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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비전펀드 1, 2와 라틴펀드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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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2일 소프트뱅크 결산발표회에 나온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1, 2와 라틴펀드 포트폴리오 회사들에 대해서 간단히 메모해 둔다.

2016년말 100B규모로 결성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1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출자해서 정확히는 98.6B, 한화로는 111조원의 규모로 결성됐다. 사상최대규모의 벤처펀드다.

여기서 투자한 회사가 92개사다. 약 3년여만에 그 엄청난 자금을 다 투자했다. 그리고 그중 유일한 한국회사인 쿠팡이 올초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엑싯, 소프트뱅크에 가장 큰 투자수익을 가져다 줬다. 비전펀드에서 나온 이익이 37조원쯤 되는데 여기서 30조원가까이가 쿠팡에서 나왔다. (물론 회계상 이익이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2는 펀드1이 위워크 투자 실패 등으로 한창 비판받을 2019년말쯤 결성됐기 때문에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비전펀드 1에 비해서는 펀드 사이즈가 작다. 30B규모다. 이 돈을 출자한 회사도 소프트뱅크 본사 단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95개사나 투자했을 정도로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한국회사로는 유일하게 김동신 대표의 센드버드가 들어가 있다. (물론 엄밀하게 얘기하면 쿠팡이나 센드버드나 미국법인 회사다.)

라틴아메리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라틴펀드도 벌써 37개사에 투자했다. 이 펀드의 규모는 5B이다.

위는 라틴아메리카의 유니콘 기업 랭킹이다. 여기서 6개사가 소프트뱅크 라틴펀드에서 투자한 회사들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아마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면서 유니콘이 됐을 것이다.

위에 나온 3개 펀드 포트폴리오사는 모두 224개사인데 불과 3개월전의 발표에서는 164개사였다. 즉, 3개월만에 무려 60개사에 투자한 것이다. 휴일을 빼고 영업일에 하루 한 곳씩 투자를 집행한 셈이다. 무서운 투자속도다.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에게 얼마전 들은 얘기가 있다. 비전펀드2에서 투자검토를 한다고 해서 “48시간내에 결정해주지 않으면 클로즈할거다”라고 했더니 “47시간만에 투자결정을 해서 알려줬다”는 것이다. 수백억에서 수천억, 많게는 수조원의 투자를 집행하는 회사가 참으로 대단하다. 비전펀드에서 투자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Written by estima7

2021년 5월 16일 at 9:38 am

손정의회장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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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2일에 있었던 2021년 소프트뱅크의 결산 설명회 동영상을 봤는데 손정의 회장은 참 뛰어난 스토리텔러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2021년 3월 마감 회계연도에서 소프트뱅크는 4.99조엔, 한화로 52조원이라는 일본기업 역사상 최고의 이익을 올렸다.

여느 평범한 기업의 결산보고회라면 그냥 사업설명과 함께 5조엔이라는 엄청난 이익을 냈다는 것을 무미건조하게 설명했을 것이다. 그런데 손회장은 뭔가 달랐다. 결산보고와는 관계가 없지만 우선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의 한 기차 건널목과 주위 풍경을 담은 오래된 흑백 사진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가 어딘지 알겠느냐고 질문한다. 일본인이라도 도저히 알수가 없는 곳이다. 나도 보면서 여기가 어딜까 생각했다.

1981년 그가 소프트뱅크를 창업했던 후쿠오카 잣쇼노쿠마라는 곳의 사진이라고 한다. (이런 이상한 이름의 일본 지명은 처음 들어봤다.)

거의 시골 같았던 이곳에서 저 너머에 있는 하카다역, 그리고 더 멀리 있는 도쿄를 생각하며 사업확장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여기서 처음 채용한 2명의 직원을 앞에 두고 당시 손회장은 앞으로 소프트뱅크는 1조, 2조 조단위의 매출과 이익을 내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자신을 머리가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했는지 두 명의 직원은 불과 일주일만에 그만뒀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은 정말 진심으로 그런 회사를 만들 생각이었고 드디어 오늘의 결산발표에서 드디어 매출도 이익도 조단위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한 장의 사진에 소프트뱅크 40년의 역사를 응축해서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창업 40년만에 52조원의 이익(매출이 아니다!)을 내는 회사를 만들었다니 정말 감회가 깊을 것 같다.

예전에도 손정의 회장의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해서 블로그에 글을 쓴 일이 있다. 회사의 사업을 알기 쉬운 그래프와 글을 통해서 쉬운 말로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중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능력까지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봤다. 볼 때마다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분이다.

Written by estima7

2021년 5월 15일 at 10:35 pm

손정의회장의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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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있었던 소프트뱅크G 손정의회장의 2019년 4~6월기 결산 보고회 동영상을 봤다.

이 분은 어떻게 이처럼 알기 쉽게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만들어 설명할까 감탄했다. 기억해 두기 위해 주요 슬라이드의 스크린샷을 캡처해서 메모해둔다.

새로운 시대를 제대로 탐험해서 보물을 찾기 위해서는 낡은 지도가 아닌 새로운 지도를 가지고 항해에 나서야 하는데 소프트뱅크는 그런 새로운 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 그리고 자기들에게는 전진만이 있다고.

소프트뱅크G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지주회사. 소프트뱅크G의 지난 분기 당기 순이익은 1조1천억엔규모로 일본기업 사상 최고치를 기록. 그리고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 승인으로 큰 짐을 덜었다는 얘기.

그러면서 소프트뱅크에 대해서는 시중에 이런 이미지가 있다고 이야기. 차입금이 많고, 통신회사 아니냐는 것. 참으로 슬라이드를 간단하고 보기 쉽게 만든다는 인상.

소프트뱅크의 보유 주식 가치는 26조엔. 원화로 하면 거의 300조원에 육박.

소프트뱅크의 부채가 많다고 하지만 보유주식에 비하면 19%밖에 되지 않는다는 설명. 결코 부채비율이 과중하지 않다는 것.

보유주식에서 순부채를 빼면 주주가치는 21조원이라는 아주 단순화한 설명.

그런데 지금 소프트뱅크G의 시총은 그 주주가치의 절반정도밖에 안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소프트뱅크비전펀드의 성과 이야기. 1호펀드는 7.7조엔을 투자해 투자이익은 2.2조엔.

그리고 비전펀드 2를 결성했다는 얘기. 108B달러짜리 펀드.

펀드출자사들. 소뱅이 40%정도를 냈고 애플, MS, 폭스콘,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그리고 일본의 금융기관들.

재무방침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설명. LTV25%미만으로 운용, 적어도 2년분의 사채상환자금을 보유, SVF 등 자회사로부터 지속적으로 배당수익을 확보.

소프트뱅크비전펀드 1, 2호를 합치면 22조엔 규모라고. 이는 실리콘밸리가 95년부터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과 거의 비슷하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제는 유니콘이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시대이며,

소프트뱅크는 세계 10대 유니콘중 5개를 투자했을 정도로 잘 투자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는 것.

소프트뱅크의 지금까지의 투자리턴은 인터넷 15조엔, 통신 9조엔, 인공지능 2조엔.

그리고 이제 소프트뱅크의 미래는 비전펀드라는 이야기. 영업이익의 절반이상이 비전펀드에서 나온다.

다시 우리에게는 전진만이 있다는 얘기로 약 48분간의 프리젠테이션을 마무리.

그리고 나서 이후 약 55분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한 기자당 최대 2개까지 질문을 받는다.

질문을 받을 때 스탭들이 통로에 나가 A-1, B-2하는 식으로 표찰을 든다. 그러면 손회장이 “B-2쪽에 있는 오가와 기자”하는 식으로 손을 든 기자를 지목해서 질문을 받는다. 이름을 아는 기자도 많은 것 같다.

손정의 회장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요약하면 이런 것 같다. 우선 아주 쉽고 이해하기 쉬운 도해식의 슬라이드를 준비한다. 슬라이드 하나에 텍스트도 많지 않고 가능하면 단순한 그래프로 숫자를 설명한다. 그리고 쉽게 설명한다. 어려운 업계 용어는 가능한한 쓰지 않는다. 복잡한 회사의 실적을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또 비유를 잘한다. 회사의 부채상황을 아파트를 구매하는데 은행대출로 비유해서 설명하는 식이다. 시중에서 소프트뱅크에 대해서 논란이 되는 이슈들을 피하지 않고 직접 언급하고 바로 왜 문제가 아닌지 솔직하게 설명한다.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장시간에 걸쳐서 하나하나 받아서 설명한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저 정도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려면 저 정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리더십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회사에 대한 의심을 잠재우고 공개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계속 높일 수 있다. 그렇게 해야 투자자들을 설득해서 거액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손회장은 스티브 잡스와 비슷한 측면이 많다. 발표 슬라이드는 단순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쉽게 이야기한다. 다만 잡스는 제품중심으로 비전을 설명하는데 능했다면 손회장은 회사의 재무실적을 중심으로 설명하면서 비전을 이야기하는데 능하다. 한국에도 이런 경영자가 나왔으면 한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8월 15일 at 10:38 pm

스타트업, 일본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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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는 이제 AI트래픽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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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9일 소프트뱅크그룹은 2019년 3월기 결산설명회를 개최했다. 소뱅은 3월에 1년 결산을 마감한다. 마침 닛케이에 ‘손정의씨, 열변 1시간반 소프트뱅크G 결산설명회 노커트’라는 전체 동영상이 올라왔기에 흥미롭게 보고 기억에 남는 부분을 블로그에 메모해 둔다. 영어로 동시통역되는 동영상과 슬라이드 자료는 이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손정의 회장 겸 사장은 설명회 서두에 이런 그래프를 보여준다. 지난 20년간의 소프트뱅크 주주가치를 그래프로 그린 것이라고 한다. 99년, 2000년의 닷컴버블기에 반짝 올랐다가 바닥까지 떨어진후 지금 23조엔까지 올랐다. (한화로는 245조원 가치다.)

그는 그리고 빨간 선을 같이 보여준다. 인터넷 트래픽의 증가추세다. 소프트뱅크의 주주가치는 인터넷 트래픽과 비례해서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프트뱅크의 영업이익을 보여준다. 놀랍게도 2018년도는 전년대비 81% 증가한 2조3천5백억엔이다. 약 25조원 규모다. 그중 절반이 SVF,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평가이익이다. 그는 실제 영업을 통해서 나온 이익이 아닌 기업가치 평가이익을 영업이익으로 잡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현재 회계처리방식에 의하면 그렇게 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보유주식 가치다. 알리바바, 소프트뱅크(통신), 스프린트, ARM, 소프트뱅크비전펀드 등이다. 아직도 알리바바의 가치가 압도적이다.

그리고 소프트뱅크비전펀드 설명으로 넘어간다. 120조원짜리 펀드를 만든 것이 불과 2년전인데 82개사에 투자해 이 펀드를 벌써 다 소진했다. 그리고 2호펀드를 만들겠다고 한다.

여기 나온 로고는 63개사다. 한국회사로는 쿠팡이 유일하다.

손회장은 소프트뱅크비전펀드 LP의 수익률(IRR)이 45%라고 밝혔다. 고정형 수익률과 가변형을 합한 Blended IRR의 경우는 29%라고 한다. 어쨌든 아주 높은 것인데 펀드의 사이즈를 생각하면 더 경이적이다.

그는 이제 AI의 시대가 됐고 소프트뱅크의 투자전략은 AI군전략이라고 밝혔다. AI의 무리(군)을 지어서 투자하는 것이다.

각 섹터의 1등기업에만 투자한다는 것이다. 자기는 1등만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얘기를 한다. 그동안 인터넷이 혁신해 온 것은 광고와 소매(유통)이라는 것이다. 그 선두의 회사는 물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회사들이다. 하지만 그 분야는 미국의 GDP에서 소매(6%), 광고(1%) 정도를 점할만큼 작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AI는 모든 산업을 혁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얘기다.

그럼 AI는 무엇이 다른가. AI의 가치는 추론(Prediction)에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데이터에 의거해 수요를 예측해 공급을 최적화하는 능력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5G와 IoT와 연결되어 더욱더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런 비유를 했다. 지난 25년간 자동차산업의 시가총액은 약 10배 올랐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동차 생산대수의 증가와 비례해 올라간 것이라고 한다.

전체 공업의 시가총액은 23배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그동안 인터넷 기업의 시가총액은 1000배 올랐다는 것이다. 그 성장은 인터넷트래픽의 성장과 비례한다는 것이다. 물론 25년전에는 인터넷기업이라고 할만한 회사가 거의 없었으니 이렇게 1천배가 될 수는 있겠다. 어쨌든 가공할 만한 성장인 것은 맞다. 이제는 세계 시가총액 10위회사중 9개가 인터넷회사다.

그런 의미에서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아직 주주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이 행사는 투자자들을 위한 행사다. 결국 소프트뱅크의 가치를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인터넷 트래픽에 비례해서 지금까지 소프트뱅크의 주주가치가 올라간 것처럼…

이제부터는 AI트래픽이 소프트뱅크의 주주가치를 더욱 더 크게 성장시킬 것이란 얘기다.

자신은 이제야 20년만에 이렇게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이제부터 주주들에게 크게 보답하겠다는 얘기를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AI창업가집단’이라는 슬라이드를 보여줬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투자한 창업가들의 얼굴이다.

사진이 클수록 손회장이 아끼는 사람일 것 같다. 한국창업자로는 쿠팡의 김범석대표가 유일하게 들어가 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회사인데도 일본인 창업자는 한 명도 없다. 철저하게 글로벌 레벨의 창업자만 골라서 투자한다는 얘기다. 손회장은 “어제밤에도 그들과 밤늦게까지 미팅을 했는데 이들과 이야기를 하면 너무 즐겁다. 자신감이 차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시간의 97%를 소프트뱅크비전펀드에 쓴다고 했다. 그야말로 전세계의 혁신 창업가들을 찾아내서 투자하고 도와주는데 모든 정열을 바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하루하루 올랐다가 떨어지는 주가나 시장상황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것보다는 길게 흐름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20년간 1천배가 오르는 분야가 있으면 그쪽에 올라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기존의 전통 산업이나… 아니면 1배성장, 아니면 아예 퇴보하는 분야에 미련을 가지고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말에는 과장이 섞여있을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우버가 지난주 실망스러운 IPO를 하면서 소프트뱅크의 수익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너무 과도한 부채로 인한 금융 비용 때문에 소프트뱅크그룹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일본언론에서는 계속 나온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지난 20년간 계속 그런 비판을 뚫고 오늘에 이르렀다. 최소한 손정의 회장의 큰 흐름을 보는 눈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향후 20년간 AI트래픽이 소프트뱅크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그의 예측이 과연 맞아 떨어질지 궁금하다. 기억해 두고 싶어서 장황하게 블로그에 써둔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5월 12일 at 10:58 pm

자율주행차 실증실험이 활발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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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습관처럼 일본미디어도 닛케이신문(유료구독)과 ANN뉴스(유튜브채널구독)을 보고 있다. 보통은 제목만 보는데 그래도 매일처럼 보다보면 어떤 패턴이 보인다. 오늘 문득 느낀 것은 일본에서 자율주행 실증실험이 꽤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조금씩 진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오늘은 현행 버스 노선에서 자율주행 버스의 실증실험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위는 유튜브에 나온 ANN뉴스꼭지.

ANN뉴스화면 캡처

돗토리현 야즈쵸의 쵸영버스의 노선에서 실시됐다. 우리로 치면 면에서 운영하는 버스다. 이 야즈쵸의 인구는 1만6천명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서 약 7.2km의 구간을 최대 시속 38km로 주행한다고 한다.

GPS 등을 탑재하고 열차 건널목 등에서 일시정지도 프로그램됐다고 한다. 실제 버스 노선에서의 실험은 전국 최초라는 설명이다.

일본의 지방은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심각하다. 그래서 운전사도 부족하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이렇게 지방에서 자율주행버스의 실험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 이 자율주행버스는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합작으로 만든 SBDrive에서 진행했다.

위 뉴스와 동시에 일본의 게임회사인 DeNA와 닛산이 합작해서 만든 자율주행 택시서비스인 ‘이지라이드’가 실증실험을 공개했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작년에는 미리 정해진 루트만 운행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승차지점으로 확대한 듯 싶다. ‘타다’처럼 다인승 밴으로 운행한다. 자율주행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주행이었다고 기자가 코멘트했다.

위 두 서비스는 물론 운전석에 안전을 위해 사람이 앉아있다. 얼마나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해서 자율주행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두 서비스 모두 2020년, 즉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인구감소, 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현상으로 자율주행기술을 빨리 상용화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일본의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필요하다. 또 이 기술개발에 아낌없이 돈을 투자할 토요타, 닛산, 혼다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들과 함께 승차공유 등 기술에 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거액을 투자한 손정의의 소프트뱅크가 버티고 있다.

우버 같은 라이드쉐어링 서비스는 일본 택시업계의 반발로 일본에서도 아직 도입이 안되어 있다. 하지만 일본의 택시업계도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상황은 빠르게 바뀌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자율주행차가 가장 빨리 상용화되는 것은 일본의 지방부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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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4일 at 11:33 pm

급격히 채용을 줄이는 일본의 대형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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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신문 3월18일자에 실린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의 3대 대형은행인 미츠비시UFJ, 미츠이스미토모, 미즈호은행의 2020년 4월 입사의 신입사원채용을 1800명정도로 해서 19년 4월예정에 비해 20%이상 줄일 방침이라는 것이다. (일본회사들은 참으로 일찍 계획해서 발표한다.)

3メガ銀、新卒採用2割減: 日本経済新聞 https://www.nikkei.com/article/DGKKZO42581610X10C19A3MM8000/

인터넷뱅킹과 캐쉬리스의 확산으로 은행지점에서 필요한 인력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업무를 효율화하는 IT기술의 도입도 진전이 되서 3대은행이 약 6천명을 채용했던 2007년에 비해 지금은 3분지1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은행의 정형화된 업무를 자동화하는 RPA(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소프트웨어의 도입을 통해 사람손을 타는 업무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뉴스에서 본 것인데 일본의 은행들은 이처럼 기존 점포를 가능한 한 무인화하고 있다. 고객이 저렇게 앉아서 타블릿을 통해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대출 상담 등도 점포에 직원이 상주하지 않고 화상전화를 통해서 연결해서 상담하도록 한다.

미즈호FG는 이런 식으로 전국 500개 거점중 2024년까지 100개점포를 없앨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도 현금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일본에서조차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국의 은행들도 이제 이 이상의 엄청난 변화에 마주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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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9일 at 9: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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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의 손정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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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가볍게 본 손정의 인터뷰. 대단한 내용은 없지만 가볍게 메모.

그의 위워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적자이지만 이것은 서브스크립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나중에 결국 밸류가 커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너무 위워크를 좋아하고 열정적인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손정의를 매료시킨 위워크 창업자 아담 뉴먼도 대단하다.)

예전에 소프트뱅크의 통신비즈니스를 키울 때는 자신의 시간의 97%를 오퍼레이션에 할애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시간의 97%를 투자에 할애하며 3%를 오퍼레이션에 쓰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만큼 소프트뱅크의 스타트업 투자에 온 힘을 쏟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프트뱅크가 너무 빚을 많이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걱정해줘서 고맙다. 하지만 나는 균형을 맞출 자신이 있다”고 대답한다. 소프트뱅크는 어쩌면 자본시장을 최대한 이용해서 성장해 온 회사다. 최대한으로 자본시장에서 빚을 내거나 신주 발행을 해서 과감한 투자를 하고 그것이 적중해서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그만큼 “저 회사 망하는 것 아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는 10여년전에 일본 기자를 만났을 때 “소프트뱅크가 과중한 빚으로 도산한다는 루머가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을 잊지 못한다. 어쩌면 소프트뱅크는 테슬라와 비슷하다. 항상 망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으며 오늘 날까지 온 승부사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여전히 공격적이며 올해 벌써 30조원이상을 투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의 유니콘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소프트뱅크의 도움이 절실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른 무엇보다 손정의 회장을 초청해서 매력적인 한국의 유니콘 스타트업 후보들을 직접 소개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10여년전에 소프트뱅크에서 약 110여억원을 투자받은 한국 회사가 있었다. 그때 어떻게 된 일인가 물어본 기억이 있다. 한국의 고위인사가 손정의회장과 도쿄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회사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갑자기 호기심이 동한 손회장은 그 회사의 CEO를 도쿄로 불렀고 그런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10여년전에 110여억원은 무척 큰 돈이었다…)

또 하나 생각나는 에피소드. 아는 일본의 VC가 있는데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에 출장 온 손정의 회장의 미팅을 잡게 된 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새벽 2시인가 3시였다고 한다. 그 시간에 가서 1시간 넘게 열띤 미팅을 가졌다고 한다.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참 그 집요한 열정에 감탄했다는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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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9일 at 11:0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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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동향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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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초기투자사인 본엔젤스의 일본 사무소를 맡고 있는 김범석님이 작성한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동향 슬라이드. 매년 한국 스타트업을 일본에 소개하는 재팬부트캠프 행사 때 신세를 지고 있는 범석님은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의 스타트업생태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한국인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위주로 간소한 슬라이드지만 의외로 잘 아는 사람이 없는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을 간결하게 잘 소개해주셔서 유용합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도 기록해 둡니다.

저의 경우 일본의 스타트업생태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느끼는 것은 1.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2. 고령화 및 관광산업 관련된 많은 창업 3. 의외로 별로 없는 정부지원입니다.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인 CVC의 투자를 빼면 일본의 스타트업투자는 상당히 적어보입니다. 소프트뱅크를 제외하고는 글로벌하게 알려진 VC가 별로 없다는 것도 약점입니다.

포브스재팬은 매년 올해의 스타트업을 선정하는데 몇년 계속 보다 보니 비슷한 회사가 계속 올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본내에서는 알려졌지만 일본 바깥에서는 잘 모르는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좀 문제입니다. 그런데 경제가 워낙 활황이고 실업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일본에서는 우리처럼 스타트업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그다지 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머지는 범석님의 슬라이드를 참고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3월 4일 at 11:30 pm

뉴욕 스시장인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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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추천이 나와서 아무 생각없이 봤다가 살짝 감동한 동영상. 뉴욕 맨하탄에 있는 Sushi Noz의 쉐프 아베 노조무씨의 하루를 버즈피드 테이스티가 10분짜리 동영상으로 소개했다. 스시 장인의 하루다. 아래와 같은 루틴으로 반복된다.

오전 9시반 : 출근. 보통 집에서 8시반에 일어나서 9시반쯤 가게에 도착한다.
오전 10시 : 일본에서 날아온 생선이 도착한다. 거의 도쿄의 도요쓰수산시장에 주문해서 받는다. 항상 설레이는 마음으로 받는다.
오전 11시 : 스시 준비를 위해 생선손질을 시작한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부터 이어온 에도마에 방식인데 생선과 대화하듯 상태를 파악하고 정성을 들인다.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서 생선을 손질하고 숙성시킨다. 이 작업은 보통 3~4시까지 이어진다.
오후 3시 : 잠시 쉬면서 보통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주방에 앉아서 먹는다.
오후 3시30분 : 칼 갈기 작업을 한다. 보통 5개의 칼을 쓰는데 일주일에 2~3번정도 칼을 간다.
오후 4시 : 메뉴를 정한다. 화이트보드에 그날의 생선의 상태 등을 생각해서 메뉴를 정해 적어둔다.
오후 4시30분 : 레스토랑을 잘 정돈한다. 손님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홀내부의 장식물까지 모두 깔끔하게 배치한다.
오후 5시 : 고객이 오는 것에 맞춰 카운터를 준비한다. 식자재 등을 정리해 둔다.
오후 5시45분 : 스탭미팅을 가지고 모두 다 잘 준비되었는지 점검한다. 우리는 팀으로 일한다.
오후 5시 55분 : 손님들이 입장한다. 6시부터 2시간반동안 1차로 8명을 받는다.
오후 6시 : 저녁식사 서빙 시작. 2시간 반뒤 잠시 브레이크를 갖는다.
오후 9시 : 2차 저녁식사 서빙을 시작한다.
오후 11시30분 : 마지막 손님이 떠난다.
자정 12시 : 청소를 시작해서 1시쯤 끝낸다.
새벽 1시 : 내일을 위한 생선을 주문한다. 토요쓰수산시장에 있는 거래처와 새벽 1시반까지 통화한다. (도쿄는 오후 3시반)
새벽 1시반 : 귀가에 나서 2시쯤 집에 도착한다. 식사하고 취침.

다 보고 나서 “아, 정말 이 사람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것도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데도 불평하지 않고 그렇게 한다.

스시 노즈가 어떤 곳인가 더 찾아봤다. 홈페이지도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사진 출처 : Sushi Noz홈페이지.

홋카이도에서 공수해서 만든 200년된 히노키로 만든 히노키카운터룸이다. 8석. 1인당 300불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열고 일요일은 쉰다. 6시, 9시 예약이 가능하다. 메뉴는 완전히 오마카세다. 쉐프가 정해주는데로 먹는 것이고 따로 주문은 받지 않는다. 미쉐린 원스타 식당이다. 가만 보니 식사라기보다 2시간반동안의 스시장인의 퍼포먼스를 보는 ‘스시 극장’이라는 느낌도 든다.

사진 출처 : Sushi Noz홈페이지.

무척 젊어보이는 노조무씨는 스시경력이 20년이라고 한다. 홋카이도출신으로 올해 36세쯤 되는 것 같다. 삿포로에서 스시견습생으로 일하다가 도쿄로 이주해 에도마에스타일 스시를 배웠다. 2007년 자신의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가지고 뉴욕으로 이주했고 3년간 유명한 스시덴이란 식당에서 일했다. 그리고 자신의 식당을 열었다.

너무 당연한 일이겠지만 자신의 스시를 먹고 좋아하는 손님의 얼굴을 보는 것이 가장 기쁜 일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그가 어떻게 스시를 준비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보여주는 동영상도 있다. 한시간동안 문어다리를 주무르며 부드럽게 손질하는 모습이나 최상의 온도상태를 맞추기 위해 특별 제작한 냉장고를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쨌든 어떤 분야이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고 그만큼의 열정과 노력을 다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상적으로 봐서 메모해 둔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2월 2일 at 11:10 am

인구감소의 일본이 오히려 노동인구를 늘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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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Aging Japan Defied Demographics and Revived Its Economy.

노령화와 저조한 출산율로 인한 인구감소라는 필연적인 운명을 이겨내고 일본이 어떻게 다시 경제를 활성화시켰는지에 대한 WSJ의 흥미로운 기사. 2012년이후 일본의 경제활동가능한 나이의 인구는 4백70만명이 줄었다. 그런데 실제로 일하는 사람수는 4백40만명이 늘었다. 그리고 일본은 2차대전이후 2번째로 긴 경제성장기(economic expansion)를 맞고 있다.

기사에 소개된 그래픽만 메모. 이처럼 15~64세인구는 크게 줄고 있는데도 전체 고용자수는 늘어났다.

그 이유는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3가지 층에서 고용을 늘렸기 때문이다. 첫번째는 65세이상의 고령자, 두번째는 25세~54세사이의 여성들, 세번째는 외국인 노동자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본정부의 개혁 정책과 함께 2.5%라는 25년만의 최하수준의 실업률이 기업들이 예전에는 거들떠 보지 않았던 이런 인력을 뽑도록 했다.

덕분에 일본의 노동력참가율(?)은 세계최고수준이 됐다고. 이 기사는 이렇게 하기 위해서 일본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일본의 산업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설명한다.

이렇게 큰 사회적 변화가 있을 때 정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기사라 기억해 두기 위해서 메모.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13일 at 10:06 pm

일본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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