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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해외 회사설명회에 도전한 우아한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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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알토스벤처스의 Annual meeting에 다녀왔다. 벤처캐피탈회사의 애뉴얼미팅행사는 투자펀드에 돈을 투자해준 투자자(LP-Limited partner라고 한다)에게 지난 일년간의 성과를 보고하는 이벤트다. 그리고 투자포트폴리오회사의 CEO들이 투자자들을 위해 회사소개 프리젠테이션이나 대담을 하고 끝나고 나서 같이 식사를 하며 어울리는 자리다. 즉 벤처투자펀드에 돈을 대는 투자자들, 벤처에 직접 투자하는 VC들, 벤처기업가들이 함께 모여서 교류하는 흥미로운 시간이다. 파트너이신 Han Kim이 초대해주셔서 또 한번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런 자리에 갈때마다 실리콘밸리의 다양성에 대해 느끼곤 한다. 알토스는 한국계 2명의 파트너와 캐나다출신 중국계 파트너 1명이 같이 일하는 VC다. CFO는 백인이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아시아쪽 사람들은 아니고 역시 다양하다. 포트폴리오벤처회사의 CEO들도 백인, 중국계, 한국계, 인도계 등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다. 서로 다양한 지역,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할때 재미도 있고 배우는 것도 많다. “우리는 테크놀로지에 열정을 가지고 있고 창업가들을 돕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이야기하는 파트너들도 인상적이었다. (참고 링크 : Han Kim님의 알토스투자론)

왼쪽이 이승민실장, 오른쪽이 김봉진대표.

왼쪽이 이승민실장, 오른쪽이 김봉진대표.

무엇보다 오늘 감탄한 것은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 김봉진대표, 이승민 전략기획실장의 탁월한 회사소개 프리젠테이션이었다. 김대표는 미국이 초행이고 이실장은 허니문이후 두번째 방문이라고 해서 사실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버벅대는 영어로 어색한 프리젠테이션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다 경험이고 투자여부가 달려있는 중요한 자리는 아니니까.

어쨌든 김대표가 처음 인사말을 하고 회사소개는 이실장이 진행하는 식으로 프리젠테이션은 시작됐다. 10분정도의 회사소개가 끝나고 나서 Q&A는 김대표가 한국말로 대답하고 이실장이 통역을 했다.

Screen Shot 2013-05-31 at 12.25.14 AM

우아한 형제의 명함 디자인.

우선 ‘우아한 형제’라는 회사 이름을 어떻게 영어로 옮길까 했는데 ‘Woowa Brothers’라는 절묘한 이름을 택했다. 그리고 ‘Elegant’와 ‘Wow’의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리고 미국의 도시들에 견주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서울 등 대도시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단시간내에 세계최고의 모바일대국이 됐으며, 음식 배달문화가 흥한 한국에 대해 소개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같은 이유로 배달의 민족앱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을 간결한 슬라이드로 설득력있게 잘 설명했다.

그리고 특히 3분짜리 회사소개비디오를 참 잘만들었다. 영어 나레이션 설명이 없이도 적당히 코믹한 애니메이션과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적절한 영어설명문구, 그리고 내용에 잘 어우러지는 배경음악으로 인해 청중들 모두 집중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후에 배달의 민족 앱에 대해서 추가로 설명하는데도 이 동영상이 큰 도움을 줬다. 김봉진대표가 역시 디자이너출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우아하고’ 수준높은 회사소개동영상이었다.

이실장의 영어는 겨우 미국에 2번째 방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창하고 발음도 좋아서 미국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영국이나 호주 같은 곳에서 공부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끝나고 얘기해보니 정말 한국에서만 공부한 토종영어라고 해서 또 놀랐다. (외국유학을 안가고도 저렇게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니 난 뭔가 싶어 자괴감에 빠질 정도였다..)

오늘 행사에서는 3개의 회사만 소개프리젠테이션을 했는데 미국현지의 회사들보다 오히려 우아한 형제들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질문도 많이 나왔다.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해외진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김대표는 일단 해외진출을 고려하고 준비중이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앱 자체의 완성도도 높고 미국의 경쟁서비스인 Seamless에 못지 않은 높은 사용율 그리고 음식주문 Payment model을 더해가면서 비즈니스모델을 진화하고 있다는데 다들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잘만하면 얼마든지 글로벌마켓에 도전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한국스타트업의 수준이 이젠 참 많이 올라갔다는 것을 실감한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이렇게 실력이 되는데 자꾸 나와서 도전하고, 서로 배운 것을 나누고, 서로 자극하면 더욱더 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두드리면 열린다. 우아한 형제 파이팅!

(우아한 형제는 참 독특한 회사라는 것을 개성있는 직원소개페이지를 보면서도 느낀다.^^)

Screen Shot 2013-05-31 at 12.41.03 AM

Written by estima7

2013년 5월 31일 , 시간: 12:03 am

5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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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와한 형제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문화를 전파하고 오신 것 같습니다.
    이런 소식이 발생하는 것도, 전파되는 것도 너무너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2.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 민족을 보면서 이제는 이기업이 카톡과 같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약간의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도 멋진 기업을 만들어 주세요 후배 창업자로써 많이보고 배우겠습니다

    곽영국

    2013년 6월 2일 at 5:04 pm

  3. 너무 멋져요 ~~~

    Kris

    2013년 6월 6일 at 3:37 am

  4. […] 그 결과 오히려 같이 발표한 다른 미국 벤처기업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모으고 질문도 많이 받았다. 흔히 유행하는 미국의 인터넷서비스를 따라했다면 별로 관심을 못 받았겠지만 한국 시장에 맞는 자신만의 서비스를 개발해낸 것이 오히려 미국 투자자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참고 : 첫번째 해외회사설명회에 도전한 우아한 형제들) […]

  5. 재미있는 곳이네요, 자유분방한 분위기 일거라고 예측해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속에 더 재미있고 기발한 생각들이 나오는거 같아요! 특히 저 회사소개 동영상은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정말 간결하면서도 포인트는 짚어주는 좋은 프레젠테이션인거 같아요 ㅎㅎ 이 회사가 점점 더 많은 우리나라에서 자기들의 분위기와 색을 퍼트려주면 좋겠어요

    호두아미

    2013년 7월 31일 at 6:0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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