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킨들의 등장. 그리고 요즘 미국인들의 독서행태.
이번주 금요일 발매되는 아마존 킨들은 드디어 전자책 열풍을 완전히 메인스트림으로 끌어낼 것이라는 생각이다. Wired의 리뷰를 보면 10점만점에 9점이다. 흠잡을데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2007년 첫 발매된 킨들은 두번의 모델체인지를 거치면서 많은 단점을 개선하고 여기까지 왔다. 특히 250그램으로 엄청나게 가볍고 (페이퍼백의 절반정도의 무게라니 말다했다) 작고, 싸다. (3G버전 189불, wifi버전 139불) 3천5백권의 책이 들어가는 용량이라는 것은 이제 이야기하기도 진부하다.
내가 영어원어민이라면 도대체 안 살 이유가 없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종이책에 미련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편리한 기기를 안살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아이패드가 있어도 wifi버전 하나 더 사서 Companion으로 쓰는게 좋을 것 같다. 아이패드는 무겁고 야외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지니까.
안그래도 최근 NYT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5%였던 미국출판시장에서의 Ebook점유율이 올해 상반기에는 8%로 뛰어올랐다고 한다. 지금 약 3백만대의 킨들이 깔려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또 아이패드도 지금 적어도 미국내에 3백만대는 있을 것이다. 여기 올 하반기 연말 쇼핑시즌이 지나면 킨들+아이패드만 해서 가볍게 1천만대 이상이 미국시장에 깔릴 것이다. 전자책시장이 올하반기에 얼마나 더 점프할지 모르겠다. 전문가들의 신중한 예상을 한참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인들의 독서행태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 내 개인적인 에피소드 몇가지.
-친한 미국분(60대여성)에게 2008년 킨들 1세대를 선물해 드린 일이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책벌레이신 그 분은 1년뒤 만나서 물어보니 “킨들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이미 60여권의 책을 킨들로 구입했다”고 하셔서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최근에 새로 나온 킨들을 선물해드릴까 싶어 연락했더니 “얼마전에 킨들DX(화면이 큰 버전)을 구입했다. 괜찮다”고 하신다. 아예 큰 화면으로 읽기로 했다는 것이다. 요즘도 종이책을 구입하시냐고 했더니 “아직도 많이 산다. 킨들북스토어에 없는 경우에”라고 답을 해오셨다.
-최근에 우리 회사에 입사하신 분(50대남성)중에 평생 Writer경력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다. 잡지에 기고도 많이 하고 글로 먹고살았던 분이다. 아이패드를 몇달전에 구입했는데 써보고 자기도 놀랐단다. 자신의 예상보다 책을 읽기가 수월했다는 것이다. 이미 아마존 아이패드앱으로 구입해서 여러권의 책을 읽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고 한다. 출판의 미래가 변할 것이라는 것을 자신이 몸소 느꼈다는 것이다. 아마존 킨들디바이스를 써본 일이 없는 이 분은 아이패드 디스플레이로도 책을 읽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는 쪽이다.
-역시 한달전 입사한 우리회사의 HR디렉터(40대여성)는 처음부터 “나는 책벌레”라고 자기소개에 쓰신 분이다. 다만 킨들, 아이패드 같은 기기는 없이 종이책으로만 책을 읽는 분인데 최근 킨들구입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유는 이전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CEO가 자타가 공인하는 독서광인데 최근에 만나보니 완전히 킨들에 빠져있다는 것이었다. 그 CEO는 자신의 서재를 꾸미고 책마다 카테고리별로 정돈할 정도의 극진한 독서광인데 “내 서재를 완전히 Kindle로 옮겨야겠다”는 이야기까지 하더란다. 출장다니면서 책을 읽기가 너무 편리하다는 것이다. 그 CEO의 이야기를 듣고 “킨들을 써봐도 괜찮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웹엔지니어인 우리 회사 크리스(20대)는 애플팬보이다.(자기입으로) 아이패드를 구입한뒤 웬만한 것은 다 아이패드로 본다. 회사에서 코딩하면서 일할때 이외에는 랩탑을 거의 쓰지 않는다. 책도 이미 여러권 아이패드로 읽었고 불편이 없었다고 한다. 여자친구도 자기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다. 여자친구의 부모님을 만났는데 두분다 각자 아이패드를 가지고 어딜가나 들고 다니시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Update : 추가로 하나 덧붙이면 얼마전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결혼선물로 신부에게 킨들을 보냈다. 책벌레인 신부가 킨들이나 누크같은 전자책리더를 살까말까 망설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뒤 신랑이 나에게 한 말 “정욱, 당신이 우리 와이프를 뺏어갔다”, “?”, “하루종일 킨들을 손에 들고 놓지 않는다. 완전히 킨들로 책읽는데 빠졌다. 날 쳐다보지도 않는다.”….. 물론 농담반이지만…
이게 요즘 미국 분위기다. 서점이 멸종의 위기에 처할까봐 그게 걱정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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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다가 충동적으로 이 글 쓰고, 충동적으로 Ebook하나 사고, 또 충동적으로 New Kindle wifi버전 주문했다. 어이구.
저는 주문했는데, 언제쯤에나 배송이 되려나하고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Borders의 Kobo eReader는 PDF 전환이 불편해서 못 쓰겠더군요.
새 킨들은 호환이 얼마나 잘 될런지..
ESL Pro
2010년 8월 23일 at 10:34 pm
서점은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겠죠.. e북 Preview Store처럼 변하는 것처럼.. 종이냄새가 그리운 사람은 여전히 e북사고 종이북도 사지 않을까 싶네요..
머지 않아, 책 사면 킨들 끼어서 사은품으로 주는 날…
그리고 종이책에 e북도 함께 끼워파는 날도 오겠죠?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이, e북 시장에서는 한참 뒤진것 같습니다..
Ryo
2010년 8월 23일 at 10:37 pm
좋은글잘읽었습니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갑니다^^*
MinkyuC
2010년 8월 23일 at 10:41 pm
우리나라는 소비자가 돈 주고 사겠다는데도 회사들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장사치의 생각으로 과거의 판매 방식에만 매달려 있으니 답답 할 지경입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언제까지나 과거에 매달려 있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결국 흐름에 따라가지 못 하고 끝가지 몰린 후에야 남 탓 하며 울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bookworm
2010년 8월 23일 at 10:44 pm
흥미로운 포스팅이네요! 저도 나름대로 꽤나 열심히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아이패트나 킨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구매해야 겠어요~ 저는 아직 20대이긴 하지만 반드시 서재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패드나 킨들로 서재를 꾸리는 방법도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iconKelly
2010년 8월 23일 at 10:55 pm
그래도 전 아날로그가 참 좋습니다. 책마다의 특징있는 디자인과 구성, 종이냄새, 밑줄 긋고 생각한 것을 적을 수 있구요. 무형의 것이 아닌 유형의 것이라 든든하구요. 뭐 하지만 킨들을 선물받는다면 써볼지도 모르겠군요^^
hi_willy
2010년 8월 23일 at 10:58 pm
밑줄 및 메모는 전자책이 훨씬 편하고 유용하더군요. 기능성만으로 따지면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됩니다.
APOJOY
2010년 8월 23일 at 11:51 pm
아…. 10월에 미국가면 안살수가 없겠군요… 아이패드야 국내정발을 기다릴듯하고.. 얼마전에 들으니까 국내에서도 3G로 whisper sink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여행중에 사려면, 호텔로 받는 방법 뿐인가요?
zingle
2010년 8월 24일 at 12:00 am
아.. 지금보니 한국에서도 살수 있군요… 이거… 문젠데요… 또 번뇌에 휩싸입니다. 흑흑
zingle
2010년 8월 24일 at 12:12 am
저도 이틀 고민하다가 친구랑 함께 구입했습니다 🙂
Hyunsik Choi
2010년 8월 24일 at 7:01 pm
재작년에 미국에서 잠시 공부중일 때 킨들이 정말 갖고 싶었습니다. 너무 매력적인 기기였는데.. 문제는 한국에서는 사용할 컨텐츠가 없다는…
기기도 컨텐츠도 미비한 한국.. 어찌 이럴수가 ..
신준호
2010년 8월 24일 at 1:05 am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킨들 가격을 보면 확실히 이것을
보급해야겠다라는 인상을 가진듯하네요…
저는 최근에 비스킷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
전마머꼬
2010년 8월 24일 at 1:30 am
그러니까 이 글은, 뉴 킨들을 사기 위한 잠재적 욕구를 실제적 필요로 만들기 위한 자가뽐뿌용 글이로군요 ㅎㅎㅎ ^,.^
골빈해커
2010년 8월 24일 at 3:40 am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논문을 인쇄하지 않고 큰 화면으로 읽을 수 있겠다 싶어 아이패드 정식발매만 기다리고 있는데요.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킨들의 실제적인 활용도는 어느정도가 될까요? 겹치진 않을까요? 가독성과 이동성, 배터리가 참 사람을 끌리게 만드는군요!
sonorr
2010년 8월 24일 at 3:54 am
킨들은 가볍게 책을 읽을때만 쓰면 됩니다. 독서에 집중… 그러다가 날이 어두워지고 조명이 필요하면 아이패드 킨들앱으로 바꿔서 읽으면 됩니다. 킨들에서 독서를 끝낸 지점에서 싱크가 되서 다시 시작하거든요.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해 내면서 뒤적거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도 귀찮으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폰 킨들앱으로 읽으면 됩니다ㅎㅎ 아니면 컴퓨터로 읽어도 되고… 보통 책 1권당 4개의 디바이스까지 동시에 나눠서 읽을 수 있습니다.
estima7
2010년 8월 24일 at 6:46 am
킨들dx를 사서 쓰고 있는데 이거 정말 좋습니다 전자잉크가 눈에 편하다는 말을 들을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말 괜찮더군요 더구나 가벼워서 지하철에서 들고 읽기도 편합니다
한국어로 책만 많이 나온다면 정말 모두에게 강추하고픈 물건입니다
Corund
2010년 8월 24일 at 10:4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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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4일 at 7:07 pm
저도 뉴킨들 샀는데 거의 3주째 쉬핑이 안되고 잇네요. -_-
문의해봐도 3에서 5주 걸린다는 답변밖에..
한돌
2010년 8월 24일 at 8:45 pm
지금까지는 예약이었으니까 그렇죠
estima7
2010년 8월 24일 at 8:48 pm
또 지르시다니 ㅎ 남는거 한개 저좀 주세요
이루다
2010년 8월 24일 at 8:48 pm
충동구매의 현장을 보는것이군요 ^^
학주니
2010년 8월 25일 at 7:38 pm
ebook 시장이 종이책을 ‘실질적으로’ 위협할 정도군요.
kimhojung43200115
2010년 8월 28일 at 4:16 am
아.. 기존 킨들은 끌리지 않았는데, ‘뉴-킨들’ 매력있네요.(가격과 스펙 모두..)
특히 첫번째 사진을 보면 충동구매 안할 수가 …
그나저나 국내의 e-book도 빨리 활성화 되었으면 합니다.
제노
2010년 8월 31일 at 4:26 am
[…] a comment » 출장을 다녀와 집에 도착해보니 몇주전 (충동적으로) 주문해놓았던 새로운 버전의 킨들이 도착해있었다. 내가 주문한 것은 139불짜리 […]
Kindle 3 간단한 사용기 «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2010년 9월 12일 at 11:21 pm
[…] 아직은 컨텐츠가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 @estima님의 포스팅을 통해 보면(https://estima.wordpress.com/2010/08/23/newkindlecoming/) 미쿡은 꽤나 안정이 된 것 같은데 말이에요. 하지만 아주 매력적인 […]
Kindle3 @Seoul « Gsmatt Story Board
2010년 10월 10일 at 8:06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