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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9월 7th, 2019

바른말 키패드를 만든 고등학생 스타트업 비트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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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로 수요일 아침마다 선릉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리는 테헤란로커피클럽에서는 흥미로운 스타트업을 항상 만날 수 있다. 스얼 센터장이긴 하지만 나도 사실 아무 정보가 없이 갔다가 감동적인 창업스토리를 듣는 경우가 많다. 지난 수요일도 그랬다.

안서형대표는 이제 겨우 22세인데 벌써 5년차 창업자다.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 기록삼아 그의 발표를 찍은 사진을 내 블로그에도 메모해 둔다.

스마트폰 키보드에 입력한 말에 반응하는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플레이키보드앱‘을 만들어 2018년 1월 안드로이드앱으로 출시했다.

지난해말부터 성장에 가속도가 붙어서 100만 다운로드를 넘어 순항중이다.

10대들에게 큰 인기가 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2014년 여름의 삼성전자 공모전이었다.

상금이 엄청났다. 솔직히 상금에 욕심이 나서 응모하기로 했다.

고1짜리 5명이 모여서 비트바이트팀을 결성했다.

모두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선린인터넷고 학생들이었다. 스타트업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 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10대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소프트웨어로 해결해 보는 것”으로 했다.

당시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욕설사용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더 문제는 스마트폰과 SNS의 대중화로 온라인으로 욕설이 더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거였다.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뭔가 문제를 해결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른말키패드였다.

이처럼 욕설을 쓰더라도 내용을 순화시켜줬다.

그리고 비속어 사용 횟수를 세어서 바른말 점수로 매겨주고 그래프로까지 보여줬다.

비속어사전과 바른말 랭킹도 제공했다.

트로피를 획득하기 위한 사용자간의 경쟁도 치열했다. 게미피케이션을 도입한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만들어서 내놨더니 예상치 못한 폭발적 반응이 나왔다.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예전에는 채팅방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서로 비속어를 사용했는데..

“너 바른말 키패드 써야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프로토타입에서 제품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상도 받았다.

그러다보니 키보드앱으로 사업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3때인 2016년 비트바이트라는 사명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무엇이 불편한지 고객들에게 물어봤다. 테마가 부족하다는 답이 나왔다.

대학에 입학해서 다시 개발해서 나온 것이 플레이키보드다. “10대들은 자판을 다 외우기 때문에 자판이 잘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귀여운 캐릭터가 잘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타겟고객은 10대에서 20대 초반인 Z세대다. 그 이유는…

우리부터가 Z세대이기 때문이다. 우리 팀의 평균나이는 21세다.

스타트업으로서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을 한다.

우리의 목표는 내년까지 1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속도로는 15년이 소요된다.

그래서 이렇게 하려고 한다.

안되면 되게 할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사실 2014년 고 1이었을 당시를 돌아보면…

지금의 비트바이트팀은 어림도 없었다.

사업을 해보니까 사업은 세상 모든 어려움의 종합선물세트 같다는 느낌이다.

어쨌든 모든 것의 시작이 되었던 포스터를 다시 보며… 열심히 달리려고 한다.

약 20분간의 안서형대표의 발표를 들으며 요즘에는 정말 뛰어난 20대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스타트업생태계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비트바이트의 성장을 앞으로 지켜보기 위해 기억해두려고 메모해 둔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9월 7일 at 10:33 오후

넷플릭스 아메리칸 팩토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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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 나와서 워낙 호평인 아메리칸 팩토리를 봤다. 과연 큰 찬사를 받을만한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을 했다.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2008년 GM이 데이톤에서 공장을 폐쇄해 2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후 극심한 후유증을 겪는 이 중부도시에 중국의 유리회사인 후야오 유리공업(福耀玻璃工业)이 들어와서 2016년 약 2천명을 고용하는 자동차용 유리공장을 개설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의 도입부분에는 희망이 넘친다. 일자리를 잃고 밑바닥 생활을 하던 평범한 미국인들이 새로 공장에 들어와서 익숙하지 않은 일이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지만 회장님 포스가 넘치는 후야오 차오 더왕회장님은 공장 곳곳을 둘러보며 지시한다. 약 2백명의 중국인들이 복건성 후야오본사에서 넘어와서 공장 초기 생산 안정화를 위해 일하며 미국인들과 교류하기 시작한다. 이 중국인들도 대부분 생전 처음 자기 땅을 떠나본 평범한 공장 노동자들이다. 미국인경영진과 주요 라인매니저들은 복건성 후야오 본사에 초대된다. 군말없이 밤낮없이 일하는 중국 공장 노동자들과 가족과 회사가 일체가 된 중국회사의 문화를 보며 놀라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잘해보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 것이 그렇게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작업속도가 느린 미국인노동자들에게 중국인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미국인노동자들은 중국인매니저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무조건 시킨다고 고개를 젓는다. 또 경영진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작업장에서 사고가 빈발한다고 한다. 시급 12불도 너무 적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GM공장시절에는 시급 29불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노조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나온다. 한편 공장의 생산성은 본사만큼 오르지 않고 품질 문제도 심각하다. 흑자전환이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갈등속에서 미국인 경영진이 교체되고 중국인CEO가 임명된다. 미국에서 26년을 살았다는 이 CEO는 중국인직원들에게 미국인의 정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미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칭찬을 많이 들으면서 자라서 자신감이 넘친다는 식이다.

어쨌든 갈등은 고조되고 노조설립 주장 피켓을 들고 다니는 노동자들이 나타난다. 그래서 해고 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회사밖에서 UAW, 미국자동차노조와 같이 노조설립 시위를 벌인다. 노조설립 찬반 투표를 앞두고 회사는 노조회피 컨설팅 회사를 고용해 직원들을 모두 면담하도록 하고 노조설립을 만류한다. 시급을 2불 올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노조설립을 위한 찬반투표 날이 밝았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여기까지만…)

끝까지 보고 나서 감탄한 것은 이런 모든 상황을 참으로 객관적으로 담았다는 점이다. 노동자를 착취하는 중국인 경영자와 그 때문에 고통받는 미국인 중산층으로 흑백구도로 다룰 것 같았는데 끝까지 보면 그렇지 않다. 선동적이지 않다. 그저 중국인 회장님이나 중국인 직원들이나 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담았다. 당대에 10조가 넘는 규모의 기업을 키운 중국인 회장님도 자신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영자인지 환경파괴자인지 고민하는 모습을 담았다.

나도 예전에 미국 보스턴 라이코스에 가서 미국인 직원들과 부대끼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미국인은 세계최강국의 국민이라 뭔가 다 잘살고 똑똑한 엘리트일 것처럼 느끼기 쉽다. 하지만 만나서 얘기해보면 대부분 우리와 똑같은 보통 사람들이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성실하게 일하고 돈을 벌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가진 사람이다. 다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 뿐이다. 이 다큐는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아메리칸 팩토리를 보면서 놀란 점은 “어떻게 저런 장면을 찍었을까”였다. 중국인직원이나 미국인노동자들이나 가감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찌보면 비밀스러운 중국인 CEO와 회장님의 대화나 미국인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거침없는 비난이 날 것 그대로 나온다.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이 다큐를 찍은 스티븐 보그나와 줄리아 라이커트의 오바마 부부와의 대화 동영상을 보고 풀렸다.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의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스는 첫 제작 배급작품으로 이 작품을 골랐다.

이 대담에서 스티븐 보그나감독은 “처음부터 우리가 들어가서 다 찍을 수 있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단순히 회사의 홍보동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편집권은 우리에게 있다고 했는데도 허용해줬다고 말했다. (아마 잘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처음에는 신이 났어요. 양쪽의 문화가 융합되며 모든게 잘 될 것 같았어요. 모두가 낙관적이었죠. 우리도 현장에 있었어요. 그런데 상황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죠. 우리도 현장에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상황이 어렵지만 당신들도 이제 우리와 같은 사람이니 여기 계속 같이 있도록 해요’라면서 다 찍을 수 있도록 해줬어요. 사람들은 우리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줄 것이라고 신뢰했고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했죠.” (스티븐 보그나)

그래서 이 부부 제작팀은 3년동안 1200시간의 영상을 담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온 작품은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고 국가간 문화의 차이, 글로벌라이제이션, 자동화로 인한 미래 일자리의 변화 등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내용을 담은 명작이 됐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 대해서 궁금해서 찾아본 동영상중에 The Hill에서 스티븐 보그나와 줄리아 라이커트를 인터뷰하는 동영상을 흥미롭게 봤다. 이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후야오 아메리카 공장은 지금 어느 정도 안정이 되서 큰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재미있는 점은 여기 나오는 남성 진행자의 태도다. “어떻게 중국회사가 미국에서!”하는 식으로 차별적인 관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댓글에서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런 사람이 이런 다큐를 만들었으면 완전히 다른 내용이 나왔을 것이란 생각을 해봤다. 어쨌든 강추하는 다큐.

Written by estima7

2019년 9월 7일 at 9:05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