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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쏘 이상원대표의 MWC 참가 팁

위클리비즈에 MWC참관기를 기고하면서 MWC에 꾸준히 참가해온 퀵쏘(Qeexo)의 이상원대표 인터뷰를 실었다. 내가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로 질문한 것인데 너무 자세히 대답해주어서 나만 보기 아까와 블로그에 내용을 공유해 둔다. (기사에는 크게 축약해서 나갔다.) 나중에 MWC나 CES 등에 전시를 고려하는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퀵쏘는 이상원대표가 카네기멜론대의 크리스 해리슨 교수와 2012년 창업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핑거센스, 이어센스라는 기술을 개발한 B2B 소프트웨어 회사다. 핑거센스는 손가락 마디 등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리면 특정 동작을 구분해서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투자받을 때 기억해야 할 세 가지-2016년 실리콘밸리의 한국인에서 이상원대표 발표 내용)
위 동영상에 나오는 이어센스는 물리적인 근접 센서 없이 SW기술만으로 통화모드에서 폰을 귀에 가까이 가져가면 귀모양을 인식하여 화면이 자동으로 끄게 해주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에서 노치(notch)를 없애 베젤이 없는 넓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서 이런 첨단 기능을 구현한 퀵쏘에는 지금 약 50명의 직원이 있고 화웨이, Oppo 등이 주요 고객이다. 모바일 대기업을 고객으로 둔 실리콘밸리 SW스타트업의 입장에서 바라본 현실적인 MWC 참가 후기다.
MWC에 왜 매년 참가하는지요. 이 큰 전시회에서 스타트업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Qeexo는 2014년 MWC 부터 2019년 4YFN까지 총 4회 참가했습니다. (퀵쏘는 MWC이외에도 CES 2회, Display Week 1회, 그리고 Semicon West 1회 참가했습니다. 각각의 전시회가 성격이 조금씩 차이가 있고, 장소도 다르고 참석자도 달라 그에 맞게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저희 같이 IP Licensing을 주 비지니스로 하는 스타트업이 전시회 참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다음의 4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New customer connection
– 저희는 큰 전자회사를 주 고객군으로 타겟하여 IP Licensing 비지니스를 하고 있어서 딜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기술을 찾고 있는 전자회사의 담당자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MWC나 CES같은 Tradeshow는 전세계 전자회사에서 기술 소싱을 담당하는 담당자들이 꼭 참석하는 이벤트여서 그동안 연결이 닿지 않아 만나보지 못한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물론 MWC나 CES는 규모가 매우 크고, 참가하는 업체들이 많아 참여를 한다고 해도, 기술 소싱 담당자들이 수많은 업체들을 둘러보는 전시장에서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참여를 하지 않으면 그런 기회조차 없기에 적절한 비용을 투자하여 참여하고 있습니다.
2. 기존 Customer 미팅
– MWC와 CES는 큰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들도 참석하는 이벤트여서 좀더 효율적인 미팅을 할수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미 뭔가 커넥션이 있는 잠재 고객회사라도 많은 경우 의사결정권자와의 미팅은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MWC와 CES는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무언가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참석하는 자리여서 높은 위치의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담당자들과도 미팅을 잡기가 수월합니다.
– 그리고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이벤트이다보니, 평소에 우리가 방문하기 어려운 지역의 고객들과의 미팅도 짧은 기간에 한 곳에서 모아서 할 수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시관에 부스를 운영하지 않더라도, 미팅룸만 마련해서 고객들과 미팅을 하는 회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3. General 홍보
– MWC와 CES에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참석하다보니,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저희 기술을 홍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 그리고 비록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현재 저희 기술이 적용되어있는 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사용방법을 모르는 분들에게 시연을 통해 사용방법을 알려주어 사용자를 늘리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4. Employee Morale Boost (직원들의 사기 진작)
– 그동안 다수의 전시회를 참석하면서 가장 와닿는 부분은 직원들의 사기진작(Morale boost)입니다.
위에 나열된 1,2,3가 전시회를 참석하는 주 목적이기는하나, 실제로 전시회에서 받은 호응이 비지니스로 연결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전시회에서 새로운 기술을 찾는 technology sourcing 담당자들이 많은 경우 관심을 보이고 Follow up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내부 보고용 전시회 동향 파악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의 인력 구성의 다수가 개발자여서 전시회 참석시 개발자들도 전시회에 운영에 참여하게 됩니다. 본인들이 개발한 기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직접 듣고 느끼기에는 전시회만한 기회가 없습니다. 직원들이 시장의 반응을 느끼면서 제품에 자긍심을 갖고 흥분(excite)되어 있는 모습을 볼때면 전시회에서 바로 사업 성과를 얻지 못해도 직원의 사기 진작만으로도 충분히 투자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자주하게됩니다. 저희는 특히나 작은 회사임에도 사무실이 5개 도시에 나눠져있어서 직원들이 한군데 모여서 협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전시회에 여러 사무실 직원들이 참여하므로써 팀빌딩을 하는 계기가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 대략 어느 정도의 비용과 리소스가 드는 것인가요. 충분한 가치가 있나요.
20×20 제곱미터 기준으로 인건비를 제외한 비용은 대략 40,000 Euro 에서 70,000 Euro 정도 소요됩니다. 여기에는 자리 임대비용, 부스 제작 비용, 교통, 숙박, 식사, 각종 부대비용 등이 포함한 금액입니다. 4YFN가 가장 저렴하고, 그다음 CES와 MWC는 가격이 비슷한 편입니다.

정확한 금액의 가치 평가를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위에 말씀드린 1,2,3,4에 나열된 것들을 고려하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술에 대한 홍보와 영업 비용, 그리고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직원 사기 진작 효과를 생각하면 투자할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나 CES와 MWC의 기술 혁신상을 시상할 수 있다면 추가 홍보와 기술에 신뢰성(credibility)을 더하게 됩니다.
CES와 비교해서 MWC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MWC는 명확히 Mobile Focus 되어있어 모바일 시장을 타겟하는 회사에게는 CES보다 더 relevant 한 audience 를 만날수 있습니다. CES는 아무래도 더 폭넓은 범위의 산업을 cover하므로 방문객들의 관심사도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나 입장료가 매우 저렴하여 (조기 등록하면 $0)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 방문객들도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전시장을 운영할때 Distraction이 많이 발생할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소비자가 저희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전시회를 운영해야하나, 때로는 CES에서 정작 중요한 타겟 고객사의 기술 담당자가 방문했을때 인력부족으로 적절한 대응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MWC는 입장료가 워낙 비싸다보니 방문객이 모바일 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 참석이 어렵습니다. (참관비용은 최소 799유로-1백만원) 때문에 대부분의 방문객이 기술의 이해도가 높고 potential customer/partner일 확률이 높습니다.
또하나의 장점으로는 CES 대비 중국기업의 참여가 높습니다. 모바일 시장은 어느덧 중국기업없이 시장을 논하기가 무의미해 졌습니다. CES는 미중 무역 마찰과,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시장의 배타적인 자세로인해 중국기업의 참여도도 낮고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MWC대비 부스 규모가 매우 작습니다. 때문에 모바일시장을 타겟 하는 저희입장에서는 MWC가 적합한 고객을 만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에 역설적으로 CES대비 MWC의 단점은 방문객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자동차 산업의 참여는 CES와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작습니다. 때문에 Mobile을 넘어서 다른 산업으로 진출을 원하는 경우에 CES보다 만날수 있는 고객군이 적습니다.
MWC 같은 전시회를 한국기업이 잘 이용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희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여 제가 말씀드리는 답변이 실제로 유용한지는 확신있지 않습니다만 제 생각을 공유해 드리자면, 전시회를 통해서 새로운 고객을 찾기를 원한다면 비용을 조금더 투자하더라도 좋은 위치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전시회에 참여하는 기술 소싱 담당자들이 모든 부스를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큰 기업에서는 담당자들이 분야와 전시관을 나눠서 최대한 많이 둘러보려하지만 사실상 3-4일 동안 모든 부스에 방문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당영한 얘기지만 사람들이 이동하는 경로에게 눈에 띄는 부스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시회 운영측에서 전시회관 지도를 제공하므로 부스 위치 선정시에 입구에서 부터 방문객의 동선을 그려보면서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전시관에 있더라도 전시관내에서 방문객 동선에서 보이지 않는 곳이면 관심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또하나 관심을 끌기위해서 Hanging Sign을 설치할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CES는 일반적으로 20×20 부스를 운영하면 천장에 매달린 Hanging sign을 달수 있게 해줍니다. Hanging sign이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입니다. MWC는 제가 정확한 기준을 모르겠으나 Hanging Sign이 안된다면 최대한 벽의 높은 곳에 싸인을 다는것이 좋습니다. 일부러 부스를 방문하시려는 분들도 부스를 찾기가 어려우면 중도 포기하고 갑니다. Hanging Sign이 있으면 방문객 동선에서 조금 떨어져있더라도 보완이 됩니다. 예로 저희가 몇년전 CES에서 Hanging sign없이 부스를 운영하면서 지인들이 부스 위치를 문의 하실때에 옆에 달려있는 다른 회사의 Hanging sign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결과적으로 다른 회사 홍보해주는 것입니다. 반면에 Hanging sign이 있으면 다른 부스 방문하는길에 sign을 보고 들러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좋은 위치 선점을 하려면 미리 계획을 해야합니다. CES와 MWC는 보통 전시회가 끝나고 부스를 운영했던 회사에 같은 위치를 먼저 계약할수 있는 기간을 제공합니다. 때문에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던 기업들은 대부분 다음 해에도 같은 위치에서 부스를 운영합니다. MWC나 CES에서 삼성, SKT, 등 큰 기업들이 항상 같은 자리에서 부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이때문입니다. 새로 참여하는 기업들은 전년도에 참여한 기업들이 선계약 기간이 지난후에 자리 선택을 할수가 있습니다. 자리 선택은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좋지만 이는 스타트업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9~10개월 뒤에 있을 전시회를 선점하기위해 몇 만불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큰 리스크일수 있습니다. 다만 참여가 확실하다면 주저하면 안됩니다. 보이는 위치 중에 가장 좋은 곳을 선택하고 계약을 하면, 나중에 더 좋은 자리가 나오면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되도록 빨리 결정을 하고, 그후에는 지속적으로 전시회 운영에 연락을 하여 새로나오는 자리 업데이트를 받아보는게 좋습니다.
MWC를 통해 언론 노출도를 높일 수 있는지요.
– 큰 전시회에서 작은 기업이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케이스 입니다. 대형 전시회의 주인공은 대기업입니다. 대다수 대기업들이 신제품 발표를 전시회에 맞춰 발표하기 때문에 전시회기간에는 기사거리가 넘쳐고 작은 스타트업에 대한 큰 기사가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작은 기사들은 나가겠지만 다수의 대기업 신제품 기사 속에서 의미있는 노출이 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전시회 기간은 대기업들간에도 서로 눈치 작전을 펼치면서 PR시기가 겹치지 않게 하려고 신경을 쓸정도입니다.
물론 많은 글로벌 테크 미디어 기자분들이 전시회를 참관하고 부스를 둘러 보시니 아마도 전시회에서 스타트업들을 눈여겨 보았다가 전시회가 지난 후에 기사를 쓰는 경우들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걸 감안한다면 MWC 같은 전시회가 스타트업이 기자분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니 결과적으로 언론 노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수 있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흥미로운 제품을 개발했다면 PR Agency를 통해 테크미디어들에게 소개되어 언론노출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PR이 필요할시에는 PR 시기를 잡기전에 Tech 전시회와 tech 대기업 unpacked 행사 일정을 확인합니다. PR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저희가 전시회에 참가하고 참가내용을 PR하는 것이면 PR일정을 되도록 전시회 직전 (약 1-2주전) 또는 직후 (약1-2주후)로 잡습니다. 전시회를 참가하지 않거나 전시회와 관련없는 PR일경우 (예: 투자유치) PR 일정을 되도록 전시회나 Unpacked행사 일정과 멀찌감치 떨어뜨려서 잡습니다.
-한국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참가한 일이 있나요. 전시회에서 한국관은 어떻게 보시나요.
– 저희는 한국 정부로 부터 투자나 전시회 지원을 받은 것이 전혀 없습니다. 저희가 한국에서 창업한 것이 아니고, 한국에 지사도 없어 한국정부 지원 요청을 생각해 보지도 못했습니다. 물론 미국 기업이 한국 정부 지원 요청을 생각하는 것 자체도 합당하지도 않구요. 최근 들어서 자국 스타트업에게 전시회 참여 지원을 하는 국가들이 점점 더 많아 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스페인, 프랑스, 대만, 등 여러나라에서 자국의 스타트업들을 위한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자국 시장규모가 좁아 해외 진출이 절실한 국가의 스타트업들에게는 MWC같은 해외 전시회가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기회가 될수 있기에 전시회 참여는 매우 유익합니다. 때문에 비용의 부담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을 국가가 지원하여 참여할수 있게 해준다는 취지는 바람직해 보입니다.
다만 한국의 경우 다른 국가들 대비 더 많은 투자를, 더 비효율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CES나 MWC에서 항상 느끼는 것이, 한국 전시관은 여러군데 나누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한데 모아서 했더라면 더 웅장하게 할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방문객의 관심을 끌기가 더 좋았을텐데, 수많은 대기업들이 으리으리한 전시관을 운영하는 전시회에서 조각조각 나누어져 다수의 한국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이 때로는 방문객들의 비웃음 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이상 가감없이 이상원대표의 이메일 답장 내용을 블로그에 소개했다. 이대표는 오히려 MWC에 참가한 한국 스타트업 토룩의 참가후기에 큰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토룩의 참가후기도 같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무척 바쁠텐데도 성심성의껏 자세히 대답해주신 이대표에게 감사드립니다!
MWC 2019 참관기[위클리비즈]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기고한 MWC 2019 참관기를 블로그에 재발행합니다.

지난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에 다녀왔다. 그동안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에 여러번 다녀왔지만 MWC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MWC는 GSMA(세계이동통신협회)에서 1987년부터 개최한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 겸 콘퍼런스다. 프랑스 칸에서 열리다 2006년부터는 바르셀로나에서 계속 열리고 있다. 당연히 모바일에 방점이 찍힌 업계가 중심이 되어 치르는 전시회다.
그런데 MWC는 CES와 함께 지난 7~8년 사이 크게 각광받으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단조로운 휴대폰과 통신 장비를 전시하던 MWC가 각종 첨단 스마트폰과 모바일 앱을 선보이는 자리로 변모하면서 더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CES와 쌍벽인 글로벌 IT 행사
그러면 MWC는 CES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규모로 보면 CES가 더 크다. CES에는 약 3600사와 약 16만명이 참관한다. MWC에는 약 2400여사와 11만명가량이 참관한다. CES는 원래 TV, 냉장고 등을 전시하는 가전제품 전시회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부터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거의 모든 첨단 기술 제품을 선보이는 종합 전시회가 됐다. 그리고 아무래도 하드웨어 위주의 전시회다. 반면 MWC는 모바일에 좀 더 집중된 전시회다. 스마트폰부터 통신 장비가 중심이며, 모바일 앱, IoT(사물인터넷) 기기 회사 등이 참가한다.

CES 참관객이 많은 것은 사실 입장료가 거의 무료이기 때문이다. 일찍 등록하면 무료이며, 나중에 등록해도 100달러로 크게 비싸지 않다. 그래서 전자 업계와 크게 관련이 없는 일반인도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참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MWC는 다르다. 전시장만 둘러볼 수 있는 제일 싼 티켓이 799유로로 우리 돈 100만원쯤 한다. 콘퍼런스 등을 듣고자 하면 200만원 이상을 내야 하며, 모든 네트워킹 행사에 다 참석할 수 있는 플래티넘 티켓은 600만원이 넘는다. (필자가 이번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프레스로 등록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언론매체기고 내용, SNS활동, 블로그 활동 등을 제출해서 기자로 인정받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행사 기간 바르셀로나의 호텔 숙박료가 천정부지로 오른다. 평소 1박 10만원대에 묵을 수 있는 호텔이 거의 100만원을 줘야 한다. 이처럼 참관 비용이 높기 때문에 꼭 필요한 업계 사람들만 온다는 것이 MWC의 장점이다. 이런데도 10만명이 참관한다는 점이 오히려 놀라울 정도다. 그래서 MWC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이 많이 일어난다.
폴더블폰·차이나·5G가 키워드
이번 MWC의 키워드는 ①폴더블폰 ②화웨이와 중국 회사 ③임박한 5G 정도로 꼽을 수 있다. 이런 글로벌 전시회는 미디어의 눈을 확 끄는 주인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이 나온 지 10년이 넘어가면서 이제 스마트폰에서 눈길을 확 끄는 혁신은 보기 어렵게 됐다. 그런 가운데 접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 크기로 주머니에 들어가고 꺼내서 펴면 태블릿 컴퓨터처럼 커지는 폴더블폰이 이번 MWC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이 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를 MWC가 개막하기 바로 전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먼저 공개했다. 중국 업체들과 나란히 무대에 선다는 게 자존심 상한 듯 선수를 친 것이다.


그래서 이번 MWC에서는 현장에서 새로 공개한 화웨이의 폴더블폰 메이트X가 더 주목받았다. 삼성 갤럭시 폴드는 화면이 안쪽으로 접히는 반면 메이트X는 바깥쪽으로 접히는 점이 달랐다. 갤럭시 폴드 가격은 약 222만원으로 4월 말 출시 예정이다. 화웨이 메이트X는 거의 3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6~7월경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폴더블폰이 실제로는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갤럭시 폴드는 특급 경호를 받았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갤럭시 폴드는 박물관 전시물처럼 직육면체 유리상자 안에 넣어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게 ‘경호선’이 쳐져 있었다. 화웨이 메이트X도 만질 수 없게 전시하긴 했지만 적어도 가까이서 볼 수는 있었다. 초고가 폴더블 스마트폰이 과연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일지, 아니면 3D TV처럼 한때 관심을 얻다가 사라져 버릴지 관심거리다.
화웨이 ‘기술 굴기’ 자신감 돋보여
지난 1월의 CES에서는 중국의 굴기가 꺾였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 MWC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지난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전자 회사들이 호평을 받았다면 이번 MWC의 주인공은 단연 화웨이였다. 화웨이는 MWC 전시관 입구 홀1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대형 부스로 기세를 과시했다.

미리 초대받은 고객과 기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이 부스는 입구부터 전 세계 각국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미녀들이 맞아준다. 이 안에는 폴더블폰부터 5G 장비, 인공지능 설루션까지 화웨이 기술을 총망라한 전시관이 있다.

강릉원주대 최재홍 교수는 “화웨이관은 미니 MWC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에서는 전 세계 통신사 고객들이 방문해 화웨이의 5G 장비를 유심히 살펴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2층 공간에 미팅룸을 마련해 두고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갔다.

이뿐이 아니다. 화웨이는 전시관 안에 커다란 카페, 식당 공간을 마련해 두고 식사와 음료를 무제한 제공했다. 심지어 중국 본토에서 중국 도삭면과 고기빵을 만드는 요리사를 데려와 즉석에서 만들어 제공하고, 중국 소수민족 공연까지 펼칠 정도로 신경을 썼다.

사람은 먹는 것에 약하다고 했던가. 좋은 음식으로 아낌없이 대접하는 화웨이의 전략은 큰 효과를 낸 것 같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특히 프레스센터에서 내 옆자리에 있던 일본 기자들조차 “화웨이 밥이 제일 맛있더라”라고 얘기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 메인 전시관 이외에도 화웨이는 3, 4, 7홀에도 대형 부스를 마련해서 일반 참관객들을 맞았다. 심지어 10만명의 MWC 일반 참관객이 목에 두른 배지 줄에도 화웨이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최근 보안 이슈 등 화웨이의 통신 장비에 대한 미국의 견제에 위축된 모습은 전혀 없었다. 이 밖에도 ZTE, 샤오미 등 많은 중국 회사가 큰 규모의 부스를 내고, 활발한 신제품 발표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차세대 통신 기술 5G 상용화 임박
이와 함께 이번 MWC의 가장 큰 화두는 5G였다.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가 그동안 꾸준히 이야기되어 왔지만 이제는 정말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고주파 대역을 쓰는 대신 무선통신 기지국을 더욱 촘촘히 설치해야 하는 5G 기술은 종전 4G(LTE)보다 이론상 100배 빠르고 지연 속도가 거의 없다고 해도 될 만큼 빠르다. 이번 MWC에서는 5G 통신이 가능한 삼성 갤럭시S10 등 삼성, LG, 화웨이, 샤오미 등의 스마트폰이 선보였다. 그리고 화웨이, 에릭손 등은 5G 기지국 장비를 선보였다.

그리고 전 세계 통신사들은 앞다퉈 가상현실 게임,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서비스 등 5G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 데모를 부스에서 전시했다. 국내 기업 KT와 SKT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5G 상용화 서비스를 할 통신사로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과연 현재 4G 서비스에도 그다지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들을 어떻게 막대한 투자비를 들인 5G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통신사들 고심이 느껴졌다.

장차 5G를 응용할 수 있는 기술로 이번 MWC에서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구글 글라스처럼 쓰는 안경인데 이것을 통해 사물을 보면 관련된 정보가 함께 떠오르는 일종의 ‘혼합 현실’을 구현해 준다. 첫 번째 버전보다 많은 진전을 이룬 것 같지만 아직도 3500달러로 가격이 비싸서 본격적으로 보급되려면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유럽 중심 전시 미국은 다소 한산
MWC는 참관객 상당수가 유럽과 아시아에서 온 사람이었고 유럽 국가들 국가 전시관이 많이 보이는 유럽 중심 전시회다. 퀄컴과 시스코 등 미국 통신업계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CES와 달리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300곳이 넘는 한국 기업이 참가한 CES만큼은 아니지만 MWC에서도 한국 기업이 210여 곳 참가해 비중이 작지 않았다. 삼성전자, LG전자, SKT, KT 같은 대기업 이외에도 코트라, 창업진흥원,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정부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이 대거 MWC에 참가했다. 이들은 I-Korea라는 통일된 사인을 가지고 참가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많은 곳에 부스가 흩어져 있어 시선을 집중하는 효과는 없어서 아쉬웠다.
MWC는 유럽과 기업인 중심의 대규모 모바일 전시회다. 모바일 기술 트렌드를 보고 글로벌 기업인들과 교류하기에 적당하다. 기술 혁신이 자동차 산업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요즘 트렌드를 고려하면 CES에 비교해 큰 그림을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MWC에 참가한 스타트업 토룩
지난 14일 스얼에서 ‘MWC 2019 리뷰’를 가졌다. 내 나름대로의 간단한 MWC 참관기를 소개한 뒤에 실제 MWC에 부스를 내고 참가한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들었다.

귀여운 소셜로봇 ‘리쿠’를 개발하는 토룩의 장재희 CMO를 모셔서 이야기를 들었다. 품안에 안고 싶은 생각이 드는 정말 귀여운 로봇이었다.
2012년 1월 설립된 토룩은 2017년 케이큐브벤처스와 카카오브레인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다. 솔직히 나는 잘 모르는 회사였다. (발표섭외는 스얼의 정인경 매니저가 했다.)

그런데 장재희 CMO의 발표는 정말 감동이었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듣고 감탄하고 갔다. 아직 아무 매출도 없는 작은 스타트업이 MWC에 3500만원의 부스를 (정부지원도 못받고) 자기 돈을 들여서 가서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 고군분투 노력한 이야기였다.
[마케팅人사이트] 스타트업이 해외 전시회에 갈 때 준비해야 할 것 플래텀에서 장CMO의 발표 내용을 잘 기사로 정리해주셨다.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그리고 발표중 인상적으로 본 사진 몇 개를 추가로 소개한다. (이하 사진 출처는 토룩 발표 자료에서)

좋은 디자이너를 통해 제대로 된 부스시안을 만들었고 덕분에 좋은 부스 디자인이 나왔다. Liku 로봇 브랜딩을 시도했다.

부스를 찾는 참관객들이 눈으로만 보지 않고 직접 로봇을 만져보고 특히 안아볼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사진들이 나온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부스 자체가 좀 외진 곳에 있으면 사람이 오지 않는다. 그럴 때는 로봇을 가지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녔다. 다른 큰 부스의 직원들이 오히려 반갑게 맞아주고 우리 리쿠를 신기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큰 주목을 받기도 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훌륭한 팀이 매출이 없다고 MWC 정부지원프로그램에는 떨어지다니 좀 아이러니다. 어디서 지원받지 못하고 100% 자신들의 돈으로 갔기 때문에 더욱 더 절실하게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비싼 돈 들여서 가서 대충 주마간산으로 MWC를 보고 온 나도 반성을 했다.
어쨌든 요즘 정말 좋은 스타트업팀이 많다. 올해 드디어 리쿠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토룩의 미래가 기대된다.
MWC19를 동영상으로 구경하기
지난 1월에 CES를 동영상으로 구경하기라는 포스팅을 해서 좋은 반응을 얻은 일이 있다. 올해의 CES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분위기인지 보기 위해서 공부 삼아 찾아본 것이다.
그런데 매년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에 쌍벽을 이루는 행사가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2월말에 열리는 MWC,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다. 이것은 세계이동통신사들의 협회인 GSMA에서 개최하는데 전자제품이 중심인 CES보다는 모바일기기에 중심을 맞춘 행사다. 약 2천개의 회사와 10만명이 오는 MWC는 약 3천5백개회사와 16만명이 참관하는 CES보다 규모는 작다. 하지만 등록비가 거의 무료에 가까운 CES에 비교하면 100만원~300만원의 등록비를 받는데도 이렇게 많은 참관객이 간다는 것이 놀랍다.
올해는 마침 나도 프레스티켓을 발급 받을 수 있어서 처음으로 참관해 봤다. 이제 돌아와서 이번 MWC의 분위기를 잘 전하는 동영상을 찾아봤다. 그런데 아쉽게도 CES때와 달리 MWC의 전체 분위기를 잘 정리해 보여주는 리포트는 생각보다 찾기 어려웠다. 그래도 몇개 보이는 것을 아쉬운데로 아래 소개해본다. 주로 해외동영상 위주로 봤다.
이번 MWC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폰은 화웨이의 메이트X일 것이다. 물론 삼성 갤럭시 폴드도 있지만 MWC전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미리 발표를 했기 때문에 MWC현장에서는 화웨이의 메이트X가 주목을 많이 받았다. 물론 접히는 힌지 부분이 쭈글쭈글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많이 받았지만 현지에서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과연 사람들이 2백, 3백만원을 내고 이런 접히는 폰을 쓸까? 아이패드도 있는데 굳이 이런 것이 필요할까? 난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와봐야 안다고 생각한다. 위 동영상은 유명한 테크 유튜버인 마이클 피셔가 찍은 것이다.
삼성, 화웨이 이외에도 TCL, OPPO 등 주로 중국업체들이 폴더블폰 프로토타입을 많이 선보였다. 종합해서 소개하는 동영상이다. 생각해보면 기존 스마트폰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어려우니 폴더블폰 개발경쟁이 벌어진 것 같다.
MWC는 유럽에서 열리는 행사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미국회사들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AT&T, 버라이존 등 통신사 이외에 퀄컴, 시스코 등 통신업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미국회사들이 큰 부스를 냈다. 그런데 의외로 MWC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며 신제품을 선보인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다. 사티아 나델라CEO까지 직접 와서 혼합현실 헤드셋인 홀로렌즈 2를 선보였다. MS부스에서는 이 신제품을 테스트해보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나도 한번 써보려고 했는데 2시간쯤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포기했다. 위는 MWC에서 MS의 홀로렌즈 2 프레스 이벤트를 엔가젯이 13분으로 요약해 편집한 것이다.
독특한 스마트폰도 많이 나왔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아닌가 싶은 노키아가 다시 돌아와서 흥미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노키아 9 퓨어뷰는 5개의 카메라가 붙어서 DSLR못지 않은 고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폰이다. 한정판이라고.
삼성 부스를 보여주는 동영상이다. 갤럭시 폴드를 전시하기는 했는데 만질 수 없도록 유리 케이스안에 집어넣고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게 줄을 쳐서 막아두었다.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다. 무난한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MWC LG관에서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줄려고 했던 것 같다. 또 듀얼스크린 폰에 대해서는 “꼭 내놔야 했을까”하는 말을 사람들이 많이 했다.
MWC에는 사실 전세계 통신사들의 부스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들이 매력적인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통신사 부스를 취재해 소개해주는 경우는 드물어서 아쉬웠다.
SKT이 직접 만들어 공개한 MWC SKT부스 소개 동영상이다. 5G서비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KT에서 만든 부스 소개 동영상이다. 역시 5G서비스가 중심이다. 5G를 이용한 스카이십, 스마트팩토리, 게임 등을 보여줬는데 나름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것은 MWC의 부대행사로 스타트업 600여개사가 참가한 4YFN를 잘 소개한 동영상이 없다는 것이다. 본 행사장인 Fira Gran Via와 꽤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다 보니 미디어가 4YFN까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4YFN이 열린 피라 몬주익 현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동영상이다.
이밖에도 흥미로운 제품과 부스가 많았다. MWC를 결산하는 동영상이 이번주에 조금 더 나올 것 같은데 발견하면 추가하려고 한다.
MWC 좋았던 점, 나빴던 점

프레스티켓을 발급받은 덕분에 막판에 무리해서 온 MWC.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공항에서 잠시 탑승을 기다리면서 참관객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과 나빴던 것을 메모해 본다.
좋았던 것
잘 연결된 행사장 : 행사가 열린 Fira Gran Via는 홀1부터 홀8.1까지 쭉 연결되어 있어 직관적이고 다니기도 쉬웠다. 사우스홀, 노스홀, 센트럴홀, 샌즈엑스포 등 여기저기 산재되어 있고 복잡한 CES가 열리는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터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행사장과 잘 연결된 대중교통 : 호텔과 행사장, MWC가 열리는 Fira 그랑비아와 4YFN가 열리는 Fira몬주익 그리고 저녁 약속장소(식당) 등이 다 지하철로 잘 연결되는 곳에 있었다. 더구나 모든 참관객에게 행사기간동안 무료로 무제한 쓸 수 있는 교통패스를 줬다. 택시를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대중교통이 거의 없고 택시 타려고 줄을 길게 늘어서야 하는 라스베가스와는 달랐다. 특히 행사장과 공항을 지하철로 겨우 30분정도면 무료로 갈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행사장의 식사와 쉴 곳 : 식당이 꽤 많고 괜찮았다. 비싼 실버이상 티켓을 산 사람과 프레스에게는 꽤 품질이 괜찮은 무료 식사가 제공됐다. 다양한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 많았고 또 앉을 곳이 많았다. CES에서는 앉아있을 곳이 없어서 바닥에 앉아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Wifi 제공 : 곳곳에서 빠른 Wifi가 제공됐다. 연결도 잘되고 속도도 빠른 편이었다.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보고 사진을 업로드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덩달아 가우디의 작품 감상 : 짬을 내서 바르셀로나시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공원, 카사 밀라 같은 가우디의 역작을 볼 수 있다.
일단 여기까지… 계속 생각나는대로 메모해 볼 계획이다.
나빴던 점은 비싼 등록비, 행사기간중 엄청나게 비싼 숙박요금, 소매치기 주의, 좀 짠 음식… 또 생각중이다.
스타트업의 열기가 가득한 4YFN

MWC에서 부대행사로 열리고 있는 것이 4YFN이다. 4 Years From Now라는 뜻으로 4년뒤 큰 회사가 될 스타트업을 위한 전시회다. MWC본행사가 열리는 Fira Gran Via에서 한 20분정도 떨어진 Fira 몬주익에서 열린다. 올해는 약 600여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한다고 한다. 나도 이번에 처음 가봤다.

뭐랄까. 좀 오래된 큰 홀안에 작은 스타트업기업이 꽉 차있다 보니 뭔가 에너지가 더 넘치는 느낌이다.

전세계에서 온 스타트업이 많다. 그런데 한국 스타트업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들어가자마자 SK텔레콤관이 보인다. SKT에서 지원해서 온 스타트업들이다.

코트라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MWC에는 214개의 한국회사가 참가했다. 그중에 4YFN에 참가한 회사는 62곳이나 된다. 4YFN의 10%정도나 된다. 현지 스페인스타트업을 제외하면 단일국가로는 최대규모가 아닐까 한다.

스마트벤처캠퍼스(창업진흥원)에서 지원해서 온 모인의 서일석대표를 만났다.

엄밀히 말해서 한국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이상원대표가 창업한 퀵소도 부스를 이곳에 차렸다.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 마디로 터치하는 방식으로 조작하는 핑거센스 기술를 화웨이폰에 공급하고 있다.

도전 K-스타트업팀들도 대거 참가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연규황센터장님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분들도 만났다. 한국스타트업들에 대한 현지 반응이 좋다고 만족해 하신다.

일본스타트업도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음성을 감정분석해주는 스타트업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현지 스타트업도 꽤 많다. 여행자들에게 의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이렇게 스타트업의 피치도 이뤄지고,

스타트업 창업자의 강연, 대담도 있다.

현장 분위기를 기억해 둘 겸 가볍게 메모해 둔다. 흥미로운 것은 이 많은 스타트업중에 미국에서 온 스타트업을 거의 못봤다는 것이다. (위 퀵쏘가 미국 스타트업이다.) 철저히 유럽과 아시아의 스타트업이 주류가 된 이벤트다. 그리고 한국이 그 최대고객이다.
5G로 세계를 석권하려는 화웨이의 야심-MWC19
이번 MWC에서 인상적인 것은 화웨이의 강력한 존재감이다. 연일 트럼프정부가 화웨이를 때려잡는다고 난리인 상황에서 이 회사가 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MWC에 와서 보니 가장 존재감이 강한 회사였다.

화웨이의 존재감이 느껴진 것은 이 부스였다. MWC입구 가장 앞에 있는 홀1에 있는데 미리 초대받아서 따로 출입증을 발급받은 고객이나 미디어만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렇게 전세계의 미녀들이 맞아준다. 왜 이렇게 했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전세계의 통신회사 임원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이렇게 한 것 아닌가 싶었다.

안에 들어가면 이렇게 큰 공간이 나오고 또 3~4개정도의 큰 영역으로 나눠져서 전시가 되어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곳은 5G is ON이라고 써있는 5G전시공간이다.
이 거대한 부스 뒷쪽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공간이 있고 식사시간에는 부페를 제공한다. 윗층은 비즈니스미팅공간으로 활용한다.

이곳에서는 각종 5G기지국 장비와 운영 소프트웨어 등을 설명하고 있다.

내가 통신전문가는 아니지만 전시 장비와 설명 수준으로 봤을 때 화웨이가 5G에 있어서 상당한 수준으로 앞서 있다는 것은 느껴진다.

여기 부스에서 방문해서 설명을 듣는 많은 이들이 통신사 임원들 같다는 느낌이다. 아마 화웨이에서 5G장비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미 중국내에 스마트시티 등 많은 5G, AI, 빅데이터 등 적용사례가 있다는 것도 화웨이의 큰 장점이다.

실제로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의 수많은 국가들이 5G도입에 있어서 화웨이 장비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중에는 미국의 화웨이장비도입 제한조치를 강하게 반발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가격과 성능면에서 다른 옵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5G통신장비나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클라우드 전시관에 비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과 랩탑 전시공간은 한켠으로 밀려있는 느낌이다. 새로 선보인 화웨이 메이트 10 폴더블폰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웨이는 다른 홀에도 큰 규모의 부스를 여러개 운영하면서 일반 참관객에게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5G시대에 이제 잘못하면 완전히 중국에 밀려버릴 수 있다는 미국의 위기감의 발로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MWC에서는 5G에 관한한 시스코 같은 미국 통신장비회사의 존재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미국의 견제가 만만치 않지만 화웨이는 중국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을 배후에 두고 있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5G네트워크에 있어서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겠다며 수백조의 투자를 다짐하고 있는 상태다. 화웨이가 이대로 무너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5G시대에 한국은 어디에 줄을 서야 하는가도 앞으로 큰 고민이 될 것 같다.
바르셀로나 MWC 2019 첫 인상

CES에는 많이 가봤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낙 입장료가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프레스로 등록해서 미디어패스를 받았다. (그냥 입장패스를 사려면 백만원에서 삼백만원정도 한다.) 블로거로 등록을 했는데 안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받아줘서 한국스타트업들의 활약상을 볼 겸 큰 맘 먹고 참가했다.
오늘 하루종일 광대한 전시장을 대충 둘러보고 느낀 점을 몇가지만 사진과 함께 메모해 본다. 부스를 자세히 보지는 않고 대충 전체적인 분위기만 살펴봤다.

지난 CES의 주인공이 삼성전자였다면 이번 MWC의 주인공은 화웨이처럼 보인다. 입구 들어가자마자 있는 홀1에 거대한 부스를 만들어두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고 미리 등록해야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홀에도 크고 작은 화웨이 부스가 산재해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통신업계에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화웨이의 야심이 느껴진다.

스마트폰핸드셋, 통신장비 제조사와 함께 MWC의 주역은 통신사다. 한국에서는 SKT, KT가 참가했고 전세계의 통신사 부스를 다 볼 수 있다. 위는 유럽최대통신사인 텔레포니카관이다.

STC라는 통신사는 처음 봤는데 사우디 텔레콤 컴퍼니다.

수다텔, 아프리카의 통신사다. 아마 수단 회사인 것 같다.

흥미롭게 본 것은 통신사를 컨설팅하면서 많은 돈을 버는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들이 대부분 부스를 내고 참가했다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뭔가를 전시한 것이 아니고 미팅을 위한 부스를 낸 것이다. (열심히 고객사를 만나고 있을 것 같다.)

BCG, PwC, 액센추어, EY 등 웬만한 컨설팅회사들은 다 보였다.

이번 MWC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5G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아직 와닿지 않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이 초고속 차세대 무선망인 5G기술을 과시하고 있다.


5G망에서는 딜레이없이 스마트폰으로 상대방과 연결해 치열한 격투기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같다. 더 많은 5G적용사례를 찾아보려고 한다.

CES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양한 국가관의 존재다. MWC도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팀을 꾸려서 단체로 이 전시회에 (비싼 돈을 내고) 참가하도록 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CES와 막상막하다. 프랑스의 라프렌치테크는 MWC에서도 존재감이 강했다.

스타트업네이션 이스라엘도 여전하다. 유럽에서 하는 행사라 그런지 유럽국가의 부스도 많이 보이는 것 같은 인상이다.

수많은 나라들이 나와있지만 가장 여기저기 부스도 많고 참가회사도 많은 것은 단연 한국인 것 같다. (물론 개개 회사까지 합치면 중국이나 미국이 더 많겠지만 단일 국가관은 없어서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인 참관객도 가볍게 수천명은 되어 보인다. 여기저기서 아는 분들을 마주치며 인사하게 된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전시장과 컨퍼런스 프로그램 등이 잘 구성되었고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잘 운영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CES와 달리 앉아서 쉴 곳도 많이 보였고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식당도 많았다. 전시장에서 모바일데이터나 Wifi도 느려서 쓰기 어려운 CES와 달리 MWC는 통신속도도 괜찮았다. (그래도 통신사들이 참가하는 행사라…) 또 CES가 열리는 라스베가스와 달리 바르셀로나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점도 편리했다. 모든 참관객에게는 행사기간동안 무제한으로 바르셀로나 시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준다. 미리 등록하면 무료인 CES와 달리 MWC는 무척 등록비가 비싼 행사이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인구가 겨우 160만밖에 안되는 비교적 작은 도시인 바르셀로나시가 10만명이 넘는 MWC손님을 받아서 나름 잘 대처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에서 MWC가 열린다면 어떨까?
어쨌든 오늘 하루 벌써 2만보 가까이 걸었는데… 꽤 지친다. 내일부터는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