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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0월 6th, 2017

서울지하철과 도쿄지하철 디스플레이 UX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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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출장가면 항상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엄청나게 비싼 택시에 비해 경제적인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감탄하는 것이 지하철내 디스플레이에서 보여주는 정보의 세심함이다. 요즘 도쿄의 지하철열차는 출입문위에 2개의 디스플레이가 있고 하나는 광고를 보여주고 또 하나는 승하차와 관련된 정보를 계속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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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도쿄의 13번째 지하철 노선으로 개통한 후쿠토신센(부도심선)이 시부야역에 도착할 때의 디스플레이 화면 모습이다. 내가 있는 열차가 3번열차이며 열차에서 내리면 어느 쪽에 출구와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어느 쪽으로 내리면 시부야 히카리에빌딩이나 마야마스언덕쪽으로 나갈 수 있는지가 알기 쉽게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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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전철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JR야마노테선. 서울지하철 2호선처럼 원형노선으로 도쿄시내를 순환운행한다. 한바퀴 도는데 거의 한시간 걸리는 것이 2호선과 비슷하다. 야마노테선도 마찬가지로 출입문 위에 2개의 디스플레이가 있다. 내가 승차할 때마다 편리하게 생각하는 것은 앞으로 남은 역까지 몇분이 남았는지 보여주는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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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 지하철 2호선의 디스플레이는 승하차 출입문이 아닌 열차 중앙쪽에 붙여져 있어 보기가 불편하다. 또 모니터 스크린은 2개를 붙여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둘 다 같은 화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아쉽다. 항상 광고를 틀고 있으며 내릴 역에 대한 정보는 아래쪽에 최소한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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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에는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페친 이기복님의 사진.) 나도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해서 하차 역을 확인하기 위해 정차역 간판을 열심히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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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가장 최근(2009년)에 개통한 9호선의 경우는 조금 낫다. 하지만 출입문위의 디스플레이가 하나인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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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는 정보도 그렇게 친절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역과 역사이에서는 광고를 보여주다가 정차가 임박해서야 내릴 역 정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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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5호선 지하철은 2개의 화면을 이용해 한쪽은 계속 광고를, 한쪽은 하차역정보를 보여줘서 도움이 된다. 내가 타본 지하철 노선중 가장 잘되어 있는 느낌.

***

일본 지하철의 각종 표지판, 내부 디스플레이, 티켓 자동판매기 등을 보면서 고객입장에서 디자인한 UX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도쿄를 여행해보신 분들은 비슷하게 느끼셨을 것 같은데 역사 곳곳에 승객을 배려하는 각종 안내문이 적절하게 붙어있다. 또 그런 안내문이 이제는 영어, 한국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도 잘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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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하철역사에서 위처럼 다국어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세련된 UI의 승차권 판매기로 교체해 나가고 있다. 덕분에 외국인입장에서도 하등 불편하지가 않다. 가끔씩 디테일에 감탄하면서 “정말 고객입장에서 생각해봤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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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하네다공항에 내리면 만날 수 있는 열차 티켓 구매 코너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로 된 안내문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부야, 신주쿠, 긴자, 롯퐁기 등 외국인들이 주로 가는 역으로 가는 다양한 방법을 영어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항상 옆에 서있는 안내원에게 물어보면 자세히 안내해준다. 헷갈려 하는 것 같으면 안내원이 먼저 말을 걸어서 도와줄까요하고 물어본다.

반면 서울 지하철에서는 그런 세세한 배려를 느끼기 어려워서 조금 아쉽게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서울지하철이 크게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불친절하고 더럽고 비싸기만 한 미국 등 세계각국의 지하철과 비교하면 서울지하철은 훌륭하다. 당연히 평균이상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고객을 조금 더 생각하고 이런 디스플레이나 표지판 등의 UX를 신경써서 만든다면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백만명의 시민들은 휠씬 더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다. 그렇게 큰 예산이 드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설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결국 얼마나 우리가 고객중심마인드를 가지고 설계하는가에서 달라지지 않을까.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6일 at 10:42 오후

전기자동차시장을 만들고 석권해 나가는 중국정부의 산업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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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WSJ의 “China, With Methodical Discipline, Conjures a Market for Electric Cars”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고 메모. 중국이 어떻게 잘 만들어진 산업 정책으로 전기자동차시장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내용. 신성장산업을 키우지 못하고 우왕좌왕중인 우리의 모습과는 크게 대조적인 것 같아서 잊지 않으려고 적어본다.

위는 기사와 함께 소개된 동영상 리포트. 요지는 다음과 같음.

여러분은 테슬라, 닛산, GM의 전기자동차에 익숙할지 모르지만 이미 세계 전기차 생산량의 절반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에는 약 70만대의 전기차가 운행중이다.

중국에는 약 100가지 전기차모델이 나와있으며 지난해 35만1천대가량이 팔렸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이 중국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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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팔리는 전기차는 거의 대부분 중국산이다. 유일하게 의미있는 숫자를 판매한 해외전기차회사는 테슬라로 2016년 1만1천대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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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중국은 2014년중반부터 세계 1위의 전기차시장이 됐다.

중국의 전기차붐은 중국인들이 친환경적이어서가 아니다. 중국정부의 산업정책 때문이다. 단순히 전기차를 구입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도가 아니다. 더 중요한 인센티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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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에서 BYD의 전기차를 소유한 통 즈비아오씨의 경우 개솔린엔진의 폭스바겐차가 있는데도 전기차를 또 구입했다. 그의 폭스바겐 번호판으로는 선전 시내에서 주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솔린차로는 시내주행이 가능한 라이센스를 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다. 추첨으로 배분하는데 몇년을 기다려도 안된다.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의 일선도시들은 다 이런 제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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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기자동차를 구입하면 이런 시내운행제한이 없는 번호판을 바로 받을 수 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전기차를 구입하면 68%의 각종 인센티브외에 시내운행허가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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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은 전세계 전기자동차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해 전기차판매량 35만대규모에서 중국정부는 2030년까지 매년 1천5백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규모로 전기차시장을 키울 목표다. 그렇게 해서 2025년까지 중국전기자동차회사 2곳을 전기차 월드리더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중국정부는 가까운 미래에 개솔린차의 생산과 판매를 아예 금지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전기자동차회사들도 이런 중국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투자를 늘리고 글로벌브랜드로 발돋움중이다. 이미 세계최대의 전기차회사가 된 중국의 BYD는 올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만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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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이미 1만불도 하지 않는 값싼 전기차모델이 나와서 잘 팔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 1만8천대가 팔린 Zhidou D2는 위 그래픽에 보면 가격이 약 7천불이다. 놀랍게도 1만7~8천불이 보조금 등으로 인한 할인액이다.

전기차 확산을 위한 다른 노력도 대단하다. 베이징시정부는 약 1조5천억원정도를 투입해 베이징 7만대의 택시를 모두 전기차로 교체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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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기충전소도 지금은 15만6천곳인데 2020년까지 4백80만곳으로 늘린다고 한다. 미국의 현재 전기충전소 숫자는 4만3천곳이다. 이미 중국이 단연 세계최고로 충전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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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중국은 광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신산업을 키우고 중국 회사들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워낸다. 심각한 공해문제가 있어서도 그렇겠지만 전기차라는 새로운 산업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중국정부의 장기적인 안목이 감탄스럽다. 개솔린, 디젤엔진의 기존 자동차시장에서는 결코 중국자동차회사들이 독일, 일본,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막 새로 성장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시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다. 중국회사들에게 큰 기회가 있는 것이다.

덕분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독일의 아우디, 미국의 GM, 포드 등이 전기차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GM는 2023년까지 20개의 전기차모델을 출시하며 포드는 향후 5년간 13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테슬라의 도전과 함께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전기차중심으로 규제체제를 정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전기차에 대해서 대비하지 않으면 세계최대의 시장, 중국을 통째로 잃을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정책에는 어떤 철학이 있는지,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인지 알기 어려워서 안타깝다. 현대기아차만을 너무 우대해주는 산업정책을 펴다가 나라전체의 산업경쟁력이 기울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중국의 사례를 보면 정부의 스마트하고 강력한 드라이브가 신산업을 만들고 수많은 새로운 신흥강자회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강력한 내수시장이 있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Written by estima7

2017년 10월 6일 at 3:13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