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2월 5th, 2019
페이스북의 15년을 보여주는 그래프들(WSJ)
2004년 2월4일 하버드대의 기숙사방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서비스를 시작한지 15년이 됐다. WSJ는 페이스북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그래픽도표를 넣은 기사를 게재했는데 그중에 몇개 사진과 그래픽을 내 블로그에 옮겨본다. (좋은 내용인데 유료가입자가 아닌 분들은 볼 수가 없다. 보시고 마음에 드시는 분은 WSJ를 유료로 가입해보시길 추천.)

2004년 2월의 페이스북 로그인 화면. 하버드대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미국의 대학을 중심으로 확장하던 페이스북은 2년7개월만인 2006년 9월 일반인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오픈했다. 그리고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 그래프에서 보듯 2007년 6월만 해도 마이스페이스가 월등히 컸다. 나도 당시 마이스페이스를 써보다가 2007년 7월에 페이스북에 첫 가입했다. 2007년부터 페이스북은 무섭게 성장했다. 나는 2008년에 다음 사내강연에서 페이스북을 소개한 일이 있는데 그때 “미국에 이런 것이 있다”정도로 소개했지 설마 이 서비스가 한국에서도 이처럼 큰 인기를 얻을지는 생각못했다.

페이스북은 2012년 5월 큰 화제속에 기업공개를 했다. 100조원 규모가 넘는 시총으로 상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SNS에 수익모델이 있느냐는 많은 이들의 의구심에 시달렸고 상장후 주가는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나도 그때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나도 참 얼마나 어리석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대단한 것은 데스크톱PC서비스기반으로 성장한 페이스북이 2012년부터 모바일로 기막히게 전환했다는 것이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 페이스북 광고매출에서 모바일 비중은 이제 93%까지 올라갔다.

또 페이스북의 성장과정에서 대단한 점은 과감한 인수다. 20조원이 넘는 돈을 주고 왓츠앱을 인수했고, 오큘러스VR을 거의 3조원, 인스타그램을 1조원정도에 인수했다. 오큘러스는 사실상 실패인 것 같지만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1조도 안되는 가격에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당시에는 너무 비싼 값 같았는데 지금 보니 완전 헐값이었다.

하지만 그런 페이스북도 이제는 유저의 연령층에서 노화현상이 보인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진격의 페이스북도 지난해 개인정보유출 등 온갖 스캔들로 큰 풍파를 겪었다.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가 최근의 실적호조로 다시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신뢰를 잃은 페이스북이 과연 다시 완전히 살아날지 두고봐야 할 것 같다. 페이스북은 이제 전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소셜 플랫폼이 된 이상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도 지고 규제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족 : 위 그래프는 2012년 5월 이후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넷플릭스의 주가 성장율도 보여주고 있는데 넷플릭스가 엄청나다. 무려 3천300% 성장했다.
91세 노모와 아들의 사진을 통한 대화
아무 생각없이 봤다가 감동한 TED 강연. 캐나다의 화가이자 사진가인 토니 루치아니의 테드x캠브리지 강연이다. 13분30초분량. 강추하는 내용이다.

그는 몇년전 91세된 노모와 함께 토론토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이탈리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13세때 결혼하고 캐나다로 이민와서 정착한 그의 어머니는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다. 공장에서 다양한 이민자들을 감독하기 위해서 다양한 언어를 공부할 정도로 열정이 있고 호기심 넘치는 어머니는 91세의 나이에도 유머감각이 있고 활달하다.

그림을 그리던 아들은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런데 카메라에 우연히 잡힌 어머니의 모습에 영감을 얻어 어머니의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어머니와 대화를 시작하고 어머니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유머러스한 어머니의 사진도 많이 보인다. 어머니는 카메라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과감하다. 심지어 어머니에게 카메라를 선물했더니 열심히 좋은 사진을 많이 찍었다.

청중들도 몰입해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어머니가 이제는 치매가 심해져서 같이 살지 못하고 아들 집 근처의 요양원으로 옮겼다. 그는 이틀에 한번씩 어머니를 찾는다. 어머니는 이제 아들의 이름을 잊어버렸다. 하지만 얼굴은 기억한다. 아들을 보면 항상 웃는다. 아들은 어머니를 천천히 떠나보내고 싶다. 아버지부터 그와 가까왔던 많은 사람들과 갑자기 이별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토니 루치아니의 절제되고 호소력있는 본인의 이야기에, 각 대목마다 적절하게 보여주는 멋진 사진들이 심금을 울린다. 최근에 공개된 동영상이라 한글 자막은 아직 없는데 어렵지 않은 영어이니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TED동영상 링크는 여기.
구글스토리-구글 창립 20주년 기념판

흥미로운 책이 나와서 소개. 구글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개정판이 나온 ‘구글스토리’. 인플루엔셜에서 출간했다. 영광스럽게도 장병규 4차위 위원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에 이어 내 추천사도 책 뒷면에 실렸다.

사실 이 구글스토리는 미국에서는 2005년 11월에 초판이, 한국에서는 2006년 3월에 ‘구글, 성공신화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번역판이 나온 책이다. 2004년 8월에 성공적으로 기업을 공개(IPO)하고 쑥쑥 성장하고 있던 구글에 대해서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 데이빗 A 바이스가 쓴 책이다. 사실 번역자인 우병현 선배가 13년전에 내게 번역판을 주셔서 별 기대없이 봤다가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로 이번에 개정판을 내는 인플루엔셜에서 추천사 부탁을 해서 다시 보게 됐다.
1998년 9월4일이 구글의 설립일자라 지난해 2018년 9월 설립 20주년을 맞아 이 책의 예전 내용에 구글의 문샷과 자율주행차에 대한 챕터가 더해져서 개정판이 나오게 된 것 같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어떤 가정에서 어떻게 성장했고, 그들의 스탠포드 생활은 어땠는지, 어떻게 구글 검색엔진을 생각해 내서 창업을 하게 되고 엔젤투자를 받고, VC투자를 받고,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내고 상장까지 하게 되었는지 흥미진진하게 묘사되어 있다. ‘초기 스타트업’ 구글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할까. 20년전이나 지금이나 테크 스타트업의 성장과정은 비슷하다. 대학이 창업을 장려하고, 교수들이 실력있는 VC들과 연결되어 있어 적절하게 재능있는 학생을 투자자와 연결해주는 실리콘밸리가 얼마나 혁신기업이 나오기 좋은 환경인지도 느낄 수 있다.
이 책이 나오던 2005년의 구글의 매출은 6.1B에 이익은 1.4B이었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2018년의 구글 매출은 136.8B, 이익은 30.7B의 어마어마한 회사가 됐다. 2005년 당시만해도 주위에 구글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던 기억이 있다. 구글은 애들 장난 같은 회사이며 저러다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고 하시던 분들 기억도 난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 들춰보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2006년에 책을 읽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지 생각이 안난다. 96년 래리 페이지의 스탠포드 대학원생 시절을 묘사한 3장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왜 구글이 2009년도에 일찍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섰고 2013년에 우버에 2억5천8백만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했는지 궁금했다. 구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차 개발부문을 웨이모로 독립시키고 자율주행차 서비스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왜 그런지 궁금했는데 96년 스탠포드대 대학원건물에서 공부하던 래리 페이지는 이미 이렇게 자율주행차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제 수긍이 간다. 앞으로 구글이 정복하고자하는 넥스트 프론티어는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모빌리티 서비스일 것이란 생각이 확실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