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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2월 2012

Over-communication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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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드세션에서 피자를 먹으며 다같이 비디오를 보는 직원들.

회사에서 CEO를 사임한 뒤 전 직원에게 굿바이메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에게 내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 하는 답장이 왔다. 그래서 그들과는 시간이 되면 따로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했다. 그리고 오늘 그 중 한 명과 식사를 했다.

우리 회사에서 십여년간 일했던 나이 지긋한 엔지니어이신 분인데 많은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회사의 부침속에서 수많은 CEO들을 겪어봤다고 했다. 그리고 일반직원들사이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말해주었다. 일반 직원레벨에서 벌어지는 일중에 내가 전혀 몰랐던 일도 있었다. 내가 참 무심하고 소홀했구나 하고 반성을 하게 됐다.

하지만 그 분의 나에 대한 피드백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도 회사가 어려울 때 내가 앞장서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내가 가서 첫해에 회사의 어려웠던 상황을 솔직담백하게 가감없이 전달하고 그래도 이런 부분은 희망이 있다고 프리젠테이션을 했었다. 나로서는 무슨 거창한 전략을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내가 회사에 대해 받은 느낌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했었을 뿐인데 당시 직원들은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또 나는 자주 ‘트랜드세션‘을 직원들과 가지며 요즘 세상이 스마트폰, 타블렛, 전자책리더 등의 등장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즐기고 역시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뭐 거창한 행사가 아니고 가끔 시간이 날때 점심에 피자를 주문해서 다같이 먹으며 요즘 테크동향에 대한 동영상을 같이 보던 것이었다. 영어가 딸리기 때문에 내가 직접 긴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공부가 되거나 재미있는 TED같은 짧은 동영상을 몇개씩 보여주면서 조금씩 내 생각을 나눴을 뿐인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트위터에서 하고 있는 것을 옮긴 것이다.) 무엇보다도 CEO가 세상의 (기술)변화에 밝고 앞장서서 그런 이야기를 직원들과 나눈다는 것에 대해서 다들 좋은 인상을 받고 좋아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얻은 교훈은 이것이다. 나로서는 대수롭지 않게 했던 회사의 현황공유와 정보의 나눔을 직원들은 내 생각보다 휠씬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것이 나에 대한 초반에 좋은 인상과 믿음을 심어주었던 것 같다. 즉 Over-communication의 중요함이다. 가능하면 별 것 아닌 작은 이벤트라도 열어서 직원들과 계속 소통의 채널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됐다.

아쉬운 것은 최근 반년간 수많은 내외부의 어려움 때문에 이런 솔직한 소통을 직원들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항상 죄책감을 느껴왔던 부분이다. 그 분의 말씀은 회사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나 방향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중간관리자이하층의 직원들은 “Guessing”(추측)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회사의 방향에 대해서 “Uncertainty”(불확실성)을 느끼고 불안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회사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지나치다고 생각될 때까지 반복해서 해야한다. 이 경우에 교훈이 되는 말 2제.

“In times of change, over-communicate. When you’re getting tired of repeating a message, people are just beginning to hear it.”(변화의 시기에는 오버커뮤니케이트하라. 당신이 메시지를 반복하는데 지쳐갈 즈음, 사람들에게는 그제서야 들리기 시작한다.) –What great bosses know

“Your team will only truly understand your message exactly when you are sick and tired of saying it.”(당신이 말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고 지쳐갈 때야 팀원들은 진정 제대로 당신의 메시지를 이해할 것이다.) –The One Thing a CEO Must Do…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28일 at 1:3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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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을 내려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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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기념으로 한 직원이 직접 만들어온 컵케이크.

라이코스CEO로 정식부임한지 벌써 2년하고도 11개월이 됐는데 어제 드디어 그 짐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어제자로 CEO를 사임했습니다.

2009년 3월초 뜻밖의 발령을 받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보스턴으로 오게 됐을 때는 솔직히 두렵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한번 없는 제가 80명의 직원이 있는 미국회사를 맡아서 경영한다니요. 더구나 계속되는 적자로 경영위기와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회사를 살려낼 수 있을지 큰 걱정이었습니다. 솔직히 가봐서 회사가 상태가 안좋으면 정리해야하는 것 아닐까하는 불길한 예감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서 일을 할 수 있었던 힘은 “밑져야 본전이다”, “실패해도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영어는 늘겠지” 등의 낙관주의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첫 전체 직원미팅에서 제가 썼던 슬라이드들.

그리고 2009년 첫해 많은 우여곡절끝에 흑자전환을 이뤘고, 2010년에는 회사를 매각했고 더 많은 확실한 흑자를 올리며 확실한 흑자기조를 만들었으며, 2011년에는 새로운 모회사가 된 Ybrant의 이스라엘부문과 회사를 통합해 시너지를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회사가 매각된후 1년동안은 제가 CEO로 의무복무(?)하는 것이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0월에 물러났어야 했는데 사정상 생각보다 좀더 오래있게 됐던 것입니다. 어쨌든 백수가 되니 시원섭섭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3년간 제가 배운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봤습니다.

미국회사 경영하기-인사, 재무, 법무 등

첫번째로 미국회사를 경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2009년부터) 처음에 한국에서 라이코스를 바라볼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면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기에 와서 부대끼며 일을 하고 매일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미국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회사마다 천양지차입니다.) 특히 인재를 뽑고, 키우고, 동기부여를 하는 법,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내보내는 법 등 사람에 관해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또 직원들과 회사의 경영상태를 솔직히 나누며 소통하면서 진실된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결국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진실되게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특히 법무이슈에 대해서 특이하게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회사가 옛날부터 수많은 소송이 걸려있었고 다양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지라 사내변호사와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특히 2009년에 재판에서 져서 3백만불을 배상하라고 판결이 났을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결국 총 2백50만불정도에 합의를 보고 몇년간의 소송전에 일단락을 지었습니다.) 꺼꾸로 작년에는 특허매각딜을 통해서 전혀 기대하지 않던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은 한번 경험해보지 않으면 진짜 알기 어려운 귀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M&A의 어려움-겉보기보다 휠씬 어렵다

두번째로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2010년) 언론에서 M&A발표기사를 보면 아주 쉽게 거래가 이뤄진 것 같은데 그것은 단지 겉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라이코스의 경우는 한국회사가 미국회사를 인도회사에 파는 것이었는데 상대방회사의 딜담당은 콜로라도에 있고 실제 비즈니스오퍼레이션을 맡을 회사는 이스라엘에 있었습니다. 결국, 서울, 덴버, 보스턴, 뉴욕, 하이드라밧, 텔아비브를 이리저리 연결하며 가진 백번도 넘는 컨퍼런스콜과 수많은 문서작업끝에 듀딜리전스를 시작한지 6개월만에 발표하고 또 2달있다가 클로징을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직원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몇몇 핵심매니저들을 달래가면서 방대한 문서작업을 시키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 일이 끝나면 제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 말이죠. 이 딜이 과연 성사될지 계속 확신을 갖지 못하면서 자기자신에게 계속 동기부여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쨌든 이 과정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M&A이후 새로운 문화와의 충돌, 문화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이해하면서 통합해 나가기

세번째로 M&A이후 Integration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배웠습니다.(2011년) 특히 같은 나라, 같은 지역에서 같은 언어를 쓰는 회사끼리도 쉽지 않은데 인도, 이스라엘 사람들과 새로 서로를 알아가면서 조직문화를 통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요. 특히 라이코스는 서쪽으로 1만1천km떨어져있는 서울과 일하다가 갑자기 동쪽으로 8천8km로 떨어져있는 텔아비브와 일하게 된 경우입니다. (다음에 인수되기 전에는 또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모회사였습니다. 얄궃은 운명입니다.)

처음에는 이스라엘사람들이 한국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영어를 더 잘하고 국제감각이 있어 통합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지나고 보니 그것보다 더 큰 도전은 문화와 가치관(Values)의 차이였습니다. 처음 허니문 기간이 지나고 서로의 단점이 많이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일년여동안 워낙 공격적이고 다혈질인 이스라엘인들과 일하면서 많은 도전이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대인에 대해서, 중동에 대해서 새롭게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을 큰 수확으로 생각합니다. (중동관련 뉴스를 열심히 보고 읽게 됐습니다.)

아쉬운 점-프로덕트에 신경 못쓴 것, 미국인맥의 부족함, 여전히 부족한 영어

물론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많은 행운이 따라서 회사가 흑자로 반전하고 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졌지만 라이코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의미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핵심고객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년간 회사는 안정이 됐지만 워낙 Legacy가 켭켭이 쌓여있는 회사의 제품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매각, 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워낙 distraction이 많아 진짜 핵심제품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변명이지만) 또 항상 회사내부를 챙기느라 바빠서 미국의 인터넷업계를 뛰어 다니며 인맥을 쌓지 못한 점도 아쉽습니다. 생각보다 보스턴 밖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더군요. 영어도 생각만큼 늘지 않았습니다. 워낙 제가 공부를 게을리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보스역할을 하다보니 좀 절실함이 없었는지도…) 사실 이런 실패담, 시행착오에서 더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 엄청나게 많이 배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혀 생각지도 않게 덤으로 얻은 것이 있습니다. 트위터, 블로그를 통한 한국에 계신 분들과의 소통입니다. 사실 그래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보스턴에 와있으면서도 생각보다 외롭지 않게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면서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렇게 해서 배운 지식을 회사직원들과 내부 미팅 등을 통해서 나누면서 더 좋은 회사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참고: 나의 트위터 2주년소회)

어쨌든 정확히 3년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생의 방향전환이 됐고 그 과정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의 또 다른 한 챕터가 열리고 닫혔다는 점에서 기념으로 간단히 블로그에 써봤습니다.^^ (써놓고 보니 인생은 항상 새로운 배움의 여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16일 at 11:33 am

경영, 짧은 생각 길게 쓰기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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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평가로 조직의 건강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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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서 “일 잘하는 김 상무가 ‘유독(有毒)성 리더’로 찍힌 까닭은”라는 칼럼을 읽었다.

직장에서 다면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인데 몇년전 나도 우리회사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더욱 공감을 했다.

360도평가라고 부르기도 하는 다면평가는 조직내의 동료와 부하가 해주는 것이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 “건강검진 결과”라는 말이 맞다.

내 경험상 특히 다면평가결과를 본인과 공유할때가 어렵다.

다면평가를 활용하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는 것과 같다.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개선점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개선 노력을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전제를 가지고, 결과를 수용하고 거기에서 뭔가를 배우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필자는 코치로서 다면 진단 결과를 알려줄 때가 그들의 인간적 특성이 튀어나오는 진실의 순간임을 종종 느낀다. 내면이 강한 사람은 피드백에 대해 그다지 방어적이지 않지만, 허약할수록 타인의 평가에 더 휘둘리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쉽다. -고현숙, 코칭경영원대표

우리 회사의 경우 나를 포함한 주요매니저 7명에 대해서 다면평가를 했는데 받아들이는 방식이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별 것 아니라고 코웃음을 치며 무시하는 사람,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사람, 심지어는 앞에서는 평정을 보이다가 뒤에서는 “날 자르려고 이런 조사를 한 것 아니냐”고 HR을 몰아붙이는 사람 등도 있었다. 가장 바람직했던 태도를 보였던 매니저는 전체적으로 평가가 좋았지만 몇가지 자신의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후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자신이 맡고 있는 팀에서의 팀원들의 평가는 좋았지만 팀외 사람들의 평가는 “당신 팀과 외부 다른 팀과의 소통이 부족하다. 회사 전체를 위한 헌신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는데 다면평가 이후에는 솔선수범해서 회사전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제안하고 나서고 직접 실행했다. 그뒤 회사전체에서 직원들의 신뢰를 얻으며 본인도 리더쉽을 성장시켰다.

가장 안좋았던 경우는 이 칼럼에서 언급한 아래의 경우와 거의 동일했다.

임원 평가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딘 스테몰리스는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권한 욕구가 강하고, 타인을 이용하기만 하고 자신을 내세우는 데 골몰하는 나르시시스트를 임원으로 선발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 특성으로 꼽았고, 이런 사람을 조직에 해를 끼치는 ‘유독성 리더(toxic leader)’로 분류했다. -고현숙, 코칭경영원대표

이 매니저는 “거만하다. 남의 말을 안듣는다. 항상 방어적이다.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등등 의외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이 친구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시기”라고 해석했던 듯 하다. 자기는 항상 이런 평가가 나오는데 실적으로 보여주면 되지 않냐며 신경 안쓴다고 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워낙 실적이 좋았기에 이후 나도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우를 범했다. 하지만 오래동안 같이 일하며 보니 자신의 조직만을 ‘성’으로 쌓고, 매사에 권위를 내세우며, 부하나 주위의 공을 가로채고, 정보를 공유안하는 성향때문에 무지 속을 태웠다. 타이르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본인의 약점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자기는 잘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시기한다는 태도를 끝까지 버리지 않아 결국은 내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 두 매니저를 데리고 일하면서 참 많이 배웠다. 특히 “내면이 강한 사람은 피드백에 대해 그다지 방어적이지 않지만, 허약할수록 타인의 평가에 더 휘둘리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쉽다”라는 말에 공감하게 됐다.

그리고 소위 ‘유독성리더’는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해야 하고 안되면 조직의 건강을 위해서 빨리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것을 큰 교훈으로 삼게 되었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15일 at 7: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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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의 몰락에도 살아남은 로체스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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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체스터의 코닥본사빌딩(출처:Flickr)

코닥의 파산뉴스가 전해졌을때 내가 떠올린 것은 로체스터라는 도시였다. 가본 일은 없지만 뉴욕주북쪽의 추운 곳에 자리잡은 로체스터라는 도시의 이미지중 상당부분은 코닥이 차지했다. “스냅샷시티(Snapshot City)”라는 별명으로 불려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한때 코닥이 6만명을 고용했다는 그 도시에서 코닥이 사라진다면 재앙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Big 3 자동차회사가 몰락하면서 고스트타운처럼 되어 버린 디트로이트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지난주 NYT에서 “No Rust in Rochester”라는 칼럼을 읽고 코닥의 몰락이후에도 로체스터는 건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먼 미래를 대비한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TV시청료수입을 팀간에 공평하게 나눈다는 50년전 총재의 선견지명으로 지금 NFL미식축구가 얼마나 대단하게 성장했는지에 대해서 얼마전 블로그에 소개한 바도 있다. 이것도 정책의 중요성의 한 예라고 생각한다. 참고 : NFL인기의 비밀-Level playing field 만들어주기)

로체스터대 교수인 던컨 무어가 쓴 이 칼럼을 읽으면 로체스터가 생존비결에 대해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간단히 핵심만 소개하면.

While no one here is glad to see Kodak go bankrupt, it’s hardly the catastrophe many imagine. Indeed, while over three decades Kodak’s Rochester-area employment dropped to fewer than 7,000 jobs from 61,000, the community itself gained a net 90,000 jobs. That’s because the Rochester economy is more diverse than most realize — in part, surprisingly, because of Kodak. The high-skilled workers it let go over the years created a valuable labor pool for start-up companies, particularly in optics and photonics.

누구도 코닥이 파산하는 것을 기뻐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재앙은 아니다. 사실 지난 30년간 코닥이 로체스터지역에서 고용한 인원은 6만1천명에서 7천명이하로 떨어졌다. 그동안 지역 전체로는 오히려 9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그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로체스터의 경제가 더 다변화되어 있고, 또 놀랍게도 코닥덕분이다. 지난 세월동안 코닥이 내보낸 고급인력이 특히 광학분야의 스타트업회사들에게 있어 귀중한 인력풀을 만든 것이다.

이 글은 이어서 로체스터대학, 로체스터공대 등 인재를 끌어오고 강력한 연구단지를 조성한 지역대학들의 역할을 강조한다. 여기에도 오랜세월동안 코닥의 지원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또 다양한 문화시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로체스터를 살린 것은 창업을 복돋우는 정책의 지원이었다고 무어교수는 말한다. 몰락한 다른 도시들은 이런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 프로그램과 문화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Recognizing this risk, two decades ago Rochester began a network of private and nonprofit partnerships to diversify its economy. Organizations like High Tech Rochester and Greater Rochester Enterprise work with local government and academia to train entrepreneurs and support new business ventures. Since 1996, 51 start-ups —38 of which are still active — were created based on University of Rochester technologies alone.

20년전 로체스터는 경제를 다변화하기 위한 파트너쉽 네트워크를 시작했다. 하이테크로체스터그레이터로체스터엔터프라이즈 같은 단체들이 지방정부, 학교와 같이 창업가들을 교육하고 새로운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96년이후 로체스터대에서만 51개의 스타트업이 생겼으며 38개가 아직도 건재하다.

그리고 주정부, 연방정부를 통한 각종 창업기업 지원책, 펀드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고 한다.

이 로체스터의 이야기는 내가 예전에 소개했던 핀란드의 사례에 대한 글,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이익이 되다”와 일맥상통하는데가 있다. 지난 몇년간 아이폰충격파로 한때 핀란드전체 기업세금의 20%를 내던 노키아가 급속히 추락했다. 주가, 매출, 이익 등 모든 것이 급속하게 추락하고 또 그 여파로 핀란드본사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많은 인원을 감원했다. 그래서 그 결과 핀란드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겨우 5백만명인구의 나라가 아닌가.) 그런데 WSJ기사를 보니 의외로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에 있어서 이익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키아와 함께 20년동안 양성된 세계수준의 모바일엔지니어들이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스타트업생태계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런 트랜드가 새로운 벤처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폐허가 된 Waltham의 폴라로이드본사건물.(출처 Flickr)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보스턴지역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사무실이 있는 Waltham이라는 곳에는 한때 큰 기업이었던 폴라로이드의 폐허가 된 사무실과 공장빌딩이 있다. 하지만 이런 큰 기업이 사라져도 수많은 작은 벤처기업들이 계속 생겨나고 성장하면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한다. 하버드, MIT 등 지역의 대학들은 계속해서 창업을 꿈꾸는 인재를 배출하고 이런 인재들이 iRobot같은 회사를 세워서 다시 인재들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역시 우리회사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iRobot본사. MIT출신들이 창업해 지금은 세계굴지의 로봇업체로 성장한 곳이다.

3년전 미국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을때 내가 여기 와서 20명가량의 직원을 감원한 일이 있다. 사실 미안하게 생각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Linkedin을 통해서 보니 거의 한두달안에 모두 번듯한 일자리를 찾아서 이직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대부분 엔지니어들의 경우) 인재들을 충분히 흡수할 만큼 지역경제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동네에는 이름도 못들어봤는데 수천억에서 조단위 가치를 자랑하는 바이오-테크기업들이 즐비하다. 작은 벤처기업들도 구석구석에 가득 숨어있다. 나도 가끔 깜짝 깜짝 놀랄 정도다.)

NFL도 그렇고, 로체스터도 그렇고 수십년뒤를 내다보고 밭을 갈아놓는 것이 훗날에 이렇게 큰 효과를 발휘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의 중요성이 이렇게 큰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공정하게 평등하게 경쟁하는 Level playing field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창업을 복돋워주면 된다.

갈수록 대기업의존도가 커져가는 우리의 경우에도 생각해볼만한 내용인 것 같아서 장황하게 소개해봤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12일 at 8:24 pm

잡스의 FBI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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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에 대해 흥미로운 자료가 하나 공개됐다. 바로 그를 뒷조사한 FBI파일이다.

91년 조지HW부시대통령은 직속 수출위원회(Export Council)에 스티브 잡스를 멤버로 임명하려고 했다. 그래서 FBI가 당시 넥스트컴퓨터 CEO였던 잡스에 대해서 주위 30여명을 인터뷰하면서 뒷조사를 했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에 대한 묘사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20년전의 잡스와 근년의 잡스를 비교했을 때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일관성이 있다고 할까.

191페이지에 달하는 이 자료는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월스트리트저널이 요청해 공개됐다고 한다. 물론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의 이름은 지워서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몇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쿠퍼티노의 홈스테드고등학교 졸업당시 잡스의 성적은 2.65 GPA다. 4.0 만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다. 잡스전기에 나오는 것처럼 스탠포드나 버클리에 갈 수 있었는데 Reed칼리지로 갔다는 부분이 좀 믿기 어렵다. 어쨌든 그의 천재성을 감안하면 이런 낮은 점수는 의외다. 학교생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였을 것이다. 대기만성형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한국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FBI요원이 인터뷰한 내용에는 그의 거만하고 고집스러운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Brash and stubborn)

-몇몇은 잡스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진실을 비틀고 현실을 왜곡한다고 말했다. (“Several individuals questioned Mr. Jobs’s honesty stating that Mr. Jobs will twist the truth and distort reality in order to achieve his goals,”)

-잡스는 젊은 시절에 마약, LSD 등을 했지만 애플이후에는 자기 콘트롤이 철저했다. 마약은 물론이고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애플과 잡스는 FBI요원도 애먹였다. FBI요원은 잡스의 비서가 그를 인터뷰하는데 3주를 기다리게했다고 불평했다.

-대체로 인터뷰한 사람들은 인간적으로 잡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많은 사람들을 그래도 잡스를 정부의 그 포지션에 추천했다.

그리고 잡스는 이 신원조사를 잘 통과해서 부시행정부의 수출위원회멤버로서 활동했다.

Update : 처음에 잡스가 이 위원회에 선택되지 못한 줄 알았는데 AP뉴스에서 미국상무부가 잡스가 이 위원회에서 활동했었다고 확인해줬다고 보도.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9일 at 5: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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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시키는대로 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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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내의 누군가가 “나는 너의 보스니까 너는 내가 말하는대로 따라야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즉, “닥치고 내가 시키는 일이나 해”라는 것이다. 팀원이 자꾸 왜 그렇게 해야하냐고 물어대니까 짜증이 나서 그렇게 말한 듯 싶다.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염려스럽다. 리더쉽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하들을 자신의 타이틀, 직함(Authority)으로 찍어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것이다. 나이브한 생각이다.

예전에 어떤 친구는 “내가 매니저가 되기만 한다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라고 내게 주장하기도 했다. 승진시켜주면 일을 해낼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공식적으로 매니저, 팀장이라는 직함과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믿는 것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실은 아니다. 이런 상사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단 시킨 일은 하지만 대체로 그 이상은 안한다.

공식적인 직함은 없지만 조직내에서 항상 존경받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 “Influence”가 있는 사람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파워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하면 위험하다. 실력과 솔선수범하는 태도 그리고 상대방을 감화(Inspire)시키는 능력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Earn Respect다. 그것이 영향력(Influence)을 낳는다. 이런 사람들이 팀의 리더가 되서 일을 하면 기대이상의 좋은 결과가 나온다. 팀원들이 리더를 신뢰하고 따르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듣는 팟캐스트인 What Great Bosses Know에서 Jill Geisler가 영향력의 요소에 대해서 짧게 잘 정리해 놓았다. 소개하면,

  • Expertise; you have wisdom about the work. 자신의 업무에 관해서는 확실한 전문지식으로 무장되어 있어야한다.
  • A reputation for integrity; you live your values. 청렴하다는 평판이 있어야 한다. 바꿔말하면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다.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자기에게는 너그러우면서 부하들에게는 엄격함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중잣대는 안된다.
  • Empathy; you see the world through others’ eyes.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부하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배려할 줄 알아야한다.
  • Inspiration; your words and actions cause people to see positive possibilities. 말 한마디와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감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긍정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좋겠다.

Jill은 언론사에서 일하는 매니저들에게 어떤 사람이 편집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Jill은 주로 언론사간부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하는 방송국간부출신이다.) 그러자 일을 잘하고, 도덕적이고, 진실되며, 남들을 잘 도와주며, 매일 자진해서 일을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I hear stories about journalists who are informal leaders in the newsroom — skilled at craft, ethical and honest, willing to coach, ready to step up and lead by example every day (and especially in critical moments).)

이것을 이해 못하면 아무리 조직에서 승진해도 팀으로서 정말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직원들이 믿고 따라주질 않을테니까.

물론 직위를 통한 권위(Authority)도 중요하다. 비상시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할때는 이런 권위를 이용해 빨리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조직의 건강성을 위해서는 항상 타이틀보다는 ‘영향력’을 이용해 조직원들을 이끌어 가야 할 것 같다. “I’m the boss!”라고 외치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8일 at 5:2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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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팅의 진수를 보여주는 SNS, Pintere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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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뜨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전세계가 진동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때 ‘글로벌서비스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한국에서도 이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빼놓고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을 지경이 됐다.

그럼 SNS의 세계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만 있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지난해에는 인터넷업계의 공룡 구글조차도 구글플러스라는 서비스를 내놓고 SNS전쟁에 참전했다.

이런 치열한 경쟁속에 도저히 새로운 SNS는 끼여들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또 아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최근 미국에서 급성장을 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SNS가 있다. 바로 Pinterest.com이다.

Pinterest는 특히 여성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NS다. 이 서비스는 사진, 그림, 도표를 핀으로 꽃아놓은 게시판을 연상하면 된다. 가입을 하면 주제별로 여러개의 게시판을 만들수가 있다. 그리고 그 게시판에 인터넷을 보다가 만난 흥미로운 사진, 그림 등을 게시해 놓을 수 있다.(Pin it한다고 한다)

이미지

웹브라우징을 하다가 좋은 이미지를 만나면 Pin it북마크를 누르고 이처럼 원하는 이미지를 골라서 핀으로 꽃듯이 북마크하면 된다.

사용자들은 재미있는 사진이 있으면 가져다가 자신의 게시판에 게시할 수도 있고(Repin이라고 한다), 그 게시판을 트위터처럼 팔로할 수도 있다. 한 유저가 수십개의 다양한 주제를 가진 게시판을 운영하면서 수만, 수십만의 팔로어를 거느리는 일도 다반사다.

내가 심심풀이로 모아본 볼만한 미국드라마 게시판이다.

예를 들어 “내가 가고 싶은 곳”이라는 게시판을 만들었다고 하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환상적인 여행지의 사진을 만날 때마다 클릭한번으로 쉽게 자신의 게시판에 스크랩을 할 수 있다. Pinterest에서 그 사진을 클릭하면 원래 사진이 있는 웹페이지로 연결된다. 비주얼한 소셜북마킹을 하는 셈이다. 이런 작업을 계속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되는 것이 Pinterest의 매력이다.

얼핏보면 단순하기 이를데 없다. 트위터처럼 140자의 단문도 필요없고 그냥 이미지를 수집해서 핀으로 꽃듯이 게시하면 될 뿐이다. 그런데 이런 단순함이 중독성을 낳았다. 깊이있는 글을 쓰기위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이 가볍게 멋진 이미지를 공유하면 많은이들이 댓글을 달면서 반응을 한다. 이런 사람들의 반응에 고무되어 계속 멋진 이미지를 찾아서 공유하게 되고 그러다가 중독이 된다.

시작된지 1년반된 이 서비스는 최근 급성장해 4백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트래픽도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위 Hitwise의 분석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2월에 1천1백만명의 월간방문자수를 기록했을 정도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사용자의 70%가 여성층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악세사리나 디자이너의 옷 등을 나누며 즐기고 있다. 유명디자이너중에는 수십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사람들도 드물지 않다. 하루에 몇시간씩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중독자들도 속출하고 있다.트위터의 ‘Tweet’이나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버튼외에 ‘Pin it’버튼을 추가한 웹사이트들도 늘어나고 있다.

수십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이런 여성 열혈사용자들이 Pinterest에는 많다.

Pinterest는 2009년말 예일대출신의 벤 실버먼과 두 친구가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다. 어린 시절 곤충과 우표수집이 취미였던 실버먼은 온라인에서는 쉽게 뭔가를 수집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없다는데 착안해서 회사를 창업했다. (곤충수집을 할때 나무판에 핀으로 꼽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서비스가 어떻게 착안됐는지 알 수 있다.) 이들은 최근 쏟아지는 관심속에 3천7백만불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점점 더 사용하기 쉬워지는 추세로 SNS는 발전하고 있다. 클릭한번으로 큐레이션이 가능한 Pinterest가 그 예다.(출처 Elad Blog)

이처럼 소셜네트워크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갈수록 더 사용하기 쉬워지는 추세다. 블로그를 쓸만한 글솜씨가 없어도, 촌철살인의 트윗을 날릴만한 재치가 없어도 인스타그램(Instagram)처럼 터치 몇번으로 사진을 공유하거나, 포스퀘어처럼 지금 현재위치를 공유하는 SNS가 인기다. 이제 만인이 SNS를 즐기는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몇주전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7일 at 7:4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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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인기의 비밀-Level playing field 만들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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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살면서 놀라는 것중 하나가 미식축구의 인기다. 굳이 어제 열렸던 수퍼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날이 갈수록 더해가는 미식축구의 인기에는 나도 놀랄 정도다. 몇십년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메이저리그 등 기를 펴지 못하는 다른 스포츠에 비하면 경기불황과도 상관없이 변함없이 팬들의 사랑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의 경우 가장 많은 시청율을 올린 25개 TV프로그램중 23개가 NFL풋볼경기였다. 또 2011년 가장 높은 시청율을 올린 프로그램 10개중 9개가 풋볼 관련이었다.

미디어파편화현상이 가속되는 요즘에도 수퍼볼은 매년 시청율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다. 어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뉴욕자이언츠 vs. 뉴잉글랜드패트리오츠의 경기는 1억1천1백만명이 시청해 미국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TV프로그램의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수퍼볼경기의 TV광고는 가장 비싼 광고다. 어제의 경우 30초광고에 3백50만불의 가격표가 붙었다.

이렇다보니 NFL경기는 언제나 TV시청율톱이고 중계료는 매년 천문학적으로 올라가기만 한다. 2014년부터 새로 갱신되는  NFL TV중계권은 1년에 총 4.95B 즉, 5조5천5백억원수준이니 말 다했다. 그에 비해 웬지 메이저리그야구는 시들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내 주관적 느낌이지만.)

도대체 NFL은 무엇때문에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  내가 궁금해했던 미식축구 성공의 비결에 대해서 힌트를 주는 칼럼을 지난주에 WSJ에서 발견했다. NFL에서 78년까지 춰터백으로 활약했던 프랜 타켄톤이란 사람이 기고한 “How Football Became the National Pastime”(미식축구는 어떻게 미국의 국민오락이 되었나)라는 글이다.

내용은 이 한줄로 요약된다. The NFL’s success is based on financial parity among teams and ruthless meritocracy among players. NFL의 성공은 팀간의 재정을 균형있게 맞춰준 것과 함께 선수들에게는 무자비할 정도의 실력주의를 적용한 것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놀란 것은 NFL에서는 모든 팀이 TV중계권료를 평등하게 나눠가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1962년 당시 커미셔너(총재)였던 Pete Rozelle이 구단주들을 설득시켜서 이뤄낸 것이라고 한다. 즉, 뉴욕 자이언츠 같은 빅마켓팀과 위스콘신 그린베이 같은 스몰마켓팀이 똑같이 돈을 나눠갖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래도 머천다이즈판매수입등 빅마켓팀이 돈을 더 벌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큰 팀과 작은 팀이 어느 정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그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Rozelle recognized that the NFL is in the entertainment business and people don’t want to see big-market teams demolish outclassed opponents week after week. They want to see hard-fought games with evenly matched opponents, as in the 1958 championship game between the Baltimore Colts and the New York Giants—the sudden-death overtime thriller Baltimore won, 23-17, in what is commonly called the “Greatest Game Ever Played.”

로젤은 NFL이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라는 것을 인식했다. 그리고 빅마켓팀이 상대도 안되는 작은 팀을 매주 격파해나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사람들은 실력이 균등한 팀들이 서로 치열한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기를 원했다. 1958년의 볼티모어 콜츠와 뉴욕자이언츠의 챔피언쉽 경기처럼 말이다. 오버타임에서 볼티모어가 서든데스로 이긴 이 경기는 “역대 최고의 경기”로 불리운다.

내가 이 부분에서 감명받은 것은 피트 로젤의 선견지명으로 다윗과 골리앗이 평등하게 싸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즉, Level playing field다. 우리가 흔히 벤처기업을 위해서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지 않는 공평한 사업환경을 마련해줘야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바로 그런 환경의 토대를 NFL은 62년에 마련한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던 것은 당시 파이가 작았기 때문이다. 62년의 NFL은 겨우 총 4백65만불의 TV중계권료를 각 팀이 33만불씩 나눠가졌다고 한다. (당시는 AFL리그와 합병이전이었다.) 그러니까 공평한 배분을 하도록 구단주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정확히 50년뒤인 지금은 얼마나 전체 파이가 커졌는지 보자.

당시로서는 얼마되지 않았던 TV중계권료는 NFL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각 팀은 9천6백만불씩을 배분받고 있고 2014년부터는 1억5천5백만불씩 배분받는다고 한다. (NFL은 총 32개팀)

전체 NFL TV중계권료와 각 구단이 배분받는 금액을 한화로 환산해서 한번 그려보았다.

영화 머니볼에서 보듯 적은 예산을 지닌 오클랜드애슬래틱스와 부자구단인 뉴욕양키스와의 불공평한 경쟁같은 상황은 NFL에서는 상대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전체 리그 팀들의 실력이 평준화되면서 더 다이내믹한 경기가 벌어지고 그것이 시청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면서 풋볼 생태계에 선순환이 일어나게 됐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고 그 혜택이 다시 모든 구단으로 고르게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 한 예로 NFL팀의 가치도 같이 뛰어올랐다. 1961년에 NFL에 새로 가입한 미네소타 바이킹스는 당시 1백만불의 가입비를 냈었는데 2002년도에 조인한 휴스턴 텍산스는 자그마치 7억불의 가입비를 냈다.

사실 인터넷과 함께 수백개의 채널과 스마트폰, 타블렛 등 다매체로 파편화되는 미디어빅뱅시대에 시청자를 늘려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NFL이 그만큼 대단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NFL이 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라는 것을 일찌기 인식한 로젤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선수들을 실력주의로 대우하는 것(meritocracy)이야 어느 정도 다른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에 NFL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이 TV중계권의 공평한 배분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펼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Level Playing Field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마침 예전의 에릭슈미트의 혁신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는 벤처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이 일어나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가장 먼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First, start-ups and smaller businesses must be able to compete on equal terms with their larger rivals.

첫번째로 스타트업과 작은 회사들은 더 큰 규모의 라이벌회사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혜택을 주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공평하게만, 기존 강자들이 텃새를 부리지 않도록 경기장을 고르게 만들어주면 된다.

NFL의 경우에 비추어 보니 에릭 슈미트의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정책 당국자들도 먼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입안했으면 한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6일 at 8:4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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