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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2월 1st, 2011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고 느낀 교훈,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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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전기를 완독했다. 빽빽하게 쓰여진 6백페이지가 넘는 영어원서를 읽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내용에 빨려들어가 며칠만에 다 읽어버리게 됐다.

전기로서 이 책은 명작이다. 잡스 본인과 주변 인물 40여명의 인터뷰를 통해 스티브 잡스라는 희대의 천재를 360도로 조명한다. 그다지 미화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무작정 깎아내리지도 않은, 있는 그대로 인간으로서 잡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잡스의 여정을 중심으로 50년대부터 현재를 관통하는 실리콘밸리의 모습과 애플이라는 세계최고 가치의 IT회사가 어떻게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를 살펴볼수 있다. 덤으로 픽사와 아이튠스를 다룬 장에서는 디즈니를 중심으로 한 헐리웃과 미국 대중음악계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다.

이 책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애플의 성공요인을 이해할 수 있는 많은 통찰력넘치는 교훈을 제공하기도 한다. 수많은 잡스의 일화와 육성을 통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떻게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혁신적인 제품이 세상에 선을 보였는지 알 수 있다.

잡스의 철학중 내가 가장 공감하고 직접 실천해야겠다고 느낀 교훈은 ‘포커스(Focus)’다. 

그는 어떻게 집중을 해야하는지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결정하는 것은 해야할 것을 결정하는 것만큼 중요하다(Deciding what not to do is as important as deciding what to do)”가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 단 몇가지만 골라내고 디테일에 대한 엄청난 집중으로 혁신을 일으켰다. 삼성, LG 등 스마트폰 경쟁사들이 한두달에 한개씩 계속해서 신제품을 투입할 때 애플은 일년에 단 한개씩만 아이폰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단적인 예다.

97년 그가 애플에 CEO로 복귀했을때 회사는 엉망이었다. 애플부도설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였다. 잡스는 우선 수십개가 넘는 프로덕트개발팀을 하나씩 불러서 브리핑을 받았다. 도대체 왜 개발하는지도 모를 제품이 각각 다른 버전으로 수십가지가 넘었다. 매킨토시컴퓨터하나만 봐도 1천4백불에서 9천6백불까지 하는 12가지 다른 제품이 나왔다. 너무 종류가 많아 각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하기도 어려웠던 스티브잡스는 개발팀에게 “도대체 내 친구에게 어떤 제품을 권해야하냐?”고 반문했다.

이렇게 몇주간 브리핑을 받던 잡스는 “이제 그만”하고 외쳤다. 그는 화이트보드에 4개의 사각형이 있는 도표를 그리고 가로줄에는 일반인, 프로페셔널, 그리고 세로줄에는 데스크탑, 랩탑이라고 썼다. 그런다음 “우리는 이 각각의 사각형에 맞는 4개의 훌륭한 제품만 있으면 된다”고 선언했다. 그뒤부터 애플직원들은 이 핵심 4가지 영역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잡스는 그밖의 것들은 무자비하게 다 없애버렸다. 당시 프린터라든지, 서버 등도 만들었었는데 없애버렸고 뉴튼이라는 혁신적인 PDA도 단종시켰다.

그 결과 98년부터 회사는 흑자로 반전했고 iMac 등 혁신적인 제품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다시 잡기 시작한다.

그 이후 이 ‘포커스’는 애플의 철학이 됐다. 잡스를 계승해 CEO가 된 팀쿡은 COO시절이던 지난해초 “애플은 훌륭한 아이디어에 매일같이 No를 연발하는 회사(We say no to good ideas every day)”라는 말을 했다. 그는 “그 이유는 우리의 기존 제품,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 좀더 집중하기 위함이다. 많은 것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가 집중하기로 선택한 부분에 대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집약시킨다. 일단 만들기로 한 제품에 대해서는 세계최고를 만들기 위해서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잡스는 CEO가 되어 조언을 구하고자 자신을 방문한 구글의 래리페이지에게도 “포커스”를 가장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구글은 지나치게 사방으로 퍼져있다. 포커스를 할 5개의 제품만을 남기고 다른 것들은 지워버려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된다”고 조언했다.

“The main thing I stressed was focus. Figure out what Google wants to be when it grows up. It’s now all over the map. What are the five products you want to focus on? Get rid of the rest, because they’re dragging you down. They’re turning you into Microsoft.”

회사가 커지고 관료화될수록 제품과 서비스는 늘어나고 복잡해지는 것이 상식이다. 어느 시점부터는 경영진도 자기 회사에 얼마나 많은 제품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너무 많은 제품, 프로젝트 때문에 경영진의 주의력이 분산되며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필연적으로 훌륭하다기 보다는 어정쩡한 수많은 제품을 양산하게 된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잡스의 ‘포커스’정신을 다시 떠올리고 실행할 때다.

(11월초 시사인 기고)

광고: 제가 다음주 금요일오후 2시(12월9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열리는 공공정보오픈코리아라는 행사에 기조연설 발표자로 참가합니다. 보스턴과 뉴욕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국의 공공DB활용사례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입니다. 관심있는 분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참가비무료) –행사안내 및 참가신청 페이지 링크 

Written by estima7

2011년 12월 1일 at 10:30 오후

경영, 스티브잡스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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