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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에릭 슈미트와의 대화’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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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좋은 행사를 접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회장이 연세대를 방문해서 한국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구글의 CEO를 맡았던 에릭 슈미트회장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실리콘밸리의 현자다. 뛰어난 경영능력과 리더쉽으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라는 두 명의 설익은 천재 창업자를 도와 구글을 세계최대의 혁신적인 인터넷기업으로 만들어낸 사람이다. 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 버클리대박사출신인 Geek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리더쉽을 갖추고 다방면에 관해 박학다식해 어떤 분야에 대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불가사의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난체하지 않고 온화하고 인자한 인품을 가지고 있는 보기드문 현인이다. 구글내에서도 에릭 슈미트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모두의 존경을 받고 있는 경영자다. 이 분이 없었다면 오늘의 구글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 분의 발표를 유튜브에서 여러차례 본 일이 있는데 복잡한 기술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능력이 탁월해 언제나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이런 분이 연세대에서 대담을 했다고 하고 그 내용이 바로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기에 기쁜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대학생청중을 위해 평소보다 약간 느리게 더 알기 쉬운 표현으로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의 영어는 보통 미국인이 말하는 것보다 휠씬 우리에게 알아듣기 쉽다.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것이다.)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사람들과 대화해야 한다” 등 통찰력이 담긴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었다.

그럼에도 내가 아쉽게 여길 수 밖에 없던 것은 이 행사 운영이었다. 첫번째 아쉬움은 진행자 선정이었다. 인터넷업계나 구글, 에릭 슈미트에 대해 잘 모르는 아나운서보다는 이 방면에 대해 노련한 교수가 해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단지 영어실력만으로 진행자를 선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 정도였다.

두번째 아쉬움은 동시통역이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대학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왜 영어만으로 진행을 했을까? 영어 잘하는 학생이 많다고 자랑하는 것은 아닐테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통역으로 진행할 경우 장점이 많다. 그 분야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통역에 임하는 동시통역사들을 통해서 궁금한 내용을 질문할 경우 휠씬 심도있는 질문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물론 잘하기는 하지만 (당연히) 모국어보다 어설프고 어색한 영어로 질문하는 학생과 그것을 제대로 풀어서 에릭 슈미트에게 전달해주지 못하는 진행자를 보고 든 생각이다.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대략 48분40초부분에서 한 학생이 한 질문이 에릭 슈미트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 학생은 얼마전 국내언론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나도 블로그로 소개를 했던 페이스북 COO 쉐릴 샌드버그의 하버드경영대학원 축사내용인 “로켓에 자리가 나면 일단 올라타라“에 대해 질문을 했다. 아래는 내가 번역한 쉐릴 샌드버그의 축사 발췌다.

내가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해두었던 취업후보중 하나는 구글의 첫 비즈니스유닛담당 부문장이었다. 지금 들으면 괜찮은 자리로 들리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도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회사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2001년 당시는 닷컴버블이 막 꺼진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나는 솔직히 그 포지션이 존재하는지조차도 의심스러웠다. 구글은 당시 비즈니스부문이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매니지하라는 말인가? 그리고 그 자리의 타이틀은 내가 다른 회사에서 받은 제안보다 몇단계 급이 낮은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당시 막 CEO가 된 에릭 슈미트와 마주 앉았다. 그리고 내가 정리한 내 잡오퍼를 담은 스프레드시트를 그에게 보여주며 구글이 제시한 포지션이 내 기준에는 하나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내 스프레드시트에 손을 올리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마세요.(Don’t be an idiot)” 훌륭한 커리어조언이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로켓에 올라타세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때에는 많은 충격이 있고 커리어는 알아서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회사의 미션이 별로 얘기가 안될 때에는 정체와 사내정치가 시작됩니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그 자리가 어디 위치했는지 따지지 마세요. 우선 올라타세요.” – 쉐릴 샌드버그의 2012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졸업식 축사에서

무척 긴장한 모습의 이 학생은 당황했는지 조금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 “당신은 10년전 당시 작은 회사이던 구글에 인터뷰를 하던 쉐릴 샌드버그에게 ‘바보짓 말고 로켓에 올라타라’고 조언을 했는데 그때 어떻게 구글이 그렇게 빨리 성장할 것을 확신하고 그런 조언을 했느냐“는 질문을 했다. 좋은 질문이었지만 영어로 듣기에는 조금 명확하지 않았다. 자신도 슈미트회장에게 잘 전달이 되었는지 자신이 없었는지 “Do you understand?”이라고 토를 달았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슈미트회장이 그냥 “잘 못 알아들었다. 다시 해달라”고 하지 않고 “Because of acoustics, maybe you could repeat it for me?”라고 한 것이다.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게 못했다고 학생이 무안해할까봐 “음향장치 때문에 잘 못들은 것 같다. 다시 이야기해줄 수 있느냐”고 옆에 앉은 진행자에게 부탁한 것이다. 참 사려깊다. 그런데 진행자는 툭 “Sorry, I didn’t understand”라고 말한다. 그러자 학생은 다시 영어로 질문하려고 하나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당황한다. 그러자 오히려 슈미트 회장이 “You can ask in Korean and she can ask me.”라고 구원에 나선다. 이건 정말 진행자가 먼저 해야 할 말이다. 그제서야 학생은 한국어로 자기가 말하고 싶었던 질문을 설명한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점은 이 질문을 진행자가 통역하지 않고 대담석에 앉아있는 한 학생에게 넘긴다. 그리고 그 질문을 대신 통역한 학생도 (엄청 당황한데다)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쉐릴 샌드버그 대신 래리 페이지가 어쩌고 하면서 대충 통역하고 내용을 얼버무린다. 그러자 대충 질문에 대해서 감을 잡은 슈미트회장이 (할 수 없이) “쉐릴 샌드버그는 대단히 뛰어난 인재고 나는 그녀에게 당시(페북으로 옮길때) 그녀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라고 조언했고 그녀는 그 뒤 아주 잘해내 자랑스럽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끝냈다. 즉, 결국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어 다른 대답을 한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 질문을 다시 바로잡아주지 않고 잠시 정적후 다음 질문자로 넘어갔다. 허탈하게도. (Update: 신기하게도 위 질문을 했던 당사자인 유병수님이 아래에 댓글을 달아주심.^^)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대와 한국 메이저방송사가 같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보여준 이같은 아마추어리즘. 아쉽다. 에릭 슈미트회장이 속으로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리고 한국의 대학에서 한국말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의사전달이 잘 안되는 어설픈 영어로 질문하는 것보다 또박또박 한국말로 질문하는 모습이 외국인들에게는 더 당당하게 보일 것이다. 영어에 지나치게 매몰된 우리자신의 슬픈 자화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9월 29일 , 시간: 8:59 오후

30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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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행의 아마추어리즘이 참 아쉬움으로 남는 대화네요. 비디오 속 에릭 슈미트의 조언 중에 인상적이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은, 네 자신이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지 잘 모르겠으면, 주변에서 나보다 미래를 잘 보는, 그리고 그것에 미쳐있는(crazy) 천재같은 사람과 친구가 되어 어울리라는 것이었습니다.

    Greg Shin

    2012년 9월 29일 at 10:22 오후

    • 주옥같은 이야기를 많이 했네요. 적어서 두고두고 새겨두고 싶을 정도였습니다.ㅎㅎ

      estima7

      2012년 9월 29일 at 11:15 오후

  2. 저도 이 대화 동영상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사회자의 질문에 C++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는 부분, 사회자가 방청객 질문을 받을 때 you you 이렇게 가리키는 부분, 마지막에 한국어로 멘트 하나 따야된다는 부분 등 너무 어설픈 진행이 아쉽네요. 차라리 트위터 계정으로 질문 받는 등 모바일을 활용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좀 더 심도 깊은 질문과 깔끔한 진행이 아쉬웠네요.

    happyhour99

    2012년 9월 29일 at 10:23 오후

    • 예, 저는 별로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아무리 그래도 무엇보다도 적임자를 사회자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아쉽네요. 그리고 무늬만 IT강국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네요. 다들 스마트폰만 쓰면 뭐합니까. 그걸 활용은 전혀 못하고 있는데..

      estima7

      2012년 9월 29일 at 11:17 오후

  3. 저도보다가 손발이 오글거려서 잘 못봤습니다. 연세대에 똑똑한 사람 많은데 이정도 밖에 준비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요. 아마 연세대 주최측은 ‘구글회장이 우리학교 와서 강연한다’ 는 그 간판에만 신경쓰고 막상 중요한 컨텐츠는 신경안쓴듯 합니다. 전시행정의 폐해죠. 컨텐츠에 신경을 썼다면 C++가 뭔지 들어보지도 못한 이를 대담자로 내세웠을리가 없죠.

    윤필구 (@philkooyoon)

    2012년 9월 29일 at 10:52 오후

    • 전시행정인거죠. 방송국도 사실 안일하게 준비한거고… 이것도 사실 유튜브에 기록이 남지 않았으면 전혀 몰랐겠죠. 이렇게 진행되는 행사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estima7

      2012년 9월 29일 at 11:18 오후

  4. 현장에서 큰 기대를 가지고 봤는데, 많이 실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허술했고, 특히나 서현진 아나운서의 진행이 많이 아쉽더군요.

    저는 시작하기 약 20분전에 도착했는데 그땐 이미 자리가 없는 상태였는데, 정말 어이없게도 강당 뒷쪽에서는 거의 대화를 알아 듣기 힘들었습니다. 그다지 크지 않은 강당임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남자 진행자분이 식전에 진행할때는 들렸던 마이크가 막상 대화가 시작되자 안들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강의실에 마련된 유튜브 생중계 화면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서현진 아나운서가 처음 에릭슈미트 회장의 약력이나 그외 사항을 처음 소개할 때도 동영상으로는 잘 잡히지 않은것 같습니다만, 아나운서로서 그러한 나름의 공식석상의 진행을 맡은 것이라고는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나치게 대본을 보고읽고, 읽는 자세 또한 반듯하지 못하여 꽤나 거슬렸습니다. 그리고 본인딴에는 여유롭고 자연스럽게 진행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영어 역시 그러한 정도의 자리를 진행하기에는 많이 미숙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적하신바와 같이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던 통역이 없어서 영어를 구사할줄 아는 사람들에게만 질문이 한정되었고, 만약 진행자가 이 역할을 맡고 있었다면 I didn’t understand 라고 하기 보다는 조금더 당황한 질문자를 배려하거나 다른 방법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했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질문 역시 버클리 등 개인적인 부분에 치중한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조금 더 에릭슈미츠라는 사람과 구글, IT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진행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역시 들었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인터뷰 준비가 다소 미흡하지 않았나 싶네요.

    Sunny Gu (@SunilGu)

    2012년 9월 29일 at 10:56 오후

    • 저는 연세대가 역량이 대단한 학교라고 생각했는데 왜 저렇게 어설프게 준비를 했는지 좀 아쉽네요. 그리고 완전히 영어로 진행할 생각이었으면 진행자는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을 쓰는 것이 나았을 것이고요. 어쨌든 아쉬워서 블로그에 한번 써봤습니다.

      estima7

      2012년 9월 29일 at 11:20 오후

  5. 이런 행사가 있는지도 몰랐네요…즐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Brad Jang

    2012년 9월 30일 at 12:03 오전

  6. 당시 실시간 채팅란에서 동시통역을 안해준거에 대해서 많은 시청자들의 불만이 많았죠.

    지금 생각하고 보면 이 방송에 대해 크게 비중을 두지않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언가 크게 정해진 세션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그냥 질문받고 그에 대해서 에릭슈미츠가 답변하고, 그런정도 였으니까요.
    같이 올라와 앉아 있던 분들은 좀 침묵하는 느낌이었고,
    오히려 질문자들과 에릭슈미츠가 대화내용을 재밌게 해서 웃음을 줬죠.

    Jihoon Kong

    2012년 9월 30일 at 12:49 오전

    • 네,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요. 워낙 급하게 준비된 행사라던지… 그럴수록 진행자의 역량에 따라서 휠씬 좋은 행사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쉬워서 써봤습니다.^^ 서현진 아나운서가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고 이 행사에는 적임자가 아니었던 것 같다는 뜻입니다.

      estima7

      2012년 9월 30일 at 7:27 오전

  7. 전 에릭 슈미트한테 유감이 생기셨는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선 한국어로 진행하고 동시통역등을 붙이는게 역시 맞는 듯 합니다.

    이택상

    2012년 9월 30일 at 12:58 오전

    • ㅎㅎ 동시통역써도 잘 안듣기는 하죠. 그래도 질문 통역 등을 위해서 최소한 필요는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stima7

      2012년 9월 30일 at 7:28 오전

  8. 저도 샌드버그 관련 질문한 부분은 봤고 어떤 대답을 할지 무척이나 궁금했는데 정말 아쉽더군요

    우리학교 이 정도다 하고 보여줄려는 마음과 우리방송 이 정도다 보여줄려는 마음이 합쳐진듯 해요

    Geemun Tracer (@ruinofme)

    2012년 9월 30일 at 2:33 오전

  9. 슈미트 회장과 연세대는 ‘모닝 챗’ 이라고 이라고 이 행사를 규정했죠. 그냥 가볍게 대화하는 자리로 생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게 맞구요. 공식적인 세미나 자리나 컨퍼런스 보다는 젊은 대학생들과 굴지의 인터넷 ceo 사이에 가벼운 대화를 나누자는 취지 였어요. 그렇다고 보면 대강 나름대로 성공적인 자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처음 도입부에 사이와 말춤을 춘 사진을 보이며 분위기를 가볍게 잡은 것도 그런 취지구요.
    더구나 이런 자리에 통역을 끼우면 맥이 빠지기 일쑤입니다. 일전에 마이클 샌덜 교수가 동아일보에서 교수들과 통역을 앞세워 대화를 나누고, 방청객들과도 통역을 끼워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어제의 슈미트 회장과의 행사보다도 더 형편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통역을 끼우면 정말 듣는사람들 답답하고 제대로 진행이 되질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저는 어제 슈미트 회장이 크게 의미있는 얘기를 했다고 생각은 않지만, 나름대로 재밌게 보았습니다. 제목대로 그냥 가벼운 대화 정도 였으니까요.

    ohk

    2012년 9월 30일 at 4:26 오전

    • 저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는데 쉐릴 샌드버그 관련 질문에 대해 너무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아쉬워서 지적해본 겁니다. 그때까지는 사실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estima7

      2012년 9월 30일 at 7:31 오전

  10. 서현진 아나운서가 버클리 대학을 나왔고, 슈미트 회장도 그곳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서로의 공감대를 만들었던 것도 괜찮은 시도라고 봐요.
    그리고 슈미트 회장이 내용을 못 알아듣도록 질문한 학생, 그리고 그것을 번역하지 못한 서현진 아나운서… 모두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사전에 질문자의 내용을 지정하고 미리 정리하지 않은 라이브 챗 이라는 느낌이 살았습니다. 인터넷에 해박한 사람도, 영어를 아무리 잘하는 사람도 그 학생이 질문한 내용은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질문한 학생이 ‘할리우드 액션 질문’을 한 측면이 크다고 봐요.
    질문의 핵심과 그 제시한 하버드비지니스 스쿨 그 사람과의 관계는 그다지 크지 않았죠. 쓸데없는 예시를 제시하여 질문의 핵심을 흐뜨린 측면이 컸습니다.
    전채적으로 중요한 얘기가 안나온 것이 아쉽긴 하지만 나름대로 그 모임의 셩격을 생각하면 재미있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ohk

    2012년 9월 30일 at 4:33 오전

    • 저는 임정욱님이 지적하신 “적임자”라는 관점에 무척이나 동감이 갑니다. 저는 평범한 한국의 회사원이고 이번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나 그 외 질문하신 학생들보다 영어를 결코 잘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질문의 배경을 사전에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떨리는 목소리와 불분명한 발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이해하는데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질문자와 마찬가지로 에릭쉬미트의 답변이 정말로 궁금했기에 아쉬움이 컸었죠.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이 참여하는데 영어로하면 당연히 언어적인 장벽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장벽이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서 MBC를 비롯한 주최측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는 겁니다. 아나운서야 그만하면 영어도 잘했고 업계 사람이 아니니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갭을 메꿔줄 그 무엇인가가 없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영어가 어느 정도는 되는 업계 전문가 한분을 옆에 배석했으면 어땠을까요..

      신무현

      2012년 9월 30일 at 9:47 오전

    • 그다지 공감은 되지 않는 의견이네요.
      핵심을 흐뜨렸다고 생각되지도 않구요.
      ohk 님 같이 생각하는 사람 보다 저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거라 봅니다.

      이 행사는 아무리 가볍게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에릭 슈미트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면
      좀 더 소중히 생각하고 만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세대에 유감입니다.

      raza

      2012년 9월 30일 at 9:55 오전

  11. 저만 그런건지 Youtube 동영상 중간 중간에 ‘Morning Chat ….’라는 화면이 슬쩍 슬쩍 들어가는데 굉장히 거슬리네요. 어이없이 불쑥 불쑥 들어오는 서현진 아니운서의 ‘Ya, Ya’하는 추임새도 그렇고, 보통 이런 대화에서는 상대방이 이야기 하도록 가능하면 내버려두죠. 버클리 주변 술집에서 친구들과 가볍게 주고받는 대화가 아닌데 말이죠… 등등 더 많이 쓰려고 했는데, 비판을 하기에는 Eric의 답변이 너무나 훌륭하군요. 경험과 지식에서 나오는 몇번을 되새겨도 좋은 조언이라 생각합니다. 편집을 다시해서 학생들의 질문과 Eric의 답변만 모아서 비디오를 만들면 여러번 돌려봐도 좋을 영상이 될 것 같습니다.

    Julian Lee

    2012년 9월 30일 at 1:39 오후

    • 그러게요. 에릭의 답변이 너무 사려깊고 훌륭하지요. 말씀대로 Yah, yah라는 추임새도 좀 그렇고… MBC에서 이런 영어대담진행에 대해서 미리 내부 트레이닝을 했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면 아예 아리랑TV같은 곳의 아나운서를 섭외해서 하던지… 준비가 부족했네요.

      estima7

      2012년 9월 30일 at 7:02 오후

  12. 바로 그 문제의(?) 학생입니다. ^^ 사실 어떤 의미에선 서현진 아나운서가 통역할 수 있도록 좀더 부연설명을 해서 시간을 끌어줬어야 하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동시 통역이 제공된다고 행사 전에 공지가 되서, 한국어로 해도 될줄 알았는데, 막상 답변이 제대로 캐치가 안되서 아쉽네요. (사실 국방의 의무를 수행중이라.. 오랜만에 선 자리라서 좀 심하게 많이 떨린점도 반성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일을 estima7님 블로그에서 볼줄은 몰랐네요 ^^ 평소 눈팅만 하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인사 드립니다 🙂 글 정말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Alan Byeongsu Yu

    2012년 9월 30일 at 6:05 오후

    • ㅎㅎ 반갑습니다. 설마했는데 제 블로그를 보고 계셨군요! 안그래도 쉐릴 샌드버그의 로켓에 관한 질문을 하길래 “혹시 내 블로그에서 봤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ㅎㅎ 저도 사실 궁금한 참 좋은 질문을 하셨는데 그렇게 끝나버려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보니까 진행자나 받아서 통역을 해준 학생이나 모두 쉐릴 샌드버그의 하버드축사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더군요. 미리 알고만 있었어도 잘 이해하고 적절히 에릭 슈미트에게 통역을 해주었을텐데요. ㅎㅎ 어쨌든 영어란게 참 어렵습니다. 저도 그런 자리에서는 서투른 영어가 들킬까봐 잘 질문을 안한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stima7

      2012년 9월 30일 at 7:15 오후

  13. 에스티마 님의 글을 항상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1人입니다. 윗 글을 보고 작으나마 저의 개인적인 소견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첫번째, 불필요한 사대주의. (제 표현이 다소 과격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영어라는 것에 대한 과도한 사대주의에 기인한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전반에 걸친 뿌리깊은 의식이겠지요. 실리와 이익보다는 명분과 어떻게 보이는것에 대에 더욱 비중을 두는… 오죽하면 영어망국론이란 말까지 나왔겠습니까? 대한민국의 우수한 인력들이 자신의 전공분야에 그 정도의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부었다면, 지금의 우리모습은 또 어떨까요? 영어란 언어가 필요한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주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좀 더 매끄럽게, 좀 더 편하게 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것으로 인해 결과가 결정되는 시절은 지나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영어를 못 했다고 한다면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과연 하나의 제품이라도 팔 수 있었을까요? 지금보다 훨씬 더 영어를 못 하던 시절에도 세계시장에서 우리는 영업을 했었지요… 하지만, 지금도 오히려 그 당시의 애절함(?)이 오히려 우리 스스로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핵심은 영어가 아니라, 무엇을 전달할것인가에 대한 context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닐런지…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영어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재해석과 접근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에릭슈미츠의 표현 중, …”네 자신이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지 잘 모르겠으면, 주변에서 나보다 미래를 잘 보는, 그리고 그것에 미쳐있는(crazy) 천재같은 사람과 친구가 되어 어울리라는 것”… 이 표현에 대해서는, Jeremy Rifkin의 말이 떠 오릅니다. 인류의 발전과 잉여인간이란 주장인데, 내용인 즉, “인류의 발전은 0.1%의 창의적 인간과 그것을 알아보고 협력하고 함께 문명을 건설한 0.9%의 안목있는 인간, 즉, 1%의 인간이 문명을 이끌었고 나머지 99%의 인간을 잉여인간이라고 규정하였다. 잉여인간이란 유기물의 섭취와 배설을 반복하며 이산화탄소만을 발생시키는 존재이다.”

    본 연세대 강연에 위의 내용을 접목해 보면, 구글(에릭)이 0.1%이고, 그 위에 올라탄 쉐릴이 0.9%에 해당되는 인물일 모르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두 사람 모두1!%의 확률에 들어 온 존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라면, 스스로가 어떻게 0.1%의 창의적 인간이란것에 대한 확신(?)을 갖을 수 있었으며, 어떻게 쉐릴이 0.9%의 안목있는 인간인지를 분간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듣고 싶었을것 같습니다. 즉, 그 학생과 같은 맥락의 질문이었겠지요…

    답변이 본의 아니게 너무 길어진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영어에 대한 불필요한 사대주의적(?) 울렁증 보다는, 보다 더 핵심과 본질에 집중하는 우리의 교육에 대한 것이고, 우리 스스로가 과연 어디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그저 세상 살기 좋아졌네라며 스마트폰의 기능에 감탄을 연발하는것이 아닌, 왜 그러한 생각들을 나는/우리는 미쳐 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반성과 철저한 자기분석이 요구되어지는것이 아닌가하는 것입니다.

    가슴아픈것은, 저 역시 99%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_-;; 이 세상은 수많은 톱니바퀴들이 서로의 크기과 궤적에 맞춰 각자 알아서 돌아가고 있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어쩌다가 몇개의 톱니바퀴들이 딱 맞아떨어져 제대로 돌아가면서 그 동네(?)를 평정합니다. 나머지 바퀴들도 그 몇개의 바퀴에 맞추려고 하고, 그렇게 거대한 하나의 톱니바퀴로 진화됩니다… 어찌보면, 인생, 인류 자체가 우연과 필연의 절묘한 조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용 없는 긴 글이 오히려 민폐가 된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계속해서 건필 부탁드리며, 좋은 정보 항상 감사합니다.

    tongdack

    2012년 10월 1일 at 2:56 오전

    • 우리가 99%에 속하면 또 어떻습니까. 지금 있는 위치에서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지요. 말씀하신 1%의 사람들도 99%의 사람이 없이는 존재하지 못하듯 말입니다.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estima7

      2012년 10월 1일 at 10:07 오전

      • 1%가 우월하고 99%가 열등하고의 차원에서 표현하고자 했던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우리가 IT강국이란 자아체면에 걸려 더 핵심적인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도에서 인용한 문구였습니다. (적절하지가 않았던 것일까요?) 저 역시 해외에서 약 10여 년을 살고 있지만, 항상 드는 생각 중 하나가, 과도한 친절과 넘치는 겸손이 오히려 우리의 본 모습을 제대로 전달하는데, 그리고 극대화하는데 장애가 되는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만 제대로 활용을 해도 훨씬 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어려울 수도 있겠지요…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겠지요… 그저, 대한민국의 그 어느 누군가가 대한민국이란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뛰어넘어 세계의 발전에 공헌했으면 하는 진심어린 바람입니다…

        tongdack

        2012년 10월 2일 at 3:49 오후

  14. 불필요한 사대주의… 저도 그것이 많이 느껴져서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우리 대학생들이 보다 더 당당하고 대담하면 좋겠습니다. 사실은 그렇다고 보는데 그 영어라는 것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fluent93

    2012년 10월 3일 at 8:06 오전

  15. […]   덧) 마침 자주 보는 블로그에 해 사건에 대한 상세한 글이 게시 됐는데, 이곳에 문제의 희생냥이 된 장본인도 등장. – https://estima.wordpress.com/2012/09/29/ericyonsei/ […]

  16. 작은회사에서 직원교육용 시청각 자료를 찾고 있었습니다.
    어느 직원이 추천을 해주었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영상과 함께 쉐릴의 연설까지도 보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그리고 고맙습니다.
    직원교육용으로 찾던 중에 오히려 제가 더 큰 도움을 받은 것 같네요

    nick

    2013년 9월 2일 at 7:19 오후

    • 오래전 글인데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

      estima7

      2013년 9월 3일 at 10: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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