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의 몰락에도 살아남은 로체스터시
코닥의 파산뉴스가 전해졌을때 내가 떠올린 것은 로체스터라는 도시였다. 가본 일은 없지만 뉴욕주북쪽의 추운 곳에 자리잡은 로체스터라는 도시의 이미지중 상당부분은 코닥이 차지했다. “스냅샷시티(Snapshot City)”라는 별명으로 불려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한때 코닥이 6만명을 고용했다는 그 도시에서 코닥이 사라진다면 재앙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Big 3 자동차회사가 몰락하면서 고스트타운처럼 되어 버린 디트로이트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지난주 NYT에서 “No Rust in Rochester”라는 칼럼을 읽고 코닥의 몰락이후에도 로체스터는 건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먼 미래를 대비한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TV시청료수입을 팀간에 공평하게 나눈다는 50년전 총재의 선견지명으로 지금 NFL미식축구가 얼마나 대단하게 성장했는지에 대해서 얼마전 블로그에 소개한 바도 있다. 이것도 정책의 중요성의 한 예라고 생각한다. 참고 : NFL인기의 비밀-Level playing field 만들어주기)
로체스터대 교수인 던컨 무어가 쓴 이 칼럼을 읽으면 로체스터가 생존비결에 대해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간단히 핵심만 소개하면.
While no one here is glad to see Kodak go bankrupt, it’s hardly the catastrophe many imagine. Indeed, while over three decades Kodak’s Rochester-area employment dropped to fewer than 7,000 jobs from 61,000, the community itself gained a net 90,000 jobs. That’s because the Rochester economy is more diverse than most realize — in part, surprisingly, because of Kodak. The high-skilled workers it let go over the years created a valuable labor pool for start-up companies, particularly in optics and photonics.
누구도 코닥이 파산하는 것을 기뻐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재앙은 아니다. 사실 지난 30년간 코닥이 로체스터지역에서 고용한 인원은 6만1천명에서 7천명이하로 떨어졌다. 그동안 지역 전체로는 오히려 9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그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로체스터의 경제가 더 다변화되어 있고, 또 놀랍게도 코닥덕분이다. 지난 세월동안 코닥이 내보낸 고급인력이 특히 광학분야의 스타트업회사들에게 있어 귀중한 인력풀을 만든 것이다.
이 글은 이어서 로체스터대학, 로체스터공대 등 인재를 끌어오고 강력한 연구단지를 조성한 지역대학들의 역할을 강조한다. 여기에도 오랜세월동안 코닥의 지원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또 다양한 문화시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로체스터를 살린 것은 창업을 복돋우는 정책의 지원이었다고 무어교수는 말한다. 몰락한 다른 도시들은 이런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 프로그램과 문화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Recognizing this risk, two decades ago Rochester began a network of private and nonprofit partnerships to diversify its economy. Organizations like High Tech Rochester and Greater Rochester Enterprise work with local government and academia to train entrepreneurs and support new business ventures. Since 1996, 51 start-ups —38 of which are still active — were created based on University of Rochester technologies alone.
20년전 로체스터는 경제를 다변화하기 위한 파트너쉽 네트워크를 시작했다. 하이테크로체스터와 그레이터로체스터엔터프라이즈 같은 단체들이 지방정부, 학교와 같이 창업가들을 교육하고 새로운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96년이후 로체스터대에서만 51개의 스타트업이 생겼으며 38개가 아직도 건재하다.
그리고 주정부, 연방정부를 통한 각종 창업기업 지원책, 펀드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고 한다.
이 로체스터의 이야기는 내가 예전에 소개했던 핀란드의 사례에 대한 글,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이익이 되다”와 일맥상통하는데가 있다. 지난 몇년간 아이폰충격파로 한때 핀란드전체 기업세금의 20%를 내던 노키아가 급속히 추락했다. 주가, 매출, 이익 등 모든 것이 급속하게 추락하고 또 그 여파로 핀란드본사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많은 인원을 감원했다. 그래서 그 결과 핀란드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겨우 5백만명인구의 나라가 아닌가.) 그런데 WSJ기사를 보니 의외로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에 있어서 이익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키아와 함께 20년동안 양성된 세계수준의 모바일엔지니어들이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스타트업생태계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런 트랜드가 새로운 벤처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보스턴지역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사무실이 있는 Waltham이라는 곳에는 한때 큰 기업이었던 폴라로이드의 폐허가 된 사무실과 공장빌딩이 있다. 하지만 이런 큰 기업이 사라져도 수많은 작은 벤처기업들이 계속 생겨나고 성장하면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한다. 하버드, MIT 등 지역의 대학들은 계속해서 창업을 꿈꾸는 인재를 배출하고 이런 인재들이 iRobot같은 회사를 세워서 다시 인재들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3년전 미국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을때 내가 여기 와서 20명가량의 직원을 감원한 일이 있다. 사실 미안하게 생각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Linkedin을 통해서 보니 거의 한두달안에 모두 번듯한 일자리를 찾아서 이직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대부분 엔지니어들의 경우) 인재들을 충분히 흡수할 만큼 지역경제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동네에는 이름도 못들어봤는데 수천억에서 조단위 가치를 자랑하는 바이오-테크기업들이 즐비하다. 작은 벤처기업들도 구석구석에 가득 숨어있다. 나도 가끔 깜짝 깜짝 놀랄 정도다.)
NFL도 그렇고, 로체스터도 그렇고 수십년뒤를 내다보고 밭을 갈아놓는 것이 훗날에 이렇게 큰 효과를 발휘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의 중요성이 이렇게 큰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공정하게 평등하게 경쟁하는 Level playing field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창업을 복돋워주면 된다.
갈수록 대기업의존도가 커져가는 우리의 경우에도 생각해볼만한 내용인 것 같아서 장황하게 소개해봤다.
잡스의 FBI파일
잡스에 대해 흥미로운 자료가 하나 공개됐다. 바로 그를 뒷조사한 FBI파일이다.
91년 조지HW부시대통령은 직속 수출위원회(Export Council)에 스티브 잡스를 멤버로 임명하려고 했다. 그래서 FBI가 당시 넥스트컴퓨터 CEO였던 잡스에 대해서 주위 30여명을 인터뷰하면서 뒷조사를 했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에 대한 묘사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20년전의 잡스와 근년의 잡스를 비교했을 때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일관성이 있다고 할까.
191페이지에 달하는 이 자료는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월스트리트저널이 요청해 공개됐다고 한다. 물론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의 이름은 지워서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몇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쿠퍼티노의 홈스테드고등학교 졸업당시 잡스의 성적은 2.65 GPA다. 4.0 만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다. 잡스전기에 나오는 것처럼 스탠포드나 버클리에 갈 수 있었는데 Reed칼리지로 갔다는 부분이 좀 믿기 어렵다. 어쨌든 그의 천재성을 감안하면 이런 낮은 점수는 의외다. 학교생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였을 것이다. 대기만성형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한국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FBI요원이 인터뷰한 내용에는 그의 거만하고 고집스러운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Brash and stubborn)
-몇몇은 잡스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진실을 비틀고 현실을 왜곡한다고 말했다. (“Several individuals questioned Mr. Jobs’s honesty stating that Mr. Jobs will twist the truth and distort reality in order to achieve his goals,”)
-잡스는 젊은 시절에 마약, LSD 등을 했지만 애플이후에는 자기 콘트롤이 철저했다. 마약은 물론이고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애플과 잡스는 FBI요원도 애먹였다. FBI요원은 잡스의 비서가 그를 인터뷰하는데 3주를 기다리게했다고 불평했다.
-대체로 인터뷰한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잡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많은 사람들을 그래도 잡스를 정부의 그 포지션에 추천했다.
그리고 잡스는 이 신원조사를 잘 통과해서 부시행정부의 수출위원회멤버로서 활동했다.
Update : 처음에 잡스가 이 위원회에 선택되지 못한 줄 알았는데 AP뉴스에서 미국상무부가 잡스가 이 위원회에서 활동했었다고 확인해줬다고 보도.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해.”
회사내의 누군가가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말하는대로 따라야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즉, “닥치고 내가 시키는 일이나 해”라는 것이다. 팀원이 자꾸 왜 그렇게 해야하냐고 물어대니까 짜증이 나서 그렇게 말한 듯 싶다.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염려스럽다. 리더쉽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하들을 자신의 타이틀, 직함(Authority)으로 찍어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것이다. 나이브한 생각이다.
예전에 어떤 친구는 “내가 매니저가 되기만 한다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라고 내게 주장하기도 했다. 승진시켜주면 일을 해낼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공식적으로 매니저, 팀장이라는 직함과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믿는 것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실은 아니다. 이런 상사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단 시킨 일은 하지만 대체로 그 이상은 안한다.
공식적인 직함은 없지만 조직내에서 항상 존경받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 “Influence”가 있는 사람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파워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하면 위험하다. 실력과 솔선수범하는 태도 그리고 상대방을 감화(Inspire)시키는 능력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Earn Respect다. 그것이 영향력(Influence)을 낳는다. 이런 사람들이 팀의 리더가 되서 일을 하면 기대이상의 좋은 결과가 나온다. 팀원들이 리더를 신뢰하고 따르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듣는 팟캐스트인 What Great Bosses Know에서 Jill Geisler가 영향력의 요소에 대해서 짧게 잘 정리해 놓았다. 소개하면,
- Expertise; you have wisdom about the work. 자신의 업무에 관해서는 확실한 전문지식으로 무장되어 있어야한다.
- A reputation for integrity; you live your values. 청렴하다는 평판이 있어야 한다. 바꿔말하면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다.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자기에게는 너그러우면서 부하들에게는 엄격함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중잣대는 안된다.
- Empathy; you see the world through others’ eyes.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부하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배려할 줄 알아야한다.
- Inspiration; your words and actions cause people to see positive possibilities. 말 한마디와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감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긍정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좋겠다.
Jill은 언론사에서 일하는 매니저들에게 어떤 사람이 편집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Jill은 주로 언론사간부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하는 방송국간부출신이다.) 그러자 일을 잘하고, 도덕적이고, 진실되며, 남들을 잘 도와주며, 매일 자진해서 일을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I hear stories about journalists who are informal leaders in the newsroom — skilled at craft, ethical and honest, willing to coach, ready to step up and lead by example every day (and especially in critical moments).)
이것을 이해 못하면 아무리 조직에서 승진해도 팀으로서 정말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직원들이 믿고 따라주질 않을테니까.
물론 직위를 통한 권위(Authority)도 중요하다. 비상시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할때는 이런 권위를 이용해 빨리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조직의 건강성을 위해서는 항상 타이틀보다는 ‘영향력’을 이용해 조직원들을 이끌어 가야 할 것 같다. “I’m the boss!”라고 외치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큐레이팅의 진수를 보여주는 SNS, Pinterest.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뜨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전세계가 진동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때 ‘글로벌서비스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한국에서도 이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빼놓고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을 지경이 됐다.
그럼 SNS의 세계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만 있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지난해에는 인터넷업계의 공룡 구글조차도 구글플러스라는 서비스를 내놓고 SNS전쟁에 참전했다.
이런 치열한 경쟁속에 도저히 새로운 SNS는 끼여들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또 아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최근 미국에서 급성장을 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SNS가 있다. 바로 Pinterest.com이다.
Pinterest는 특히 여성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NS다. 이 서비스는 사진, 그림, 도표를 핀으로 꽃아놓은 게시판을 연상하면 된다. 가입을 하면 주제별로 여러개의 게시판을 만들수가 있다. 그리고 그 게시판에 인터넷을 보다가 만난 흥미로운 사진, 그림 등을 게시해 놓을 수 있다.(Pin it한다고 한다)
사용자들은 재미있는 사진이 있으면 가져다가 자신의 게시판에 게시할 수도 있고(Repin이라고 한다), 그 게시판을 트위터처럼 팔로할 수도 있다. 한 유저가 수십개의 다양한 주제를 가진 게시판을 운영하면서 수만, 수십만의 팔로어를 거느리는 일도 다반사다.
예를 들어 “내가 가고 싶은 곳”이라는 게시판을 만들었다고 하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환상적인 여행지의 사진을 만날 때마다 클릭한번으로 쉽게 자신의 게시판에 스크랩을 할 수 있다. Pinterest에서 그 사진을 클릭하면 원래 사진이 있는 웹페이지로 연결된다. 비주얼한 소셜북마킹을 하는 셈이다. 이런 작업을 계속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되는 것이 Pinterest의 매력이다.
얼핏보면 단순하기 이를데 없다. 트위터처럼 140자의 단문도 필요없고 그냥 이미지를 수집해서 핀으로 꽃듯이 게시하면 될 뿐이다. 그런데 이런 단순함이 중독성을 낳았다. 깊이있는 글을 쓰기위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이 가볍게 멋진 이미지를 공유하면 많은이들이 댓글을 달면서 반응을 한다. 이런 사람들의 반응에 고무되어 계속 멋진 이미지를 찾아서 공유하게 되고 그러다가 중독이 된다.
시작된지 1년반된 이 서비스는 최근 급성장해 4백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트래픽도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위 Hitwise의 분석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2월에 1천1백만명의 월간방문자수를 기록했을 정도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사용자의 70%가 여성층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악세사리나 디자이너의 옷 등을 나누며 즐기고 있다. 유명디자이너중에는 수십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사람들도 드물지 않다. 하루에 몇시간씩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중독자들도 속출하고 있다.트위터의 ‘Tweet’이나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버튼외에 ‘Pin it’버튼을 추가한 웹사이트들도 늘어나고 있다.
Pinterest는 2009년말 예일대출신의 벤 실버먼과 두 친구가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다. 어린 시절 곤충과 우표수집이 취미였던 실버먼은 온라인에서는 쉽게 뭔가를 수집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없다는데 착안해서 회사를 창업했다. (곤충수집을 할때 나무판에 핀으로 꼽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서비스가 어떻게 착안됐는지 알 수 있다.) 이들은 최근 쏟아지는 관심속에 3천7백만불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이처럼 소셜네트워크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갈수록 더 사용하기 쉬워지는 추세다. 블로그를 쓸만한 글솜씨가 없어도, 촌철살인의 트윗을 날릴만한 재치가 없어도 인스타그램(Instagram)처럼 터치 몇번으로 사진을 공유하거나, 포스퀘어처럼 지금 현재위치를 공유하는 SNS가 인기다. 이제 만인이 SNS를 즐기는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몇주전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NFL인기의 비밀-Level playing field 만들어주기
미국에 와서 살면서 놀라는 것중 하나가 미식축구의 인기다. 굳이 어제 열렸던 수퍼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날이 갈수록 더해가는 미식축구의 인기에는 나도 놀랄 정도다. 몇십년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메이저리그 등 기를 펴지 못하는 다른 스포츠에 비하면 경기불황과도 상관없이 변함없이 팬들의 사랑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의 경우 가장 많은 시청율을 올린 25개 TV프로그램중 23개가 NFL풋볼경기였다. 또 2011년 가장 높은 시청율을 올린 프로그램 10개중 9개가 풋볼 관련이었다.
미디어파편화현상이 가속되는 요즘에도 수퍼볼은 매년 시청율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다. 어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뉴욕자이언츠 vs. 뉴잉글랜드패트리오츠의 경기는 1억1천1백만명이 시청해 미국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TV프로그램의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수퍼볼경기의 TV광고는 가장 비싼 광고다. 어제의 경우 30초광고에 3백50만불의 가격표가 붙었다.
이렇다보니 NFL경기는 언제나 TV시청율톱이고 중계료는 매년 천문학적으로 올라가기만 한다. 2014년부터 새로 갱신되는 NFL TV중계권은 1년에 총 4.95B 즉, 5조5천5백억원수준이니 말 다했다. 그에 비해 웬지 메이저리그야구는 시들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내 주관적 느낌이지만.)
도대체 NFL은 무엇때문에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 내가 궁금해했던 미식축구 성공의 비결에 대해서 힌트를 주는 칼럼을 지난주에 WSJ에서 발견했다. NFL에서 78년까지 춰터백으로 활약했던 프랜 타켄톤이란 사람이 기고한 “How Football Became the National Pastime”(미식축구는 어떻게 미국의 국민오락이 되었나)라는 글이다.
내용은 이 한줄로 요약된다. The NFL’s success is based on financial parity among teams and ruthless meritocracy among players. NFL의 성공은 팀간의 재정을 균형있게 맞춰준 것과 함께 선수들에게는 무자비할 정도의 실력주의를 적용한 것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놀란 것은 NFL에서는 모든 팀이 TV중계권료를 평등하게 나눠가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1962년 당시 커미셔너(총재)였던 Pete Rozelle이 구단주들을 설득시켜서 이뤄낸 것이라고 한다. 즉, 뉴욕 자이언츠 같은 빅마켓팀과 위스콘신 그린베이 같은 스몰마켓팀이 똑같이 돈을 나눠갖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래도 머천다이즈판매수입등 빅마켓팀이 돈을 더 벌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큰 팀과 작은 팀이 어느 정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그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Rozelle recognized that the NFL is in the entertainment business and people don’t want to see big-market teams demolish outclassed opponents week after week. They want to see hard-fought games with evenly matched opponents, as in the 1958 championship game between the Baltimore Colts and the New York Giants—the sudden-death overtime thriller Baltimore won, 23-17, in what is commonly called the “Greatest Game Ever Played.”
로젤은 NFL이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라는 것을 인식했다. 그리고 빅마켓팀이 상대도 안되는 작은 팀을 매주 격파해나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사람들은 실력이 균등한 팀들이 서로 치열한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기를 원했다. 1958년의 볼티모어 콜츠와 뉴욕자이언츠의 챔피언쉽 경기처럼 말이다. 오버타임에서 볼티모어가 서든데스로 이긴 이 경기는 “역대 최고의 경기”로 불리운다.
내가 이 부분에서 감명받은 것은 피트 로젤의 선견지명으로 다윗과 골리앗이 평등하게 싸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즉, Level playing field다. 우리가 흔히 벤처기업을 위해서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지 않는 공평한 사업환경을 마련해줘야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바로 그런 환경의 토대를 NFL은 62년에 마련한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던 것은 당시 파이가 작았기 때문이다. 62년의 NFL은 겨우 총 4백65만불의 TV중계권료를 각 팀이 33만불씩 나눠가졌다고 한다. (당시는 AFL리그와 합병이전이었다.) 그러니까 공평한 배분을 하도록 구단주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정확히 50년뒤인 지금은 얼마나 전체 파이가 커졌는지 보자.
당시로서는 얼마되지 않았던 TV중계권료는 NFL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각 팀은 9천6백만불씩을 배분받고 있고 2014년부터는 1억5천5백만불씩 배분받는다고 한다. (NFL은 총 32개팀)
영화 머니볼에서 보듯 적은 예산을 지닌 오클랜드애슬래틱스와 부자구단인 뉴욕양키스와의 불공평한 경쟁같은 상황은 NFL에서는 상대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전체 리그 팀들의 실력이 평준화되면서 더 다이내믹한 경기가 벌어지고 그것이 시청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면서 풋볼 생태계에 선순환이 일어나게 됐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고 그 혜택이 다시 모든 구단으로 고르게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 한 예로 NFL팀의 가치도 같이 뛰어올랐다. 1961년에 NFL에 새로 가입한 미네소타 바이킹스는 당시 1백만불의 가입비를 냈었는데 2002년도에 조인한 휴스턴 텍산스는 자그마치 7억불의 가입비를 냈다.
사실 인터넷과 함께 수백개의 채널과 스마트폰, 타블렛 등 다매체로 파편화되는 미디어빅뱅시대에 시청자를 늘려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NFL이 그만큼 대단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NFL이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라는 것을 일찌기 인식한 로젤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선수들을 실력주의로 대우하는 것(meritocracy)이야 어느 정도 다른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에 NFL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이 TV중계권의 공평한 배분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펼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Level Playing Field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마침 예전의 에릭슈미트의 혁신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는 벤처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이 일어나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가장 먼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First, start-ups and smaller businesses must be able to compete on equal terms with their larger rivals.
첫번째로 스타트업과 작은 회사들은 더 큰 규모의 라이벌회사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혜택을 주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공평하게만, 기존 강자들이 텃새를 부리지 않도록 경기장을 고르게 만들어주면 된다.
NFL의 경우에 비추어 보니 에릭 슈미트의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정책 당국자들도 먼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입안했으면 한다.
미국 TV뉴스에 침투한 아이패드
이제는 미국에서 어디가나 아이패드를 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아이패드가 처음 스티브잡스에 의해 발표된 것이 2010년 1월 27일이고 실제 미국에서 처음 발매된 것은 4월초다. 시판된지 2년도 되지 않은, 그리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새로운 제품이 이제는 미국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대중적인 물건이 됐다는 것이 대단하다.
특히 나는 요즘 TV뉴스를 보면서 아이패드가 참 일반화됐구나 하는 생각을 몇번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화면 몇개를 소개한다.
ABC뉴스기자가 알래스카주민과 Skype로 인터뷰를 하면서 아이패드를 사용한다.
정확히 어떻게 연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리없이 대화를 이어나간다.(ABC뉴스)
웹사이트화면을 보여줄때 일반 랩탑모습대신 아이패드안에 있는 웹사이트로 보여주는 경우가 요즘 부쩍 늘었다.(NBC뉴스)
미쉘 바크만후보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아이패드에 있는 스크립트를 읽고 있는 듯 싶다.(NBC뉴스)
공화당대선후보 뉴트 깅리치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NBC뉴스기자가 아이패드를 통해 각종 데이터를 설명하고 있다.
위에 소개한 것은 일부 사례일뿐이지만 이런 장면이 꽤 많이 보인다. 일반 대중들이 이런 모습을 통해서 아이패드가 일반화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은 당연하다. 다만 “타블렛컴퓨터”라기보다는 대부분 “아이패드”로서 인식할 듯 싶다.
사람들이 갤럭시탭을 보고 아이패드라고 착각하는 익살스러운 NYT 데이빗포그의 비디오가 있었다. 이런 현상이 지금은 오히려 더 심해진 것 아닌가 싶다…
올림푸스스캔들과 일본의 기업문화
일본의 올림푸스사태관련해서 흥미로운 일본기사를 발견했다. 마이뉴스재팬이라는 인터넷매체의 オリンパス 「疑わしきは見過ごせ」のモノ言わぬカルチャー、魂抜かれた“真面目”な社員たち(올림푸스, ‘의심스러운 것도 그냥 넘기자’는 문제제기가 없는 문화, 혼이 빠져버린 모범생사원들)이란 제목의 기사다.이 기사에 따르면 올림푸스는 1만원어치주식을 사면 5백원을 회사에서 더해주는 식으로 직원들의 자사주매입을 권장했는데 지금 주가가 분식회계스캔들전의 10분지1로 폭락해서 직원들이 망연자실해하는 상태라고 한다.
菊川氏は、メディア対策として、日本経済新聞社の専務を務めた来間紘氏を、2011年6月に社外取締役に据え、少なくとも日経には書かせないよう口止め策を打ち、各マスコミに莫大な広告宣伝費を投じることで、口封じをした。だが、雑誌『FACTA』やフィナンシャルタイムズ(FT)の口を封じることまではできなかった。기쿠가와씨는 미디어대응책으로서 일본경제신문(닛케이)전무를 역임한 쿠루마히로시씨를 2011년6월에 사외이사로 임명, 적어도 닛케이에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손을 썼다. 그리고 각 미디어에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하는 것으로 입을 막았다. 하지만 잡지 [FACTA]와 파이낸셜타임즈(FT)의 입을 막는 것까지는 불가능했다.「日本のメディアが書き始めたのは、菊川が退任してからです。それまでは、FTから情報が最初に出た。あれは日経出身の来間が頑張った結果でしょう」(同)。社員にとって、来間就任の意味が分からないはずはないが、行動を起した者はなかった。驚くべき、不正容認的なカルチャーである。外国人であるマイケルが調査に乗り出さなければ、未だに損失隠しは明るみに出ていなかった可能性が高い。“일본의 미디어가 이 사건에 대해 보도를 시작한 것은 기쿠가와씨가 퇴임한 이후입니다. 그때까지는 FT에서 최초로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이것은 닛케이출신의 쿠루마씨가 열심히 뛰었기 때문이겠죠.” 사원들도 쿠루마가 사외이사로 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항의한 사람은 없었다. 놀라울 정도로 부정을 용인하는 문화였다. 외국인인 마이클씨가 이 문제를 파헤치지 않았으면 지금까지 이 부정회계사건이 밝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샌토럼과 구글폭탄
아이오와코커스에서 8표차로 밋 롬니에 이어 2위가 된 펜실베니아상원의원 릭 샌토럼.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의 꼴찌를 달리다가 막판에 아이오와에 큰 공을 들여 급부상했다. 그런 그를 보니 갑자기 ‘구글폭탄’이 떠오른다.
2003년 동성애자들에 대해 적대적인 발언을 했던 그는 이 일로 게이들의 반감을 산다. 그중 Dan Savage라는 저널리스트는 구글을 통해 샌토럼에게 복수를 한다. Dan은 http://spreadingsantorum.com이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동성애자들의 도움으로 상호링크를 늘리는 방식으로 Search Engine Optimization을 통해 구글검색결과에서 이 블로그의 순위를 높인 것이다. 이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Santorum이라는 단어의 뜻을 (독특하게) 재정의하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위 그림은 위 http://spreadingsantorum.com에 접속하면 처음 나오는 것이다.(뜻은 뭐 번역하지 않겠다.) 구글에서 Santorum을 검색하면 지난 9년동안 아래와 같은 구글검색결과가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릭샌토럼을 설명하는 위키피디아페이지는 3번째이고 첫번째와 두번째 검색결과는 Dan Savage가 만든 릭샌토럼을 조롱하는 블로그검색결과다. 4번째는 이 릭샌토럼 구글폭탄에 대해서 설명하는 위키피디아페이지다.
미국사회에서 구글의 막강한 파워를 고려하면 지난 9년간 릭 샌토럼이 겪었을 고충은 이해하고도 남을만하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유명 국회의원의 이름을 검색했는데 첫번째와 두번째 검색결과로 고약한 내용의 국회의원을 조롱하는 사이트가 떠올랐다고 상상해보자.
릭 샌토럼은 지난 9년동안 여러차례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 구글에 시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내가 이 일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지난해 ABC방송의 인터뷰에서 그가 구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어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불법적인 콘텐츠나 구글의 웹마스터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검색결과에서 콘텐츠를 (인위적으로) 삭제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Google does not remove content from our search results, except in very limited cases such as illegal content and violations of our webmaster guidelines.”)
어쨌든 릭 샌토럼이 미국공화당 주요대선후보로 부상한다면 이 구글검색결과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구글이 알아서 검색결과를 수정해줄 것이라는 것은 아니고, 그의 공식페이지나 위키페이지를 링크한 사이트들이 늘어나면서 구글랭킹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거의 당내경선에서 거의 꼴찌를 달리던 그가 아이오와내 99개 카운티를 홀로 전부 순회하는 열정을 보인 끝에 예상치 않은 결과를 끌어내는 듯 싶다. 결국 공화당대선후보는 롬니로 결정되겠지만 그래도 샌토럼의 노력은 인정해줘야 할 듯 싶다. 샌토럼하니 문득 구글폭탄건이 생각나서 가볍게 적어봤다.
update: 사실 이 이슈에는 구글의 알고리즘 원칙, 미디어가 되어버린 검색엔진을 놓고 정치인들과 빚는 갈등,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 표현의 자유문제, 서치엔진최적화(SEO) 등 많은 논쟁거리가 있다. 구글이 잘했다는 것도 Dan Savage가 잘했다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경우와 비교해서 생각해볼만한 내용도 많다. 더 자세한 내용은 서치엔진전문가인 대니설리번이 지난 9월에 쓴 “Should Rick Santorum’s “Google Problem” Be Fixed?”포스팅을 참조하시길. – Update :지금 수정하기 전에 실수로 악용하는 사람들 뒤에 (SEO)를 붙였음. 개인적으로 SEO를 어뷰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물론 선을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실수였다는 것을 밝힘.
기업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건-서로 보완적인 능력을 가진 팀 만들기
예전부터 소개하고 싶었는데 게을러서 못하다가 오늘 드디어 가볍게 써보는 포스트. 아이디어랩 창업자 빌그로스의 올초 스탠포드경영대학원 강연중에서 “Complementary Skills for Management Teams”라는 부분이다. 짧은 이야기였지만 크게 공감이 되서 기억에 오래 남았고 주위에도 자주 전해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빌 그로스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Serial Entrepreneur중의 한명. 많은 스타트업을 창업했지만 그중 오버추어의 전신인 Goto.com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검색엔진의 검색키워드에 맞춘 텍스트광고를 클릭베이스로 판매한다는 ‘스폰서링크’아이디어를 처음에 낸 사람이다. (구글이나 야후가 오늘날의 엄청나게 profitable한 검색키워드광고를 처음 창안해 낸 것이 아니다.)
그는 이 스탠포드 강연에서 수많은 기업을 창업하고 조언하면서 그가 얻은 경험과 교훈을 공유한다. 그중 그는 매니지먼트팀 멤버가 갖는 4가지 유형의 성격타입에 대해 말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은 Entrepreneur (E), Producer (P), Administrator (A), Integrator (I)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을 이 4가지유형중 하나로 단순히 정의할 수는 없으며 보통은 이 4가지 성격이 혼합되면서 어느 한가지가 가장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 Entrepreneur -창업가.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사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사람.
- Producer – 실제로 제품을 만들고 실행하는 사람.
- Administrator -질서를 만드는 사람. 관료적일 수는 있지만 일이 제대로 되도록 룰을 만들고 실행하는 사람. 일을 진행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Chaos가 발생했을때 질서를 잡는 사람.
- Integrator – People person. 다른 세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대개 E, P, A유형의 사람들은 서로 싫어하면서 싸우는 일이 잦기 때문. 대개 P는 A를 싫어하고, 특히 E는 항상 A를 증오한다고. E는 절차를 무시하고 뭔가를 해내려고 하고 A는 그래도 시스템을 따라야한다고 주장하기 때문.
빌 그로스의 경우는 ‘E’가 무척 높고 적당한 ‘P’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E’만 높고 ‘P’의 성격은 전혀 없기도 하다. 몽상가다. 하지만 ‘E’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P’를 구한다면 서로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빌 그로스는 여기서 이 4가지 유형의 사람의 특징을 설명하는 재미있는 비유를 소개한다.
더러워진 창문이 있는 방에 4명이 앉아있다. E는 창을 가르키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기를 보라고. 저기 우리가 빌딩을 지을 수 있는 주차장이 있는데…” 그는 창문자체는 보지도 않고 저 멀리 보이는 미래를 신이 나서 떠든다. 그러자 P는 창문을 보며 “저기 창문에 보이는 스크래치와 더러워진 유리를 보라고. 우린 저것을 빨리 청소해야 해”라고 말한다. 그러자 A는 “아니 그러지 말고 우리는 더러워진 창문이 보일 경우 사람들이 총무과에 알릴 수 있도록 신청양식을 만들어야해. 그럼 그 양식을 통해 신청을 받고 순차적으로 처리하면 돼”라고 말한다. I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다른 3사람을 보면서 “저 3사람의 머리속을 들여다보고 싶다니까(I wonder what those people are thinking.)”라는 생각을 한다.
이 Integrator는 실질적인 제품개발이나 마케팅에는 큰 관심이 없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신경쓰면서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사이에 끼여들어 중재해주려고 한다. 이런 Skill은 물론 CEO에게도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회사내에 이런 I성격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
빌 그로스는 지금까지 1백개가 넘는 회사의 창업에 관여하고 150여명의 CEO를 겪어봤는데 결국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이 4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잘 균형을 이룬 매니지먼트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위 그래프는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인재유형을 그린 것이다.
보통은 Entrepreneur가 비전,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회사를 창업해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 단계에서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실행능력이 있는 Producer를 합류시키지 못하면 결국은 좌초한다. E가 P의 기질을 가진 경우도 많지만(ex. 엔지니어로서 창업한 경우) 보통은 다른 능력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보완하는 것이 더 좋다.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서 회사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Administrator가 반드시 필요하다. 은행과 거래하고, 직원을 뽑고, 월급을 지급하는 등 룰을 만들고 회사의 살림을 챙기는 사람이다. A유형의 인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역시 회사는 성장하지 못하고 자멸한다.
하지만 결국 Integrator가 없는 회사는 장기적으로 영속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좌초한다. I유형의 사람이 없이는 결국 매니지먼트팀이 서로 전쟁을 벌이다가 성장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빌 그로스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깨닫게 된 것은 이 Integrator유형의 중요성이었다. 그는 “나는 초기에 아예 I유형의 존재자체를 몰랐다”며 “내가 대학에서 최소한 이 I유형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이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항상 탑에 서로 상반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며 훌륭한 팀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Update:빌그로스는 이 4유형모델을 자신이 생각해 낸 것이 아니고 Adizes라는 컨설턴트에게 배워왔다고 밝히고 있다. Adizes Methodology (PAEI) )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If I were to have any single thing that I would recommend for sucess in a company, it will be this after, of couse, having a decent idea. I even think this is more important than having a decent idea because this team working together can take a not-so-decent idea and turn it into a decent idea because they’ll have a method to get from not decent to incredible, whereas a great idea will usually fizzle if it doesn’t have all these together.
So, that’s one thing that I learned very painfully. I wish I had learned it earlier in my career. I could have made somethings that weren’t successful successful.”누가 나에게 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정하라고 한다면 이것(Complementary Skills for Management Teams)을 꼽겠다. 물론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다음에 말이다. 아니 오히려 훌륭한 아이디어보다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훌륭한 팀은 그저그런 아이디어를 뛰어난 아이디어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반면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팀웍이 엉망인 팀은 결국 실패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굉장히 고통스럽게 배운 교훈이다. 나는 이 교훈을 내 커리어에서 좀더 일찍 배웠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그랬다면 예전의 많은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자문해 본다. 강력한 아이디어와 비전을 가진 창업가라고 하기도 어렵고, 치밀한 실행력을 가진 프로듀서라고 할수도 없을 것 같다. Administrator는 더더욱 아니다. 그나마 CEO가 된 후 Integrator의 중요성을 느끼고 이 능력을 보완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멀은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회사에 Integrator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HR디렉터 다이애나다.(다이애나의 북마크-이상적인 인재의 조건 참고) 사려깊고 경험이 많은 다이애나는 항상 사람들을 관찰하고 팀웍에 어떤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능력을 지녔다. 그리고 뭔가 문제가 있으면 개입해서 해결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문제를 발견하면 내게 해결방법과 함께 조언을 해준다. 직원들도 다이애나를 편하게 여기고 언제든지 문제가 있으면 찾아가서 상담을 한다.
물론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조직을 원만하게 이끌어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이 빌 그로스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P.S. 우연한 기회에 초기 Goto.com에 다녔던 경험이 있는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한 일이 있다. 그에게 “빌 그로스가 어떤 사람이냐 대단한 사람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사내 평판은 뭐 그리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 90년대 후반인 당시로부터 벌써 10여년이 흘렀는데 그때의 빌 그로스와 위 강연을 하는 빌 그로스는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