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미디어에서 바라본 일본, 중국.
오늘 일요일자 뉴욕타임즈 1면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Japan Goes From Dynamic to Disheartened. 이것은 일본의 몰락을 다룬 NYT시리즈기사의 첫회라고 한다. 지난 20년간의 일본의 디플레이션에 대해 다룬 시리즈기사이다. 어떻게 20년전 엔고의 한가운데서 ‘슈퍼파워 재팬’으로 전세계를 사들이던 일본이 20년전 제자리 걸음, 아니 오히려 후퇴를 하면서 활력을 잃어버리고 전세계의 이렇게 되서는 안된다는 ‘반면교사’역할을 하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지금으로부터 21년전 89년 엔고가 최고점에 있던 당시 처음으로 일본도쿄에 가서 나름 큰 충격과 자극을 받았던 나로서는 지금과 같은 일본의 몰락이 참 안타깝기도 하다. 당시에는 일본인의 근면함, 친절함 등에 참 감명을 받았었는데… 이 뉴욕타임즈의 기사는 아주 신랄하다. 일본인으로서 이 기사를 읽으면 참 가슴이 아플 듯 싶다. 기사의 분위기는 일본의 문제를 진단하면서 미국 등 서방세계가 그렇게 되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읽어볼만한 기사다.
아이러니하게도 ABC월드뉴스는 이번주부터 중국특집을 한다. 월드뉴스의 앵커 다이앤소이어와 데이빗뮤어기자가 중국현지에서 지금의 중국을 해부하는 리포트를 한달동안 내보낸다고 한다. 이 리포트의 톤은 이제는 완전히 미국의 라이벌로 떠오른 중국에 대해서 잘 알아야겠다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미국과 중국을 비교해보겠다고 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 양국의 틴에이저소녀의 생활을 비교하면서 이 두 소녀가 장성했을 때의 미래는 어떨지를 예상해보겠다고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중국이 공산국가도 아니고, 싸구려 물건이나 생산해내는 나라가 아닌 미국과 대등한 라이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리포트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미국의 메이저신문과 방송이 전하는 일본과 중국에 대한 시리즈기사가 두 나라의 엇갈린 운명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서 의미심장하다. 그 두 나라 사이에 있는 한국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다 우리 하기 나름이다.
이거 참 앞 부분 읽으면서 부터 미국의 오만함이 듬뿍 묻어있네요.
미국이 일본의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근거를 자신들의 정치적 시스템의 우월성, 미국민들의 여유와 인내라는 점에서는 황당.. 뉴욕 타임즈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런 우월의식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인테리 신문이란 느낌은 언제나 따라 다니네요.
미국이 spending and investing 즉, 소비와 투자를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달러라는 기축통화’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한정 부채를 안고 소비하더라도 blame 받지 않고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얼마전 소위 ‘양적완화정책’에서 보듯, 경기가 하강하지 않도록 무한정 달러를 찍어 내겠다고 했고, 이 방법과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군사력으로 유지되고 있는 국제경제체제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미국 처럼 빛으로 소비를 해도 무방한 나라는 없습니다.
일본인들이 전후 최초의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상실하고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애처러워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50만불 짜리 콘도를 1/4가격에 팔고 여전히 남은 모기지 빛에 한탄 할 때 스스로가 미국민이 아니라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원망해야 어울릴 겁니다. 미국 정부와 은행, 월가는 집값이 그렇게 떨어지도록 놓아두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까요.
미국인들이 저토록 자신하는 지금, 달러체제의 위기이자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제체제 위기를 정말 얼마나 창조(창조적 파괴?)적으로 헤쳐 나갈지 두고 보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nickle
2010년 11월 16일 at 4:17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