도 외국어영화상(이제는 국제영화상으로 이름을 바꿨다)뿐만 아니라 작품상까지 거머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이런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은 기생충이 워낙 뛰어난 작품이기 때문에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 한국영화의 인지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1월 넷플릭스가 전세계 130개 국가로 서비스확장을 시작하면서 전세계 각국의 글로벌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영어로 더빙을 제공하는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막을 통해서 봐야했다. 나는 넷플릭스가 미국인들의 자막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프랑스의 영어방송인 France 24에서도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에 대해 “”Streaming services made Americans like subtitles”(스트리밍 서비스가 미국인들이 자막을 좋아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예전에 미국인들은 자막이 있는 영화를 보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스트리밍서비스 덕분에 지금 미국인들은 자막이 있는 이탈리아TV시리즈를 보게 됐습니다. 5년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태국, 콜럼비아 같은 곳에서 만든 작품을 다 보게 됐습니다. 1인치의 장벽(자막)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속에 봉준호 감독도 골든그로브 시상식에서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더 많은 놀라운 작품들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세계의 경쟁력있는 스토리텔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콘텐츠세계에 언어와 국경의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그것을 증명했다.
한국계 미국코미디언 캐런 지의 뭉클한 기생충 오스카상 수상 소감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과 관련해 국내외에 관련된 동영상이 넘쳐난다. 그런데 아주 인상적이고 뭉클한 동영상을 봐서 블로그에도 남겨두고 싶어졌다. SNL출신 코미디언 세스 마이어가 진행하는 레이트나잇 쇼에 나온 캐런 지의 동영상이다. (자막을 켜고 보시면 좋다.)

캐런 지는 한국계 코미디 작가다. 95년생으로 이제 겨우 25살이다. 찾아보니 샌프란시스코근교에서 자라 하버드대를 나온 뒤 여러 TV쇼에서 인턴을 거쳐 세스 마이어 레이트나잇쇼의 고정 멤버로 자리잡은 촉망받는 인재다.
이 코너에서는 신이 나서 열광하는 캐런에게 세스 마이어가 왜 그러냐고 묻는다. 그러자 자신은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고 답한다.

심지어 캐런은 봉준호감독의 모습이 그려진 티셔츠까지 입었다. 그러자 세스 마이어는 이렇게 질문한다.

“아니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이 그렇게 ‘빅딜’이야?”

그러자 캐런은 당연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그럼, 난 한국인이야”라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가 얼마나 파워풀한지 아느냐고 한다.

이 영화는 글쎄 미국인들이 2시간동안 뭔가 ‘읽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쉬지 않고 자막을 읽도록 만들었다는 뜻. 원래 미국인들은 자막있는 영화는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 도대체 도서관 사서들도 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한국사람이 미국인들에게 ‘인정’을 받도록 했다고 했다. 오스카상을 4번 받았는데 받을 때마다 미국인들이 한국이 얼마나 대단한지 4번이나 숨을 죽이고 느끼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통역을 포함해서 한번에 2명씩 나와서 인정을 받았다!
마이너리티 아시안으로 미국에 살면서 자신이 관심을 끌 때는 기껏 트레이더 조(미국수퍼마켓)에서 백인이 쌀을 살 때 어떤 종류를 사야 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볼 때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것이다.

또 이번 오스카는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멋진지(Hot) 알려줬다는 얘기도 했다.

주연 여배우도 골저스했고.

아들역으로 나온 남자배우도 골저스했고,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도 골저스하다.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내 진짜 할아버지인데 한국의 브래드 피트다.

왜냐하면 브래드 피드처럼 비슷하게 중절모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캐런은 이렇게 마무리를 한다.
“마이너리티로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행히도 거의 눈에 띄지(feeling unseen) 않는 삶을 사는 느낌이다. 하지만 어제밤에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조명을 받으며, 한국말을 하면서, 세계적인 상을 받는 모습을 보며 내 머리가 (좋아서) 터져나갈 것 같았다.”
캐런은 열광하며 세스에게 “난 이번 주 남은 날은 쉴거야”라고 한다.
***
지난 1월 미국에 갔을 때 지인과 대화하며 들은 얘기다. 가족과 함께 몇 년전 미국에 이민와서 아이들을 중고등학교에 집어넣었는데 참 요즘에 와서 운이 좋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BTS, 블랙핑크 등이 미국의 틴에이저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한국에서 왔다니까 더 관심을 가지고 자기 자녀들에게 잘해준다는 것이다. 요즘 미국 아이들은 한국인들이 쿨~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미국학교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내가 미국에 살던 2009년~2013년까지만 해도 한류가 조금씩 인기를 얻는다고는 했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일은 없었다. 예전에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갖지 못하고 고민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전혀 구김살 없이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에 열광하며 “Because I’m Korean”이라고 당당히 대답하는 캐런 지의 모습을 보면서 뭉클했다. Korean American이라고도 안하고 그냥 Korean이라고 한다. 또 친할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뿌리와 가족에 대한 자부심, 사랑을 느꼈다.
기생충이 전세계의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큰 자긍심을 심어주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멋진 통역으로 봉감독 못지 않게 큰 인기를 얻은 샤론 최(최성재)씨 등 한국의 젊은 세대가 얼마나 똑똑하고 재능이 넘치는 지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기생충 못지 않은 훌륭한 작품이 계속 한국에서 쏟아져 나와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
누적 100억원 투자 스타트업이 이제 200개-스얼 스타트업맵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015년말부터 만들어서 공개하는 스타트업맵의 2020년 2월 버전이 공개됐다. 처음으로 누적 100억원이상 벤처 투자받은 스타트업 기업수가 200개가 됐다.
처음 이 맵을 만들었을 때는 10억이상 투자받은 기업수가 76개 정도였는데 이제는 10억이상 투자받은 기업은 657곳이나 된다. 약 4년4개월사이에 8.6배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제 10억맵은 너무 촘촘하게 로고가 많이 들어가서 보기가 힘들다. 따로따로 확대해서 봐야한다. 아래 스타트업들의 로고와 이름을 확인해보면 각 분야별로 얼마나 유망한 기업들이 많이 늘어났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스얼 스타트업맵에 들어온 스타트업중 IPO(상장)이나 M&A(인수, 합병) 등의 엑싯 이벤트가 있을 때는 아래 그래픽으로 이동시킨다. 벌써 꽤 많다.

4조8천억원대 딜인 배달의 민족딜, 2천300억원대 매각인 수아랩딜 등도 이미 포함되어 있다. 위 맵의 변화과정만 봐도 지난 5년간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얼마나 활발해 졌는지 알 수 있다.
스얼이 이처럼 상세한 스타트업 투자맵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것은 담당자인 정인경 매니저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이다. 수많은 투자관련 뉴스를 취합해서 정리한 다음 꼼꼼하게 맵을 매달 업데이트하고 있다. 가끔씩 “혹시 이 회사는 빠져 있지 않냐”고 물어보면 이미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최대한의 정보를 담기 위해서 노력한다. 정매니저는 대단한 스타트업 박사가 됐다. 정매니저는 심지어 이제는 매달 스타트업 투자유치 소식 그래픽까지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또 큰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개발자인 박현우님이다. 스마트스터디 CTO출신인 현우님은 스타트업로고를 하나씩 가져다 붙이는 노가다 작업을 하는 스얼팀을 안쓰럽게 여겨 연락, 스타트업 리스트를 만들면 자동으로 스타트업로고맵이 완성되는 개발작업을 무료 봉사로 해주셨다. 현우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투자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스얼의 스타트업맵은 이 링크에서 PDF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