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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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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by MARC ANDREESSEN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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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터넷웹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만들고 넷스케이프를 공동창업했던 마크 앤드리슨의 통찰력 넘치는 WSJ기고 칼럼이다.

IT업계는 물론 SW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정독을 권하고 싶은 글이다.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90년대중반 넷스케이프를 창업한 당시 파릇파릇한 20대초반이던 그는 이후 Loudcloud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실패와 성공의 우여곡절을 겪고, 이후 VC로 변신, Facebook, Groupon, Skype, Twitter, Zynga, Foursquare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제는 유능한 VC, 존경받는 실리콘밸리의 Guru중 한명으로 변신해있다. 그는 페이스북, eBay, HP의 이사회멤버이기도 하다. (나는 기자시절 한국을 방문한 그를 96년 단독인터뷰했던 일이 있다. 그때는 진짜 어리버리한 대학생같은 이미지를 받았는데 지금은 정말 거물중의 거물로 성장했다.)

이 글에서 그는 HP가 PC사업을 포기하고,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하는 거대한 변화속에서 “소프트웨어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트랜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설명한다. 그는 그 증거로 보더스를 사라지게한 아마존, 블록버스터를 KO패시킨 넷플릭스의 예를 들며 이런 회사들이 모두 소프트웨어기업이며, 음악에서는 아이튠스, 판도라, 심지어는 애니메이션의 픽사까지 이제는 소프트웨어기업들이 업계를 지배하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기업들이 이런 소프트웨어혁명이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지어는 MS와 오라클같은 기존 소프트웨어기업들까지 세일즈포스닷컴이나 안드로이드 같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물결에 위협을 받을 정도니말이다.

Companies in every industry need to assume that a software revolution is coming. This includes even industries that are software-based today. Great incumbent software companies like Oracle and Microsoft are increasingly threatened with irrelevance by new software offerings like Salesforce.com and Android (especially in a world where Google owns a major handset maker).

그는 특히 앞으로 10년동안 기존 업계의 강자와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반란군의 대결이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Over the next 10 years, the battles between incumbents and software-powered insurgents will be epic.”

특히 그의 글 마지막 부분이 의미심장하다. 이런 소프트웨어신흥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불평할 시간에 이런 새로운 기업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자신의 비즈니스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 것인가, 앞으로 어떻게 이런 혁신적인 SW기업의 수를 늘릴 수 있을것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기회가 열리는 것이며 자신은 그런 혁신 SW기업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Instead of constantly questioning their valuations, let’s seek to understand how the new generation of technology companies are doing what they do, what the broader consequences are for businesses and the economy and what we can collectively do to expand the number of innovative new software companies created in the U.S. and around the world.
That’s the big opportunity. I know where I’m putting my money.”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 가끔 삼성, LG 등 한국대표기업의 임원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일수록 구글, NHN, 다음 같은 기업에 대해 “애들 장난“정도 수준으로 치부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쯤 되는 기업과 다음 같은 회사의 의사결정의 수준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단언하는 말씀도 들었다. 물론 거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장치산업기반 기업을 경영하시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구글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어떻게 그렇게 높은 매출성장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들의 핵심프로덕트가 무엇인지 등등 진짜 본질을 이해하고 계신 분들은 정말 드물었다. 제조업중심의 마인드에 사로잡히신 그 분들은 그저 구글이 닷컴버블에 올라탄 운이 좋은 무서운 아이들이고,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예전 2000년에 닷컴버블이 터졌던 것처럼 다시 쭈그러들 것으로 믿고 계신 것 같았다.

그런데 요즘은 그 반대의 현상이 드라마틱하게 벌어지는 듯 싶다. 비록 일시적인 굴곡은 있지만 몇년전과 비교해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장기적으로 보면 계속 승승장구하며 기업가치와 매출이 쑥쑥 올라가고 있는 반면, 삼성, LG 등 한국 대표 IT전자기업들은 최근 급속히 시가총액이 빠지고 있고 소프트웨어중심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나도 한국IT업계의 위기가 이런 소프트웨어혁명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시해온 일부 한국IT업계 경영진의 오만함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잘 나갈 때가 가장 위험하다. 애니콜신화, 초콜렛폰 신화에 빠져 2007년 아이폰이 시작한 스마트폰혁명의 트랜드를 일찍 타는데 실패했다. (사실 우리IT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키아, RIM도 똑같은 우를 범했다.)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세상의 변화를 겸허하게 읽어야할 때인듯 싶다.

Written by estima7

2011년 8월 20일 , 시간: 7:30 오전

17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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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국 한 사람의 life-time share를 얼마나 차지하는가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매력적인 소프트웨어/서비스가 가지는 파워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지수

    2011년 8월 20일 at 10:49 오전

  2. 수많은 사람에 의해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알아도 몇몇의 결정권자에 의해 변화되지 않는 세상을 많이 볼 수 있죠.
    근본적으로 사람은 바뀌지 않습니다. 기존 생각을 가진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지 말고, 그 사람이 바뀌어야 할텐데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듯이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 주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한강의 기적을 이룬 그들에게는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는것 같지만…

    황병준 (@gizrak)

    2011년 8월 20일 at 6:54 오후

  3. “Instead of constantly questioning their valuations, let’s seek..” 이 부분이 저말 와닿네요. 검증하고 의심하다가 때를 다 놓쳐버리는 관료주의의 폐해가 유난히 한국 그리고 2011년이라는 시공간에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한국 젊은이들도 이런 트랜드는 알고 있다, 그런데 길을 먼저 간 이들이 극소수라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닐까.. 이론과 실무로 무장한 성공 사례 하나가 절실한 때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 생각 했습니다. 메모해두었다가 원문도 다 읽어봐야겠어요.

    writerm마두리

    2011년 8월 20일 at 6:54 오후

  4. 허니몬의 알림…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 «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 이 글을 보고 있으니, 문득 며칠전에 읽은 이 글이 생각난다. 기업이 거대한 흐름이 일으킨 파도에서 제대로 서핑을 즐기느냐, 그 파도에 삼켜져 가라앉느냐 하는 것은 서퍼의 능력에 따른다…..

    sunfuture's me2day

    2011년 8월 21일 at 2:27 오전

  5. 제 경험을 적어봅니다.
    다음에서 상품전략업무를 수년간 하면서 답답했던것들 중 하나가 이통사들의 망개방문제였습니다.
    모바일관련 모든 논의의 처음이자 마지막 가장큰장벽이 바로 오픈되지 않는 이통사들의 망개방문제였거든요!
    첨엔 그 시장을 잘 몰라 “그런가보다~”로 쉽게 받아들였지만 시간이 흘러 구현이 가능한 비즈모델이 늘어나더라도 결국은 이통사의 오픈되지 않은 망개방으로인해 여러가지 이유에서 사업화의 의욕이 꺽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곤 했습니다. 모든일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것이 없듯이 망개방만이라도 서둘러 이루어졌었더라면 요즘 화두가 되고있는 스마트폰분야의 패러다임이 변하지 않았을까하는 늦은 상상을 해봅니다.

    정해영

    2011년 8월 21일 at 7:21 오전

  6. 이 칼럼, 굉장히 financial한 내용입니다. 가장 마지막에 언급하신 밸류에이션은 제가 보기엔 금융쪽에서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안데르센 자체가 요즘엔 투자 업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이 칼럼 자체가 사실 보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문맥은 쏙 빠져있네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mistic

    2011년 8월 21일 at 8:36 오전

  7. 맞습니다. 제가 캐나다에 놀러왔다가 잠시 틈을 내서 후다닥 쓰느라고 그런 맥락까지는 전달하지 못했네요. 원래는 구글플러스에 짧게 한마디 쓰려다가 몇줄 길어져서 그냥 블로그로 옮긴 겁니다.
    하지만 ‘굉장히’ 파이낸셜한 내용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금융계를 넘어서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등의 밸류에이션에 대해서 말이 많기에 마크 앤드리슨이 그렇게 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ㅎㅎ

    estima7

    2011년 8월 21일 at 6:55 오후

  8. 우연히 글을 보게 됐는데 제목과 내용이 좀 다른거 같은데요…. 왜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이기는가에 대해서 답이 없네요. 앤드리슨의 글을 직접 읽어봐야 겠는데요. 친구들과 20년 전부터 술안주로 예기해 왔던 주제인데 이제서야 사회이슈가 되는 것 같습니다.
    중저가 하드웨어는 중급자 실력이면 카피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고가 하드웨어는 카피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pcb 카피해서 되질 않죠. pcb 원판이 다르고 공정이 다르니 우리 공정에 맞게 네트웍어널라이저로 튜닝해야 합니다. 아트웍도 고졸이면 가능한 보드가 있고 ph.D 들도 힘들어 하는게 있습니다.
    비쥬얼씨 붙잡고 UI 작성하는 것은 4~5년 경력되면 다른 제품 카피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 제품에 들어있는 고난이도 신호처리는 그렇게 해서 되질 않죠. 실 예로 한국에서 arm 한참 배울 때 뭐든 32bit mcu 로 해야 멋있고 제대로 일좀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 사이 외국에선 8bit mcu 에 칼만 필터 넣어서 자이로 만들고 모형헬기에 장착할 수 있는 사용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예기를 아는 분에게 했더니 적응필터는 이해하고 있는데 막상 모델링을 하려면 좀 막막하다고 하더군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어느 것이 주도적이다라는 논의를 할 필요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구분짓기도 힘들고요. HDL 로 클래스 흉내내서 코딩하고 아트웍 하고 네트웍어널라이저로 패턴 디버깅했을 경우 이게 소프트웨어 업무인가 하드웨어 업무인가 구분할 수 없듯이요.
    전세계 산업에서 한국이 상대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그 분야에서 소프트웨어가 주도적인 산업이 되기 시작했다가 맞지 않을 까요. 세상 모든 산업이 아니고요.

    acorrd

    2011년 8월 22일 at 7:51 오후

  9. 이슈의 본질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이게 아니고,
    전공기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 어느 분야에던 응용할 수 있는 실력이 배경이 되고,
    그 위에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
    이게 세상을 먹어치우는 것 아닐까요.
    단지 2011년 부근에는 소프트웨어라는게 그것의 대표가 될 뿐이고요.

    acorrd

    2011년 8월 22일 at 8:02 오후

  10. 한국 IT 업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연하게 대처해야겠지요.

    이장석

    2011년 8월 24일 at 11:42 오후

  11. 안녕하세요? 7월 고벤처 뒤풀이 맥주.함께 했던 SKT. 오석표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오석표

    2011년 8월 29일 at 3:16 오후

  12. […] 소프트웨어에 대한 말이 많다. 임정욱 님이 쓴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 라는 글에서 느낄 수 있듯,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

  13. 잘 읽었습니다

    sociengineer

    2011년 8월 30일 at 12:29 오전

  14. 이제서야 댓글을 남기네요.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마크 앤드리슨이 LoudCloud를 창업하고 managed service provider 사업을 하였을 때, 한국에서도 허진호사장님도 이런 사업을 하셨었죠. 한,미간 차이가 나는 점은 한국은 기업자체나 기술력이 사라진 반면, 미국에서 LoudCloud라는 회사는 계속 합병되고 변천되어 Opsware란 회사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기업 풍토나 시스템이 바뀌어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IT/소프트웨어 트랜드를 인식하는 것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 것은 계속 발전 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기업 문화나 시스템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lca Ryu (@elcaryu)

    2012년 1월 6일 at 3:32 오후

    • 네 말씀하신바에 동감합니다.^^ 허사장님이 당시 아이월드네트워킹인가 하는 회사를 하셨었죠. 제가 그때 한번 사무실에 놀러갔다가 컨셉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질문을 하니까 “미국의 라우드크라우드를 생각하시면 됩니다”라고 설명해주신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잘 이해못했습니다.ㅎㅎ) MBA할때 라우드클라우드에 견학갔던 일도 있습니다만…

      estima7

      2012년 1월 6일 at 3:49 오후

  15. […] 창시자이자 넷스케이프사의 설립자였던 마크 앤드레센이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나(Why is Software eating the world)‘라는 글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 […]

  16. […]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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