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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월 26th, 2019

그린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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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다해서 7년쯤 살아봤지만 ‘그린북’이란 것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대부분의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CBS선데이모닝의 위 동영상은 그린북이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소개하는 내용이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30대에는 흑인들이 자동차로 미국 국내를 여행하며 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남부에서는 식당이나 술집에 잘못 들어갔다가 백인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을 수 있었다. 이것은 당시 유명했던 냇킹콜 같은 스타 흑인 뮤지션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1936년 빅터 휴고 그린이라는 한 흑인우체국원이 출간한 그린북은 흑인을 받아주는 모텔이나 식당을 소개해주는 흑인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북으로 인기를 얻었다.

빅터는 그린북 서문에 위와 같이 썼다고 한다. “언젠가 이 가이드북이 출간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미국에서 우리가 인종으로서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갖게 되는 때에 말입니다.” 한 때 일년에 200만부까지 찍었던 이 책은 1966년에 출간이 중단됐다.

요즘 잔잔한 반향을 얻고 있는 영화 그린북은 바로 그 그린북을 모티브로 한 내용이다. 미국 전역을 돌면서 순회공연을 갖는 한 뉴욕의 천재 흑인 피아니스트와 돈을 받고 그를 데리고 다니는 이태리계 이민자인 백인운전사와의 여정을 다룬 일종의 로드무비, 버디무비다. 배경은 1960년대초. 영화를 보면서 60년전의 미국으로 타임슬립을 해서 여행을 다니는 느낌을 받았다. 주연배우인 비고 모르텐슨과 마허 샬라 알리의 케미도 좋다.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잔잔하고 유머러스하게 60년대의 사람사는 모습을 담았다. 흑인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아왔는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런 차별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곧 극장에서는 내려갈 것 같지만 기회가 되면 한번 보실만한 영화. 이번 오스카상에서도 최우수영화상, 주연, 조연 남우상, 각본상 등 후보에 올랐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26일 at 10:3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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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ucket, 一个桶 : 애플의 춘절 기념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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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애플은 중국의 춘절春节을 기념하고 아이폰을 홍보하기 위해 7분짜리 단편영화를 중국의 유명 감독을 기용해서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첨밀밀로 유명한 천거신감독이 3분간이란 영상을 공개했고 올해는 스틸라이프의 지아장커 감독이 The Bucket, 一个桶이란 영상을 공개했다.

춘절에 고향집을 방문했다가 어머니가 뭔가 한가득 싸 준 양동이 한 통을 낑낑거리며 가지고 돌아가는 아들의 모습을 그린 내용이다. 아이폰 Xs로 촬영했다. 양동이안에는… 예상대로 어머니의 사랑이 들어있다.

今年春节,Apple 邀请导演贾樟柯用 iPhone XS 拍摄《一个桶》,讲述一个发生在每个人身上、关于过完年离家的故事。올해 춘절, 애플은 지아장커감독을 초대해 아이폰XS로 The Bucket을 찍었다. 보통 사람이 매년 고향집을 떠나며 겪는 일에 대해서 그렸다. (Youku 동영상 설명에서)

중국어 자막으로 보고 싶은 분은 위 동영상으로 보면 된다.

위는 1년전 공개됐던 천가신감독의 ‘3분간’ 동영상이다. 작년에 스팀잇에 중국어 공부삼아 메모했던 글을 아래에 붙여둔다.

3분간-三分钟。애플이 중국의 춘절을 축하하면서 만든 동영상. 첨밀밀로 유명한 진가신감독이 아이폰 X로 찍었다.
스토리를 잘 모르고 처음 동영상을 봤을때는 뭔가 했는데 중국어 공부 삼아서 나오는 대사를 받아적고 뜻을 새겨보고 다시 보니 감동적. 겨우 3분간의 가족 해후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서민들의 귀성모습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담아낸 듯 싶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중국인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듯. 대사를 이해하고 보니 찡한데가 있다.

根据真实故事改编。- 사실에 바탕한 이야기.

열차 여자승무원의 말-
我跑的这趟车是从南宁到哈尔滨的,是全国最长的一趟,一般跑六天。
내가 타는 이 차는 난닝에서 하얼빈까지 달리는, 전국에서 가장 긴 노선의 열차다. 한번 가는데 6일이 걸린다.

连着好几年都是过年值班,就错过了跟儿子一块儿过年。只能让我妹帮忙照顾他。
요몇년동안 계속 당번근무를 하느라 아들과 함께 춘절을 보내지 못했다. 기껏 여동생에게 아이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을 뿐이다.

我总怕他不乖,麻烦到妹妹,所以每次见他都忍不住特别严厉。
나는 아이가 말을 잘 안들어 동생에게 귀찮게 하는 것이 아닌지 항상 걱정이다. 그래서 매번 아이를 만날때마다 특별히 더 엄격해지곤 한다.

可一分别,就后悔了。
그리고 헤어지고 나면 항상 후회한다.

前几天我妹突然跟我说,”要不今年列车停凯里的时候,我带小丁来站台看你一下吧?“
며칠전 동생이 갑자기 내게 말했다. “올해 열차가 카이리역에 올때 내가 아이(샤오딩)을 플랫폼으로 데리고 갈테니 잠깐이라도 볼테야?”

虽然,只有三分钟。
비록, 3분밖에 안되지만.

导演 陈可辛。
감독 진가신.

用iPhone X 拍摄
아이폰X촬영

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엄마인 여승무원은 승객들을 조심해서 내리게 하는데 바쁘다. 그 사이 아이와 여동생이 엄마를 찾아왔다.
만나자마자 엄마를 지긋히 보던 아이가 갑자기 구구단을 외우기 시작한다. 1×1=1…..

小丁明年就要上小学,我上回吓唬他,如果还是记不住乘法表,就不能上我们镇的小学,更见不到妈妈了。
샤오딩은 이번에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나는 아이에게 만약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면 가까이 있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엄마를 보기 힘들게 된다고 겁을 줬다.

没想到,他当真了。
뜻밖에도 아이는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자꾸 더듬지만 그래도 열심히 구구단을 외우는 아이…. 시간은 자꾸 지나가는데…

엄마 “小丁,妈妈知道你很乖,但是今天时间不够了,我们先不背了好不好?”
샤오딩, 엄마는 너가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겠어. 오늘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니까 우리 외우는 것은 나중에 하지 않을래?

여동생 “姐,你听他背完吧,他都背好几天了。”
언니, 샤오딩이 끝까지 외우는 것을 들어봐요. 며칠동안 열심히 했어요.

계속 구구단을 외우는 아이. 아이를 힘껏 껴안은 엄마.

高敏,时间来不及了,我得走了啊。
“가오민, 시간이 없다. 난 이제 서둘러야 해.”
小丁,还有什么要跟妈妈说的吗?
“샤오딩, 엄마에게 또 말하고 싶은 것이 없니?”

엄마는 서둘러 열차에 타고 문을 닫는다. 아이는 3분을 겨우 10초 남겨두고 9×9=81를 외치며 끝낸다.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손을 흔들고 끝.

团圆的每一刻,你都可以留住。
가족이 함께하는 모든 순간은 기록해 둘 가치가 있다. (대충 의역.)

Written by estima7

2019년 1월 26일 at 11:27 am

중국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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