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거리와 사회적 관계 : 자주 봐야 소통된다
얼마전 버클리경영대학원(HAAS) 강의중 인상깊게 들은 내용 하나.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것인데 내가 워낙 직장생활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했구나 싶어서 무릎을 쳤다.
내용은, ‘물리적거리와 사회적 관계’에 대한 연구다. MIT에서의 연구인데 한층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놓고 일정기간 이후 서로 얼마나 이름을 알아맞출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바로 옆집(1 door away)는 41%가 이름을 맞췄고, 두집건너는 22%, 3집건너는 16%, 4집 떨어진 경우는 10%만이 이름을 맞췄다는 것이다.
교수가 왜 이 이야기를 하냐하면 오피스빌딩의 구조나 위치가 직원들의 상호친밀도에 큰 영향은 준다는 것이다. 즉,
“두사람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두사람이 소통을 할 확율도 떨어진다.”
한 회사의 구성원들이 근무하는 공간이 물리적으로 여러곳으로 갈라질 경우 소통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협업이 필요한 부서일 경우 최대한 가까이서 근무하는 것이 좋다. 화장실을 오가며, 물을 가지러가며라도 얼굴을 하루에 한두번 마주치는 것과 전혀 그렇지 못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같은 층이라도 문이 있는 서로 다른 격리된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는 경우 각각 한쪽에 근무하는 그룹별로 파벌 비슷한 것이 생기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간단한 생일파티도 공간별로 따로 모여서 하더라.
또 어떤 경우에서는 층이 많은 관계로 각각 짝수층, 홀수층에 근무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친해지고 층이 엇갈리면 한 건물에 근무해도 한달내내 얼굴도 못보는 경우도 많았다. 또 불과 100미터의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두개의 부서가 떨어져 있으니 심각한 내부 갈등이 쌓였다. 더구나 CEO가 한쪽 빌딩에서 근무하고 다른 쪽 빌딩을 잘 안 건너올 경우에는 더더욱 문제가 심각했다. CEO가 없는 건물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항상 자기들이 보스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여러가지로 불이익을 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단절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나도 지난해 미국에 온 이후 홀로 단절되어 있는 개인사무실을 빠져나와서 직원들이 모두 근무하는 쪽의 가장 끝쪽의 오픈된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소한 이렇게 하니 매일 오가면서 거의 모든 직원들의 얼굴을 최소한 한번은 볼 수 있게 되어 좋다.
그런의미에서 뵙고싶습니다. 한달에 한번은 뵈야하는데 -.ㅜ
이루다
2010년 4월 29일 at 1:00 am
그러게 말야.ㅎㅎ
estima7
2010년 4월 29일 at 6:53 am
혹시 발표자료좀 볼수 있을까요??
geeks
2010년 4월 29일 at 2:07 am
발표자료는 없습니다. 위 슬라이드는 인상깊어서 즉석에서 아이폰으로 찍어뒀던 것.
estima7
2010년 4월 29일 at 6:54 am
지저깨비의 생각…
두사람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두사람이 소통을 할 확율도 떨어진다.- 댓글도 달아야 자주 달게 되더라… ㅡ.ㅡa;;;…
zizukabi2's me2DAY
2010년 5월 4일 at 4:28 am
인상깊고 정말 많이 공감하는 이론입니다. 장지글러의 한 책에서는 금전적 문제가 집단과 집단, 사람과 개인 간의 실제적 거리를 벌린다고도 하더군요. 최소한 이웃이나 사무실 내에서는 그 범주를 벗어나 거리에는 신경 쓸수 있다는게 새삼 감사하군요. ㅎㅎ
허성욱
2010년 5월 4일 at 8:10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