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5월 2013
첫번째 해외 회사설명회에 도전한 우아한 형제들
오늘 알토스벤처스의 Annual meeting에 다녀왔다. 벤처캐피탈회사의 애뉴얼미팅행사는 투자펀드에 돈을 투자해준 투자자(LP-Limited partner라고 한다)에게 지난 일년간의 성과를 보고하는 이벤트다. 그리고 투자포트폴리오회사의 CEO들이 투자자들을 위해 회사소개 프리젠테이션이나 대담을 하고 끝나고 나서 같이 식사를 하며 어울리는 자리다. 즉 벤처투자펀드에 돈을 대는 투자자들, 벤처에 직접 투자하는 VC들, 벤처기업가들이 함께 모여서 교류하는 흥미로운 시간이다. 파트너이신 Han Kim이 초대해주셔서 또 한번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런 자리에 갈때마다 실리콘밸리의 다양성에 대해 느끼곤 한다. 알토스는 한국계 2명의 파트너와 캐나다출신 중국계 파트너 1명이 같이 일하는 VC다. CFO는 백인이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아시아쪽 사람들은 아니고 역시 다양하다. 포트폴리오벤처회사의 CEO들도 백인, 중국계, 한국계, 인도계 등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다. 서로 다양한 지역,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할때 재미도 있고 배우는 것도 많다. “우리는 테크놀로지에 열정을 가지고 있고 창업가들을 돕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이야기하는 파트너들도 인상적이었다. (참고 링크 : Han Kim님의 알토스투자론)
무엇보다 오늘 감탄한 것은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 김봉진대표, 이승민 전략기획실장의 탁월한 회사소개 프리젠테이션이었다. 김대표는 미국이 초행이고 이실장은 허니문이후 두번째 방문이라고 해서 사실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버벅대는 영어로 어색한 프리젠테이션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다 경험이고 투자여부가 달려있는 중요한 자리는 아니니까.
어쨌든 김대표가 처음 인사말을 하고 회사소개는 이실장이 진행하는 식으로 프리젠테이션은 시작됐다. 10분정도의 회사소개가 끝나고 나서 Q&A는 김대표가 한국말로 대답하고 이실장이 통역을 했다.
우선 ‘우아한 형제’라는 회사 이름을 어떻게 영어로 옮길까 했는데 ‘Woowa Brothers’라는 절묘한 이름을 택했다. 그리고 ‘Elegant’와 ‘Wow’의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리고 미국의 도시들에 견주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서울 등 대도시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단시간내에 세계최고의 모바일대국이 됐으며, 음식 배달문화가 흥한 한국에 대해 소개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같은 이유로 배달의 민족앱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을 간결한 슬라이드로 설득력있게 잘 설명했다.
그리고 특히 3분짜리 회사소개비디오를 참 잘만들었다. 영어 나레이션 설명이 없이도 적당히 코믹한 애니메이션과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적절한 영어설명문구, 그리고 내용에 잘 어우러지는 배경음악으로 인해 청중들 모두 집중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후에 배달의 민족 앱에 대해서 추가로 설명하는데도 이 동영상이 큰 도움을 줬다. 김봉진대표가 역시 디자이너출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우아하고’ 수준높은 회사소개동영상이었다.
이실장의 영어는 겨우 미국에 2번째 방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창하고 발음도 좋아서 미국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영국이나 호주 같은 곳에서 공부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끝나고 얘기해보니 정말 한국에서만 공부한 토종영어라고 해서 또 놀랐다. (외국유학을 안가고도 저렇게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니 난 뭔가 싶어 자괴감에 빠질 정도였다..)
오늘 행사에서는 3개의 회사만 소개프리젠테이션을 했는데 미국현지의 회사들보다 오히려 우아한 형제들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질문도 많이 나왔다.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해외진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김대표는 일단 해외진출을 고려하고 준비중이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앱 자체의 완성도도 높고 미국의 경쟁서비스인 Seamless에 못지 않은 높은 사용율 그리고 음식주문 Payment model을 더해가면서 비즈니스모델을 진화하고 있다는데 다들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잘만하면 얼마든지 글로벌마켓에 도전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한국스타트업의 수준이 이젠 참 많이 올라갔다는 것을 실감한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이렇게 실력이 되는데 자꾸 나와서 도전하고, 서로 배운 것을 나누고, 서로 자극하면 더욱더 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두드리면 열린다. 우아한 형제 파이팅!
(우아한 형제는 참 독특한 회사라는 것을 개성있는 직원소개페이지를 보면서도 느낀다.^^)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4단어, “What do you think?”
오늘자 뉴욕타임즈 코너오피스칼럼에 마음에 드는 인터뷰내용이 실려서 소개한다. 메리어트호텔 창업자부부의 아들로 거의 50년간을 이 거대 호텔체인을 끌어온 81세의 경영자인 J.W. Marriott, Jr.의 리더쉽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부분도 좋지만 1954년 22세의 청년이었던 그가 아이젠하워대통령을 만나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는 부분이 좋다. 자신보다 낮은 직급에 있는 사람의 의견도 소중히 여기고 경청하는 것. 말이 쉽지 주위를 돌아보면 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덕목중의 하나다. 기억해 두기 위해 그 부분만 발췌해서 번역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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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Other leadership lessons?
A. In 1954, I had just finished Supply Corps School and came home for Christmas to our farm in Virginia. Dad’s best friend at the time was Ezra Taft Benson, who was secretary of agriculture and later became president of the L.D.S. church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 And he invited Ike and Mamie Eisenhower. So here’s the president and the secretary of agriculture, here’s my father, and here I am. They wanted to take Ike to shoot some quail, but it was cold and the wind was blowing like crazy. My dad said, “Should we go and shoot quail or should we stand by the fire?”
1954년 나는 막 군복무를 마치고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버지니아에 있는 우리 농장에 돌아온 참이었습니다. 당시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는 에즈라 테프트 벤슨씨였는데 그는 당시 농무부장관이자 훗날 LDS교회의 대표가 되신 분입니다. 게다가 그는 우리 농장에 아이젠하워부부를 초청하셨습니다. 즉, 미국대통령, 농무부장관, 아버지 그리고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입니다. 아버지와 벤슨씨는 대통령을 메추라기사냥에 데리고 나가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날씨는 몹시 추웠고 바람은 아주 매서웠습니다. 아버지는 “메추라기사냥을 나가야할까요. 아니면 모닥불을 쬐고 있어야 할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And Eisenhower turned around and looked at me and he said, “What do you think we should do?”
그러자 아이젠하워대통령은 몸을 돌려 저를 보시더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라고 말했습니다.
That made me realize how he got along with de Gaulle, Churchill, Roosevelt and others — by including them in the decision and asking them what they thought. So I tried to adopt that style of management as I progressed in life, by asking my people, “What do you think?” Now, I didn’t always go with what they thought. But I felt that if I included them in the decision-making process, and asked them what they thought, and I listened to what they had to say and considered it, they usually got on board because they knew they’d been respected and heard, even if I went in a different direction than what they were recommending.
그 순간 저는 그가 어떻게 드골, 처칠, 루즈벨트 등 수많은 인물들과 효과적으로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봄으로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켰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 인생에 있어서도 그런 매니지먼트스타일을 적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는 방식으로 말이죠. 물론 항상 그들의 의견을 제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을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키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고 고려해주면, 설사 내가 그들이 추천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존중받고 있으며 상관이 경청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내가 하려는 일에 보통은 더 잘 따라오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Q. So did you go out and shoot quail? I said: “It’s too cold. Let’s stay in by the fire.”
그래서 바깥에 나가서 메추라기사냥을 했나요?
아뇨. “바깥은 너무 추워요. 불옆에 계속 있는게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죠.
Q. When you give talks about leadership to your executives and managers, what do you tell them? A. The four most important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are, “What do you think?” Listen to your people and learn.
당신의 임원과 간부들에게 리더쉽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무엇을 이야기합니까?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4개의 단어는 “What do you think?”라고 합니다. 부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배우라고 합니다.
Q. Why do some leaders not listen well? A. I think it’s because their ego jumps in, as in, “Why should I ask you if I already know the answer?” Most of the time, you do know the answer. But if you let them know that you know, and you’re not interested in what they have to say, forget it.
왜 어떤 리더들은 경청하지 않을까요?
내 생각에 그것은 “내가 이미 답을 알고 있는데 왜 또 물어봐야하나?”라며 자신들이 더 잘났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Boss는 해답을 알고 있을겁니다. 그러나 당신이 아는 바를 팀원들도 알게 하려면, 팀원들이 뻔한 답변이나 하는걸 듣고 싶지 않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그 답을 잊으세요.” Update: 첫 포스팅에서 이 마지막 부분 번역이 좀 모호하다고 언급했는데 @ehrok님이 납득이 가는 해석을 제시해주셔서 가져왔습니다. 참고링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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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가 지금껏 일해보면서 베스트를 발휘하고 신나게 일했을 때는 내 보스가 내 의견을 잘 경청해주고 피드백을 주었을 때였던 것 같다. 특히 팀의 새까만 막내였는데도 주간회의때마다 “무슨 좋은 아이디어없냐?”고 꼭 내게까지 물어주시는 바람에 매번 의견을 준비하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됐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경청하는 자세를 조직의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계속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승진가도를 달리면 달릴 수록 더 자신에게 자신감이 붙게 되고 아랫사람들의 의견은 하찮게 여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71세 미국 여성언론인의 테크기기 활용 사례
지난 주말판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읽은 레슬리 스탈이라는 한 여성언론인의 “My tech essential”코너. 레슬리는 어떤 이슈에 대해서 심층취재로 보도하는 인기프로그램인 CBS 60 Minutes를 진행하는 고정 멤버중 한 명이다. 워낙 베테랑이고 노련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해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본인이 어떻게 첨단 테크기기를 이용하며 콘텐츠를 소비하는지에 대해서 쓴 이 글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프로필을 찾아보니 내 짐작보다 휠씬 나이가 더 많은 71세다! 어쨌든 70대의 미국의 백인여성의 미디어사용습관이 이 정도까지 디지털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간단히 의역해서 소개해본다.
킨들
“항상 출장을 많이 다니는 나는 킨들에 푹 빠져있습니다. 나는 매일처럼 책, 잡지, 신문을 읽는데 있어 킨들에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신문이 제대로 안나올때는 즉각 아마존에 전화를 걸어서 불평할 정도입니다. 킨들은 내게 있어서 뗄래야 뗄수없는 관계가 됐습니다. 이건 벌써 6번째 킨들이고요.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터치해서 넘기는 모델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글자를 크게 해서 읽습니다.”
애플TV
“애플TV로는 영국TV프로그램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블랙베리
“나는 워낙 구식이라 아직도 블랙베리를 씁니다. 엄지손가락으로 타이핑을 할 수 있고 실수도 적기 때문입니다. 테크놀로지에 있어서 내 이론은 가만히 오래 서 있으면 트랜드가 다시 내게로 돌아올 것이라는 겁니다.”
아이패드
“난 아이패드는 킨들이 고장날 경우를 대비해서 백업용으로 가지고 다닙니다. 하지만 내 아이패드의 앱은 거의 대부분 손녀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곰돌이 푸라든지 도라도라도라, 컷더로프, 앵그리버드 같은 앱이 있습니다. 그리고 크로스워드퍼즐 참고용으로도 이용합니다. 그 정도입니다.”
Audible (이것은 기기가 아니고 audible.com 서비스를 뜻함. 오디오북을 다운로드받아서 들을 수 있는 서비스. 참고 : 오디오북 단상)
“우리는 뉴욕에서는 차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여행을 갈 때는 보통 Audible.com에서 오디오북을 다운로드해서 렌터카에서 듣곤 합니다. 보통 오디오북 내용에 푹 빠져서 집에 돌아올 때까지 계속 듣게 됩니다. 하지만 보통은 (오디오북으로 책을 끝내지 않고) 하드커버책을 읽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손녀를 만나러 다녀온 최근의 여행에서는 오디오북으로 시작한 책을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하드커버로 사서 읽었습니다.”-(왜 킨들로 책을 안사고 하드커버로 읽는다는 것인지 이 부분은 조금 의문.)
위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소개하는 이유는 내가 잘 알고 있는 60대의 백인 여성 2분이 있는데 위 사례와 아주 비슷하게 미디어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둘 다 킨들을 통해서 많은 책을 읽고 있으며 아이패드도 잘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한 분은 아이폰, 다른 한 분은 안드로이드폰을 사용중이다. 또 두 분다 Audible.com에 가입해서 오디오북도 열심히 듣고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이미 미국의 디지털콘텐츠시장이 이미 엄청나게 크게 성장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테크 기기가 이렇게 원래 첨단기기 사용에 약한 연령층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우선 사용하기 쉬워야 하고 또 콘텐츠가 풍부하고 구매하기 쉬워야 한다. 새로운 기기의 보급과 동시에 사용하기 쉽고 콘텐츠가 풍부한 플렛홈이 동시에 제공되어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소니 등이 거의 10여년전부터 일찌기 전자책리더 리브리에 등을 판매하면서 전자책 보급에 나섰지만 실패했던 것은 이런 풍부한 콘텐츠플렛홈을 같이 제공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이팟, 아이폰이 이렇게까지 성공한 것은 아이튠스라는 플렛홈을 같이 제공하면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60~70대도 언제쯤 되면 이렇게 테크기기를 다양하게 쓰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될지 궁금하다. 콘텐츠산업의 부흥을 위해서는 돈이 있고 시간이 있는 연령층이 콘텐츠를 골고루 다양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인터뷰하는 60 Minutes 레슬리 스탈.
구글의 대화형 검색
구글이 오늘 크롬업데이트를 통해 대화형검색(Conversational search)를 선보였다. 이게 참 재미있다. 검색의 미래를 보는 듯 하다.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크롬에서 구글을 열고 검색창에 있는 보이스버튼을 누르고 말로 물어보면 된다. (Ok Google이라고 하면 클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음성검색이 되는 기능은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탐 크루즈는 누구인가하고 물어봤다.
그러면 내 말을 받아적기 하듯이 인식한 다음에 아래와 같이 결과를 보여준다. 여기까지는 기존과 똑같다.
좋은 점은 말로 읽어준다는 것이다. “According to Wikipedia, Thomas Cruise Mapother IV, widely known as Tom Cruise, is an American film actor and producer.” 여기까지 낭랑한 여성의 목소리로 읽어준다. 말로 물어보니 말로 답해주는 느낌이다.(모바일 구글앱에서는 이미 되는 기능이다.)
여기서부터 마치 대화하듯이 탐 크루즈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다. 대명사(he, him)를 써서 물어볼 수 있는 것이다.
말로 답을 해주기 때문에 마치 대화를 하는 느낌이다. 그의 키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부인이 누구냐고 물어봤다. 난 당연히 케이티 홈즈라고 나올 줄 알았는데… 현재 이혼상태인가보다.
단답식으로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때는 아래와 같이 음성없이 검색결과만 나온다. 어쨌든 대명사를 계속 탐 크루즈로 인식하는 것이다.
지금 현재 내 위치를 인식하기 때문에 이런 검색도 유용하다. 조금 있다가 가야할 장소까지 거리와 교통상황을 체크한다.
잠깐 써봤는데도 재미있다. 애플의 Siri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앞에서 물어본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고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훌륭하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인물이나 장소 같은 것에 대한 것을 계속 물어보기는 좋으나 얘기하다보면 맥락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구글은 점점 나아질 것이고 책을 읽거나 TV를 보다가 궁금한 것이 나오면 구글과 질문 스무고개를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 미국에 온 2009년만해도 구글검색은 그냥 기본에 충실했었다. 그러던 것이 2009년말부터 음성검색, 비주얼검색이 나오고 구글+ 등을 응용한 소셜검색도 등장했다. 이제는 그 기반위에서 대화형 검색까지 등장하고 있다. 구글검색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참고로 포틀랜드에 사는 누군가가 구글의 대화형검색을 테스트해보는 동영상.
갑들에게 감시카메라를
지난주 5월9일 미국의 이른 새벽 시간,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하던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찬물을 끼얹는 게시물 하나가 미국의 한 한인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다. 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이 인턴으로 일한 동포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나는 출근을 준비하면서 이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서 처음 접했다. “설마 그럴 리가.” 반신반의하면서 사무실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켜보니 트위터는 온통 이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리고 한국은 자정을 훨씬 지난 새벽 시간이었는데도 포털의 급등 검색어 1위가 이미 ‘윤창중’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관련 온라인뉴스가 속속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 청와대의 윤 대변인 해임 뉴스가 떴다. 처음 의혹 제기에서 해임까지가 겨우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나는 옛날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정보의 확산 속도에 경악했다.
소위 ‘라면 상무’ 사건도 그렇고 남양유업 욕설 녹취 파일 사건도 그렇다. 예전 같으면 텔레비전이나 신문의 토막뉴스로 끝났을 일들이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의 힘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사회적 이슈로 순식간에 탈바꿈한다. 이제 국민들은 힘있는 자, 갑들의 오만한 행동에 즉각적으로 공분을 표출한다. 더구나 이제는 국경도 없다. 전세계의 한국인들이 동시에 같은 이슈를 공유하고 한마디씩 자신의 생각을 보탠다.
방송사와 신문사만 잘 대응하면 됐던 올드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정부나 기업의 리더들은 이런 미디어 상황의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변해야 한다. 바뀐 세상을 원망하기보다는 리더가 먼저 이런 변화를 잘 이해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이제는 내 일거수일투족을 누군가 항상 보고 있고 기록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겠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폰을 넘어서서 이제는 말 한마디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일종의 스마트안경인 구글글라스가 내년이면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의 눈이 일종의 감시카메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부 조직의 교육을 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여기에 한가지 좋은 참고사례가 미국에 있다.
요즘 미국 경찰에는 경찰관의 선글라스에 장착해서 필요할 경우 동영상 녹화가 가능한 담배 한 개비 크기의 소형 카메라가 보급되고 있다. (참고:모든 것을 다 찍는 경찰의 소형비디오카메라-엑손 플렉스) 시민에게 법집행을 하는 현장의 모습을 경관의 시선에서 쉽게 담아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일종의 블랙박스다. ‘빅브러더’라는 반발도 있었지만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리앨토시 경찰국은 1년 전부터 이 제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실험에 나섰다. 54명의 제복경찰 중 매일 무작위로 절반을 선택해 이 카메라를 착용하고 시민과 접촉하는 경우 반드시 촬영하도록 했다.
그 결과는 놀랍다. 카메라 도입 이전과 비교해서 시민들의 경관에 대한 불평 민원 신고가 88% 줄었다. 카메라를 착용했을 경우 경관이 시민에게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행동을 최대한 조심했던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경관이 법집행을 위해서 무력을 사용한 경우도 60% 줄어들었다.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한 시민들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얌전하게 행동하는 효과가 있었다. 빅브러더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갑의 횡포 뉴스를 읽으며 앞으로 일정 직급 이상의 고위공직자나 기업 간부들에게 미국 경찰처럼 이런 카메라 착용을 일반화하고 일반 시민이나 ‘을’과 접촉할 때는 촬영을 의무화하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렇게 하면 국민이 항상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정말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제안이 단지 농담으로만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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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4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
구글I/O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들
오늘(5월15일) 있었던 구글 I/O 컨퍼런스의 내용을 이제야 따라잡고 있다. 그런데 CNET에 올라와있는데 키노트내용 전체 동영상이 4시간55분 분량이다. ㅎㄷㄷ…
그래서 CNET에 올라온 짧은 편집동영상클립을 몇개만 챙겨봤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을 공유한다.
나는 무엇보다 위 동영상이 인상적이다. 데스크탑 크롬브라우저에서 아예 키보드에 손도 대지 않고 “Ok Google”하면서 음성으로 검색하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Siri보다 더 잘 알아듣는 음성검색의 성능도 뛰어나지만 자세히 보면 무엇보다도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간결하게 정돈해서 보여주는 구글의 검색능력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구글의 진정한 강점이다.
마침 데모로 보여주는 산타크루즈 관련 정보는 나도 직접 생활속에서 검색을 많이 했던 내용이라 더욱 피부에 와닿았다. (내가 사는 쿠퍼티노에서 산타크루즈 비치는 30분정도 거리다. 어떤 비치가 좋은지, 식당은 어디를 가야하는지, 길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직접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던 경험이 있다.)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와 연동해서 빠른 속도로 정보를 찾아내 나에게 맞게 검색결과를 잘 개인화시켜서 보여주는 능력은 구글경쟁력의 원천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이런 구글검색의 강점을 느끼기는 힘들 것 같다. 개인화 검색, 로컬검색에 강한 구글이 검색할 한글 콘텐츠도 많지 않고 인구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 인터넷사용자들이 검색결과의 차별화에 별로 신경을 안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강점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구글+의 한층 개선된 UI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사진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자동해쉬태그를 달아주는 기능은 구글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Geek, nerd들만을 위한 소셜네트워크라는 비판도 있지만 꾸준히 개선해 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구글+에 추가된 사진편집기능이 놀라왔다. 빅 곤도투라 부사장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사진을 가지고 보여준 사진 enhance기능은 대단히 훌륭했다. 이건 뭐 포토샵같은 전문 사진 에디팅소프트웨어가 전혀 필요없게 된 것 아닌가. 버벅대는 iPhoto를 쓸 필요가 있을까. 그냥 찍은 사진을 구글로 다 올려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UI가 대폭 개선된 새로운 구글맵도 실제 사용해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데스크톱웹과 모바일웹의 통일성을 구현한듯 하다.
뮤직스트리밍서비스인 All Access는 어떨지 모르겠다. 판도라, 스포티파이가 장악하고 있는 영역에 구글이 들어간 것인데 과연 선도업체를 넘어설만한 차별화요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일단 Trial로 지금 가입해서 음악을 들어보고 있는 중이다. 일단은 판단유보.
키노트발표를 다 본 것은 물론 아니지만 안드로이드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데스크톱웹 중심으로 발표가 이뤄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석찬님의 안드로이드가 위험하다! 포스팅 참고) 구글글래스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점은 조금 의외였다.
마지막으로 래리 페이지의 모습에 감탄했다. 그가 CEO가 되기 전부터 구글사람들로부터 그가 말을 할때 너무 어눌하고 어색하다는 얘기를 들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CEO가 됐을 때도 그것 때문에 CEO로서의 자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내부에서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성대마비증상 때문에 그랬었는지는 몰랐다. 사실 아무런 장애없이 멀쩡한 재벌회장이나 오너, CEO들도 대외적으로 기자나 직원들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을 게을리하거나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세상에 아쉬울 것 하나 없을 것 같은) 구글 CEO 래리 페이지가 이렇게 키노트이벤트에 나와서 30분이나 연설하고나서 청중들로부터 온갖 질문을 받고 성실히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늘 구글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야후의 데일리모션 인수 실패와 프랑스정부
프랑스태생의 동영상공유사이트 Dailymotion을 Yahoo가 약 3억불(3천3백억원)가치에 인수하려다가 실패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이 “프랑스의 베스트 스타트업을 (외국기업에) 팔게 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일개 민간기업의 매각에 어떻게 정부가 개입하나 했는데 데일리모션은 프랑스텔레콤의 100% 자회사고 프랑스텔레콤에는 27% 정부지분이 있다. 그래서 산업장관이 야후의 임원과 프랑스텔레콤의 CFO를 자기 방에 불러놓고 딜을 중재했다고 한다. 장관은 데일리모션의 지분 75%를 인수하려는 야후에 대해 “Win-win 파트너쉽을 위해 50대50으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조인트벤처를 해본 사람이면 50대50으로 가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다 알 것이다. 그것도 (정부가 입김을 행사하는) 프랑스텔레콤같은 보수적인 회사와… 아마도 데일리모션을 인수해서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유튜브에 대항해 볼 심산이던 야후는 당연히 인수를 포기한다.
이에 대해 오늘자 월스트리트저널은 “A Yahoo in France”라는 제목의 사설을 썼다. 프랑스정부를 강력히 비판했음은 물론이다.
The reason for Yahoo’s failed bid to purchase a 75% stake in video website Dailymotion, which is owned by France Télécom, can be summed up in two words: nationalist prejudice.
데일리모션의 지분 75%를 인수하려했던 야후의 실패이유는 두개의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국수주의자의 편견.“
WSJ는 창업과 투자를 복돋우겠다고 세금감면과 외국인창업자특별비자 등의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이처럼 민간기업의 이슈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프랑스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데일리모션이 3개국에 걸쳐 겨우 180명정도의 직원이 있는 아직 작은 회사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소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그들을 정부가 보호하고 가꿔줘야한다고 여기는 것이 위선이라고 지적한다. 만약 그 소기업들이 이처럼 성장하고 경쟁하기 위한 투자기회를 놓친다면 그들은 영원히 소기업으로 묶여있을 것이라고 사설의 끝을 맺는다. (확인해보니 데일리모션은 지난해 겨우 Break even정도를 한 상황이다. 격심한 유튜브와의 경쟁속에서 투자없이는 성장할 수 없는 벽에 부딫혀 열심히 투자처를 찾던 중이라고 한다.)
워낙 보수적이고 미국중심적이기도 한 WSJ의 오피니언면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나는 이 건에 관해서는 확실히 프랑스정부가 황당한 개입을 했다고 생각하고 트윗을 날렸다.
2011년 7월의 뽀로로 1조원매각설 소동이 연상됐다. “자랑스러운 한국의 자식을 어찌 외국기업에 팔 수 있느냐”는 애국주의적 언론의 보도와 일반대중의 반응이 이번 프랑스정부의 반응과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메신저의 선구자 ‘ICQ’, 보안기업 ‘체크포인트’ 등 조금 뜬다싶은 스타트업은 모조리 미국회사에 매각되는 이스라엘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이스라엘에서는 키운 회사를 미국기업에 큰 돈에 매각하면 영웅이 된다.
사실 나에게는 존재감조차 없는 데일리모션인데 야후와의 파트너쉽이 이뤄진다면 이 회사가 미국시장으로 진출하고 값비싼 콘텐츠 계약을 맺어 유튜브와 경쟁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랑스텔레콤이 그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아마도 안될 것이다. 그래서 위와 같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런데 트윗을 날리고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이 트위터의 장점이다.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어쨌든 그래서 이번에는 프랑스인에게 한번 물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인인 프랑스출신 벤처기업가에게 이 WSJ사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메일을 보냈다. 5분만에 온 답장은…
“내 생각에 이건 큰 실수입니다. 중산층에 어필하고자 하는 대중영합적인 정치적인 제스쳐일 뿐입니다. 데일리모션은 야후를 통해 유튜브와 Vimeo와 경쟁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과 각종 지원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희망이 없는 데일리모션은 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외국투자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수 있습니다. “설사 성공하더라도 Exit를 할 수 없으니 프랑스의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식으로요. 정치가 비즈니스를 망친 경우입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의 생각에 나도 동의한다.
국가의 기간 산업을 다루는 기업이라면 물론 해외 매각시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민간의 작은 스타트업의 딜까지도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분명한 실수다. 정부는 어디까지나 벤처생태계를 지원하는 입장에 있어야지 그 위에서 콘트롤을 하려고 하면 안된다. Level playing field를 만들어주는 역할이 제일 중요하지 쓸데없는 규제를 만들고 간섭하려고 하면 안된다. 행여나 비슷한 일이 한국에도 벌어졌을때 훼방을 놓기보다는 우리 스타트업이 해외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으면 한다.
어쨌거나 프랑스 올랑드정권의 현재 지지도가 25%라고 하던데 과연 프랑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자회견장을 통해 보는 백악관과 청와대
백악관 프레스브리핑은 보통 제이 카니 대변인이 진행한다. 그런데 오늘(4월30일)은 오바마대통령이 직접 등장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처럼 가끔씩 예고없이 대통령이 나와서 직접 기자들과 Q&A를 가진다. 장장 48분간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했는데 덕분에 시리아문제, 관타나모수용소 문제, 의료보험개혁법이슈 등 많은 주제에 대한 Q&A시간을 가진 덕분에 많은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가보니 어김없이 전체 48분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해두었고 mp4파일로 다운로드받을 수도 있고 기자회견문전체도 공개되어 있었다. 거의 모든 백악관행사는 동영상과 전체 녹취록이 다 웹사이트를 통해서 공개된다.
정말 좁아보이는 백악관 브리핑룸에 빽빽히 앉아서 열심히 질문을 해대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면 미국의 백악관과 언론의 관계 및 분위기가 대략 짐작이 된다. 치열하다.
그리고 회견장이 정말 좁다. 지정석이다. 앞줄은 미국 공중파 방송 기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내가 맨날 보는 NBC, CBS, ABC뉴스기자들이라 아주 친숙한 얼굴들이다. 세어보니 정확히 48석이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고 놀랐던 것은 이 프레스브리핑룸이 대통령집무실인 Oval office에서 아주 가깝다는 사실이다. 대략 브리핑룸에서 10~20걸음 정도면 대통령집무실에 갈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기자실이 웨스트윙에 있다. 이 프레스브리핑룸은 69년에 처음 생겼는데 2005년 부시대통령 집권당시 개보수됐다.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개보수뒤에 단지 좌석 1개가 더 늘어났을 뿐이란다.
백악관 프레스브리핑 모습을 자주보다가 문득 청와대는 어떻게 기자회견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공개된 동영상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아래 것밖에 찾지 못했다. (꼭 보시길) 청와대홈페이지에는 브리핑 동영상이 올라오지 않는 것 같다.
어쨌든 짧은 동영상이지만 정말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일단 회견장 공간이 썰렁할 정도로 넓다.
땅덩이 큰 미국은 기자회견장이 작고 작은 나라인 한국의 기자회견장은 이렇게 넓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다. 뭐 넓으면 좋긴하겠다.
기자들이 얼마나 많이, 어떻게 질문하는지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동영상이 짧게 편집되어 있어 그런 장면이 보이지 않았다. 아쉽다. 청와대 춘추관은 대통령이 있는 본관과 500미터이상 떨어져있다고 한다. 청와대출입기자들은 자조적으로 ‘춘추관출입기자’라고 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대통령과 그 참모들과 지근거리에 있지 않으면서 생생한 뉴스를 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Out of sight, out of mind”라고 했다. 물리적인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가는 아주 중요하다. 우연한 만남속에서 서로 안부와 정보를 교환하고, 그러다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전향적인 공간배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윤창중대변인이나 박대통령의 모습이 너무 엄숙주의로 흐르는 것 같다. 유머러스하게 회견을 시작하면서 좀 자유로운 분위기의 소통을 할 수는 없을 것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바마의 기자회견을 보고 한줄 써본다는 것이 너무 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