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2월 2nd, 2019
뉴욕 스시장인의 하루
유튜브 추천이 나와서 아무 생각없이 봤다가 살짝 감동한 동영상. 뉴욕 맨하탄에 있는 Sushi Noz의 쉐프 아베 노조무씨의 하루를 버즈피드 테이스티가 10분짜리 동영상으로 소개했다. 스시 장인의 하루다. 아래와 같은 루틴으로 반복된다.
오전 9시반 : 출근. 보통 집에서 8시반에 일어나서 9시반쯤 가게에 도착한다.
오전 10시 : 일본에서 날아온 생선이 도착한다. 거의 도쿄의 도요쓰수산시장에 주문해서 받는다. 항상 설레이는 마음으로 받는다.
오전 11시 : 스시 준비를 위해 생선손질을 시작한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부터 이어온 에도마에 방식인데 생선과 대화하듯 상태를 파악하고 정성을 들인다.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서 생선을 손질하고 숙성시킨다. 이 작업은 보통 3~4시까지 이어진다.
오후 3시 : 잠시 쉬면서 보통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주방에 앉아서 먹는다.
오후 3시30분 : 칼 갈기 작업을 한다. 보통 5개의 칼을 쓰는데 일주일에 2~3번정도 칼을 간다.
오후 4시 : 메뉴를 정한다. 화이트보드에 그날의 생선의 상태 등을 생각해서 메뉴를 정해 적어둔다.
오후 4시30분 : 레스토랑을 잘 정돈한다. 손님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홀내부의 장식물까지 모두 깔끔하게 배치한다.
오후 5시 : 고객이 오는 것에 맞춰 카운터를 준비한다. 식자재 등을 정리해 둔다.
오후 5시45분 : 스탭미팅을 가지고 모두 다 잘 준비되었는지 점검한다. 우리는 팀으로 일한다.
오후 5시 55분 : 손님들이 입장한다. 6시부터 2시간반동안 1차로 8명을 받는다.
오후 6시 : 저녁식사 서빙 시작. 2시간 반뒤 잠시 브레이크를 갖는다.
오후 9시 : 2차 저녁식사 서빙을 시작한다.
오후 11시30분 : 마지막 손님이 떠난다.
자정 12시 : 청소를 시작해서 1시쯤 끝낸다.
새벽 1시 : 내일을 위한 생선을 주문한다. 토요쓰수산시장에 있는 거래처와 새벽 1시반까지 통화한다. (도쿄는 오후 3시반)
새벽 1시반 : 귀가에 나서 2시쯤 집에 도착한다. 식사하고 취침.
다 보고 나서 “아, 정말 이 사람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것도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데도 불평하지 않고 그렇게 한다.
스시 노즈가 어떤 곳인가 더 찾아봤다. 홈페이지도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홋카이도에서 공수해서 만든 200년된 히노키로 만든 히노키카운터룸이다. 8석. 1인당 300불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열고 일요일은 쉰다. 6시, 9시 예약이 가능하다. 메뉴는 완전히 오마카세다. 쉐프가 정해주는데로 먹는 것이고 따로 주문은 받지 않는다. 미쉐린 원스타 식당이다. 가만 보니 식사라기보다 2시간반동안의 스시장인의 퍼포먼스를 보는 ‘스시 극장’이라는 느낌도 든다.

무척 젊어보이는 노조무씨는 스시경력이 20년이라고 한다. 홋카이도출신으로 올해 36세쯤 되는 것 같다. 삿포로에서 스시견습생으로 일하다가 도쿄로 이주해 에도마에스타일 스시를 배웠다. 2007년 자신의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가지고 뉴욕으로 이주했고 3년간 유명한 스시덴이란 식당에서 일했다. 그리고 자신의 식당을 열었다.

너무 당연한 일이겠지만 자신의 스시를 먹고 좋아하는 손님의 얼굴을 보는 것이 가장 기쁜 일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그가 어떻게 스시를 준비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보여주는 동영상도 있다. 한시간동안 문어다리를 주무르며 부드럽게 손질하는 모습이나 최상의 온도상태를 맞추기 위해 특별 제작한 냉장고를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쨌든 어떤 분야이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고 그만큼의 열정과 노력을 다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상적으로 봐서 메모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