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3월 2012
구글과 애플의 포커스
위 트윗은 어제 우연히 접한 것이다. Box.com의 CEO인 Aaron Levie가 쓴 것인데 어제 구글 상단 내비게이션에 “Play”를 추가한 것에 대해서 살짝 비꼰 것이다. 그는 구글이 90년대의 포털식으로 수많은 서비스를 늘어놓은 것을 보여주면서 구글의 ‘포커스’는 어디로 갔냐고 살짝 조롱한 것이다. 사실 “Even More”를 눌러보면 더 많은 서비스가 나온다.
사실 나도 Play가 붙은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이미 콘텐츠를 위해서 아이튠즈나 아마존을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미국)사용자들에게 Play는 별 의미가 없는 서비스다. 기존 서비스와 특별히 차별화요소가 없기 때문에 클릭만 해보고 안쓸 가능성이 많은데도 이런 중요한 위치에 밀어넣었다. 나는 여기서 이제 구글이 너무 많은 것을 하고 동시에 성공시키려 하는 욕심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구글서비스를 많이 쓰고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많은 서비스를 내놓고 모든 것을 다 동시에 다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확실히 든다. 구글이 정말 90년대의 포털처럼 되려는 것인가? 굳이 구글헬스, 구글월렛, 구글TV, 구글웨이브 등을 열거할 필요는 없겠다.
예전에도 많이 이야기했지만 ‘포커스’하면 스티브 잡스고, 애플이다. 애플의 홈페이지를 한번 보자.
크게 보아서 “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튠스”다. 아래 나와있는 하드웨어 분류로 보면 소위 취미로 만든다는 애플TV를 제외하고 4개의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이제는 애플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은 단일모델이며 일년에 한번만 모델체인지를 한다. 이것이 현재 (3월28일기준) 한화 650조원가치 회사의 제품라인이다. (구글의 시가총액은 240조원) (물론 Mac OS X, iLife같은 소프트웨어도 하나의 상품으로 보면 범주가 더욱 커지기는 하지만 일단은 맥, iOS 제품 등에 종속된 소프트웨어라고 하자)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그것은 두 회사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은 훌륭한 아이디어에 대해 No라고 말하는 문화를 가진 회사다. 집중하기 위해서다. 잡스는 이렇게 이야기한 일이 있다.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강력한 것입니다. 스타트업회사의 포커스는 아주 명백합니다. 포커스는 ‘예스’를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에 대해 ‘노’라고 말하는 것입다. -인사이드애플(Inside Apple)에서.
흥미로운 것은 스티브 잡스는 야후와 구글의 창업자인 제리양과 래리 페이지에게 거의 비슷한 조언을 해준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그 요지는 위에 말했던 포커스다.
인사이드애플에 따르면 잡스는 2007년에 야후 제리양의 초청을 받아 야후내부간부세미나에 가서 발표를 한 일이 있다. 창업자로서 고전하고 있는 자신의 회사에 돌아와 회생시켜야하는 임무를 지닌 당시의 제리 양에서 그는 자신의 옛날 모습을 본 것 같다. 그는 그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야후!는 흥미로운 회사인 것 같습니다. 야후!는 뭐든지 원하는대로 될 수 있는 회사같습니다. 정말로 말입니다. 당신들은 훌륭한 인재들을 가지고 있고 충분한 돈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계속 말했다. “하지만 나는 야후!가 콘텐츠회사인지 테크놀로지회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만 고르십시오. 나라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것 같습니다만….”
야후가 그의 조언을 받아들였는지 아닌지는 이후 상황을 보면 안다. 야후는 CEO가 바뀔 때마다 회사의 정체성과 방향에 대해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오늘날에 이르렀다.
물론 비즈니스모델이 애플과 다른 포털회사 입장에서는 집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사용자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직접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잡스는 구글의 래리 페이지에게도 비슷한 조언을 한 바가 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는 (래리 페이지에게) 포커스를 강조했습니다. 구글이 장차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알아내라고 했습니다. 지금 구글은 지도위 모든 곳에 있습니다. 포커스를 하고 싶은 5개의 제품이 무엇입니까? 찾아낸 다음 나머지를 없애십시오. 안그러면 그것들은 당신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질 것입니다. 그런 것들 때문에 신경을 빼앗기다보면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될 것입니다. 나쁘지는 않지만 훌륭하지는 않은 제품이 양산될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 전기(월터 아이작슨)
래리 페이지는 잡스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회사내의 리소스를 집중해 구글플러스에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게 했음에도 구글이 SNS에서 페이스북을 이길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금은 지배적이다.) 나는 구글이 야후의 전철을 밟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좀 포커스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혁신을 더 많이 일으키기 위해서는 많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 구글은 20%프로젝트 등을 통해 그런 것을 복돋우는 문화고 그 덕을 많이 보기도 했다. (구글맵 등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전세계의 모든 정보를 검색하기 쉽게 아카이브한다는 미션을 생각했을 때 구글이 가지고 있는 많은 제품, 서비스들이 Make Sense하기도 하다. 하지만 회사가 비대해지면서 요즘에는 좀 포커스를 잃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아무리 구글이라도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이제는 구글도 조금 숨을 고르며 절제를 해야하는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택과 집중은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CEO가 아무리 천재라도 저렇게 많은 것을 다 신경쓸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CEO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만큼 그 제품은 결국 뒤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우린 모두 결국 한계를 지닌 인간이기에…
리누스 토르발즈와 스티브 잡스: 잡스의 인재에 대한 열정
Wired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Linux의 아버지, 리누스 토르발즈가 요즘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본 “Linus Torvalds: The King of Geeks (And Dad of 3)“라는 기사다. 이 글에 따르면 3아이의 아버지가 된 토르발즈는 오레곤주의 포틀랜드시 교외의 한적한 마을로 이사가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만끽하고 있다. 생각보다 돈은 별로 많이 벌지 못한 듯 한데 (그의 선택으로) 욕심없이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그의 모습이 멋지다. King of Geeks라는 제목이 확실히 맞는 듯 싶다.
그런데 내 눈을 끈 것은 기사중에 잡스가 그를 애플로 데려가려고 시도했다는 부분이다. “The Job Offer From Steve Jobs”라는 부분인데 이 부분을 읽고 참 11년전이나 임종전까지 그는 변함이 없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은 토르발즈가 그때의 기억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Torvalds has never met Bill Gates, but around 2000, when he was still working at Transmeta, he met Steve Jobs. Jobs invited him to Apple’s Cupertino campus and tried to hire him. “Unix for the biggest user base: that was the pitch,” says Torvalds. The condition: He’d have to drop Linux development. “He wanted me to work at Apple doing non-Linux things,” he said. That was a non-starter for Torvalds. Besides, he hated Mac OS’s Mach kernel. “I said no,” Torvalds remembers.
토르발즈는 빌 게이츠를 한번도 만난 일이 없었다. 그러나 그가 아직 트랜스메타에서 일할 2000년즈음 그는 스티브 잡스를 만났다. 잡스는 그를 애플의 쿠퍼티노캠퍼스에 초청해서 그를 애플에 조인시키려고 설득했다. “가장 큰 사용자베이스를 가진 유닉스: 그것이 잡스의 설득포인트였습니다.” 라고 토르발즈는 말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그는 리눅스개발을 중단해야 했다. “잡스는 내가 애플에서 리눅스일을 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말했다. 그것은 토르발즈에게는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맥OS의 마하(Mach)커널을 혐오했다. “난 No라고 했습니다.” 토르발즈는 그렇게 회상했다.
확실히 잡스는 인재욕심이 대단했다. 아니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다고 봐야 할 듯 싶다. 궁금하면 무조건 전화를 직접 들어서 자기가 직접 통화를 시도했다. 반드시 IT업계사람들에게만 연락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관심은 다방면에 걸쳐있었다. 웨스트윙, 소셜네트워크각본가인 애론 소킨 같은 사람도 갑자기 잡스에게 전화를 받은 일이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잡스전기에 나오는 얘기지만 잡스는 애론 소킨에게 스탠포드졸업식축사작성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듯 싶다. 그런데 소킨이 무안하게 외면해버리자 어쩔 수 없이 자기가 직접 하룻밤만에 원고를 쓴다. 그 원고가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졸업식축사가 된 것이다.)
얼마전 WSJ에 실렸던 창의성의 비밀(abulaphiaa님의 번역정리 참고)에 따르면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어울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잡스는 그것을 일찍부터 실천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위 에피소드에서 보면 잡스의 성격이 또 드러난다. 통제욕구다. 애플에 들어오는 이상 외부일을 하면 안되고 애플내부의 일만 집중해서 하라는 얘기다. 토르발즈가 받아들였을리가 만무하다. 난 잡스가 그가 거절할 것을 알면서도 잡을 제의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로서는 그 유명한 토르발즈를 직접 만나보고 싶었을 것이다.
인사이드애플에는 Master networker로서의 잡스를 나타내는 부분이 나와있다. 그래서 살짝 소개해본다. (이 책은 내가 번역하고 있고 4월말에 청림에서 한글판이 나올 예정이다.)
An unsung attribute of Steve Jobs that Apple also will miss is his role as a masterful networker and gatherer of information. Had times gotten really rough, Jobs would have made a fine journalist. He furiously worked the phones, calling up people he’d heard were worthy and requesting a meeting. No one turned down the chance to meet with Jobs, of course, and he used the opportunity to soak up information. His uncanny insight into trends in business and technology weren’t a fluke. Jobs worked hard for his market intelligence.
애플이 또 아쉬워할 스티브 잡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특징은 최고의 인맥관리자와 정보수집가로서의 역할이다. 그는 기자가 됐더라도 아주 훌륭하게 잘 해냈을 것이다. 그는 만나볼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 주위에 정보를 구하고, 그런 사람을 찾으면 열심히 전화를 걸어 미팅을 요청했다. 물론 누구도 잡스를 만날 기회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그 기회를 깊은 정보를 얻는 기회로 활용했다. 그의 비즈니스와 기술트렌드에 대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통찰력은 우연이 아니다. 잡스는 마켓정보를 얻기 위해서 대단히 노력했다.
인사이드애플에서는 위 글에 이어 세상을 떠나기 불과 2달여전인 2011년 6월말에 한 젊은 벤처기업가를 만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는 사진을 찍은 후에도 특수센서로 초점을 마음대로 조절해서 볼 수 있는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는 라이트로(Lytro)라는 스타트업의 젊은 CEO에게 만나고 싶다고 지인을 통해서 연락했다.
스탠포드박사출신의 천재 컴퓨터과학자인 이 회사의 CEO, 렌 엉은 바로 잡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잡스는 직접 집에서 전화를 받자마자 “오늘 오후에 시간이 된다면 우리가 만날 수도 있겠다”라고 답했다. 엉은 팔로알토로 바로 달려갔고 잡스에게 라이트로카메라의 데모를 보여주었다. 그날 잡스와 토론을 했던 엉은 잡스의 너무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세계최대 기업체의 CEO가, 그것도 죽음과 싸우면서도, 조그만 스타트업의 CEO를 먼저 연락해서 만난다. 인사이드애플에 보면 잡스는 자신을 Entrepreneur라고 항상 생각했고 그래서 실리콘밸리의 가능성있는 창업자들을 기꺼이 만나고 조언해주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의 사망증명서직업란에는 “Entrepreneur”라고 쓰여있다.) 야후의 제리양, 구글의 래리페이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모두 그가 멘토를 해줬던 사람들이다.
나도 사실 이렇게 하지 못한다. 또 일부 기업의 CEO나 오너가 회사가 성공하고 커진 이후에 새로운 사람을 더 이상 만나지 않고 인의 장막뒤로 숨어버리는 것을 본 일도 있다. 철저하게 CEO나 오너들 그룹끼리만 어울리는 사람들도 있다. 잡스도 충분히 그래도 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사람에 대한 잡스의 이런 열정과 호기심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토르발즈의 기사를 읽다가 또 잡스가 생각나서 한번 적어보았다. (잡스얘기만 너무 많이 하는 듯 싶다.ㅎㅎ)
스티브 잡스의 리더쉽:그는 단지 폭군일뿐인가?
얼마전에 만난 후배에게 들었는데 스티브 잡스가 많은 한국사람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왜 그러냐니까 “보스로서 폭군처럼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것인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스티브 잡스의 영향이죠“라는 답을 받았다.
그 말을 듣고 얼핏 든 생각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제대로 읽고 리더쉽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가 난폭한 보스였던 것은 맞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데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마침 잡스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는 근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장문의 글 “The Real Leadership Lessons of Steve Jobs“를 기고했는데 그 글의 서두부분엔 이렇게 써있다.
In the months since my biography of Jobs came out, countless commentators have tried to draw management lessons from it. Some of those readers have been insightful, but I think that many of them (especially those with no experience in entrepreneurship) fixate too much on the rough edges of his personality.
잡스의 전기가 나온 이후 많은 사람들이 경영의 교훈을 찾으려고 한다. 일부 독자들은 좋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지만 내 생각에 많은 독자들은 (특히 기업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은) 잡스의 성격중의 거친 부분에 너무 지나치게 주목하는 듯 싶다.
The essence of Jobs, I think, is that his personality was integral to his way of doing business. He acted as if the normal rules didn’t apply to him, and the passion, intensity, and extreme emotionalism he brought to everyday life were things he also poured into the products he made. His petulance and impatience were part and parcel of his perfectionism.
잡스의 정수는, 내 생각엔, 그의 성격이 그가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에 불가결하다는 것이다. 그는 마치 일반적인 룰은 그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리고 그의 열정, 강렬함, 극단적인 감정 등 그가 매일 생활속에서 드러내보이는 것들이 그가 만드는 제품에 쏟아져 들어간 것이다. 그의 고약하고 참을 성없는 모습은 그의 완벽주의의 일부다.
One of the last times I saw him, after I had finished writing most of the book, I asked him again about his tendency to be rough on people. “Look at the results,” he replied. “These are all smart people I work with, and any of them could get a top job at another place if they were truly feeling brutalized. But they don’t.” Then he paused for a few moments and said, almost wistfully, “And we got some amazing things done.”
전기 집필을 거의 마치고 내가 그를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나는 다시한번 사람들에게 거친 그의 성격에 대해 물었다. “결과를 보세요.”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들은 다 똑똑한 사람들이며 자신들이 정말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느끼면 나가서 어디에서든지 최고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그러더니 그는 잠시동안 멈췄다가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들은 놀라운 일들을 해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비록 사람들을 거칠게 밀어붙였지만 그렇다고 그의 밑에서 싸우고 떠난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물론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그와 함께 오랫동안 일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수는 생각보다 적다.) 지금 애플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팀 쿡CEO부터 스캇 포스톨, 에디 큐, 필 쉴러 등 고위임원진들은 대부분 10년이상 잡스와 함께 한 사람들이다.
Update: 이 글을 써놓고 보니 예전에 이와 비슷한 포스팅을 했던 일이 있다. 스티브 잡스는 정말 Jerk이었는가? 애플에서의 잡스는 대체 가능한가? 여기서 NYT의 닉 빌튼이 아이작슨에게 비슷한 질문을 했었다. 아이작슨은 당시에도 위과 거의 비슷한 답을 했었다.
그러면 또 하나 의문이 생긴다. 저렇게 강력한 톱다운사고방식의 폭군 CEO(잡스) 밑에서 일하는 것이 괴롭고 힘들고 행복하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애플직원들은 버티고 있는 것일까? 애플밖으로만 나가면 “구글”, “페이스북”처럼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며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직장이 널려있는 곳에서… 나는 “인사이드애플”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를 얼마전 만난 자리에서 그런 질문을 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도 비슷한 질문을 애플직원들에게 반복해서 했다고 한다.)
“재미를 추구하는 것 이외에도 일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많은 것을 성취하는 것도, 환상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도, 당신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경험을 하는 것도 만족스러운 일이다. 애플직원들은 누구나 ‘미션’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어떤 곳에 가서 주위를 둘러봤을때 모두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회사에 남아있을 이유는 된다.”
스티브 잡스 리더쉽의 힌트는 내가 예전에 썼던 Run by ideas, not hierarchy라는 포스팅에도 잘 나와있다. 잡스와 월트 모스버그의 토론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들었던 부분을 소개한 것이다. 그 핵심은 다음과 같다.
Jobs: Oh, yeah, no we have wonderful arguments. (아, 물론이죠. 우리는 항상 멋진 논쟁을 벌입니다.)
Mossberg: And do you win them all? (그럼 당신이 항상 모든 논쟁을 이기겠지요?)
Jobs: Oh no I wish I did. No, you see you can’t. If you want to hire great people and have them stay working for you, you have to let them make a lot of decisions and you have to, you have to be run by ideas, not hierarchy. The best ideas have to win, otherwise good people don’t stay. (아닙니다. 내가 모든 논쟁을 다 이겼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럴수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만약 뛰어난 사람들을 채용하고 그들이 당신을 위해서 계속 일하게 하고 싶다면 그들이 많은 결정을 직접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은 회사의 계급에 따라 이뤄져서는 안되며 아이디어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최고의 아이디어가 항상 논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훌륭한 사람들은 회사를 결국 떠나게 됩니다.)
Mossberg: But you must be more than a facilitator who runs meetings. You obviously contribute your own ideas. (하지만 잡스 당신은 단순히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이 되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요? 자신의 아이디어로 기여하고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Jobs: I contribute ideas, sure. Why would I be there if I didn’t? (물론 나도 내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이 아이작슨의 “The Real Leadership Lessons of Steve Jobs”은 그가 전기를 쓰면서 느낀 스티브 잡스의 리더쉽의 엑기스만 뽑아서 쓴 글이다. 그는 최근 찰리로즈쇼에 출연해서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이 리더쉽교훈에 대해 글을 쓴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너무 길어서 나도 아직 앞부분만 조금 읽어봤는데 대단히 좋은 글 같다. 중간 제목만 보면 다음과 같다.
- Focus – (참고 :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고 느낀 교훈, 포커스)
- Simplify
- Take Responsibility End to End
- When Behind, Leapfrog
- Put Products Before Profits
- Don’t Be a Slave To Focus Groups
- Bend Reality
- Impute
- Push for Perfection
- Tolerate Only “A” Players
- Engage Face-to-Face
- Know Both the Big Picture and the Details
- Combine the Humanities with the Sciences
- Stay Hungry, Stay Foolish
이 중간제목만 봐도 이 글이 스티브 잡스 리더쉽의 핵심부분만을 간추린 것을 알 수 있다. 잡스전기를 읽으신 분들은 영어공부 겸, 복습삼아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다.^^
아무쪼록 한국의 수많은 ‘보스’들이 스티브 잡스의 난폭한 겉모습만 보고 그의 리더쉽을 오해하고 따라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적어도 끝없는 열정과 실력이 있어야 저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새 아이패드 짧은 인상기
이번에도 역시 새 아이패드를 구입했다. 집에 이미 아이패드 2와 1이 있지만 레티나디스플레이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웠다. 현재 아이패드1은 아내가 쓰고 있는데 2를 물려주고 1은 이베이를 통해 처분할 생각이다.
금요일오후에 받아서 현재 일요일오후까지 써본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자세한 리뷰는 할 수가 없고(그럴 역량도 안되고) 간단한 감상을 공유한다. (나는 주로 아이패드를 뭔가를 ‘읽기’위주와 팟캐스트로 뉴스보기정도로 사용한다. 게임은 거의 하지 않는다.)
구매는 64기가용량의 Wifi버전으로 했다. 사실 이미 가지고 다니는 아이폰4로 아이패드와 테더링을 해서 쓰고 있는데다가 (AT&T에서는 테더링을 위해 월 20불을 추가로 내야한다. 그럼 월간 사용한도는 5기가까지 제공된다.) LTE의 요금제가 너무 비싼 것 같아 미련없이 Wifi버전을 선택했다. 가지고 다니면서 계속 고화질 동영상을 볼 것이 아니라면 LTE까지는 웬만해서는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개인용이니까.)
새 아이패드는 약간 두껍고 더 무겁다. 하지만 아이패드1 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패드2보다는 확실히 더 무겁고 살짝 두껍다는 느낌이 든다. (매번 손에 잡을 때마다 예전보다 두꺼워졌다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아쉽다. 그게 다 늘어난 배터리때문이리라.)
아이패드2에 비해서 속도가 아주 빠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약간 조금더 빨라진 듯 싶다. 나는 게임같은 프로세서처리속도를 많이 요구하는 앱을 그다지 쓰지 않아서 그런지 별다른 차이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화면은 생각보다 아주 썩 밝지는 않아서 첫인상은 그냥 그랬지만 쓰면 쓸 수록 좋다. 레티나디스플레이가 ‘짱’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글자와 아이콘이 정말 선명하게 보인다. 뉴욕타임즈나 킨들, Instapaper, Reeder 등 읽기 전용으로 자주쓰는 앱으로 글을 읽으면서 높아진 가독성에 감탄했다. 쾌적하다. 무게만 가볍다면 이젠 아이패드를 Ultimate reading machine이라고 해도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처음 받아들었을때 느낌은 아이패드2보다 화면이 약간 어두운 감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써보니 상관없다. (화면이 너무 밝으면 눈만 아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케이신문앱으로 본 신문이미지. 오른쪽이 아이패드2. (이 이미지를 클릭해서 최대한 확대해서 보시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음.) 이젠 진짜 신문을 종이로 받아서 볼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
무엇보다도 감탄한 것은 해상도가 높아서 예전에는 확대해야 읽을 수 있었던 PDF신문등을 확대하지 않고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돋보기를 써야할 정도로 노안이라면 모르겠지만 웬만한 경우에는 신문 한면을 확대하지 않고도 기사본문을 읽을 수 있다. 아이패드2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앱은 레티나디스플레이 대응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야 보기가 좋다. 의외로 빨리 주요앱들이 업그레이드되어있다. 대응이 안된 앱들은 글자체나 아이콘이 뭉개져 보이는 경우가 있다. (WSJ앱의 경우) 조금 보기가 안좋은데 이번 주 이내로 웬만한 앱은 금새 대응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아이패드로 글을 읽다가 아이패드2의 킨들로 조금 글을 읽어보았는데 옛날에 아이폰4의 레티나디스플레이로 보다가 3GS로 돌아가서 본 느낌과 똑같았다. 다시 아이패드2의 스크린으로는 못돌아갈 듯 싶다.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맥북프로의 화면해상도도 많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다.)
동영상을 볼때는 사실 큰 차이를 모르겠다. 동영상자체가 HD가 아니고서는 아이패드2와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아이패드2의 스크린도 동영상을 즐기기에는 충분히 좋다. 팟캐스트나 스트리밍영상서비스등은 HD급으로 나오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별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요세미티공원을 소개하는 HD급동영상을 두개의 아이패드를 나란히 놓고 재생해봤지만 솔직히 거의 차이를 모르겠다.)
wifi버전으로 샀기 때문에 LTE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는 알수가 없다. 하지만 각종리뷰와 써보신 분들의 트윗을 보면 집에서 쓰는 인터넷회선보다 두배는 빠르다고 한다.(미국의 경우)
카메라는 좋다. 몇장 안 찍어봤지만 잘 찍히고 잘 나오는듯 싶다. 질이 너무 떨어져 있으나 마나했던 아이패드2의 카메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만 아이패드들고 사진을 찍는다는게 영 어색하다. 그래서 그다지 자주 사용하지는 않을 듯 싶다. 동영상까지는 테스트해보지 않았다.
얼마 안써서 배터리 성능은 모르겠다. 배터리가 소모되는 속도는 아이패드2와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배터리충전에 시간이 더 오래걸리는 것은 확실한 듯 싶다. (배터리크기가 휠씬 늘어났으니 어쩔 수 없을지도.) 취침전에 꼭 충전해야할 듯 싶다.
그리고 발열현상이 조금 있다. 좀 쓰다가 보니 아이패드의 왼쪽 아래부분이 뜨뜻해지는 느낌이 있다. 아주 뜨겁지는 않으나 솔직히 조금 찜찜하기도 하다. 이것도 배터리양이 늘어나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아이패드2나 새로운 아이패드나 별 차이가 없다. 기존 아이패드를 iOS 5.1으로 이미 업그레이드했다면 일부 하드웨어의 성능이 좋아진 것 이외에는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똑같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역시 대다수 한국인에게는 별 의미가 없지만) 키보드에서 음성입력(Voice dictation)이 되는 기능이다. 이미 아이폰4S는 들어있는 기능이다. 미국인이라면 정말 편리하게 쓸 기능이다. 다만 시리(Siri)는 지원하지 않는다.
결론은 아이패드2사용자면서 텍스트 읽기를 중시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아이폰의 레티나디스플레이에 매료되었고 아이패드에서도 같은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특히 전자책을 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새 아이패드는 최고의 화면을 제공한다. 아이패드1의 경우는 속도에 좀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업그레이드를 고려해봐도 좋겠다.
월스트리트의 내부고발자
3월 14일자 뉴욕타임즈에 월스트리트와 미국언론을 뒤흔든 화제의 칼럼 하나가 실렸다. 골드만삭스를 오늘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그레그 스미스란 런던주재 Executive Director의 “Why I Am Leaving Goldman Sachs” 뉴욕타임즈의 오피니언란을 멋진 삽화와 함께 가득채운 비중있는 칼럼이었다. 뉴욕타임즈가 작정하고 실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아니나 다를까 오늘 저녁 미국의 메이저뉴스들이 일제히 비중있게 다룰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안그래도 탐욕스러운 월스트리트를 한 내부고발자가 거세게 비판한 것이니까.
NBC Nightly News는 톱뉴스로 다뤘고, ABC월드뉴스도 주요기사로 리포트했다.
스탠포드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에서 12년동안 일했다는 그는 골드만삭스가 초심을 잃고 지금은 Toxic and destructive한 문화로 단지 탐욕을 위해 고객의 등골을 빼먹는 회사로 전락했다고 작심하고 고발을 한다.
그는 칼럼이 실리는 날, 그의 보스에게 아침 6시40분에 사직의사를 담은 이메일을 보내서 사직한다. 그러면서 NYT에 폭탄을 터뜨린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이날 3.4% 하락했다.
Update: 15일 NYT의 후속기사를 보니 그레그 스미스는 골드만삭스의 중간간부급으로 그다지 높은 직위는 아니었다. 골드만삭스의 직원은 3만3천3백명인데 그는 1만2천명중 한명인 Executive Director였다. 미국에서는 흔하디 흔한 Vice president급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부사장이라 느낌이 좀 다르지만) 비교적 고위직이라고 할 수 있는 Managing Director는 2천5백명이라고. 그래도 그레그의 작년 수입은 50만불(한화로 거의 6억원에 육박)에 달했다고 하니 월스트리트사람들이 정말 많이 벌기는 번다.
그는 확실히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회사의 가치시스템(Value system)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무엇보다도 “돈을 버는 것만이 최고”라는 탐욕 말이다. 아래 부분에서 그런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To put the problem in the simplest terms, the interests of the client continue to be sidelined in the way the firm operates and thinks about making money. (문제를 간단한 용어로 정리해보면 고객의 이익은 계속해서 뒷전이고 회사는 돈을 버는 것만을 생각하고 그렇게 운영된다.)
It makes me ill how callously people talk about ripping their clients off. Over the last 12 months I have seen five different managing directors refer to their own clients as “muppets,” sometimes over internal e-mail. (얼마나 사람들이 고객들을 벗겨먹는 것에 대해 무신경하게 이야기하는지를 보면 내 마음이 아프다. 지난 12개월동안 나는 5명의 각기 다른 매니징디렉터들이 자신의 고객을 ‘머핏'(꼭두각시인형)이라고, 심지어는 내부이메일에서까지, 그렇게 부르는 것을 들었다.)
These days, the most common question I get from junior analysts about derivatives is, “How much money did we make off the client?” It bothers me every time I hear it, because it is a clear reflection of what they are observing from their leaders about the way they should behave. (요즘 주니어애널리스트로부터 파생상품에 대해 가장 흔히 받는 질문은 “클라이언트로부터 우리가 얼마나 벌었나요?”라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불편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명백히 그들이 회사의 리더들로부터 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를 배운 것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가치관이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괴롭다. 부도덕성이나 불법 등 명백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도 그렇다.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데 있어서 개인이 생각하는 방법과 회사가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때 나오는 괴리다. 나는 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당장은 성과를 내지 못할 인프라에 투자를 하자고 주장하는데, 회사 경영진은 반대로 당장의 성과와 이익이 중요하다며 눈에 보이는 부분에만 투자를 하자고 하면 그것도 가치관의 차이다. 회사경영진과 자신의 의견차이가 이런 식으로 계속 쌓이면 정말 괴로워지고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
그 회사의 가치시스템은 리더들의 행동에서 나오며 회사의 문화가 된다. 리더들이 탐욕스럽게 돈만을 추구하는 것이 오늘날의 월스트리트의 모습인지도 모르며 그것이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사태를 부르고 전세계의 금융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런데 그레그 스미스의 글에 따르면 아직도 월스트리트는 반성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내부고발자(Whistleblower)의 글을 받아서 멋지게 실어준 뉴욕타임즈도 대단하다.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파워풀한 집단인 골드만삭스에 대해서 이렇게 직격탄을 날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오늘 골드만삭스는 “한 불만이 있는 직원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Damage control에 나섰다.
친정에 칼을 꽃은 그레그 스미스는 금전적으로는 많은 것을 희상하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그에게 소송을 걸수있고 스톡옵션페이를 거부할 수 있다. 그는 더이상 월스트리트에서 일할 수 없게 될수도 있다. 그래도 워낙 똑똑한 사람이니 잘 알아서 헤쳐나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예전에 트위터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던 LG전자를 떠나며 CEO에게 남긴 글이 생각난다. 그때 이 글이 온라인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공감을 얻었지만 온라인미디어를 제외한 기존 언론에서는 그다지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언론에서도 이런 용기있는 내부고발자들의 글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족: 누가 유대인들이 지배하는 월스트리트 아니랄까봐 위 골드만삭스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도 그렇고 고발칼럼을 쓴 그레그 스미스도 유대인인듯 싶다.ㅎㅎ (칼럼내용중 이스라엘에서 열린 소위 Jewish Olympic 탁구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는 언급이…)
Introvert의 파워. 그리고 그 감별법.
위 TED “The power of introverts” 발표자인 수전 케인은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책 “Quiet”의 저자다. 어릴 때부터 내향적인 Introvert의 성격이었던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고 7년동안 이 책을 준비해서 올초에 내놓았다. 이 책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위 동영상은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나처럼 어릴 때부터 내성적이며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가서 말거는 것 등을 불편해했던 사람에게는 이 책의 내용은 복음처럼 다가온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 나같은 성격도 장점이 있을 수 있구나”하는 용기를 얻게 된다고나 할까.
또 나처럼 미국에 와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Extrovert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교육을 한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떠들고 질문하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고 칭찬을 받는다. 나는 그래서 미국인들은 대개 다 Extrovert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미국에서도 수줍어하면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불편해 하는 Introvert가 많다. 수전 케인은 우리가 아는 사람의 3분지 1은 Introvert라고 말한다. 미국이 그 정도라면 한국은 절반이상이 이 Introvert의 범주에 들어갈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Extrovert이 넘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에서 회의하고 나서 “너희 미국에서 온 녀석들은 왜 그렇게 조용하냐”고 채근받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CEO라던지 리더로 적합할 것 같이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Introvert가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경우도 많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대신 자신의 생각을 부하나 동료들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경청할 확율이 높기 때문이다. 마하트마 간디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Introvert로서 훌륭한 리더가 된 케이스라고 한다. 쿵푸팬더 2의 제니퍼 여 넬슨 감독 같은 경우도 Introvert지만 훌륭한 리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독의 일반적인 유형(Stereotypes)은 목소리가 큰 남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단히 목소리가 작은 스타일이고 (Soft-spoken) 회의에 들어가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안들려서 모두 가까이 귀를 기울여야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사람들에게 더 안정감을 주고, 서로 더 잘 협력하게 하고, 그 결과 상당히 유연한(Smooth)한 제작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저와 일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제니퍼 여 넬슨 감독. (쿵푸팬더2 제니퍼 여 넬슨감독의 리더쉽)
그럼 나는 Introvert인가 Extrovert인가?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Introvert는 완전히 내성적이고, 반사회적이고, 히키코모리 같은 사회부적응자(Anti-Social)은 아니라는 것이다. 완전히 정상인이고 다른 사람과도 잘 어울리지만 가끔은 자신의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하기를 좋아하고 조용한 스타일의 사람인 것이다.
마침 수전 케인의 Quiet를 읽다보니 자신이 Introvert인지 Extrovert인지 진단할 수 있는 질문 20개가 나와있다. 다음의 질문 20개에서 10개이상 Yes이면 Introvert에 가까운 것이고 그 이하이면 Extrovert에 가까운 것이라고 한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은 양면을 다 가지고 있다. 참고로 나의 경우 아래 질문에 자문자답을 해보니 무려 18개가 Yes로 나왔다…. 자기 자신의 성격을 잘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재미삼아 한번 해보시길…
- I prefer one-on-one conversations to group activities. 나는 그룹모임보다 1대1대화를 선호한다.
- I often prefer to express myself in writing. 나는 자주 나 자신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 I enjoy solitude. 나는 홀로 있는 것을 즐긴다.
- I seem to care less than my peers about wealth, fame, and status. 나는 내 주위 사람들보다 부, 명성, 지위 등에 대해 덜 상관하는 것 같다.
- I dislike small talk, but I enjoy talking in depth about topics that matter to me. 나는 잡담을 싫어한다. 하지만 내게 의미가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긴다.
- People tell me that I’m a good listener. 사람들은 내가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 I’m not a big risk-taker. 나는 큰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 I enjoy work that allows me to “dive in” with few interruptions. 나는 방해없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즐긴다.
- I like to celebrate birthdays on a small scale, with only one or two close friends or family members. 나는 한두명의 가까운 친구와 가족들과 하는 작은 규모의 생일잔치를 갖는 것이 좋다.
- People describe me as “soft-spoken” or “mellow.” 사람들은 나를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 “온화한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 I prefer not to show or discuss my work with others until it’s finished. 나는 어떤 일을 완전히 끝낼 때까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일을 보여주거나 토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 I dislike conflict. 나는 충돌을 싫어한다.
- I do my best work on my own. 나는 혼자서 일할때 가장 능률이 높다.
- I tend to think before I speak. 나는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 I feel drained after being out and about, even if I’ve enjoyed myself. 나는 외부에 나가서 어울렸을때 지친다고 느낀다. 비록 개인적으로는 즐겼지만 말이다.
- I often let calls go through to voice mail. 나는 자주 전화를 받지 않고 그대로 보이스메일로 가도록 놔둔다.
- If I had to choose, I’d prefer a weekend with absolutely nothing to do to one with too many things scheduled. 뭔가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일정이 꽉차있는 주말보다는 아무 할 일도 없는 주말을 선호한다.
- I don’t enjoy multitasking. 나는 멀티태스킹을 즐기지 않는다.
- I can concentrate easily. 나는 쉽게 집중할 수 있다.
- In classroom situations, I prefer lectures to seminars. 학교에서는 나는 세미나보다는 강의를 선호한다.
Update 추가.
오디오북을 사놓고도 게을러서 못읽고 있었는데 이 책에 대해서 @pr1vacy님이 멋진 리뷰를 블로그에 써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