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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엑티브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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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한다고?”

지난주 한 매체가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을 보도한 이후 국내 누리꾼들이 술렁였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공룡기업이다. 아마존은 시가총액이 190조원에 이르며 세계 최대의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와 맞짱을 뜨는 거대기업이다.

(이달초에 미국 CBS 60 Minutes보도로 큰 화제를 모은 아마존의 무인헬기를 이용한 배달실험. 혁신가로서의 제프 베이조스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1994년 인터넷으로 책 판매를 시작해 지금은 모든 것을 다 판다는 종합온라인쇼핑몰로 성장한 아마존은 자타가 공인하는 혁신기업이기도 하다. 2007년 전자책 리더인 ‘킨들’을 내놓아 전자책 시대를 열어젖혔으며, 기업의 빅데이터를 인터넷에 연결된 대규모 컴퓨터 서버를 통해 처리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는 지난 8월 <워싱턴 포스트>를 개인적으로 인수해 전세계 언론인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어쨌든 세계적인 화제의 기업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세계적인 공룡 대기업이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는데도 경계심은커녕 환영 일색이었다. 트위터에서는 이런 반응들이 나왔다.

http://twitter.com/jhnha/status/416454689454952449

얼마나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에 진절머리가 나면 국외기업에 이런 구원을 바랄까. 소비자들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고쳐지지 않는 한국의 인터넷규제 현실이 기가 막힐 뿐이다.

인터넷속도가 느린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휴대전화 통화도 안 되는 곳이 부지기수인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 돌아왔다. 그렇다 보니 전국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운행중인 지하철 안에서까지 뻥뻥 터지는 모바일인터넷 등 훌륭한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에 감탄하게 된다.

단지 한번 클릭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아마존닷컴의 원클릭구매버튼은 온라인쇼핑을 너무나 쉽게 만들어줬다.

단지 한번 클릭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아마존닷컴의 원클릭구매버튼은 온라인쇼핑을 너무나 쉽게 만들어줬다. 덕분에 충동구매를 자주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반면 인터넷쇼핑이나 금융을 이용하려면 좌절하게 된다. 피시든 스마트폰이든 아마존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원클릭(단 한번만 클릭하면 미리 저장되어 있는 신용카드 정보와 주소로 결제가 완료되고 제품이 배달된다)만으로 구매하던 습관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 겹겹이 액티브엑스를 설치하고 본인인증을 하는 등 보안 스무고개를 넘어야 물건을 살 수 있게 만든 한국의 전자상거래 관련 규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Screen Shot 2014-01-01 at 8.48.12 PM

반면 윈도PC에서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사용하며 액티브X를 겹겹히 설치해야만 구매가 가능하도록 만든 한국의 온라인쇼핑사이트는 구매의욕을 꺾는다. 특히 평소 액티브X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해외동포들의 경우는 구매결제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것은 마치 정부가 온라인금융이나 인터넷쇼핑업계에서는 혁신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는 것 같다. 액티브엑스는 해외의 수많은 한국인 동포와 주한 외국인들의 한국 인터넷쇼핑을 막는 원흉이기도 하다. 또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사람도 어려울 정도니 노년층은 인터넷쇼핑을 하지 말라는 것 같다. 아이패드에서 몇번 터치로 쉽게 쇼핑을 하는 미국의 노인들과는 천지차다.

국내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은 발에 무거운 족쇄를 달고 국외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전자책회사의 지인은 “국외동포들에게 한국 전자책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국은 항상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며 “동포들은 항상 복잡한 인터넷 결제 방법에 질려서 구매를 포기하기가 일쑤였다”고 말했다.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국경이 없어지는 시대다. 복잡한 결제 절차와 비싼 가격에 질린 사람들은 간편한 국외쇼핑몰에서 직접 구매에 나서고 있다. 이런 ‘직구족’의 등장에 아마존도 한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리라. 아마존의 진출이 뭔가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주길 나도 간절히 바란다.

***

2013년 12월31일자 (마지막날) 한겨레칼럼으로 기고한 글. 아래는 부가설명.

보스턴에 있을 때 아내가 영어를 배운 미국인 할머니부부와 친하게 지냈었다. 우리 부모님과 연세가 비슷한 70대의 노부부이셨다. 책 읽기를 즐기는 할머니께 아마존 킨들을 선물해 드렸었다. 그때 할머니의 한마디.

“I don’t know how it works. But it’s like a magic. It’s so easy to use!” 킨들로 책을 구매해서 읽는 과정이 “마치 마술같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보고 싶은 책을 그냥 원클릭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편하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결제과정이 어렵지 않고 한번 신용카드정보와 주소지를 입력해두면 편하게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연배가 높은 어르신들도 어렵지 않게 온라인쇼핑을 이용한다.

모바일에서의 결제과정이 쉽기 때문에 미국에서 모바일쇼핑비중이 날이 갈수록 급성장중이다. (출처:블룸버그TV보도)

모바일에서의 결제과정이 쉽기 때문에 미국에서 모바일쇼핑비중이 날이 갈수록 급성장중이다. (출처:블룸버그TV보도)

휴대폰을 통한 본인인증도 필요없고 신용카드만 있으면 PC이든 맥이든 스마트폰이든 타블렛이든 어떤 브라우저에서든지 결제가 가능하다. 아이디와 패스워드입력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페이팔(Paypal)도 결제를 쉽게 하는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엄청나게 많이 쓰이는 휴대폰결제가 미국에서는 인기가 거의 없다.

이제 한국을 보자. 우리 부모님은 컴퓨터를 안쓰시고 아이패드만 쓰신다. 나는 도저히 온라인쇼핑을 가르쳐 드릴 수가 없다. 설사 랩탑을 쓰더시더라도 마찬가지다. 컴퓨터를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도저히 액티브X 깔라고 표시가 나오면 무조건 ‘예’를 하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 부모님께는 각종 악성소프트웨어와 ‘안전한’ 액티브X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사실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설치할 때마다 찜찜하다. 매번 신용카드정보를 처음부터 다시 입력하고 본인확인 등 을 거치는 회원가입이나 구매과정도 너무 복잡하다.

어쨌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온라인뱅킹이나 전자상거래분야에서 한국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들의 혁신은 요원하다. 오히려 발에 족쇄가 달린 한국의 기업들이 이런 규제를 우회한 외국기업들에게 한국고객을 다 빼앗겨 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마존이 사이트만 한글화해서 값싼 제품 가격과 편리한 결제로 한국에서 엄청난 매출만 올려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언젠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1일 , 시간: 10:07 오후

생각의 단편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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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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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ctiveX를 통한 결재 방식을 14년이 넘도록 사용하지만
    아직도 정확하게 이해를 못하고 반응적으로 클릭 클릭하면서 결재하는걸 보면
    제가 멍청하던지 한국의 결재 방식이 엄청나게 어렵게 되있는건지 둘중에 하나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거론 하신 것처럼 아마존이 어떻게 한국으로 오픈해서 들어올려는지도 궁금하네요.

    Jihoon Kong

    2014년 1월 1일 at 10:17 오후

  2. 유튜브 처럼 자국업체 다 고사시키고 ucc 광고시장 전체를 구글에 넘겨준걸 보면 걱정이 됩니다
    공정한 경쟁에 의해 유튜브가 독점업체가 된것이 아니라
    한국법률의 빈틈을 이용한것이라
    아마존 한국진출도 보면 이 상황이랑 비슷해 보입니다

    kimjunho79

    2014년 1월 2일 at 9:47 오전

  3. 아마존이 우리나라에 진출해서 액티브X, 공인인증서를 무력화시킬 가능성보다 정부가 나서서 아마존도 무조건 공인인증서와 각종 액티브X를 깔아야 한다고 해서 진출 자체를 포기하고 한글 사이트만 개설해서 비자나 마스터 카드로 결재하게 할 가능성이 커보이네요.(현재도 원화로 자동 환산이 되니까요)
    그러고 나면 뒤늦게 언론에 역차별 기사가 나면 부랴부랴 외국업체라도 예외 없다 발표하곤 일정 금액 이상은 결재 안되게 무슨 방법이든 쓰게 하지 않을까요?

    Sukjoon Yoon

    2014년 1월 7일 at 12:13 오후

  4. 국내 대표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의 경우 Non-ActiveX 결제를 추진했는데, 카드사가 모두 해당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입장을 밝혔고, 정부쪽에서도 지원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관련 기사: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9120399g) 답답할 따름이죠 ㅠㅠ

    양태호 (@xTHY)

    2014년 1월 23일 at 11: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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