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FBI파일
잡스에 대해 흥미로운 자료가 하나 공개됐다. 바로 그를 뒷조사한 FBI파일이다.
91년 조지HW부시대통령은 직속 수출위원회(Export Council)에 스티브 잡스를 멤버로 임명하려고 했다. 그래서 FBI가 당시 넥스트컴퓨터 CEO였던 잡스에 대해서 주위 30여명을 인터뷰하면서 뒷조사를 했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에 대한 묘사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20년전의 잡스와 근년의 잡스를 비교했을 때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일관성이 있다고 할까.
191페이지에 달하는 이 자료는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월스트리트저널이 요청해 공개됐다고 한다. 물론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의 이름은 지워서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몇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쿠퍼티노의 홈스테드고등학교 졸업당시 잡스의 성적은 2.65 GPA다. 4.0 만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다. 잡스전기에 나오는 것처럼 스탠포드나 버클리에 갈 수 있었는데 Reed칼리지로 갔다는 부분이 좀 믿기 어렵다. 어쨌든 그의 천재성을 감안하면 이런 낮은 점수는 의외다. 학교생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였을 것이다. 대기만성형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한국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FBI요원이 인터뷰한 내용에는 그의 거만하고 고집스러운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Brash and stubborn)
-몇몇은 잡스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진실을 비틀고 현실을 왜곡한다고 말했다. (“Several individuals questioned Mr. Jobs’s honesty stating that Mr. Jobs will twist the truth and distort reality in order to achieve his goals,”)
-잡스는 젊은 시절에 마약, LSD 등을 했지만 애플이후에는 자기 콘트롤이 철저했다. 마약은 물론이고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애플과 잡스는 FBI요원도 애먹였다. FBI요원은 잡스의 비서가 그를 인터뷰하는데 3주를 기다리게했다고 불평했다.
-대체로 인터뷰한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잡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많은 사람들을 그래도 잡스를 정부의 그 포지션에 추천했다.
그리고 잡스는 이 신원조사를 잘 통과해서 부시행정부의 수출위원회멤버로서 활동했다.
Update : 처음에 잡스가 이 위원회에 선택되지 못한 줄 알았는데 AP뉴스에서 미국상무부가 잡스가 이 위원회에서 활동했었다고 확인해줬다고 보도.
호오오…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 )
Key
2012년 2월 9일 at 5:07 pm
Reed 도 만만한 대학이 아닙니다.. 공부만 파는 공부 너드들에게는 시카고대학, 리드대학 이렇게 두가지 옵션이 있는데요. 시카고 대학은 힘들고 고달프지만 이름 값 좀 하고, 리드 대학은 진짜 힘들고 고달프고 이름값도 없는…
제가 대학 지원할때 150개 대학의 홍보물을 신청해서 받아보았는데 리드 대학은 그 중 유일하게 자기 대학 홍보물에 1학년 공통 인문 기초 코스 커리컬럼이 나오면서 무려 그 수업에서 읽게 될 책 이름들이 줄줄 나열하면서 그런 내용으로 홍보물 책자 중 두 페이지를 할애하는 좀.. 뭔가 홍보 담당자도 홍보를 하기보다는 공부가 재밌어서 미친 그런 분위기의 대학입니다..
Yongho Kim
2012년 2월 9일 at 5:21 pm
저도 이름값만 비대한 버클리/쓰댕 보다 훨씬 알차고 좋은 대학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약에 관대하다는게 또 특징이구요.
gyoju
2014년 1월 22일 at 12:14 pm
http://goo.gl/CyN8A 에 보시면 결국 수출위원회에 들어갔다고 나오는데,
이 포스팅이 맞는지 기사가 맞는지 궁금하네요.
민석
2012년 2월 9일 at 7:30 pm
제가 아까 본 기사에는 잡스가 위원회에 봉직했다는 부분이 다 빠져있어서 아닌 줄 알았는데요. AP에서 미국상무부에 확인했다는 기사가 지금 보니 나와있네요. 수정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stima7
2012년 2월 9일 at 8:37 pm
흥미롭습니다 ^^ 특히, 인터뷰 대상자들이 잡스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정부 포지션에 그를 추천했다는 것은 놀랍네요. 철저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걸 보니 역시 미국이네요.
Jung GyeongHun (@werther1007)
2012년 2월 10일 at 5:55 am
스티브…공무원들한테 한번 시달려봐….이런 의도였을지도요…ㅎㅎ
종철 (@cooljc23)
2012년 2월 11일 at 6:28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