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stimaStory.com

Thoughts on Internet

Archive for 5월 2012

구글 지식그래프

leave a comment »

아마도 지난 몇년간 보아왔던 구글의 검색기능 혁신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글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 지난주부터 영어검색에서 작동되기 시작해 즉각 그 편리함을 체감했다. 인명, 도시, 스포츠팀 등 자주 찾는 검색어에 대해 검색결과 오른쪽에 작은 상자모양으로 필수정보를 뽑아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 정보는 편집자들을 통해서 직접 편집하는 것이 아니고 알고리듬에 의해 자동으로 편집되는 것이다. 위키피디아나 음악, 영화카탈로그웹사이트 등에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키워드에 따른 유저들의 검색패턴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오늘자 WSJ 기사에 따르면 이 지식그래프도입이후 구글사용자들이 더 검색을 많이하게 됐다고 구글대변인이 밝혔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인터넷업계에서는 상당히 주목해야 할 뉴스다.

예를 들어 뉴욕의 전현직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와 루디 줄리아니의 경우 보여주는 정보가 조금씩 다르다. 거부로 소문난 블룸버그의 경우 재산(Net worth)가 나와있다. 반면 그 정보는 줄리아니의 경우에는 빠져있다. 검색유저들이 어떤 정보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는 반영한 것이다. 연관검색인물의 면면도 다르다. 공화당대선후보로 거론됐던 줄리아니의 경우는 블룸버그를 제외하고 모두 공화당 대선후보등 공화당 유력인사들이다. 블룸버그의 경우 쿠오모 뉴욕주지사, 크리스틴 퀸 뉴욕시의회 대변인 등이 들어있다.

자동 편집되는 만큼 유명인의 인사이동 등이 빨리 반영되지 못하는 등의 문제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그마치 5억개의 항목을 이렇게 자동편집해서 보여준다는데 어느 정도의 오류는 불가피해보인다. 문제는 얼마나 알고리듬을 개선해서 앞으로 정확도를 높여나가는가일 것 이다. 사람이 편집한다면 사실 더 오류가 많을 수 있겠다.

구글의 이런 검색혁신이 앞으로 검색업계판도에 어떤 변화를 줄지 궁금하다. 구글이 이 지식그래프를 정착시킨다면 유명인, 지명, 사물정보에서 더 나아가 레스토랑 등 로컬정보까지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직 이 지식그래프는 영어권에만 적용되며 다른 언어에는 언제 적용될지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어 있지 않다고 하는데 과연 언제 한글판에도 적용될지도 주목거리다. (개인적으로 위키피디아 등의 웹콘텐츠인프라가 취약한 한국웹에서 구글지식그래프가 영어권처럼 실현 가능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30일 at 7:51 오후

Webtrends에 게시됨

Tagged with , ,

최고의 커리어조언 : “로켓에 자리가 나면 일단 올라타라.”

with 18 comments

(Update : @Imseong의 번역을 Dongwoo Son님이 한글자막으로 입힌 동영상으로 교체)

보면서 감탄한 페이스북 COO 쉐릴 샌드버그의 2012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식 축사 동영상.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졸업생들을 위한 주옥같은, 진실한 내용을 담은 명연설이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미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나온다면 쉐릴 샌드버그일 것이다”라는 평가가 그렇게 과장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2006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구글의 임원이라는 그녀와 가볍게 명함을 교환하며 인사한 일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거물로 성장할 줄은 몰랐다. (나보다 생일이 한달 빠른 사람인데 말이다.)

자신의 경험이 어우러진 진솔한 커리어 조언이 담긴 22분간의 연설내용이 모두 들을만 한데 특히 내게도 큰 공감이 된 것은 로켓에 자리가 나면 일단 올라타라는 다음 부분이다. 발췌해서 간단히 번역해봤다.

One of the jobs on that sheet was to become Google’s first business unit general manager, which sounds good now, but at the time no one thought consumer internet companies could ever make money. I was not sure there was actually a job there at all. Google had no business units, so what was there to generally manage. And the job was several levels lower than jobs I was being offered at other companies.

내가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해두었던 취업후보중 하나는 구글의 첫 비즈니스유닛담당 부문장이었다. 지금 들으면 괜찮은 자리로 들리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도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회사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2001년 당시는 닷컴버블이 막 꺼진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나는 솔직히 그 포지션이 존재하는지조차도 의심스러웠다. 구글은 당시 비즈니스부문이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매니지하라는 말인가? 그리고 그 자리의 타이틀은 내가 다른 회사에서 받은 제안보다 몇단계 급이 낮은 것이었다.

So I sat down with Eric Schmidt, who had just become the CEO, and I showed him the spread sheet and I said, this job meets none of my criteria. He put his hand on my spreadsheet and he looked at me and said, Don’t be an idiot. Excellent career advice. And then he said, Get on a rocket ship. When companies are growing quickly and they are having a lot of impact, careers take care of themselves. And when companies aren’t growing quickly or their missions don’t matter as much, that’s when stagnation and politics come in. If you’re offered a seat on a rocket ship, don’t ask what seat. Just get on.

그래서 나는 당시 막 CEO가 된 에릭 슈미트와 마주 앉았다. 그리고 내가 정리한 내 잡오퍼를 담은 스프레드시트를 그에게 보여주며 구글이 제시한 포지션이 내 기준에는 하나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내 스프레드시트에 손을 올리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마세요.(Don’t be an idiot)” 훌륭한 커리어조언이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로켓에 올라타세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때에는 많은 충격이 있고 커리어는 알아서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회사의 미션이 별로 얘기가 안될 때에는 정체와 사내정치가 시작됩니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그 자리가 어디 위치했는지 따지지 마세요. 우선 올라타세요.”

About six and one-half years later, when I was leaving Google, I took that advice to heart. I was offered CEO jobs at a bunch of companies, but I went to Facebook as COO. At the time people said, why are you going to work for a 23-year-old? The traditional metaphor for careers is a ladder, but I no longer think that metaphor holds. It doesn’t make sense in a less hierarchical world.

약 6년반뒤 내가 구글을 떠날 무렵, 나는 그 에릭 슈미트의 조언을 가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많은 회사에서 CEO직을 제의받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페이스북에 COO로서 조인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내게 왜 23살짜리를 위해서 일하러 가느냐고 했지요. 전통적인 커리어를 위한 메타포는 사다리입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런 비유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오늘날의 덜 계급적인 세상에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쉐릴 샌드버그가 구글에 합류한 2001년에는 나도 실리콘밸리에서 멀지않은 버클리에서 공부하고 있던 때였다. 당시 구글이라는 회사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저그런 스타트업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당시 스탠포드 컴퓨터공학과를 다니던 한 친구의 말에 따르면 구글이 스탠포드대에 와서 테이블을 놓고 직원을 뽑으려고 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고 한다. 그런 당시에 하버드MBA출신의 잘 나가던 쉐릴 샌드버그가 구글을 선택한 것은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구글을 선택해서 큰 보상을 받은 샌드버그는 2008년 페이스북의 COO로 합류하는 또 한번의 과감한 선택을 했고 또 다시 성공했다.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새로쓰는 두 회사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흔치 않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영어원문 출처 Poets & Quants : Sheryl Sandberg’s Inspiring Speech At Harvard Business School

한글기사 참고 높은 자리 원했더니 … 슈밋 “멍청한 소리”(중앙일보)

Update : [번역] 쉐릴 샌드버그, 2012년 하바드 비지니스 스쿨 졸업 축사 by @Imseong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28일 at 6:16 오후

Serial Entrepreneur, 마이클 양

with 3 comments


Serial Entrepreneur라는 말이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이 말은 창업해서 한번 성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 창업에 도전하는 기업가를 지칭한다.

나는 항상 이 말을 들으면 Mysimon.com의 창업자이자 Become.com의 전CEO이신 마이클 양을 떠올린다. 오늘 마침 그를 인터뷰한 연합뉴스의 기사 ‘마이사이몬’ 마이클 양 “세계 겨냥 창업 바람직”을 읽으면서 그 분에 대해서 한줄 적어 본다.

나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UC버클리의 경영대학원인 Haas school of business를 다녔는데 2001년 당시 1학점짜리 인터넷관련강의가 있었다. 일주일에 한시간짜리인 이 강의는 학생들이 직접 섭외해서 외부스피커를 초청해 진행하는 시간이었다. 당시 나도 뭔가 기여를 하기 위해 초청을 할만한 외부인사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2000년 1월 쇼핑 가격비교 검색엔진인 Mysimon.com7억불에 CNET에 매각해 유명해진 마이클 양이 Haas MBA선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찌어찌 연락이 닿아서 강의에 외부연사로 초청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 트위터같은 소셜네트워크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누군가를 찾고 섭외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마이클 양이 강연요청을 수락해주셔서 정말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비록 닷컴버블이 꺼졌다고는 하지만 당시 환율로 거의 1조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회사를 매각한 것이기에 나는 강연에서 자신의 성공을 무용담처럼 이야기하는 잘나가는 비즈니스맨의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접한 마이클 양은 조용히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이야기하며 성공은 단지 행운이었다고 계속 반복해서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특히 “내 손으로 만든 마이사이먼을 계속 키워나가고 싶었는데 CNET와서 사겠다고 했다. 나는 반대했지만 내 투자자들과 내 집사람까지 포함해 주위 모든 사람들이 모두 파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회사를 팔았는데 그리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나스닥시장이 폭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정말 Lucky했다고 성공을 운으로 돌렸다.

그때까지 나는 (기자로서의 경력을 통해) 닷컴붐으로 벼락부자가 된 뒤 잘난 척을 하는 기업가들을 많이 봐왔기에 마이클 양의 그런 겸손한 태도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마이클 양은 그뒤 오래지나지 않아 Netgeo라는 회사를 창업하셨고 그 뒤 이어진 한 만남에서 “왜 또 기업을 시작하셨는가?”라는 내 질문에 “창업은 나에게 주어진 소명(Mission)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즉, 첫 기업을 통해서 돈을 벌었기 때문에 다시 또 기업을 시작해서 성공시키는 것이 사회에 다시 보답을 하는 길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당시 나는 평생 놀아도 될 만큼 돈을 많이 번 실리콘밸리의 거부들이 또다시 창업에 나서는 것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했었다. 투자자로서만 유유자적하게 살아도 될 것 같은데 왜 또 저런 고생을 사서 할까? 하지만 마이클 양의 이야기를 듣고 이런 Serial entreprenuer들이 실리콘밸리의 오늘을 만든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스티브 잡스도 따지고 보면 자신이 창업한 애플을 나와서 넥스트컴퓨터를 만들고 픽사를 인수해 성공시킨 Serial Entrepreneur 아닌가.

연합뉴스의 인터뷰를 보면 이런 부분이 나온다.

— 90년대 말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왕성하게 창업과 경영활동을 했는데 원동력이 무엇인가.

▲ 몸속에 창업 DNA가 있는지 모르겠다. 창업이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 같다. 어떤 기회를 보고 아이디어를 이용하고 기술을 응용해 새 회사를 차린다는 게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기(실리콘밸리)서는 나이가 장애가 되지 않는다. 마이사이먼을 시작할 때 이미 37세였다. 40대, 50대에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 한국에서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도 40대에 명예퇴직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또 내가 몰랐던 것은 “마이사이먼 당시 자금조달을 위해 200곳을 찾아갔으나 195곳에서 거절당했다. 전문 투자가들이 안 된다고 할 때 정말 안 되는 것인가 의심이 들기도 했다”라는 부분이다.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우리는 항상 “7억불 매각 대박”이라는 기사제목만 보고 쉽게 성공했구나 하는데 자세히 이면을 들여다보면 항상 지난한 노력이 있었다. 앵그리버드를 내놓기 전에 로비오도 51번의 그저그런 게임을 내놓으며 실패를 맛보았다고 하지 않던가.

2002년 5월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나는 한동안 마이클 양을 다시 뵙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7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Daum Knowledge Officer라는 직함을 가지고 실리콘밸리를 다시 왕래하면서 마이클 양을 다시 연락드리고 뵙게 됐다. 나를 잘 기억해주고 계셨다. 이번에는 Become.com이라는 마이사이먼과 비슷한 가격검색엔진 스타트업을 시작하셔서 왕성하게 또 기업을 이끌고 계셨다.

이후 2009년 내가 라이코스CEO를 맡게 되면서 더 자주 연락드리고 미국기업을 경영하는데 필요한 노하우를 자문받았다. 가끔 사람고민까지 포함해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어려운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을 받기도 했다. 나의 CEO멘토로 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연합뉴스인터뷰를 통해서 마이클 양 자신도 유료로 전직 CEO출신 “CEO코치”의 자문을 받고 계신 것을 처음 알았다. 내게 공짜로 조언은 물론 밥까지 자주 사주셨는데… (감사합니다!)

— 창업과 경영과 관련해 멘토가 있는지.

▲ 특별한 멘토는 없지만 주변에 조언을 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지난 2년간은 CEO를 상대로 전문적인 조언을 주는 전직 CEO 출신 ‘CEO코치’의 도움을 받았다. 시간당 400달러나 되지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고 사적인 일까지 들어주고 중립적인 피드백을 준다.

이 기사를 보고 다시 느꼈는데 CEO에게는 믿고 고충을 털어놓고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멘토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회사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 정말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비용까지 들여가면서 CEO코치를 받고 계신지는 몰랐다. 그만큼 그 가치와 필요성을 알고 계신 탓이리라.

지난 3월 Become.com의 CEO에서 이사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기신 마이클 양을 뵙고 식사를 한 일이 있다. 8년간 쉼없이 이끌어왔던 Become.com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는 재충전하면서 또 다른 도전을 하시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평소 미국의 유대인이나 중국인, 인도인커뮤니티에 비해 한국인들의 네트워크파워가 약하다는 점을 안타까워하셨는데 이번에 ‘CKA(Council of Korean Americans)’를 결성하셨다. 권율, 샘 윤 등 성공한 한국계2세들이 참여한 CKA는 6월7일 백악관에서 Korean community를 위한 브리핑행사를 개최한다. 감사하게도 나도 초청해주셔서 그날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평소 존경하던 분의 인터뷰를 연합뉴스에서 접하고 블로그에 가볍게 그 분과의 인연을 적어보았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28일 at 10:10 오전

people에 게시됨

Tagged with , ,

인사이드애플 역자후기

with 11 comments

제가 번역한 ‘인사이드애플’을 출간하면서 책 서두에 실은 역자후기를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2월말부터 본격적으로 번역을 시작하면서 참 힘들어서 번역을 맡은 것을 후회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깔끔하게 만들어져서 나온 책을 보니 보람을 느낍니다. 언제 한번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애덤 라신스키에게 점심을 얻어먹기로 했습니다.^^

인사이드애플 한국어판 구매 교보문고링크, Yes24 링크, 인터파크링크 알라딘링크

1990년대 중반 모 신문의 IT담당 기자로 일할 당시 나는 컴퓨터광, 얼리어답터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 2003년까지 애플은 내 관심 밖에 있었다. 나도 이 책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Adam Lashinsky)처럼 PC와 윈도우 운영체제의 신봉자였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세상은 윈도우PC가 지배하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화국’인 한국은 물론, 2000년부터 2002년까지 UC버클리의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도 학교 컴퓨터와 대부분의 친구들이 갖고 있는 컴퓨터는 PC였다. 매킨토시를 쓰는 사람은 본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당시 나는 미국에 있으면서도 2001년 가을에 스티브잡스가 첫 아이팟을 발표한 사실조차 몰랐다. (그때는 9․11 테러가 일어난 직후라 무척 어수선하기도 했다.)

2003년 맥월드 키노트 당시의 스티브 잡스(출처 Flickr)

그러던 차에 2003년 1월, 우연찮게 샌프란시스코에서 매년 열리는 정보기술IT 전시회인 ‘맥월드(Macworld)콘퍼런스’에 참석하게 됐다. 그리고 거기서 잡스의 키노트 발표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당시 애플과 매킨토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지만, 한 시간 남짓 펼쳐진 잡스의 키노트 발표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명확하고 강렬한 메시지, 청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혁신적이며 고객 입장에서 디자인된 제품들. 특히 “한 가지 더…One More Things…”라고 하면서 청중들에게 당시 새로이 출시한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 ‘키노트’를 공짜로 선물한 마지막의 깜짝쇼를 잊을 수가 없다. “의자 밑을 보라”는 잡스의 말을 듣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의자 밑에 키노트 소프트웨어박스가 붙어 있었다. 그 순간 골수 애플 팬들이 대부분이었던 청중들은 크게 환호했다. 왜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 하는지 나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정한 프레젠테이션의 마스터였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아이팟을 구입했고 다시 몇 년 뒤 맥북프로로 매킨토시에 입문했다. 2007년 6월 말에는 마침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던 주일에 뉴욕에 머물렀던 덕에 갓 나온 아이폰을 구입해 한국으로 가져와 사용해본 몇 안 되는 한국인이 됐다. 아이폰을 일찍 써본 덕분에 나는 세상의 변화를 다른 사람보다 몇 년 빨리 경험할 수 있게 됐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미국에서 첫 아이폰이 발매되고 약 2년 5개월 후에 아이폰이 출시됐다.)

그 뒤 2009년 보스턴의 라이코스 CEO로 부임하면서 나는 매년 아이폰, 아이패드를 신모델로 업그레이드하고 맥북에어를 사용하는 소위 ‘애플 팬’이 됐다. 그 과정에서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대해 높아진 관심이 나로 하여금 《iCon 스티브 잡스iCon Steve Jobs》,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의 자서전 《스티브 워즈니악iWoz》, 《픽사 이야기The Pixar Touch》,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Steve Jobs》 등 수많은 애플 관련 서적을 읽고 관련 뉴스를 좇으며 소위 ‘애플 전문가’가 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은 대부분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의 독특한 개인사나 괴팍한 성격, 천재성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 정작 MBA가 가르치는 모든 경영 이론을 거스르고도 세계 최고의 회사로 우뚝 선 애플이라는 회사의 독특한 운영방식을 제대로 조명한 경우는 드물었다.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의 스티브 잡스 전기도 마찬가지다. 아이작슨의 책은 그가 잡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쓴 공식 전기다. 역시 대단히 훌륭하고 흥미진진한 책이지만 대체로 애플 간부와 잡스와 가까운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쓴, 잡스 중심의 책이다. 실제 애플이라는 회사의 문화는 무엇이고 직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며, 제품 개발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그 멋진 키노트 발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준비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라신스키의 이 책은 칭찬할 만하다. 이 책은 정말 실리콘밸리를 발로 뛰며 쓴 책이다. 베테랑 기자답게 그는 수십 명의 전․현직 애플 직원을 최고위층부터 말단 엔지니어까지 그리고 애플과 함께 일했던 제휴회사 직원들까지 폭넓게 인터뷰해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허락 없이 회사 일을 외부에 전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애플의 문화에 비춰볼 때, 이 정도로 솔직한 인터뷰를 담은 것은 10여 년간 실리콘밸리에서 구축한 그의 인맥과 취재원들과 쌓은 깊은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 같은 폭넓은 인터뷰와 연구를 바탕으로 그는 나름대로 애플이 어떤 회사인지를 훌륭하게 설명해낸다. 지난 2012년 3월에 샌프란시스코의 <포춘Fortune> 지국에서 그를 직접 만났을 때, 나는 애플이 어떤 회사인지 짧게 정리해 얘기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역시 그는 단 1초도 주저하지 않고 막힘없이 대답했다. (참고-애덤 라신스키 인터뷰)

“한마디로 말한다면, 애플은 규율이 제대로 서 있고(disciplined), 비즈니스에 밝으며(business like), 제품에 집중하는(product focused) 조직입니다. 단순함을 숭상하며 목표를 향해 매우 근면하게 일하는 조직이지요. 애플은 효율성이 높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조직입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좇기보다는 일단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그가 얼마만큼 애플을 연구했고 그 내용이 머릿속에 얼마나 잘 정리돼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 전부터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관련 뉴스나 기사를 빠짐없이 탐독하며 트위터와 블로그에 계속 글을 써왔다. 때문에 미국에서 《인사이드 애플》이라는 책이 나올 것이란 사실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한 인연으로 한국어판 출간 소식을 접하고는 이렇게 번역자로 나서기에 이르렀다. 이 책을 번역하면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문장을 곱씹어 읽어보고 또 저자와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한 것이 내게 많은 공부가 됐고 애플의 경영방식과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 책은 “애플이라는 회사는 어떻게 운영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풍부한 인터뷰에 근거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대거 등장한다. 완벽한 결혼식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새해 첫날 하와이로 로케를 떠난 애플 마케팅팀의 이야기나 잡스가 야후 제리 양에게 조언해준 이야기 등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소개되는 일화다. 또 어떤 프로젝트를 직접 책임지는 사람을 뜻하는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나 비밀스럽게 열리는 ‘톱 100’ 모임 등 이 책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애플만의 독특한 문화와 제도를 통해 우리는 애플이 어떻게 움직이고 경영이 이뤄지는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무서우리만큼 디자인을 중시하는 문화,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절대 타협하지 않는 문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제외하고 누구도 손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문화, 훌륭한 아이디어에 ‘아니오’라고 외치는 문화 등을 통해 우리는 잡스가 애플에 주입한 DNA가 어떤 것인지 엿볼 수 있다.

라신스키는 실리콘밸리에서 오랫동안 비즈니스 저널리스트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플을 살핀다. 내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을 ‘IT 저널리스트’가 아닌 ‘비즈니스 저널리스트’라고 강조했다. 즉 이 책은 애플이 어떻게 기술 혁신을 이뤄내는지를 기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IT 관련 서적이 아니라 잡스와 애플의 경영진들이 어떻게 애플을 경영해왔는지를 조명하는 경영서적인 것이다. 라신스키는 이것이 바로 다른 책과의 차이점이라 강조했다.

이 책의 또 다른 가치는 팀 쿡의 리더십을 조명한 데 있다. 라신스키는 쿡의 스타일이 어떻게 잡스의 그것과 잘 조화를 이뤘는지 그리고 대조적이면서도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어떻게 이 조용한 남부 출신의 전직 IBM맨이 애플의 2인자로 부상해, 궁극적으로 전설적인 리더를 이어 CEO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잡스가 쿡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게 됐다.

한편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애플이 가진 패러독스에 대해 더 큰 놀라움을 느낌과 동시에 애플의 미래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될 수 있다. 투명경영, 권한이양, 지역거점분산형 경영, 정보공유 등을 강조하는 현대 경영학 이론을 애플은 모든 면에서 거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플이 이런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천재의 힘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럼 잡스는 애플을 자신이 떠난 다음에도 영속할 수 있는 위대한 기업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을까? 여기에는 그가 자신의 DNA를 애플에 심는 데 성공했을까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라신스키는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룩한 지금의 번영을 앞으로 몇 년간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오늘의 영화로 이끈 그 독특한 애플의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고 기업의 문화는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쿡이 잡스가 만들어낸 애플의 문화를 바꾸기보다는 숭상하고 더욱 잘 살려내는 스타일의 경영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애플은 과연 5년 후에도 지난 15년 동안 보여줬던 놀라운 혁신과 성장을 이어나가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계속해서 애플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2년 4월 보스턴에서

임정욱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24일 at 10:39 오전

스마트폰코리아

with 13 comments

2009년 3월 보스턴으로 이주한 이후 나는 보통 1년에 2~3번정도 한국을 잠깐씩 방문해왔다. 보통은 반년에 한번씩 서울을 방문하는 편인데 그때마다 변모하는 모습에 조금씩 놀란다.

그런데 지난해 12월이후 이뤄진 대략 6개월만의 이번 방문에서는 ‘스마트폰의 물결’에 크게 놀랐다. 최근 몇년간 미국, 일본, 유럽, 이스라엘 등의 주요 도시를 출장다닌 내 느낌으로는 서울 사람들의 스마트폰 보급속도와 보급율은 그야말로 이미 세계최고수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 일단 한번 쏠리면 끝장을 보는 한국인의 성격이 반영된 것 같다.

7명이 앉는 지하철좌석 한칸을 유심히 봤는데 대개 4~5명이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을 들고 뭔가를 하고 있다. 거의 예외가 없을 정도였다.

우선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에서 모두 스마트폰에 머리를 박고 있다.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가뭄에 콩나듯 있고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다. @coolpint님의 말씀처럼 가로로 보고 있는 사람은 TV를 보고 있는 것이고(아니면 다운로드한 동영상), 세로로 쓰고 있는 사람은 카톡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듯 싶다. 보스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지하철에서는 이렇게까지 스마트폰을 열심히 쓰고 있는 모습을 보기는 힘든데 그것은 지하에서 인터넷이 터지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최고의 지하 인터넷망을 가진 한국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이 물을 만난 듯 싶다.

또 한가지 미국과 다른 모습은 삼성폰을 위시로 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강세현상이다. 미국의 경우는 내가 대충 체감하기로 7대3정도로 공공장소에서 아이폰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특히 4S출시후 아이폰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는 대체로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폰이 많이 보이는 것 같고 특히 갤럭시노트가 굉장히 많이 보여서 놀랐다.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십분 살려서 삼성이 갤럭시노트를 한국시장에 안착시킨 것으로 보인다. 내가 보기에도 제품이 잘 나온 듯 싶고, 처음에는 다리미처럼 이상하게 보이던 것이 자꾸보니까 괜찮아 보인다.

미국에서는 갤럭시노트를 쓰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는데 마침 보스턴에 돌아오자 마자 만난 옆집 선배(한국인)가 갤럭시노트를 구입해 만족스럽게 쓰는 것을 보았다. 그 선배의 말로는 미국인들중에도 갤럭시노트사용자가 가끔 보인다고 한다. 향후 갤럭시노트가 글로벌시장에 얼마나 진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아이폰앱을 개발하는 한 벤처CEO분은 “지방에 가면 아이폰을 거의 볼 수 없고 안드로이드가 대세다.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할인되서 제공되는 안드로이드폰이 많기 때문”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과연 안드로이드OS를 만든 구글의 앤디 루빈부사장이 한국을 추켜세울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시내에 나갔을 때 서울시청앞광장부터 명동을 거닐면서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봤는데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을 쓰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교생 같은 어린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백화점 지하의 커피숍이 몰려있는 코너를 지나가는데 앉아있는 젊은이들 대부분이 테이블위에 스마트폰을 놓아두고 있었다. 스마트폰화면을 같이 쳐다보며 이야기하는 커플도 상당수였다.  뭐 이런 분위기에서 일반폰을 쓰면 왕따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70대이신 아버지는 “요즘 친구들 모임나가면 모두들 스마트폰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어르신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얘기다. 아직 일반폰을 쓰시는 어머니는 “하루가 멀다하고 스마트폰으로 바꾸라는 권유전화가 온다”고 진절머리를 내신다. 필요도 없고 요금도 비싸서 싫다는데도 “공짜로 주겠다”며 바꾸라고 끈질기게 전화가 온다는 것이다.

지하철에 앉아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 보이는 꼬마를 데리고 탄 할머니가 사람들의 스마트폰을 흘끔대는 손자에게 “스마트폰 많이 쓰면 중독된다”고 타이르는 모습도 봤다. 이 정도면 정말 남녀노소 전국민이 스마트폰에 홀려있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블랙베리, 팜 등의 초기 스마트폰이 2000년대 초부터 비즈니스맨을 중심으로 보급되어 왔고 2007년 중반 아이폰이 도입된 미국도 이제야 스마트폰보급율이 50%에 도달됐다. 그런데 2009년 11월 아이폰 상륙이전까지 사실상 스마트폰의 존재가 전무했던 한국이 불과 2년반만에 이 정도 점유율에 도달했다. 휴대전화 가입자 5천255만명중 스마트폰 사용자가 2천672만명으로 50.8%에 이른 것이다. (서울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모르긴 몰라도 이미 50%를 확실히 넘지 않았나 싶다.) 정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는 엄청난 속도의 변화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스마트폰에 주의를 빼앗기는 빈도도 미국인들보다 휠씬 높아보인다.  얼마전” 스마트폰의 노예가 된 우리들“이란 미국의 스마트폰중독현상에 대한 글을 보스턴에서 쓴 일이 있다. 그런데 한국을 가보니 사실 미국인들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더 스마트폰 중독현상이 심한 듯 싶다. 남녀노소 모두다 카톡을 쓰기 때문인 것 같다. (미국인들은 젊은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그렇게까지 문자를 많이 쓰지는 않는 것 같다.)

전국민이 “항상 인터넷에 연결된 손바닥위의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이제 막 시작인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스마트폰을 가장 친한 친구로 여기는 젊은 세대들은 앞으로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일 것인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스마트폰과 찰떡궁합의 SNS는 한국사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 당장 이런 스마트폰문화가 올 연말의 한국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어느 정도 예견한 일이지만 이런 ‘스마트폰코리아’ 현상을 직접 목도하고 다시 한번 한국사회의 역동성을 느꼈다. 이렇게까지 빨리 변하는 사회는 내가 알기로는 없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24일 at 12:09 오전

애플과 델

with 11 comments

악화된 컴퓨터판매실적의 영향으로 델(Dell)의 주가가 22일 12%, 그리고 23일 17% 연달아 폭락했다. 5~6조원의 시가총액이 이틀만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특히 실적발표에서 델의 CFO가 “소비자들의 구매가 ‘alternative mobile computing devices‘로 옮겨졌다고 하는 말에 주목했다. 이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데 사실은 소비자제품의 매출의 하락이 아이패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뜻이다. 뭐 아이패드를 얼마나 많이들 쓰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아이패드유저들이 만족하고 있는지를 주위 사람들을 통해 체감하고 있는 나로서는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올 것이 왔다고나 할까.

지난 분기 델의 PC매출은 대략 12~13%하락했다. 세상의 변화를 애써 무시하고 준비를 게을리하고 있던 댓가를 톡톡히 치르는 느낌이다. 델처럼 큰 회사가 도대체 모바일혁명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초기의 혁신에 안주하고 더이상 발전이 없는 회사와 끝없이 노력하면서 혁신을 추구해 세상을 놀라게 한 회사가 장기적으로 보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델과 애플을 비교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당시 마이클 델은 한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당신이라면 애플을 어떻게 회생시키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출처 (NYT : Michael Dell Should Eat His Words, Apple Chief Suggests)

“나라면 회사를 문닫고 남은 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습니다.” “I’d shut it down and give the money back to the shareholders.”

이를 애플과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인 스티브 잡스는 절치부심하며 애플을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2006년 1월 주가상승으로 인해 드디어 시가총액에서 애플이 델을 추월했을때 회사전체에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팀, 마이클 델은 미래를 예측하는데 결국 완벽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주식시장 종가로 볼때 애플은 이제 델보다 더 가치있는 회사가 됐습니다. 주가라는 것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내일은 또 결과가 달라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해두고 싶습니다. 스티브.”
“Team, it turned out that Michael Dell wasn’t perfect at predicting the future. Based on today’s stock market close, Apple is worth more than Dell. Stocks go up and down, and things may be different tomorrow, but I thought it was worth a moment of reflection today. Steve.”

당시의 애플과 델,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72B정도였다. 그럼 6년후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지금 현재 (5월23일 종가)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533.5B로 세계최고가치의 회사이며 델은 22B로 주저앉았다. 무려 24배차이다. 불과 6년만에 두 회사의 격차가 이렇게 벌어진 것이다.

나는 97년쯤인가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델을 인터뷰한 일이 있다. 몇몇 기자들과 함께 신라호텔에 가서 그를 만났다. 당시 나는 델의 Direct PC모델에 큰 관심이 있어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인터뷰장소에 갔는데 의외로 뻔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마이클 델의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한 기억이 난다. 비저너리로서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 나는 그가 이른 성공으로 인한 자만심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97년 애플에 대한 발언도 그런 자만심에서 나왔을 것이다. (아마 그는 두고두고 그 발언을 한 것을 후회했을 것이다.)

그 이후 델은 회사덩치는 커졌을지 모르지만 혁신은 거의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결국 두 창업자의 그릇 차이가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문득 오늘 아침 두 회사의 차이를 보고 짧게 써봤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23일 at 8:14 오전

인사이드애플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인터뷰

with 2 comments

샌프란시스코시내 엠바카데로센터빌딩에 있는 Time Inc 샌프란시스코지국내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애덤 라신스키. 그의 방은 기자답게 조금 정신없는 모습. 그가 평상시 기자작성을 위해 쓰는 컴퓨터는 PC였고 폰은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얼마전까지 블랙베리를 썼었다고)

다음은 2012년 3월23일자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실린 인사이드애플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의 인터뷰. 마침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길에 시간을 잡아 1시간동안 그의 사무실에서 이야기했다. 그의 자신의 책에 대한 반응이 좋아 꽤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다. 애플이 정말 취재하기 어려운 회사이긴 했지만 그의 십수년간의 실리콘밸리인맥을 총동원해 발로 뛰어서 쓴 책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을 차례로 꺼내놓는 것을 보더니 “애플팬이라는 것을 과시하려고 하느냐”며 “나는 사실 원래 애플팬이 아니다. 이런 내가 지금은 서서히 애플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는 자체가 애플이 대단한 기업이 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Update : 드디어 출간된 ‘인사이드애플'(청림출판)- YES24 구매링크

———————————————————————————

“스티브 잡스(Jobs)는 애플이 대기업병(病)에 걸리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기업이 규모가 커지고 안주하면서 관료화되고 혁신의 싹이 죽어버리는 것을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DNA를 애플 조직에 심어놓았습니다.”

올 1월 말 ‘인사이드 애플(Inside Apple)’을 출간한 애덤 라신스키(45·Lashinski) 포천(Fortune)지 선임기자(Senior Editor at Large)의 지적이다. 라신스키는 애플의 경영에 대해서 외부에서 가장 깊숙하게 탐구한 미국 저널리스트이다. 애플은 일반인은 물론 취재진과 학계(경영대학원 교수 등 포함)에도 방문 취재나 개별 인터뷰를 일절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비밀주의’를 고수한다. 그래서 애플이 세계 최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산업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반해서 애플 내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런 마당에 그가 쓴 ‘인사이드 애플’은 애플의 최고위층부터 말단 엔지니어까지 40여명의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직접 인터뷰로 ‘애플이 어떻게 움직이고,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기업문화는 어떠한지’에 대해 생생한 육성(肉聲)을 통해 사상 처음 입체적으로 심층 취재한 분석서로 평가받는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애플은 규율이 제대로 서있고(disciplined), 비즈니스에 밝으며(business like), 제품에 집중(product focused)돼 있는 조직입니다. 단순함을 숭상하며 목표를 향해 아주 근면하게 일하는 조직이지요. 애플은 효율성이 높으며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조직입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쫓기보다는 일단 주어진 과업을 완료하는 데 집중합니다. ”

산호세머큐리뉴스, TheStreet.com을 거쳐 2001년부터 경제 전문지인 포천지(誌)에서 IT업계를 취재하고 있는 전문 저널리스트인 라신스키는 실리콘밸리 유명 기업의 거의 모든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15년여 동안 비즈니스 세계는 애플이 진정으로 대기업병으로 인한 죽음의 올가미를 피하는 방법을 찾았는지,아니면 1997년부터 2012년까지 시기가 다시는 볼 수 없는 한 특별한 천재의 활약에 인한 황금과 같은 예외의 시기였는지 드라마를 보게 될 것”이라며 “만약 전자(前者)가 사실이라면 애플은 거의 모든 비즈니스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부터 먼저 묻겠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상태에서 애플이 현재와 같은 전성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애플은 지난 15년간 현대 기업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성과를 보였지만 지금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15년간 이런 성과를 계속 보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팀 쿡에게 그런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애플에는 아직도 많은 뛰어난 장점이 있다. 그것은 스티브 잡스가 그동안 애플에 가르치고 심어 왔던 것이다. 팀 쿡과 경영진은 그의 가르침을 잘 배웠다. 그들은 아직도 많은 일들을 대단히 잘할 수 있다. 그래도 내가 의문으로 생각하는 것은 지금까지 한 명의 천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훌륭한 결정을 내려온 프로세스를 복제(複製)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향후 몇년간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게 무엇일지는 모르겠다. ”

―그렇더라도 애플은 지금 같은 기세를 몇년간 이어갈 것으로 보나?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들의 문화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문화는 대단히 천천히 변한다. 기업의 문화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 나는 일본 소니(Sony)의 문화는 좀 알고 있다.(그는 일본 경제 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에서 1년 동안 일했다) 소니의 문화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 문화는 좋은 영향을 끼쳤고 그 이후 오랫동안에는 나쁜 영향도 끼쳤다. 애플의 문화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그 문화 속에서 계속 성공을 유지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플에서는 디자인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내 생각에 디자인은 앞으로도 계속 엄청나게 애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그 디자인이 계속 좋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디자인은 앞으로도 계속 애플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그것이 애플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인가?

“약점이라기보다는 도전(Challenge)이라고 해두자. 이제는 애플의 커진 덩치가 도전으로 다가온다. 예전의 애플은 이렇게 큰 회사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제품군을 갖지 않았다. 그들은 아직은 상대적으로 작은 제품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예전과 비교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포커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애플은 개인 유저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강하지만 여러 명의 유저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취약하다. 나와 내 아내는 아이튠스, 아이포토 계정을 공유(共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것이 문제다. 역사적으로 애플은 다른 회사만큼 소셜미디어를 잘 다루지 못했다. 이것은 그들의 DNA에 속해있지 않다. 인터넷 분야에도 약하다고 할 수 있다.”

―팀 쿡이 애플 CEO를 오래할 것으로 예상하나?

“그가 얼마나 CEO를 오래할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그에게는 CEO로서 오래 재직할 만한 충분한 금전적 인센티브가 있다. 또 지금의 제품 라인업은 최소한 18개월간은 그대로 호조를 유지할 것이다. 그래도 앞으로도 길면 3년 동안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회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 책에 따르면 애플은 직원들끼리도 담을 쌓고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게 한다. 통상적으로 직원 간 활발한 소통과 정보 공유를 강조하는 기업문화나 경영학 이론과는 반대된다. 이런 구조에서 애플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가?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Mahatir) 전 총리는 ‘미국 스타일의 민주주의가 현대 국가를 통치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피터 드러커의 투명한 경영이론 역시 현대 기업을 경영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애플은 기업을 경영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비밀주의가 올바른 길인지는 모르겠다. 투명성이 결여된 경영이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은 당신과 앉아 있는 지금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10년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왔다.”

그는 또 “지난 30년간의 트렌드는 경영의 글로벌화였는데도 애플은 구식(舊式)의 본사 중심 회사다. 모든 중요한 일은 쿠퍼티노에 있는 본사에서 행해진다. 비디오 화상회의를 갖기보다는 직접 대면(對面)회의를 선호한다. 이것이 맞는 방식인가? 난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이 애플의 방식이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위원회가 없는 구조, 한 사람의 직원이 특정 업무를 책임지고 진행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다른 기업들은 왜 이렇게 못하나?

“회사는 법적(法的)인 개체로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주주의 자산을 보호하는 방법 중 하나는 책임을 나눠갖는 것이다. 이것은 수비적인 자세다. 애플은 공격적으로 조직이 짜여 있다. 애플은 공격하기를 좋아하는 회사다. 수비하지 않는다. 공격에 들어갈 때는 누가 공격하는지를 확실히 정해줘야 한다. 수비를 한다고 하면 그 책임을 나눠야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애플의 문화이다. DRI(Directly Responsible Person·직접책임자)라는 표현은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하기 전부터 애플에 있었다. 그가 발명한 것은 아니다.”

―제품 발표에 관한 한 애플의 비밀주의가 앞으로도 고수될 수 있을까?

“애플이 지금 같은 비밀주의를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스티브 잡스가 없다. 그는 비밀을 단속하는 데 있어 강력한 ‘1인 기관’ 같은 위치였다. 팀 쿡은 잡스 같은 성격과 인맥을 갖고 있지 않다. 문제는 애플의 사이즈다. 이제는 너무 커져 버려서 그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쉬워졌다. 예전에 몸집이 작고 사람들의 관심이 적을 때는 비밀을 유지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 10년, 15년 전에는 애플 팬만이 애플을 주목했다. 이제는 모든 이들이 애플을 주목한다. 제품 개발에 관한 비밀이 중국 등에서 새어나간다. 물론 그런 비밀 누설을 완벽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전직 애플 직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애플 재직 시절을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회사가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행복하지 않은데도 왜 애플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느냐는 질문인가? 애플 직원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다. 내 생각에 중요한 질문은 그들에게 있어 일이 재미있느냐(Having fun)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 때 꼭 재미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재미를 추구하는 것 이외에도 일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많은 것을 성취하는 것도, 환상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도, 당신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경험을 하는 것도 만족스러운 일이다. 애플 직원들은 누구나 ‘미션’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어떤 곳에 가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모두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회사에 남아 있을 이유는 된다.”

라신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 직원들은 자랑스러운 일을 성취하기 위해 일하는 이유가 강하다. 그들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 일을 생각하지 이것으로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애플은 10개 미만의 제품으로 연간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낸다. 또 거대 조직이지만 내부 문화는 벤처기업을 닮았다. 어떻게 이게 애플에서 가능한가?

“애플은 회사 전체가 스타트업(startup·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처럼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필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때 인위적으로 스타트업의 환경을 사내에 만들어낼 수 있다. 나는 그들이 선택적으로 필요할 때 이런 문화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믿는다. 반면 제품 개발을 제외한 부품 공급망, 재무 부서 등 다른 부서들은 여느 미국의 대기업처럼 돌아간다. 다만 훨씬 효율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이긴 하지만 대기업이다.”

―삼성·LG 같은 한국 IT 기업들은 애플의 어떤 점을 벤치마킹해야 할까?

“한국 기업이나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 질문에 잘 대답할 수가 없다. 다만 애플이 모든 기업에 주는 교훈은 있는 것 같다. 우선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브랜드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고민하고 그것을 항상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가. 파트너는 우리 브랜드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가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것, 이런 것이 애플이 아주 잘하는 것이다. 또 우리 임직원들은 회사의 미션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는가. 회사가 잘못되거나 필요없는 프로젝트에 내부적으로 ‘아니오’라고 하는가. 훌륭한 아이디어에 ‘아니오’를 이야기하면서 꼭 필요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가. 이런 것은 문화, 지역에 상관없이 중요한 포인트다.”

―애플은 새로운 건물 안에 직원들끼리 우연한 만남을 조장하고 있다. 잡스 역시 서로 다른 종류의 문화가 뒤섞이는 것을 강조한 적이 있다. 이런 모순이 애플 안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했는가?

“많은 사람들이 픽사와 애플의 문화 차이에 대해서 내게 묻는다. 픽사에서는 우연한 만남을 강조한다. 하지만 애플은 다르다. 애플은 직원끼리의 우연한 만남을 강조하는 문화가 아니고 만나도 정보를 교환하게 놔두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는 픽사를 매일매일 경영한 일이 없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서 챙겼을 뿐 픽사는 에드 캣멀과 존 라세터의 회사였을 뿐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회사다. 그래서 문화가 다르다.”

(출처)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Written by estima7

2012년 5월 15일 at 12:29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