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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주 바뀌는 정부홈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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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조직개편으로 인해 정부의 홈페이지가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물론 일관성없이 잦은 정부조직개편자체가 더 문제기는 하다. 5년마다 매번 헤쳐모여를 다시하는 공무원들이 안쓰럽다.)

원래 90년대 중반에 정보통신부 출입기자를 잠시 한데다 이후 계속해서 IT업계에 있었던 덕분에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는 정부분들이 많다. 그런데 요즘엔 만날 때마다 그 분들이 속한 부처이름이 헷갈린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이제는 많은 정보가 종이가 아닌 처음부터 디지털로 만들어지고 인터넷에 남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5년마다 부처 홈페이지주소가 바뀌면서 큰 혼란을 겪고 많은 자료가 유실되는 것 같다는 점이다. 사실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관심을 가지는 언론이나 사람들이 없다.

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져서 나와 관련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홈페이지가 최근 십수년간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미국과 비교해서) 한번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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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산업통상자원부를 대상으로 대충해본 비교다. 웹은 9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대략 97년경부터 한국정부부처의 홈페이지가 개설되기 시작한 것 같다. 통상산업부의 경우 97년5월에 처음 홈페이지가 개설됐다고 나와있다. 부처이름의 변화에 따라 motie.go.kr에서 mocie.go.kr이 됐다가 mke.go.kr가 됐다가 흥미롭게도 다시 처음의 motie.go.kr로 돌아왔다. 반면 대략 미국의 대응되는 정부부처라고 할 수 있는 상무부는 110년동안, 에너지부는 36년간 이름이 바뀌지 않았다. 인터넷시대이래 홈페이지주소가 한번도 바뀌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번엔 미래창조과학부의 사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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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쪽은 94년 체신부에서 이름을 바꾼 정보통신부가 14년간이나 지속됐다. mic.go.kr에 그래도 자료도 많이 축적됐을 것이다. 그런데 2008년 정통부가 폐지되고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되면서 모든 정보가 다시 헤쳐모여 하게 됐다. 예전의 방송위원회(kbc.go.kr) 홈페이지에 mic.go.kr가 통합된 kcc.go.kr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하면서 옛 정통부의 홈페이지정보는 다시 msip.go.kr로 재편성된다. 재미있는 것은 미래부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그대로 존속하면서 kcc.go.kr 홈페이지는 그대로 있다는 점이다. 헷갈리는 국민들을 위해서 친절하게도 옛날 방통위의 정보는 “구방송통신위원회”(old.kcc.go.kr)에 보존되어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대략 비슷한 업무를 하는 미국의 관련부처로는 FCC와 미국과학재단이 있다. 정확히는 미정부산하 독립에이전시다. FCC는 1934년에 라디오전파규제를 목적으로 생긴 기관인데 이후 엄청난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럼 이렇게 정부부처의 홈페이지주소가 자주 바뀌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 두가지만 꼽아보겠다.

첫번째, 홈페이지 도메인이 바뀌면 우선 수많은 데드링크가 양산된다. 그리고 정보를 찾아주는 검색엔진에 큰 혼란을 준다.

특정 URL로 상대방에게 정보가 있는 링크를 보내줬는데 갑자기 그 웹주소가 연결이 안된다고 해보자. 얼마나 큰 손실일까. 대한민국 정부부처의 정보가 있는 URL은 이미 수많은 언론, 학계의 웹사이트에 링크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또 그 정부부처페이지가 네이버, 다음, 구글같은 검색엔진에서 잘 찾아지도록 오랫동안 최적화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도메인이 바뀌면 모든 것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즉, 처음부터 다시해야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소가 바뀌면 검색으로 정보를 찾아서 보아왔을 국민입장에서도 큰 혼란이 아닐 수 없다. 링크가 많이 걸려있는 순서로 가중치를 주는 페이지랭크기술이 핵심인 구글의 경우에도 이처럼 웹주소가 자주 바뀌는 정부페이지라면 제대로 정보를 인덱싱해서 제공하기 어렵다. 정부홈페이지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렵다면 누가 손해일까? 국민이 손해다.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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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예로 FCC의장 줄리우스 지나쵸우스키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FCC홈페이지의 그의 소개페이지가 위키피디아정보에 이어 두번째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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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장관의 이름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얼핏보면 바로 결과가 잘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첫페이지 어디를 찾아봐도 미래창조과학부의 홈페이지링크는 없다. 아마도 새로 생긴 페이지라서 잘 검색이 안되는 것일 것이다.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소개페이지가 텍스트가 아니고 통이미지로 되어 있기 때문에 검색엔진이 제대로 인덱싱할 방법이 없다. 이처럼 텍스트를 안쓰고 이미지를 남발하는 것도 한국인터넷의 비극이다.)

두번째로는 그 홈페이지 도메인으로 실제 업무를 하는 부처직원들의 혼란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자주 자신이 속한 조직의 홈페이지가 바뀐다면 그 도메인으로 이메일주소를 사용해오던 공무원들에게도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국제회의에 참석하면서도 다른 나라공무원들에게 자신의 이메일주소를 많이 알렸을텐데 역시 혼란이 생길 수 있다. 많은 공무원들이 부처에서 부여받은 공식이메일을 쓰지 않고 민간 웹메일을 사용하는 이유가 이해가 간다. 내가 만나본 많은 공무원들이 명함에 정부 이메일주소가 아닌 한메일, 네이버메일, 지메일을 쓰고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면 정부이메일은 불편해서였다. 하지만 중요한 다른 이유로 그 주소가 몇년만에 너무 자주 바뀌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옛날 도메인으로 연결해도 자동으로 새로운 주소로 포워딩해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웹주소와 이메일주소를 정확히 새로운 주소로 자동 포워딩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 몇년이 지나면 옛날 주소는 그냥 데드링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내가 테스트삼아 찾아본 옛날 웹주소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았고, 정통부의 옛날 지인들에게 보낸 메일은 그대로 튕겨져 왔다.

내 경험상 잦은 조직개편은 조직원들에게 정말 큰 스트레스다. 일관성있는 조직운영이 필요한 이유다. 매번 조직개편이 있을 때마다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자료는 유실되고 가구는 너덜너덜해지고 조직원들의 마음은 피폐해진다. 매 5년마다 모든 부처의 이름을 바꾸고 홈페이지도 쇄신(?)하면서 조직원들을 괴롭게 할 셈인가? 좀 단순한 이름을 지닌 부처를 거느린 일관성있는 정부를 가졌으면 좋겠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30일 , 시간: 12:22 오전

14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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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관심

    John Doe

    2013년 4월 30일 at 7:34 오전

    • ㅎㅎ ‘관심’ 감사합니다.

      estima7

      2013년 4월 30일 at 8:12 오전

  2. 홈페이지도 검색엔진도 그럴싸하게 보이기만 할뿐 기본이 안되있네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인데
    최상위 부처 부터 저러면 그 밑에 수많은 공기관 홈페이지는 안봐도 드라마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되네요.

    Jihoon Kong

    2013년 4월 30일 at 8:37 오전

    • 모두다 천편일률적으로 외주업체에 아웃소싱으로 맡긴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없어서 더 발전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stima7

      2013년 4월 30일 at 3:32 오후

  3. 우리나라의 관료들은 기관이나 조직의 명칭을 바꾸는 것도 큰 업적으로 여기는것 같더군요. 홈페이지의 데드링크, 부하직원들의 혼선 .. 이런것은 크게 개의치 않죠.

    D.K. Lee

    2013년 4월 30일 at 11:17 오전

    • 관료가 그렇다기보다는 정권이 들어설때마다 바꾸는 것이 유행이 됐죠. 하긴 선거때마다 당명을 바꿀 정도이니 이건 약과일지도…

      estima7

      2013년 4월 30일 at 3:33 오후

  4. 그리고 이름만 봐서는 주된 업무가 뭔지 얼른 알기 힘든 부서가 많은 것 같아요. 미래창조과학부와 과학부, 경제부와 지식경제부는 무슨 차이가 있을지…

    Ellery

    2013년 4월 30일 at 11:24 오전

    • 차라리 영어로 된 부처명이 더 이해가 편할때가 있습니다…

      estima7

      2013년 4월 30일 at 3:34 오후

  5. permalink라는 개념 자체가 없죠. 정부만이 아니라 인터넷 상의 정보에 영속성을 부여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아 슬플 따름입니다.

    ScrapHeap

    2013년 4월 30일 at 5:55 오후

    • 저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permalink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그러니까 맨날 이렇게 홈페이지주소를 바꾸죠.

      estima7

      2013년 4월 30일 at 6:54 오후

  6. 나라 이름도 바꿀 기세구만… ㄷㄷㄷ

    Woojin Lee

    2013년 4월 30일 at 6:08 오후

  7. 좋은 글 잘 보았네.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보내주면 열심히 읽을께. 영문도 좋아.고맙네….

    안재환

    2013년 4월 30일 at 9:28 오후

  8. ScrapHeap님도 언급하셨지만, 정부 홈페이지에 퍼머링크 개념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나마 요즘은 쬐끔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뭐…). 검색엔진 친화성 같은 것은 홈페이지 개발시 고려 대상이 아님을 robots.txt만 봐도 알 수 있구요.
    지난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는 ‘홍보’ 관련 부분만 빼고 검색엔진 크롤링을 막아놨었고, 국회 홈페이지는 아직도 모든 크롤링을 막아놨지요. 미국 백악관과 상하원 홈페이지, 국방성 홈페이지, 심지어 정보부(CIA) 홈페이지조차 악성 광고 관련 크롤러를 막아놓거나 악용될 소지가 있는 디렉토리를 선별해서 막아놨을 뿐 대부분의 링크가 공개인데 말이죠.
    이런 쪽으로는 정말 개념이 없다는 것이 느껴지는 게, 이번 정부 들어서 청와대 홈페이지를 개편한 듯 한데, 그러면서 이전 정권 정보는 모두 감춰졌다는 것이죠. 구글에서 “이명박 청와대”로 검색해서 들어가면 현 대통령 프로필이 떡하니 떠버리는;;;(심지어 http://www.president.go.kr/kr/president/president/writing.php 이런 괴랄한 페이지까지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더 슬픈 일은… 기본적인 것도 못하면서 ‘클라우드’니 ‘빅데이터’니 떠들고 다니는 관료들도 부지기 수라는 것입니다. 아니, 처리할 데이터가 없는데 빅데이터가 가당키나 한 일인지…

    jg

    2013년 5월 1일 at 10:34 오후

    • 주소가 워낙 자주 바뀌다보니 구글도 헷갈리는 모양입니다.^^ 각 부처를 이름으로 검색하다보면 부처는 새 부처이름인데 아래 도메인주소는 옛날 주소로 뜨는 경우도 있더군요. 검색엔진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말씀하신 지적에 저도 100% 동감하고요. 사실 바로 그 이야기를 2008년에 모 관련 기관 자문회의에 나가서 한 일도 있고 자문보고서로 써서 낸 일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보면 5년동안 한치의 발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estima7

      2013년 5월 1일 at 11: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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