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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의 마크 허드가 쫓겨난 진짜 이유(NYT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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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HP CEO 마크 허드의 급작스러운 사임 뉴스를 듣고 고개를 갸우뚱한 일이 있다. 몇년간 수천억원의 연봉을 받는 CEO가 겨우 외부 Contractor에게 쓴 1천불에서 2만불사이의 비용이 부적절하다고 사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가 된 상대 여인과 따로 식사정도를 했을지언정 성관계는 없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미국 기업계가 그렇게 깨끗한가? 이런 기준을 대면 한국CEO중에 버텨낼 사람 하나도 없겠네”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아니다 뭔가 있다. 그럴리가 없다. 다른 이유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라고 결론내렸다. 더구나 칼리 피오리나 이후 등장 HP의 실적을 극적으로 올린 스타 CEO가 아닌가. 정말 이상했다. (그런 스타CEO인데도 왜 나는 그에 대해 거의 전혀 몰랐을까? 사실 HP CEO이름이 마크 허드라는 것도 처음으로 인식했다)

그런데 오늘 뉴욕타임즈에 내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기사가 났다. 제목이 “Real Reason for Ousting H.P.’s Chief“. 그가 쫓겨난 진짜 이유란다. 도대체 뭘까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CEO리더쉽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기사였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이 일독했으면 한다.

귀차니즘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요약하면.

마크 허드가 4년전에 CEO가 된 이후 매출은 $80B에서 2009년에 $115B으로 뛰었다. 주가도 2배상승하고 마진도 높아졌다. 그는 월가의 사랑을 받는 CEO였다. 하지만 그는 이면에서는 정치에 능한 무자비한 보스였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CEO였다. 직원 모두가 그를 싫어했다. 내부 조사에 따르면 HP직원중 3분지 2가 다른 회사에서 오퍼를 받으면 HP를 떠나겠다고 할 정도였다. 무례하고 저속한 분위기의 그는 공포를 기반으로 부하를 통치했으며 효율적인 통치를 위해 임원들을 쪼아댔다 그리고 단기실적을 위해 미래를 희생했다. HP의 전통이었던 R&D비용은 매출의 9%대였다. 그러던 것이 마크 허드이후에는 2%까지 떨어졌다. PC그룹에서는 R&D비용이 1%이하였다. HP가 아이패드에 대응을 못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는 심지어 기부예산까지도 삭감했다.

즉, 아무 성적이 좋아도 HP의 가치를 갉아먹는 이런 CEO를 몰아내기 위해 이사회는 “부적절한 비용사용”과 “섹스스캔들”(성관계는 없는)을 들어 그를 내쫓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월스트리트의 화살을 피할 수 있으니까. 정말 이사회의 생각이 이랬다면 정말 흥미있는 스토리다.

이 기사의 마지막 부분이 나에게는 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One thing I found surprising this week was learning that to many H.P. observers Ms. Fiorina no longer seemed quite so bad. It was actually her strategic vision that Mr. Hurd had executed, I heard again and again. Her problem was that while she talked a good game, she lacked the skill to get that big, hulking, aircraft carrier of a company moving in the direction she pointed. Mr. Hurd was a brilliant operational executive, but had the strategic sense of a gnat, and knew only how to cut costs.(이번 취재에서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많은 HP주변인들이 더이상 칼리 피오리나를 나쁘게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사실 마크 허드가 실행한 것은 그녀의 전략적 비전었다는 이야기를 나는 여러번 들었다. 그녀의 문제는 사실 그녀가 제대로 된 전략게임을 이야기했지만 그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 커다란 공룡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마크허드는 오퍼레이션에 뛰어난 중역이었다. 하지만 전략적 센스는 젬병이었고 오로지 비용을 깎는 방법밖에 몰랐다)

What H.P. needs in its next leader, Mr. House told me, is “someone with Carly’s strategic sense, Mark’s operational skills, and Lew’s emotional intelligence.” (HP가 필요로하는 차세대리더는 칼리피오리나의 전략적센스, 마크허드의 오퍼레이션능력, 그리고 루플렛(피오리나이전CEO)의 감성지수가 있어야한다)-Emotional intelligence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말입니다-리더는 모름지기 부하를 감싸안는 감성적인 능력이 있어야한다는 얘기죠.)

That is a tall order, but not an impossible one. It is certainly plausible that the H.P. board can find such a person. Given its recent track record, though, don’t hold your breath.(그것은 참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HP이사회가 그런 인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의 실적으로 볼때는 큰 기대를 하지 말기를…. )

이 글을 읽고 CEO의 리더쉽에 대해서 또 다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됐다. 젊었을 때 역시 이사회의 결정으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는 어땠을까?

마침 또 이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허드 前 HP CEO ‘미운 털’ 스티브 잡스 ‘인기 짱’(한국경제)

마크허드는 HP직원들에게 단지 34%의 지지를 얻어 조사대상 IT CEO중 가장 낮은 지지도를 기록한 반면에, 스티브 잡스는 애플직원들에게 98%의 지지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둘 다 폭군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다른 리더쉽이라는 생각이 든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8월 15일 , 시간: 6:54 오후

10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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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읽었습니다. 미래 자원을 탕진해서 현재 실적에 매진한 셈이라고 해석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이런 방식은 주로, 실적 지상주의자들이 잘 하는 행태가 아닐까 싶네요.

    Rkakd

    2010년 8월 15일 at 7:10 오후

  2. 어쩌나? 이 글에서 보여준 상황이 너무 익숙한데…

    정태기

    2010년 8월 15일 at 7:21 오후

  3. 초보 CEO로 많은 생각이 드네요. ^^
    그나저나 축하드려요~ 더 큰 세상에서 더 큰 뜻을 펼치시기 바랍니다.

    그만

    2010년 8월 15일 at 7:46 오후

  4. 좋은 경험 많이 공유해줘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지승준

    2010년 8월 15일 at 8:27 오후

  5. 저도 그 뉴스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단기 실적에 집착하는 CEO였기 때문이었군요.
    이런 CEO들 대부분이 보수의 성과연동주의에 매몰돼 장기적인 비전 없이 당장 비용 깎는 데만 혈안이 돼 있지요..
    서브프라임 위기 전 금융기업들의 CEO나 엔론의 CEO 등도 자기 보수 챙기기와 단기성과주의에 혈안이 됐던 건 마찬가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참 이상한 게 미국 슈퍼리치 기사를 쓰거나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
    그 사람들은 정말 평생 써도 다 쓰기 어려울 정도로 돈을 벌었으면서도 더 많은 보수를 받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 자리에 있으면 공식적 회의나 이런 자리에서 돈 얘기는 꺼내지 않는데, 실제로 공공연히 이번에 몇백만 달러를 더 받았어야 한다는둥 하면서 자기 보수 얘기를 한다고들도 하더군요.
    있는 넘들이 더하다는 얘기가 이래서 나온 것일까요?
    어쨌든 이번 HP CEO 퇴출 사건 등을 보면, 금융위기로 파탄난 회사에서조차 돈 챙겨 나오는 CEO들, 그리고 그 실패를 고스란히 떠안는 주주와 특히 해고 노동자들 등을 보면서 미국 이사회나 주주들도 조금씩 기업의 단기성과주의가 가장 좋은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아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2010년 8월 15일 at 8:57 오후

  6. 좋은 글 감솨합니다
    저희 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patternloader

    2010년 8월 15일 at 9:44 오후

  7. 잘 읽고 갑니다.

    용인나룻배

    2010년 8월 15일 at 9:47 오후

  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송정현

    2010년 8월 15일 at 9:50 오후

  9. 좋은 글 감사합니다

    happyenergizer

    2010년 8월 15일 at 10:38 오후

  10. 칼리피오리나가 전략적이긴 했나요? 여전히 저는 칼리는 과대평가라는 생각이.. 그나저나 위 이야기를 보니, 저는 오히려 LG전자의 김쌍수부회장과 남용부회장이 떠오르는군요. 과거 몇년 LG전자 호성과의 바탕은 김쌍수부회장이 다 만들고서, 남용부회장은 들어와서 비용절감에만 치중해서 단기 성과 올리고는 결국 망가지기 시작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거던요..

    daremighty

    2010년 8월 16일 at 5: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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