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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는 캔버스(Canvas)다”-시사인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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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 아래글은 4월12일 발매 시사인에 기고한 것입니다. 지금보니 너무 아이패드에 대해 찬사일색으로 늘어놓은 것 같은데요. 사실은 블로그에 쓰는 글이 아니고 전통매체(잡지)에 쓴 글인만큼 일부러 좀 더 강하게 변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설레임을 예전에 인터넷-웹과 만났을 때도 느꼈고, 아이폰을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주위에 인터넷, 아이폰찬사를 늘어놓았죠.^^ (다만 그때는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 균형있는 시각을 위해 아이패드의 단점에 대해서도 쓴 포스팅도 참고하시길.

“아이패드는 캔버스(Canvas)다”

Daring Fireball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유명블로거 존 그루버는 이렇게 썼다. 아이패드는 마치 도화지와 같다. 아이패드는 어떤 앱을 실행하느냐에 따라서 그 모습이 180도 달라지며 그 앱 자체로 변신하는 것이란 얘기다. 나는 이 말이 아이패드가 가진 가능성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II, 오늘날 너무나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있는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를 채용한 첫번째 컴퓨터인 매킨토시, 음악플레이어의 혁명을 일으킨 아이팟, 그리고 글로벌기업의 무덤이라는 한국시장에서까지 대박을 터뜨리며 흔들며 전세계를 석권한 아이폰. 이 모든 제품이 거의 한 사람의 리더쉽아래에서 나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살아있는 전설, 스티브 잡스. (물론 애플II는 워즈니악의 작품이긴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성취할 것이 없을 것 같은 그가 “내 평생의 최고 역작이 될 것”이라며 들고 나온 제품이 ‘아이패드’다.

지난 4월3일 토요일 미국전역에서 첫선을 보인 아이패드는 주말동안 30만대를, 열흘동안 누적 45만대를 판매하며 전세계 IT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스티브 잡스의 이 ‘평생의 역작’에 대해 궁금증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본인도 토요일 아침 일찍 애플스토어에 나가 아이패드를 바로 구입했다. 구입후 간단한 소감을 트위터와 블로그에 올리자 금새 수백명의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말을 걸어왔다. 덕분에 주말내내 열심히 사용해보고 블로그에 리뷰를 올렸으며 이 글이 주말동안 몇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아이폰의 성공이후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이들이 애플의 향후행보에 주목하고 있는지 직접 피부로 느꼈다.

이 폭풍의 진원지인 미국은 지난 연말부터 ‘애플타블렛’루머가 무성하게 돌면서 미디어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온갖 예측이 난무했다. ‘애플타블렛’이 수렁에 빠진 신문-출판업계를 구하는 구세주가 될 것이란 이야기부터 그건 말도 안된다는 부정까지 그야말로 온갖 토론이 오갔다. 결국 1월 애플이 ‘아이패드’를 공식 발표하면서 이 제품에 대한 기대와 실망 등으로 거의 매일처럼 온갖 미디어와 블로그에 아이패드기사가 넘쳐났다.

막상 제품이 4월3일 선을 보이자 주요 언론과 인터넷은 대체로 긍정적인 리뷰로 넘쳐났다. 우선 빠르다. 터치감이 너무 좋다. 배터리가 기대이상으로 오래간다. 변강쇠다. 엄청나게 높았던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역시 애플이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럼 과연 아이패드가 미디어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미디어업계를 흔들만한 파괴력이 있는가?

내 생각은 Yes다. 나는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새로운 포터블컴퓨팅 트랜드가 결국 앞으로 10년간 미디어업계의 모습을 송두리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패드가 미디어업계에 있어서 일종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든지 다 빨아들이는 블랙홀.

일단 위의 존 그루버의 이야기처럼 아이패드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캔버스다. 카멜레온이다.

나는 아이패드를 구입하자마자 바로 iBooks와 Kindle for iPad앱을 설치했다. 아이패드를 책으로 변모시켜주는 앱이다. iBooks 스토어에는 현재 6만권의 현재 판매되고 있는 책이 있다. 또 아마존 킨들에는 45만권의 전자책이 들어가 있다. 이 책을 온라인으로 구입해서 아이패드에 집어넣기만하면 아이패드는 책으로 변모한다.

아이패드는 잡지이기도 하다. 5불을 주고 타임지앱을 다운로드받았다. 타임지앱을 실행하는 순간 스티브잡스가 표지인물로 나온 커버가 떠오르며 아이패드가 타임지로 변모한다. 와이어드 등 유명잡지들이 아이패드 데뷔를 준비중이다.

아이패드는 신문도 된다. 뉴욕타임즈앱과 월스트리트저널앱은 마치 종이신문을 보는 것 같은 사용자 경험을 아이패드유저에게 제공한다. 웹사이트처럼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3단편집인 종이신문과 유사한 느낌을 타블렛화면으로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기사안의 사진을 터치하면 비디오가 재생된다거나 사진 슬라이드쇼가 나온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

아이패드는 미래의 TV이기도 하다. 아이튠스에서 영화나 TV드라마를 구매해서 다운로드받아보거나 팟캐스트를 통해서 동영상 뉴스등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뿐이 아니다. ABC, ESPN, CBS 등 미국 유수의 방송사들이 아이패드를 위해서 자사의 귀중한 콘텐츠들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모델은 TV처럼 광고. 거기다 미국최대의 DVD대여회사인 넷플릭스가 아이패드에 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유료회원이라면 넷플릭스의 방대한 영화라이브러리에서 무제한으로 온라인영화를 즐길 수 있다. 유튜브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밖에 아이패드는 만화책도 될 수 있고 그림책도 될 수 있고, 게임기도 될 수 있다. 어떤 앱을 실행하느냐에 따라 기계자체가 카멜레온처럼 변화한다.

그리고 아이패드는 기존 컴퓨터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아이패드를 쓰고 있으면 아이패드가 사실은 ‘컴퓨터’라는 점을 잊게 해준다는 점이다. 쓰기 어렵고 복잡한 기존 컴퓨터에서는 아무리 전자책뷰어를 실행시켜도, 웹사이트로 신문을 읽어도, 동영상을 봐도 결국 ‘컴퓨터를 쓰고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통해 대개 모니터를 고정시키고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은 처음으로 지금까지의 컴퓨터와는 다른 경험을 유저에게 제공해줬다. 하지만 화면이 너무 작고 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아이패드는 다르다. 거의 일반적인 종이책과 같은 넓직한 화면에 Home버튼을 제외하고는 키보드도 마우스도 없다. 책을 보고 싶으면 손가락으로 눌러서 선택한뒤 마치 종이책 페이지를 넘기듯 손가락으로 슥슥 넘겨가면서 읽으면 된다. 내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얼마든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플렛홈을 애플은 창조해 낸 것이다. 이제 그 운동장위에서 미디어기업들은 무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승자는 가장 뛰어난 콘텐츠를 가장 아름답게 아이패드위에서 구현해 내는 회사가 될 것이다.

2주전부터 월스트리트저널의 종이-온라인판 구독을 시작한 나는 요즘 깊이 후회하고 있다. 아이패드판 월스트리트저널의 품질이 내 예상보다 휠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준높은 기사와 종이신문을 방불케하는 수준높은 앱의 완성도, 24시간 업데이트를 생각하면 불편한 종이신문을 구독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종이신문구독을 취소하고 아이패드판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할 참이다.

나처럼 한번 새로운 매체의 장점을 경험한 독자라면 다시 기존 매체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즉, 미디어회사가 이런 새로운 소비자행동을 간과하면 금새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

변화에 저항하다 몰락해버린 음반업계의 교훈을 통해 미국의 미디어회사들은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보수적일 것 같은 뉴스콥의 루퍼트머독이 가장 적극적으로 아이패드에 열광하는 이유기도 하다.

아이폰등장 3년후 바뀐 세상을 생각해보면 아이패드 등장후 바뀔 3년뒤의 미디어지형도가 기대된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4월 15일 , 시간: 10:25 pm

모바일웹트랜드, iPad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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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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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번느끼는 거지만 ,,간결하게 정리되어진 문장과
    실제사용후 느낀점..인상깊게 다가옵니다

    아이패드 정말 가지고싶네요

    마지막쯤에 하신말씀중에..
    공감되는 부분이

    애플제품응 한번 사용하면 기존제품으로 돌아갈수
    없읆만큼 매력에 빠진다..

    정말 공감되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Kwack dong sik

    2010년 4월 15일 at 10:55 pm

    • 저는 애플제품을 찍어서 이야기한 것이 아니고요. 새로운 매체의 매력에 대해서 말씀드린 겁니다^^ 우리가 한번 인터넷을 경험한 뒤에 인터넷이 없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것처럼요.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을 한번 써본 사람은 절대 다시 일반폰으로 돌아가지 못할거예요. 그런 뜻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4월 16일 at 8:36 am

  2. 흠…아이팻의 잠재력을 그 정도로 보시는군요. 저는 HP나 레노버 같은 윈도우즈 진영의 태블릿에 대해서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지만, 혹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돌아가는 태블릿이라면 뭔가 새로운 경쟁 구도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팻, 아니 그 이전에 아이폰/아이팟 터치가 그 물꼬를 튼 ‘앱’ 시장, 혹은 소위 ‘앱 생태계’가, 혹시 겉으로 드러난 상업적 성공, 앱의 폭발적 성장 외에도, 인터넷과 PC로 대표되는 열린 환경, 또는 열린 플랫폼의 규범까지 위협하게 되지는 않을까 자못 우려해 왔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애플의 앱 개념은 사상 그 유례나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엄격하고 제한적인 애플만의 규정과 조건에 맞춰 앱을 개발하고, 애플의 승인을 거쳐 공짜로나 유료로 팔게 했습니다. 어떤 면에서 개발과 디자인의 무한한 자유를 상당 부분 제한한 셈이죠.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이 그야말로 ‘폭발’했다는 점입니다. 오픈 플랫폼, 오픈소스의 예찬자중 한 사람인 스티븐 존슨 같은 이마저, ‘담장을 두른 꽃밭이라도 그 토양과 수분과 다른 생육 조건을 잘 맞춰주면 유토피아 같은 눈부신 정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애플이 보여줬다’면서, 자신의 오랜 믿음에 회의하는 면모를 보여준 바 있지요.

    저는 모든 것이 더 안정적이고 편리해지는 데 대해서는 별로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자유와 열림, 호환성 같은 것은 도리어 더 오그라드는 듯한 여러 현상에 대해 자주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당장 앱 경쟁 – 지금은 하도 애플 일변도라 경쟁이라고 부르기도 좀 민망합니다만 -을 벌이는 애플, 구글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삼성, LG 등의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 간에 호환이 되지 않고; 게임기 시장에서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이 저마다 자기네 게임기를 일종의 ‘홈 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며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호환성은 처음부터 물 건너 간 상황입니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조차도 기업 차원에서는 사실상 앱이나 특정 회사의 게임 프레임처럼 딱 고착(locked-in)되어 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한 배달전문 업체의 경우, 그곳 직원들이 사무실의 PC로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는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습니다. 접속 허용 사이트의 리스트가 딱 정해져 있고, 그 외의 사이트에는 접속할 수 없게 해놓았기 때문이죠. 그게 그 기업 차원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조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것이 더욱 확장되어 인터넷 전반에 적용된다면 참 끔찍한 일인데, 요즘 돌아가는 형국을 보노라면 꼭 그렇게 적용되지 말라는 법도 없어 보입니다.

    중국, 호주, 영국, 한국, 미국, 캐나다, 어느 나라를 들여다보거나, 인터넷에 대한 규제와 경계는 날이 갈수록 자심해지고 있습니다. 익명성이라는 것은 이미 법원 판례를 통해 사실상 무의미해졌습니다. 법원에서 댓글러의 신원을 밝히라고 하면 인터넷 업체는 밝히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한국은 아직 상대적으로 개명했다(?)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가 잠깐 옆길로 샌 듯합니다만, 아이팻은, 그것이 이용자 개개인에게 주는 행복한 사용자경험(UX)이나 열광 말고도, 산업적으로, 또 상업적으로 만만찮은 함의를 가진 듯합니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그 함의가 반드시 이용자들에게 좋은 쪽만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인터넷의 상업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일등공신 노릇을 한다는 점이 그중 하나겠지요. 오라일리(O’Reilly)의 한 블로거가 ‘아이팻은 컴퓨터가 아니라 또다른 배달 채널’이라고 주장한 것도 고와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데스크톱이나 랩탑을 쓰면 얼마든지 공짜로 볼 수 있는 많은 신문과 잡지 웹사이트를, 아이팻이나 아이폰, 아마존 킨들로는 – 설령 그 비용은 싸다고 해도 – ‘돈을 내고’ 봅니다.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데 왜 그럴까요? 이른바 사용자경험의 힘이 그만큼 크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마셜 매클루언 교수의 통찰마따나, 그 컨텐트를 보여주는 미디어의 차이가, 사실상 똑같은 컨텐트마저 다르게 표현해주고, 따라서 이용자들에게 ‘공짜 웹에서 보는 것과는 그 종류와 성격이 다른 상품’이라는 인상/환상/착각을 심어주기 때문일까요?

    아이팻을 아직 만져보지도 못한 마당에 뭐라고 말하기가 거북한 면도 있지만, 적어도 제가 접하는 여러 온라인, 오프라인 매체는 거의 이구동성으로 아이팻에 대해 ‘대단하다’라거나 ‘혁명적이다’라고 찬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말의 인플레를 감안하고 듣더라도, 아이팻이 디지털 컨텐트,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더 나아가 온라인 생활에 미칠 파장은 작지 않아 보입니다. 오랜 IT업계 경험을 거친 임정욱씨까지 아이팻에 대해 그런 상찬을 보내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상현

    2010년 4월 15일 at 11:21 pm

    • 매번 너무 정성을 들인 좋은 답글을 달아주셔서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저는 가끔 자투리시간이 나거나 밤늦게 내킬 때만 글을 쓰는 편이라서 글에 깊이가 없고 비판적인 부분이 좀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실때마다 어떻게 답을 해드려야하나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ㅎㅎ

      어쨌든 말씀하신대로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당연히 저도 애플의 검열(?)정책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요. 어제 나왔던 정치시사만화 앱을 “정치인을 희화화했다”고 승인을 거부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쇼킹하더군요. http://www.niemanlab.org/2010/04/mark-fiore-can-win-a-pulitzer-prize-but-he-cant-get-his-iphone-cartoon-app-past-apples-satire-police/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런 부분이 개선되어 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래도 어떤 면에서 Walled garden을 열어젖히고 새로운 혁신의 장을 만든 애플의 공로는 인정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냈으니까요. 저만해도 앱스토어를 둘러볼때마다 너무 신기한 것들이 많아 즐겁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결코 아이패드와 아이폰, 아이팟이 독점적인 지위를 영원히 누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잘나가는 국가, 기업은 어느 순간 오만에 빠져 쇠락의 길을 걷는 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애플이 어느 순간 겸손함을 잃고 자기만족에 빠질 경우 그들은 필연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같은 수퍼경쟁시대에 경쟁자들이 애플혼자 독주하도록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올여름부터 HP슬레이트, 안드로이드 타블렛등이 나오면서 타블렛 전쟁이 일어나고 미디어시장은 급속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나 킨들에서 미디어유료모델이 아직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봅니다.

      저는 일년전에 킨들로 NYT나 WSJ를 구독해보다가 금새 중단했었습니다. 비용에 비해 종이신문이나 특히 웹보다 나은게 없다고 생각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아이패드판 WSJ를 보니 이 정도면 유료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유료구독을 한다는 이야기는 어차피 이미 종이신문을 유료구독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아이패드판으로 스위치하고 싶다는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도 유료구독을 할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그밖에는 전자책이외에는 저도 아직 유료구독을 하는 것은 없습니다. 와이어드 등이 아이패드앱 형식으로 나오면 가격대비 편리성 등을 고려해서 생각해보는 수준입니다.

      어쨌든 그런 모든 점을 고려하더라도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는 아이패드는 상당히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윗글 ‘찬사일색’으로 쓴 것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4월 16일 at 8:51 am

    • 본문 글도 본문 글이지만 이런 멋진 댓글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과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혁

      2010년 4월 16일 at 9:59 pm

  3. 아이패드가 PC 같지 않게 위장(?)함으로써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PC를 끼고 살고 있지만,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때문에 제2 제3의 기기들을 가지고 있지요. 아이패드가 모든 것을 채워주지는 않지만 PC가 주지 못하는 것과 PC가 주는 것을 함께 경험하면서 좀더 편안한 사용을 하게 되겠죠. TV가 바보 상자였다면 아이패드는 애플 상자일까요? 점점 애플 공화국을 넓혀가고 있는 스티브잡스가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누가 먼저 했느냐 보다는 누가 어떻게 퍼뜨리느냐의 게임인 것 같습니다. 다양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주는 기기들이 넘쳐나겠지요? 스티브가 모든 것을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아이폰때도 그랬지만, 아이폰을 기준으로 좋냐 안좋냐는 것을 판단하고 비교하게 되었던 것이 얼마 안 되었는데, 이제는 아이패드 기준으로 어떤가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을런지.
    똑똑한 것 보다도 상상력/창의력/결단력이 돋보이는 시대입니다.

    김라미

    2010년 4월 16일 at 12:38 am

    • 지금까지는 보면 도저히 경쟁자들이 ‘스티브의 상상력, 비전’을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진짜 스티브의 머리속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까요.

      반골정신으로 뭉친 이단아 같은 사람. 한국적인 기준으로 보면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경외심으로 쳐다보게 만드는 그런 존재가 됐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그래도 경쟁이 격화되면서 스티브가 모든 것을 가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도 잘하고 있고 MS의 ‘제국의 역습’도 있으니까요. ㅎ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4월 16일 at 8:54 am

  4. 게으름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도래했나봅니다. 뜬금 없이 포스팅을 보다 떠오른 생각입니다. ㅎㅎ 지금 이루어 지는 놀라운 현대 발전의 대부분이 ‘좀 더 쉽고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하면서도 유저인터페이스는 ‘클래식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을 보면 아이러니 하기도 하구요. ㅎㅎ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ㅎㅎ

    허성욱

    2010년 4월 16일 at 2:53 am

    • 네 정말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새로운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흥미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죠. 변화를 거부하는 Luddite입장에서는 참 피곤하겠지만…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estima7

      2010년 4월 16일 at 8:55 am

  5. 에스티마님은 기본적으로 아이패드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가능성을 열어두셨는데 저는 아이패드가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얼마나 가능성을 보이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또는 소셜 인터엑션 작용이 있는 게임등에서 얼마나 편리할까하는 것이 성공의 큰 부분을 결정할 것입니다. 피씨도 인터넷 통신이 활발해 지기전까지는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못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아이패드는 아직 킬러앱이 뭔지 확실치 않다고 말하고 있으며 예측을 삼가하고 있는데 저는 그것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패드의 최대장점은 화면이 크고 부팅시간이 없다는 것이므로 휴대하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정보확인을 할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하는 것입니다만 아이패드 화면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지요.

    만약 이방면에서 즉 상호작용이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실패한다면 아이패드는 실패는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이 떠드는 것처럼 세상을 뒤바굴 정도로 커다란 호응을 만들어 내지는 못할것입니다. 아이패드가 컨텐츠 소비를 위해 최고라면 최고의 컨텐츠는 사람입니다. 제 의견으로는 아이패드는 커뮤니케이션도구로 문제도 있지만 극복못할 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그밖에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기자재나 노인들을 위한 기구로 활용되는 것이 중요할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피씨에 접근하지 못했던 인구를 흡수하는 것이지요.

    강국진

    2010년 4월 16일 at 3:29 am

    • 아이폰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기여한 부분을 생각하면 아이패드도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툴로서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인 예가 커서 휴대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좀 써보니 이메일을 사용하기가 아주 편리하더라고요. 화면이 커서 읽기 편하고 첨부파일을 누르면 휙휙 바로 열리고, 멀티터치로 마음대로 크기를 조절해서 읽고요. iPhone OS 4.0이후 멀티태스킹을 지원하고 이메일 통합인박스, 쓰레드 등을 지원하면 이메일사용도 편리해지고 각종 소셜네트워킹서비스 쓰기도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이패드 전용 페이스북앱이 아직 안나왔는데 이 부분도 주목해야 할 것 같고요. 페이스북이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뭔가를 내놓기 위해서 뜸들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돌이켜보면 애플II가 처음에 뜨는데는 비지캘크(최초의 전자스프레드쉬트프로그램)이란 킬러앱이 큰 역할을 했지요. 그런데 아이폰도 그랬고 아이패드도 그런 의미에서는 킬러앱이 무수히 쏟아질 것입니다. 더구나 아이패드는 ‘캔버스’니까 더욱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요. ㅎ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4월 16일 at 9:02 am

  6. […] “아이패드는 캔버스(Canvas)다”-시사인기고 Update : 아래글은 4월12일 발매 시사인에 기고한 것입니다. 지금보니 너무 아이패드에 대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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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4월 16일 at 7:12 pm

  7. 저도 미국에서 아이패드를 보고 정말감탄했습니다! 비로소 또다른 새로운세계가열린다는 전율과 세상엔 천재들이넘처난다는 사실을 새삼느끼게해주더군요^^* 미디어 빅뱅시대의 큰획이될것같습니다!!!

    문정원

    2010년 4월 17일 at 1:59 am

    • 혁신적인 기기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반응을 일으킬지는 더 지켜보고 싶습니다ㅎㅎ

      estima7

      2010년 4월 17일 at 9:15 pm

  8. 좋은 글과 토론 잘 읽었습니다. 저는 교육시장에 아이패드가 미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곧 태블릿 대전이 일어나서 값싸고 튼튼한, 그래서 아이들이 가방에 넣고 다녀도 좋을 태블릿이 교육기자재로 정식 인정받고 태블릿과 교육시스템간에 상호 통신을 통해 교육할 수 있는 교육컨텐츠들이 일상화되어 교실의 풍경이 교사와 학생 간에 인터랙티브한 교육방법으로 실시간 멀티미디어 활용을 극대화하며, 교육 성취도를 수업시간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할 수 것 같습니다. 가히 교실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온라인 교육업체들도 온라인 강의를 태블릿으로 수강하고 평가하는 전용 앱들을 출시할 것이구요.

    위에 분이 말씀하신 인터넷의 상업화에 대해서는 저는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습니다. 질 좋은 컨텐츠가 제 값을 받고 유통되는 세상, 그래서 지적 창작을 제대로 평가받는 세상을 당기는데 아이패드를 대표로 하는 태블릿 PC들이 기여할 것이고, 정보소비자와 정보창작자간의 중간 유통 과정이 사라지고 정보의 자유시장에서 인정받은 양질의 컨텐츠의 공급자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정보는 여전히 무료일 것입니다.

    신문이나 방송을 PC로는 공짜로 볼 수 있는데 아이패드에서는 유료가 아니냐고 하는데, 아직은 초기 시장이므로 유료모델이 등장하나 곧 모바일 광고메커니즘이 정착되면 역시 마찬가지로 비용을 광고비에서 충당하고 이용자에게는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모델이 지배적이 될 것입니다. 기존 방송이나 신문 등 소위 올드미디어 광고시장에게는 끔찍한 일이네요. 태블릿으로 정보를 소비하다가 광고를 보고 바로 구매를 해 버릴테니까요.

    이러한 정보컨텐츠의 유통시장을 어떻게 형성하고 누가 장악하느냐가 관건일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구태언

    2010년 4월 17일 at 4:25 am

    • 네, 교육시장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되겠지요. 아무래도 멀티미디어교과서가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니까요. 학생이 그 자리에서 작성한 내용이 교사의 타블렛으로 바로 제출된다든지… 상상을 초월하는 학습방법의 변화가 기대되네요.

      어쨌든 이제 올드미디어들은 정말 스마트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 같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미디어의 문법에 맞게 유통시키고 적절한 광고시스템을 통해서 머니타이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한국신문광고보면 갈수록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들 시대의 변화를 깨닫고 현명하게 대처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4월 17일 at 9:19 pm

  9. 글이 다 좋았지만 ‘아이패드를 쓰고 있으면 아이패드가 사실은 ‘컴퓨터’라는 점을 잊게 해준다는 점이다.’ 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다시말하면 PC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였기에 PC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을 포함하면서도 그것이 할 수 없는 더 커다란 영역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혁신’이라는 표현이 가능한 거 아닌가 합니다.

    아이패드는 초기에 일부 조롱을 당할 정도의 그 성공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벌써 옛말이 된것 같습니다. (에스티마 님은 좀더 두고보자시지만 좀 앞서 나가는 것도 나쁘진 않은 거 같네요..) 저는 오히려 아이패드가 대중화 되면서 넷북은 물론, 노트북이나 PC 시장이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 관심이 갑니다. 가정용 PC가 위축되고 그 자리를 아이패드 등의 타블렛이 대체하면 PC제조 시장이 위축된다는점은 부차적인 문제이지만 이용자들의 컴퓨터 및 인터넷 이용 행태가 바뀌면서 미칠 여러가지 영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얼마전 존경하는 한 블로거분과 댓글로 ‘모바일 웹이냐 앱이냐’ 논의, 즉, PC 사용환경에서 모든 길은 ‘웹’으로 통하던 것이 앞으로도 대세일 것이냐의 문제였습니다. 전 아직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아이폰으로만 그 전망을 해보는데, 결정적인 것은 사용자들이 아이패드를 어떻게 이용하게 될 것이냐 하는 것이지요. 웹에서 앱으로의 대체냐 아니면 웹 이외에 앱이 더해져서 단지 사용환경이 더 발전하느냐에 따라 검색의 구굴, 한국의 네이버 같은 포털들에게 파괴적 혁신을 요구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구글이던 네이버 이던 기본은 광고사업자이고 PC의 사용자 길목을 장악하고 또 사용자의 서비스이용시간(Time Share)를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지난 10여년의 인터넷 환경내지 시장을 구조화해왔기 때문입니다. 모바일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서 더 크게 만드는 면이 분명 있겠지만 사람의 하루의 ‘시간’과 ‘관심’은 유한하기 때문에 충분히 대체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우리들이 웹과 앱을 어떻게 사용하게 될런지, 그리고 더 많은 사용자들은 또 어떻게…, 검색 광고시장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웹광고와 iAd와 같은 모바일 광고와의 비교모습이 어떻게 될런지는 거기에 달려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튠스 모델 잇슈이기도 하겠지만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응용해 나가는 사업자들에게 사실 좀 고민스러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포스팅 너무 잘 해주셔서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예단이 조금 두렵긴 하더라도 앞을 살펴보는데 계속 도움주실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성준

    2010년 4월 18일 at 5:12 am

    • “아이패드를 쓰고 있으면 아이패드가 사실은 ‘컴퓨터’라는 점을 잊게 해준다는 점이다”는 부분은 다른 블로거분도 하셨던 이야기고 해외언론 Newsweek, Wired등에서도 비슷한 식으로 기사를 썼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말에 공감을 표명한 것 같아요.
      웹이든 앱이든, 아이패드이던 PC이던 뭐이던 중요한 것은 결국 ‘사용자경험’이 중요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컴퓨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 우리 어머니, 할머니 같은 IT에 친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편하게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접근하는 제품, 서비스가 결국 승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애플이 가장 앞서간다는 이야기고요. 하지만 다른 회사들도 놀고 있지는 않으니 앞으로 더 치열한 결전이 벌어지겠지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stima7

      2010년 4월 19일 at 2:44 pm

  10. […] iPad는 캔버스다 – estima […]

  11. 제 트윗에 링크 걸어도 되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성식

    2010년 4월 27일 at 11:26 am

    • 거세요. 뭘 그걸 물어보세요ㅎㅎ

      estima7

      2010년 4월 27일 at 11:33 am

  12. […] 아이패드는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변하는 캔버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블로그),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오직 상상력으로만 제한되는 캔버스. 앞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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