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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3월 30th, 2010

미국에서 종이신문 구독하며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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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회사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구독을 시작했다. 온라인, 오프라인 합쳐서 연간 구독비용은 120불. WSJ는 일요판은 발행하지 않지만 뛰어난 수준의 웹사이트 유료구독료까지 포함해 한달에 10불이면 상당히 괜찮은 딜이라고 생각해 구독을 시작했다.

그런데 배달을 받으면서 한가지 놀란 것이 있다. 우리 빌딩에서 신문을 구독하는 것이 내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유일하다는 것을 신문 배달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확인!) 우리 회사가 위치한 빌딩은 아래와 같다.

이 빌딩의 3층 전체를 우리 회사가 쓰고 있다. 2~3개층이 비어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큰 빌딩이고 적어도 수백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래서 신문을 구독하면 어디까지 가져다 주는지 궁금했다. 나는 3층의 회사 현관앞까지 신문을 던져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른 회사들도 신문을 구독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신문배달트럭은 그냥 1층의 엘리베이터앞 현관에 아침에 신문을 던져놓고 간다. 더구나 우리 회사 이름을 따로 적어놓지도 않고…. 그래서 직원들과 내가 내린 결론은 “아 이 건물에서 신문구독은 이게 유일하구나”라는 것이다. (난 그래도 우리 모르게 각 사무실로 따로 신문들이 배달되는 줄 알았다)

1년전에 미국에 왔을때 회사내에 신문지한장 굴러다니지 않아서 사실 좀 놀랐었다. 집에서 구독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회사에 신문을 들고 오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1년간 한번도 못봤다) 다들 온라인으로 뉴스를 읽는 것에 익숙하다.

우리 회사 위층에는 Intuit라는 회사의 보스턴지사가 있는데 Turbo Tax라는 세금정산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시가총액이 12조쯤 된다. 결코 가난한 회사가 아니다. 바로 위층인 4층에는 쿼트로 와이어리스라는 지난 1월에 애플에 인수된 모바일광고플렛홈 회사가 입주해있다. 애플은 이 회사에 인수금액으로 3천억가까운 돈을 지급했다. 전혀 가난한 회사가 아니다. 그런데도 신문하나 구독안한다.

2005년부터 라이코스에 근무한 메레디스의 말에 따르면 당시에는 꽤 많은 신문들이 아침에 빌딩 현관에 배달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점차 줄어들더니 아무도 구독하지 않게 된 것이다. 내가 처음 이 빌딩에 출장왔던 것이 2008년 11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1년 4개월만에 이 빌딩에 다시 신문이 배달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로 IT회사들이 입주한 건물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미국에서의 신문의 위기를 실감한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우리 아파트현관을 보면 그래도 10여부정도의 NYT, Boston Globe, WSJ이 배달되어 있다. 가구수는 대략 1백여세대?)

아파트현관에 배달되어 있는 WSJ. 매직펜으로 호수가 적혀있다. 한국처럼 각 세대의 문앞까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고 전체 동입구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좀 불편하다.

또 한가지 WSJ를 구독하면서도 가끔 종이신문보다 온라인으로 같은 기사를 읽는 것이 휠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오늘 WSJ는 애플이 CDMA아이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특종기사를 Marketplace 톱기사로 실었다.

그런데 사실 이 기사를 나는 어제밤 10시반쯤 WSJ.com에서 읽었다.

종이신문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관련 비디오를 보고 독자토론까지 읽을 수 있다.

느긋하게 종이신문으로 기사의 경중을 판단해가면서 읽는 것도 좋지만… 같은 기사를 하룻밤 지나서, 그것도 관련 비디오나 자료 연결없이 읽는 것은 좀 손해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WSJ보다 온라인신문을 휠씬 더 정성들여 잘 만드는 뉴욕타임즈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정성들여 Hyperlink를 넣어주는 칼럼을 클릭할 수 없는 종이지면으로 읽는 것은 좀 손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주말 아이패드 발매 이후 미국의 신문업계가 또 어떤 변화를 겪을지, 내가 신문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여간 종이매체의 경쟁력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져가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참, 다만 사람들은 신문기사를 종이로만 읽지 않는다뿐이지 사실 예전보다 휠씬 더 많이 온라인을 통해서 뉴스를 읽고 있을 것이다. 나도 종이신문만 있을때보다 신문기사를 온라인으로 최소 몇배는 더 많이 읽는 것 같다. 즉, 위기이자 기회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3월 30일 at 7: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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