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1월 2017
김민지기자의 중국어 속성 공부 팁
중국어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많은 실질적인 팁을 얻을 수 있었던 테크노드 김민지기자의 테헤란로런치클럽 강연. (김민지기자는 중국의 IT매체인 테크노드에서 활약하는 한국인기자다.) 그때 들었던 내용을 블로그에도 메모해 놓는다.
– 시간부족, 돈이 없는 사람들은 엄청난 의지와 고효율의 전략을 가지고 중국어공부에 임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 하지만 작심삼일 없이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은 쉽지 않다.)
–Why, 왜 공부하는가 목표를 확실히 잡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챗 모멘트를 쓰기”, “중국파트너에게 중국어로 발표하기” 등등. (나의 경우는 목표가 높지 않다. 중국에 갔을 때 중국어까막눈 면하기가 목표다.)
–HSK시험 통과를 단기적인 목표로 잡으면 좋다. 그냥 5급, 6급 책을 사서 공부하며 매달 시험을 쳐라. (내가 옛날에 일본어 공부할때 이렇게 했다. 일본어능력시험과 JPT시험을 여러번 치면서 매번 올라가는 점수가 큰 동기부여가 됐다.)
–단어공부가 중요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단어가 아니고 한자다. HSK에 나오는 한자위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부하라.
-예를 들어 请求라는 단어가 있으면 请과 求를 따로 찾아서 각 한자의 뜻을 이해한다. 그리고 이 한자가 들어간 다른 연관어휘를 같이 공부해서 익히라는 뜻이다.
-HSK시험에 나오는 정도의 기출어휘만 공부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단어를 만나도 이해할 수 있는 응용력이 길러진다.
–성조를 두려워하지 마라. 외우려고 너무 노력하지 마라. 중국사람들도 성조를 정확히 모른다. 그저 자연스럽게 몸에 익은대로 말할 뿐이다.
-발음은 성조공부가 아니다. 특정 단어발음을 녹음해서 계속 듣고 말하면서 머리속에 인상을 남겨라. 그렇게 그냥 자연스럽게 성조도 몸에 익혀라.
–한자 쓰기연습은 안해도 된다. 한자를 쓸줄 몰라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정확하게 중국어를 입력할 수만 있으면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다. 충분하다.
-HSK의 쓰기 시험은 어떻게 하냐고? HSK도 컴퓨터로 칠 수 있다. IBT시험을 치면 된다. 걱정할 필요없다.
-중국인들은 워낙 다양한 발음을 가지고 있고 또 엄청 빨리 말한다. 아무리 듣기 연습을 해도 중국인의 대화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들으려 하지 말고, 먼저 말하려 하라. 대화를 내가 주도해라.
-중국인들과 이야기할 때 대화소재를 미리 준비해가라. 회화책 가지고 공부하지 마라. 자신의 경우에 맞는 중국어드라마 등 콘텐츠를 찾아라. 그 내용을 가지고 직접 대화소재를 대본으로 만들어서 말하며 익혀라. 그리고 그 내용을 전화중국어로 연습하라.
–나만의 쓰기 연습장을 찾아라. 3일에 한번 위챗 모멘트에 중국어로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위챗모멘트는 텐센트의 모바일메신저 Wechat안에 있는 SNS다. 카카오스토리 같은 것이다.)
-이렇게 하면 중국친구들이 반응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 중국친구들이 “야 너 중국어 잘하는구나”하고 다시 보게 된다. 또 더 좋은 중국어표현을 가르쳐주거나 잘못된 부분을 고쳐주기도 한다. 가끔 영어로도 쓰자. 그럼 영어도 잘하는구나 하는 칭찬을 들을 수 있다. (반면 나는 지난 1년간 트위터와 페북에 매일 중국어한마디를 써왔는데 한국사람을 대상으로 쓰니 거의 반응이 없었다. 어쨌든 Pinyin입력기를 통해서 중국어를 쓰는 연습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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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을 보내며 매일 중국어한마디를 SNS에서 공유했건만 중국어가 전혀 늘지 않는다는 한탄을 페이스북에 쓴 일이 있다. 그랬더니 김민지기자가 내게 메시지를 보내서 “중국어를 6개월만에 속성으로 배우는 비법을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나 혼자 듣지 말고 더 많은 분들과 들으면 좋을 것 같아서 아예 테헤란로런치클럽 강연으로 해달라고 요청해서 이번 강연이 이뤄진 것이다.
김기자의 강연을 듣고 나서 든 생각은 이것이 비법이라기 보다는 효율적인 공부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공부해서 단기간에 중국어가 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집중적인 공부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에 가서 있는 동안 중국어 단어를 빼곡하게 수첩에 적어서 계속 외우고 중국친구들에게 써먹었다는 김기자의 말을 들으며 “난 도저히 저렇게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언어공부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김기자의 강연중 가장 귀에 들어온 팁은 Wechat Moment에 중국어로 일기를 쓰라는 것이었다. 나도 몇번 중국출장을 다녀오면서 만난 중국사람들이 위챗으로 연결되어 있다. 위챗의 SNS인 모멘트에 중국어로 글을 쓰면 나도 뭔가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한두개 올려봤는데 내 MBA동기인 중국친구가 벌써 보고 댓글을 중국어로 써놓았다. 대충 눈치로 무슨 뜻인지 읽고 간단하게 중국어로 댓글을 달면서 “뭔가 배웠다”는 희열을 느꼈다. 여러분들도 이렇게 해보시길.
내가 일상속에서 애용하는 스타트업 서비스들 소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를 통해 스타트업을 도와주는 일을 하기 시작한지 3년이 됐다. 일반인에게도 알려진 좋은 스타트업이 많지 않았던 그때만 해도 내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한국스타트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없이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거나 여가생활을 즐기기 어려울 정도까지 됐다. 그만큼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스타트업들이 예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일상생활에서 애용하는 한국스타트업 제품을 소개한다.
우선 업무관련해서 쓰는 스타트업 서비스
매일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자라는 직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는 20년전부터 명함관리가 골치였다. 쌓여가는 명함을 정리하기 위해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과 PDA(개인정보관리기기) 등을 사용해봤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입력하는 것은 번거롭고, 자동으로 명함을 인식하는 방법은 정확도가 낮아서 쓰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은 드라마앤컴퍼니라는 스타트업이 만든 리멤버앱으로 6천장 가까운 명함을 클라우드에 입력해두고 필요할 때 스마트폰으로 쉽게 찾아보고 있다. 받은 명함을 리멤버앱으로 찍어두면 사람이 반자동으로 정확하게 입력해주기 때문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자신의 신상정보를 수정하면 나에게도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요즘에는 팀원들과 함께 서로 리멤버명함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까지 생겼다.
아침이나 저녁에 이동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요즘에는 택시 대신 풀러스앱을 이용한다. 풀러스는 내가 가려는 목적지와 같은 방향으로 출퇴근하는 자가용운전자를 매칭시켜주는 일종의 카풀앱이다. 예를 들어 강남에서 여의도에 가는데 풀러스를 이용해서 김포공항쪽의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차를 타고 갔다. 택시보다 체감상 20%정도 더 저렴하고 다양한 종류의 자가용을 얻어타고 가는 재미가 있다. 항상 매칭이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60~70%의 확률로 되는 것 같다.
지방 출장을 갈 때는 데일리호텔이란 앱을 이용해 예약한다. 어느 호텔이나 항상 남는 객실이 있기 마련인데 데일리호텔은 전국 호텔의 당일 남는 객실을 연결해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이다. 덕분에 미리 호텔예약을 안하고 출장을 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유용한 핀테크서비스도 많다. 얼마전 재팬부트캠프행사를 위해 일본출장을 가면서 돈을 공항에서 환전하지 않고 핀테크 스타트업인 모인의 서비스를 이용해 일본의 지인에게 국제송금을 해서 받아서 썼다. 50만원을 환전했는데 유리한 환율과 낮은 수수료로 공항에서 환전하는 것보다 2~3만원정도를 이득을 봤다.
또 일본에 가져갈 자료를 번역하는데는 번역앱인 플리토를 이용해서 처리했다. 외국에 이메일을 보낼 때 간단한 문장 번역은 물론이고 중요한 안내문서도 고품질로 잘 번역해줘서 도움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번씩 중국어과외공부를 받고 있는데 수업이 끝나면 과외수업료를 토스앱을 통해서 송금한다. 번거롭게 공인인증서를 설치하고 OTP암호 등을 반복해 입력해야 송금할 수 있는 은행앱과 달리 토스는 지문인증만으로 쉽게 돈을 보낼 수 있어 편리하다. 한번에 50만원이내의 금액으로 보낼 수 있으며 한달에 5번까지 송금이 무료이며 이후는 500원씩 수수료가 부과된다.
식사를 겸한 회의나 모임을 가질 때는 플레이팅이나 쉐프온으로 일류요리사의 요리를 시켜서 먹는다. 버섯 리조또, 부리토볼, 연어스테이크 등 일류레스토랑의 유명 요리사가 만든 맛있는 요리를 앱이나 온라인으로 주문해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먹으면 된다.

강연에 대한 질문이나 반응을 이렇게 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진행하는 컨퍼런스에서는 IT&베이직의 심플로우(Symflow)라는 서비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청중이 발표자에게 스마트폰을 통해서 간편하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강연의 흐름을 끊지 않고 미리 다양한 질문을 받아서 나중에 한꺼번에 답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또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대부분 온오프믹스를 통해 신청을 받고 진행한다. 온오프믹스가 아니었으면 이 많은 행사를 어떻게 진행했을지 모르겠다.
*퇴근이후 쓰는 스타트업의 서비스
나는 퇴근해서도 스타트업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해 여러가지 콘텐츠를 즐기고 공부하고, 건강을 챙긴다.
머리를 식힐 때는 왓챠플레이앱에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으로 시청한다. 영화평점서비스인 왓챠에 입력해둔 영화 리뷰점수에 따라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나 드라마를 알아서 추천해준다. 최근에는 일본의 미식가드라마인 ‘고독한 미식가’를 보는데 재미들렸다. 그밖에도 꽤 볼만한 영화가 많다. 얼마전부터는 크롬캐스트를 지원해서 TV에 연결해서 볼 수도 있게 됐다.
재미로 읽는 소설책은 주로 리디북스를 통해 구매해서 타블렛이나 스마트폰으로 읽는다. 예전에는 인기있는 책들이 종이책으로만 나오고 전자책으로는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웬만한 책은 다 리디북스에도 나와있는 느낌이다. 최근에는 스티븐 킹의 ’11/22/63’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외부에 나가있거나 출장을 다닐 때 무거운 책을 휴대하지 않아도 되서 편리하다.
운동은 TLX패스앱을 이용해서 스포츠센터에 가서 한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일정 금액을 내고 패스포인트를 충전해 둔다. 그런뒤 TLX와 제휴되어 있는 집이나 사무실 근처의 다양한 헬스클럽이나 안마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매일 중국어공부는 차이나탄앱을 이용해서 하고 있다. 일년 사용권을 구매해서 단계별로 학습하고 있다.
목돈은 P2P금융사이트인 렌딧과 8퍼센트를 통해 투자하고 있다. 펀다, 미드레이트 등 이런 P2P금융서비스가 많아졌는데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더 수익율이 높다.
카드사용내역은 뱅크샐러드앱을 통해서 확인한다. 매달 외식비나 식료품 구입비용으로 얼마를 썼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집안 공기의 질은 비트파인더라는 스타트업이 만든 어웨어라는 사물인터넷(IoT)기기를 통해서 측정한다. 우리 집은 습도가 낮고 먼지가 많아서 자주 환기를 하고 가습기를 켜는 편이다.
집에서 떡볶이를 자주 시켜먹는 편인데 배달의 민족앱을 통해서 단골 가게에서 쉽게 주문한다. 맛집 나들이를 갈 때에는 망고플레이트나 다이닝코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서 주변 맛집을 검색하고 리뷰를 읽은 다음에 갈 곳을 정한다.
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통해서 틈틈이 책 값도 벌고 있다. 텐핑을 이용하면 정보성 광고를 골라서 내 SNS를 통해서 홍보해주고 돈을 받을 수 있다. SNS로 입소문을 내주는 것이다. 한달전부터 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팔로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광고를 골라서 가끔 공유하고 있는데 벌써 15만원정도를 벌었다. 한달 책 값으로 충분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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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소개한 스타트업 서비스들은 내 개인적인 취향에 맞춘 것들이다.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서 많은 다양한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사랑받고 있다.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차량관리앱 마카롱을 쓰면 좋다든지, 다이어트와 건강관리는 눔을 이용한다든지, 모텔예약을 위해서는 야놀자나 여기어때앱을 쓴다든지 다양한 선택이 있다. 젊은 여성들은 패션큐레이션서비스 지그재그 같은 앱을 써서 옷을 구경하고 구매한다. 웹툰을 즐기는 젊은층에게는 레진코믹스가 인기다. 내 생활속에서 쓰지 않아서 그렇지 다 훌륭한 서비스다.
스타트업들은 이처럼 일상속에서 불편함을 해결해주고 생산성을 높여주거나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놓고 있다. 이런 스타트업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방법은 이들의 제품을 이용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도움을 받았다면 그 가치만큼 돈을 내고 써주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회사들이 나와서 성장하다보면 이중에서 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회사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한국의 미래를 위한 일자리와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것이다. 새해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스타트업의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써보게 됐으면 한다.
모바일시대의 물류혁신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뭐든지 마술처럼 주문해서 금새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멀리 떨어져 있는 맛집의 음식도 쉽게 주문해서 맛볼 수 있다. 일류 요리사의 고급요리를 앱으로 주문해서 쉽게 먹을 수 있는 ‘플레이팅’ 같은 서비스도 인기다.
특히 이제는 당일배송뿐만 아니라 1시간내 배송도 가능해지는 추세다. 스마트폰에서 누르기만 하면 내가 직접 가서 사오는 것보다 더 빨리 가져다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은 고객이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가까운 매장에서 1시간이내에 배달해주는 ‘플라잉’서비스를 메쉬코리아라는 스타트업과 손잡고 지난 연말기간 동안 실시했다. 이처럼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게 된 것은 메쉬코리아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화주와 배송기사와 고객을 연결하는 물류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메쉬코리아는 이처럼 모바일시대에 맞춘 혁신물류 서비스로 급성장하고 있다.

사무실에 방문해서 잡담하다가 회사소개를 해달라고 했더니 단숨에 PT모드로 변해서 자세히 설명해줬다.
그런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를 최근 우연한 기회에 만나서 여러 면에서 놀랐다. 나는 사실 맛집음식을 배달해주는 ‘부탁해’라는 서비스로 알려진 메쉬코리아를 작은 음식배달 O2O서비스회사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오산이었다. 메쉬코리아는 물류혁신이라는 휠씬 큰 문제를 풀고 있는 스타트업이었던 것이다. 매쉬코리아는 심부름을 해주는 앱 ‘부탁해!‘와 B2B 당일 배송 서비스 ‘메쉬프라임’ 그리고 오토바이 물류인프라 ‘부릉’이라는 3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고객을 상대하는 B2C비즈니스와 기업을 상대하는 B2B비즈니스를 동시에 펼치고 있는 셈이다.

집근처에 부릉 스테이션이 있다. 그 앞에 세워져 있는 오토바이.
특히 물건을 물류센터나 매장에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약 2~3km 구간의 ‘라스트마일’을 담당하는 회사다. 고객에게 상품을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수금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많은 복잡성을 가지고 있으며 치밀한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다. 작은 스타트업으로서 이 어려운 문제에 도전한 메쉬코리아는 이제는 많은 대기업과 신뢰관계를 쌓으며 협력해서 일할 정도로 성장했다. CU 등 편의점과 버거킹, 피자헛 등 주요 프렌차이즈 레스토랑등의 배달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창업이후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투자받은 누적 투자금도 230억원에 이른다. 일반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메쉬코리아는 내 생각보다 휠씬 큰 회사였다.
메쉬코리아 삼성동 사무실에서 유정범 대표와 이야기하며 몇가지 인상깊게 느낀 점이 있다.

오토바이 배송하시는 분을 테헤란로에서 찍은 사진. 스마트폰을 몇개씩 대시보드에 붙이고 다니면서 하나라도 더 많은 배달 콜을 잡기 위해서 노력한다.
첫번째로는 메쉬코리아가 기본적으로 ‘상생’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길을 가다보면 오토바이로 물건을 배달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하나라도 더 많은 콜(일거리)를 잡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여러대 오토바이 계기판에 늘어놓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들이 모바일쇼핑시대에 물건을 고객에게 최종적으로 전달하는 사람들이다. 전국적으로 약 25만명의 오토바이 기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분들은 하루종일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지입업체에 많은 수수료를 떼이거나 아예 돈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있다는 것이 유대표의 설명이다. 갑질의 횡포에 희생당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표는 이런 오토바이기사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며 또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계속 강조했다. 오토바이기사들을 ‘섬긴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철저하게 IT기술로 이런 물류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메쉬코리아의 자세다. 전체 직원 185명중 80여명이 엔지니어다. 엔지니어의 비중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핵심인력들은 일리노이공대, 카네기멜론대, 카이스트, UC버클리 등 출신의 고급인력들이다. 어떻게 스타트업에서 이런 인력을 확보했나 싶을 정도였다. (알고보니 유대표가 예전에 SAT, GRE과외를 많이 했고 그 제자들을 10여명 메쉬코리아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들은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통해 자동배차 알고리즘을 고도화시켜 최고의 효율성을 올리는 물류배송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일한다.

사무실 곳곳에 메쉬코리아 인재상이 붙어있는데 첫번째가 ‘우문현답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세번째는 메쉬코리아가 현장중심의 회사라는 점이다. IT기술을 중시하기는 하지만 유대표는 결코 IT기술만으로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사실 그렇게 생각했다가 초기에 회사가 망할 뻔했다는 말을 했다. 힘들여 개발한 IT시스템을 현장에서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코웃음을 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현장에 나가서 배송을 의뢰하는 고객과 오토바이배송기사의 고충을 철저히 듣고 반영한다. 그래서 메쉬코리아가 원하는 인재상의 1번은 ‘우문현답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언제나 답이 있다. 책상머리에서의 아이디어는 공상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력이 있으면서도 겸손한 유정범대표의 자세다. 알고보니 유대표는 부모를 따라 거의 해외에서 성장하고 컬럼비아대 MBA를 마친후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엘리트였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버리고 한국에 돌아와 창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깎듯이 대하며 배울려는 자세로 임한다. 인도네시아 출장을 간다고 해서 내가 알고 있는 인니 회사들을 소개해주려고 했더니 이미 그는 대부분 알고 있었다. 일본의 야후재팬 같은 회사를 소개해주려고 했더니 역시 이미 알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네트워크도 뛰어났다. 이런 자세 덕분에 많은 투자를 받고 대기업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며 일할 수 있었겠구나 싶었다.
메쉬코리아 사무실에는 여기저기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1원의 가치를 만드는 기업 메쉬코리아”라는 포스터가 붙여져 있다. 급속히 성장하는 회사답게 정신이 없다. 사장실은 사실상 끊임없이 미팅이 열리는 회의실이며 외부손님과 직원들이 계속 들락날락거린다.
해외에서는 스마트폰앱을 기반으로 한 물류플랫폼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7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우버도 따지고 보면 물류회사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오토바이기사들을 연결해 교통, 물류플랫폼으로 급성장, 유니콘스타트업이 된 고젝이 유명하다. 규제 때문에 한국에서는 이런 물류혁신스타트업이 나오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용히 이 분야에서 쑥쑥 성장하고 있는 메쉬코리아를 발견했다. 이 회사의 미래를 앞으로 주목해볼만 하다.
<나라경제> 2017년 1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블로그에 그대로 옮겨서 게재했습니다.
나라경제에 스타트업창업가 인터뷰 연재를 시작하며
내가 스타트업지원기관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를 맡아서 운영하기 시작한지 3년이 넘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스타트업생태계를 활발하게 만들고 한국의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스타트업을 알리는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또 많은 스타트업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국내외투자자, 언론, 정부관계자들을 연결해준다. 스타트업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알리는 것도 중요한 사명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내가 애지중지하는 명함관리앱 리멤버(역시 스타트업 드라마앤컴퍼니가 만들었다)에는 약 6천장에 가까운 명함이 저장되어 있다. 지난 3년간 내가 만난 사람들의 숫자다.

지난 3년간 좋은 스타트업이 정말 많아졌다. 위 그림은 10억이상 투자를 받은 한국의 주요스타트업 인포그래픽이다.
3년씩이나 했으면 일이 지루해질 법도 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여전히 흥미롭고 지루할 틈이 없다. 워낙 흥미로운 사람들을 계속 만나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열정으로 넘치는 창업자들을 계속 만난다.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반짝반짝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조언해주고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해준다. 열정적인 그들을 통해 끊임 없이 나도 자극을 받고 공부하게 된다. 내가 모르면 도와줄 수가 없으니까 그렇기도 하다. 그들의 열정이 나에게도 전염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을 이미 이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다. 이제 막 작은 회사를 막 시작한 사람이든, 큰 투자를 받아서 급성장을 하고 있는 사람이든 뭔가 자신만의 일을 위해서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뭔가 배울 것이 있다. 그래서 인상적인 창업자를 만나면 기억해 두고자 사진을 찍고 가볍게 메모를 해둔다. 그 다음에 그 사람을 만났을때 얼마만큼의 발전이나 변화가 있었는지 보고자 함이다. “저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일년만에 놀라운 성취를 이룬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대와는 달리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치열한 고민끝에 처음 창업아이디어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가서 성공한 경우도 많다. 아무리 큰 기업을 경영하더라도 부모의 부를 물려받아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금수저 기업인들보다는 이렇게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개척해 나가는 창업자들에게 휠씬 배울 것이 많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지난 2년간 가벼운 칼럼을 써오던 나라경제에 이번 2017년 1월호부터 스타트업 창업가 인터뷰를 매달 연재하기로 했다. 나라경제는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발행하는 경제정책정보지다. KDI가 전국 15개 정부부처와 함께 만들며 공무원들이 주요 독자다. 내 글이 공무원분들이 정부정책을 잘 세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글을 써왔다.
이제는 이 지면을 통해서 내가 만난 한국의 멋진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번째로 소개한 창업자는 메쉬코리아의 유정범대표다. 오토바이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기반 물류배송플랫폼을 만들어 물류혁명을 추구하는 고성장 스타트업의 창업자다.
글이란 것은 어떤 계기가 있어야 쓰게 된다. 좋은 글감이 있어도 보통 게을러서 안쓰게 된다. 그런데 연재요청을 통해 스타트업 혁신가들의 이야기를 적을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주신 나라경제편집팀에 감사를 드린다.
주관적으로 꼽아본 2016 한국스타트업 10선
지난 12월31일에 해가 바뀌기 전에 황급히 페이스북에 공유했던 나의 2016 한국스타트업 10선. 기록으로 남겨두기 위해 블로그에도 가볍게 메모해둔다. 이것은 매출이나 이익, 사용자수, 투자금 등과는 전혀 관계없는 내맘대로 뽑은 주관적인 10선이다. 물론 이밖에도 좋아하는 스타트업은 엄청나게 많으나…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 남녀노소 사랑받는 간편송금앱을 내놓은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대표를 처음 만난 것이 지금부터 2년반전인 2014년 5월이었는데 그때만해도 토스가 잘 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일단 시중은행들이 토스에서 계좌이체가 되도록 열어줄 것 같지 않았고 무료로 송금시켜주면 수익모델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적 550만 다운로드에 월 5천억원을 움직이는 국민앱이 됐다. 지문인증만으로도 송금도 되고 계좌확인도 되서 나도 애용중이다.
리멤버의 드라마앤컴퍼니 – 명함관리의 번거로움에서 많은 비즈니스맨을 해방시켜준 앱이다. 명함을 찍기만 하면 척척 입력되니 너무 편리하다. 개인적으로 필수필수앱이다. 이게 없었으면 6천장 가까운 명함을 어떻게 관리했을까. 그런데 리멤버에는 수익모델이 없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과연 리멤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궁금하다.
풀러스 – 한국에서 우버 대항마가 나온다면 풀러스일 것이다. 아주 잘만든 카풀앱이다. 쏘카 창업자인 김지만대표의 두번째 도전이다. 2016년 5월쯤 판교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벌써 승차매칭회수가 10만번이 넘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퇴근시간에만 이용이 가능해 아침에는 10시까지, 오후에는 5시부터 이용할 수 있다. 택시보다 10~20%정도 저렴한 느낌이다. 올해 얼마나 성장할지, 규제 이슈가 생기지 않을지, 관심이 가는 회사다.
왓챠플레이의 프로그램스 – 왓챠가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되겠다고 일년전 선언했을때는 반신반의했는데 정말 잘하고 있다. 볼만한 영화와 드라마가 많고 추천도 잘해준다. 최근에는 크롬캐스트도 지원해서 TV에서 볼 수도 있게 됐다. 넷플릭스와 보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직접 스트리밍서비스만드느라 고생하지 말고 이런 스타트업을 인수하면 되는데…
리디북스 – 이제 국내서적은 주로 리디북스에서 사보게 됐다. 전자책리더 페이퍼나 리디북스앱의 품질은 킨들에 뒤지지 않는다. 리디북스가 없었으면 얼마나 한국책을 읽는데 불편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판타지소설 등 틈새시장에서 강세이며 아직 일반인들도 다 알 정도로 대중화되지는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지난 연말에 2백억을 추가로 투자받았다고 하니 2017년은 리디북스의 대중화원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하이퍼커넥트 – 깔아 놓고 잘 쓰지는 않지만 하이퍼커넥트의 영상채팅앱 아자르의 성장은 정말 놀랍다. 글로벌기반 고성장 스타트업의 대표적 사례다. 한국에서는 거의 아무도 이 회사를 모르지만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부터 볼리비아, 베트남 등 30여개 국가에서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얼마전 한경기사에 따르면 내년 1천억 매출을 바라보며 IPO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원래는 랜덤하게 정해지는 채팅상대를 여성이나 남성으로 한정하거나, 어떤 국가 사람으로 한정시키는 대신 돈을 내야 하는 유료화모델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듯 싶다.
스마트스터디 – 핑크퐁이라는 캐릭터로 유명한 어린이 콘텐츠 스타트업. 핑크퐁이외에도 많은 모바일앱을 내놓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몬스터리그라는 모바일게임까지 히트시키며 고성장중이다. 핑크퐁을 기반으로 한 1천5백여개의 동영상콘텐츠가 전세계에서 돈을 벌어다주고 있다.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멋진 문화를 만들어가는 회사다. 170억여원 매출의 절반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레진엔터테인먼트 – 네이버, 다음이 못한 웹툰의 유료화를 성공시킨 스타트업이다. 역시 불과 3년여사이에 무척 빠르게 성장했다. 빠른 실행력이 놀랍다. 2016년 6월에 IMM PE로부터 500억 투자를 유치했다. 2017년에는 글로벌진출에도 성공하길 바란다.
미미박스 – 2016년 8월과 12월 각각 7백억대 투자를 받은 뷰티 이커머스 스타트업이다. 한국최초로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인 Y콤비네이터에 들어간 회사다. 한국, 중국, 미국 등에서 급성장중이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하형석대표의 파이팅에 항상 감탄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의 우아한 형제들 –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의 대표 스타트업이다. 독특한 문화와 디자인 감각으로 새로운 한국스타트업의 전형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 이제는 다양한 후드관련기업들을 인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후드테크기업으로 성장중이다. 집에서 떡볶이를 시켜먹을때 꽤 자주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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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깊이 생각해서 선정한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취향으로 선정한 회사들이다. 적어놓고 보니 모두 모바일앱을 기반으로 한 회사들이다. 내가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다.
이 회사들의 대표들도 처음 알고 지낸지 2~3년이상된 분들이다. 거의 초창기부터 봐왔는데 “저게 될까”하는 주위의 시선을 극복하고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낸 분들이다. 그래서 더 존경스럽다.
물론 이 회사들 이외에도 좋은 스타트업들이 무척 많고 잘 성장하는 중이다. 더 꼽아보라고 하면 아주 쉽게 수십개이상 술술 좋은 스타트업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계와 좀 동떨어진 분들을 만나서 “어떤 스타트업을 아느냐”하면 쿠팡, 배달의 민족 같은 회사 이외에 스타트업을 거의 하나도 떠올리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야말로 이제는 위에 나온 것처럼 많은 스타트업을 떠올리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제 2017년에는 한국시장을 넘어서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한국스타트업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