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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코미디언 캐런 지의 뭉클한 기생충 오스카상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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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과 관련해 국내외에 관련된 동영상이 넘쳐난다. 그런데 아주 인상적이고 뭉클한 동영상을 봐서 블로그에도 남겨두고 싶어졌다. SNL출신 코미디언 세스 마이어가 진행하는 레이트나잇 쇼에 나온 캐런 지의 동영상이다. (자막을 켜고 보시면 좋다.)

캐런 지는 한국계 코미디 작가다. 95년생으로 이제 겨우 25살이다. 찾아보니 샌프란시스코근교에서 자라 하버드대를 나온 뒤 여러 TV쇼에서 인턴을 거쳐 세스 마이어 레이트나잇쇼의 고정 멤버로 자리잡은 촉망받는 인재다.

이 코너에서는 신이 나서 열광하는 캐런에게 세스 마이어가 왜 그러냐고 묻는다. 그러자 자신은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고 답한다.

심지어 캐런은 봉준호감독의 모습이 그려진 티셔츠까지 입었다. 그러자 세스 마이어는 이렇게 질문한다.

“아니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이 그렇게 ‘빅딜’이야?”

그러자 캐런은 당연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그럼, 난 한국인이야”라고 한다. 그리고 이 영화가 얼마나 파워풀한지 아느냐고 한다.

이 영화는 글쎄 미국인들이 2시간동안 뭔가 ‘읽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쉬지 않고 자막을 읽도록 만들었다는 뜻. 원래 미국인들은 자막있는 영화는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 도대체 도서관 사서들도 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한국사람이 미국인들에게 ‘인정’을 받도록 했다고 했다. 오스카상을 4번 받았는데 받을 때마다 미국인들이 한국이 얼마나 대단한지 4번이나 숨을 죽이고 느끼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통역을 포함해서 한번에 2명씩 나와서 인정을 받았다!

마이너리티 아시안으로 미국에 살면서 자신이 관심을 끌 때는 기껏 트레이더 조(미국수퍼마켓)에서 백인이 쌀을 살 때 어떤 종류를 사야 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볼 때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것이다.

또 이번 오스카는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멋진지(Hot) 알려줬다는 얘기도 했다.

주연 여배우도 골저스했고.

아들역으로 나온 남자배우도 골저스했고,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도 골저스하다.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내 진짜 할아버지인데 한국의 브래드 피트다.

왜냐하면 브래드 피드처럼 비슷하게 중절모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캐런은 이렇게 마무리를 한다.

“마이너리티로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행히도 거의 눈에 띄지(feeling unseen) 않는 삶을 사는 느낌이다. 하지만 어제밤에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조명을 받으며, 한국말을 하면서, 세계적인 상을 받는 모습을 보며 내 머리가 (좋아서) 터져나갈 것 같았다.”

캐런은 열광하며 세스에게 “난 이번 주 남은 날은 쉴거야”라고 한다.

***

지난 1월 미국에 갔을 때 지인과 대화하며 들은 얘기다. 가족과 함께 몇 년전 미국에 이민와서 아이들을 중고등학교에 집어넣었는데 참 요즘에 와서 운이 좋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BTS, 블랙핑크 등이 미국의 틴에이저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한국에서 왔다니까 더 관심을 가지고 자기 자녀들에게 잘해준다는 것이다. 요즘 미국 아이들은 한국인들이 쿨~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미국학교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내가 미국에 살던 2009년~2013년까지만 해도 한류가 조금씩 인기를 얻는다고는 했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일은 없었다. 예전에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갖지 못하고 고민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전혀 구김살 없이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에 열광하며 “Because I’m Korean”이라고 당당히 대답하는 캐런 지의 모습을 보면서 뭉클했다. Korean American이라고도 안하고 그냥 Korean이라고 한다. 또 친할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뿌리와 가족에 대한 자부심, 사랑을 느꼈다.

기생충이 전세계의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큰 자긍심을 심어주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멋진 통역으로 봉감독 못지 않게 큰 인기를 얻은 샤론 최(최성재)씨 등 한국의 젊은 세대가 얼마나 똑똑하고 재능이 넘치는 지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기생충 못지 않은 훌륭한 작품이 계속 한국에서 쏟아져 나와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

Written by estima7

2020년 2월 15일 , 시간: 11:25 오전

4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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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까지 감동깊게 읽어서 이렇게 덧글도 남기네요. 단순한 수상 그 이상의 의미를 이렇게 상투적이지 않게 보네요.

    늦달

    2020년 2월 15일 at 3:55 오후

  2. 한국에서 느끼는 감동보다 이분의 인터뷰를 보면서 더큰 뭉클함을 느낍니다. 기생충 진짜 큰일해냈군요.

    김희진

    2020년 2월 15일 at 9:22 오후

  3. 사서도 못한 일을 봉감독이 하다니!
    멋진 말이네요. 봉준호 티셔츠도 귀엽구요.

    노희정

    2020년 2월 19일 at 8: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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