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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월 2014

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토론하는 이스라엘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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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스라엘을 3번째로 방문해서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만남을 가졌다. 특히 스타트업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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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대학의 벤처인큐베이터인 StarTAU의 행사에 갔다가 한국 중진공의 프로그램으로 이스라엘의 유명 스타트업 Wix.com에서 인턴으로 몇달간 일한 노경민씨와 잠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이스라엘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니 뭐가 가장 인상적이었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약간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나왔다.

“무엇보다 보스와의 관계가 한국과 다른 것이 가장 놀란 점이었습니다. 정말 보스에게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더라고요. 정말로 평등한 관계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다. 그때 상사와의 한국식 상하관계를 돌이켜보면 보스와 부하가 평등하게 소통하는, 아니 부하가 보스에게 들이받기도 하는 이스라엘 회사에서의 경험은 아주 놀랍다는 것이다. (Wix는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되서 회사가치가 1조가 넘는, 이미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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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u씨.

Dudu씨.

영작문 교정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Ginger software의 CMO인 Dudu씨와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나는 또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의 평등한 조직 문화에 대해서 한번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는 “좀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이란 단서를 달며 이렇게 설명했다. 자기 부하가 CEO와 CMO인 자기와 같이 회의를 하는 경우에 자신이 낸 의견에 대해서 “It’s stupid”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발언에 대해서 자기나 CEO도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문화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의 직장에서 사장, 상무와 함께 일반 과장이 회의를 하면서 과장이 상무의 의견에 대해서 “멍청한 생각이다”라고 발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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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은 정말 직선적이다. 돌려말하지 않는다. 궁금하면 바로 속사포 질문을 날린다.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이야기한다. 이스라엘사람들을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같이 일을 시작한뒤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무척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다.

라이코스를 인수한 이스라엘회사와 일할 때의 일이다. 이스라엘쪽과 화상회의를 하면서 내가 회의 마무리를 좀 잘못한 일이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지라 내가 진행한 회의를 좀 어색하게, 찜찜하게 끝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보스에게서 바로 왓츠앱으로 메시지가 왔다. “정욱, That was rude. I don’t like it.” 그는 내가 잘못한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무례를 범한 상대에게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내가 잘못한 일이니까 사과하기는 했지만 신속하고 직선적인 그의 피드백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일에 대해서 나중에 그에게 다시 이야기한 일이 있는데  그는 이스라엘사람들은 그렇게 교육받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도 자기에게 그렇게 솔직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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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스타트업생태계를 다룬 ‘창업국가(Startup Nation)’이란 책을 보면 이런 농담이 소개되어 있다.

Four guys are standing on a street corner . . . an American, a Russian, a Chinese man, and an Israeli. . . . A reporter comes up to the group and says to them: “Excuse me. . . . What’s your opinion on the meat shortage?”

The American says: What’s a shortage?
The Russian says: What’s meat?
The Chinese man says: What’s an opinion?
The Israeli says: What’s “Excuse me”?

—MIKE LEIGH, Two Thousand Years

이스라엘 사람들과 일하기 시작한지 한달쯤 지난 시점에서 이 조크를 라이코스매니저들에게 읽어준 일이 있다. 다같이 동감하면서 폭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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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벤치마크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스라엘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윗사람에게 얌전(?)하고 고분고분하게 대하는 것이 한국의 조직문화다. 그리고 윗사람들이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한국문화에서 정말로 이스라엘의 장점을 배운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곤 한다. 이스라엘에서 느낀 점중 하나를 잊어버리기 전에 가볍게 메모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30일 at 4:10 pm

스마트폰이 바꾼 여행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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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스라엘출장을 왔다. 예전에 두번 이스라엘에 왔을 때는 매번 호텔에 묵었는데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행에게서 조금 떨어지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Airbnb를 이용하겠다고 마음먹었다. Airbnb를 이용하면 무엇보다 현지인들의 생활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좋다. 진짜 이스라엘사람의 동네 한가운데로 파고드는 것이다.

Screen Shot 2014-01-26 at 9.12.55 PM그리고 위에 보이는 집을 예약해서 왔다. 아주 싸지는 않지만 원래 묵으려고 했던 호텔보다는 싸다. 거실도 있고 키친도 있다. 무엇보다도 호텔은 wifi가 하루에 15불씩하는데 이 집에서는 추가비용없이 여러대의 랩탑, 스마트폰, 타블렛 등을 마음대로 연결해서 빠른 속도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집주인이 6일동안 이스라엘전화번호와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USIM을 1만5천원에 대여해줘서 편리하게 쓰고 있다. 덕분에 가지고 간 안드로이드폰에 USIM을 꽃고 비싼 데이터로밍비용을 걱정할 것 없이 마음껏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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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가지고 여행하는 시대에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에 가나 마음껏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Screen Shot 2014-01-26 at 9.20.09 PM

 오늘 숙소에서 텔아비브대학에 다녀오는데 버스를 타고 다녀왔다. 지도를 가지고 나설 필요도 없이 구글맵에서 대중교통수단을 선택하니 버스 25번을 타라고 나온다. 구글이 인도하는대로 버스정류장까지 가서 25번을 기다렸다 탔다. 그리고 지도상의 내 위치를 보고 있다가 내가 내릴 곳이 되면 그냥 내리면 된다. 버스운전사나 승객을 붙잡고 “어디에서 내려야 하느냐. 내릴 때가 되면 알려달라”고 부탁할 필요가 없다. 말이 안통해도 하나도 두렵지 않다.

버스에 앉아서 마음 편하게 천천히 사람구경, 동네구경을 하는 것이 즐겁고 진짜 현지인들의 생활속에 들어가 관찰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Screen Shot 2014-01-26 at 9.46.57 PM

나는 이런 방식으로 구글맵을 이용해 워싱턴DC, 뉴욕 등에서 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다녔고 거의 문제가 없었다. (인터넷이 안돼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는 지하철안에서는 좀 문제긴 하다.) 버스의 운행상황이 GPS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한국의 경우는 더욱 편리하다.

Screen Shot 2014-01-26 at 9.20.24 PM

그리고 그 나라의 말을 몰라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에서는 워낙 히브리어로만된 거리의 표지판이 많아 좀 불편하다. 그런 경우 Google Translate앱(안드로이드)를 써서 사진을 찍으면 히브리어를 번역해준다. 아주 정확하고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써보니 그럭저럭 없는 것보다는 휠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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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은 앞으로 더욱 똑똑해질 것이다. 내가 “텔아비브대를 버스로 가고 싶다”고 스마트폰에 말만 하면 자동으로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을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음성으로 알려줄지도 모른다. 정류장에 도착하면 “앞으로 1분후에 25번 버스가 오니 8 셰켈을 내고 승차하라”고 알려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릴때가 되면 자동으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라”고 말해줄 것이다.

스마트폰카메라를 읽을줄 모르는 외국어표지판에 비추면 자동으로 해석해준다든가 자동으로 음성인식을 해서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것도 금새 가능하게 될지 모르겠다.

확실히 우리는 스마트폰이 여행의 방법을 바꿔놓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오늘 텔아비브 시내를 누비며 다시 실감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27일 at 4:45 am

마인크래프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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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최근 한글판으로 번역출간된 ‘마인크래프트 이야기’(옮긴이 이진복, 인간희극 출판)의 추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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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우리 가족이 한국에서 보스턴으로 이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초등학교 5학년이던 우리 아들 준현이는 여느 아이들처럼 게임에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닌텐도 게임을 좋아했다.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해서 제일 빠진 게임은 다름 아닌 한국 게임회사,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였다. 준현이는 미국친구들과도 메이플스토리 등 다양한 게임들을 함께 즐겼다. 공부는 안 하고 너무 게임만 열중하는 것 같아서 가끔 혼을 내기 시작하던 때였다.

마인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 (출처 Mojang)
마인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 (출처 Mojang)

그런데 2011년 말쯤부터인가 갑자기 준현이가 좋아하는 게임이 바뀌었다. 얼핏 옆에서 보니 마치 80년대 8비트 게임을 방불케하는 유치한 그래픽의 게임이었다. 가상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주로 땅을 파고 벽돌을 쌓고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게임 같았다. 저런게 재미있을까 싶었다. 조금 하다가 싫증 내고 그만둘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준현이는 수많은 학교친구들과 함께 마인크래프트를 열광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몇 달이 지나도 준현이의 마인크래프트 사랑은 식기는커녕 더 깊어졌다. 그래서 나는 그때 처음으로 마인크래프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마인크래프트는 중독성은 있어보였지만 게임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효과도 있어 보였다. 온라인 세상 속에서 괴물들과 싸우며 일종의 ‘전쟁’을 하는 폭력적인 게임들에 비해 마인크래프트는 플레이어들이 서로 협동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게임이었다.

블록으로 이뤄진 마인크래프트 세상_출처 Mojang

블록으로 이뤄진 마인크래프트 세상_출처 Mojang

나는 수백, 수천 억의 예산을 들여 만든 실사 영화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 이런 엉성한 그래픽의 게임에 아이들이 열광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도대체 누가 이런 게임을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막 출간된 마인크래프트이야기 번역판. 그리고 마인크래프트의 창조주인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

막 출간된 마인크래프트이야기 번역판. 그리고 마인크래프트의 창조주인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

그런데 다행히도 이런 내 궁금증을 『마인크래프트 이야기』가 풀어주었다. 이 책을 통해서 접한 마인크래프트 탄생비화는 내 예상과 많이 달랐다. 유명대학 출신의 천재가 유명투자자인 수퍼엔젤이나 유명벤처캐피털에서 큰 투자를 받아서 만든 초대작게임으로 대박을 터뜨렸다는 등의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식 창업신화는 여기에 없다.

대신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게임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언젠가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던 한 평범한 스웨덴 청년의 성공스토리가 있다. 12살 때 아버지는 약물중독으로 어머니와 이혼했으며, 여동생까지도 약물중독에 빠져 가출하는 등의 불행을 겪은 이 내성적인 성격의 ‘게임 오타쿠’ 청년은 한국에서라면 취직이 안돼 백수신세를 면치 못했거나 아니면 평범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치킨집 사장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은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게임회사를 다니면서도 가욋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인디게임을 즐기면서 영감을 얻었고, 개인적으로 게임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해 2009년 마인크래프트를 탄생시켰다.

자신만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이 새로운 게임은 등장하자마자 전 세계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6불이라는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면서 그는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됐다. 너무 급속히 돈이 늘어나는 것 때문에 범죄에 악용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 페이팔이 그의 계정을 한때 차단했을 정도였다.

북유럽의 작은 복지강국인 스웨덴에서 나온 인디게임 마인크래프트. 이 게임의 성공스토리는 역시 게임강국이지만 게임중독법으로 많은 논쟁을 빚고 있으며, 또 스티브 잡스 같은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하자고 하지만 현실은 젊은이들이 스펙쌓기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한국의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힘들여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입사한 한국의 인재들은 권위적인 조직문화와 야근에 치여 막상 창의력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전락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2011년 마인콘 풍경_출처 Mojang

2011년 마인콘 풍경_출처 Mojang

그리고 『마인크래프트 이야기』는 글로벌한 성공을 꿈꾸는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도 주는 교훈이 있다. 마르쿠스는 기업경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는 단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인터넷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렸다. 마케팅에는 일전 한푼 쓰지 않았다. 게다가 공짜가 아니고 자신이 생각하는 정당한 가격을 매겼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서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의 충성스러운 고객들과 단단한 커뮤니티를 만든 것이다. 그것이 마인크래프트가 지금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이다.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마인크래프트의 성공에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풍 경 photo by Elin Zetterstrand

2011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풍 경 photo by Elin Zetterstrand

준현이는 용돈을 모아서 마인크래프트 서버까지 운영했을 정도로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한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도 언젠가는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겠다고 자바프로그래밍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마르쿠스처럼 되기를 꿈꾸는 것이다. 『마인크래프트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좋은 영감을 받기를 기대한다. 게임강국 한국에서도 마인크래프트처럼 전 세계를 호령하는 인디게임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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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 마인크래프트가 어떤 게임인가에 대해서는 ‘하루하루가 주말의 종말‘이라는 제목의 웹툰에 잘 표현되어 있다. 안보신 분은 한번 보시길.

Screen Shot 2014-01-25 at 9.50.39 AM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25일 at 9:56 am

IT 비정상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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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초에 한 보안업체 보안전문가와 식사를 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사용하기에 너무나도 복잡한 한국의 온라인 금융과 쇼핑 사이트에 대한 이야기로 옮아갔다. 나는 미국의 아마존에서 단 한번의 클릭으로 사고 싶은 물건을 쇼핑하고, 피시든 맥이든 스마트폰이든 태블릿 컴퓨터에서든 별 불편 없이 온라인 은행거래를 하고 신용카드 사이트를 이용하던 경험을 말했다. 그리고 이제 한국에 돌아오니 새로운 사이트에 가입할 때마다 매번 휴대전화 본인인증을 통해 주민등록번호 등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며 피시에서만 실행되는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 설치 등을 요구해 이용이 너무 불편하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신문 회원 가입, 족구하라고 해요-들풀님의 글이 내 심정을 잘 표현해주셨다.)

아무리 보안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왜 이렇게 동의할 것이 많은지 모르겠다.

아무리 보안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왜 이렇게 동의할 것이 많은지 모르겠다.

참고기사-[이슈추적] 개인정보 동의 강요는 기업들 ‘돈벌이용'(중앙)

십여년간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에게는 문제가 아닐지 모르지만 내게는 명백한 ‘비정상’인 것이다. 그리고 내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난 주민등록번호를 넘겨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는 말도 했다. 그러자 그분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실은 아마존처럼 고객 입장에서 사용하기에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것이 업체에게는 더욱 어려운 것입니다. 아마존이라고 왜 보안 문제를 걱정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고객은 느끼지 못하게 하는 한편 뒤에서는 다양한 첨단 보안기술을 적용해 각종 해킹 시도를 막는 것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사이트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이중 삼중으로 고객이 복잡하게 인증을 하도록 해서 보안 강화를 한 것 같지만 사실 내부적으로 보안 기술은 별것이 없고 정보보호 관리체제도 허술합니다. 보안에 나름 투자하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겉에 보이는 것만 보안을 강화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보안 기술이 다양하게 잘 발전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고객에게만 복잡한 보안인증절차를 강요하고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개인정보를 받는 한국의 문화가 고객만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티(IT)업계 전반의 혁신과 발전까지도 가로막는 비정상적인 문화라고 생각했다. 고객 중심이 아닌 행정편의적 문화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나눈 지 불과 이틀 뒤에 케이비국민카드, 롯데카드, 엔에이치농협카드에서 보유하고 있던 회원정보 1억건이 불법유출됐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어처구니없게도 이번 정보유출은 개인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의 직원이 개인정보를 유에스비 메모리에 담아서 외부 업자에게 돈을 받고 팔다가 적발됐다. 보안전문가가 우려했던 대로 내부의 허술한 보안체계에서 사고가 터진 것이다.

NYT, WSJ에 실린 타겟의 사과광고. 카드정보유출로 물의를 빚었었다.

NYT, WSJ에 실린 타겟의 사과광고. 카드정보유출로 물의를 빚었었다.

고객이 온라인 사이트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다. 선진국에서도 해킹을 통한 정보유출 사고는 빈발하지만 해당 업체는 신속한 사과와 관련 조처를 취해 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유출 사고로 인해 설사 피해를 입더라도 절대 고객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한다.

인천세관에 쌓여있는 배송박스들. 자세히 보면 대부분 아마존박스다. (MBC방송캡처)

인천세관에 쌓여있는 배송박스들. 자세히 보면 대부분 아마존박스다. (MBC방송캡처)

불신에 사로잡힌 한국의 온라인 쇼핑족들은 해외 직접구매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가격이 싸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용하기도 편한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직구’ 규모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미국 온라인 쇼핑몰들이 회원들에게 미국 휴대전화번호를 통한 본인인증과 사회보장번호를 요구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반대로 보면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들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는 셈이다.

이제는 미국의 페이팔을 능가하는 거래액을 자랑한다는 중국의 인터넷결제수단 알리페이. 당연하지만 우리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인터넷결제에 액티브액스는 필요없다.

이제는 미국의 페이팔을 능가하는 거래액을 자랑한다는 중국의 인터넷결제수단 알리페이. 당연하지만 우리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인터넷결제에 액티브액스는 필요없다.

이제는 쇼핑도 온라인으로 국경 없이 이뤄지는 시대에 전근대적인 전봇대가 곳곳에 박혀 있는 한국의 온라인 보안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한국의 아이티업계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하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자들에게 밀려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할지 모른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아이티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1월21일자 한겨레신문 ‘임정욱의 생각의 단편’ 칼럼으로 게재한 내용.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23일 at 11:07 pm

생각의 단편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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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네스트 인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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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4-01-15 at 11.26.11 PM구글이 위 2개의 제품을 가진 회사 네스트(Nest Labs)를 3.2B, 즉 3조4천억원에 인수했다. 그것도 전액 현금으로.

네스트의 창업자 토니 파델 (출처 Bloomberg TV)

네스트의 창업자 토니 파델 (출처 Bloomberg TV)

네스트는 애플에서 아이팟 개발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토니 파델이 창업한 회사다. 직원 3백명이 전원 애플출신이라고 할 정도로 ‘작은 애플’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다. (토니는 스티브 잡스의 귀여움을 받던 핵심중의 핵심이었다. 결혼도 애플의 HR담당중역과 사랑에 빠져 (잡스의 허락을 받고) 사내결혼으로 했을 정도다.)

그런 회사를 애플이 아닌 구글이 예상외의 거액으로 인수했다. 네스트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지는 않지만 3조4천억이라는 금액이 너무 높게 느껴져서 나는 아래와 같은 트윗을 어제 날렸다.

그랬더니 실리콘밸리의 권기태님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구글의 네스트인수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글인 것 같아 본인의 허락을 얻어 공개한다. 하긴 돌이켜보면 구글이 유튜브를 1조6천억에 인수할때에도 말이 많았었다.

권기태님은 맥북에어 도킹스테이션을 만드는 인피니윙을 창업하신 경력이 있고 지금은 반도체회사인 마벨에서 근무하고 있다.

임정욱님, 안녕하세요.

어제 발표된 네스트의 3.2 billions 인수사건에 대해 제 의견을 나누고 싶어서 편지를 보냅니다. 이것은 실리콘 밸리에서도 아주 중요한 사건이고, 지금 하이테크 업계의 새경향을 제시하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이 인수건으로 구글은 Internet of Things, smart home 의 최전방에 선 회사가 되었습니다

– 이 사건은 Instagram 이 소프트업계에서 그리하였던 처럼, 모든 하드웨어 스타트업 회사의 성공의 기준이 될 것이고, 모든 하드웨어 업계의 투자 검토는 이 회사 경우를 참조하게 될 것입니다.

– 이 사건은 수년만에 billion dollar이상의 exit은 소프트웨어 회사만 (instagram, Tumblr)이 가능하다고 하는 실리콘밸리의 통념을 박살내 버렸습니다. 그 것도 instagram 과 Tumblr의 세배가 넘는 액수를 모두 현찰로 받았지요. 하드웨어를 하는 저에게, 그리고 한국에게는 아주 신명나는 일이지요.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버렸으니까요.

이 회사는 지난해에 약 300 million dollar 의 매출을 내었습니다 (추정). 이는 3년을 갓 넘긴 회사로는 놀라운 것이지먄,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구글이 매출액의 10배 이상되는 액수로 사주었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1.5배에서 2배를 쳐줍니다). 이는 구글은 현재의 가치 평가보다 미래의 성장가능성에 betting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실리콘밸리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이 회사가 한국에 있는 회사이고 삼성에 팔려고 시도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상상해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네요.)

– 이 사건은 social, mobile, cloud 로 진화해온 실리콘 밸리의 성장 동력에 Internet of Things 가 공식적으로 더해지는 사건이 됩니다.

– 이 회사는 기본적으로 3년 반동안에 한개의 제품 (몇달전에 화재 경보기가 추가되었으나 이것이 이회사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고 봅니다.)만으로도 multi-billion dollar의 회사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였습니다. 이는 많은 시사점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에는 많은 제품군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한개의 killer, 이것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 이 회사의 제품에는 어떤 최첨단의 기술(초고속 통신기술, Thunderbolt같은 기술들)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모두 상용화된지 오래된 기술들 (Wi-Fi, color screen, machine learning, cloud)을 조합하여 소비자들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Simple, beautiful, delightful 이것들이 성공하는 회사를 만드는 핵심개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과 사회와 문화를 깊이 이해해야만 가능합니다. 기술만 알아서는 절대 불가능하지요.

– 이 회사는 대충보면 하드웨어 회사같지만, 자세히 그리고 정확히 보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를 절묘하게 조합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제 하드웨어는 더이상 두뇌가 없는 바보 기계를 만드는 게임이 아닙니다. 스스로 학습능력이 있어 context를 이해하여 소비자와 지적으로 소통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게임의 룰이 되고 있습니다.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보냅니다.

권기태 드림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15일 at 11:48 pm

모바일웹트랜드, 스타트업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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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바라의 중국 인터넷마켓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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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제품담당 부사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10월 중국의 휴대폰제조업체인 샤오미로 옮겨 화제를 뿌렸던 휴고 바라. 그가 지난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매년 열리는 Le Web이라는 인터넷컨퍼런스에 참석해 중국 모바일마켓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Screen Shot 2014-01-13 at 11.04.41 PM

휴고 바라는 브라질출신으로 MIT에서 공부하고 구글의 최고위임원에 올랐던 사람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유럽 등의 시장도 잘 알고 있는 글로벌한 인재다. 이런 서구의 인터넷전문가가 중국인터넷시장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나누는 이야기라 내가 중국인터넷시장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중국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둘 내용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이제 중국의 IT시장은 한국보다 저만치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은 우물안의 IT강국이라고 해야 하나 싶다.)

다음은 인상적인 점 몇가지.

Screen Shot 2014-01-13 at 11.04.55 PM최근 중국 인터넷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르고 있다. 상장되자마자 공모가이상으로 크게 급등하는등 시장이 뜨겁다. 위에 소개된 최근 4회사를 보면 최소가 5천억원, 최대가 3조원이상의 시장가치까지 올라가는등 규모가 상당하다.

Screen Shot 2014-01-13 at 11.05.05 PM중국 모바일앱 랭킹도 흥미롭다. 얼마나 중국업체들이 강세인가 하면 안드로이드, iOS모두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중국앱이다. 자세히 보면 톱10에 게임이 없다는 것도 흥미롭다. 절반정도가 텐센트의 제품이다. 월간사용자수(MAU)도 미국의 인기앱 사용자수에 ‘O’을 하나 더한 정도로 많다.

Screen Shot 2014-01-13 at 11.05.39 PM알리바바의 쇼핑몰 타오바오를 그는 극찬했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사이트란다. 뭐든지 편리하게 쇼핑하고 휴대폰 사용료도 내고 개인금융관리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만능 전자상거래 사이트라고 할까.

Screen Shot 2014-01-13 at 11.05.51 PM역시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도 너무 편리하고 어디서나 다 결제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택시에서 지불할때도 알리페이를 쓴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알리페이의 거래액은 이미 페이팔의 몇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Screen Shot 2014-01-13 at 11.05.22 PM중국을 대표하는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Wechat은 중국에서 SNS 그 자체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이 안에서 전화, 이메일, 문자, SNS까지 모든 것을 다 한다.

Screen Shot 2014-01-13 at 11.40.00 PM중국판 Uber라는 DIDI. 택시를 부를때 이 앱을 사용하는데 GPS로 위치를 알려주면서도 보이스메모로 택시기사에게 더 자세한 위치설명을 하거나 팁을 더 주겠다고 제안하는 기능이 인기라고. 중국의 택시운전사들은 거의 모두 이 앱을 이미 쓰고 있다는 설명.

Screen Shot 2014-01-13 at 11.43.30 PM마지막에는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들고 나와서 좀 보여주었는데 이 회사는 마치 애플처럼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완벽하게 자사가 통제한다고 자랑. 위에 보이는 폰은 엔트리모델인데 꽤 쓸만한 스펙처럼 보이는데도 불구 가격이 겨우 1백10불이라고.

어쨌든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액티브X, 공인인증서 등 독특한 규제로 막혀있는 한국의 인터넷시장에 비해 중국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기업들이 중국에 들어가는 것만 막고 있을 뿐이지 내부에서는 중국인터넷기업들이 다양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서 중국소비자들을 사로 잡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마켓에서 텐센트의 위챗은 네이버의 라인과 맞짱 대결중이다. 텐센트는 수천억의 마케팅 예산을 쏟아가면서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무차별 위챗 TV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네이버로서도 대적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텐센트는 시장선점을 위해 마케팅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샤오미 같은 중국의 급성장하는 스마트폰업체도 몇년뒤면 삼성전자가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로 부상할 것 같다.

불과 몇달 사이에 중국 마켓을 이렇게 빠르게 배워가고 있는 휴고 바라 같은 똑똑한 글로벌 인재를 샤오미가 데려갔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휴고 바라는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서 샤오미에 조인했다”며 “우리가 주목하는 첫번째 글로벌 시장은 동남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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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3일 at 11:57 pm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 탐방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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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형제의 사무실 손님 로비역할을 하는 10층 입구의 모습.

지난해 7월에 ‘배달의 민족’앱을 만든 잠실의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에 들렀다가 받은 느낌을 “포스터로 가꿔나가는 기업문화”라는 포스팅으로 소개한 일이 있다. 그런데 이 글이 네이버탑페이지에 소개된 덕분에 거의 5만회의 조회수를 올리며 내 블로그사상 최고 페이지뷰의 주인공이 됐다.

어쨌든 그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에 일이 있어서 며칠전  2번째로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됐다. 이번에는 작년 여름에 공사중이었다가 새로 확장한 10층 사무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사진을 또 많이 찍어두었다.

우아한 형제들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하고 즐거운 기업문화를 가진 한국의 토종 스타트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혼자 보기 아까워 찍어둔 사진을 공유한다.

우아한 형제들 기업문화에 대한 내용은 얼마전 나온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의 “지각 출근 빼고 뭐든지 허용된다”기사를 참고.

IMG_9347세심하게 사무실 구석구석 투어를 시켜준 김봉진대표. 벽면의 ‘우아한 모의고사’는 회사의 핵심가치를 묻는 질문으로 만들어져 있다.

IMG_934510층의 회의실 겸 세미나룸. 20여명 정도가 들어간 작은 세미나도 가능하고 사진촬영스튜디오로도 쓴다.

IMG_934695명의 회사직원들이 인쇄된 뱃지들이 전시되어 있다. 회사에 입사하면 개성있는 모습의 사진을 찍게 되있고 그 사진을 뱃지로 만들고 출입증에 넣는다.

Screen Shot 2014-01-12 at 6.22.27 AM김봉진대표의 출입증이다. 가족을 소중히 하자는 마음에서 모든 직원의 출입증 뒷면에는 가족사진을 인쇄해 넣었다고 한다.

IMG_9383예전에는 탄산음료 등을 무제한 제공했는데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서 과일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다. 과일은 모두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공급받는다.

IMG_9351사무실의 모습이다. 큐비클 같은 칸막이가 없고 모두 오픈된 공간에서 같이 일한다. 사무실에 음악을 틀어놓아서 약간은 시끄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조용히 있는 것 보다 서로 자유롭게 대화하고 떠들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떠들면서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IMG_9350이런 스툴형 의자를 사무실에 많이 배치해 놓아 다른 팀사람들도 자유롭게 옆자리에 와서 앉아서 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IMG_9353어떤 층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이 등신대의 사진과 맞닥뜨려서 깜짝 놀랐다. 직원들의 출입증 사진중 포토제닉상을 받은 것을 확대해서 전시해놨다는 것이다.

Screen Shot 2014-01-12 at 6.23.38 AM회사내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라인메신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95명의 직원들이 모두 들어있는 대화방이 있고 여기서 계속 서로 이야기한다.

IMG_9340 IMG_9355 IMG_9349사내 곳곳에 붙여져 있는 인상적인 포스터도 여전했다.

IMG_9348심지어는 이런 포스터까지 ….

IMG_9368사내 공지사항도 이렇게 코믹하게 만들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등장인물도 실제 그 층에서 일하는 팀장님이다.

IMG_9376 IMG_9372 IMG_9373 IMG_9367 IMG_9359회사곳곳에 넘쳐나는 재치있는 글귀가 이 회사의 문화를 말해준다.

IMG_9380 IMG_9378성격유형분류도 이처럼 재미있게 만들어놓았다.

IMG_9382방문기념으로 가져가라는 배달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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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내용도 있다. 대회의실의 여닫이 문에 쓰여있는 글.
IMG_9370 IMG_9371사내 곳곳에 책이 넘쳐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책값은 회사에서 무제한으로 지원해준다. 위는 우아한 형제 추천도서. 독서가인 김봉진대표의 자리에도 책이 한가득이다.

IMG_9377김대표가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이 우유캠페인이다. 이제 이런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창업자의 철학과 생각이 얼마나 기업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가를 우아한 형제들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IMG_9361멋진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하나하나 성취해 나가는 회사. 앞으로 우아한 형제가 어떤 회사로 성장해 나갈지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12일 at 10:34 am

모바일앱과 핏빗 덕분에 바뀐 내 생활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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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덕분에 내 생활습관이 바뀌었다. 하루종일 뚫어지게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스마트폰 덕분에 예전보다 부지런히 걷고 움직이게 됐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함께 인터넷에 연결된 각종 기기로 자신의 생활을 ‘측정’하게 되면 생활습관이 더욱 바람직하게 바뀌고 관련 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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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의 5년간 미국생활을 하다가 2달전 귀국했다. 2009년초 내가 미국에 갈 당시 한국은 스마트폰 상륙이전이었다. (아이폰은 2009년말에 처음 KT가 도입했다.) 약 5년후인 지금은 한국은 스마트폰보급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되어 있었다. 어쨌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한국에서 쓸 스마트폰(아이폰5s)을 구매한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비교해서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차이점을 느꼈다.

미국과 비교하면 휠씬 안정적이고 빠른 한국의 모바일인터넷망

첫번째는 눈에 띄게 빠르고 안정적인 한국의 광대역(LTE)모바일 인터넷망이다. 미국에서도 LTE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음영지역이 워낙 많아 골목안이나 빌딩안에서는 전파가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지하나 지하철내에서는 휴대폰이 아예 안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그런데 (물론 예전부터 휴대폰은 잘 터졌지만) 한국에서는 지하는 물론이고 운행하는 지하철내에서도 빵빵한 속도로 인터넷이용이 가능했다. 또 한국에서는 미국과 달리 스마트폰의 인터넷을 추가요금없이 테더링해서 아이패드나 랩탑컴퓨터에 공유연결해 인터넷을 쓰는 것도 자유롭다. (내가 휴대폰을 가입해 쓰던 미국AT&T는 데이터 테더링을 위해서는 월 20불의 추가요금을 내야만 했다.)

다음지도앱, 구글맵앱, 네이버지도앱.

다음지도앱, 구글맵앱, 네이버지도앱.

훌륭한 모바일 지도앱 3종세트

두번째로 인상적인 것은 지도앱의 대중교통정보다. 대개 구글맵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외국과 달리 한국에는 네이버지도, 다음지도라는 훌륭한 지도앱이 있다. 그리고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가 제공된다. 목적지까지 다양한 루트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버스의 GPS정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버스의 운행상황까지 제공해준다. 해외에서는 보기 어려운 편리한 기능이다. 이런 앱 덕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무척 수월해졌다. 어떤 특정장소로 가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가고자 하는 장소를 검색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선택하면 버스나 지하철로 가는 최선의 방법을 알려준다. 버스번호나 노선을 외우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어디를 가나 쉽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을 통해서 밀린 서류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내가 직접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시간을 휠씬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걷기 동기부여에 큰 효과가 있는 핏빗

Fitbit Flex

Fitbit Flex

그리고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가 있다. 바로 손목에 차고 다니는 운동량측정기 핏빗(Fitbit)이다. 이것은 일종의 스마트한 디지털만보계라고 할 수 있다. 매일 1만보를 채우는 것이 목표인데 자가용을 타고 다녀서는 절대 이 목표를 채우기 어렵다. 되도록이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열심히 움직여야 하루에 몇천보라도 더 걸을 수가 있다.

핏빗앱 화면. 핏빗으로 연결된 친구들끼리 경쟁을 유도한다.

핏빗앱 화면. 핏빗으로 연결된 친구들끼리 경쟁을 유도한다.

게다가 내 핏빗앱에는 40여명의 친구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매일처럼 랭킹으로 걸음수를 비교한다.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걸음이라도 더 걷게 된다. 시간이 나면 러닝머신에서 좀 운동을 해서 4천~5천보를 더해놓을 정도다. 그 결과 한국에 온 뒤 첫 2달동안 (부모님의 차를 빌릴 수 있는데도) 한번도 운전대를 잡은 일이 없다. 한두 정류장 정도 예전같으면 택시를 타고 다녔을 거리를 이제는 항상 걸어다닌다. 교통체증속에서 차를 운전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이동하면서 밀린 이메일을 읽고 간단히 답장도 하면서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한다. Screen Shot 2014-01-07 at 7.41.04 AM 마침 흥미롭게도 1월7일자 조선일보에 “배불뚝이 직장인 47명, 12週 걷기… 허리 9㎝ 줄어 업무효율 크게 향상”라는 기사가 실렸다. “체중을 엄청나게 줄였다”는 부분을 빼고는 지하철을 타면서 하루에 2만보를 걷고 모바일앱을 이용해 신체활동을 측정해가며 동기부여를 했다는 점이 비슷하다.

김씨가 이렇게 열심히 걷게 된 데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팀과 SK 자회사 헬스커넥트가 공동 개발한 IT와 스마트폰 앱(APP)을 이용한 프로그램 덕이다. 조 교수팀은 참가자들에게 걸음 수를 측정하는 신체 활동 추적기를 시계 또는 목걸이 형태로 차게 했다. 이는 일종의 전자 만보계로, 온종일 걸어 움직인 횟수가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기록된다. 체중과 먹는 양에 따라 신체 움직임 목표치가 설정돼 매일 자신의 수행 실적을 알 수 있다.

아쉽게도 나는 체중을 줄이는 것에는 완전 실패하고 있다. 한국에 온 이후 “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고 게다가 매일 술을 조금씩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하루 평균 1만4천보정도를 걷는 덕분에 급격한 체중증가가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

자동차의 소유 필요성이 반감되고 있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이제는 아예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성이 별로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됐다. 꼭 필요할 때만 빌려서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자동차가 내게 주는 효용가치보다 스마트폰이 내게 주는 효용가치가 더 높은 듯 싶고 덤으로 운동까지 더 하게 되서 좋다고 느끼는 것이다. 유럽에서 자동차판매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그 원인이 스마트폰에 있다는 얘기가 있다. (참고 포스팅: 아이폰과 페이스북에 고객을 빼앗기는 자동차업계) 아이폰과 페이스북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굳이 자동차를 가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내 요즘 경험을 통해 그것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7일 at 10:16 pm

경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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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 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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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경제신문에 나온 “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라는 기사. 아래는 내용중 일부 발췌.

정부 핵심 자료와 고위 간부들의 대화내용이 민간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무방비로 둥둥 떠다니고 있다. 공무원들이 일명 ‘카톡 대화방’을 새로운 회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다.

예산실의 한 과장은 “우리도 이런 식으로 소통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며 “카톡 없이는 업무가 돌아갈 수 없는 여건”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공무원들의 보안 취약성을 우려해 카톡을 쓰지 않으려 해도 긴급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 상황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대화방을 만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대면 보고를 해야 하지만 만날 수 없거나 갑자기 다급한 사안이 발생할 때는 카톡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화로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로 찍어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 기사를 읽고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분들과 명함을 교환하다보면 정부공식이메일을 안쓰고 국내포털이메일이나 지메일을 명함에 적어넣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왜 그렇게 하냐고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회사이메일은 보안때문에 쓰기가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메일을 보내고 답이 없어서 왜 그런가 전화해봤더니 “사무실에 들어가야 메일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저녁에 들어가서 답을 주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이메일을 보내면 몇분안에 답을 하는 미국인들과 일하다가 이런 경우를 접하면 10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조선비즈의 [세종풍향계] 공무원들이 지메일 쓰는 이유라는 기사에 소개되어 있다.

[중략] 공무원들이 이러한 위험에도 민간 이메일을 사용하는 이유는 모순적이게도 정부의 보안 지침 때문입니다. 보안 규정에 따라 공무원들은 일반 PC와 내부 업무용 PC(인트라넷 PC)를 사용하는 데요, 직원 간 채팅 등이 가능한 인트라넷 PC는 보안상 이유로 일반 인터넷이 아닌 전용선으로만 연결돼있습니다. 이 PC가 위치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서 작업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이지요. 청사 이동으로 이동이 잦아진 상황에서 인트라넷 PC 앞에 앉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무원들은 정부 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정부 이메일에 접근하려면 USB 보안키가 있으면 가능합니다만 이 보안키는 모바일 기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활용도가 낮다고 합니다. [중략] 행정안전부는 청사 이전으로 서울을 오가는 공무원들이 늘자 광화문 등에 인트라넷 PC를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 출장 온 공무원들이 이 센터를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또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모바일 기기로 이용 가능한 민간 이메일을 쓰게 된다고 합니다.

국정감사등이 있으면 많은 공무원들이 국회에 가서 본부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자료를 주고 받고 수정해야 하는데 이런 불편한 공식 이메일시스템으로 일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러니까 외부이메일을 쓰고 또 협업도구로서 그보다 더 편한 카톡대화방을 쓰는 것이다.

문제는 보안을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정작 국가의 중요한 최고 기밀문서들은 카톡이나 지메일에 둥둥 떠다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러느니 보안을 좀 풀어주고 정부시스템내에서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IT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는 모르겠지만 많은 주정부, 도시 등이 구글앱스, 즉 구글클라우드를 공식 IT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 구글은 아예 “Google Apps for Government”라고 브랜딩을 하고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LA시, 피츠버그시, 올랜도시 등 많은 시나 주정부가 구글클라우드시스템을 내부 직원용으로 사용중이다. 예산절약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구글시스템을 채택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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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과천종합청사, 세종시 등을 오가야 하는 일이 많은 공무원들에게 효율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한 IT툴이 얼마나 절실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척척 문서를 그룹으로 공유하고 같이 편집해 나가고 서로 코맨트를 붙여주는 것이 가능한 문서협업시스템을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아래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 이메일은 사무실에 들어가서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면 페이스타임이나 스카이프 같은 화상회의툴로 그 자리에서 즉각 비디오컨퍼런스를 해서 상황설명을 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아예 안되거나 고가의 화상회의시스템이 갖춰진 회의실에 가야만 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구글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NSA가 한국정부를 손바닥보듯이 들여다볼지 모른다^^) 하지만 지메일, 구글닥스, 구글드라이브, 구글챗 등을 이용해서 업무를 보는 미국공무원들과 이메일을 읽기 위해서 별도 PC에 가서 확인해야 하는 한국공무원들과 얼마나 업무효율이 차이가 날지 한번 상상해보자.

이처럼 많은 현업 공무원들이 기존 시스템을 불편해하며 지메일, 카톡 등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도 전혀 바뀌지 않는 정부 IT시스템이 답답할 뿐이다. 정부가 이처럼 보안을 강조하며 내부시스템을 불편하게 만들어 놓은 것은 역설적으로 공무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대다수의 국민들이 불편해하는데도 보안을 이유로 요지부동 바뀌지 않는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 문제와 비슷한 것 같다.

아마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최종의사결정을 하는 고위층이 직접 컴퓨터를 써서 업무를 하지 않고 아래에 시키기만 해서 그 문제점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IT literacy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것보다 이런 것부터 융통성 있게 바꾸고 좋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시스템 활용에 정부부터 솔선수범하며 민간을 리드해 나가야 창조경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4일 at 8:56 pm

아마존과 엑티브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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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한다고?”

지난주 한 매체가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을 보도한 이후 국내 누리꾼들이 술렁였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공룡기업이다. 아마존은 시가총액이 190조원에 이르며 세계 최대의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와 맞짱을 뜨는 거대기업이다.

(이달초에 미국 CBS 60 Minutes보도로 큰 화제를 모은 아마존의 무인헬기를 이용한 배달실험. 혁신가로서의 제프 베이조스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1994년 인터넷으로 책 판매를 시작해 지금은 모든 것을 다 판다는 종합온라인쇼핑몰로 성장한 아마존은 자타가 공인하는 혁신기업이기도 하다. 2007년 전자책 리더인 ‘킨들’을 내놓아 전자책 시대를 열어젖혔으며, 기업의 빅데이터를 인터넷에 연결된 대규모 컴퓨터 서버를 통해 처리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는 지난 8월 <워싱턴 포스트>를 개인적으로 인수해 전세계 언론인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어쨌든 세계적인 화제의 기업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세계적인 공룡 대기업이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는데도 경계심은커녕 환영 일색이었다. 트위터에서는 이런 반응들이 나왔다.

http://twitter.com/jhnha/status/416454689454952449

얼마나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에 진절머리가 나면 국외기업에 이런 구원을 바랄까. 소비자들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고쳐지지 않는 한국의 인터넷규제 현실이 기가 막힐 뿐이다.

인터넷속도가 느린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휴대전화 통화도 안 되는 곳이 부지기수인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 돌아왔다. 그렇다 보니 전국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운행중인 지하철 안에서까지 뻥뻥 터지는 모바일인터넷 등 훌륭한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에 감탄하게 된다.

단지 한번 클릭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아마존닷컴의 원클릭구매버튼은 온라인쇼핑을 너무나 쉽게 만들어줬다.

단지 한번 클릭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아마존닷컴의 원클릭구매버튼은 온라인쇼핑을 너무나 쉽게 만들어줬다. 덕분에 충동구매를 자주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반면 인터넷쇼핑이나 금융을 이용하려면 좌절하게 된다. 피시든 스마트폰이든 아마존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원클릭(단 한번만 클릭하면 미리 저장되어 있는 신용카드 정보와 주소로 결제가 완료되고 제품이 배달된다)만으로 구매하던 습관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 겹겹이 액티브엑스를 설치하고 본인인증을 하는 등 보안 스무고개를 넘어야 물건을 살 수 있게 만든 한국의 전자상거래 관련 규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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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윈도PC에서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사용하며 액티브X를 겹겹히 설치해야만 구매가 가능하도록 만든 한국의 온라인쇼핑사이트는 구매의욕을 꺾는다. 특히 평소 액티브X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해외동포들의 경우는 구매결제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것은 마치 정부가 온라인금융이나 인터넷쇼핑업계에서는 혁신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는 것 같다. 액티브엑스는 해외의 수많은 한국인 동포와 주한 외국인들의 한국 인터넷쇼핑을 막는 원흉이기도 하다. 또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사람도 어려울 정도니 노년층은 인터넷쇼핑을 하지 말라는 것 같다. 아이패드에서 몇번 터치로 쉽게 쇼핑을 하는 미국의 노인들과는 천지차다.

국내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은 발에 무거운 족쇄를 달고 국외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전자책회사의 지인은 “국외동포들에게 한국 전자책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국은 항상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며 “동포들은 항상 복잡한 인터넷 결제 방법에 질려서 구매를 포기하기가 일쑤였다”고 말했다.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국경이 없어지는 시대다. 복잡한 결제 절차와 비싼 가격에 질린 사람들은 간편한 국외쇼핑몰에서 직접 구매에 나서고 있다. 이런 ‘직구족’의 등장에 아마존도 한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리라. 아마존의 진출이 뭔가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주길 나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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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31일자 (마지막날) 한겨레칼럼으로 기고한 글. 아래는 부가설명.

보스턴에 있을 때 아내가 영어를 배운 미국인 할머니부부와 친하게 지냈었다. 우리 부모님과 연세가 비슷한 70대의 노부부이셨다. 책 읽기를 즐기는 할머니께 아마존 킨들을 선물해 드렸었다. 그때 할머니의 한마디.

“I don’t know how it works. But it’s like a magic. It’s so easy to use!” 킨들로 책을 구매해서 읽는 과정이 “마치 마술같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보고 싶은 책을 그냥 원클릭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편하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결제과정이 어렵지 않고 한번 신용카드정보와 주소지를 입력해두면 편하게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연배가 높은 어르신들도 어렵지 않게 온라인쇼핑을 이용한다.

모바일에서의 결제과정이 쉽기 때문에 미국에서 모바일쇼핑비중이 날이 갈수록 급성장중이다. (출처:블룸버그TV보도)

모바일에서의 결제과정이 쉽기 때문에 미국에서 모바일쇼핑비중이 날이 갈수록 급성장중이다. (출처:블룸버그TV보도)

휴대폰을 통한 본인인증도 필요없고 신용카드만 있으면 PC이든 맥이든 스마트폰이든 타블렛이든 어떤 브라우저에서든지 결제가 가능하다. 아이디와 패스워드입력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페이팔(Paypal)도 결제를 쉽게 하는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엄청나게 많이 쓰이는 휴대폰결제가 미국에서는 인기가 거의 없다.

이제 한국을 보자. 우리 부모님은 컴퓨터를 안쓰시고 아이패드만 쓰신다. 나는 도저히 온라인쇼핑을 가르쳐 드릴 수가 없다. 설사 랩탑을 쓰더시더라도 마찬가지다. 컴퓨터를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도저히 액티브X 깔라고 표시가 나오면 무조건 ‘예’를 하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 부모님께는 각종 악성소프트웨어와 ‘안전한’ 액티브X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사실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설치할 때마다 찜찜하다. 매번 신용카드정보를 처음부터 다시 입력하고 본인확인 등 을 거치는 회원가입이나 구매과정도 너무 복잡하다.

어쨌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온라인뱅킹이나 전자상거래분야에서 한국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들의 혁신은 요원하다. 오히려 발에 족쇄가 달린 한국의 기업들이 이런 규제를 우회한 외국기업들에게 한국고객을 다 빼앗겨 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마존이 사이트만 한글화해서 값싼 제품 가격과 편리한 결제로 한국에서 엄청난 매출만 올려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언젠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1일 at 10:07 pm

생각의 단편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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