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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2월 11th, 2010

Toyota 리콜사태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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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량기업 토요타가 지금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리콜사태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국의 일본때리기(Japan Bashing) 특히 자동차산업이 고사된 디트로이트의 복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몇달동안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그리고 요 며칠동안 또 한번 리더쉽이란 무엇인가, 글로벌기업의 CEO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등등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제가 회사 출퇴근시에 가지고 다니는 차는 토요타캠리입니다. 비록 저희 집에서 회사는 4.5마일정도의 거리밖에 되지 않지만 차가 없으면 그야말로 꼼짝도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수퍼마켓이 2마일. 회사에서 가까운 레스토랑이 1마일남짓합니다.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미국의 삶에서 자동차는 말 그대로 발입니다.

그런데 제 차가 리콜 대상입니다. 사실 캠리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벌써 3~4개월이 된 것 같습니다. ABC 월드뉴스에서 토요타캠리의 운전석 매트가 액셀레이터에 걸려 급발진이 일어나는 사례가 있어 리콜을 한다는 리포트를 본 일이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품질에 대한 토요타의 명성을 생각할때 굉장히 뜻밖의 뉴스였고 그 대상이 토요타캠리라는 점에서 저도 상당히 찜찜하게 받아들인 뉴스입니다. 리포트를 보니 제 차도 리콜대상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런데 무엇보다 운전석 매트가 액셀에 끼어서 급발진이 일어난다는 설명자체가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게 원인이 아닐 것 같았어요.

그래도 천하의 토요타니까 잘 해결되겠지하고 믿고 있었습니다. 캠리오너인 제게도 무슨 연락이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니까 이번엔 단순히 매트의 문제가 아니고 가속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보도가 흘러나옵니다. ABC뉴스가 제가 봐도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쎄게 파고들었습니다. 그런데 토요타측의 대응 자체가 너무 둔감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문제를 인정하고 엄청나게 많은 모델을 리콜한다고 보도합니다.

그런데도 저한테는 연락한번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월 26일에 이메일이 하나 왔습니다. 내용은 “여러가지로 가속페달에 대한 말이 많은데 이것은 상당히 드문 케이스로 발생하는 문제이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한 괜찮을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연락하라”는 메일이었습니다. 굉장히 무성의한 대응이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월 29일에는 렌트카회사인 AVIS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자기네 렌트카 라인업에서 토요타리콜대상 차를 완전히 빼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고객이 걱정하는 차량을 렌트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그 차량을 아직 몰고 있습니다. 회사 사람들이 걱정해줍니다. 괜찮냐고… 조금씩 화가 납니다.

그런데도 토요타에서는 (딜러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언제 수리받으러 오라고 이야기도 없습니다. 저야 귀찮은 것 싫어하는 사람이라 신경을 안썼는데 슬슬 걱정이 됩니다. 주위에서 빨리가서 수리받고 오라고 하니까요. 그래서 딜러에게 전화해봤더니 지금 수리차가 밀려서 다음주에나 와서 수리받으라고 합니다. 번거롭습니다. 차없으면 아무데도 못가는데 차를 맡기는 대신 렌트카 비용을 대준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언론에서는 매일처럼 토요타관련 기사가 쏟아집니다. 그런데 토요타는 제대로 대응도 못합니다.

가장 경악한 것이 ABC뉴스팀이 토요타 일본 본사에 가서 취재를 시도했는데 토요타에서 나온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합니다. 너무 놀랐습니다. 이것이 세계최대의 자동차회사인가? 글로벌기업인가? 어떻게 이렇게 허술하게 언론에 대응할 수가 있을까.

그리고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 세계최대의 시장에서 이 난리가 났는데 정작 CEO라는 사람은 일본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미국 미디어에 나중에 나타나서 인터뷰하는 사람은 미국법인President, COO입니다. 누구나 이런 경우에는 톱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일본언론의 분위기는 어떤가 하고 가끔 들여다봤는데 어라? 토요타이야기가 1면톱이 아닙니다. 별달리 위기감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도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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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에는 대개 리더쉽에 문제가 있기 마련입니다. 위기상황에서 진짜 리더쉽이 빛을 발하는 법이지요. 그래서 한번 현재 CEO인 토요타아키오씨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봤습니다.

위키피디아 설명에 따르면 창업자 토요타 소이치로씨의 손자. 53세. 게이오대 졸업. 미국 밥슨칼리지 MBA. 창업자의 가족으로서 회사에 들어와 44세에 임원이 되고 각종 요직을 거치고 중국담당, 미국근무까지 거쳤습니다. 금융위기를 맞아서 적자가 된 토요타의 위기극복을 위해 9개월전에 창업주의 손자가 토요타의 대표이사CEO로 취임하게 된 것입니다.

찾아보니 일본내에서도 “능력이 검증이 안되었는데 창업주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CEO가 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리콜사태 관련해서 난리가 났는데도 대응은 부사장들에게 맡기고 본인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전 사과 기자회견에서의 Broken English 논란 비디오를 보게 되었습니다. 토요타아키오사장이 외신기자를 상대로 영어로 대답을 했는데 그 내용이 글로벌기업의 CEO로서는 생각할수 없는 수준낮은 Broken English였다는 내용입니다.

보니까 이 내용을 소개하신 일본에 계신 분의 블로그포스팅 ‘토요타사장영어실력’이 야후코리아 탑페이지를 장식하면서 200개 가까운 댓글이 붙었습니다. 대부분은 “영어못한다고 무슨 죄냐. 글로벌기업의 CEO가 꼭 영어를 잘 해야 한다는 법이 있느냐?”라는 항의가 많았습니다. (블로그 쓰신 분 억울하실 것 같습니다. 일본사람의 글을 대부분 그대로 옮긴 것 뿐인데요)

저는 위의 동영상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저도 영어를 한심하게 하는 입장에서 비판할 자격은 없습니다만 최소한 일본 최고, 아니 세계최고 자동차기업의 CEO가 저렇게 허술할 수가 …. 뭔가 토요타가 문제가 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영어의 문제뿐만 아니고 그 준비의 허술함 때문입니다)

그리고 토요타 아키오 CEO가 인생에 전력투구하는 사람은 아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이력을 보면 고등학교때 미국하와이에 유학을 했고, 대학졸업후 미국 밥슨칼리지에서 MBA를 했습니다. (밥슨칼리지는 제가 있는 보스턴근교에 있는 학교로 창업관련 커리큘럼으로는 1위의 비즈니스스쿨입니다. 하지만 아이비리그의 톱스쿨과는 차이가 있어서 토요타가족인 그가 왜 이 학교에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벌패밀리면 아이비리그 비즈니스스쿨은 다 쉽게 가는데….) 그리고 GM과의 조인트벤처회사에서 일하는 등 미국생활도 꽤 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 사람이 저 정도의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인생을 치열하게 살고, 글로벌기업의 수장을 하겠다는 야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오랜 미국생활에 저 정도 영어실력일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만약 도저히 영어가 안된다면 영어답변을 거부하고 절대 통역을 써서 이야기했어야 합니다. BBC기자가 영어로 답변해 달라고 한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다. 아니 물어보기 전에 달달 외워서 영어로 메시지를 전했어야 합니다. 토요타의 고객의 상당부분이 영어권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제스처라도 취했어야 합니다. (따로 영어로 읽는 비디오도 있기는 하더군요)

토요타의 저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일본을 비교적 잘 알고 일본인들이 얼마나 꼼꼼히 완벽하게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인지를 아는 저에게는 이번 토요타리콜사태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일본사람들도 예전같지 않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국도 문제 투성이의 사회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보면 중요한 것이 어떤 조직의 수장은 반드시 그만큼의 능력이 갖춰진 사람이 합니다. 가족이라고 자동으로 세습한다던지 연공서열을 통해 자동으로 톱이 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Good to Great를 쓴 존 콜린스가 쓴 최근작이 How the Mighty Fall이란 책이 있습니다. 잘나가는 기업은 꼭 자만심에 빠져서 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망하는 길에는 5단계가 있는데 초기에 일찍 조기발견해서 고치면 괜찮다는 것이죠. ㅎㅎ 토요타도 그런 단계에 들어서지 않았는가 생각했습니다. 일본최고의 기업, 무소불위, 신화, 아무도 쓴 소리를 못하는….

한국은 여러모로 보건데 미국보다는 일본에 휠씬 가까운 사회입니다. 이번 토요타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토요타가 이대로 무너질 기업은 아니지만요^^

갑자기 오늘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자기전에 두서없이 써봤습니다. 굿나잇!

Written by estima7

2010년 2월 11일 at 12:45 오전

짧은 생각 길게 쓰기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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