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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대화형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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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오늘 크롬업데이트를 통해 대화형검색(Conversational search)를 선보였다. 이게 참 재미있다. 검색의 미래를 보는 듯 하다.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크롬에서 구글을 열고 검색창에 있는 보이스버튼을 누르고 말로 물어보면 된다. (Ok Google이라고 하면 클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음성검색이 되는 기능은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탐 크루즈는 누구인가하고 물어봤다.

Screen Shot 2013-05-22 at 3.24.57 PM그러면 내 말을 받아적기 하듯이 인식한 다음에 아래와 같이 결과를 보여준다. 여기까지는 기존과 똑같다.

Screen Shot 2013-05-22 at 3.25.32 PM좋은 점은 말로 읽어준다는 것이다. “According to Wikipedia, Thomas Cruise Mapother IV, widely known as Tom Cruise, is an American film actor and producer.” 여기까지 낭랑한 여성의 목소리로 읽어준다. 말로 물어보니 말로 답해주는 느낌이다.(모바일 구글앱에서는 이미 되는 기능이다.)

여기서부터 마치 대화하듯이 탐 크루즈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다. 대명사(he, him)를 써서 물어볼 수 있는 것이다.

Screen Shot 2013-05-22 at 3.26.58 PM말로 답을 해주기 때문에 마치 대화를 하는 느낌이다. 그의 키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Screen Shot 2013-05-22 at 3.27.24 PM부인이 누구냐고 물어봤다. 난 당연히 케이티 홈즈라고 나올 줄 알았는데… 현재 이혼상태인가보다.

Screen Shot 2013-05-22 at 3.26.31 PM단답식으로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때는 아래와 같이 음성없이 검색결과만 나온다. 어쨌든 대명사를 계속 탐 크루즈로 인식하는 것이다.

Screen Shot 2013-05-22 at 3.29.41 PM지금 현재 내 위치를 인식하기 때문에 이런 검색도 유용하다. 조금 있다가 가야할 장소까지 거리와 교통상황을 체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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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써봤는데도 재미있다. 애플의 Siri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앞에서 물어본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고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훌륭하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인물이나 장소 같은 것에 대한 것을 계속 물어보기는 좋으나 얘기하다보면 맥락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구글은 점점 나아질 것이고 책을 읽거나 TV를 보다가 궁금한 것이 나오면 구글과 질문 스무고개를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 미국에 온 2009년만해도 구글검색은 그냥 기본에 충실했었다. 그러던 것이 2009년말부터 음성검색, 비주얼검색이 나오고 구글+ 등을 응용한 소셜검색도 등장했다. 이제는 그 기반위에서 대화형 검색까지 등장하고 있다. 구글검색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참고로 포틀랜드에 사는 누군가가 구글의 대화형검색을 테스트해보는 동영상.

Written by estima7

2013년 5월 22일 at 4:2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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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들에게 감시카메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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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5월9일 미국의 이른 새벽 시간,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하던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찬물을 끼얹는 게시물 하나가 미국의 한 한인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다. 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이 인턴으로 일한 동포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나는 출근을 준비하면서 이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서 처음 접했다. “설마 그럴 리가.” 반신반의하면서 사무실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켜보니 트위터는 온통 이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리고 한국은 자정을 훨씬 지난 새벽 시간이었는데도 포털의 급등 검색어 1위가 이미 ‘윤창중’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관련 온라인뉴스가 속속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 청와대의 윤 대변인 해임 뉴스가 떴다. 처음 의혹 제기에서 해임까지가 겨우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나는 옛날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정보의 확산 속도에 경악했다.

 소위 ‘라면 상무’ 사건도 그렇고 남양유업 욕설 녹취 파일 사건도 그렇다. 예전 같으면 텔레비전이나 신문의 토막뉴스로 끝났을 일들이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의 힘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사회적 이슈로 순식간에 탈바꿈한다. 이제 국민들은 힘있는 자, 갑들의 오만한 행동에 즉각적으로 공분을 표출한다. 더구나 이제는 국경도 없다. 전세계의 한국인들이 동시에 같은 이슈를 공유하고 한마디씩 자신의 생각을 보탠다.

방송사와 신문사만 잘 대응하면 됐던 올드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정부나 기업의 리더들은 이런 미디어 상황의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변해야 한다. 바뀐 세상을 원망하기보다는 리더가 먼저 이런 변화를 잘 이해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이제는 내 일거수일투족을 누군가 항상 보고 있고 기록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겠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폰을 넘어서서 이제는 말 한마디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일종의 스마트안경인 구글글라스가 내년이면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의 눈이 일종의 감시카메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부 조직의 교육을 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여기에 한가지 좋은 참고사례가 미국에 있다.

사진출처:테이저인터내셔널

사진출처:테이저인터내셔널

요즘 미국 경찰에는 경찰관의 선글라스에 장착해서 필요할 경우 동영상 녹화가 가능한 담배 한 개비 크기의 소형 카메라가 보급되고 있다. (참고:모든 것을 다 찍는 경찰의 소형비디오카메라-엑손 플렉스) 시민에게 법집행을 하는 현장의 모습을 경관의 시선에서 쉽게 담아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일종의 블랙박스다. ‘빅브러더’라는 반발도 있었지만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리앨토시 경찰국은 1년 전부터 이 제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실험에 나섰다. 54명의 제복경찰 중 매일 무작위로 절반을 선택해 이 카메라를 착용하고 시민과 접촉하는 경우 반드시 촬영하도록 했다.

 그 결과는 놀랍다. 카메라 도입 이전과 비교해서 시민들의 경관에 대한 불평 민원 신고가 88% 줄었다. 카메라를 착용했을 경우 경관이 시민에게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행동을 최대한 조심했던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경관이 법집행을 위해서 무력을 사용한 경우도 60% 줄어들었다.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한 시민들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얌전하게 행동하는 효과가 있었다. 빅브러더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갑의 횡포 뉴스를 읽으며 앞으로 일정 직급 이상의 고위공직자나 기업 간부들에게 미국 경찰처럼 이런 카메라 착용을 일반화하고 일반 시민이나 ‘을’과 접촉할 때는 촬영을 의무화하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렇게 하면 국민이 항상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정말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제안이 단지 농담으로만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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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4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

Written by estima7

2013년 5월 16일 at 11:53 pm

구글I/O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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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월15일) 있었던 구글 I/O 컨퍼런스의 내용을 이제야 따라잡고 있다. 그런데 CNET에 올라와있는데 키노트내용 전체 동영상이 4시간55분 분량이다. ㅎㄷㄷ…

그래서 CNET에 올라온 짧은 편집동영상클립을 몇개만 챙겨봤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을 공유한다.

나는 무엇보다 위 동영상이 인상적이다. 데스크탑 크롬브라우저에서 아예 키보드에 손도 대지 않고 “Ok Google”하면서 음성으로 검색하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Siri보다 더 잘 알아듣는 음성검색의 성능도 뛰어나지만 자세히 보면 무엇보다도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간결하게 정돈해서 보여주는 구글의 검색능력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구글의 진정한 강점이다.

마침 데모로 보여주는 산타크루즈 관련 정보는 나도 직접 생활속에서 검색을 많이 했던 내용이라 더욱 피부에 와닿았다. (내가 사는 쿠퍼티노에서 산타크루즈 비치는 30분정도 거리다. 어떤 비치가 좋은지, 식당은 어디를 가야하는지, 길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직접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던 경험이 있다.)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와 연동해서 빠른 속도로 정보를 찾아내 나에게 맞게 검색결과를 잘 개인화시켜서 보여주는 능력은 구글경쟁력의 원천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이런 구글검색의 강점을 느끼기는 힘들 것 같다. 개인화 검색, 로컬검색에 강한 구글이 검색할 한글 콘텐츠도 많지 않고 인구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 인터넷사용자들이 검색결과의 차별화에 별로 신경을 안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강점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구글+의 한층 개선된 UI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사진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자동해쉬태그를 달아주는 기능은 구글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Geek, nerd들만을 위한 소셜네트워크라는 비판도 있지만 꾸준히 개선해 간다.

"데이터센터가 이제는 암실이다"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요즘 애들은 아마 '암실'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데이터센터가 이제는 암실이다”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요즘 애들은 아마 ‘암실’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무엇보다도 구글+에 추가된 사진편집기능이 놀라왔다. 빅 곤도투라 부사장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사진을 가지고 보여준 사진 enhance기능은 대단히 훌륭했다. 이건 뭐 포토샵같은 전문 사진 에디팅소프트웨어가 전혀 필요없게 된 것 아닌가. 버벅대는 iPhoto를 쓸 필요가 있을까. 그냥 찍은 사진을 구글로 다 올려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UI가 대폭 개선된 새로운 구글맵도 실제 사용해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데스크톱웹과 모바일웹의 통일성을 구현한듯 하다.

뮤직스트리밍서비스인 All Access는 어떨지 모르겠다. 판도라, 스포티파이가 장악하고 있는 영역에 구글이 들어간 것인데 과연 선도업체를 넘어설만한 차별화요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일단 Trial로 지금 가입해서 음악을 들어보고 있는 중이다. 일단은 판단유보.

키노트발표를 다 본 것은 물론 아니지만 안드로이드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데스크톱웹 중심으로 발표가 이뤄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석찬님의 안드로이드가 위험하다! 포스팅 참고) 구글글래스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점은 조금 의외였다.

마지막으로 래리 페이지의 모습에 감탄했다. 그가 CEO가 되기 전부터 구글사람들로부터 그가 말을 할때 너무 어눌하고 어색하다는 얘기를 들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CEO가 됐을 때도 그것 때문에 CEO로서의 자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내부에서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성대마비증상 때문에 그랬었는지는 몰랐다. 사실 아무런 장애없이 멀쩡한 재벌회장이나 오너, CEO들도 대외적으로 기자나 직원들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을 게을리하거나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세상에 아쉬울 것 하나 없을 것 같은) 구글 CEO 래리 페이지가 이렇게 키노트이벤트에 나와서 30분이나 연설하고나서 청중들로부터 온갖 질문을 받고 성실히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늘 구글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5월 16일 at 12:2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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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의 데일리모션 인수 실패와 프랑스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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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13-05-02 at 9.17.42 PM

프랑스태생의 동영상공유사이트 Dailymotion을 Yahoo가 약 3억불(3천3백억원)가치에 인수하려다가 실패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이 “프랑스의 베스트 스타트업을 (외국기업에) 팔게 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일개 민간기업의 매각에 어떻게 정부가 개입하나 했는데 데일리모션은 프랑스텔레콤의 100% 자회사고 프랑스텔레콤에는 27% 정부지분이 있다. 그래서 산업장관이 야후의 임원과 프랑스텔레콤의 CFO를 자기 방에 불러놓고 딜을 중재했다고 한다. 장관은 데일리모션의 지분 75%를 인수하려는 야후에 대해 “Win-win 파트너쉽을 위해 50대50으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조인트벤처를 해본 사람이면 50대50으로 가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다 알 것이다. 그것도 (정부가 입김을 행사하는) 프랑스텔레콤같은 보수적인 회사와… 아마도 데일리모션을 인수해서 미국과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유튜브에 대항해 볼 심산이던 야후는 당연히 인수를 포기한다.

이에 대해 오늘자 월스트리트저널은 “A Yahoo in France”라는 제목의 사설을 썼다. 프랑스정부를 강력히 비판했음은 물론이다.

The reason for Yahoo’s failed bid to purchase a 75% stake in video website Dailymotion, which is owned by France Télécom, can be summed up in two words: nationalist prejudice.

데일리모션의 지분 75%를 인수하려했던 야후의 실패이유는 두개의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국수주의자의 편견.

WSJ는 창업과 투자를 복돋우겠다고 세금감면과 외국인창업자특별비자 등의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이처럼 민간기업의 이슈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프랑스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데일리모션이 3개국에 걸쳐 겨우 180명정도의 직원이 있는 아직 작은 회사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소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그들을 정부가 보호하고 가꿔줘야한다고 여기는 것이 위선이라고 지적한다. 만약 그 소기업들이 이처럼 성장하고 경쟁하기 위한 투자기회를 놓친다면 그들은 영원히 소기업으로 묶여있을 것이라고 사설의 끝을 맺는다. (확인해보니 데일리모션은 지난해 겨우 Break even정도를 한 상황이다. 격심한 유튜브와의 경쟁속에서 투자없이는 성장할 수 없는 벽에 부딫혀 열심히 투자처를 찾던 중이라고 한다.)

워낙 보수적이고 미국중심적이기도 한 WSJ의 오피니언면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나는 이 건에 관해서는 확실히 프랑스정부가 황당한 개입을 했다고 생각하고 트윗을 날렸다.

2011년 7월의 뽀로로 1조원매각설 소동이 연상됐다. “자랑스러운 한국의 자식을 어찌 외국기업에 팔 수 있느냐”는 애국주의적 언론의 보도와 일반대중의 반응이 이번 프랑스정부의 반응과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메신저의 선구자 ‘ICQ’, 보안기업 ‘체크포인트’ 등 조금 뜬다싶은 스타트업은 모조리 미국회사에 매각되는 이스라엘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이스라엘에서는 키운 회사를 미국기업에 큰 돈에 매각하면 영웅이 된다.

사실 나에게는 존재감조차 없는 데일리모션인데 야후와의 파트너쉽이 이뤄진다면 이 회사가 미국시장으로 진출하고 값비싼 콘텐츠 계약을 맺어 유튜브와 경쟁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랑스텔레콤이 그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아마도 안될 것이다. 그래서 위와 같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런데 트윗을 날리고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이 트위터의 장점이다.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어쨌든 그래서 이번에는 프랑스인에게 한번 물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인인 프랑스출신 벤처기업가에게 이 WSJ사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메일을 보냈다. 5분만에 온 답장은…

“내 생각에 이건 큰 실수입니다. 중산층에 어필하고자 하는 대중영합적인 정치적인 제스쳐일 뿐입니다. 데일리모션은 야후를 통해 유튜브와 Vimeo와 경쟁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과 각종 지원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희망이 없는 데일리모션은 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외국투자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수 있습니다. “설사 성공하더라도 Exit를 할 수 없으니 프랑스의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식으로요. 정치가 비즈니스를 망친 경우입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의 생각에 나도 동의한다.

국가의 기간 산업을 다루는 기업이라면 물론 해외 매각시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민간의 작은 스타트업의 딜까지도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분명한 실수다. 정부는 어디까지나 벤처생태계를 지원하는 입장에 있어야지 그 위에서 콘트롤을 하려고 하면 안된다. Level playing field를 만들어주는 역할이 제일 중요하지 쓸데없는 규제를 만들고 간섭하려고 하면 안된다. 행여나 비슷한 일이 한국에도 벌어졌을때 훼방을 놓기보다는 우리 스타트업이 해외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으면 한다.

어쨌거나 프랑스 올랑드정권의 현재 지지도가 25%라고 하던데 과연 프랑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5월 2일 at 9:28 pm

기자회견장을 통해 보는 백악관과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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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프레스브리핑은 보통 제이 카니 대변인이 진행한다. 그런데 오늘(4월30일)은 오바마대통령이 직접 등장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처럼 가끔씩 예고없이 대통령이 나와서 직접 기자들과 Q&A를 가진다. 장장 48분간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했는데 덕분에 시리아문제, 관타나모수용소 문제, 의료보험개혁법이슈 등 많은 주제에 대한 Q&A시간을 가진 덕분에 많은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가보니 어김없이 전체 48분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해두었고 mp4파일로 다운로드받을 수도 있고 기자회견문전체도 공개되어 있었다. 거의 모든 백악관행사는 동영상과 전체 녹취록이 다 웹사이트를 통해서 공개된다.

정말 좁아보이는 백악관 브리핑룸에 빽빽히 앉아서 열심히 질문을 해대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면 미국의 백악관과 언론의 관계 및 분위기가 대략 짐작이 된다. 치열하다.

Screen Shot 2013-04-30 at 11.38.31 PM그리고 회견장이 정말 좁다.  지정석이다. 앞줄은 미국 공중파 방송 기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내가 맨날 보는 NBC, CBS, ABC뉴스기자들이라 아주 친숙한 얼굴들이다. 세어보니 정확히 48석이다.

Screen Shot 2013-04-30 at 11.55.19 PM위키피디아를 찾아보고 놀랐던 것은 이 프레스브리핑룸이 대통령집무실인 Oval office에서 아주 가깝다는 사실이다. 대략 브리핑룸에서 10~20걸음 정도면 대통령집무실에 갈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기자실이 웨스트윙에 있다. 이 프레스브리핑룸은 69년에 처음 생겼는데 2005년 부시대통령 집권당시 개보수됐다.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개보수뒤에 단지 좌석 1개가 더 늘어났을 뿐이란다.

백악관 프레스브리핑 모습을 자주보다가 문득 청와대는 어떻게 기자회견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공개된 동영상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아래 것밖에 찾지 못했다. (꼭 보시길) 청와대홈페이지에는 브리핑 동영상이 올라오지 않는 것 같다.

어쨌든 짧은 동영상이지만 정말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일단 회견장 공간이 썰렁할 정도로 넓다.

Screen Shot 2013-04-30 at 11.35.34 PM땅덩이 큰 미국은 기자회견장이 작고 작은 나라인 한국의 기자회견장은 이렇게 넓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다. 뭐 넓으면 좋긴하겠다.

Screen Shot 2013-04-30 at 11.36.21 PM

기자들이 얼마나 많이, 어떻게 질문하는지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동영상이 짧게 편집되어 있어 그런 장면이 보이지 않았다. 아쉽다. 청와대 춘추관은 대통령이 있는 본관과 500미터이상 떨어져있다고 한다. 청와대출입기자들은 자조적으로 ‘춘추관출입기자’라고 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대통령과 그 참모들과 지근거리에 있지 않으면서 생생한 뉴스를 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Out of sight, out of mind”라고 했다. 물리적인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가는 아주 중요하다. 우연한 만남속에서 서로 안부와 정보를 교환하고, 그러다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전향적인 공간배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윤창중대변인이나 박대통령의 모습이 너무 엄숙주의로 흐르는 것 같다. 유머러스하게 회견을 시작하면서 좀 자유로운 분위기의 소통을 할 수는 없을 것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바마의 기자회견을 보고 한줄 써본다는 것이 너무 길어졌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5월 1일 at 12:28 am

구글글래스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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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이패드의 넷플릭스앱으로 침대에 누워서 ‘하우스오브카드’를 보다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 단어를 만났다. “Valedictorian”.(내가 어휘력이 좀 약하다.) 주인공 케빈 스페이시의 아내역으로 나오는 로빈 라이트가 대사중에 한 말인데 무슨 뜻인가 궁금했다.

Screen Shot 2013-04-30 at 7.54.02 PM

순간적으로 Pause버튼을 누르고 옆의 아이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구글앱에서 바로 음성검색을 했다. “밸러딕토리언, Meaning” 들린대로 그대로 따라서 발음해서 검색해본 것이다.

Screen Shot 2013-04-30 at 8.38.19 PM

그러자 즉각 위와 같은 결과화면이 뜨면서 이 단어의 사전적인 뜻을 여성의 목소리로 유창하게 말해주는 것이었다. 아, 이게 ‘졸업식 축사 대표학생’이란 뜻이구나 하고 바로 드라마를 이어서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검색을 해보면서 솔직히 구글글래스가 나오면 정말 편리하겠다 싶었다. 구글글래스를 쓰고 TV를 보다가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가볍게 안경을 두드리고 “Google, valedictorian meaning”, 이렇게 말을 하면 바로 뜻을 설명해줄 것이 아닌가. 그동안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타이핑을 해서 정보를 찾았는데 이제는 정말 음성검색이 구글글래스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일반화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글래스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잘 모르시는 분은 아래 1분짜리 동영상을 참고하시면 좋다.

구글글래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미래는 또 어떤 세상이 될 것인가. 이제 알라딘의 램프처럼 안경을 쓰다듬고 말만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정말 혁신을 쫓아가기 숨가쁜 세상이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30일 at 9:03 pm

너무 자주 바뀌는 정부홈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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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조직개편으로 인해 정부의 홈페이지가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물론 일관성없이 잦은 정부조직개편자체가 더 문제기는 하다. 5년마다 매번 헤쳐모여를 다시하는 공무원들이 안쓰럽다.)

원래 90년대 중반에 정보통신부 출입기자를 잠시 한데다 이후 계속해서 IT업계에 있었던 덕분에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는 정부분들이 많다. 그런데 요즘엔 만날 때마다 그 분들이 속한 부처이름이 헷갈린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이제는 많은 정보가 종이가 아닌 처음부터 디지털로 만들어지고 인터넷에 남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5년마다 부처 홈페이지주소가 바뀌면서 큰 혼란을 겪고 많은 자료가 유실되는 것 같다는 점이다. 사실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관심을 가지는 언론이나 사람들이 없다.

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져서 나와 관련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홈페이지가 최근 십수년간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미국과 비교해서) 한번 찾아봤다.

Screen Shot 2013-04-29 at 10.55.42 PM

우선 산업통상자원부를 대상으로 대충해본 비교다. 웹은 9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대략 97년경부터 한국정부부처의 홈페이지가 개설되기 시작한 것 같다. 통상산업부의 경우 97년5월에 처음 홈페이지가 개설됐다고 나와있다. 부처이름의 변화에 따라 motie.go.kr에서 mocie.go.kr이 됐다가 mke.go.kr가 됐다가 흥미롭게도 다시 처음의 motie.go.kr로 돌아왔다. 반면 대략 미국의 대응되는 정부부처라고 할 수 있는 상무부는 110년동안, 에너지부는 36년간 이름이 바뀌지 않았다. 인터넷시대이래 홈페이지주소가 한번도 바뀌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번엔 미래창조과학부의 사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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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쪽은 94년 체신부에서 이름을 바꾼 정보통신부가 14년간이나 지속됐다. mic.go.kr에 그래도 자료도 많이 축적됐을 것이다. 그런데 2008년 정통부가 폐지되고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되면서 모든 정보가 다시 헤쳐모여 하게 됐다. 예전의 방송위원회(kbc.go.kr) 홈페이지에 mic.go.kr가 통합된 kcc.go.kr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하면서 옛 정통부의 홈페이지정보는 다시 msip.go.kr로 재편성된다. 재미있는 것은 미래부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그대로 존속하면서 kcc.go.kr 홈페이지는 그대로 있다는 점이다. 헷갈리는 국민들을 위해서 친절하게도 옛날 방통위의 정보는 “구방송통신위원회”(old.kcc.go.kr)에 보존되어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대략 비슷한 업무를 하는 미국의 관련부처로는 FCC와 미국과학재단이 있다. 정확히는 미정부산하 독립에이전시다. FCC는 1934년에 라디오전파규제를 목적으로 생긴 기관인데 이후 엄청난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럼 이렇게 정부부처의 홈페이지주소가 자주 바뀌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 두가지만 꼽아보겠다.

첫번째, 홈페이지 도메인이 바뀌면 우선 수많은 데드링크가 양산된다. 그리고 정보를 찾아주는 검색엔진에 큰 혼란을 준다.

특정 URL로 상대방에게 정보가 있는 링크를 보내줬는데 갑자기 그 웹주소가 연결이 안된다고 해보자. 얼마나 큰 손실일까. 대한민국 정부부처의 정보가 있는 URL은 이미 수많은 언론, 학계의 웹사이트에 링크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또 그 정부부처페이지가 네이버, 다음, 구글같은 검색엔진에서 잘 찾아지도록 오랫동안 최적화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도메인이 바뀌면 모든 것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즉, 처음부터 다시해야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소가 바뀌면 검색으로 정보를 찾아서 보아왔을 국민입장에서도 큰 혼란이 아닐 수 없다. 링크가 많이 걸려있는 순서로 가중치를 주는 페이지랭크기술이 핵심인 구글의 경우에도 이처럼 웹주소가 자주 바뀌는 정부페이지라면 제대로 정보를 인덱싱해서 제공하기 어렵다. 정부홈페이지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렵다면 누가 손해일까? 국민이 손해다.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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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예로 FCC의장 줄리우스 지나쵸우스키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FCC홈페이지의 그의 소개페이지가 위키피디아정보에 이어 두번째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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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장관의 이름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얼핏보면 바로 결과가 잘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첫페이지 어디를 찾아봐도 미래창조과학부의 홈페이지링크는 없다. 아마도 새로 생긴 페이지라서 잘 검색이 안되는 것일 것이다.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소개페이지가 텍스트가 아니고 통이미지로 되어 있기 때문에 검색엔진이 제대로 인덱싱할 방법이 없다. 이처럼 텍스트를 안쓰고 이미지를 남발하는 것도 한국인터넷의 비극이다.)

두번째로는 그 홈페이지 도메인으로 실제 업무를 하는 부처직원들의 혼란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자주 자신이 속한 조직의 홈페이지가 바뀐다면 그 도메인으로 이메일주소를 사용해오던 공무원들에게도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국제회의에 참석하면서도 다른 나라공무원들에게 자신의 이메일주소를 많이 알렸을텐데 역시 혼란이 생길 수 있다. 많은 공무원들이 부처에서 부여받은 공식이메일을 쓰지 않고 민간 웹메일을 사용하는 이유가 이해가 간다. 내가 만나본 많은 공무원들이 명함에 정부 이메일주소가 아닌 한메일, 네이버메일, 지메일을 쓰고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면 정부이메일은 불편해서였다. 하지만 중요한 다른 이유로 그 주소가 몇년만에 너무 자주 바뀌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옛날 도메인으로 연결해도 자동으로 새로운 주소로 포워딩해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웹주소와 이메일주소를 정확히 새로운 주소로 자동 포워딩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 몇년이 지나면 옛날 주소는 그냥 데드링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내가 테스트삼아 찾아본 옛날 웹주소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았고, 정통부의 옛날 지인들에게 보낸 메일은 그대로 튕겨져 왔다.

내 경험상 잦은 조직개편은 조직원들에게 정말 큰 스트레스다. 일관성있는 조직운영이 필요한 이유다. 매번 조직개편이 있을 때마다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자료는 유실되고 가구는 너덜너덜해지고 조직원들의 마음은 피폐해진다. 매 5년마다 모든 부처의 이름을 바꾸고 홈페이지도 쇄신(?)하면서 조직원들을 괴롭게 할 셈인가? 좀 단순한 이름을 지닌 부처를 거느린 일관성있는 정부를 가졌으면 좋겠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30일 at 12:22 am

모든 것을 다 찍는 경찰의 소형비디오카메라-엑손 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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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전 시사인칼럼에서 “테이저건 만든 회사의 으스스한 신제품” 칼럼을 통해 미국경찰이 도입을 고려중인 선글래스에 붙이는 담배 한개비 크기의 비디오카메라를 소개한 일이 있다. 마치 스마트폰 역할을 하는 카메라가 달린 구글글래스를 연상케하는 제품이다.

전기충격기 테이저건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테이저인터내셔널이 내놓은 ‘엑손 플렉스 비디오카메라’라는 이 제품은 경찰관의 선글래스에 장착해서 2시간 분량의 비디오를 저장할 수 있다. 경관이 시민에게 법집행을 하는 현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경관의 시선에서 녹화할 수 있는 이 제품이 실제로 경찰에 보급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했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일년이 지난 지금 실제 이 제품을 도입해 사용한 한 미국지방경찰의 사례가 공개되었다. 경찰 한명한명이 소위 ‘블랙박스’를 달고다니면 어떤 변화가 나올지 뉴욕타임즈기사리알토시의 자료(PDF)를 참고해 소개한다.

사진출처:테이저인터내셔널

사진출처:테이저인터내셔널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근교 리알토시의 경찰서장 월리엄 파러씨는 일년전 자청해서 이 실험에 나섰다. 비디오카메라로 경찰의 활동을 낱낱이 기록하는 것이 경찰과 시민의 관계개선에 도움이 되는가를 평가해 보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비디오카메라를 착용한 경관들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접수와 불미스러운 사고건수가 줄어드는가를 측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2012년 2월부터 인구 10만의 이 도시에 근무하는 54명 제복경관중 절반을 매일 무작위로 선택해 이 카메라를 착용하게 했다. 물론 “빅브라더의 감시를 받기 싫다”는 경관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모르는 사이에 시민들에게 경찰에게 불리한 장면이 찍히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경찰쪽에서 완전하게 상황을 찍어놓는 것이 낫다”고 설득했다.

그래서 시민과 접촉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카메라를 작동시키도록 했다. 근무가 끝난 경관은 경찰서에 돌아와 이 카메라를 충전기에 꼽으면 자동으로 그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업로드되어 evidence.com이라는 클라우드서비스에 올라가 증거자료로서 자동분류, 보관된다. 이후 단순히 법규를 위반한 시민을 검문하는 동영상뿐만 아니라 긴박하게 범인을 뒤쫓는 영상등 수많은 자료가 실시간으로 쌓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카메라에는 “Pre-event video recording”이란 비디오버퍼가 있어서 녹화버튼을 누른 시점에서 30초전의 영상부터 녹화가 된다는 것이다. 덕분에 어떤 상황에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는지 맥락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모수가 대단히 많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어쨌든 도입이후에 확실히 건수가 줄었다.

물론 모수가 대단히 많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어쨌든 도입이후에 확실히 건수가 줄었다.

카메라를 도입한 이후 1년간의 결과는 놀랍다. 도입 이전과 비교해서 시민들의 경관에 대한 불평민원신고가 88% 줄어들었다. 그 뿐이 아니다. 경관이 법집행을 위해서 무력을 사용한 경우도 60% 줄어들었다. 설사 무력이 사용된 경우도 카메라를 착용하지 않았던 경우가 착용한 경우보다 2배 높았다. 카메라를 착용했을 경우 경관이 법집행과정에서 행동을 조심하려 한 것이 역력한 것이다.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한 시민들도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카메라의 모습이 드러나게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순전히 자기중심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가 동영상을 보고 순순히 물러난 경우도 있었다. 이 동영상을 계속 관찰해온 경관은 인터뷰에서 “카메라로 찍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시민들의 태도도 바로 변한다. 온순하게 행동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이 NYT기사를 읽으면서 이런 내용이 앞으로 구글글래스같은 안경형 스마트기기가 광범위하게 보급된 세상이 어떻게 될지 힌트를 준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의 안경이나 시계 등에 달린 카메라가 나도 모르게 나의 모습을 항상 촬영하고 즉시 인터넷에 올리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의 양해없이는 촬영을 못하게 하는 방법이 나오겠지만 빈틈을 타서 사방에서 모습이 찍히고 내 목소리가 녹음당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프라이버시의 종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다 카메라가 되는 세상이 되니까 말이다. 리알토 경찰의 사례처럼 구글글래스가 보급되면 사람들이 좀더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조심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경찰이 법집행과정에서 카메라를 착용하는 것은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있지 않을까 싶다. 공공기관의 법집행은 투명하게 하면 할수록 좋기 때문이다. 테이저사에는 미전역의 경찰에서 이 비디오카메라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앞으로 경찰을 만날 때는 내 모습이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조심해야겠다.

테이저인터내셔널의 ‘엑손 플렉스 비디오카메라’홍보동영상.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25일 at 12:23 am

항공기 승무원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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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으로 제공되는 라면에 대해 불평을 하면서 항공기 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린 대기업 상무 이야기가 대화제다. 처음에는 방송 단신으로 임원의 실명과 구체적인 내용 없이 몇 줄만 가볍게 보도됐던 것이 트위터, 인터넷커뮤니티를 통해 실명과 항공사의 내부 대응 기록문건이 퍼지면서 일파만파가 됐다. 뜻밖에도 많은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 임원의 고약한 행동에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아마도 평소 직장에서 그런 상사를 접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그러다 트위터를 통해서 ‘웨이터의 법칙’이라는 말을 접하게 되었다. 데이브 배리라는 작가의 글에서 유래한 이 법칙은 다음과 같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는 잘 대해주지만 웨이터에게는 거만하게 행동한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이 말은 미국의 시이오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일종의 불문율이라고 한다. 시이오가 회사의 임원을 뽑을 때 꼭 명심해야 할 말이라는 것이다.

 시이오가 회사 내부나 바깥의 누군가와 식사할 때는 다들 그가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잘 보이려고 예의를 다해서 행동한다. 시이오에게는 누구나 좋은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식사 상대가 웨이터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자세히 보면 그 사람의 진짜 성품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다고 사회적 약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직장에서도 부하들에게 비슷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자기도 모르게 권위적인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웨이터뿐만 아니라 호텔 종업원, 경비원, 청소원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하인 부리듯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회사에서 많은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시이오나 임원의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2006년 이 웨이터의 법칙을 소개한 <유에스에이 투데이> 기사에서는 웨이터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하는 사람일수록 “난 이 레스토랑을 사버리고 널 잘라버릴 수 있어”라든지, “난 이 레스토랑 주인을 잘 아는데 널 해고시킬 수도 있어”라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곧 “너, 내가 누군지 알아?”라는 과시다. 불행히도 이런 발언은 그 사람의 힘을 과시하기보다는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인지를 나타낼 뿐이다.

 국적항공사 비즈니스클래스에서 일하는 항공사 승무원의 경우는 우리 사회의 소위 ‘지도층 인사’들을 항상 접하기 때문에 이 ‘웨이터의 법칙’을 몸으로 느낄 것 같다. 이번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어 파문이 일고 있지만 그 임원보다도 더 잘나고 힘센 인사들의 비슷한 무례한 행동은 알려지지 않고 묻히는 일이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힘있는 사람에게는 깍듯이 하면서 식당의 종업원이나 골프장의 캐디는 마치 하인 부리듯 반말조로 막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만 해도 수년 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한 선배의 형수가 항공사 승무원이었다. 하루는 카운터에서 업무를 보는데 한 대기업의 최고위급 중역이 체크인을 하려고 왔다. 그런데 규정을 넘어서는 크기의 가방을 기내로 가지고 들어가겠다고 해서 원칙상 안 된다고 짐을 부치라고 정중히 말씀드렸단다. 그런데 내가 얼마나 대단한 고객인데 이렇게 대할 수 있냐며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고객카드를 두 동강 내면서 떠났다고 한다. 또 너희 회장에게 널 자르라고 얘기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일을 이야기하면서 격분하던 선배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누군가가 당신에게는 잘해주지만 항공기 승무원에게는 거만하게 행동한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이 기회에 한국에서는 이런 ‘항공기 승무원의 법칙’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아무쪼록 한국의 경영자들도 이 법칙을 명심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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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3일자 한겨레 생각의 단편 칼럼으로 게재된 글이다.

이 한겨레칼럼 마감시간은 항상 미국시간으로 일요일저녁인데 그날 따라 써놓은 글이 그저 그랬다. 그래서 전날 블로그에 가볍게 ‘웨이터의 법칙‘이라고 써두었던 글을 한겨레측의 양해를 얻어 더 길게 써서 보냈다. 내가 그동안 보냈던 칼럼글들과 달리 시의성이 있는 내용이어서 좀 반응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뜨거울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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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까지 페이스북에서 2천회이상, 트위터에서 5백회이상 공유되어 한겨레기사중에 가장 많이 공유된 기사 1위로 올랐다. 솔직히 잘 쓴 글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웨이터룰’이라는 생각자체에 워낙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

우연히 알았는데 5년전 박연차회장의 기내난동사건도 비슷한 경우에 속하는 것 같다. 참고링크 : 항공기 난동 박연차 회장… 박준용판사에 혼쭐(로이슈) 다만 그때는 한국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차이랄까? 내 글이 조국교수, 선대인소장 같은 파워트위터유저의 도움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보고 소셜미디어의 파워를 또 느꼈다.

어쨌든 이렇게 정보가 순식간에 퍼지는 세상이 무섭기도 하다.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24일 at 2:53 pm

칭찬과 격려, 감사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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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NBC나이틀리뉴스를 보다가 미소를 머금었다. 시카고트리뷴이 지난주에 큰 고생을 한 보스턴글로브의 동료들에게 피자를 쏜 것이다. 그것을 단신뉴스로 가볍게 다루고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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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일주일간 전 편집국기자들이 잠 한숨 제대로 자지 못했을 보스턴글로브는 이 소식을 신문 블로그코너를 통해서 전했다. (링크: Chicago Tribune sends pizza, kind words to Boston Globe staff)

사진:NBC뉴스 캡처

사진:NBC뉴스 캡처

보스턴지역의 인기피자가게인 Regina pizza 라지사이즈를 수십개 주문한 듯 싶다.

Screen Shot 2013-04-23 at 5.21.15 PM시카고트리뷴은 위와 같은 편지를 보스턴글로브에 보냈다.

We can only imagine what an exhausting and heartbreaking week it’s been for you and your city. But do know your newsroom colleagues here in Chicago and across the country stand in awe of your tenacious coverage. You make us all proud as journalists.

We can’t buy you lost sleep, so at least let us pick up lunch.

Your friends at the Chicago Tribune.

우리는 여러분들과 여러분의 도시가 얼마나 힘들고 가슴아픈 일주일을 보냈는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 시카고와 전국에 있는 신문사의 동료들이 여러분의 집요한 뉴스리포트에 감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여러분은 저널리스트로서 우리가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여러분들의 잠을 보충해줄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점심이라도 사겠습니다.

시카고트리뷴에 있는 여러분들의 친구들이.

정말 멋지지 않은가? 나는 정말 이런 미국의 칭찬과 격려, 감사의 문화가 좋다.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이런 진정성, 위트가 녹아있는 감사의 메모 한장에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다.

이것을 뉴스로서 다뤄준 NBC나이틀리뉴스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브라이언 월리암스의 마지막 멘트도 좋았다.

“전국에 있는 많은 병원과 경찰서들도 보스턴에 있는 동료들에게 같은 일을 했다.” (A lot of hospitals and police departments around the country have done the same for their colleagues in Boston as well.)

NBC나이틀리뉴스 링크 Chicago Tribune uses pizza to thank Boston Globe 

Written by estima7

2013년 4월 23일 at 6:0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