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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비즈니스앱 리멤버를 만든 최재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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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민 누구나 쓰는 ’국민앱’인 카카오톡. 나는 카톡이 없어도 사실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없으면 내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앱은 따로 있다. 명함관리앱 ‘리멤버’다. 지난 3년여간 내가 일하면서 주고 받은 약 7천장의 명함이 고스란히 이 앱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받은 명함을 즉석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마치 마술처럼 정확하게 내용이 입력된다. 나중에 이름, 직장명 등으로 검색하면 어디서나 바로 찾을 수 있다. 7천장의 정보를 하나하나 컴퓨터에 입력해 넣거나 수십개의 명함첩에 넣고 일일이 찾아보는 엄청난 수고를 덜어준다. 이게 없었으면 얼마나 힘들까. 리멤버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런데 무려 이 앱은 공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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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나라경제)

이런 고마운 앱을 만든 스타트업 드라마앤컴퍼니의 최재호대표를 만났다. 2013년 7월 창업해 이제 4년이상을 달려온 리멤버는 현재 170만명이 사용하는 앱으로 성장했다. 명함은 누적해서 9천만장이 입력되어 있다. 대한민국 인구보다도 많은 숫자다. 중복된 명함을 제외하면 약 1천여만명의 정보가 입력되어 있다.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3명중 1명은 리멤버에 정보가 들어가 있는 셈이다. 가히 국민 비즈니스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대표에게 창업동기를 물었다.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명함을 교환하죠. 그런데 명함관리만큼 어렵고 불편한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시중에 이미 많은 명함관리 솔루션이 나와있지만 입력이 불편하거나, 이동중에 찾아보기 어렵거나, 입력한 명함정보의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명함정보를 가장 편하게 잘 관리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보니 대기업임원들이었습니다. 이 분들은 비서에게 받은 명함을 주고 그냥 입력하라고 하면 되는 것이었죠. 그래서 우리도 명함관리비서를 만들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첨단기술이 아니고 수작업으로 명함입력을 처리하는 ‘발상의 전환’

스타트업이 가내수공업을 할 생각을 하다니 ‘기가 차다’는 말을 듣기도

그런데 당시 나와있는 많은 명함관리앱은 광학이미지자동인식(OCR)방식으로 자동으로 정보를 입력했다. 첨단기술을 이용한 것이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리멤버는 이 문제를 ‘발상의 전환’으로 해결했다. 고객이 카메라로 찍은 명함사진을 사람이 수작업으로 입력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기가 차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이면 첨단 기술로 문제를 해결해야지 어떻게 가내수공업을 할 생각을 하냐고요. (웃음) 무료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그 엄청난 인력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대표는 단호했다. 불완전한 기술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현실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리멤버의 이런 ‘구식’ 접근방법에 실망해 투자를 꺼리는 벤처투자사들도 있을 정도였다.

입력되는 명함숫자는 늘어났지만 기술을 통해 입력속도와 비용 낮춰

하지만 이후 리멤버는 고객의 명함데이터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입력해주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입력되는 명함숫자는 급속히 늘어났지만 오히려 기술을 통해 명함의 입력속도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겨우 수작업으로 명함을 입력한다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많았는데 이제는 중복해서 다시 입력되는 명함은 자동처리하는등 자동화 시스템이 개선되서 지금 한달에 입력되는 3백만장중  1백만장만 수작업으로 처리합니다. 예전에는 15백명의 타이피스트가 재택근무로 명함을 입력했는데 지금은 8백명정도로 반으로 줄었습니다. 명함을 찍어서 올린뒤 입력되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도 2시간에서 지금은 5분으로 단축됐습니다. 그 결과 전체 명함입력비용도 예전보다 80% 줄어들었습니다.”

간혹 민감한 개인정보가 명함을 입력하는 타이피스트들에게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고 보안을 걱정하는 고객도 있다. 이것도 직장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 한 명함에 있는 정보를 각기 분리해서 서로 다른 사람에게 입력하도록 한 뒤 나중에 병합하는 방법으로 문제의 소지를 없앴다.

메신저, 선물하기, 팀명함첩, 인맥라운지 등 새로운 기능을 속속 선보이는 중

몇년간에 걸쳐 지속적인 노력끝에 가장 중요한 명함입력프로세스를 빠르고 안정되게 정비한 리멤버는 올해부터 새로운 혁신을 계속 시도중이다우선 메신저선물하기 기능을 붙였다명함을 주고 받은 사람들끼리 앱안에서 카톡처럼 메시지를 쉽게 보낼  있다여기서  나아가 커피나   선물을 보낼  있는 기프트샵도 개설했다회사내에서 같은 부서에 있는 사람들끼리 명함DB를 공유하는 팀명함첩기능도 추가했다. 수익모델을 만들기위한 첫 시도로 지난해부터는 광고도 붙이기 시작했다. 각자의 인맥으로 도움을 주는 인맥라운지도 만들었다. 즉, 리멤버 혁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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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리멤버에 보낸 응원메시지를 붙여둔 드라마앤컴퍼니 사무실 입구]

이렇게 훌륭한 서비스를 만든 덕분에 리멤버에는 열혈 고객이 많다. 사과상자 몇개분의 명함을 보내서 입력을 의뢰해 명함을 수만장씩 저장해둔 고객도  많다이런 분들은 리멤버 돈을 벌어야 한다고 걱정해 준다자신의 귀중한 데이터를 맡겨둔 리멤버가 망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리멤버 고객중 제일 많은 직급은 ‘대표한국의 대기업임원 2명중 1명은 리멤버 쓴다오히려 평직원으로 내려갈수록 적게 쓴다젊은층에게  인기있는 다른 모바일앱과는 반대의 경향이다대한민국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리멤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에는 입소문이 나서 장차관이나 국회의원 등 공무원들의 사용도 많이 늘었다.

최대표는 공대를 졸업하고 바로 온라인쇼핑몰을 창업해서  맛을 보고경영컨설턴트로 6년간 일하며 많은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그때 쌓은 시행착오가 스타트업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화려함겉멋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겸손한 사람이다무작정 회사의 규모를 키우기 보다 회사의 문화에 맞는 인재를 신중히 채용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30명정도의 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 문제해결중심으로 빠른 시도와 실패를 권장하는 것이 스타트업다운 드라마앤컴퍼니의 문화다. 톱다운으로 무조건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기 보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는데 주력하는 리더십이다. 그런 그와 리멤버 신뢰한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이 2017년 중반까지 약 95억원을 드라마앤컴퍼니에 투자했으며 최근 10월에는 네이버가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명함교환문화는 세계적,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 있어

최대표는 리멤버가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서부나 중국의 IT업계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적으로 아직도 명함을 교환하는 문화가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리멤버가 명함관리앱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용 SNS로 14년전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링크드인은 “그게 되겠냐”는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성장해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에 31조원의 거액에 인수됐다. 비즈니스인맥정보가 이처럼 큰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계를 석권한 링크드인은 유독 한국중국일본  아시아에서는 아직도 약하다아시아특유의 명함중심의 비즈니스문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멤버 없었으면  7천장의 명함을 어떻게 관리했을까 싶다리멤버만큼 한국인의 핵심 비즈니스인맥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회사도 없다.  이 금맥을 이용해서 리멤버 어떻게 비즈니스를 키워갈지 앞으로 주목해볼만하다리멤버 아시아의 링크드인이 되길 바란다.

/지난 7월 나라경제에 기고했던 내용을 업데이트해서 블로그에 재발행했습니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1월 6일 , 시간: 4:1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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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리멤버라는 명함관리 앱을 만드는 드라마앤컴퍼니는 스캔한 명함을 입력할때 100%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OCR자동인식 대신 사람 타이피스트가 입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랬더니 “스타트업이 기술로 문제를 풀지 않고 무슨 가내수공업을 하냐”는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몰라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 일부러 인력으로 해결한 것입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한번 입력된 명함은 자동으로 입력되게 하는 등 다양한 자동화 방법을 통해 명함입력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이제는 200만 회원이 넘었고 네이버에 인수된 뒤 일본시장에 진출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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