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첫 분기흑자낸 판도라 창업자이야기
오늘 뉴욕타임즈에 실려 상당히 화제가 된 기사 How Pandora Slipped Past the Junkyard (판도라는 어떻게 쓰레기장에 폐기되는 것을 면했나)를 나도 인상깊게 읽었다.
판도라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골라들을 수 있는 인터넷라디오. 미국내에서만 서비스되는데 4천8백만명이 가입해 가입자당 월평균 11.6시간을 듣는다는 맘모스급 라디오서비스다. 기존 FM/AM라디오의 영역을 위협하는 영역까지 성장했는데 이 블로그에서 “인터넷라디오서비스 판도라의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작년에 소개한 바 있다. 모르시는 분은 한번 꼭 보시길.
NYT에 따르면 판도라는 지난 10여년동안 적자를 내고 거의 존폐위기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 지난해 50M(약 560억)의 매출을 내며 지난해 4분기 첫 흑자를 냈다는 것. 그리고 올해는 두배성장한 100M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한다. 냅스터 등 음악관련해서 성공한 케이스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런 판도라의 이야기는 많은 벤처들에게 큰 시사점이 있는 듯 싶다. 특히 창업자이자 Chief Strategy Officer인 Tim Westergren의 이야기는 내게 많은 교훈을 줬다.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 소개(NYT발췌)
-창업자 Westergren씨는 원래 재즈피아니스트. 그는 십수년동안의 록밴드생활을 거친 끝에 영화음악 작곡가로 일했다. 각 감독마다 취향을 분석해 맞는 음악을 작곡하는 것을 연구하던 그는 ‘뮤직게놈’을 만들어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각 노래마다 400가지의 속성을 분류해내 DNA같은 게놈으로 기록한 음악DB를 만든 다음 비슷한 취향의 음악을 계속 들려주는 라디오를 만들겠다는 것. 첫번째 인터넷붐이 절정에 달했던 99년말에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그는 1백50만불을 투자받아 2000년 1월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버블이 다 꺼진 2001년말, 그는 50명의 직원이 데리고 있었지만 돈이 없었다. 그는 2주마다 전체직원미팅을 갖고 월급을 주지못하는 것에 대해 빌고 사과했다. 2년동안 이렇게 했다.(미국회사는 2주마다 봉급을 지급합니다) 그는 11개의 크레딧카드를 가지고 돈을 돌려막기도 하며 열심히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닷컴버블이 꺼진이후 인건비가 많이 나가는 그의 회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가 없었다.
-2004년 3월. 그는 348번째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이걸 다 세어봤다니!) 다행히도 Larry Marcus라는 VC가 9백만불의 투자를 결정했다. Marcus씨는 “그의 PT는 대단하지 않았지만 Tim이란 사람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흥미로왔다. 그는 실패하지 않을 창업가로 보였다” (“The pitch that he gave wasn’t that interesting,” Mr. Marcus said. “But what was incredibly interesting was Tim himself. We could tell he was an entrepreneur who wasn’t going to fail.”) 그는 이중 2백만불로 바로 직원들에게 밀린 봉급을 지불했다.(반년치가까이 밀렸던듯)
-2007년 판도라는 또 한번 위기에 직면했다. 연방로열티보드가 인터넷라디오에 부과되는 음악로열티를 올릴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은 것. 만약 로열티비용이 상승된다면 판도라의 미래는 잿빛이 될 터였다. 판도라는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특히 Westergren씨가 직접 나서 판도라유저들에게 각자 지역구의원들에게 항의서한을 써줄 것을 호소했다. 이 방법이 효과적으로 먹혀 결국 인터넷라디오에 부과되는 로열티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어 판도라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2008년 등장한 아이폰은 판도라에게 새로운 기회를 줬다. 아이폰앱을 내놓은 직후 하루 가입자수가 3만5천명으로 두배로 뛰었다. 회사의 전략을 PC데스크탑베이스에서 모바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10년동안 창업자 Westergren과 이 회사에 얼마나 많은 고난의 시간이 있었을까 생각해봤다. 회사를 문닫고 싶은 순간도 정말 많았을텐데 좌절하지 않고 수백번에 걸쳐 투자자를 설득하고 직원들에게 조금만 참아달라고 말했을 그의 열정에 감탄했다. 그리고 10년동안 상황에 따라 회사의 전략을 잘 선회해 결국 흑자에 이르렀다는 점도 대단하다. 처음에는 B2B비즈니스로 음악게놈데이터를 음반사나 유통사에 파는 것으로 시작했다가 Consumer대상으로 음악을 직접 서비스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또 고객에게 매달 사용료를 받는 Subscription모델이었다가 고객을 많이 끌어모아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Free모델로 전환했다. 그리고 PC데스크탑 웹브라우저로 듣는 모델이었다가 iPhone의 등장이후 모바일중심으로 전략을 바꿨다.
자신의 프로덕트와 고객을, 그리고 마켓의 트랜드를 정확히 이해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어낸 것이 아닐까. 미국인들의 음악소비패턴을 바꿔나가는 판도라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방문 두서없는 소감 몇가지
게이트 열릴 때까지 두서없는 소감 몇마디.
-일주일 동안 만난 분들 대부분이 흥분상태. 트위터와 아이폰이 가져다 주는 변화에 들떠있다는 느낌. 내가 나가던 모임의 회장님이 꼭 나오라고 해서 점심에 갔더니 그 자리에 나오신 분들이 모두 제 팔로어. 회장님은 아이폰을 꺼내보이시면서 ‘혁명이다’라고 역설, 요즘 트위터, 아이폰 전도사가 되셨다고 역설. 올해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5백만대가 팔릴 것이라고 예측(^^)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나 아이폰이 ‘찻잔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고 일부 얼리아답터들의 열광일뿐이라는 신중론도 제기.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관심.
-새로운 골드러시. 모임에 오신 많은 분들이 실제로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대기업을 얼마전에 그만두고 앱개발을 시작하신 분 등 들썩들썩하는 분위기.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변한 것이냐고 하니 “그동안 너무 억눌려 있었잖아요. 폭발한거예요”라고 빙그레.
-번개에 오신 인기협 허회장님 @hur 말씀. “아이폰 등장 불과 3개월사이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변했는지 깜짝 놀랐다. 특히 방통위원장님등 높으신 분들이 직접 아이폰을 써보시면서 직접 문제를 이해하게 됐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풀리지 않던 Active-x등의 문제가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국내 거대기업, 미디어기업들이 이런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있지 못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았음.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 아주 구체적인 증언들을 여러차례 들었음.(여기서 밝히기는 어려운)
-잠깐 커피를 마신 곰TV 배인식대표님 말씀이 “지난 설날의 경우 곰TV전체 트래픽의 17%가 아이폰에서 나왔다. 우리도 깜짝 놀랐다. 여기에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여러가지 연구중이다.”
-번개에 오신 분들과 뒷풀이하면서 보니 거의 80~90% 아이폰 지참. 이렇게 맥 사용자 비율이 높은 모임은 처음봤다고 애플유저동호회 같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음.
-개인적으로는 특히 블로그의 파워에 대해서 다시 실감. 내가 블로그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음. 내가 직접 쓰고 그를 통해 파생되는 현상을 통해 몸소 블로그매체의 위력을 경험한 것임. 이미 옛날부터 나를 알고 있던 분들중 많은 분들이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임정욱을 다시봤다”라고 하심. 어쩌다 한번 만난 자리에서 꺼내놓기에는 한계가 있는 이야기를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전달하면서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됐음.디
-덕분에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엄청나게 확장하게 됨. 사실 예전부터 인맥은 보통사람보다 휠씬 넓은 편이었는데 그 네트웍이 휠씬 공고해지고 저변이 넓어졌음.
-지난 1년간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면서 내 자신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정리가 됐다는 것을 느끼고 내 자신에게 놀라기도 했음. 지난 1년동안 새로운 세계를 도전하고 공부하고 정리하면서 머리속에 많은 것이 축적되었다는 느낌임. 트위터를 전혀 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상상. 여유시간에는 그냥 멍하니 국내언론기사 웹서핑이나 하면서 지내지 않았을까.
내 생애 가장 기억에 남을 트위터번개 이야기(행사후기)
Wow!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제게 벌어진 일이지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지난 일요일밤 한국에 들어와서 불과 며칠동안 트위터번개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은 제 평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발표에서 계속 이야기한 것이지만 트위터를 둘러싸고 일어난 제 독특한 경험들중 이번 트위터번개가 제 최고봉(?) 에피소드가 되었습니다. 트위터를 소개할 때마다 두고두고 평생 이야기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 일요일밤 한국에 입국해서 삼일절 시차적응하고 화요일날부터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7개월만의 한국방문을 트위터로 알린(?) 탓인지 정말 많은 분들이 저를 만나고 싶다고 연락해오셨습니다. 보통 어디 출장을 가는 경우 예전에는 굳이 외부에 알릴 필요가 없고 필요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나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디로 출장다녀와~”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팔로어가 1만명이 되고 그중에 원래 저를 아는 분이 못해도 수백명은 되는 관계로 트위터를 통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만나자’고 연락을 해오셨습니다. 회사일시간이외에 짬을 내 열심히 만났지만 모두 만나뵐 수가 없어서 너무 안타까왔습니다.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친숙해진 분들을 저도 만나뵙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화요일 오후 6시에 위처럼 트윗을 날렸습니다.(표시시각은 보스턴기준) 물론 저도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반응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지난 8월에도 비슷하게 말씀드렸는데 순식간에 열분정도가 오셨으니까요. 그래서 한 수십분정도가 오시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인 만남’이라 많은 인원이 식사등을 같이 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서 간단히 차모임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시간조정을 말씀하셔서 5시반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오실 분은 저희 다음에서 저와 같이 일하는 @searcherj에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pureRED_님이 참가신청페이지를 만들어주셨고 저는 그 주소를 감사히 RT했습니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금새 신청자가 1백명을 돌파했습니다. 저는 갑자기 급당황! 번개가 수백명이 신청하는 상황이 되면 개인행사로서는 감당이 되지 않습니다. 오신 분들에게 그냥 인사만 할 수 없고 뭔가 준비해야 하지 않나….
인터넷기업협회의 한창민국장님(@tWITasWIT)이 사회를 봐주시겠다고 바로 연락을 해오셨고 다음 대외협력본부장이신 이병선님(@byonlee)의 결단과 대외협력실장 정혜승님(@hsjeong), 기업커뮤니케이션팀장 정지은님의 도움으로 행사가 착착 준비되어졌습니다. 한국장님은 “이건 엄청난 일이다. 한국의 변화를 상징하는 일이다. 가볍게 생각하지말고 꼭 잘 준비해서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부담을 팍팍 주셨습니다.^^
그러는 동안 총 신청해주신 분은 250분을 돌파했습니다. 평소 80명 정원의 교육장을 행사장소로 하기로 했는데 이걸 바꿔야하나 그대로 가야하나도 엄청 고민했습니다. 제반상 여러가지 어려움 때문에 결국 그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위 번개 참가신청 페이지주소를 절대 다시 노출(?)하지 않았고 트윗을 통해 “발표 내용을 너무 기대하시지 말 것”과 “가능하면 오시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을 은근히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내에도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고 미리 예행연습(?)도 필요하다 싶어 사내 세미나도 금요일 아침 9시에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저녁행사 참가인원이 분산되는 효과도 거둔 것 같습니다)
어쨌든 행사당일 아침까지 바쁘기도 했고 시차때문에 피곤하기도 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전날밤에 하려다가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어떤 이야기를 할지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옛날 제가 썼던 블로그 내용을 참조하고 블로그로 쓰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못한 주제들을 기억해냈습니다. 그리고 라이코스에서 매분기 사내미팅을 할때마다 만들었던 발표자료를 추가했습니다.
그래서 그야말로 아침에 후다닥~ 대충 만들어서 오전 9시부터 다음내부 특강을 시작했고 그 내용을 오후에 좀더 사진과 캡쳐화면 등을 보강해서 번개에 임한 것입니다.
참 그리고 많은 분들이 지방에 계시거나 업무시간이 참가가 어렵다고 온라인중계를 부탁해오셨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부실할텐데 창피하기도 하고 그 부분까지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몰라 사실상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twtbs 트윗방송의 정대웅님이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생중계를 하고 싶다고 연락해오셨습니다. 약간 주저하다가 그러시라고 했죠. ㅠ.ㅠ 결과적으로 더 많은 분들이 덕분에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글을 통해 다시 감사드립니다!
행사시작은 5시반이었지만 사실은 오시는 분 인사하고 6시쯤부터 강연을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 대개 늦게들 오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컴퓨터연결하고 준비도 할겸 5시이전에 교육장으로 내려갔는데 이게 웬일! 벌써 많은 분들이 와계신 것입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행사장이 좁다고 해서 미리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일찍들 오셨다고 하더군요. 대단!) 최종적으로 보니 대략 100명~150명사이로 오신 것 같습니다. 비좁은 교육장에 그럭저럭 입석까지 포함해서 수용이되는 수준이어서 그나마 참 다행이었습니다.ㅎㅎ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다음 최세훈대표님의 인사말, 정혜승대외협력실장님과 인기협 한창민국장님의 사회로 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번개가 참 거창하죠?^^
어쨌든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게 질의응답까지 포함해 거의 2시간에 가까운 번개행사가 잘 끝났습니다. 트윗방송의 도움으로 Ustream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지켜보셨고요. 현장의 열기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교육장의 실제온도가 후끈 달아올라서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방송내용은 전반부 여기, 후반부는 여기에 있습니다. 첫번째 동영상은 벌써 조회수가 1천번이 됐군요.
사실 발표내용이 부실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럴 줄 미리 알았더라면 미국에서 좀 더 준비를 해왔을 텐데요. 저는 보통 프리젠테이션에 예제가 되는 사진, 동영상 등을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너무 시간이 촉박해서 충분히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더 자세히 차분히 설명하고 싶은 부분도 많았는데 시간관계상 넘어갈 수밖에 없는 부분도 많았어요. 영화평론가 로저이버트이야기 같은 것 말이죠.
이날 제가 이야기한 내용의 핵심적인 요지는 @totoro4님이 ‘임정욱대표님의 트위터번개 트윗 모음’으로 정리해주셨습니다. 나중에 보니까 실시간으로 제 이야기의 요지를 트윗해주셨더라고요.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아이뉴스24의 서정근기자님이 정리해주신 ‘트위터 번개’로 푼 임정욱 라이코스 대표의 ‘美 인터넷이야기‘도 제 이야기를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다만 제가 트윗을 통해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과 교분을 맺게 됐다는 것은 “그 분이 제 멘션을 한번 해주셨다”고, 라이코스에는 지금 한명의 한국인직원도 없는 것이 아니라 원래 2명있었는데 한명 그만두고 지금은 한분의 엔지니어가 계시다 정도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노파심에 발표중에도 언급했는데 기본적으로 제가 미국을 보는 시선은 그 나라의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입니다. 오랜 관찰과 생각에서 나온 것이고 결코 ‘디지털사대주의’, ‘일방적인 미국IT예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생각해보면 이 기사가 포털에 등장한 저와 트위터에 대한 첫 기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따로 후기까지 써주신 @kkolzzi님(http://kkolzzi.com/85)과 @elissajeon님(http://blog.naver.com/nnl39/110082046822)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분들이 멘션과 리플을 해주셨는데 제가 토요일에도 밀린 회사업무 등을 처리하느라고 바빠서 제대로 감사인사를 드릴 수 없었습니다. 제가 답을 일일이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다 받고 있으니 너무 섭섭히 여기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7개월만의 한국방문을 통해 한국의 IT산업지형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이번 번개를 통해 그 변화를 주도하는 가장 깨어있으신 분들을 만난 것 같습니다. 그 소감은 다시 다른 포스팅을 통해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새벽에 일어나서 후다닥 정리했는데 이제 빨리 짐싸고 씻고 공항으로 향해야합니다. 11시 비행기입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에스티마 임정욱 드림.
닛케이신문의 온라인유료화 도전: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일본의 명문경제지인 일본경제신문(니혼게이자이:보통 줄여서 닛케이라고 함)이 3월23일부터 유료버전 온라인신문 ‘Web刊’을 창간해 유료화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현재 310만부가량을 발행하는 닛케이신문은 경제종합지로 일본에서 가장 우량신문중의 하나다. 종합일간지 요미우리, 아사히와 함께 잘나가는 3대신문으로 꼽힌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의 대기업사원이라면 누구나 닛케이를 읽는 것이 상식으로 통할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뉴미디어에 대한 투자를 일찍 시작해 판매, 광고 그리고 뉴미디어 매출 포트폴리오가 균형잡힌 신문으로 알려져있다.
그런 닛케이지만 인터넷에 대한, 웹에 대한 투자는 좀 인색해 지금까지 닛케이넷 http://www.nikkei.co.jp에는 기사 일부분만을 제공해왔다. 그래서 사실 읽을 만한 기사가 많지 않고 기사의 앞부분만을 살짝 잘라서 제공하는 바람에 개인적으로는 별 흥미가 없는 사이트였다. 야후 등 포털에도 일체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위는 온라인유료화버전 Web刊의 초기페이지.
잘나가는 닛케이지만 시대의 흐름 변화에는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더이상 인터넷을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드디어 본격적인 유료화전략을 발표한 것이다.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 현재 닛케이넷을 리뉴얼하는 형태로 전기사의 본문을 제공.(한국, 미국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대부분 일본신문들은 웹에 전문을 제공하지 않는다)
- 기본적으로 모든 기사는 유료회원에게만 개방되나 무료회원이라도 한달에 20개까지 기사를 볼 수 있음
- 유료회원에게 과거 5년분 기사DB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함. 25개까지 본문을 보는 것이 가능.(역시 그동안 기사DB를 외부에 무료로 공개한 일이 없음)
- 오픈형식(?)으로 스마트폰 네이티브앱은 따로 준비하지 않음. 모바일에서 웹브라우저로 읽으면 된다고.
- 종이신문구독자에게는 월간기존 구독료 플러스 1천엔, 온라인으로만 구독의 경우에는 월간 4천엔. 참고로 종이신문 구독료는 (조간만 볼경우 3천5백18엔, 조석간세트는 4천3백83엔)
발표회에서 나온 멘트중 긍정적인 부분은
「良質なコンテンツはタダではない。本当に価値がある情報や機能には、それにふさわしい対価をいただきたい. “양질의 콘텐츠는 공짜가 아니다. 정말로 가치가 있는 정보와 기능에는 그것에 맞는 대가를 치뤄야한다.”
短期的な収益は追わず、じっくり育てていきたい考え。まずは無料会員50〜100万人、有料会員30万人(日経発行部数の1割)を目指す。「成功するまで5年、10年かかるかもしれないが、今スタートさせないと10年後の成功はないことは確かだ」단기적인 수익은 쫓지않는다. 제대로 키워가겠다는 생각이다. 우선은 무료회원 50~100만명, 유료회원 30만명을 목표로 한다. 성공할때까지 5년, 1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10년뒤의 성공은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안타깝게도 부정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적지 않다. 우선 가격이 너무 비싸다. 종이값, 잉크값, 배송료 등이 들지 않는 온라인으로 보는데 왜 종이신문과 같은 4천엔이나 내야할까. 왜 그런 가격으로 결정됐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답이 한심하다. 「紙の新聞の部数に影響に与えない」ということを前提に、その範囲内で価格を模索しました。(종이신문의 부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그 범위안에서 가격을 모색했다) 결국 종이신문의 부수및 매출감소가 두려워서 웹신문 가격을 못 내렸다는 것인데… 독자들이 납득할리 만무하다.
그리고 종이신문 가입자에게는 무료로 웹버전을 제공했어야 하지 않을까? 종이신문가입자에게 추가로 1천엔을 더 내라고 하는 것도 좀 지나치다. 결국 종이신문부수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일본의 인구감소와 젋은 층의 종이매체 이탈 현상을 볼때 현 310만부 유지는 쉽지 않다. 종이신문에 미련을 버리고 이왕이면 온라인에 더 매력적인 가격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으면 좋았을텐데 좀 아쉽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깊이있는 정보가 웹에 흘러넘치는 요즘, 천하의 닛케이라도 과연 각종 온라인미디어, 블로그, 트위터와 경쟁해 우위에 있는 가치있는 정보를 온라인유료사이트에 채워넣을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지금까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던 닛케이의 웹사이트를 보면 말이다. 어쨌든 귀추가 주목된다. 지켜보겠다.
Twitter와 TV의 상관관계:Water-Cooler Effect
어제 뉴욕타임즈에 참 인상적인 기사가 실렸다. 제목은 Water-Cooler Effect: Internet Can Be TV’s Friend (워터쿨러효과:인터넷은 TV의 친구가 될 수 있다)
미디어관련기사에서도 참 읽으면서 NYT라는 신문의 퀄리티를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런 기사 때문이다. 보통은 그냥 넘어가기 쉬운 현상을 기자의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다시 분석해 취재, 흥미로운 기사로 엮어낸다. 마치 말콤 그래드웰의 Tipping Point 같은 우리 사회의 현상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내용은 다름이 아니고 최근 수퍼볼, 밴쿠버올림픽 등에서 기록적인 TV시청율을 기록한 것이 상당부분 인터넷의 도움을 얻었다는 것이다. 기자가 그 부분에 착안해서 미국 TV방송국간부들을 취재했고 그를 뒷받침하는 이야기와 분석자료등을 얻어 그 내용을 기사로 만들어낸 것이다. Water Cooler는 차가운 물이 나오는 정수기 같은 것을 의미하는데 직장에서 사람들이 물을 뽑아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흥미로왔던 TV프로그램을 Water-Cooler show라고 한다. 아마 이 말에서 착안해낸 용어인듯 싶다.
즉, 사람들이 수퍼볼을 보면서 Facebook, Twitter를 통해 채팅하듯이 이야기를 하고 그게 TV를 둘러싼 거대한 채팅룸을 형성 TV를 더많이 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TV시청을 하면서 인터넷을 같이 하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버릇이 되었고 컴퓨터가 없더라도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통해 트위터를 계속 보고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경우에도 정확히 들어맞는다. 요즘 TV를 켜놓고 보면서 항상 맥북을 무릎위에 놓고 열어놓고 양쪽을 보고 있다ㅎㅎ 심지어는 아이폰도 옆에 두고 트위터를 힐끔거리기도 한다. 3가지 스크린을 같이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그제 김연아 올림픽 실황의 경우에는 동부시간 11시부터 시작하는데 1분정도 늦게 봤다. 깜빡 다른 일을 하고 있느라 잊고 있었는데 마침 트위터를 보니 시작한다고 실시간으로 많은 분들이 말씀을 해주고 있어서 “아차!”하고 바로 TV를 켜고 중계를 봤다. 트위터가 아니면 놓칠뻔했다. 김연아의 연기가 끝나자마자 수많은 분들이 흥분된 어조로 소감을 이야기했고 그 거대한 수다의 스트림속에 나도 같이 끼여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일본어로 트위터검색을 해서 일본인들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그 반응을 지켜보기도 했다. 마치 TV를 둘러싸고 전세계를 연결한 거대한 TV채팅룸이 생긴 것 같았다. 이것이 Water Cooler Effect라는 것이다.
그래서 CBS CEO는 “The Internet is our friend, not our enemy”라고 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방송국 간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인터넷을,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시청자들과 소통하라!
이 기사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와하고 공감을 했던지 NYT가 오늘 블로그에 ‘Water-Cooler Talk About the Water-Cooler Effect‘라는 제목으로 다시 소개했다. 이 기사가 오늘 NYT에서 가장 많이 트윗된 기사중 하나라고 한다. 참 ‘Smartphone Effect’도 잊으면 안된단다. Water-Cooler Effect와 자매효과다. ㅎㅎ 남들 다 쓰는 기사말고 이런 기사를 써야 신문을 차별화할 수 있지 않을까.
Update: 방금 김연아경기를 감동적으로 보면서 영어, 일본어, 한국어로 트위터검색을 해봤다.
일본인들도 김연아에 대한 감탄뿐…. 완벽. 퍼펙트… 별차원.
영어권도 마찬가지. Incredible, Speechless, Awesome.
바로 이런 것이 Water-Cooler Effect. 김연아의 경기를 나혼자보고 있는 것이 아니고 전세계인과 같이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듬^^ 김연아 금메달 축하!
훌륭한 아이디어에 매일같이 No를 연발하는 회사-애플
어제 Apple COO Tim Cook이 Goldman Sachs annual tech conference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중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We are the most focused company that I know of or have read of or have any knowledge of. We say no to good ideas every day. We say no to great ideas in order to keep the amount of things we focus on very small in number so that we can put enormous energy behind the ones we do choose.
The table each of you are sitting at today, you could probably put every product on it that Apple makes, yet Apple’s revenue last year was $40 billion. I think any other company that could say that is an oil company. That’s not just saying yes to the right products, it’s saying no to many products that are good ideas, but just not nearly as good as the other ones.
I think this is so ingrained in our company that this hubris you talk about that happens to companies that are successful and sole role in life is to get bigger, I can tell you the management team at Apple would never let that happen. That’s not what we’re about. Small list of things to focus on.”-From 9to5Mac
무슨 이야기인지 의역을 섞어서 한번 풀어서 써봤습니다. 컨퍼런스 팀쿡의 세션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애플의 이노베이션문화”에 대해 질문을 합니다. 그 질문에 대해 팀쿡은 아래와 같이 대답합니다. (대답중 후반부분입니다)
내가 알기로 애플은 가장 포커스된 회사다. 우리는 사내의 훌륭한 아이디어에 대해 매일같이 No를 연발한다. 그 이유는 우리의 기존 제품,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 좀더 집중하기 위함이다. 많은 것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가 집중하기로 선택한 부분에 대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집약시킨다. 일단 만들기로 한 제품에 대해서는 세계최고를 만들기 위해서 그렇다.
예를 들어 무슨 말이냐하면 당신들 책상위에 아마도 우리 애플이 만드는 전 제품을 올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경쟁사들은 흘러넘칠 정도로 제품군이 많다는 뜻) 애플은 작년에 40B매출(약 46조원)을 올린 회사다. 이 정도 규모에 그렇게 할 수 있는 회사는 사실 얼마 없다. 아마 Oil회사뿐일 것이다.
그렇게 (집중된 소수의 제품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적합한 제품아이디어에 Yes를 하는 것뿐만아니라 수많은 훌륭한 제품아이디어를, 그 아이디어가 다른 경쟁제품보다 확실히 뛰어나지 않다면 No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문화는 애플에 뿌리깊게 박혀있다. 반면 많은 성공적인 회사들은 성공하면 할수록 더 욕심을 부리며 이것도 추가하고 저것도 추가하고 그런 오류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Adding this and that). 확실히 말하면 애플의 매니지먼트팀은 절대 그렇게 되도록 놔두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문화가 아니다. 우리는 항상 집중할 수 있는 작은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팀쿡의 육성을 듣고 싶으면 여기에 가시면 됩니다. 맨 마지막 3분정도 남겨두고 이 이야기를 합니다.(Update: 지금 확인해보니 이 컨퍼런스콜내용은 시간이 지나서 애플사이트에서 지워진 모양입니다. 아쉽게도. 2011년 8월말현재)
팀쿡의 이 이야기를 들으며 단순함을 위해 과감히 기능을 빼버리는 스티브잡스를 떠올렸습니다. iPad라는 디바이스자체도 그런 문화의 산물인 것 같고요. COO가 이렇게 정돈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회사내에 철학이 확실히 서있는 회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이것이 애플인 것 같습니다.
온라인기사는 이 정도는 되야-NYT 김연아관련기사의 예
뉴욕타임즈의 온라인기사를 가끔 보다보면 정말 공들인 편집에 감탄하는 일이 많다.
온라인의 장점인 기사중의 적절한 하이퍼링크, 구글맵과의 연동, 지면보다 더 많은 선명한 컬러사진제공,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를 최대한 살린 훌륭한 편집이 마치 온라인기사의 교과서를 보는 것 같다.
일전에 트윗으로 소개한 ‘One Noodle at a Time in Tokyo’ 기사도 그런 한 예이다. 도쿄의 훌륭한 라면집을 소개하는 내용인데 수박겉핥기식도 아니고 상당히 깊게 취재했으며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기사본문중에 소개되는 웹사이트나 라면집의 웹링크를 적절히 제공하고 있으며 그 라면가게들의 위치를 구글맵을 통해 표시해서 보여준다. 또 신문지면보다 많은 14장의 생생한 사진을 슬라이드쇼를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4분짜리 잘 만들어진 비디오영상까지 붙여놓았다. NYT온라인은 단지 트래픽 지상주의가 아니라 두고두고 읽히고 참고될만한 가치있는 기사를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연아의 경기를 한시간반 앞둔 지금, 올림픽 관련 기사를 읽어보면서 또 한번 NYT온라인의 고품질을 실감했다. 오늘의 피켜스케이팅경기가 주목되는 만큼 공들인 온라인기사를 준비한 것이다.
주요 출전선수 10명의간단한 프로필과 올 시즌에 다운 그레이드받은 비율을 점프 별로 분석하고 다운 그레이드 요소(under rotation, wrong edge)들에 대해 설명해놓았다. (Thanks to Cheolhee Park)
위 사진은 NYT의 김연아선수소개다. 잘만들어진 김연아의 정식 프로필페이지도 따로 있다.
‘What the moves look like’라는 파트에서는 피겨스케이팅 점프기술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훌륭한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특히 감탄한 부분은 아래 동영상이다. 오늘의 올림픽 하이라이트가 될 내용을 NYT기자가 2분여짧은 동영상으로 매일 브리핑해주는 Inside the Rings 코너다.
대단한 기술을 동원해서 감탄했다는 것이 아니다. 그날의 이슈가 되는 기사를 소개하면서 오른쪽 박스에서 그 해당기사의 링크를 롤링하면서 소개해준다. 기자가 이야기하는 기사를 보고 싶으면 그 자리에서 링크를 누르면된다. 독자들에게 참 친절하지 않은가?
위 링크를 누르면 나오는 김연아관련 기사는 이거다.
김연아가 직접 자신의 트리플러츠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온라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입체적인 기사를 독자에게 제공하는 뉴욕타임즈에 갈채를 보내고 싶다. 온오프를 망라해 내가 좋아하는 명실공히 세계최고 퀄리티신문이다.
Update 1: 1차전에서 김연아가 세계신기록으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마침 NYT가 김연아사진으로 톱을 장식했길래 기념으로 찰칵! NYT는 라이브블로깅으로 피겨스케이팅중계를 하고 있는데 이것도 참 스마트한 것 같음. 스포츠기자와 전 피겨스케이팅 미국대표선수출신해설가가 협력해서 실시간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있음.
Update 2: 김연아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우승확정 직후 NYT톱페이지 화면
Update 3: 다음날인 2월26일 오전 김연아선수의 연기를 분석하는 비디오해설을 톱페이지 가운데 배치한 NYT.
목소리를 잃어버린 영화평론가 로저이버트이야기
92년 처음 미국땅을 밟았을때 일이다. 신문의 영화광고를 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Two Thumbs Up!”이란 것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했다. 그러다가 두개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다는 이 말이 로저이버트(Roger Ebert)와 진 시스켈(Gene Siskel)이라는 유명한 영화평론가 둘이 같이 ‘At the movies’라는 프로그램에서 좋은 영화로 합의해 추천한다는 뜻이란 것을 알게 됐다. (요즘 같으면 구글검색해서 위키피디아로 바로 뜻을 알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미국사람 붙들고 물어보는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엔 80년대에 작고한 정영일이라는 유명한 영화평론가가 있었다. 조선일보기자로 매주 주말의 명화를 해설하던 그는 “놓쳐서는 안될 영화”를 특유의 화법으로 이야기해 큰 인기를 모았었다. 시카고 선타임즈 영화담당기자인 로저이버트도 그런 사람이었다. 세계최고의 영화평론가중 하나로 불리우는 그의 할리웃에서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그의 엄지손가락에 영화의 흥행이 좌우됐다. 그런데 그의 파트너였던 Gene Siskel이 1999년에 뇌종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떴다. 그 이후 이버트는 Roeper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아들여 Ebert & Roeper로 ‘At the movies’프로그램을 이어갔다.
미국에 머물 당시에는 그의 활기찬 모습을 TV에서 대하거나 리뷰를 읽는 경우가 있었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다만 몇년전인가 그가 낸 ‘위대한 영화’책이 한국에 번역된 것을 보고 그를 떠올렸을 뿐이다.
그런데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엄청나게 RT되는 기사를 클릭했다가 그를 만났다. 깜짝 놀랐다. 처음에 로저이버트 사진에 누가 장난을 쳐놓은 것 아닌가 했다.
이 에스콰이어지의 인터뷰기사를 읽고 로저 이버트의 팬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이었기에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2002년부터 생긴 갑상선암으로 이버트는 여러번의 수술을 거쳤다. 죽을 고비도 몇번이나 넘긴 그는 끝내는 목소리는 물론 음식을 먹을 수도 없이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받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크리스 존스라는 기자가 쓴 이 인터뷰기사는 정말 명문이다. 너무너무 잘썼다. 영어권에서 엄청나게 RT가 되면서 화제가 된 이유가 이해가 된다. 이 기사는 목소리로 유명세를 얻고 인기를 구가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그 목소리를 잃어버린 로저이버트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3일동안 그를 밀착취재해서 아주 디테일하게 로저이버트의 변화된 모습을 그려냈다.
재미있는 것은 로저이버트는 결코 죽지않고 새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Writer였던 로저이버트는 그동안 작가라기보다는 TV엔터테이너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그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Writer였던 것이다. 말할 능력을 잃어버린 그는 기력이 쇠약해진 지금도 연간 거의 매일처럼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쓴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밤마다 엄청난 열정을 글로 토해낸다. 영화이외에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그의 생각을 쏟아내고 독자들과 소통을 즐긴다. 자유주의자임을 자부하는 그는 트위터를 통해 보수주의자인 러쉬 림보를 공격한다.
그가 애용하는 맥북프로는 그의 분신이다. 음성합성프로그램을 통해서 말을 하는 그는 처음에는 로렌스라는 영국액센트를 구사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했으나 지금은 알렉스라는 미국식액센트를 사용한다. 그리고 예전 그의 목소리를 Custom bulid해달라고 음성소프트웨어회사에 오더를 준 상태이다.
그의 요즘 모습은 위 동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컴퓨터를 통해 나오는 목소리가 생각보다 상당히 사실적이다.
위 에스콰이어인터뷰기사가 화제가 된 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그 기사에 대한 감상을 밝혔다. 이버트가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응한 것은 그도 젊은 시절 많은 인터뷰를 에스콰이어지에 기고했으며 그 빚을 갚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다만 인터뷰를 요청한 크리스 존스라는 기자에 대해서는 미리 그의 기사를 읽어보고 “이 정도 기사를 쓰는 사람이라면 인정할만하다”고 인터뷰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대체로 만족한다고… 다만 그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묘사에 대해서는 … “어차피 인간 모두가 서서히 죽어가는 것 아닌가?”하고 반론을 폈다.ㅎㅎ
워낙 재미있게 읽은 글인데 영어의 압박이 있어서 쉽지 않다. 그래도 관심있는 분은 로저이버트의 에스콰이어인터뷰를 일독하실 것을 권한다. 진짜 밀착인터뷰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Update: 위에 소개한 로저이버트의 컴퓨터 합성보이스가 드디어 나왔다.
Lycos라는 이름의 개
오늘 우리 테크놀로지 디렉터인 Joe가 회사 복도에 써놓은 글과 사진. 트위터를 통해서 애견이름을 Lycos라고 지은 라이코스유저를 만났고 너무 반가와서 “회사에 전시하고 싶으니 애견의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요청해서 받았다고.
한국도 그렇지만 가만 보면 참 오래동안 한 서비스를 애용하는 로열한 유저들이 미국에는 많이 있음. 3억인구중 이런 로열한 유저 수천, 수만명이 기꺼이 가치있는 서비스에 매달 몇달러에서 수십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이런 매출이 많은 니치웹서비스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듯 싶음.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0년가까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라이코스를 10년간 이용해온 고객들이 이렇게 존재한다는 자체에 감사할 뿐. 이제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할 때.
MIT아이폰앱과 아이폰이 잘 안터지는 MIT캠퍼스
며칠전에 MIT에 가서 MIT 아이폰앱 프로젝트를 리드한 앤드류 유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앤드류는 하버드를 졸업하고 두번의 스타트업경험을 거쳐 지금은 MIT에서 모바일플렛홈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는 인재이십니다.
제가 예전에 MIT의 모바일최적화 사이트를 트윗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 그 사이트를 만든 분이 한국분이라고 소개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그 분입니다. MIT의 IT오피스에 계신 분이 감사하게도 소개를 해주셔서 앤드류를 만나뵙고 또 많은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MIT는 m.mit.edu라는 주소로 거의 모든 휴대폰에 최적화된 모바일웹페이지를 일찍부터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앱은 2월초에 막 1.0버전이 처음 나왔습니다. 아이폰이 나오지 얼마안된 한국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이미 아이폰출시가 3년이 된 미국에서, 그것도 MIT가 아이폰전용앱을 이렇게 늦게 내놓았다는 것은 좀 이해가 안됐습니다. 물론 훌륭한 앱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왜 그런 것인지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정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아이폰을 MIT에서 쓸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학생들이 쓸수가 없는데 어떻게 아이폰앱을 개발하겠습니까”
앗,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했더니 MIT캠퍼스의 상당부분이 AT&T음영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아이폰이 잘 터지질 않는다는 것이죠. 쓸 수 있는 것처럼 신호는 들어오는데 실제로는 안터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폰을 쓰고 싶어도 전화가 터지지 않으니 구입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제가 아는 상당수의 MIT MBA 학생들은 iPhone쓰는 것으로 봐서 다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심지어는 앤드류가 1년여전에 NYT와 인터뷰를 한 일이 있는데 그때 이런 AT&T의 불안정한 MIT캠퍼스 네트워크 문제를 제기한 일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그 기사를 구글링해봤습니다. 쉽게 찾았습니다. Welcome, Freshmen. Have an iPod. 이라는 1년반전 기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At the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iPhones might already have been everywhere, if AT&T, the wireless carrier offering the iPhone in the United States, had a more reliable network, said Andrew J. Yu, mobile devices platform project manager at M.I.T.
MIT의 모바일디바이스플렛홈프로젝트매니저 앤드류 유의 이야기에 따르면 AT&T가 보다 안정적인 망을 MIT에 제공했다면 iPhone은 광범위하게 (캠퍼스에) 퍼졌을 것이다.
당시 이 기사를 보고 AT&T가 발칵 뒤집혀 연락이 왔고, 부사장등 담당임원들까지 날아 와서 어떻게 하면 MIT에서 아이폰보급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인지, 망개선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하고 갔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은 망이 좋아졌겠네요” 했습니다. 아니랍니다. 1년반이 지난 지금도 거의 진전이 없다고 합니다. 한국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알고 보니 AT&T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미국의 행정문제 탓이 크다고 합니다. 셀타워를 MIT앞에 새로 올리는 경우에도 일부 주민 등이 민원을 제기하면 그대로 스톱이라고 합니다. 그 상태에서 교착상태에 빠지고 진전이 없다는 것이죠. 미국의 행정프로세스상 양쪽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내리고 등등 절차를 진행하다보면 한도끝도 없이 시간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전화 안터진다고 하면 일사천리로 달려와서 중계기 달아주는 한국과는 하늘과 땅차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2000년에 제가 버클리유학시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무생각없이 전자제품양판점 Frys에 갔다가 스프린트 삼성폰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버클리캠퍼스끝쪽에 위치한 비즈니스스쿨 입구를 들어가면 바로 전화가 안터지는 것이었습니다. 한국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학교에서 전화할 일도 없을 것이고 금새 해결되겠지 하고 그냥 참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졸업할 때까지 2년이 되도록 결국 스프린트폰은 학교에서 터지지 않았습니다.(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ㅎㅎ)
저는 그것이 단순히 관료주의적이고 느린 미국이통사들의 프로세스와 광활한 국토탓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군요.(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진행한다는 것인데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방면에 밝지 않은 저로서는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라 MIT 앱을 소개하는 김에 적어봤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새로 휴대폰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자신의 집과 사무실에서 잘 터지는지 확인합니다. 아이폰을 쓰고 싶은데 자기 집에서는 AT&T가 잘 안터져서 구입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은 일이 있습니다.
어쨌든 MIT에서 아이폰이 펑펑 터진다면 MIT출신의 혁신적인 아이폰앱도 더 많이 등장하고 관련벤처도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