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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월 2015

중국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애플과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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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우는 심천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화창베이 전자상가. 용산전자상가의 10배~20배쯤 되는 규모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운상가 같은 곳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현대적인 큰 빌딩들이 즐비하고 그 안에 가득히 각종 전자제품가게들이 채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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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조금만 걸어다녀보면 애플과 샤오미사이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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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은 워낙 애플과 샤오미가게가 붙어있는 것이 많이 보여서 몇군데 찍어본 것이다.

샤오미는 99%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심천에는 이렇게 샤오미대리점(?)이 많아서 좀 당황스러웠다. 알고 보니 이곳 전자상가업자들이 손에 넣은 제품들을 (샤오미 허락도 없이) 샤오미 간판을 달고 판매하는 것이다. 애플공식스토어가 심천에 있기도 하지만 이런 비공식(?) 애플스토어가 휠씬 많다. (애플 브랜드가 저렇게 마구 사용되는 것을 보면 스티브 잡스가 무덤속에서 막 화를 낼 것 같다.)

애플이나 샤오미 짝퉁을 파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전시중인 제품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심천은 짝퉁천국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화창베이 전자상가를 겉으로 보기에는 별로 그렇지 않았다. (물론 전자상가의 어딘가에서는 그런 것들을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겠지만 저렇게 겉으로는 그런 제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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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은 아니지만 화창베이근처에서 본 가장 노골적인 짝퉁제품은 이 뉴 바룬(?)운동화였다. 뉴밸런스와 똑같다. ㅎㅎ

통신사의 대리점은 거의 없고 (아마도) 모두 언락폰을 파는 것도 특이했다. 고객은 원하는 폰을 사가서 마음대로 쓰던 USIM을 바꿔끼워서 쓰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더더욱 거센 스마트폰 판매경쟁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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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저렇게 샤오미를 가두판매하는 곳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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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수리센터에 붙어있는 로고를 보면 어느 회사 제품이 가장 인기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애플, 삼성, 샤오미, 화웨이 로고가 붙어있다.

물론 삼성로고를 붙인 가게들도 많이 있었지만 잘보이는 곳에서는 거의 애플과 샤오미가 한판 붙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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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대 메이커에 대한 중국후발주자들의 맹렬한 추격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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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거대기업답게 아주 깔끔한 자체매장을 선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폰자체가 사람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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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중 가장 많이 보이는 간판은 Oppo였다. 아이폰6보다 얇다는 R5가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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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IZU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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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O라는 브랜드도 여기저기서 눈에 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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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패드도 꽤 큰 심천회사라도 들었는데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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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보도 스마트폰이 있고 ZTE라는 큰 회사에서 스마트폰도 있다. 그밖에 잘 모르는 브랜드도 많았다. 폭스콘에서 만난 분은 “화창베이에는 거의 100개의 중국 스마트폰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중 다크호스가 오포, 메이주 같은 업체들이다”라고 말했다. 제2의 샤오미가 되기 위해서 난리다. 만져보면 다 디자인도 괜찮고 쓸만해 보인다.

이상하게도 LG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G3가 괜찮은 폰인데도 말이다. 똑같이 노키아 등 윈도우폰도 안보이고 소니에릭슨 같은 브랜드도 전혀 없다. 애플, 삼성 대 중국연합군의 대결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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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심천 화창베이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기는 했다. 거리 한편에 MS 스토어를 공사중인 모습이 보였다. (설마 진짜 MS스토어겠지?)

샤오미는 정말 잘나가고 관심의 촛점인 것 같다. 서점마다 샤오미의 마케팅 성공전략을 쓴 ‘참여감’이란 책이 잘 보이는 곳에 놓여있다. 내가 손에 들고 뒤적이자 점원이 웃으면서 와서는 “샤오미를 좋아하냐?”하고 막 뭐라고 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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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남방항공 기내지에도 샤오미의 레이준이 크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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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상해, 심천을 다니며 스마트폰을 쓰는 중국인들을 유심히 봤다. 지난 4분기에 애플이 중국에서 스마트폰 판매 1위를 탈환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판매대수로 애플, 샤오미, 삼성, 화웨이순이었다.)

정말 중국인들이 아이폰 많이 쓴다. 다른 중국산스마트폰보다 월등히 비싼데도 그렇다. 샤오미도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애플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샤오미의 가능성도 대단한 것 같다. 전자상가 상인들이 저렇게 자진해서 샤오미 브랜드 간판을 달고 대리점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만큼 일반 소비자들이 샤오미를 원하니까 저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미 중국에서 스마트폰 브랜드가치로는 삼성에 필적하게 올라온 것이 아닌가 싶다.

삼성은 샌드위치신세다. 위로는 애플에 막혀있고 아래에서는 샤오미 등이 막 치고 올라온다. 중국에서의 이 전세가 글로벌하게 퍼지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삼성의 분발을 바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미 이 정도 제품을 자력으로 내놓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과연 팬택같은 회사에 관심을 가질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허포트폴리오정도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겠다.) 아쉽게 주저앉아버린 팬택이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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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샤오미를 좀 제대로 이해해보고 싶어서 샤오미대리점(?)에서 MI4모델을 하나 사왔다. 가격은 1999위안. 한화로는 대략 35만원정도 한다. 샤오미생태계가 어떤 것인지 좀 자세히 들여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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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31일 at 10:28 pm

미국에서는 토론을 잘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릭 페리의 웁스 모우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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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바마가 첫번째 임기를 시작한 바로 다음달인 2009년 2월에 미국 보스턴으로 건너가 5년간 살다가 귀국했다. 그 기간동안 오바마가 첫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2011년말 대선에서 또 승리해 재임하는 것을 지켜봤다. 특히 2011년 1년동안 진행된 미국의 대선레이스를 지켜본 것이 기억에 남는다. 미국대선은 뭐랄까 거대한 미디어 정치쇼다. 수많은 공화당후보들이 나와서 경선레이스를 거쳐서 현직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과정자체가 하나의 박진감넘치는 TV쇼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특히 밋 롬니를 비롯한 공화당대선후보들이 초반에 경쟁하는 가장 치열한 무대가 후보합동토론회였다. 예선부터 본선까지 대통령이 되려면 끝도 없이 토론회를 거쳐야 한다.

나는 2011년 대선레이스중에 가장 유력한 공화당 후보중 하나였던 텍사스 주지사 릭 페리가 토론에서 실수를 해서 허망하게 탈락해 버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없애겠다고 한 정부부처 3곳중 한 곳의 이름을 토론회에서 기억해내지 못해 망신을 당하고 사퇴해 버렸다. (조선일보 관련 기사 링크)

위 동영상을 보면 릭 페리는 자기 차례에서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다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없앨 부처가 3군데 있다”며 상무부, 교육부까지 이야기하고 세번째 부처를 기억해내지 못했다. 옆에 서있는 론 폴 등 다른 후보들은 “5군데 아니냐” 등 농담을 던지며 놀렸고 토론을 진행하는 앵커는 “EPA(환경보호부처)냐? 아니냐? 기억을 못하는 것이냐?”라며 집요하게 추궁했다. 약 1분가까이 진땀을 빼던 릭 페리는 “미안하다. 기억을 못하겠다. 웁스”라고 사과했다.

그때까지 텍사스주지사로서 마초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보수파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던 릭 페리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다음날 미국뉴스와 신문은 “Oops moment”라며 이 장면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나는 당시 사람이 긴장하다 보면 부처이름 하나 기억해내지 못할 수도 있는데 너무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진행자가 그냥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 TV뉴스에서는 “미국 대통령은 극도의 긴장상태에서도 나라를 이끌어야하는데 저런 능력으로는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나는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머리도 좋아야 하지만 저런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담력도 아주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SNL 등 각종 코미디프로그램에서 릭 페리는 완전히 웃음거리가 됐다. 릭 페리는 텍사스 주지사직을 잘 수행하고 지난 1월에 퇴임했는데 당시에는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을 것이다.

3번째 부처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릭 페리를 풍자한 이 SNL 에피소드를 보고 나는 당시에 포복절도했다. (영어의 압박이 있겠지만) 한번 꼭 보시라. 정말 재미있다.

오늘 아침 2008년 대선에서 존 매케인의 러닝메이트로 나왔다가 인터뷰와 토론에서의 엉뚱한 답변으로 인해 망신을 당하고 매케인의 패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사라 페일린이 또 대선출마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읽고 릭 페리의 에피소드가 생각나 가볍게 적어봤다.

당시 어떤 뉴스에서 한 80세쯤 되어 보이는 백인 할머니가 “토론을 잘 못하는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장면을 본 것이 내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우리도 다음부터는 꼭 토론 잘하는 대통령을 뽑았으면 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월 25일 at 5:44 pm

애플페이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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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참관차 미국에 갔다가 애플페이를 사용해봤다. 그 경험을 간단히 공유.

일년전까지 미국에 살다가 온 나는 아직도 미국 신용카드를 하나 가지고 있다. (마일리지가 쌓여있어서 없애지 못함.) 그 카드로 아이튠스와 오더블 등 미국에서 가입한 디지털콘텐츠서비스를 지불하고 있다.

애플페이에 카드정보 입력

그래서 몇달전 아이폰6를 구입하자마자 애플페이를 사용할 겸 그 미국 카드정보를 입력했다. 설정에서 ‘Passbook & Apple Pay’를 선택해서 크레딧카드나 데빗카드 입력하기를 선택했다. 신용카드를 꺼내들고 카메라로 카드를 찍어서 번호를 입력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카드정보가 아이튠스에 이미 입력되어 있었던 덕분에 그냥 자동으로 정보가 다 입력되고 ‘CVC’번호 세자리만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그 세자리를 입력하니 애플페이에 카드정보 입력끝이었다. 허탈할 정도로 간단. 카드번호와 빌링주소 등을 한참 집어넣어야 할 줄 알았는데 정말 쉬웠다.

첫번째 애플페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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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에 카드 정보를 장전(?)했지만 한국에서는 써볼 길이 없었다. 그래서 1월초 CES출장가는 길에 써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라스베가스에 도착한지 3일만에 CES 행사장에 가면서 있던 월그린 매장에서 드디어 애플페이를 써볼 수 있었다. (Walgreens는 미국최대의 드러그스토어체인이다.) 생수 한병을 사면서 애플페이를 써먹었다. 카운터 점원에게 “애플페이가 되냐”고 하니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 (아마 내 발음이 나빴는지도) 점원은 애플페이를 잘 모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아이폰6를 카드단말기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1~2초만에 화면에 내 카드가 떠오르고 내 지문을 가져다 대자 바로 결제가 됐다. 점원은 그제서야 뭔지 알겠다는듯 미소를 지으며 영수증을 줬다.

카드정보를 미리 입력해두었지만 처음 사용할때는 뭔가 또 패스워드나 주소확인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것 전혀 없이 단번에 결제가 됐다. 허탈할 정도로 간단.

하지만 이후로는 생각보다 애플페이를 쓸 기회를 찾지 못했다. 아웃렛몰에 가서 두건의 구매를 했는데 모두 애플페이가 안됐다. 한번은 되냐고 물어봤는데 안된다고 했고 또 한번은 어차피 안될 것 같아서 물어보지도 않았다. LA쪽으로 가서 트레이더 조 같은 수퍼마켓에서 구매를 했는데 역시 안됐다. 애플이 처음 발표했을 때는 호울후드, 맥도널드, 파네라 브레드 등 많은 점포가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것 같았는데 하늘의 별처럼 많은 미국의 소매점포수에 비하면 아직 새발의 피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두번째 애플페이 사용

두번째로 애플페이를 사용한 곳은 우습게도 애플스토어였다. 잠깐 들른 김에 블루투스스피커 하나를 샀는데 점원에게 “애플페이로 지불해도 되느냐”고 하니 “물론”이라며 들고 있던 단말기를 내 아이폰에 가져다대서 바로 지불했다. 신용카드를 그어서 살때는 보통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는데 애플페이로 결제하니 지문인증을 해서 그런지 추가확인을 하지 않았다.

결론

미국에서의 내 애플페이 사용경험은 이렇다. 사용 편리성에서는 최고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서 긁고 사인하는, 그리고 가끔 신분증까지 제시해야 하는 과정을 단순히 휴대폰을 단말기에 가져다대고 지문인증을 하는 것으로 대체한 것은 아주 훌륭하다. 그리고 지문으로 결제 확인을 하는 과정이 뭔가 묘한 안심감을 준다. 그러나 이런 편리한 결제수단을 쓸 수 있는 곳이 아직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은 실망스럽다. 생각해보면 수많은 영세업소나 대형유통업체들이 한순간에 카드단말기를 애플대응(정확히는 NFC대응)으로 할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생각하면 애플페이가 갈 길이 먼 것 같다. 그러나 올해 10월부터 미국에서 EMV카드 대응을 하지 않는 상점은 신용카드 위조나 사기사건에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연말부터 자연히 오래된 카드단말기 업그레이드가 급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NFC대응, 즉 애플페이 대응 단말기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어쨌든 이 정도로 완성도가 높고 지원하는 은행, 카드사, 유통업체도 많은 상태에서 시작한 애플페이도 안된다면 당분간 모바일월렛전쟁에서 쉽게 승기를 잡을 회사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족 : 지금 애플페이는 공식적으로는 미국에서만 된다. 하지만 미국밖에서도 NFC기능이 있는 카드단말기에서는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GS25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래서 어제 동네 GS25에서 사용을 시도해봤으나 안됐다. 모든 점포에서 다 되는 것은 아닌 모양.

Written by estima7

2015년 1월 18일 at 8:4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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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못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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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왼쪽은 신제윤 금융위원회 장관 오른쪽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KBS뉴스캡처)

내 왼쪽은 신제윤 금융위원회 장관 오른쪽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KBS뉴스캡처)

오늘 금융위원회의 요청으로 지난해 9월의 규제개혁장관회의에 이어 두번째로 청와대에 가서 발언할 기회를 얻게 됐다. 제 2차 청와대 새해 업무보고가 끝나고 이어지는 핀테크토론회에서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3주전에 연락을 받고 CES출장다녀오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말할 내용을 준비했다. 2분30초밖에 안되는 발언기회였지만 꽤 신경이 쓰였는데 오늘 행사가 시간이 초과되는 바람에 막바지에 있던 내 발언차례가 생략됐다. 별로 대단한 내용을 말할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블로그에라도 남겨 놓는다. 며칠전 블로그에 썼던 CES에서 느낀 점을 짧게 이야기하려고 했었다. 중국의 무서움과 프랑스의 분발, 그리고 허약한 우리 기업생태계에 대한 걱정. 다음은 그 내용.

“한국의 스타트업을 돕는 미션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입니다.

저는 오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스타트업이 잘 성장하려면 생태계 조성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의 양적 숫자도 중요하지만 또 다양한 만남을 통한 정보교류, 제휴, 투자 등이 이뤄질 수 있는 정부, 관련기업, 학교 등의 생태계가 잘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런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훌륭한 스타트업은 저절로 쏟아집니다.

저는 지난주에 세계최대의 가전쇼인 라스베가스 CES에 다녀왔습니다. 여기서 제가 놀란 것은 두가지입니다. 우선 중국에서 온 기업들이 전체 3천6백여 참가기업중 4분의 1정도 되는 8백50여개사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중 절반이 ‘세계의 공장’이라고 하는 심천에서 온 하드웨어기업들이었습니다. 심천의 하드웨어생태계가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는데 그 결과물인 셈입니다.

또, 사물인터넷(IOT)부문에서 프랑스 스타트업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요즘 프랑스정부에서 나서서 스타트업을 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CES 스타트업관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66개의 스타트업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드론, 웨어러블 등에서 주목받는 제품을 많이 내놨고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프랑스에 멋진 IoT생태계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이번 CES에서 삼성, LG, 현대차 이외에 주목받는 새로운 기업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이게 우리의 허약한 기업생태계를 나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핀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생태계가 이뤄져야 많은 핀테크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혁신을 합니다. 정부 규제는 시장의 혁신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큰 울타리만 치고 그 안에서는 스타트업들이 맘대로 시도해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또한, 금융 대기업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스타트업들은 금융 대기업들이 처음 보기에는 같이 일하기에 작고 보잘 것 없고 허술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큰 기업은 없습니다. 이런 스타트업들에게 기회를 주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이들은 치열한 혁신을 통해 기대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해, 성공하는 팀이 반드시 나오게 됩니다. 그것이 스타트업입니다. 그래서 은행 등 큰 금융기관들이 스타트업과 협업하면서 기회를 줘야 합니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오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도록 우리 정부와 금융업계가 같이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6개 부처 합동으로 진행된 새해 정부부처 업무보고 행사. (사진출처:청와대)

미래창조과학부 등 6개 부처 합동으로 진행된 새해 정부부처 업무보고 행사. 장관들사이에 내 뒤통수가 보임.(사진출처:청와대)

어쨌든 오늘 업무보고에서 발표된 ‘건건 사전규제에서 원칙 사후점검’으로 금융규제의 틀이 바뀌고, 금융거래에서 비대면 실명확인방식도 폭넓게 인정해 점포없는 인터넷 은행을 설립할 것이라는 보고는 고무적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해서 핀테크의 문이 열리게 된다면 정말 다행인 것 같다.

업무보고 자료중에서 발췌.

업무보고 자료중에서 발췌.

Written by estima7

2015년 1월 15일 at 11:49 pm

짧은 생각 길게 쓰기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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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단상-한국경제의 미래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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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가전쇼인 라스베가스 CES에 다녀왔다. 2년만에 다시 방문했는데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 커지는 규모, 여전한 인파, 엄청난 참가업체수에 정신이 없었다. 이틀동안 주마간산으로 대충 살펴봤다. 그리고 든 생각과 찍은 사진 몇장을 간단히 메모해서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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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의 CES와 비교해서 비슷한 점은 대기업들의 부스였다. 삼성, LG, 소니, 퀄컴, 인텔 등 주요업체들의 부스는 2년전과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크기였다. 세부 전시내용은 달랐지만 전체적인 부스디자인은 예년과 비슷한 경우도 많았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자회사인 애플이나 요즘 한창 뜨는 샤오미가 참가하지 않은 CES에서 여전히 가장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회사는 삼성전자였다. 윤부근사장의 키노트발표는 미국언론의 CES 개막기사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하지만 주로 대기업관이 있는 센트럴홀과 노스홀은 지루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불만이 없을 정도로 요즘 TV는 이미 충분히 화질이 좋다. 그런데 TV업체들은 4K다 8K다 SUHD다 퍼펙트블랙이다 퀀텀닷이다 온갖 마케팅용어를 가져다대며 홍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별 의미없이 공허했다. 혹자는 부스에 정신없이 장식된 대형TV스크린들을 보고 “하이마트에 온 것 같다”고 평했다. 포드, 아우디, 현대자동차 등이 나온 자동차관도 솔직히 2년전과 비교해 그다지 색다른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다.

반면 다양한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관련 스타트업이 나온 테크웨스트관(샌즈엑스포)와 수많은 작은 전자업체들이 나와 드론 등이 전시된 사우스홀은 달랐다. 이곳에서는 스타트업과 작은 중국중소업체들이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휠씬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많은 참관객들이 대기업관보다 스타트업과 작은 기업들이 모여있는 이곳에서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 “혁신은 이쪽에서 나오고 있구나”라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

수많은 심천에서 온 중국회사들. 이들의 회사명에는 거의 예외없이 'Shenzhen'이라고 써있다.

수많은 심천에서 온 중국회사들. 이들의 회사명에는 거의 예외없이 ‘Shenzhen’이라고 써있다.

전체적으로 무엇보다도 내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의 부상이었다. 특히 심천(Shenzhen)의 부상이었다.

구글을 다니다 나와서 50여 스타트업에 엔젤투자를 한 미국친구와 CES에서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서로 “심천이 대단하다”는 말을 서로 했다. 아니 얼마나 많은 중국회사들이 CES에 온 것이냐며 놀랐다는 얘기다. ‘Shenzhen’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중국회사를 수십개는 본 것 같다는 얘기를 하자 그 친구가 말했다. “CES공식디렉토리를 보면 Shenzhen회사가 4페이지를 차지한다.” 찾아보니 정말 그랬다.

한페이지에 거의 1백개가까운 참가회사가 소개된 CES공식안내서. Shenzhen으로 이름이 시작되는 회사명이 자그마치 4페이지였다.

한페이지에 거의 1백개가까운 참가회사가 소개된 CES공식안내서. Shenzhen으로 이름이 시작되는 회사명이 자그마치 4페이지였다.

그밖에 심천인근지역인 동관, 항조우, 광조우 등지에서 온 업체들의 수도 만만치 않았다. 휴대폰배터리나 케이스, 주변기기 등을 들고 나온 이들은 다 비슷비슷해보이고 촌티나는 부스를 열고 있었지만 어떻게든 비즈니스기회를 잡겠다는 열정 자체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냥 지나쳐가려는 나를 불러세우고 제품을 열심히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많이 왔다면 분명히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물어봤다. 정부나 시당국의 지원을 받은 것이 있냐고. 단호하게 없다고 한다. 협의체를 구성해서 오기는 했지만 그런 것 없단다. 다 자기돈 들여서 왔다는 얘기다.

심지어 알리바바부스에 전시하고 있는 업체들도 알리바바의 지원은 커녕 "알리바바에 돈 내고 여기 전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알리바바부스에 전시하고 있는 업체들도 알리바바의 지원은 커녕 “알리바바에 돈 내고 여기 전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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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전회사인 창홍은 화려한 중국식 부스인테리어로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TV메이커 TCL의 부스도 2년전에 비교해 더욱 세련된 모습이었다.

중국의 TV메이커 TCL의 부스도 2년전에 비교해 더욱 세련된 모습이었다.

하이얼, 창홍, TCL, 하이센스 등의 중국대기업들이 큰 부스를 열어놓고 삼성, LG 못지 않는 대형TV를 전시하고 있다. 화웨이도 다양한 스마트폰모델을 내놓고 전시하고 있다. 중국세가 갈수록 CES를 압도한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 3천6백여 참가업체의 4분지1 쯤이 중국업체들인 것 같았다.

http://www.fabernovel.com 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CES에서는 800여개의 중국회사들이 참가했다.

http://www.fabernovel.com 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CES에서는 850여개의 중국회사들이 참가했다. 한국은 여기 그래프에서 보기로는 참가기업이 꽤 있는 것 같았는데 현장에서의 존재감은 대기업이외에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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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 죽은 것으로 생각하는 일본전자회사들도 많이 나와있다. 샤프, 파나소닉, 소니 같은 전통의 전자회사들외에도 니콘, 캐논, 샤프, 카시오 등의 전자회사들과 자동차관쪽에는 자동차부품업체인 덴소, 자동차스테레오를 만드는 파이오니어, 켄우드 같은 회사들이 열심히 전시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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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기업들이 은근히 많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위딩스, 네타모 같은 흥미로운 IoT기기를 내는 이 분야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이 프랑스회사다. 드론으로 유명한 회사 Parrot도 프랑스회사였다. 이들이 내놓은 제품들은 CES에서 대기업제품들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내에서 실감나는 화면을 보면서 자전거로 운동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실내에서 실감나는 화면을 보면서 자전거로 운동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특히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유레카파크’ 전시장에서는 이스라엘, 대만,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국가출신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었는데 프랑스가 66개팀이 참가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를 압도했다. 프랑스는 전략적으로 CES에 공을 들인 것 같기도 하지만 상당히 유니크한 IoT기업들이 많았다.

운동량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허리굵기를 측정해주는 스마트벨트. 역시 프랑스스타트업제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운동량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허리굵기를 측정해주는 스마트벨트 Belty. 역시 프랑스스타트업 Emiota 제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CES 전체에서 한국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이외에는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내가 실제로 만난 한국중소업체는 한군데밖에 없었다. (몇군데 더 있었지만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았던 것 같다.) 코트라에서 지원한 한국관이 있었다고 했는데 구석에 있어서 그런지 나는 만나지 못했다.

이런 현상을 보고 나는 우리 기업생태계의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전자업계의 경우 글로벌하게 알려진 몇몇 재벌 대기업이외에는 눈에 띄는 기업이 없다. 지난 몇년간 전자업계의 패러다임이 헬스케어, 웨어러블, 드론, IoT 등을 중심으로 크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이 분야에서 새로 주목받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이다.

예전에 주목받던 팬택도 지금 빈사상태고 아이리버는 SKT에 인수됐고 예전에 뜨던 휴대폰회사인 VK는 사라졌다. 국산스테레오를 만들던 인켈이나 맥슨전자, 텔슨전자 등 이런 전시회에 나올만한 중견기업들은 다 사라졌거나 존재감이 없다. 그 많은 삼성, LG 협력업체들도 생각보다 별로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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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많은 작은 심천출신의 중국중소기업의 창업자들에게는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나가던 나를 불러세워서 열심히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겠다는 열의가 보였다. 이런 그들을 더이상 짝퉁이나 만드는 싸구려 회사라고 깔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중에서 또 몇년뒤에 제 2의 샤오미가 나올 수도 있다.

얼마전 읽은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의 뉴욕대 폴 로머교수 인터뷰기사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혁신경제의 지표는 새로운 기업의 진입률로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생태계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선도자로 가기 위해 정부는 어떤 정책을 펴야 합니까? -“경제 운용의 스타일이 변해야 합니다. 각 부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하고, 더 많은 경쟁이 일어날 수 있게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겁니다. 기존 기업들을 보호한다면 새로운 기업이나 새로운 혁신이 발생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기업을 보호하기보다는 사람을 보호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다른 기업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을 보호하려다 보면 사람들을 보호하지 못합니다.”

“정책의 핵심은 성공을 어떻게 측정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저라면 혁신 정책의 성공 지표로 특허에 집중하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기업들의 진입률을 지표로 삼을 겁니다. 나아가 새로운 기업에 밀려 도태되는 기존 대기업의 개수를 성공의 신호로 생각할 겁니다.”

이번 CES를 보면서 지나치게 대기업위주로 형성되어 새로운 기업이 나와서 성공하기 어려운 한국경제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한국에 일고 있는 스타트업붐이 희망적이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틀을 깨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새로운 한국기업들이 많이 나오길 기원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월 14일 at 10:05 am

우버에 거액의 투자가 몰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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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블룸버그 뉴스에서 본 슬라이드 몇개. 전세계에서 충돌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버라는 회사에 왜 그렇게 계속 거액의 투자가 몰리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우버는 12월초 44조원의 기업가치로 약 1조3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12월중순에는 중국의 바이두로부터 6천6백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Screen Shot 2015-01-03 at 10.49.19 PM우버는 2014년 12월31일밤, 즉 New year’s eve에 전세계에서 2백만회의 승차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피크타임에 초당 58회씩 승객을 실어나른 셈이라고 한다. 이날밤 2만번이 넘는 새 우버앱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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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초와 2014년말을 비교하면 이 회사가 얼마나 빠르게 전세계로 서비스를 확장해 왔는지 알 수 있다. 작년 12월31일밤과 비교해 10배성장했다는 말도 있다. 1번승차당 매출단가가 50불정도라고 하면 하룻밤에 1천억원이 넘는 총매출을 올린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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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측정가능한 우버의 특성상 이런 흥미로운 데이터도 나온다. 파리사람들이 가장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들어가는 것 같다.

당연히 좋은 얘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수요가 많을때 승차요금을 올리는 우버의 Surge Pricing정책이 적용되서 평소의 6배까지 더 높은 요금을 낸 고객들의 불만이 속출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건 우버운전사 입장에서는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어서 긍정적인 얘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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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미있는 것은 정작 우버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31일밤에 우버가 Surge Pricing을 적용못하고 고전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샌프란에서는 Uber외에도 리프트, 사이드카 등 다양한 승차공유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31일밤에 Flywheel이라는 택시호출앱이 10불 고정요금(50불거리까지)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서 공급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위에 소개한 것처럼 외국에 나가보면 이미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우버를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리프트, 사이드차, 플라이휠 등 경쟁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디디따처나 콰이디다처 같은 택시앱이 일상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오히려 스마트폰 보급율이 세계최고라는 한국에서 우버같은 서비스는 커녕 택시앱을 쓰는 사람도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하는 외국인들도 있다.

이런 승차공유-택시앱을 그냥 금지하고 규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세계적 대세가 되고 있는 트렌드인데다가 분명히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우버를 막으려다가 한국형 우버, 택시앱 등까지 모두 고사시켜버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월 3일 at 11:46 pm

마크 저커버그의 새해 도전과제 – 2주에 한권씩 새로운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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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새로 개인적으로 도전할 거리를 페이스북에 물어보는 소위 아이디어 크라우드소싱을 하는 마크 저커버그의 모습에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역시 대단한 그릇이다. 페이스북을 상장시켜 약 240조원 기업가치의 회사로 만들고 본인은 약 36조원의 재산을 가진 자산가이면서도 이런 새로운 배움과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이 놀랍다.

위에 열거한 그의 예전 도전 사례를 보면 ▶중국어 배우기 ▶ 페이스북 직원 아닌 사람을 매일 한 명씩 새로 만나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누군가에게 매일 감사 쪽지 쓰기 ▶채식하기(또는 내가 직접 도살한 고기만 먹기) ▶날마다 타이 매기 등이 있다. (중앙일보기사참고)

그가 이젠 중국어를 꽤 수준급으로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페이스북 직원 아닌 사람을 매일 한 명씩 새로 만나기”(Meeting one new person who doesn’t work at Facebook)라는 도전과제는 참 놀랍다. 저 정도 위치에 있으면 자기가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지 않아도 그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하루종일 줄을 설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치여서 피곤해지기 십상이라 (정치인이 아니라면) 저런 위치에 오르면 원래 가까운 지인외에는 새로운 사람을 안만나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과제를 본인이 설정했다는 것은 새로운 (외부)사람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이 알고 있고 또 호기심이 왕성하다는 얘기다.

예전에 네이버 김상헌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우연히 마크 저커버그를 조우했을때도 그가 반색을 하면서 “네이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은데 내일 우리 회사에 와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겠느냐””고 했다는 것도 아마 저런 결심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멘로파크의 페이스북캠퍼스

멘로파크의 페이스북캠퍼스

그리고 저커버그는 수평한 소통이 몸에 베어있는 사람이다. 지난 가을에 페이스북 사무실에 들렀을때 여러 입구중 하나로 들어갔다. 주차장쪽의 로비에서 사무실안으로 걸어들어가는데 일행중 한명이 “저기 쉐릴 샌드버그가 있네요”하고 말했다. 나는 자세히 못보기는 했는데 가운데 지나가는 길목에 앉아있는 아줌마(?^^)가 페이스북의 COO인 쉐릴 샌드버그였다는 것이다. 물론 페이스북의 CEO와 임원들이 일반직원들과 똑같은 책상에 앉아있다는 말은 들은바가 있지만 구석자리도 아니고 저렇게 잘보이는 길목에, 그것도 외부사람이 빈번하게 지나다니는 통로 가까이 앉아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자 안내해주시던 분이 “뭐 마크 저커버그는 그 옆에 있는데요. 어 지금은 자리에 없네요”라고 말했다.

모든 회사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용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구중궁궐처럼 배치된 사무실에 갇혀있는, 마크 저커버그보다 휠씬 가난한 수많은 대기업 회장, 사장, 임원들이 일반 직원들과 소통에서 겪는 어려움을 생각해보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원들과 수평하게 소통하는 저커버그의 이런 수평한 사고와 호기심이 페이스북을 정말 특별한 회사로 만들고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Update: 마크 저커버그가 위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올해 도전할 과제를 정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2주마다 새로운 책을 한권씩 읽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출판사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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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만명이 저커버그에게 다양한 종류의 도전과제를 제시했는데 그중에 독서에 대한 것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문화, 믿음, 역사 그리고 기술을 다룬 책을 중점적으로 2주에 한권씩 읽어서 배움을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A year of books라는 페이지를 만들고 페이스북팔로어들에게 책을 같이 읽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그가 올해 처음으로 읽기로 선택한 책은 “The end of Power“다. 제목이 의미심장한데 어떤 내용의 책인지 나도 궁금하다. 어쨌든 올해 그를 따라서 책만 읽어도 배우는게 많겠다.^^ 이러다가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처럼 마크 저커버그 북클럽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월 3일 at 8:44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