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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동영상]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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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은 감이 있지만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컨퍼런스의 강연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사정상 공개가 어려운 페이스북의 주희상님의 강연을 제외하고 여기 모두 공개합니다. 행사이름은 ‘실리콘밸리’의 한국인이지만 실제로는 뉴욕, LA, 시애틀 등 다양한 곳에서 모셨습니다. 열정과 인사이트가 넘치는 강연을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ODK Media와 함께한 지난 7년을 돌아보며’ 차영준 ODK Media 대표

차영준 대표는 미국에서 헐리우드등 전 세계 영화사 및 방송국등과 일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2011년 ODK Media를 미국 보스톤에서 창업하여 현재 온디맨드코리아(OnDemandKorea)와 온디맨드차이나(OnDemandChina)라는 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를 북남미 포함 27개국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ODK Media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군데가 넘는 방송국 및 제작사등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여러 유수 투자사로부터 시리즈B(Series B)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였습니다. 이 강연에서는 ODK의 성장과정을 소개하며 스타트업으로서 어떻게 해서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 돌아봅니다.

‘어디서 살며 무슨 일을 할까’ 이창수 올거나이즈(allganize) 대표

이창수 대표는 모바일 게임 분석 서비스 파이브락스(5Rocks)의 창업자로 2014년 탭조이(Tapjoy)에 인수되었습니다. 이후 3년간 탭조이에서 부대표를 역임하다 2017년 머신러닝을 이용한 기업용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올거나이즈(Allganize)를 창업하였습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올거나이즈는 파이브락스 운영 당시에도 투자사였던 일본의 벤처투자사 글로벌브레인 등으로부터 약 11억원(100만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달성했습니다. 이대표는 이 강연에서 한국, 일본, 미국에서 일하고 창업한 경험과 함께 올가나이즈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소개합니다.

‘어떻게 증강현실이 일터를 바꿔놓을까’ 이진하 Spatial CPO

이진하 CPO는 디자이너이자 공학자로, 현재 원격공간을 증강현실로 연결해, 새로운 방식의 협업을 가능케 하는 Spatial 을 공동창업하여 최고제품책임자 (CPO) 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MIT 미디어랩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최연소 수석연구원과 그룹장을 맡았습니다. 이후 스페이셜(Spatial)을 창업, 우버와 링크드인 창업자, 삼성 넥스트 등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MIT 미디어랩 재학 당시 손을 화면 안에 넣어 조작 할 수 있는 3차원 컴퓨터 스페이스탑(SpaceTop), 만질 수 있는 픽셀 제론(ZeroN) 등의 작업으로 화제가 되어, TED 에 초청받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대표는 이 강연에서 본인이 어떻게 해서 뉴욕에서 창업하게 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스페이셜이 만드는 증강현실 기술이 어떻게 일터의 모습을 바꿔놓을지를 이야기합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의 진화 및 트렌드’ 김윤 SKT AI 리서치센터 센터장

김윤 센터장은 지난 20년 간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위한 머신 러닝 기술 연구 개발에 참여해 왔습니다. SK 텔레콤 이전에는 Apple의 Siri/iOS 음성인식개발팀장으로서 내장형 및 클라우드 기반의 음성 인식 개발 팀을 이끌었으며, 이후 Apple HomePod의 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하였습니다. 그는 2013년 Apple이 인수한 모바일 음성 기술 스타트업  Novauris Technologies의 CEO로서 재직하였습니다. 김윤 센터장은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 학사를,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를 취득하였고, 2002년에는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서비스 ‘TTS(Text-to-speech)’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네오스피치(NeoSpeech)를 창업하기도 하였습니다. 김센터장은 강연에서 인공지능의 진화과정을 소개하고 그가 직접 일했던 애플에서 인공지능을 제품에 적용한 경험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 이야기’ 김소형 스탠포드 박사

김소형 박사는 현재 스탠포드의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푸드 디자인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시스코와 메르세데스 벤츠, 파나소닉 랩을 거쳐 스탠포드 및 버클리의 학위과정 후 스탠포드에 조인하였습니다. 스탠포드에서는 “Future of Food, Restaurant, and Kitchen” 연구를 하고 있으며 “FoodInno Symposium”를 통해 미래의 푸드 이노베이터들과 만남의 장을 열고 있습니다. 김박사는 강연에서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푸드테크 혁신 트렌드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Making a Bigger Impact’ 백원희 스포티파이(Spotify) User Researcher

백원희님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Senior User Researcher로 일하고 있습니다. Spotify 전에는 IBM과 Continuum Innovation에서 사용자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담당했습니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뉴욕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원희님은 강연에서 한국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 세계최대의 뮤직스트리밍서비스 스포티파이에 대해서 소개하고 ‘조직에서 영향력을 갖추는 방법’이란 주제로 스포티파이의 의사결정과정과 조직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전 세계 사랑을 받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특별한 것이 있다?!’ 김동욱 테슬라 엔지니어링 매니저

김동욱 매니저는 자동차 무선 시스템을 포함한 스마트 폰을 위한 RF 하드웨어 설계 및 구현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종사한 전문가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동차 제조 기업 테슬라에서 하드웨어 시스템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애플, 브로드컴(Broadcom), 모토로라(Motorola)에서 RF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담당했습니다. 단국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김매니저는 강연에서 본인의 애플, 테슬라 근무 경험을 통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만드는 두 회사에 어떤 독특한 문화가 있는지 소개합니다.

‘아마존과 나의 성장 이야기’ 박정준 이지온 글로벌 대표

박정준 대표는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12년을 근무하며 아마존이 하나의 스타트업에서 세계 1위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하고 경험했습니다. 8개 부서와  5개 직종을 거치며 성장, 아마존에서 보고 배운 원리들과 아마존의 플랫폼을 활용해 2015년 독립하였고 관련 경험을 담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최근에 출간하였습니다. 박대표는 강연에서 본인의 경험담을 섞어서 세계최대의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혁신비결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패널토크 1- 창업가가 말하는 진짜 혁신은 무엇일까

위 동영상은 창업가 세션의 토론입니다. 임정민 500 스타트업 코리아 대표의 사회로 차영준대표, 이창수대표, 이진하CPO가 토론했습니다.

패널토크 3 – 혁신 기업 속에서 성장한 우리 이야기

위 동영상은 세번째 세션의 토론시간입니다. 제가 사회를 보고 백원희님, 김동욱 매니저, 박정준 대표가 토론에 임했습니다.

두번째 도전하는 트레바리 클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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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첫번째 트레바리 클럽장을 경험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지만 9월부터는 너무 바빠질 것 같아서 한번만 하고 클럽장을 쉬었다. 그리고 1년만에 다시 5월 시즌의 클럽장으로 복귀했다. 다시 돌아온 이유는 트레바리를 통해서 열정과 호기심이 넘치는 매력적인 분들을 만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이 스타트업과 IT업계 이야기일 것 같아서 이번에도 그런 주제로 클럽을 시작했다. 그리고 첫번째 책으로는 애덤 라신스키의 ‘우버 인사이드’를 골랐다. 지난해 나온 책이지만 우버의 IPO를 앞둔 지금 다시 읽고 토론하면 좋을 것 같아서다. 덕분에 우버의 상장을 약 9일 앞둔 날짜에 만나서 흥미로운 토론을 하게 됐다.

이번 시즌은 처음으로 강남아지트에서 하게 됐다. 강남역 인근에 두번째로 연 위워크 지점에서 열린다. 트레바리로서는 압구정, 안국, 성수에 이은 4번째 아지트다. 예전보다 더 넓고 큰 테이블이 있는 방에서 모임을 갖게 됐다.

이번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은 20명+파트너+클럽장이다. 파트너는 클럽장을 도와 독서모임을 매끄럽게 운영하도록 도와준다. 모임전날까지 400자이상의 독후감을 내야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20명 전원이 독후감을 시간맞춰 제출해 주셨다.

보통은 5대5정도의 남녀비율이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내 클럽은 8대2 정도로 남성이 더 많았다… 왜 그럴까. 대체로 30대의 직장인이 주류인데 모두 열린 사고에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은 적극적인 분들 같았다.

클럽장은 모임을 갖기 전에 위와 같은 발제문을 준비해야 한다. 활발하게 토론을 하기 위해서 토론할 주요 토픽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는 위와 같이 준비해봤는데 의외로 시간이 모자라서 다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했다. 첫 모임이라 처음에 한시간 가까이 자기 소개를 하느라 그랬던 것 같다.

토론을 하면서 예전 MBA과정에서 전략론 케이스스터디를 할 때를 생각했다. 학생들은 흥미로운 비즈니스케이스스터디와 관련 기사, 책을 읽고 수업에 참석한다. 그리고 교수가 학생들과 함께 토론을 이끌어 간다. 트레바리 독서토론을 진행하면서 그 당시를 떠올렸다. 나는 그때 영어도 딸리고 자신도 없어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못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열심히 할 것 같다.)

다음달의 토론책은 배드블러드로 정했다. 실리콘밸리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 다같이 토론해 볼 예정이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참고로 아래 트레바리 안내 브로셔 이미지도 첨부한다. 트레바리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내가 예전에 썼던 글을 읽어보시길.

내 돈 내고 책 읽고, 의무적으로 독후감까지… 그럼에도 트레바리를 찾는 이유는? https://estimastory.com/2019/02/12/trevari/

Written by estima7

2019년 5월 6일 at 5:29 오후

전세계는 음식배달 서비스 경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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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5월10일 IPO를 앞두고 전세계에서 상당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어 상당히 오래동안 흑자전환이 힘들 것 같다는 WSJ기사를 읽었다.

사람들이 아마존과 우버의 비교를 많이 하는데 설립후 8~10년차를 비교해 봤는데 매출은 우버가 아마존보다 높지만 적자규모에서 아마존과 우버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10년차일때 우버는 3조원정도의 적자였고 아마존은 그래도 7천억원정도의 흑자를 내는 상태였다.

또 하나 흥미롭게 본 것은 우버가 직면하고 있는 경쟁상황이다. 승차공유서비스와 음식배달 서비스에서 전세계에서 치열한 경쟁중이다.

위는 우버의 S-1에 나오는 그래픽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마켓리더이며 중국은 디디추싱, 동남아는 그랩, 러시아는 얀덱스의 주요주주다. 그 지역에서 철수하면서 우버를 경쟁사에 매각하고 지분을 받은 덕분이다. 중동에서는 지난 3월말 카림을 3.5조원에 인수했다.

그런데 우버의 가장 수익성이 높은 지역인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의 디디추싱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우버 자신이 디디추싱 지분의 약 15%정도를 보유한 큰 주주이기도 하고, 우버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디디의 가장 큰 투자자중 하나이기도 한 복잡한 관계인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두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음식배달시장에서는 도어대시라는 스타트업과 치열한 경쟁중이다. 역시 아이러니하게 도어대시의 큰 투자자중 하나가 소프트뱅크다. 도어대시가 부상할 때 우버는 인수를 검토했다. 당시 1.5B의 기업가치였는데 우버는 결국 인수하지 않았다. 지금 도어대시는 7B의 기업가치로 올라갔으며 미국 음식배달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이런 경쟁 때문에 우버이츠는 원래 30%까지 받는 수수료를 낮춰 받고 있다고 한다.

급성장하는 인도 음식배달시장에서는 Swiggy와 Zomato의 도전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누적해서 거의 2조원을 투자받았다. Zomato는 지난 12월에 “No cooking December”라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이때 모든 고객에게 50% 할인을 제공했다.

위 동영상은 50% 할인을 제공한다는 Zomato 광고다.

또 바로 얼마전 소프트뱅크는 콜럼비아의 Rappi라는 음식배달 스타트업에 1B, 1조원을 투자했다. 2015년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와이컴비네이터를 거쳐 세콰이어캐피탈, 앤드리슨호로비츠 등 미국의 명문VC들에게 투자받으며 라틴아메리카에서 급성장중이다. Rappi는 이번에 콜럼비아의 첫 유니콘 스타트업이 됐다. 우버이츠로서는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버거운 경쟁상대가 생긴 셈이다.

Cornershop

이 밖에 칠레에는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인스타카트 같은 코너숍이란 회사가 있는데 월마트가 지난해 9월 약 2천6백억원에 인수했다.

또 음식부터 뭐든지 24시간, 20분내에 신속하게 배달해 준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Glovo도 최근에 약 2천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회사는 유럽은 물론 라틴아메리카까지 공략중이다.

모바일앱을 통한 음식배달이나 신선식품 배송이 극단적일 정도로 잘 되어 있어서 지나칠 정도로 편리하게 되어 있는 것은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 나도 한국인은 배달의 민족이니까… 스마트폰을 통한 음식배달은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일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스타트업관련 이런 해외 테크뉴스를 접하고 조금만 조사해 보면 해외도 이런 트렌드는 마찬가지거나 오히려 더하다는 느낌이다.

손안의 수퍼컴퓨터, 스마트폰이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즉각 파악해서 전달할 수 있고,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보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기 원하는 사람들을 플랫폼에 연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변화는 이 모든 사람들의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회를 본 소프트뱅크같은 글로벌 자본가가 아낌없이 돈을 대준다. 그리고 이런 우버, 디디추싱 그리고 각국의 급성장 스타트업들은 자국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빠르게 주변국가로 성장해 나간다.

이런 빠른 변화속에서 오히려 우리 스타트업은 너무 지나치게 협소한 한국시장에만 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다른 나라의 스타트업보다 새로운 시도를 일찍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작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리 작지는 않은 애매한 시장크기에 안주해서 해외진출이 너무 느린 편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이런 변화를 타고 전세계 곳곳,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유니콘이 나오는 시대다. 이제는 더이상 이런 혁신 IT스타트업을 실리콘밸리에서 독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각 시장의 상황에 맞춰 성장하는 그랩, 고젝, 올라 같은 로컬 강자들이 나와서 유니콘으로 쑥쑥 성장하고 있다. 우리도 세계적으로 확장하는 이런 신흥 유니콘기업들을 더 많이 키워낼 수 있었는데 규제라든지, 변화에 대한 지나친 우려 등으로 이런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봤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5월 5일 at 9:38 오전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넷플릭스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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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 지인의 추천으로 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2016년 빌리 맥파랜드라는 사업가와 자 룰이라는 유명한 래퍼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소유했던 바하마의 섬에서 파이어페스티벌이라는 화려한 음악페스티벌을 열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켄달 제너와 수퍼모델들이 이 섬에서 환상적인 시간을 보내는 이미지로 소셜인플루언서들을 써서 큰 화제를 끈 인스타그램 캠페인을 펼친다. 그리고 일일 참가비만 500불에서 1000불 그리고 VIP패키지는 최고 1만2천불에 달하는 티켓 5천장을 다 판매한다.

그런데 악몽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원래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던 섬 주인은 그들을 쫓아내고, 다시 찾아서 옮긴 섬에는 5천명을 수용할 충분한 숙박시설이 없다. 행사에 적합하지 않은 애매한 장소에 공연무대와 싸구려 텐트를 서둘러 설치했는데 전기도, 수도시설도 없다. 유명 뮤지션은 안오겠다고 한다. 그런데 행사를 총지휘하는 보스 빌리는 “뭐 어떻게 되겠지”라는 태도다. 꿈속에서 사는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결국 2017년 4월 28일 행사 당일이 됐다. 수천명이 행사장에 도착해서 발견한 것은 거지 같은 텐트와 비에 젖은 매트리스였다.

빌리는 실제 이상으로 과장해서 홍보하는데 능란하고 자신의 능력이 되지 않는데도 팀에게 안되는 일을 계속 주문한다. 투자자에게는 계속 잘되고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일삼아 계속 거액을 투자받는다. 겉보기에는 허우대가 멀쩡한,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처럼 보이고 언론에도 나오고 유명인들과 가까운 것처럼 보이니 많은 사람들이 속는다. 마치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가 연상되기도 한다.

어쨌든 소셜미디어가 일반화되고, 모든 사람의 손에 스마트폰이 있는 시대라 그런지 그 과정을 기록한 이런 다큐가 나온 것 같다. 사실 따져보면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하고 어이없게 속는 사람들은 더 많은 것 같다. “이런 일도 있구나”하고 킬링타임용으로 보기 괜찮은 다큐.

Written by estima7

2019년 5월 4일 at 9: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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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공유전기스쿠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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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공유 전동스쿠터 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늘 특이한 경험을 했다. 6시쯤 선릉 사무실에서 나와서 2km 좀 넘게 떨어진 학동사거리 약속장소에 가는데 공유스쿠터를 타고 갈까 싶었다. 그리고 저쪽에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이길래 하나 집어타러 걸어갔다. 그런데 내가 목표로 한 킥고잉 스쿠터를 다른 사람이 앞에서 먼저 잡아서 앱으로 작동시킨 다음에 바로 타고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옆에 있는 다른 킥고잉을 보니 또 다른 사람이 벌써 잡아서 출발하려는 참이다. 이번에는 10m 쯤 더 떨어져있는 고고씽을 잡으려고 했는데 벌써 다른 사람이 또 잡았다.

그런데 다행히 킥고잉이 하나 남아 있어서 QR코드를 스캔해서 쓰려고 했다. 그랬더니 배터리가 다 떨어져서 작동이 안된단다. 결국 그냥 택시를 타고 갔다.

가면서 보니 이번에는 씽씽이 많이 보인다.

흥미롭게도 택시를 타고 가다가 역삼동쪽에서 씽씽을 서비스하는 허니비즈 본사를 만났다.

허니비즈는 원래 심부름 서비스 ‘띵동’으로 유명한 회사인데 새로 씽씽 스쿠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건물에서 열심히 스쿠터 유지보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녁 약속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다시 스쿠터 이용을 해보려고 했다. 한 200m 떨어진 지점에 씽씽이 있는 것으로 나와서 찾아갔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내 앞에서 먼저 씽씽 스쿠터를 선점한 사람이 있었다. “미안합니다”라며 웃으면서 먼저 타고 간다.

결론적으로 오늘 4번이나 스쿠터를 타려다가 다른 사람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내가 타려는 스쿠터를 앱에서 미리 예약하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 고고씽이 많이 감지되서 가보니 모두 수거를 위해 대기중인 스쿠터였다. 아마도 충전을 위해서 모아둔 것 같았다. 스쿠터를 이용하는 것을 결국 포기하고 다시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오늘 이처럼 사람들의 공유 스쿠터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누구나 스쿠터를 한번만 타보면 그다지 이용이 어렵지 않고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공유스쿠터 경쟁이 벌어질 참이다.

공유 스쿠터 서비스의 첫 포문을 연 것은 지난해 9월 킥고잉 서비스를 시작한 올룰로 최영우 대표다. 얼마전 나라경제 기사 인터뷰를 위해 만났다. 강남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신촌, 상암동, 판교, 부산 해운대 등으로 확장해 1천대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도 벌써 8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시장을 선점했다.

여의도에서 공유자전거 서비스인 에스바이크를 운영하는 매스아시아도 4월말부터 고고씽 스쿠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보험처리와 함께 교체식 배터리로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허니비즈의 씽씽도 비슷한 모델의 스쿠터로 운영을 시작한 것 같다.

이외에도 10개 가까운 업체들이 전기스쿠터 혹은 전기자전거로 경쟁에 뛰어들 참이라고 한다. 그동안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 스쿠터가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안전문제, 거리 미관 문제 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스쿠터를 애용하는 시민과 싫어하는 시민과의 대립도 불거질 수 있다. 해외에서는 다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공유전기스쿠터는 전세계에서 폭풍성장중이다. 이 서비스를 제공한지 13개월밖에 안된 라임은 벌써 5천만번의 이용횟수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전세계 1백여개의 도시에서 1천5백만명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행자와 마차에 최적화되서 만들어진 유럽의 도시에서 인기라고 한다.

처음에 나온 내구성이 떨어지는 스쿠터모델도 이제 점점 더 튼튼하고 배터리도 오래가는 커스텀 모델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라스트마일의 모빌리티 혁신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수많은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올 연말까지 어느 회사가 살아남아 승자로 부상할지 궁금하다.

Update : 최근 모빌리티시장의 변화를 다룬 ‘이동의 미래’의 저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차두원박사가 만든 한국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시장의 경쟁 상황 지도를 여기 첨부한다. 전체 한국 모빌리티업계 지도는 이 링크에서 볼 수 있다.

Update 2 : 이정훈님이 공유한 공유스쿠터(킥보드) 서비스 앱 리스트. 아직 안 써본 서비스가 5개나 된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4월 29일 at 11:11 오후

배드 블러드를 읽고 :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은 바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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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WSJ의 보도로 촉발된 테라노스의 거대 사기극에 대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아니 그 똑똑한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어쩌면 저렇게 속아넘어갈 수 있지?”하는 생각을 했다.

초기에 수십, 수백억까지 투자받은 스타트업이 나중에 좌초하는 일은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벤처투자(Risk investment)다. 이런 경우 처음에 기대했던 성장이 안되거나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추가 펀딩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당연히 상장(IPO)도 불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보통은 추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들이 나서서 창업자를 내보내거나 강등시키고 외부에서 새로 유능한 경영자를 영입해서 다시 성장을 시도해 보거나 아니면 헐값에라도 투자회사를 팔아버린다. (그 유명한 우버도 투자자들이 나서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을 쫓아냈다.) 그 회사의 IP나 인재가 필요해서 싼 값에라도 인수하는 회사가 보통은 있다. 그렇게 손절매를 하고 나온다.

그런데 테라노스는 혈액 한 방울로 100가지 검사를 할 수 있다며 검증이 되지 않은 제품을 가지고도 파트너 펀드 매니지먼트라는 헤지펀드에서 2014년 96.1M, 즉 1천1백억원정도의 거액을 투자받아 10조원 가까운 기업가치의 유니콘이 됐다. 이후 월튼 패밀리, 루퍼트 머독 등 거액 자산가들의 투자가 잇따르면서 테라노스는 총 700M, 한화로 누적 8천억원정도를 투자받았다. 그런데 테라노스가 개발했다고 주장한 기술은 실제로 전혀 구현되지 않은 사기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정말 재미있게 읽은 배드 블러드.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바보인가? 이것이 궁금했다. 그런데 이 테라노스 스캔들을 파헤쳐 결국 진실을 밝혀낸 WSJ 존 캐리루 기자의 배드블러드 책을 읽고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었는지 어느 정도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왜 투자자들과 언론은 엘리자베스 홈즈에게 속았는가?

다음은 이 책을 읽고 느낀 그 이유다.

첫번째로 젊고 똑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엘리자베스 홈즈라는 창업자의 존재다. 젊고 아름다운 백인여성으로서 스탠포드대 출신이라는 후광까지 있다. 엄청나게 적극적이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확신에 차 있다. 어떤 질문에도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에 차서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투자자들은 이런 사람을 좋아한다. 테라노스가 처음부터 초기 투자를 잘 받고 시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두번째로 대부분 엘리자베스 홈즈보다 휠씬 나이가 많은 연령대의 백인남성 일색으로 구성된 투자자와 자문역 그리고 이사회 멤버들이다.

맨 처음 초기 투자자에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유서깊은 VC가문인 DFJ의 팀 드레이퍼가 있다. 또 다른 고령의 투자자인 도널드 루카스는 자신이 초기투자자였던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을 테라노스의 초기투자자로 참여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은 주로 IT나 반도체 회사에 투자해왔던 사람들이지 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경험은 그다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쟁쟁한 사람들이 초기 투자자로 포진하고 있으니 그 다음 투자자들도 이들을 믿고 들어왔을 것이다.

전직 장관, 장성, 상원의원 등 나이든 백인남성으로만 구성된 테라노스 이사진. 정작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가는 없었다. (사진출처 트위터 @Rschooley)

더구나 엘리자베스 홈즈는 회사의 투자금이 늘고 성가가 올라가면서 엄청난 사외이사진을 꾸렸다. 헨리 키신저, 조지 슐츠 등 누구나 이름을 대면 알만한 전직 미국 국무장관들과 해병대 4성장군인 제임스 매티스(나중에 트럼프 정권의 국방장관을 지냈다), 상원의원, 전직 장성 등을 받았다. 모두 백인 남성이었고 자기보다 나이가 최소 2배에서 3배나 많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테라노스가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의 작동원리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맹목적으로 엘리자베스 홈즈를 변호했다.

대부분의 테라노스 이사회 멤버는 홈즈보다 2~3배 나이 많은 남성들이었다. 표 출처 : The Vatic Project

엘리자베스 홈즈는 이 스타 이사회멤버들을 상당한 금전적 보상과 함께 극진히 예우하면서도 철저히 거수기로 활용했다. 심지어 2014년에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테라노스 클래스 A 주식을 보통주의 100배의 의결권이 있는 클래스B주식으로 바꾸기까지 해서 자신의 지배력을 높였다.

배드블러드에는 테라노스에 2014년에 테라노스에 약 1천1백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파트너펀드의 제임스와 그로스먼이 테라노스의 이사진에 현혹되었고 “이토록 권위있는 이사진이 존재하는 회사에서 부당한 일이 벌어질리 없다고 여겼다”고 나와있다.

스타트업의 이사회에는 보통 그 회사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의 투자자가 들어가는 것이 상식이다. 비상장 회사일수록 더욱 그렇다. 상장기업도 그 회사의 비즈니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즈니스맨이 들어간다. 실리콘밸리 어떤 회사들을 보던지 마찬가지다. 테라노스의 이런 이사회 구성은 사실 상식밖이다.

세번째는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1조원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니콘스타트업이라는 신조어가 막 뜨던 2013년 당시 WSJ에 처음으로 우호적으로 소개된 테라노스의 기사로 여러 투자자들이 홈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파트너 펀드의 투자로 이어지면서 9B 기업가치로 올라선다. 그리고 덕분에 자수성가한 가장 젊은 여성 억만장자 창업자로 포춘지 표지를 장식한다. 이 보도가 그녀를 스타창업자로 만들었다. 이후 포브스, 뉴요커 등 인지도 높은 미국의 대표언론이 앞다퉈서 그녀를 소개했고 홈즈의 인지도는 쑥쑥 올라갔다. 사실 기자들 입장에서도 이 당시의 엘리자베스 홈즈를 그렇게 의심하고 깎아내릴 이유는 없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세상을 바꿀 기술을 개발한다는 여성 창업가다. 더구나 스탠포드출신으로 거액을 투자받았고 명망가들이 이사진으로 포진하고 있는 회사를 그렇게까지 의심할 이유가 있었을까. 더구나 뭐든지 질문해도 천연덕스럽게 거짓말로 그럴 듯 하게 대답하는데 말이다.

네번째로 FOMO라는 심리다.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큰 대박딜을 놓칠 수도 있다는 투자자들의 심리다. 당시 페이스북, 우버 등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페이스북과 우버 등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고 투자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다시 또 이런 대박기회를 놓칠까봐 두려워 했다. 블루브러드에 보면 테라노스에 큰 돈을 투자하고 제휴관계를 맺은 미국의 약국체인 월그린의 임원의 말이 나온다. 테라노스에 대해 의심하는 직원의 말에 대해 “그렇다고 이 사업을 추진 안 할 수도 없어요. 우리가 그만두고 6개월 후에 CVS가 그들과 계약했는데 그때 진짜라고 판명되면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CVS는 월그린과 경쟁하는 미국 1위의 약국체인이다.

다섯번째가 어찌보면 가장 중요하다. 거의 제로에 가까운 엘리자베스 홈즈의 도덕적 양심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면서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철저한 비밀주의와 배신자에 대한 무자비한 협박이다. 한마디로 공포스러운 기업문화다.

엘리자베스 홈즈와 테라노스의 2인자로 홈즈의 연인이기도 했던 서니 발와니는 회사의 방향에 조금이라도 의심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직원이 있으면 가차없이 해고했다. 그리고 내보내면서 절대로 외부에서 회사의 내부 기밀을 누설하지 않도록 비밀유지계약서에 서명하도록 했다. 여기까지는 실리콘밸리의 다른 회사들도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내부 직원들이 링크드인에 회사이름을 밝히고 프로필을 올리는 것도 금지했고 회사에 대해서 안좋은 내용이 어딘가에 올라오면 장본인을 색출해서 철저히 응징했다. 그리고 전직 직원이 회사에 불리한 내용을  발설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일삼고 끝까지 괴롭혔다. 미행을 붙여서 감시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가 있을까 하고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홈즈는 테라노스의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잘못된 검사결과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추궁하는 질문을 받으면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철저하게 문제없다고 거짓말로 일관했다. 보통 사람이면 양심에 찔려서라도 조금이라도 주저했을텐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복잡한 제품에 대해 사실 잘 이해하기 어려웠던 나이 많은 백인 이사회 멤버들과 투자자들은 이런 홈즈의 태도에서 신뢰감을 느꼈던 것 같다.

WSJ의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 루퍼트 머독 회장도 이런 홈즈의 자신감에 넘어가 개인재산으로 125M, 약 1천4백억원을 투자했다. 머독은 자신의 직감을 믿고 테라노스에 투자하면서 실사(Due Diligence)작업조차 하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감탄한 것은 책의 저자인 WSJ 존 캐리루 기자의 철저하고 집요한 기자정신이다. (위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엔젤투자자인 제이슨 캘러캐니스와 캐리루기자의 팟캐스트다. 책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엄청 재미있다.) 그는 2014년 엘리자베스 홈즈의 스토리를 소개한 뉴요커 기사를 읽으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마침 몇주 뒤 그가 알고 지내던 한 병리학자 블로거가 그에게 테라노스의 혈액검사솔루션이 말이 안된다고 의심하는 제보를 한다. 이후 그는 끈질기게 취재해 의혹을 밝혀낸다. 온갖 소스를 뒤져서 취재내용을 보강한다. 자신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조회한 사람이 테라노스 전 직원인 것을 보고 바로 메시지를 보내서 결정적인 증언을 받아내는 식이다.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자신의 개인 돈을 1천4백억원정도나 테라노스에 투자했으면서도 기사가 나오는 것을 저지해달라는 홈즈의 요청을 거부한 루퍼트 머독도 쿨하다. 그는 이후 테라노스 주식을 주당 1달러에 처분해 모두 빨리 손실처리해 버렸다. (이렇게까지 큰 스캔들이 될 것을 몰랐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타일러 슐츠

그리고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캐릭터중 하나는 타일러 슐츠다. 전 미국 국무장관이자 테라노스 이사회 멤버인 조지 슐츠의 손자다. 스탠포드대를 졸업하고 할아버지를 통해 테라노스를 알게 된 그는 인턴십을 통해 테라노스에 입사했다. 그리고 나서 회사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작과 사기행각을 알게 되어 괴로워하다가 엘리자베스 홈즈에 맞선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도 찾아가 경고한다. 홈즈를 더 신뢰한 할아버지는 손자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결국 테라노스를 퇴사한 그는 나중에 캐리루기자에게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 댓가로 홈즈의 협박과 소송에 시달리고 할아버지와의 관계도 소원해지게 된다. 하지만 그는 결코 테라노스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의 부모는 아들을 방어하기 위해 변호사비용으로 거의 5억원을 썼다고 한다.

책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휘슬블로어(내부고발자)인 타일러 슐츠와 에리카 청이 지난 2월 스탠포드대의 포럼에 나와서 소회를 밝혔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을 위한 변명

이런 희대의 사기극에 속아넘어간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정말 바보인가. 한번 생각해봤다. 테라노스가 설립된 것은 2003년이다. 초기투자자인 DFJ 팀 드레이퍼나 도널드 루카스는 홈즈의 인연을 통해서 투자를 하게 된 경우다. 팀 드레이퍼의 딸과 홈즈는 절친이었다고 한다. 도널드 루카스도 홈즈의 가족 지인을 통해서 소개받았다. 도널드 루카스는 자신이 초기투자해 큰 성공을 거둔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도 테라노스의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실리콘밸리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초기 투자 패턴이다. 더구나 홈즈는 스탠포드 출신이다. 더 신뢰가 갈 수 밖에 없다.

위 슬라이드는 2006년도의 테라노스 IR자료다. 30M을 투자받기 위한 피치덱이다. 대충 보기에 여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발표자료와 비슷하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있어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2013년 테라노스가 오래동안 감추어왔던 간편 혈액검사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WSJ에 처음으로 비중있게 소개되고 이후 불어닥친 유니콘 스타트업붐에 편승했다는 것이다. 홈즈의 비밀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언변과 화려한 이사진에 취한 파트너 펀드가 1천1백억원을 투자했다. 파트너 펀드는 벤처캐피탈이라기보다는 헷지펀드로 스타트업투자에는 큰 경험이 없어보인다. 이후 월튼 패밀리(월마트창업자가문), 벳시 드보스(현 미국 교육부 장관), 루퍼트 머독 등 대단한 자산가들이 큰 의심없이 테라노스에 투자했다. 이들은 전문적인 실리콘밸리 투자자라고 할 수 없고, 그저 돈 많은 미국의 자산가들이다.

그런데 대신 실리콘밸리의 주류 벤처캐피탈회사들은 테라노스에 투자하지 않았다. 시콰이어캐피탈이라든지 KCPB 그리고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많이 투자하는 코슬라벤처스 같은 곳은 테라노스에 투자하지 않았다. 또 바이오, 헬스케어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실리콘밸리 투자자들도 테라노스에 투자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엔젤투자자인 제이슨 캘러캐니스는 존 캐리루기자와의 팟캐스트(위에 소개한)에서 “예전부터 테라노스는 투자자에게 기술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이상한 여성이 이끄는 회사로 실리콘밸리에 소문이 나있었다”고 말한다.

이런 의심이 있었지만 실리콘밸리의 주류는 바이오보다는 IT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다. 자신들의 전문 분야가 아닌 테라노스 투자에는 큰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다. (나도 사실 당시 테라노스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테라노스의 편집증적인 비밀주의와 전 직원이나 관련 제휴 월그린, 세이프웨이 등의 의사, 환자들에 대한 소송과 협박위협이 더해져서 이런 사기극이 쉽게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실리콘밸리 전체가 테라노스에 속아넘어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기술의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여긴 나이브한 일부 투자자와 미국의 자산가들이 큰 손해를 봤을 뿐이다. 그리고 아직은 제대로 작동하는 미국의 주류언론기자가 끈질긴 취재를 통해서 이같은 희대의 사기극을 잡아냈다.

좀 아이러니한 것은 엘리자베스 홈즈에 속아넘어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한 해병대 장성 제임스 매티스와 거액을 투자한 벳시 드보스가 각각 트럼프 정부의 국방장관, 교육부장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뭐 안될 이유는 없지만…

배드블러드는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게 읽고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게 한 책이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블로그에 긴 글을 썼다. 이 책은 제니퍼 로렌스 주연으로 영화화가 된다고 하는데 엄청 기대된다. 캐리루 화이팅!

Written by estima7

2019년 4월 28일 at 11:16 오후

경영, 스타트업에 게시됨

스탠포드 푸드이노랩 김소형박사의 ‘실리콘밸리 푸드테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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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는데요. 지난 4월 2일에 있었던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강연 동영상의 공개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스탠포드 푸드이노랩 김소형박사의 ‘실리콘밸리 푸드테크 이야기’ 강연을 보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이 이제 IT와 바이오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새로운 식재료를 만들어내는 혁신 스타트업에도 큰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1년 스탠포드교수가 창업한 임파서블 푸드는 채소와 각종 자연첨가물을 통해 실제고기와 흡사한 식감/색감을 내는 채식고기를 만들어 각광 받고 있습니다. 임파서블푸드는 지금까지 실리콘밸리VC들로부터 약 4천5백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포도 없이 만든 와인입니다. 고가의 와인을 그대로 복제해 낸다고 합니다.

임대료와 인건비가 너무나 비싼 것은 미국의 주요 대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테슬라출신 엔지니어는 로봇이 저렴하게 수제버거를 만들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엄청 저렴한 가격인 6불에 제공합니다.

김박사는 또 한국음식의 글로벌한 경쟁력은 가장 한국적인 것에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에 소개된 백양사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이 미국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겁니다.

또 Mukbang(먹방)이 위키피디아에 등재될 정도로 인기라는 점도 소개했습니다. 한국적인 콘텐츠가 경쟁력이 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푸드테크의 세계에서는 여성들이 창업자로서 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래의 푸드이노베이터는 여성들이고 한국여성들에게도 이 분야에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소형박사는 진정한 융합형 인재입니다. 유년기에 15년간 바이올린을 전공하다가 대학은 심리학과로 바꿔서 갔습니다. 그런데 심리학과에 적성이 안맞아서 고민하던 중에 이과에 적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컴퓨터공학을 부전공으로 해서 졸업후 시스코에 취직했습니다. 그러다가 기회를 잡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게 됐고 이후 스탠포드에서 석사, 버클리에서 박사를 이수합니다. 특히 음식문화가 풍부한 버클리에서 음식에 대한 눈을 떠서 푸드혁신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됩니다. 박사학위 논문이 버클리의 유명한 레스토랑인 셰 파니즈에 대한 것입니다. Open Innovation Ecosystem: Chez Panisse Case 놀라운 융합형 인재인 김소형박사의 강연을 들어보세요.

Written by estima7

2019년 4월 27일 at 9:58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