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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 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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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경제신문에 나온 “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라는 기사. 아래는 내용중 일부 발췌.

정부 핵심 자료와 고위 간부들의 대화내용이 민간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무방비로 둥둥 떠다니고 있다. 공무원들이 일명 ‘카톡 대화방’을 새로운 회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다.

예산실의 한 과장은 “우리도 이런 식으로 소통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며 “카톡 없이는 업무가 돌아갈 수 없는 여건”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공무원들의 보안 취약성을 우려해 카톡을 쓰지 않으려 해도 긴급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 상황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대화방을 만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대면 보고를 해야 하지만 만날 수 없거나 갑자기 다급한 사안이 발생할 때는 카톡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화로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로 찍어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 기사를 읽고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분들과 명함을 교환하다보면 정부공식이메일을 안쓰고 국내포털이메일이나 지메일을 명함에 적어넣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왜 그렇게 하냐고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회사이메일은 보안때문에 쓰기가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메일을 보내고 답이 없어서 왜 그런가 전화해봤더니 “사무실에 들어가야 메일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저녁에 들어가서 답을 주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이메일을 보내면 몇분안에 답을 하는 미국인들과 일하다가 이런 경우를 접하면 10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조선비즈의 [세종풍향계] 공무원들이 지메일 쓰는 이유라는 기사에 소개되어 있다.

[중략] 공무원들이 이러한 위험에도 민간 이메일을 사용하는 이유는 모순적이게도 정부의 보안 지침 때문입니다. 보안 규정에 따라 공무원들은 일반 PC와 내부 업무용 PC(인트라넷 PC)를 사용하는 데요, 직원 간 채팅 등이 가능한 인트라넷 PC는 보안상 이유로 일반 인터넷이 아닌 전용선으로만 연결돼있습니다. 이 PC가 위치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서 작업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이지요. 청사 이동으로 이동이 잦아진 상황에서 인트라넷 PC 앞에 앉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무원들은 정부 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정부 이메일에 접근하려면 USB 보안키가 있으면 가능합니다만 이 보안키는 모바일 기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활용도가 낮다고 합니다. [중략] 행정안전부는 청사 이전으로 서울을 오가는 공무원들이 늘자 광화문 등에 인트라넷 PC를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 출장 온 공무원들이 이 센터를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또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모바일 기기로 이용 가능한 민간 이메일을 쓰게 된다고 합니다.

국정감사등이 있으면 많은 공무원들이 국회에 가서 본부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자료를 주고 받고 수정해야 하는데 이런 불편한 공식 이메일시스템으로 일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러니까 외부이메일을 쓰고 또 협업도구로서 그보다 더 편한 카톡대화방을 쓰는 것이다.

문제는 보안을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정작 국가의 중요한 최고 기밀문서들은 카톡이나 지메일에 둥둥 떠다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러느니 보안을 좀 풀어주고 정부시스템내에서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IT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는 모르겠지만 많은 주정부, 도시 등이 구글앱스, 즉 구글클라우드를 공식 IT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 구글은 아예 “Google Apps for Government”라고 브랜딩을 하고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LA시, 피츠버그시, 올랜도시 등 많은 시나 주정부가 구글클라우드시스템을 내부 직원용으로 사용중이다. 예산절약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구글시스템을 채택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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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과천종합청사, 세종시 등을 오가야 하는 일이 많은 공무원들에게 효율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한 IT툴이 얼마나 절실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척척 문서를 그룹으로 공유하고 같이 편집해 나가고 서로 코맨트를 붙여주는 것이 가능한 문서협업시스템을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아래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 이메일은 사무실에 들어가서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면 페이스타임이나 스카이프 같은 화상회의툴로 그 자리에서 즉각 비디오컨퍼런스를 해서 상황설명을 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아예 안되거나 고가의 화상회의시스템이 갖춰진 회의실에 가야만 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구글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NSA가 한국정부를 손바닥보듯이 들여다볼지 모른다^^) 하지만 지메일, 구글닥스, 구글드라이브, 구글챗 등을 이용해서 업무를 보는 미국공무원들과 이메일을 읽기 위해서 별도 PC에 가서 확인해야 하는 한국공무원들과 얼마나 업무효율이 차이가 날지 한번 상상해보자.

이처럼 많은 현업 공무원들이 기존 시스템을 불편해하며 지메일, 카톡 등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도 전혀 바뀌지 않는 정부 IT시스템이 답답할 뿐이다. 정부가 이처럼 보안을 강조하며 내부시스템을 불편하게 만들어 놓은 것은 역설적으로 공무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대다수의 국민들이 불편해하는데도 보안을 이유로 요지부동 바뀌지 않는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 문제와 비슷한 것 같다.

아마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최종의사결정을 하는 고위층이 직접 컴퓨터를 써서 업무를 하지 않고 아래에 시키기만 해서 그 문제점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IT literacy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것보다 이런 것부터 융통성 있게 바꾸고 좋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시스템 활용에 정부부터 솔선수범하며 민간을 리드해 나가야 창조경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Written by estima7

2014년 1월 4일 , 시간: 8:56 오후

10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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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부기관이 보안을 좀 풀어줄 수 없는 이유가 있죠.
    외부 메일이나 카톡을 쓰다가 보안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사용한 사람이나 카톡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지만 외부회선에 오픈을 해주면,역시 공무원인 보안담당자, 전산관리자 그리고 그 윗선이 철퇴를 맞게 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의 인사고과에도 좋을게 없죠.
    그냥 내가 안전한게 낫지 다른사람 불편한거 신경안쓸걸요
    그런게 허용됐다면 액티브엑스따위 벌써 사라졌을겁니다.

    klauscho

    2014년 1월 4일 at 9:39 오후

    • 이런 이슈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면 항상 듣는 말이 “사고 터지면 당신이 책임질거냐”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다들 문제제기만 하고 꼬리를 내리게 되죠. 일선에서 이런 문제에서 사고 책임까지 지겠으니 바꾸자는 말을 할 사람은 거의 없죠. 그래서 결국은 최고 책임자, 리더들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위에서 쓴 것처럼 높은 분들은 직접 이메일을 외부에서 쓰거나 문서작성을 하지 않으니 실무자들의 고충을 모른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 문제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별로 없을 것이고요. 결국은 장관급이나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이해하고 공무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융통성있는 보안정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stima7

      2014년 1월 4일 at 10:53 오후

  2. 전에 공무원에게 들은 얘기로, 근무하는 곳 구청장님들 의전 관련 담당하는 각 구별 공무원들은 카톡방 아님 그 많은 의사소통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더군요. 그래서 스마트폰 쓰기 싫거나 이런 기기류에 잘 적응 못하는 분들도 카톡 하기 위해서라도 스마트폰으로 이동해 배우고, 카톡방도 해당 의전 담당자가 다른 보직으로 이동시 해당 방을 물려주곤 한다고 들었습니다.
    기사 읽다 위 얘기가 생각나니, 과연 지금 우리 전자정부는 어떻게 흘러나가… 싶기도 합니다.

    독자

    2014년 1월 5일 at 9:38 오전

    • 지금 공무원사회에 좋은 커뮤니케이션툴에 대한 큰 니즈가 있다고 볼수도 있겠네요. 아무쪼록 이런 요망에 답해서 좋은 툴이 개발되고 제공되기를 바랍니다.

      estima7

      2014년 1월 6일 at 9:02 오전

  3. 지메일은 기존메일들이 제약사항이 많고 외부 메일을 막아서 문제인거고,
    카카오톡은 아직 정부 프로그램중에 편리한 모바일 메신저가 없어서 그런거 같네요.
    정부가 가진 it인프라로는 스마트 워크는 힘들겠네요.
    특히 한국 처럼 빠른 결과를 원하는 동네에서는 업무속도를 못따라가겠네요 ㅎㅎ

    Jihoon Kong

    2014년 1월 5일 at 10:15 오후

    • 아예 카카오톡이 공공부문에 진출하는 것도 답일수도 있겠는데요? ^^

      estima7

      2014년 1월 6일 at 9:03 오전

  4. […] 데이터 및 문서의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임정욱이  “카톡에 떠다니는 ‘대한민국 정부’ 기사를 읽고”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보안을 구실로 인트라넷에 갇혀 있는 것이 한국 […]

  5. 협사태 같은 문제가 정부에서 안터진다고 보고 있죠.

    하지만 엇그제 한겨레에 쓰신 글에서도 지적하셨고, 이번 금융정보 사태가 보여주듯이 대부분의 보안사고 문제는 외부의 적에 의한 해킹이 문제가 아니죠. 접속권한 가진 사람이 사고치는 건 그 기관에서 누누히 주장하듯이 망 분리하고 GPKI 적용하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참 답답한 사람들이예요.

    내부메일이 아예 외부와 송수신이 안되기 때문에 인터넷망에서 되는 메일을 따로 만들어 놓긴 했어요. 근데 이거 보려면 정부용 GPKI를 항상 갖고 다녀야 하는데 그게 더 위험하죠.

    그리고 스마트폰용 외부 공공메일 서비스도 얼마전에 개통하긴 했는데 이거 보려면 맛폰이 뻗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몇 번 하다 다들 포기했습니다. 그 기관에서 요구하는 보안 모듈 다 깔면 못버티기 때문이죠. 다른 공공업무용 앱들도 다 마찬가집니다.

    이런 상황이라 해결방법이라고 내놓는게 아예 공공용 앱과 그 기관에서 요구하는 화이트리스트 앱만 깔리는 맛폰을 하나 더 갖고 다니는 거라는 식이니… 기가 막히죠.

    신승렬

    2014년 1월 22일 at 2:36 오후

  6. 에구 댓글이 잘 안되어서 복사해서 붙이다가 앞이 짤려 나갔네요. ^^;;;;;

    안녕하세요. 스토리볼의 미국-한국 직장차이 애독자입니다^^ 그 외 여러군데서 임정욱님 글 잘 읽고 있구요.
    간단하게 소개를 하면 정부 부처에서 이 업무시스템쪽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세종시 이전에 따라 이 문제가 많이 불거지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당연히 이메일이나 각종 온라인 의사소통 시스템을 통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생각하시는 것과 달리 위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들도 50대 초중반 정도이고 이메일 세대니까요. 가장 큰 문제는… 네. 어느 기관 때문입니다. 정부보안을 담당하는 어느 기관.

    저희도 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시도 있어서 가끔 그 기관과 만나서 협의를 해 봅니다만 아예 말이 안 통하는 이들이죠. 고압적이기가 말이 아닌데다, 사고는 완전히 90년대 오프라인 시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지요.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어도 눈하나 깜빡 안합니다. 자기들이 이정도 해서 그나마 농 (이 다음 부분이 앞에 단 댓글입니다)

    신승렬

    2014년 1월 22일 at 2:37 오후

    • 역시 그런 문제가 있군요…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많은 공무원분들과 이야기해봐도 다들 문제점을 공감하고 변화를 원하는데도 안고쳐지는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진짜 IT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정말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stima7

      2014년 1월 22일 at 5: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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