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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4월 2012

스마트폰의 노예가 된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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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CBS모닝쇼

한달전쯤인가 CBS TV모닝쇼를 보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접했다. “스마트폰또라이가 되지 말자”(Don’t be a smartphone jerk)란 제목이었는데 상대방과 대화는 안하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요즘 세태 때문에 생긴 웃기는 풍속도 얘기였다. 재미있어서 아래처럼 가볍게 트윗했다.

그런데 트윗하자마자 내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받았다. 수백번이상의 RT(리트윗)이 이어진 것이다. 수많은 분들이 “정말 공감한다. 한국에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답을 주었다. 나는 “아,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도 이런 현상에 염증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더구나 세계최고수준의 스마트폰의 보급속도와 함께 특히 온국민이 카톡을 쓴다는 한국이 더 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Update 추가 : NYT 2013년 9월 23일자에 “Step away from the phone”이란 기사에 위와 같은 방식이 ‘Phone Stack’이라는 게임으로 유행중이라고 보도. 링크 : 폰스택 게임룰 링크 인스타그램 폰스택 사진모음. 

그러다가 얼마전에 보스턴시내에 생긴 한국순두부식당에 갔다가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다. 그 식당에 온 젊은 한국유학생커플이 자리에 앉자마자 서로 이야기는 안하고 각자 아이폰화면을 들여다보느라 바쁜 것이었다. 정말 기묘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랑하는 연인사이 같은데 데이트하면서 서로 이야기는 안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에 빠지면서 정작 가까운데 있는 사람을 챙기지 않게 됐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광경이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실제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폰4S에 들어간 시리(Siri)덕분이다. 사람들은 진짜 인간에게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기 보다는 점점 똑똑해져가는 시리에게 인생상담을 하게 될지 모른다. 지금의 기술발전 속도를 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새로운 아이폰4S TV광고를 내놓았는데 유명 여배우 조이 데샤넬이 잠옷을 입고 시리와 대화하는 내용이다.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시리와 대화하는 것이 쿨(Cool)한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을까 두렵다.

MIT에서 기술과 인간사회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셰리 터클교수는 지난 1월 “함께 있는 외로움”(Alone Together)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사람들이 기술에 더 많은 것을 의존하게 되면서 정작 사람간의 진짜 관계는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터클교수는 얼마전 TED에서 “Connected, but alone?”이란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또 지난 NYT 일요판에 “The Flight From Conversation”란 제목의 컬럼을 기고해 큰 반향을 얻기도 했다. 들어보고, 읽어보고 그 내용을 음미해볼만한 좋은  글과 동영상이다. 추천! (TED발표내용과 NYT컬럼내용이 거의 같은 내용이다.)

터클교수는 엄청나게 기술이 진보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항상 연결되어 있고 소통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단순히 연결(Connection)을 위해서 대화(Conversation)를 희생하고 있다고 했다. 문자주고받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은 실제로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는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문자를 주고 받으며, 트위터를 하면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함께하면 절대로 외로워질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스마트폰이 우리의 진정한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사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사실 회피하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쉬운 소통에 몰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랬다. 회사에서 관계가 불편한 사람과 직접 대면을 피하고 건조한 이메일만을 주고 받기도 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이런 문자를 통한 가벼운 관계, 소통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 잠시도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 스마트폰이 우리에게서 생각을 할 고요한 시간을 빼앗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트위터를 통해서 내 생각을 알리고 공유하면서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자위하고 있었지만 가끔은 “I share, therefore I am”이란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서 그저 떠오르는 생각을 트윗하기에 바쁘다.  그렇게 계속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혼자서 깊은 사색에 잠길 여유가 없다.

우리는 이미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스라엘인들과 일하면서 유태인들의 힘이 사밧(Sabbath-안식일)에서 온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해가 질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금요일저녁에 가족들과 식탁에서 대화를 나누고 토요일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안식의 시간을 갖는다. 이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없다. 그러다가 토요일밤이 되면 장문의 답장을 하고는 했다. 그만큼 그들은 고요속에서 생각할 시간을 얻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게 자라난 유태인 아이들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창의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스마트폰혁명을 만든 장본인중 한 명인 스티브 잡스는 오히려 산책을 하면서 사색을 즐겼다. 그는 항상 걸을 때 더 잘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이 오면 항상 산책을 가자고 하면서 걸으면서 자유로운 대화를 즐겼다. 물론 전화의 방해가 없이 말이다.

터클교수는 그래서 이렇게 제안한다. 집안의 부엌이나 식탁을 기계해방구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의 가치를 아이들에게 보여주자고 말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을 가르치자고 말이다. 그리고 주위 사물을 보고, 나무를 보고, 하늘을 보면서 걷자고 말한다. 전화화면에 고개를 처박고 타이핑을 하면서 걷지 말고 말이다.  일단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아이폰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Update: 위에서 소개한 셰리 터클 MIT대교수의 “Alone Together”가 “외로워지는 사람들”(부제:테크놀로지가 인간관계를 조정한다)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되었다.  다음책 링크  중앙일보 서평 페이스북 친구 많은데 말 붙일 친구는 없네

Written by estima7

2012년 4월 24일 at 10:5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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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던 스티브 잡스의 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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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st Company 5월호는 커버스토리로 “잃어버렸던 스티브 잡스의 테이프”(The Lost Steve Jobs Tape”라는 흥미로운 내용을 실었다. 스티브 잡스와 가까웠던 Brent Schlender라는 기자가 자신의 창고를 뒤지다가 90년대초중반 잡스와 나눴던 녹음된 인터뷰대화내용을 찾아내서 다시 들어보고 쓴 내용이다. (그는 잡스의 집 지척에 사무실이 있어서 수시로 잡스와 어울렸다고 한다.)

이 기사에서 특별히 새로운 비밀(?)이 밝혀진 것은 없지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서 Next를 설립하고 Pixar를 인수한 뒤 성공시키고 애플에 복귀하는 11년간 그가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또 어떤 경영철학을 형성해갔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기사다.

더구나 감사하게도 알비레오의 파워북사이트에 Casaubon님이 번역한 글을 올려주셔서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Schlender는 잡스의 인생이 오페라로 치면 다음 3막으로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Act I–The Founding of Apple Computer and the Invention of the PC Industry; Act II–The Wilderness Years; and Act III–A Triumphant Return and Tragic Demise. 그리고 제 2막 광야시대의 11년이 그를 성숙하게 만든 중요한 시기였다고 썼다. 나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 11년간의 고난의 시기가 없이 애플에 그냥 남아있었다면 스티브 잡스는 그저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건방진 천둥벌거숭이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The lessons are powerful: Jobs matured as a manager and a boss; learned how to make the most of partnerships; found a way to turn his native stubbornness into a productive perseverance. He became a corporate architect, coming to appreciate the scaffolding of a business just as much as the skeletons of real buildings, which always fascinated him. He mastered the art of negotiation by immersing himself in Hollywood, and learned how to successfully manage creative talent, namely the artists at Pixar. Perhaps most important, he developed an astonishing adaptability that was critical to the hit-after-hit-after-hit climb of Apple’s last decade. All this, during a time many remember as his most disappointing.

이 2막 시기의 교훈은 정말 강력하다. 잡스는 관리자이자 보스로서 성숙해졌다. 파트너쉽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배우고 태생적인 고집을 생산적인 인내심으로 바꿀 줄도 알게 됐다. 말하자면 그는 기업 건축가가 됐다. 한 사업의 골조를 세우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의미다. 물론 그는 실제 빌딩 골조에 대해서도 관심이 항상 많았다. 그는 헐리우드에 들어가 협상법을 마스터하고 픽사의 예술가들은 물론, 크리에이티브 영역의 인재들을 성공적으로 다스리는 법도 배웠다. 마지막 10년간 애플에서 끊임 없이 히트작을 내놓을 수 있던 융통성이야말로 그가 개발한 제일 중요한 성질일 것이다. 이 모든 점들이 바로 모두들 제일 실망스러운 시기라 일컫는 그 시기에 만들어졌다. -Fast Company 5월호 (Casaubon님 번역인용)

잡스는 항상 열심히 공부했다. 그가 픽사를 인수해서 같이 일하면서 가진 큰 행운은 테크놀로지기업이 아닌 콘텐츠기업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헐리웃과 딜을 하고 애니메이터들을 지휘하면서 인문학과 기술을 융합하는 방향으로 애플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됐다. 픽사가 오늘의 애플을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고 할까. 또 기사중 나오는 “픽사는 소프트웨어 천재급과 동일한 보상을 애니메이터에게 준다”는 부분도 의미심장하다. 소프트웨어엔지니어에 이어 애니매이터들을 이끌면서 잡스는 진짜 창조적인 A급인재들을 어떻게 보상하고 동기부여해야하는지 픽사를 통해서 배운 것이다.

But some of the tougher years at NeXT and Pixar had taught him how to stretch a company’s finances, which helped him ride out his first couple of years back, when Apple was still reliant on a weak jumble of offerings. With newfound discipline, he quickly streamlined the company’s product lines. And just as he had at Pixar, he aligned the company behind those projects. In a way that had never been done before at a technology company–but that looked a lot like an animation studio bent on delivering one great movie a year–Jobs created the organizational strength to deliver one hit after another, each an extension of Apple’s position as the consumer’s digital hub, each as strong as its predecessor. If there’s anything that parallels Apple’s decade-long string of hits–iMac, PowerBook, iPod, iTunes, iPhone, iPad, to list just the blockbusters–it’s Pixar’s string of winners, including Toy StoryMonsters, Inc.,Finding NemoThe IncrediblesWALL-E, and Up. These insanely great products could have come only from insanely great companies, and that’s what Jobs had learned to build.

그러나 넥스트와 픽사에서 보낸 어려웠던 시절은 그에게 회사의 재정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가르쳐줬고, 덕분에 첫 수 년동안 운영을 잘 해낼 수 있었다. 그래도 당시 애플은 몇 가지 제품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새로이 발견한 원칙으로 그는 애플의 제품군을 빠르게 정리했다. 픽사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회사를 몇 가지 프로젝트에 집중시켰는데, 이런 방식은 기술회사로서는 한 번도 없었던 방식이었다. 일 년에 한 번씩 훌륭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내놓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방식이기 때문이었다. 잡스는 히트작을 차례로 내놓도록 조직을 바꿨고 각 제품을 애플의 소비자용 디지탈 허브에 묶이도록 하고 매번 더 강력해지도록 했다. 10여년에 걸친 애플의 아이맥과 파워북, 아이포드, 아이튠스, 아이폰, 아이패드를 픽사의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월-이, 업!과 나란히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최고로 위대한 회사만이 최고로 위대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잡스가 배운 교훈이다. -Fast Company 5월호  (Casaubon님 번역인용)

확실히 넥스트와 픽사를 직접 경영하면서 매번 펀딩과 자금운영을 고민하고, 회사의 미래 비전을 짜고, 인재를 찾아 고용하고 해고하는 과정을 직접 거치지 않았더라면 97년 애플에 복귀해 Turnaround를 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재미있고 많은 교훈을 주는 기사다. Fast Company 아이패드판을 구입하면 당시 스티브 잡스인터뷰 녹음테입의 중요부분 오디오클립을 제공하기도 한다. 17년전의 그의 육성을 들어보면서 항상 사람들과의 대화,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서 비범한 통찰을 끌어내는 그의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는 정말로 대단한 천재였던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4월 22일 at 9: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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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윗(RT)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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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공지영씨가 타워팰리스 투표율이 80%에 이른다는 트윗을 리트윗(Retweet)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것 같다. 공지영씨는 잘못된 정보를 믿고 트윗했던 것은 잘못이나 트위터에서 이런 오보가 일어날 가능성은 누구에게든 늘 존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소동을 보고 트위터의 RT의 무게를 다시 느낀다. 나도 신중하게 RT를 가끔 하는 편이지만 주로 정보성위주로 하고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은 그래서 피하는 편이다. 특히 내가 정확하게 확신이 없거나 원트윗의 저자를 잘 모르면 안하거나 그 사람의 예전 타임라인과 프로필을 확인하고 검색을 해봐서 어느 정도 사실인지 파악을 하고 RT를 하는 편이다.

출처 뉴욕타임즈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명인의 섣부른 RT로 문제가 된 일은 얼마든지 있다. 얼마전 유명한 흑인영화감독인 스파이크리는 플로리다에서 순찰중 다툼을 벌이다 흑인소년을 피살한 조지 짐머먼의 집주소를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보고 RT했다. 그런데 사실은 그일과 전혀 관계없는 노부부의 주소였다. 그 주소가 스파이크 리의 24만명 팔로어에게 전해진 뒤 온갖 위협전화와 메일이 잇따랐고 그 70대의 노부부는 집을 나와 피신해야했다. 스파이크 리는 사과후 이 노부부에게 어떤 종류의 보상을 해주는 것으로 합의한 듯 싶다. (뉴욕타임즈 관련기사)

나도 얼마전에 한국에 곧 아이튠스가 시작된다는 트윗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RT한 일이 있다. 트윗계정도 “아이튠스코리아” 같은 식으로 되어 있어서 깜빡 속았다. 그런데 트윗을 하고 불과 1분만에 7분에게서 멘션을 받았다. 그거 가짜라는 것이다. 즉각 지우고 잘못 트윗한 것이라고 정정트윗을 날렸지만 찜찜하긴 했다. 이런 경우는 그렇게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위 타워팰리스 투표율이나 조지 짐머먼의 주소 같은 경우처럼 사람들의 감정에 불을 지를만한 내용을 유명인이 트윗한다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불길처럼 퍼져가기 마련이다.

예전에도 “트위터팔로어 2만명 그리고 늘어가는 부담감”이라고 블로그포스팅을 했던 일이 있다. 그것이 거의 2년전인데 나도 지금은 팔로어수가 5만5천명을 육박하고 있다. 더욱더 부담이 된다.

그래서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팔로어가 늘어가는 것에 비례해 그만큼 RT나 트윗의 무게를 느끼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전 트위터 사무실에 들렀을때 로비에 마음에 드는 글귀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왔다.

“Google before you Tweet is the new think before you speak.” 

“트윗전에 검색을 하는 것”은 이 시대의 새로운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다. 트윗전에 꼭 검색하고 맞는지 생각하고 트윗하자.

Written by estima7

2012년 4월 14일 at 6:3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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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가CEO 마크 핀커스의 실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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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핀커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팜빌 등의 페이스북 기반 소셜게임으로 유명한 Zynga의 CEO 마크 핀커스. 그의 실패론이 이번주 비즈니스위크에 “How to Fail: Mark Pincus”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진솔하고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일독을 권한다. 아주 짧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공감.

I think failing is the best way to keep you grounded, curious, and humble. Success is dangerous because often you don’t understand why you succeeded. You almost always know why you’ve failed. You have a lot of time to think about it.

내 생각에 실패하는 것은 당신을 우쭐하지 않도록 하며, 항상 호기심을 갖게 만들며, 겸손하게 한다. 성공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당신이 왜 성공했는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는 왜 실패했는지를 거의 항상 알 수 있다. 그리고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이야기다. 실패를 겪으면서 사람은 단단해진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실패를 통해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고 계속해서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이나 기업이다. 의외로 이런 경우가 많다. 복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위 글처럼 성공만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명문대, 대기업, 고위공무원의 커리어패스를 거치며 평생 승승장구한 사람들을 가끔 만나는데 어떤 사람들은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과 드높은 자존심 때문에 오만에 빠져있는 경우를 본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자신감과 오만이 가끔은 큰 함정에 빠지게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도 틀릴 수 있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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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3일 at 10:3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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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의 아케이드,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SNS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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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의 아빠의 자동차부품가게에서 골판지박스로 자신만의 오락실을 구축한 9살짜리 케인. 앙증맞은 자신만의 게임을 다양하게 구비해놨음에도 손님이 없었는데… 어느 날 어떤 아저씨가 찾아와 2불짜리 Fun Pass를 구입(한달동안 5백번게임이 가능ㅎㅎ). 게임을 즐기면서 이 꼬마의 열정에 반한 이 아저씨(Nirvan)는 이 꼬마를 대상으로 숏필름을 찍어보기로 결심.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이 꼬마를 위한 일요일 오후의 서프라이즈 플래쉬몹을 준비.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하는 10분짜리 동영상. 천진난만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이빨이 듬성듬성 빠진 이 꼬마 케인도 귀엽고, 이 꼬마의 귀여운 오락실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어서 페이스북을 통해서 서프라이즈파티를 기획한 이 Nirvan이라는 청년도 멋짐. 그리고 이 꼬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모여든 수 많은 사람들…

사진출처: Caine's Arcade 페이스북페이지

Caine’s Arcade페이스북을 보면 이 꼬마를 위한 10만불(1억1천만원) 장학금 모금이 막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보는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동영상.

페이스북 페이지 Caine’s Arc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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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1일 at 11:5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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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특이한 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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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사이드애플’을 번역하는 관계로 본의아니게 스티브 잡스에 대한 글을 많이 쓰게 됐다. (이 책의 한글판은 4월말 청림에서 출판예정.) 스티브 잡스 전기를 열독한데 이어 ‘인사이드 애플’을 번역하고, 저자 애덤 라신스키를 인터뷰해서 기사를 쓰고, 그와 관련된 많은 글을 읽고 예전 키노트 컨퍼런스 등의 동영상까지 보니 이제는 잡스의 말과 행동에 어떤 일관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너무나도 솔직했고 “세상을 바꿀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자신의 신념에 무서울 정도로 집중했던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We don’t ship junk 참고)

이번주 샌프란시스코-컬럼비아 미주리-샬롯으로 이어지는 긴 여행을 다니면서 우연히 애플의 전직 임원을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를 갖게 됐다. 존 스컬리가 CEO였던 당시와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이후 등 두번에 걸쳐 애플에서 일하신 분이다. 이 분과 이야기하면서 스티브 잡스의 리더쉽과 애플의 문화에 대해서 또 몇가지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 몇가지 기억에 남는 것을 잊기 전에 적어본다.

2007년 1월 맥월드에서 아이폰을 처음 선보이는 스티브 잡스.

-애플 내부에서도 초기에 아이폰이 성공여부에 대해서 부정적인 분위기였다고 한다. 아이폰이 2007년 1월 맥월드 키노트에서 발표됐지만 실제로 그 터프한 휴대폰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직원들이 회의적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6월말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2만여명? 정확치는 않다) 전 애플직원에게도 공짜로 아이폰을 나눠줬다고 한다. 직원들은 실제로 사용해보고 “아, 이게 정말 대단하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고 느끼고 잡스의 방향을 믿고 다시 따라가게 됐다고 한다. (물론 그 분만의 생각일 수는 있다.)

-애플의 세일즈 담당직원들 수백명이 모인 워크숍에 스티브 잡스가 왔었다고 한다. Q&A시간에 한 직원이 손을 들고 건의를 하나 했다. 세일즈맨들에게 지급되는 영업용 회사차를 환경친화적인 프리우스 같은 차로 바꾸면 어떠냐는 것이었다. 그러자 잡스의 얼굴이 갑자기 하얗게 변했다. 그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아니, 나도 회사차를 안타는데 당신들이 회사에서 지급하는 차를 타고 있었단 말이냐. 어떻게 그럴수가 말도 안돼.” 뭐 이런 분위기로 말했다는 것 같다. 나도 처음 알고 놀랐는데 스티브 잡스의 벤츠는 회사차가 아니고 개인적으로 구입한 것이란다. 아마 모든 임원들도 개인적으로 구입한 차를 타고 회사를 출퇴근하는 듯 싶다. (미국이라고 다 이런 것은 아니다. 회사별로 다 다르다.)

순간적으로 전체 직원들의 분위기가 싸~~해졌고 당황한 세일즈담당 부사장이 일어나서 “내가 처리하겠다”고 직원들을 진정시켰다고 한다. 사실 회사가 세일즈맨들에게 회사차를 지급하는 것은 따로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직원들이 자기차를 영업용으로 이용한 만큼 유류비용 등을 정산해주는 것보다 세금처리 등 면에서 회사전체로 보면 더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어쨌든 부사장이 따로 잡스에게 사정을 설명해서 직원들이 영업용차를 안빼앗기고(?) 무사히 넘어가긴 했지만 당시 얼굴이 하얘져서 흥분하던 잡스의 모습을 그 자리에 있던 직원들이 잊지 못한다고 한다.ㅎㅎ 어떻게 세계적인 갑부인 사람이 그런 별 것 아닌 일에 시기심을 보이며 흥분할 수가 있을까. 자기차는 회사차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텐데…

-텍사스 오스틴에는 애플의 Q&A, 고객상담 콜센터 등 해서 3천명정도의 직원이 있다고 한다. 하루는 담당임원이 잡스에게 “직원들 사기 진작을 위해서 한번 오스틴에 가서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딱 잘라서 나온 잡스의 반응. “안간다. 내가 거기 왜 가나. 텍사스는 내 평생 한번도 간 일이 없고 앞으로도 안 갈 것이다.” (정말 한번도 안갔는지 팩트체크는 못했지만 어쨌든 이런 뉘앙스로 얘기했다고 한다.) 가기 싫어도 거기 있는 직원들 사기를 생각해서라도 좀 돌려서 이야기하지 이렇게 직선적으로 답을 할 필요가 있나 싶다. 정말 성격 고약하다.

잡스는 모든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공장에 한번도 간 일이 없다.  자신이 관심이 있고 흠모했던 소니 등이 있는 일본에는 자주 갔다. 심지어는 가족 여행으로도 갔다. 자신에 관심을 두는 것에는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는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아예 무시한다. 심지어는 입을 옷을 고르는 것도 귀찮아서 매일 같은 옷을 입지 않았나. 정말 성질이 고약하다 싶기는 하지만 그런 무서운 집중력이 그 놀라운 디테일에 대한 집착을 낳지 않았나 싶다. 인간은 누구나 유한한 시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4월 6일 at 5: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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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쓰레기 같은 제품을 내놓지 않습니다. We don’t ship j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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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새로운 아이맥을 발표하는 이벤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 짧은 동영상이지만 보고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CNET의 기자인 몰리 우드(Buzz out loud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아주 유쾌한 여성)가 “애플의 가격정책과 디자인을 보면 넓은 대중고객층을 위한 제품이라기보다 좁은 특정사용자층만 겨냥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마켓쉐어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은데 당신의 목표가 PC의 마켓쉐어를 따라잡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한다. 즉, 몰리 우드의 질문의 뉘앙스는 “그런 식으로 특정사용자층만 겨냥하는 제품 라인업으로 어느 세월에 PC의 마켓쉐어를 따라잡겠느냐”는 것이다. (내가 해석하기로는) 너무 조심스럽게 제품을 내는 애플을 책망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런 뉘앙스의 질문에 좌중의 폭소가 터져나온다. (참고로 2007년은 아이폰이 처음 선을 보인 해이고 이 이벤트는 첫번째 아이폰출시후 불과 한달여뒤에 가진 것이다. 당시 맥의 시장점유율은 미국에서 5%정도도 안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감탄한 것은 이 바로 다음 부분이다. 살며시 미소를 지은 잡스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Let me tell you what our goal is”라며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한다.

“Our goal is to make the best personal computers in the world and make products we are proud to sell and recommend to our family and friends. We want to do that at the lowest prices we can.

우리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판매할 수 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가장 낮은 가격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But there’s some stuff in our industry that we wouldn’t be proud to ship, that we wouldn’t proud to recommend to our family and friends. And we just can’t do it. We can’t ship junk,”

하지만 우리 업계에는 우리로서는 내놓기에 자랑스럽지 못한 제품들이 좀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없는 제품들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못합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쓰레기를 내놓을 수 없습니다.

“There are thresholds we can’t cross because of who we are. But… We want to make best personal computer in industry.”

우리의 정체성때문에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습니다. 우리는 업계에서 최고의 개인용컴퓨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하 중략~

타협하지 않는 좋은 제품을 내놓겠다는 생각이 평소에 얼마나 확고했으면 질문을 받자마자 이렇게 주저하지 않고 명료하게 이렇게 딱 잘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있는”이라는 정말 이해하기 쉬운 비유에서 “Product first”인 그의 철학이 엿보인다. 자기가 다니는 회사의 제품을 정말 순수하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게 최고다”라고 추천하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직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지 매출과 이익을 조금 더 올리기 위해서 불필요한 기능을 넣고 쓸데없는 복잡한 모델을 양산하고 각종 crapware들을 끼워넣고 고객을 혼란시키는 업계에서 리더의 이런 확고한 철학은 임직원들에게 명확한 길을 제시해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즉, “He knows what he’s doing”이란 말이 들어 맞는 보스다.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잡스를 옆에서 힐끗힐끗 쳐다보는 필 쉴러 제품마케팅담당부사장의 모습에서 이런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에 대한 존경심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라이코스에서의 내 경험하나도 떠오른다. 라이코스에 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전임 CEO들이 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나 비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오래전 CEO중 한명이 전체직원미팅에서 발표한 슬라이드를 꺼내서 읽어봤다. 회사의 목표, 비전, 골 부분에서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무슨 복잡한 삼각형 도형안에 ‘미디어’가 들어있고 “세계최고의 미디어를 만들자” 뭐 어쩌고 하는 내용이 있었다. 뭘 하자는 것인지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회사에 오래 다녔던 직원에게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이냐고 물어봤다. 그의 대답. “That’s bullshit. He didn’t even know what he’s talking about.”

Written by estima7

2012년 4월 3일 at 10:01 am

경영, 스티브잡스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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