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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러시아고교생이 만든 ChatRoul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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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덕분에 흥미로운 웹서비스를 발견했다. 웹의 또다른 가능성을 느끼게 해주는, 그 즐거움과 그 부작용을 동시에 떠올리게 해주는,  여러면에서 흥미로운 웹서비스다.

그 이름은 Chatroulette, 즉 Chat+Roulette(채트+룰렛)이다. 이름 한번 절묘하다. 이 서비스의 핵심을 찌르는 네이밍이다.

지난 11월 or 12월에 첫 등장한 이 사이트는 최근 동시접속자가 2만명까지 넘어서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원리는 단순하다. 스카이프 화상대화를 하는 것인데 Play버튼을 누르면 그 상대가 완전히 랜덤하게 전세계 누군가로 선택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휴먼 룰렛게임이다.

챗룰렛현상을 다룬 뉴욕매거진의 기사제목이 The Human Shuffle인데 딱 떨어지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 휴먼 셔플!

사이트는 그야말로 단순 그 자체다. 'Play'버튼을 누르면 랜덤하게 상대를 찾아서 채팅이 시작된다. 아래부분에는 구글애드센스광고가 보인다.

Rocketboom에서 아주 깔끔하게 ChatRoulette을 설명했다. 이 동영상을 보면 대충 이해가 된다.

ABC방송의 Good Morning America에서도 Talk to Strangers with Chatroulette 이란 제목의 리포트로 ChatRoulette을 소개했다. 3분. 이 두개의 동영상을 보면 개념이 이해될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보면 바로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온갖 변태성욕자로 가득찬 어두컴컴한 인터넷세상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현재 이용자의 대부분은 남성들이며 틴에이저들이 주류를 이루고 온갖 음담패설이 오간다는 이야기도 많다. 또 그런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야말로 ‘즐거운 우연’을 기대하며 지구 어딘가에 있는 새로운 사람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방법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듯하다.

위 비디오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그룹으로 재미삼아 화상채팅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어쨌든 이 채트룰렛이 몇달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도대체 어디 있는 누가 만든 것인가”가 화제로 떠올랐다고 한다. 사이트에는 이메일주소만 하나 나와있을뿐이며 트래픽을 역추적해보면 유럽으로 연결된다고 해서 유럽의 누군가가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 채트룰렛의 주인공이 뉴욕타임즈의 문의메일에 답을 했다. 그 주인공은 겨우 모스크바에 사는 17살짜리 러시아 고등학생이었다! 이름은 Andrey Ternovskiy.

채트룰렛창업자를 소개한 뉴욕타임즈 Bits블로그. 사진은 오드리가 보내온 자신의 사진이라고.

뉴욕타임즈 테크팀은 Bits 블로그 Chatroulette’s Creator, 17, Introduces Himself (채트룰렛 제작자, 17살, 자신을 소개하다)라는 포스팅을 통해 그를 소개했다. 그리고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테크블로거인 프레드 윌슨이 Some Interesting Facts About Chatroulette 포스팅을 통해 NYT가 밝혀낸 이 신비로운 고등학생에 대해 요점만 정리했다. 다음은 그 내용.

  • 창업자 앤드리는 17살의 모스크바거주 고등학생
  • 그는 이 사이트를 재미로 만들었으며 상업적인 목적은 없었다.
  • 채트룰렛은 친구들과 스카이프화상채팅을 많이 즐기다가 고안해냈다.
  • 채트룰렛은 전적으로 구전효과(Word of mouth)로만 퍼졌다.
  • 폭증하는 트래픽을 견뎌내기 위해 그는 Code를 여러번 고쳐썼다.
  • 그리고 서버를 더 확충할 수 있도록 친척들이 약간의 자금을 대서 도와줬다.
  • 처음부터 글로벌한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서버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두고 있다. 현재 서버는 7대를 쓰고 있다.
  • 현재 모든 서비스는 완전히 그 혼자힘으로 운영하고 있다.
  • 현재 대부분의 사용자는 미국에 몰려있다. 그는 한번도 미국을 방문한 일은 없지만 언젠가는 가고 싶어한다.

프레드윌슨은 블로그 말미에 “우리(유니온스퀘어벤처스)는 이 친구를 뉴욕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이 채트룰렛이 우리가 투자할만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어쨌든 이 친구를 꼭 만나보고 싶다. 이 친구는 우리가 그동안 같이 일했던 많은 젊은 벤처기업가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썼다.

나도 약 두시간전에 위 NYT기사를 통해 채트룰렛을 처음 알게 됐다. 그 단순성, 그리고 그 놀라운 가능성에 깜짝 놀랐으며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한탄했다. 그리고 Napster를 만든 숀패닝, Facebook의 마크저커버그 등 수많은 젊은 인터넷기업가와 벤처신화를 떠올렸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 또 하나는 “왜 우리나라에서 만든 웹서비스는 해외로 뻗어나가지를 못할까”. 글로벌마인드가 부족한 것일까. 창의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단순히 언어의 장벽일까.

마침 오늘 트위터에서 @leesop 님의 트윗도 이런 고민을 말해준다.

@leesop 최근 주목도가 더 올라간 ustream을 보면 계속 드는 생각 : 조금 먼저 출발한 한국의 afreeca는 왜 계속 국내용으로만 남아서 섬처럼 되버렸는지가 떠오릅니다. IE6 + ActiveX + no모바일의 한국 웹의 고립도 원인의 하나인지.

겨우 17살짜리 고등학생이 만들었다고 하지만 채트룰렛은 처음부터 글로벌한 서비스다. 영어로 사용방법이 설명되어 있으며 플래쉬만 설치되어 있으면 어떤 브라우저에서도 쉽게 작동되는 듯 싶다. 이 어린 친구가 처음부터 글로벌한 서비스운영을 염두에 두고 서버를 독일에 뒀다고 한 점도 인상 깊다. 반면 우리의 경우 언어의 한계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한글로 된 국내서비스만 기획하고 발표하며 “잘되면 나중에 글로벌서비스도 생각해보겠다”정도로 이야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그 정도에 안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서비스를 가지고 해외진출을 계획하는 경우에도 (초기단계에 해외서비스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탓에) 온갖 시행착오를 겪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쨌든 이 ChatRoulette이라는 서비스가 또다른 인터넷신화가 될지 아니면 온갖 섹스와 저열한 채팅으로 가득한 쓰레기 서비스가 되서 사라져버릴지 흥미롭다. 만약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이 Andrey Ternovskiy라는 고등학생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한다면 이 친구를 미국으로 불러들여 벤처를 창업시키고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게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이다.

우리는 몇년뒤 또 다른 Skype or Facebook or Napter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2월 14일 , 시간: 6:39 오후

Webtrends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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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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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잘 보았습니다..
    아마도 국내의 아이디어가 국내에 머무르는 것은 언어 때문인것 같은데 이 조차 이해 되지 않는게 챗룰렛을 만든 사람은 러시아 소년인데 어떻게 영어로 된 글로벌 웹사이트를 구현해 냈을까요..
    아마도 한국인은 불처럼 타올랐다 금방 식어버리는 성격들이고 또 귀찮은걸 싫어하는 세태현상이 있어 해외진출에 더딘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준이_life

    2010년 2월 14일 at 8:18 오후

    • 영어라고해도 사실 겨우 화면 하나 들어갈 정도의 간단한 사용방법밖에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니까요. 그러니까 할 수 있었겠지요.
      그래도 어린 소년이 처음부터 사이트를 러시아어로 하지 않고 영어로 시작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화상채팅이라는 것이 워낙 글로벌하게 쓸 수 있는 것이니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하려했는지 모르겠네요.

      estima7

      2010년 2월 14일 at 9:23 오후

  2. 국내도 랜덤 채팅이라고, 화상은 아니지만 랜덤으로 문자 채팅하는것이 이미 서비스중이고 꽤 인기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역시 지적처럼.. 사용자 대부분은… 그런 성격의 사람들이죠. ^^

    Jay

    2010년 2월 14일 at 8:44 오후

    • 네 몇분이 트위터에서 말씀해주셔서 방금 들어가서 써봤습니다만… 그렇게 진화된 서비스라고 보긴 그러네요. 화상도 아니고… 이런 류의 채팅서비스들은 사실 세계적으로 많이 있습니다.
      채트룰렛이 관심을 받는 것은 화상으로 랜덤채팅을 쉽게 구현했다는 것과 러시아고등학생이 혼자서 만들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서비스사용자들이 정상적인(?)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고요…ㅎㅎ 한번 지켜보지요.

      estima7

      2010년 2월 14일 at 9:26 오후

  3. 우리나라의 17살 학생이라면,
    보통 수능공부하느라 정신없겠습니다..ㅠㅠ
    영어는 대부분 잘할 것 같은데, 다들 시험문제 풀기만 잘하겠죠.
    대학교 가면 놀기 바쁠테고..
    학교에서 뭔가 기업가 정신을 불러일으킬만한 프로그램이라도 만들어줘야하는 거 아닌가합니다.
    그러나..
    최고의 신부감은 교사. 이유는 안정적이고, 편해서…
    이런데 학교에서 무슨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 줄수 있는진 모르겠군요..
    설날에 이래저래 스트레스 받고 이런걸 보니 더 답답하군요.ㅠ

    sayhappy

    2010년 2월 14일 at 9:05 오후

    • 우리나라도 이런 학생들 많이 있을텐데요. 서울버스앱을 만든 유주완군도 그런 사람 아닐까요?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사회분위기가 되야 할 것 같습니다.

      estima7

      2010년 2월 14일 at 9:26 오후

  4. 우리나라에서 17살짜리 고등학생이 “아빠, 제가 새로운 웹사이트를 기획해서 만들었는데 서버 호스팅비로 10만원만 주세요.”라고 했다면… 그 아버지의 반응은… 과연…? ^^ 전 친척들의 도움만으로 해외에서 서버 7대를 호스팅하고 있다는 것이 더 놀랍습니다.

    Hwan

    2010년 2월 14일 at 11:30 오후

    • 그 부분은 저도 읽으면서 좀 의심이 가더군요. 좀 과장이 있거나 아니면 뭔가 특수한 환경에 있는 학생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stima7

      2010년 2월 16일 at 9:23 오전

  5. 흥미롭네요 ㅎㅎ

    MJ4EVER

    2010년 2월 15일 at 1:04 오전

  6. 우리나라 서비스들도 제발 글로벌을 염두에두고 만들면 좋겠네요. 항상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별따는수야

    2010년 2월 15일 at 10:14 오전

  7. 음… 재미있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인물지상주의”로 흐리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드네요. 랜덤선택 전에 옵션을 주도록 할 수도 있겠네요..”한국”,”20~25세”,”여자” 뭐..이런 것 중에서 찾아달라고… 아! 구인 서비스로 연결될 수도 있겠네요..

    HeungKeun LIM

    2010년 2월 15일 at 11:57 오전

    • 그렇게 하기 시작하면 이미 이 서비스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요? 무작위로 전세계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장점인 서비스인데.

      estima7

      2010년 2월 16일 at 9:22 오전

  8. […] 17세 러시아고교생이 만든 ChatRoulette NYT 덕분에 흥미로운 웹서비스를 발견했다. 웹의 또다른 가능성을 느끼게 해주는, 그 […] […]

  9. 허니몬의 알림…

    17세 러시아 고교생이 만든 ChatRoulette, 에스티마 // 생각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도 낳는 법이지. 사실 나도 세계를 무대로 하고 싶은 욕심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세계가 존재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세계가 존재함을 알았다면, 난 달라졌을까?…

    sunfuture's me2DAY

    2010년 2월 15일 at 8:27 오후

  10. 저도 얼마 전까지 세계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세상이 넓고 할일이 많다는 것을 몰랐다고 할 수 있겠죠. 많은 사람들이 저와 비슷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처럼 우물 밖에 넓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국내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스펙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부모도 사회도 모두 잘못을 하고 있는 것이죠.

    아이들에게 넓은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질문에 대한 정해진 답을 주입시키는 것보다,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세계로 뛰쳐나갈 열정과 동기를 부여하고,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간’으로 자라나도록 해줘야 합니다.

    늦은 밤, 전철에서 마주친 아이들의 축쳐진 어깨와 힘들어하는 얼굴을 볼 때마다 안타까워집니다. 나보다 더 피곤해하는 저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있자니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적어도, 미래의 내 아이에게는 넓은 세상이 있고, 그 안에 너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

    허니몬

    2010년 2월 15일 at 8:47 오후

    • ㅎㅎ 네. 우리 아이들이 보다 넓은 세상을 알고 폭넓게 사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stima7

      2010년 2월 16일 at 9:21 오전

  11. 이 사이트 이용해서 랜덤하게 인터뷰 할 수도 있겠네요 🙂
    생방송으론 위험하겠지만 ㅎㅎ

    bulnak

    2010년 2월 16일 at 2:18 오전

  12. 잠깐들어가봤는데…

    흉한넘들도 많더란 ㅜㅡ;

    @JOMOSI

    2010년 2월 23일 at 3:30 오전

  13. 자정작용이 있기 전에는 엄청난 혼란이 존재할 서비스인것 같습니다.
    random Chat 자체는 이전에도 있어왔고요.
    실제로 아이폰에도 비슷한 컨셉의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할 정도로 전통있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웹상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구현한것이 강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치 구글처럼요.

    치즈

    2010년 2월 24일 at 1:27 오전

  14. 일부는 이미 최고의 경기 chatroulette의 사이트 선택을 제공합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http://bestofchatroulette.com
    그건 =) 우수합니다

    tag

    2010년 2월 28일 at 1:16 오후

  15. 저도 IE6 + ActiveX + no모바일의 한국 절실히 느끼고 있죠.
    개발 10년 경력인 17×2의 제 나이 부끄럽네요 ㅠㅠ;

    ahnznet

    2010년 3월 19일 at 9:25 오전

  16. 이거 지금 해봤는데, 완전 웃기네요. 재밌어요. 나중에 시간 날 때 사람들과 챗 한 번 해봐야겠어요.

    sungmoon

    2010년 3월 21일 at 11: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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