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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CEO Does-CEO의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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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이코스에 와서 CEO로 일하기 시작한지 이제 거의 1년반. 항상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일까”, “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CEO가 하루종일 정신없이 바쁘게 지시를 내리고 점검하고 꾸짖고 칭찬하고 그렇게 회사가 잘 돌아가는지 챙겨야하는 것이 아닐까. 너무 자유방임으로 놔두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간섭을 하고 챙기면 나아질까. 이런 여러가지 생각이 항상 마음속을 맴돈다.

그런데 가끔씩 살펴보는 유니온벤처스의 프레드윌슨의 포스팅 “What A CEO Does“을 보고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오늘 아침 받았다.

약 25년전 풋내기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일하기 시작한지 얼마안된 그가 투자회사의 CEO감을 물색하기 시작하다가 오랜 선배인 VC에게 물었다. “What exactly Does a CEO do?” 주저없이 나온 그 선배VC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A CEO does only three things. Sets the overall vision and strategy of the company and communicates it to all stakeholders. Recruits, hires, and retains the very best talent for the company. Makes sure there is always enough cash in the bank.

CEO는 단 3가지 일만 한다. 회사의 전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설정하고 그것을 모든 이해당사자에게 소통시킨다. 회사를 위해 필요한 최고의 인재를 뽑고 만족해서 일할 수 있도록 유지한다. 은행에 항상 충분한 현금이 있는지 확인한다.

프레드윌슨이 “Is that it?”이라고 질문하자 그 VC는 “CEO는 그밖의 모든 일(Tasks)를 팀에 위임(Delegate)해야한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프레드윌슨은 이 금언을 오랫동안 곰곰히 생각해보고 그가 CEO를 찾을때 적용해보고는 했다고 한다. Great CEO의 경우에는 이 세가지 이상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 경우는 물론 OK였다. 하지만 이 3가지중 하나라도 잘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Great CEO가 될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원리(?)는 25년동안 그에게 아주 유용했고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해주고 있다고 한다.

약간은 VC의 시각이 가미됐는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과 비슷해서 위안이 된다. 물론 내가 위 3가지를 다 잘하고 있다고 할 수 는 없지만 말이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8월 30일 at 8:32 am

짧은 생각 길게 쓰기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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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의 마크 허드가 쫓겨난 진짜 이유(NYT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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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HP CEO 마크 허드의 급작스러운 사임 뉴스를 듣고 고개를 갸우뚱한 일이 있다. 몇년간 수천억원의 연봉을 받는 CEO가 겨우 외부 Contractor에게 쓴 1천불에서 2만불사이의 비용이 부적절하다고 사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가 된 상대 여인과 따로 식사정도를 했을지언정 성관계는 없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미국 기업계가 그렇게 깨끗한가? 이런 기준을 대면 한국CEO중에 버텨낼 사람 하나도 없겠네”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아니다 뭔가 있다. 그럴리가 없다. 다른 이유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라고 결론내렸다. 더구나 칼리 피오리나 이후 등장 HP의 실적을 극적으로 올린 스타 CEO가 아닌가. 정말 이상했다. (그런 스타CEO인데도 왜 나는 그에 대해 거의 전혀 몰랐을까? 사실 HP CEO이름이 마크 허드라는 것도 처음으로 인식했다)

그런데 오늘 뉴욕타임즈에 내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기사가 났다. 제목이 “Real Reason for Ousting H.P.’s Chief“. 그가 쫓겨난 진짜 이유란다. 도대체 뭘까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CEO리더쉽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기사였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이 일독했으면 한다.

귀차니즘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요약하면.

마크 허드가 4년전에 CEO가 된 이후 매출은 $80B에서 2009년에 $115B으로 뛰었다. 주가도 2배상승하고 마진도 높아졌다. 그는 월가의 사랑을 받는 CEO였다. 하지만 그는 이면에서는 정치에 능한 무자비한 보스였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CEO였다. 직원 모두가 그를 싫어했다. 내부 조사에 따르면 HP직원중 3분지 2가 다른 회사에서 오퍼를 받으면 HP를 떠나겠다고 할 정도였다. 무례하고 저속한 분위기의 그는 공포를 기반으로 부하를 통치했으며 효율적인 통치를 위해 임원들을 쪼아댔다 그리고 단기실적을 위해 미래를 희생했다. HP의 전통이었던 R&D비용은 매출의 9%대였다. 그러던 것이 마크 허드이후에는 2%까지 떨어졌다. PC그룹에서는 R&D비용이 1%이하였다. HP가 아이패드에 대응을 못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는 심지어 기부예산까지도 삭감했다.

즉, 아무 성적이 좋아도 HP의 가치를 갉아먹는 이런 CEO를 몰아내기 위해 이사회는 “부적절한 비용사용”과 “섹스스캔들”(성관계는 없는)을 들어 그를 내쫓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월스트리트의 화살을 피할 수 있으니까. 정말 이사회의 생각이 이랬다면 정말 흥미있는 스토리다.

이 기사의 마지막 부분이 나에게는 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One thing I found surprising this week was learning that to many H.P. observers Ms. Fiorina no longer seemed quite so bad. It was actually her strategic vision that Mr. Hurd had executed, I heard again and again. Her problem was that while she talked a good game, she lacked the skill to get that big, hulking, aircraft carrier of a company moving in the direction she pointed. Mr. Hurd was a brilliant operational executive, but had the strategic sense of a gnat, and knew only how to cut costs.(이번 취재에서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많은 HP주변인들이 더이상 칼리 피오리나를 나쁘게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사실 마크 허드가 실행한 것은 그녀의 전략적 비전었다는 이야기를 나는 여러번 들었다. 그녀의 문제는 사실 그녀가 제대로 된 전략게임을 이야기했지만 그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 커다란 공룡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마크허드는 오퍼레이션에 뛰어난 중역이었다. 하지만 전략적 센스는 젬병이었고 오로지 비용을 깎는 방법밖에 몰랐다)

What H.P. needs in its next leader, Mr. House told me, is “someone with Carly’s strategic sense, Mark’s operational skills, and Lew’s emotional intelligence.” (HP가 필요로하는 차세대리더는 칼리피오리나의 전략적센스, 마크허드의 오퍼레이션능력, 그리고 루플렛(피오리나이전CEO)의 감성지수가 있어야한다)-Emotional intelligence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말입니다-리더는 모름지기 부하를 감싸안는 감성적인 능력이 있어야한다는 얘기죠.)

That is a tall order, but not an impossible one. It is certainly plausible that the H.P. board can find such a person. Given its recent track record, though, don’t hold your breath.(그것은 참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HP이사회가 그런 인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의 실적으로 볼때는 큰 기대를 하지 말기를…. )

이 글을 읽고 CEO의 리더쉽에 대해서 또 다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됐다. 젊었을 때 역시 이사회의 결정으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는 어땠을까?

마침 또 이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허드 前 HP CEO ‘미운 털’ 스티브 잡스 ‘인기 짱’(한국경제)

마크허드는 HP직원들에게 단지 34%의 지지를 얻어 조사대상 IT CEO중 가장 낮은 지지도를 기록한 반면에, 스티브 잡스는 애플직원들에게 98%의 지지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둘 다 폭군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다른 리더쉽이라는 생각이 든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8월 15일 at 6:54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