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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on Internet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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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by MARC ANDREESSEN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는가”(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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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터넷웹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만들고 넷스케이프를 공동창업했던 마크 앤드리슨의 통찰력 넘치는 WSJ기고 칼럼이다.

IT업계는 물론 SW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정독을 권하고 싶은 글이다.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90년대중반 넷스케이프를 창업한 당시 파릇파릇한 20대초반이던 그는 이후 Loudcloud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실패와 성공의 우여곡절을 겪고, 이후 VC로 변신, Facebook, Groupon, Skype, Twitter, Zynga, Foursquare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제는 유능한 VC, 존경받는 실리콘밸리의 Guru중 한명으로 변신해있다. 그는 페이스북, eBay, HP의 이사회멤버이기도 하다. (나는 기자시절 한국을 방문한 그를 96년 단독인터뷰했던 일이 있다. 그때는 진짜 어리버리한 대학생같은 이미지를 받았는데 지금은 정말 거물중의 거물로 성장했다.)

이 글에서 그는 HP가 PC사업을 포기하고,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하는 거대한 변화속에서 “소프트웨어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트랜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설명한다. 그는 그 증거로 보더스를 사라지게한 아마존, 블록버스터를 KO패시킨 넷플릭스의 예를 들며 이런 회사들이 모두 소프트웨어기업이며, 음악에서는 아이튠스, 판도라, 심지어는 애니메이션의 픽사까지 이제는 소프트웨어기업들이 업계를 지배하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기업들이 이런 소프트웨어혁명이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지어는 MS와 오라클같은 기존 소프트웨어기업들까지 세일즈포스닷컴이나 안드로이드 같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물결에 위협을 받을 정도니말이다.

Companies in every industry need to assume that a software revolution is coming. This includes even industries that are software-based today. Great incumbent software companies like Oracle and Microsoft are increasingly threatened with irrelevance by new software offerings like Salesforce.com and Android (especially in a world where Google owns a major handset maker).

그는 특히 앞으로 10년동안 기존 업계의 강자와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반란군의 대결이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Over the next 10 years, the battles between incumbents and software-powered insurgents will be epic.”

특히 그의 글 마지막 부분이 의미심장하다. 이런 소프트웨어신흥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불평할 시간에 이런 새로운 기업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자신의 비즈니스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 것인가, 앞으로 어떻게 이런 혁신적인 SW기업의 수를 늘릴 수 있을것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기회가 열리는 것이며 자신은 그런 혁신 SW기업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Instead of constantly questioning their valuations, let’s seek to understand how the new generation of technology companies are doing what they do, what the broader consequences are for businesses and the economy and what we can collectively do to expand the number of innovative new software companies created in the U.S. and around the world.
That’s the big opportunity. I know where I’m putting my money.”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 가끔 삼성, LG 등 한국대표기업의 임원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일수록 구글, NHN, 다음 같은 기업에 대해 “애들 장난“정도 수준으로 치부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쯤 되는 기업과 다음 같은 회사의 의사결정의 수준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단언하는 말씀도 들었다. 물론 거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장치산업기반 기업을 경영하시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구글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어떻게 그렇게 높은 매출성장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들의 핵심프로덕트가 무엇인지 등등 진짜 본질을 이해하고 계신 분들은 정말 드물었다. 제조업중심의 마인드에 사로잡히신 그 분들은 그저 구글이 닷컴버블에 올라탄 운이 좋은 무서운 아이들이고,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예전 2000년에 닷컴버블이 터졌던 것처럼 다시 쭈그러들 것으로 믿고 계신 것 같았다.

그런데 요즘은 그 반대의 현상이 드라마틱하게 벌어지는 듯 싶다. 비록 일시적인 굴곡은 있지만 몇년전과 비교해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장기적으로 보면 계속 승승장구하며 기업가치와 매출이 쑥쑥 올라가고 있는 반면, 삼성, LG 등 한국 대표 IT전자기업들은 최근 급속히 시가총액이 빠지고 있고 소프트웨어중심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나도 한국IT업계의 위기가 이런 소프트웨어혁명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시해온 일부 한국IT업계 경영진의 오만함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잘 나갈 때가 가장 위험하다. 애니콜신화, 초콜렛폰 신화에 빠져 2007년 아이폰이 시작한 스마트폰혁명의 트랜드를 일찍 타는데 실패했다. (사실 우리IT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키아, RIM도 똑같은 우를 범했다.)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세상의 변화를 겸허하게 읽어야할 때인듯 싶다.

Written by estima7

2011년 8월 20일 at 7:30 am

LG가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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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반전에 In the plex라는 책을 읽다가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과 삼성전자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를 발견해 블로그에 소개했었다.

그런데 (물론 내 블로그를 보고 쓰신 것은 아니겠지만) 이 내용이 중앙일보 칼럼 “[이철호의 시시각각] S급 천재를 걷어찬 삼성”에 소개되고, 또 구글의 모토롤라인수뉴스이후 “안드로이드 걷어찬 삼성, 품에 안은 구글”(조선일보)등 계속 뉴스를 타고 있다.

그러면서 언론은 괜히 “삼성은 앤디 루빈이라는 S급 인재를 놓쳐서 작금의 스마트폰전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엔 그것은 틀린 얘기다. 2005년 당시에는 누구도 지금의 이런 트랜드를 예견하기 어려웠고 당시 삼성이 앤디 루빈의 회사를 인수한다고 해서 지금의 안드로이드처럼 키울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사실 앤디 루빈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으로 치고 나온 덕을 단단히 본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스마트폰이 이처럼 빨리 성장할 수 있을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구글의 모토롤라인수와 관련해 오늘 실린 WSJ의 기사 “The Man Behind Android’s Rise“, 즉, “안드로이드의 아버지”에 대한, 앤디 루빈을 조명한 기사에서 또 우리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 흥미로운 부분을 포착했다.

In mid-2007 he faced a setback when LG Electronics Co. backed out of a deal to build the first Android phone, said a person familiar with the matter. Mr. Rubin then turned to little-known HTC Corp., which had built a phone for Microsoft.

(2007년중반, 앤디 루빈은 LG전자가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만든다는 딜을 포기하면서 시련을 겪었다고 그와 가까운 지인이 말했다. 루빈은 결국 잘 알려지지 않은 대만의 HTC라는 주로 MS스마트폰을 만들던 회사와 함께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내놓게 된다.)

구글-모토롤라딜이후 스마트폰업계 지형도(WSJ그래픽)

역시 WSJ의 이 보도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LG가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을 내놓고 구글과의 관계를 지금의 HTC처럼 긴밀하게 가져갔다면 윗 그림의 HTC와 LG의 위치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잘 알려진대로 대만의 신흥휴대폰제조업체인 HTC는 스마트폰에 올인, 특히 최근 몇년간 구글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인 G1, 그리고 넥서스원 등을 내놓으면서 급성장한 회사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시가총액이 노키아를 넘어서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LG전자가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에 늦어 고전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있다.

결국 LG전자에도 기회는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사례를 통해 기회가 보였을때 트랜드나 패러다임의 변화를 빨리 이해하고, 멀리 내다보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Update : 어제밤에 WSJ의 앤디 루빈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LG에 대해서 흥미로운 언급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가볍게 윗글을 썼다. (나는 WSJ를 온오프라인유료구독을 해서 전문을 읽을 수 있는데다 항상 내일 조간을 그 전날 밤에 확인하고 자는 편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소식이 조금 빠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서 보니까 삼성 이어 엘지도 ‘안드로이드폰’ 걷어 찼었다(한겨레), 앤디루빈, 2007년엔 LG전자에 안드로이드 제안했었다?(디지털타임즈) 두 군데서 이 내용을 받았다. 나도 WSJ를 인용한 것이니 상관없지만 위 블로그에 쓴 내 생각을 그대로 인용해서 깜짝 놀랐다. 별 생각없이 두서없이 쓴 글인데 (온라인기사기는 하지만) 매스컴을 통해 나가다니. 이것 참 앞으로 글을 쓸 때는 조심해야겠다. (그런데 그럼 이것도 일종의 특종인가??)

Written by estima7

2011년 8월 16일 at 10:50 pm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이익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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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기사는 요즘 심심치 않게 보인다. 6월 3일 WSJ에 실린 Nokia’s Pain Becomes Finland’s(노키아의 고통이 핀란드의 고통이 되고 있다)는 기사가 대표적이다.

나라전체경제가 너무 한 기업에 의존되어 지나치게 있다보니 생기는 문제다. 한때 나라전체 기업세금의 20%를 내던 기업이 “추락하는 새는 날개가 없다”는 말이 들어맞을 정도로 급속히 몰락하고 있고 회생가능성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불과 4년동안에 75%의 시장가치를 잃고 이제는 대만의 HTC에도 추월당했다.(출처 WSJ)

그런데 오늘 또 WSJ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이익이 되다(Nokia’s Losses Become Finland’s gains)”라는 제목의 기사다. 기사가 재미있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있는 것 같아서 몇군데 인상적인 부분을 인용해본다.

노키아와 함께 20년동안 양성된 세계수준의 모바일엔지니어들이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스타트업생태계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런 트랜드가 새로운 벤처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The steady growth and domination of Nokia, and the surrounding ecosystem, during the last 20 years has created a large pool of world class mobile technology skills in Finland. Now, when the smartphone market is skyrocketing [and] Nokia is suddenly stumbling and forced to cut down substantially the multibillion R&D efforts…[it releases] some of the best resources to the start-up market.”

그리고 핀란드의 벤처생태계에 중요한 컬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즉,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창업자가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가 롤모델역할을 하면서 이런 창업트랜드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적은 수지만 이미 성공한 창업가들이 다시 새로운 벤처기업을 만들고 투자에 나서면서 이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Finns are nowadays more willing to take risks and become entrepreneurs,” he said. “Second, the recent success of startups like Rovio that serve as role models for would-be entrepreneurs boost this trend. Third, Finland now has a small but growing amount of serial entrepreneurs who are either forming new startups or investing in other startups and helping them progress faster. All of this has lead to there being more and better ideas for entrepreneurs to invest in.”

보스턴인근의 한 쇼핑몰에서 만난 앵그리버드 캐릭터가판대. 전세계 어딜가나 이제는 캐릭터상품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앵그리버드는 모바일시대의 슈퍼마리오가 됐다.

아래 이야기가 또 인상적이다. “창업이 드디어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의 좋은 대안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Tommi Laitinen, Flowd’s senior vice president, said he also thought that there had been a shift in attitudes. “Entrepreneurship is finally accepted as a good alternative to working in a big corporation.”

겨우 인구 5백만의 핀란드는 세계가 알아주는 교육선진국이다. 그만큼 훌륭한 인재도 많을 것이다. “혹독한 기후와 천연자원의 부족이 하이테크에 집중하도록 했다”는 한 벤처기업 CTO의 이야기도 눈에 들어온다. 20명의 직원중 8명이 박사학위소지자라고 한다.

All agreed that the high level of education was important. Harri Valpola, CTO of recycling technology developer Zen Robotics said that eight of the company’s 20 employees had PhDs. He added: “Maybe also the harsh climate and lack of natural resources has something to do with our focus on high tech.”

웬지 모르게 이 기사를 읽으면서 한 10년후에는 핀란드가 이스라엘같은 ‘창업국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국으로 둘러싸인 7백만의 인구를 가진 소국 이스라엘도 10여년전 ICQ 같은 회사의 성공적인 매각이 계기가 되어 벤처생태계가 꽃피는 창업국가로 변신하게 되었다.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에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좀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됐으면 한다. 핀란드의 정부와 언론도 이런 새로운 움직임을 ‘희망’으로 받아들이고 벤처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지도 궁금하다.

LeWeb에서 앵그리버드를 만든 핀란드의 벤처기업 로비오(Rovio)의 CEO가 가진 Q&A대담 동영상.

Written by estima7

2011년 8월 4일 at 11:55 pm

“Earn Re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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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오피스홈페이지를 가보면 CEO에 대한 질문의 주제별로도 내용이 아주 잘 분류되어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된다. 훌륭한 CEO들에게 경영의 팁을 전수받는 느낌이랄까.

내가 참 좋아하는 뉴욕타임즈 선데이비즈니스섹션의 코너오피스(Corner Office)칼럼. 일요일마다 CEO를 인터뷰해서 실리는 이 칼럼은 CEO의 자화자찬성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PR성 회사소개도 없다. 그냥 이 사람은 이런 회사의 CEO라는 한줄 소개이외에는 그 CEO가 어떻게 조직을 이끌고 운영하는지, 직원들을 동기부여하고 자신을 관리하는지 리더쉽과 매니지먼트에 대한 Q&A로만 이뤄져 있다. 그 CEO가 이끄는 회사가 뭘하는 회사인지, 매출이 얼마인지, 얼마나 성장했는지 등등에 대한 얘기는 없다. 한마디로 CEO들이 어떻게 고뇌하면서 조직을 이끌어가는지 엿볼 수 있는 칼럼이다.

인터뷰대상도 다양하다. 포드의 알랜멀랠리CEO같은 대기업의 거물부터, 징가의 마크핀커스 등 벤처CEO, 대학총장, 공익재단CEO 등 다양한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오늘은 Yammer의 CEO David Sacks의 인터뷰가 실렸다. 평소 내 생각과 거의 90% 이상 일치하는 그의 인터뷰를 흥미롭게 읽었다. 다음은 마음에 드는 부분.

Q. And besides problem solving, are there other intangible qualities are you looking for? (사람을 뽑을 때 문제해결능력이외에 보는 다른 요소는 어떤 것이 있는가?)

A. If we are hiring someone for a management position, they can’t be too hierarchical. They’ve got to be prepared for the fact that people don’t perceive legitimacy from rank. They perceive legitimacy from how good you are. The way you have to persuade people as a manager is you can’t really appeal to your rank or authority. You’ve got to be able to persuade people based on rational argument. That can be an adjustment for some managers who are not used to having to defend their positions, rather than just saying, we’re doing this because I’m saying we’re doing this.

우리가 누군가를 관리자로 뽑을 때는 너무 권위적(hierarchical)이 아닌지 살핀다. 높은 직함으로 당신의 말이 통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사람들은 당신의 실력에서 권위를 찾는다. 관리자로서 사람들을 설득할때 당신의 직위나 그로 인해나오는 권위를 내세우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합리적인 논쟁, 의견을 통해서 사람들을 설득해야한다. “내가 시키니까 해야한다”고 찍어누르는데 익숙한 어떤 관리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변화일 수 있다.(의역임을 감안하시길)

즉, 권위로 사람을 이끌려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부하들을 이끌때는 합리적인 의견(rational argument)로 설득을 해야지, “(팀장인) 내가 이렇게 말하니까 해야한다”(We’re doing this because I’m saying we’re doing this)는 안된다는 얘기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실제로는 이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직급이 높아지면 부하들이 당연히 자신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아니 들어야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아니다. 특히 요즘 세상에는.

“Earn Respect”

PS. Yammer는 기업용 트위터다. 한국에서도 쓰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Update : 이 코너오피스칼럼을 책으로 묶은 ‘Corner Office‘의 한국어판이 나왔다. ‘사장실로 가는 길‘. 제목이 조금 위화감이 있지만 어쨌든 반가운 소식.ㅎㅎ (2011년 12월말)

Written by estima7

2011년 7월 17일 at 7:37 pm

경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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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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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뽀로로 1조 원에 팔라”‥”안 돼, 꿈도 꾸지마”라는 MBC뉴스기사제목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깜짝 놀랐다.

한국을 떠난지 2년반. 한국에 있을 때 아이들이 좋아했던 뽀로로였고 이 캐릭터가 세계적으로 더 인기를 끌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기에 거의 잊고 지냈었는데 그런데 그새 1조원가치의 캐릭터로 성장했단말인가? 그런데 기사를 읽어보고 또 놀랐다.

아이들의 대통령, 뽀통령이라고 불리는 뽀로로.
그 인기는 이제 뉴스거리도 아닌데요.
최근에 다국적제작사가 인수 가격으로 무려 1조 원을 제시했다고 하는데요.
우리 업체가 다행히 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라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1조라면 당연히 팔아야하는 것 아닌가? 팔고 그 자금으로 뽀로로 같은 애니메이션을 몇개 더 만들어서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단순히 팩트를 전하는 뉴스에서 왜 기자가 “다행히”라는 자신의 의견을 집어넣지? 기사를 계속 읽어봤다.

인기는 몇 년 전부터
세계 시장으로 확산됐습니다.
현재 110개국에 수출되고 있는데,
프랑스에선 동시간대 시청 점유율
57%라는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고,
아랍권의 대표 채널 알자지라에도
방송됐습니다.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일본의 키티나 디즈니의 곰돌이 푸와
맞먹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동시간대 시청점유율 57%를 올렸다고? 그거 보통 일이 아닌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어린이들이 보는 시간에 방영했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두달전에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을때 뽀로로를 본 기억이 없는데 그렇게 프랑스에서 대히트였던가? 키티나 곰돌이 푸와 브랜드가치가 맞먹는다고 누가 평가했다는거지?

급기야 얼마 전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 관계자가
간접적으로 인수 제안을 해왔습니다.
“1조 원에 파는 건 어떠냐”는
조심스런 타진이었습니다.
제작사 측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불모지에서 오랜만에 빛을 본
토종 캐릭터인데,
국적이 바뀌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산 캐릭터 가운데
다국적 제작사에게 인수 제안을 받은 건
처음 있는 일.
뽀로로 열풍이
우리나라 캐릭터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세계최대 애니메이션제작사라면 월트디즈니밖에 없는데? 애니메이션캐릭터에 국적이 어디있나? 아니 프랑스에서 인기가 있다는데 프랑스아이들이 “뽀로로는 한국캐릭터라서 좋다”고 생각하고 볼까. 대부분 알지도 못하고 볼텐데 그게 무슨 상관이람.

나는 의심이 많은 것이 병인가. 지상파방송에서 그렇다는데 그냥 믿어야지 왜 의심할까. 그런데 그렇게 안됐다. 일단 트윗을 날렸다.

그런데 또 놀란 것은 이 트윗에 대해 “잘한 결정이다”, “애국자다”라고 오히려 1조원제안을 차버렸다는 결정에 동의하시는 분들의 반응이 많았다. 뽀로로가 우리 한국의 자식인데 외국으로 보낼 수 있느냐며 굉장히 애국적인 견지에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 놀란 것이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까 예상대로 “뽀로로, 디즈니社 1조원 제안 걷어찼다“(아시아경제)라는 기사가 나왔다. 또 생각해봤다. 디즈니가 뽀로로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솔직히 상당히 의외였다. 내 기억에 디즈니가 지난 10년간 인수한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관련회사는 픽사(2006년 약 8조규모), 마블엔터테인먼트(2009년 약 4조5천억규모)정도였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수많은 수퍼히어로캐릭터를 보유한 마블의 2009년 매출이 아마 6천~7천억, 이익규모가 2천억이 넘는 규모였으니 뽀로로도 아마 적어도 2천억규모의 매출에 몇백억흑자가 나는 수준인가 싶었다. 그 정도 매출-이익규모에 높은 성장성이 있다면 1조규모의 인수제안을 차버렸다는 것이 이해가 갈 것 같았다.

그래서 뽀로로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얼마인지 찾아봤다. 그런데 좀 이상했던 것이 기사에 오콘과 아이코닉스라는 회사 2개가 소개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오콘이 애니메이션제작사고 아이코닉스가 마케팅담당회사라고 한다. 그렇다면 뽀로로캐릭터는 누구 소유인지 궁금했다. 디즈니는 둘중에 어느 회사를 인수하려고 했던 것인지? 일단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서 오콘과 아이코닉스를 검색해서 2010년 감사보고서를 열어봤다.

일단 오콘은 2010년 매출액이 52억, 영업이익이 2억이었다. 그리고 2010년 기말 현금잔액이 6천만원이었다.

아이코닉스는 2010년 매출액이 266억, 영업이익이 43억수준이었다. 단위를 잘못 본 것이 아닌지 다시 확인했다.

두 회사를 합쳐도 318억매출에 영업이익 45억수준이다. 보통 이런 경우 성장성있는 기업에 가치를 잘 쳐줘서 영업이익의 10배를 쳐준다고 해도 5백억수준이다. 설사 100배를 해준다고 해도 5천억이다. 1조가치라면 영업이익의 2백배가 넘는 가치를 쳐주는 셈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unlikely….

미국에 와서 저 두 회사를 합친 정도의 매출에 휠씬 더 큰 영업이익을 올리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만약 누가 우리 회사를 1조에 사겠다고 하는데 거절했다고 하면 모회사나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을 듯 싶다. 작년에 우리 회사를 거의 6개월에 걸친 협상끝에 인도에 판 내 경험으로 볼때도 더욱 그렇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디즈니가 제안했을리가 없다. 의향은 있었을지 그건 모르나 아마 거간꾼(브로커나 에이전트라고 한다)이 만나서 이야기한 것이 와전됐을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 식으로 M&A설이 항상 보도되는 법이니까.

그런데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언론의 보도태도였다. 아무 곳도 오콘과 아이코닉스의 매출액을 분석하고 두 회사와 디즈니에 직접 확인해서 냉정하게 기사를 작성하는 곳이 없었다. 모두다 서로 비슷한 기사를 양산했다. 도대체 근거를 알 수 없는 프랑스에서 57%의 시청율을 올렸고,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 원, 브랜드 가치는 8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8700억 원, 취업 유발효과는 4만3000여 명라는 수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심지어는 오콘의 매출액이 5천억이라느니 올해 8천억이라느니 하는 기사까지 나왔다.

또 “`뽀로로`에 굴욕당한 디즈니”, “뽀로로에 차인 디즈니, 자존심 상했나?” 같은 자극적인 기사제목들도 나왔다. 뽀로로의 몸값은 1조원대로 치솟았고 일약 국민적 자존심을 지킨 상징이 됐다.

예상했던대로 디즈니공식입장이 다음날 나왔다.

15일 월트 디즈니사 컴패니 아태지역 부사장 알라나 홀 스미스(Alannah Hall-Smith)는 홍보 대행사를 통해 “뽀로로는 국내외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유명한 캐릭터이며, 디즈니 또한 뽀로로의 팬이지만 명확히 할 사실은 디즈니사에서는 뽀로로 캐릭터의 인수를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디즈니로서는 좀 억울했겠지만 나름 점잖게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자 결국 오콘측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오콘 측은 15일 오후 5시 30분께 보도자료를 통해 “디즈니를 만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인수 금액 부분은 디즈니사 이야기가 아닌 다른 회사의 에이전트로 부터 들은 내용을 강연 중 뭉뚱그려 에피소드로 전달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연 자리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fact’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콘은 뽀로로 매각 제의를 꾸준히 받아왔다고 전했다. 오콘은 “그간 국내외의 여러 업체로부터 인수 제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 중 한 에이전트로 부터 1조원 금액 정도로 진행을 해보자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마이데일리)

허탈했다. 내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아서.

미국처럼 M&A시장이 활발한 곳에서는 매각, 인수관련해서 정말 연락이 자주 온다. 회사가 조금만 잘되는 것 같으면 연락해서 사고 싶다고 입질을 하는가 하면 좋은 매물이 나왔다고 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 한번은 누구 소개로 뉴욕의 인베스트먼트뱅커라고 연락이 와서 전화로 이야기를 했는데 꽤 알려진 큰 회사가 우리한테 관심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다 싶어서 한번 얘기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친구가 자기 고객에게 먼저 확인하지도 않고 여러군데 입질을 해서 꼬신 다음에 그 큰 회사에 가서 딜을 하겠다고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딜이 성사가 안됐다. 그 친구 왈 그 큰 회사에서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고 했다고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다음에 뉴욕에 갔을 때 그 친구를 한번 만나봤다. 그랬더니 혼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젊은 흑인친구였다. 뉴욕에는 자기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던, 나도 향수를 가지고 있는 뽀로로가 잘 됐으면 좋겠다. 그런데 언론에서 이렇게 부화뇌동해서 확인도 없이 기사를 써대면 안된다. 나는 뽀로로를 1조원에 팔수있다면 그리고 성공신화를 쓴 창업자들이 그 자금을 밑거름으로 해서 픽사나 드림웍스같은 멋들어진 애니메이션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세계로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협상을 잘해서 완전 매각을 하지말고 제휴해서 디즈니의 글로벌유통망을 타고 뽀로로를 전세계로 보급할 수도 있다. 픽사도 처음에는 디즈니와 제휴해서 영화배급유통망을 활용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토종캐릭터를 자존심을 살려서 팔지 않은 멋진 기업인이라고 칭송하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이런 분위기로 가다가는 잘나가는 회사를 외국에 매각하면 비난을 받게 될까 두렵다. 그리고 꺼꾸로 외국의 잘나가는 캐릭터를 한국회사가 인수하면 애국일까.

요즘 벤처기업 3천5백개가 있다는 ‘창업국가’ 이스라엘이 화제다. 이스라엘에 이렇게 IT창업붐이 넘치게 된 것은 98년 ICQ가 AOL에 4억불(당시 5~6천억원)에 팔린 것이 계기가 됐다. 인터넷메신저의 시조 ICQ는 이스라엘벤처기업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 성공적인 매각이 국민적 뉴스가 됐고 창업자들은 영웅이 됐다. 그리고 그 창업자들이 그 자금을 바탕으로 벤처캐피털을 설립했고 투자를 이어나가 지금 ‘창업국가’의 씨앗을 뿌렸다. (책 창업국가를 읽어보면 나오는 얘기다)

나는 우리나라도 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참 요즘 둘리는 어떻게 됐나 모르겠다. 둘리도 참 좋아했는데.

사족 : 프랑스에서 뽀로로가 시청율 57%를 올릴 정도로 인기라고 해서 정말 그런지 좀 찾아보다가 잡담: 뽀로로가 프랑스에서 시청율 57% 라고?라는 블로그포스트를 찾았다. 나와 비슷한 의문을 품은 분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 분이 찾아낸 내용을 요약하면 뽀로로는 프랑스에서 요즘 방영된 것이 아니고 2004년에 TF1채널 아침 6시55분에 5분씩 방영됐다. 그리고 그 시간에 TV를 보고 있던 4세~10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청점유율이 41%였다는 것이다. (57%는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 왜 2달전 프랑스에 갔을때 뽀로로 열기를 느끼기 어려웠는지 이제 이해했다. (Update : 아래 댓글에서 지적해주셔서 41%를 시청점유율로 수정합니다. 그 시간대에 켜져있는 TV수상기에서의 점유율을 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사인기사에서 보니 57%는 한때 기록했던 최고 시청점유율이라는 것 같습니다.)

UPDATE 1: @79k님이 알려주셔서 주간지 시사인의 ‘‘뽀통령’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3893억‘라는 기사를 읽게 됐다. 차형석기자가 지난 5월에 쓴 이 기사를 읽어보면 뽀로로의 현재 인기도와 가치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기사를 통해 나도 뽀로로의 현재 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과장 섞인 간증대로 뽀로로가 노벨평화상을 받게 된다면, 네 군데가 공동 수상을 하게 될 것이다.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오콘·EBS·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 이 네 회사가 뽀로로의 저작권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다보니 위험 분산 면에서 공동투자를 하게 되었다. 아이코닉스가 기획을 하고, 오콘이 제작을 맡았다. 방영 채널은 EBS였다. 옛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을 하면서 콘텐츠가 필요했다. 이들 회사가 공동투자해 뽀로로가 탄생했다.

즉, 뽀로로의 저작권은 4개회사가 공동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뽀로로캐릭터 관련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의사결정이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디즈니로 매각같은 중대한 결정은 이 4개회사가 함께 결정해야하는 내용이라 더더욱 합의가 어려웠을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중요한 내용이 최근 보도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비밀도 아니었는데.)

어쨌든 매각은 아니더라도 디즈니와 잘 제휴해서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아쉽다. 세계최대의 시장 미국에서는 아직 뽀로로의 존재감이 전혀 없다. 참고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스튜디오 지브리는 2003년에 디즈니와 계약을 체결해 ‘모노노케공주’부터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배급을 디즈니가 담당하고 있다.

Update 2: 네이버를 검색하다가 “뽀로로 왜 디즈니에 안파나요?”라는 질문이 지식in항목 첫번째 검색결과로 올라있는 것을 보고 클릭해보았다. 혹시 무슨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나 읽어보려고 하다가 또 다시 가슴이 답답해졌다. 이게 무슨 지식플렛홈인가? 그냥 인터넷댓글게시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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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6일 at 12:0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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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CCO 존 래스터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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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Cars 등을 감독한 픽사의 대표 감독 존 래스터.(중앙일보인터뷰기사링크) 픽사에서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25분짜리 동영상에 오전 5시30분부터 시작되는 존 래스터감독의 하루를 담았다.

창의력공장, 픽사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곳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인 듯 싶다.

픽사 티셔츠 370벌이 가득찬 옷장. 집안에 있는 기차박물관, 소형극장 등이 있는 그의 집의 내부 구경하기도 재미있고 토토로에 나오는 네코버스가 멋지게 장식된 그의 사무실도 멋지다.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을 존경하는 라세터감독. 소노마카운티의 자신의 집까지 초청해서 후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출퇴근하는 차속에서의 시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제작중인 영화클립을 체크하고 바로 음성으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그를 위해서 특별히 회사내부에서 제작한 앱이라는데 정말 유용하게 사용하는듯 싶다.

비록 Cars 2는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했지만 이런 회사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픽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 동영상!

기억에 남는 라세터의 한마디. “Everyday, I can’t wait to get to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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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13일 at 7:4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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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수석부사장 앤디 루빈의 삼성에 대한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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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리비의 구글에 대한 역작 ‘In The Plex‘를 읽다보면 삼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이 2004년 한국의 삼성본사를 방문한 일화다.

2003년 안드로이드를 창업한 앤디 루빈은 2005년 회사를 구글에 매각했다. 그 이후 안드로이드OS는 구글의 핵심전략이 되어 이제는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을 능가하는 최고의 모바일OS로 등극해 있다.앤디 루빈은 지금 구글의 안드로이드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예전에 삼성 관계자분들을 만나 구글 안드로이드를 화제로 꺼내면 과거에 앤디 루빈이 삼성에도 자주 왔었다는 말을 들었다. 삼성이 당시 안드로이드를 인수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만큼 앤디 루빈과 삼성이 가까왔다는 이야기리라.

그런데 In The Plex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인수 뒷이야기에 대한 부분을 읽다가 앤디 루빈의 삼성에 대한 회상부분을 만나게 됐다. 작은 벤처CEO의 입장에서 한국대기업을 묘사한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찾아보니 어디에도 이 부분이 소개되지 않은 것 같아서 내 블로그에 간단히 발췌해 소개해 본다.

작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삼성의 기업문화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고나 할까. (이때의 인연이 잘 이어졌는지 지금 삼성과 구글은 넥서스S, 갤럭시탭10.1, 넥서스프라임 등에서 보듯 아주 긴밀하게 협력해서 일하고 있는 듯 보인다.)

Rubin began pitching carriers in 2004. He also went to the Far East to sell the idea to other handset manufacturers. Even though he was offering something for free, it was a tough sell. The mobile phone world had a profitable business model and was loath to consider disruptive new schemes. He would later vividly recall the trip he had made to Korea-“on my own dime!” he said-to present the concept to Samsung.

2004년 루빈은 통신사들에게 그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며 설득에 나섰다.(주: 앤디루빈은 모바일OS를 개발해 모바일업계에 공짜로 공급하겠다는 아이디어로 안드로이드를 창업했다.) 그리고 그는 다른 휴대폰제조업체들에게도 아이디어를 팔기위해 극동지역을 방문했다. 공짜로 OS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모바일업계는 이미 수익성이 좋은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혁신적이며 파괴적인 새로운 모델을 고려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특히 삼성에 그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위해 한국에 “자기 돈으로” 방문했던 일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He and two colleagues found themselves in a huge boardroom. Standing along the wall were about twenty carefully manicured executives in blue suits. (Rubin was in blue jeans.) The division head arrived, and, as if on cue, everyone sat down. Rubin gave his presentation, and the division head rocked with laughter. “You have eight people in your company,” said this executive. “And I have two thousand people working on something that’s not as ambitious.” It wasn’t a compliment.

그와 그의 동료 2명은 거대한 회의실에 들어갔다. 벽을 따라서 청색양복을 잘 차려입은 약 20명의 중역들이 도열해 있었다. (루빈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본부장(Division head)이 도착하자마자 마치 각본에 있는 것처럼 모두다 자리에 앉았다. 루빈이 프리젠테이션을 마치자 본부장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 회사에는 8명이 일하고 있구만.”, “그런데 나는 (당신 OS만큼) 대단치도 않은 것에 2천명을 투입하고 있다오.” 이것은 칭찬이 아니었다.

-Part Five, Chapter 1, ‘In The Plex’ by Steven Levy.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이 본부장님께 The Mythical Man-Month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뒤쳐지는 소프트웨어개발프로젝트에 인력을 더 투입하면 오히려 더 일정을 늦추게 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소프트웨어개발은 사람 머릿수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족 : In The Plex는 내 사견으로 지금까지 나온 구글에 대한 책 중 가장 잘 쓰여진 책인듯 싶다. 어느 출판사에서인가 분명히 계약하고 번역중일텐데 책 내용이 너무 길어서 (432페이지) 한국발매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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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30일 at 4:42 am

발상의 전환으로 16년동안 쫓던 수배범을 하루만에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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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흥미로운 보도가 미국언론을 장식했다. 95년부터 잠적해 16년동안 FBI가 쫓던 “America’s 10 most wanted“중 하나인 James ‘Whitey’ Bulger가 잡혔다는 것이다. 난 솔직히 처음듣는 이름이라 누구인가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보스턴의 전설적인 갱스터. 19명의 살인을 사주한 보스턴에서는 그 이름을 들으면 우는 아이도 울음을 그친다는 ‘전설’적 인물이었다. 영화 Departed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한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고 친동생이 매사추세츠 주의원, 매사추세츠주립대 총장을 지낸 빌 버저라는 영향력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끊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 관심을 끈 것은 16년동안 깜쪽같이 사라졌던 그가 하루아침에 보스턴의 반대쪽 LA의 산타모니카에서 잡힌 이유였다. 보스턴의 FBI지부는 95년부터 지금까지 그동안 2백만불의 현상금을 걸고, 세계각국의 인터폴과 공조하는 등 글로벌하게 엄청난 인력과 시간을 투여해서도 못잡던 그를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지 겨우 하루만에 잡았다.

그럼 어떻게 된 것일까. FBI는 화이티벌저의 여자친구 캐서린 그레이그가 그와 동시에 사라졌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치과에서 일하던 그녀가 자주 치과, 뷰티살롱, 성형외과에 다닌다는 점을 착안해 다음과 같은 광고를 만들었다. 그리고 60대여성을 메인타겟으로 미국 14대도시에서 지난 월요일부터 광고캠페인을 시작했다. 예산은 겨우 5만불이었다. FBI는 캐서린에게 10만불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화이티벌저에게는 2백만불의 현상금)

FBI는 여성층이 주로 시청하는 Ellen같은 쇼에 광고를 내보내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에도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펼쳤다.

[youtube http://www.youtube.com/watch?v=bHksLNSM9HI&w=480&h=390%5D

[지난 월요일 주부들이 TV를 즐겨보는 낮시간대에 위 FBI현상광고가 집중적으로 방영됐다.]

놀랍게도 단 하루만인 화요일에 산타모니카의 한 아파트에서 “그녀를 본 것 같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FBI는 잠복끝에 수요일 산타모니카의 아파트를 급습해 그곳에서 14년간 Gasko라는 이름으로 숨어산 화이티 벌저와 그 여자친구 캐서린을 체포했다. (광고가 방영된 14개도시에 LA는 사실 들어있지 않았음에도! FBI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가 LA에 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생각한 듯 하다)

어쨌든 본부의 부정적인 의견을 무릅쓰고 “발상의 전환”으로 접근한 보스턴FBI지부의 스페셜 에이전트, Richard DesLauriers는 영웅이 된 듯 싶다. 그는 CBS뉴스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We’re trying to think out of the box. Really be creative and use the power of world wide web internet and social media. It was money well spent. It was appropriate utilization of resources.  … That was correct decision to go forward with this campaign.” 우리는 발상의 전환을 하려고 했다.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려고 했다. 그 결과 예산과 리소스도 적절하게 쓰였다. (그 이후 벌저를 이렇게 빨리 검거한 것을 보면) 이 광고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

미국전역에서 TV광고를 전개하는데 5만불이면 정말 적은 예산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가 정확히 효과적으로 타겟층을 겨냥했기 때문에 바로 좋은 결과를 얻은 듯 싶다.

이 화이티 벌저 검거사례는 벽에 부딪혔을 때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타겟광고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 오래 기억될 듯 싶다.

FBI의 America’s 10 most wanted사이트는 바로 그가 잡혔다고 업데이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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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25일 at 9:58 am

갤럭시탭10.1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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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미국에 정식 발매된 갤럭시탭10.1을 구매했다. 16G메모리 wifi모델이 5백불. 매사추세츠에서는 세금포함 530불쯤 된다.

아이패드2가 있는데도 굳이 갤럭시탭10.1을 구매한 이유는 좀 애플의 마수에서 벗어나서 다른 세상을 보고 싶어서다. 개인적으로 맥북프로, 아이패드, 아이폰을 쓰고 있고 가족들도 아이패드, 맥북, 아이팟터치, 애플TV 등을 쓰고 있다보니 애플생태계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집에 윈도XP데스크톱, 윈도비스타랩탑, 윈도7랩탑도 있긴하다. 적어놓고 보니 킨들, Nook까지 집에 전자기기가 너무 많다….)

어쨌든 2009년 12월 Droid를 잠깐 써보면서 안드로이드OS의 가능성을 느낀 이후 다시 한번 안드로이드플렛홈을 써보고 싶었던 터라 지금까지 나온 허니콤(안드로이드3.1 태블렛버전OS)타블렛중 가장 뛰어나다는 갤럭시탭10.1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베스트바이나 코스트코에 가면 모토로라줌이나 에이서, HTC 등의 안드로이드타블렛이 이미 넘쳐난다.

각설하고 이틀동안 써본 결론은….(미국거주 애플유저로서의 편향된 시각이라는 것을 감안하시길)

아이패드2에 비해 아직도 멀었다. 하드웨어는 비슷하게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소프트웨어는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전혀 아니다.

타블렛전용앱이 너무 부족하다. 쓸만한 전용앱이 넘쳐나는 아이패드에 비해 안드로이드타블렛전용앱은 아직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듯 싶다. 구글에서 직접 만든 유튜브앱, 구글맵, 지메일앱, 캘린더앱 등을 제외하고 타블렛에 맞게 만들어진 앱은 조금 찾아봤지만 킨들, Pulse, USA투데이 정도밖에 못봤다. 대부분 앱이 스마트폰화면에 맞는 레이아웃을 억지로 확대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플래쉬가 실행된다는 것은 더이상 큰 장점이 아니다. 갤럭시탭은 프로모션비디오에서 플래쉬가 실행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요즘 미국사이트들은 대부분 플래쉬를 없애고 아이패드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갤럭시탭이 내세우는 장점을 느끼기 힘들었다. 특히 온라인비디오사이트인 Hulu.com에서 동영상을 보려고 하니 “이 플렛홈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나오면서 내용을 볼 수가 없었다. (아이패드는 Hulu Plus앱을 통해서 Hulu를 (유료로) 볼 수 있다.)

콘텐츠를 적법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튠스를 통해 쉽게 영화, 드라마, 음악을 구매할 수 있는 아이패드와는 달리 갤럭시탭은 그런 채널이 없다. 아직 넷플릭스와 Hulu앱도 없으므로 영화, TV드라마를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도 없다. (마치 해적판을 쓰라고 권장하는 것 같다.)

-잘 정돈되어 있는 앱스토어와 달리 산만하고 정신없는 안드로이드마켓도 약점이다. 아이패드가 처음 등장했을때처럼 안드로이드타블렛전용앱을 모아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결국 Tablet이라고 검색해서 찾아서 설치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서도 진짜 타블렛용앱은 몇개 되지 않았다.)

구글서비스사용은 아주 쉽다. 안드로이드폰과 마찬가지로 구글아이디만 입력하면 지메일, 구글캘린더 등이 한큐에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특히 피카사에 올려놓은 내 사진갤러리도 아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부분은 확실히 아이패드보다 낫다.

하드웨어는 잘 만든 편인 것 같다. 무게, 두께는 아이패드2와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고 화면 밝기는 갤럭시탭이 더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아이패드에 워낙 익숙해 있어서 그런지 사용하기엔 불편했다. 홈버튼이 없다든지, 헤드폰단자가 불편한 위치에 있다든지…

맥과 USB연결이 안된다는 점이 황당했다. 허니콤OS의 문제인 것 같은데 제품어디에도 안되니 주의하라는 설명이 없다. 뮤직앱을 실행했을때 Android File Transfer라는 파일을 맥에 설치해서 연결하면 된다고 안내가 나와있었다. 그대로 했는데 안됐다. 이상해서 검색해보니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에 맥유저가 얼마나 많을텐데 무슨 생각으로 이 문제를 해결안하고 그대로 출시했을까 이해가 안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그냥 윈도랩탑으로 연결해서 파일을 전송했다.

Update: 맥과 USB연결이 안되는 문제는 삼성이 22일에 업데이트한 Kies라는 SW를 이용해서 해결했다. 출시하기전에 미리 이 SW를 새로운 갤럭시탭10.1에 호환되도록 업데이트하고, 판매시 소비자가 맥유저인지 확인하고 그렇다면 이 방법을 안내해주었어야했다.(나는 트위터를 통해 검색해서 이 방법을 찾아냈다.)

-미국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배터리문제는 그다지 오래 사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자주 충전하면서 사용한다면 아이패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애플을 증오하는 안드로이드폰 열혈팬이 아니라면 아직 갤럭시탭10.1을 구매하긴 이르다고 말하고 싶다. 아이패드의 절반가격이라면 모르겠는데 같은 값에 설익은 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드웨어스펙이 좋다는 것은 전혀 이야깃거리도 안된다. 타블렛은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의 80~90%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쓸만한 앱도 없는 상태에서 안드로이드타블렛을 구입해 마루타가 되줄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미국유저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 한글 아이패드콘텐츠앱이 부족하고 한국시장을 위한 갤럭시탭전용앱이 많이 나와있는 한국에서는 상황이 좀 다를 수 있음.)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을 결국 추월한 것처럼 타블렛에서도 결국 안드로이드타블렛이 아이패드를 따라잡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엔 전세계 이동통신사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그 따라잡는 시점이 앞으로 일년뒤가 될지, 이년뒤가 될지 영영 못따라잡을지 사실 예상이 안된다. 흥미로운 싸움이 될 듯 싶다.

그리고 삼성은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나온 가장 좋은 안드로이드타블렛이라는 미국언론의 리뷰는 빈말이 아닐 것이다. 다만 내가 위에 언급한 아쉬운 점은 거의 대부분 구글이 해결해 줘야할 문제다. 애플을 하루 아침에 쫓아갈 수는 없겠지만 빨리 문제점을 보완해 주었으면 한다.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스티브 잡스의 “It just works”처럼.

Update : 참고가 되는 모토로라 줌 리뷰 칫솔님의 줌 만든 모토로라보다 구글이 더 노력해야… , Bruce님의 모토로라 XOOM 에게 필요한건 바로 경쟁제품. 비록 모토로라 줌을 리뷰한 글이지만 맥락은 갤럭시탭10.1에 대한 내 생각과 동일.

안드로이드타블렛이 많이 따라왔다고는 하지만 미세한 사용성에서 아직도 아이패드가 휠씬 낫다는 느낌이다. 물론 내가 오랫동안 iOS를 사용해온 유저라서 그렇게 느낄 수는 있다.

Written by estima7

2011년 6월 19일 at 9: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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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역경을 극복하면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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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레비의 구글에 대한 책 ‘In The Plex’를 읽다보니 이런 부분이 있다.

지메일을 개발한 천재프로그래머, 폴 부크하이트는 대학을 졸업하고 인텔에 입사했다. 그런데 그는 금세 인텔의 관료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그만뒀다. 그리고 슬래쉬닷에서 구글이라는 스타트업을 알게 됐고 바로 지원해 23번째 직원이 됐다.

그는 구글의 장래에 대해 그다지 큰 확신이 없었다. 알타비스타나 다른 경쟁업체에의해 금새 망해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구글에 합류하는 것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Learning experience)로 생각했다. 회사가 오래가지 않더라도 최소한 스타트업에 대해서 뭔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원문내용을 요약한 의역)

맞다. 이런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부크하이트는 구글이 망하기는 커녕 엄청난 기업이 된 덕분에 지메일의 개발자로 이름을 남기고, 수백억, 아니 천억이 넘는 자산가가 되었다. 그가 답답하더라도 대기업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인텔에 지금까지 그대로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냥 30대의 평범한 엔지니어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사람은 이런 도전을 통해, 역경을 넘어서면서 성장한다. 나도 돌이켜보면 2009년 3월 다소 무모하게 혼자서 미국회사의 CEO로 와서 도전하면서 엄청나게 많이 배웠다. 14년간 적자였던 회사를 최소한 Break Even이라도 만들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고생은 하겠지만 최소한 영어는 늘지 않겠느냐고 자위했었다. 매일매일 직원들과 미팅을 가지면서 “공짜로 하는 영어회화수업”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힘든 일도 많았고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그때는 정말 힘들다고 생각하고 도망가고 싶은 때도 많았다. 특히 보스턴이라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떨어진 덕에 다른 한국사람의 도움없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덕분에 정말 많이 배웠다. 미국에서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인사, 재무, 회계 뿐만 아니라 법무, 심지어 회사를 매각하는 것까지 처음에는 상상도 하지못했던 경험을 했다. 그리고 올해는 이스라엘, 인도 모회사와 일하면서 또 새로운 경험을 하고 배우고 있다.

적자에서 안정적인 흑자반전. 이제는 현금보유고도 상당히 될 만큼 기적처럼 회사의 상황도 좋아졌지만 그래도 항상 고민스러운 일은 끊임없이 생긴다. 하지만 고민하면서 자신을 채찍질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내면서 사람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 같다. 고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발전이 없다.

그래서 요즘 새로운 직원채용을 하면서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그 직원이 겪었던 가장 어려웠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그 역경을 극복하고 무엇을 배웠는지 설명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Give me an example of some adverse situation you faced, and what did you do about it, and what did you learn from it?”

Corner Office라는 책에서 읽고 공감한 어떤 CEO의 조언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과연 같은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해보니 큰 차이가 느껴졌다. 사람마다 겪은 고난의 스케일도 달랐고 그 극복과정에서 무엇을 깨달았는지도 다 달랐다. 곰곰이 들어보니 사람의 됨됨이와 능력의 차이, 그리고 도전정신의 유무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순탄한 성공의 길만을 걸어온 사람보다는 한번 실패를 해본 사람, 무엇보다도 그 실패에서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인 자세로 좋은 교훈을 뽑아낸 사람이 더 깊이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뽑았다. 같이 일하는 것이 기대된다.

“Embrace failure and value it and learn from it”

작년 라이코스 15주년 파티에서 한 직원이 직접 만들어온 기념 컵케이크.

Written by estima7

2011년 6월 17일 at 11:03 pm

경영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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