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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7월 20th, 2010

종이책을 직접 스캔해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일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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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아사히신문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만났다.

蔵書をバラしてPDFに 「自力で電子書籍」派、増える(장서를 잘라서 PDF로 만드는 ‘자력으로 전자서적’파가 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다.

내용인 즉슨, 일본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소장하고 있는 장서를 재단기와 스캐너를 이용해 디지털화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本やコミックの背表紙を切り落とし、全ページをスキャナーで読み込んで自家製の電子書籍を作る人が増えている。新型情報端末iPad(アイパッド)など、電子書籍を読める機器の登場が追い風になり、裁断機やスキャナーの売り上げも伸びている。(책과 만화의 책머리부분을 잘라내고 모든 페이지를 스캐너로 읽어내 직접 전자책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이패드 등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기기가 늘어나면서 재단기나 스캐너의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自作に最適」と紹介されたスキャナーは、今春の販売数が前年同時期に比べて3割以上伸び、発売以来累計で100万台を売るヒット商品に。定価で5万円以上する裁断機も好調で、取り扱う文房具メーカーのプラス(本社・東京)は、「元々業務用だったが、電子書籍が注目され、個人の需要が増えた」。(자가제작에 최적이라고 알려진 스캐너는 올봄 판매량이 전년대비 3배가 늘어 누계 1백만대판매를 돌파한 히트상품이 됐다. 정가로 5만엔이상되는 재단기도 호조로, 이 제품을 취급하는 문방구회사는 “원래 이 제품은 업무용이었는데 전자책이 주목받으며 개인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참 정리의 달인인 일본인답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썼던 아이폰과 맥북을 철저활용하는 일본 ‘정리의 달인’들이라는 포스팅 참고) 그리고 절대 저작권법을 어기지 않는, 법을 어기지 않는 일본인의 이미지도 떠올랐다.

(책의 디지털화에 최적이라는 스캐너와 종이재단기. 가볍게 잘라서 스캐너에 넣기만 하면 알아서 몇분안에 스캐닝을 해준다고 한다.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다고. 위 스캐너가 누계 1백만대가 팔렸다는 점에 주목하자. 극소수의 트랜드가 아니란 얘기다.)

참고-위 기기들을 이용해 만화책한권을 디지털화하는 모습 소개(일본어-사진만 보셔도 됨)

스캐너와 재단기포함 7만엔이라는 거금을 들여서까지 일부러 자신의 책을 디지털화하는데 열중인 일본인들. 왜 그럴까? 그것은 보수적인 일본출판계가 독자들이 원하는 전자책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위 아사히신문기사에 소개된 이소자키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소자키씨는 이 포스팅을 통해 자신의 전자책노하우를 자세히 공개해 큰 인기를 모았다. 일본어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私は、現在出版されているようなすべての本の中から好きな本を選んでiPadなどで読める時代は当面来ないだろうと見切りをつけて、スキャンされた本の pdfをiPadやパソコンで読むことにした。
これなら、DRMもかかっていないし、自宅では読めるがオフィスでは読めないといったこともない。(나는 현재출판되어 있는 모든 책중 내가 원하는 책을 골라서 아이패드로 읽을 수 있는 시대는 당분간 오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스캔한 책의 PDF를 컴퓨터로 읽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DRM도 걸려있지 않고, 자택이나 사무실에서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즉, 전자책의 등장이라는 패러다임변화에 대응이 늦은 일본의 출판계에 기대하느니 내가 직접 종이책을 스캔해 PDF로 만들어 가지고 다니면서 읽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소장한 책을 PDF화해 자기혼자 즐기는 것은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것이다. 또 이런 수요를 노리고 일본에는 이미 권당 1백엔에 책을 스캔해 PDF화해주는 Bookscan 같은 서비스가 여러개 논란속에서 성업중이다. (이런 서비스는 저작권에 위배된다는 위법논란이 벌어지고있다)

위 만화책을 디지털화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소개한 일본블로거가 직접 그린 만화컷을 보시라. “기껏 아이패드를 샀는데 전자서적의 시대는 오는 것인가?”하고 절규하고 있다. 그래서 직접 자신의 소장도서를 디지털화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도쿄IT뉴스에서는 책저자가 자신의 책을 직접 잘라서 스캔, 디지털화하는 모습을 실제로 시연해 보여주고 있다. 생각보다 아주 쉽고 간단하다는데 주목해야한다. 별로 노가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스캐너의 성능이 놀랍다. (나도 갖고 싶다!) 일본출판업계가 이런 트랜드를 무시하고 있다가는 앞으로 큰일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에서는 단 한번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일이 없다는 것. 여기서 영어소설책을 일부러 재단, 스캔해서 PDF로 만들어 아이패드에 넣어다니면서 읽는다고 하면 십중팔구 ‘제 정신이 아니거나 할일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다. 대범한(?) 미국인들이 그렇게 Time-consuming한 일을 할리도 없으려니와 무엇보다 아마존 덕택에 원하는 책은 쉽게 디지털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마존이 2007년부터 선구자적으로 시작한 킨들북스토어 덕분에 웬만한 베스트셀러는 모두다 전자책으로 구할 수 있다. 킨들스토어에는 현재 63만권의 타이틀이 있다. (예전 포스트 미국의 베스트셀러는 얼마나 많이 E-Book으로 존재할까? 참고) 구미가 당기는 책 이야기를 듣고 구매를 마음먹은 순간 아이폰, 아이패드, 킨들 등으로 아마존에서 검색해서 수분내에 다운로드받아서 볼 수 있다. 베스트셀러도 이렇게 쉽게 구매할 수 있으니 불법복제물을 구하려고 인터넷을 기웃거리거나 수고스럽게 종이책을 구매해서 스캐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럼 한국은 어떨까? 아직 아이패드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문득 걱정이 된다. 아이패드를 필두로 각종 타블렛과 전자책리더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일본처럼 콘텐츠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처럼 인내력을 가지고 종이책을 스캐닝해서 (저작권법을 지키면서) 자기만 가지고 있을리 만무하다. 영화, 만화 등 다른 콘텐츠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불법복제된 책이 우후죽순으로 인터넷에 퍼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안그래도 시장도 좁은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독서문화도 척박한 우리나라출판시장에서 불법복제물이 판치기 시작한다면 다같이 공멸이다.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국내 출판업계가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아마존이나 애플 같은 게임체인저가 나와서 전자책 플렛폼을 정비하고 대비해야한다. 콘텐츠 플렛홈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패드같은 전자책디바이스가 수십만대 한국에 풀리게 되면 불법복제된 콘텐츠가 범람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읽을만한 전자책도 정식으로 제공못하면서 독자들만 나무라서는 안된다.

한국 출판업계가 시대의 변화를 읽고 슬기롭게 대처하길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지금 미국에 살고 있지만 자유롭게 한국 디지털책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해 아이패드 등에서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아사히 기사를 읽다가 든 생각을 조금 적어봤다.

Update:

위 동영상에 소개된 후지츠의 스캐너와 재단기가 하도 탐이 나서 나도 오늘 잠깐 짬을 내서 자가 전자도서만들기에 도전해봤다. 가지고 있던 일본문고판 도서를 잘라서 스캐너로 한 챕터 정도를 스캔해서 PDF로 만들어보려고 한 것이다. 장비는 이미 회사에 있는 절단기와 파나소닉스캐너를 써볼까했다. 그런데…

일단 책부터 깔끔하게 잘리지 않는다. 스캐닝도 해보니 들쭉날쭉 미묘하게 기울여져서 보기가 편하지 않다. 무엇보다 양면이 한번에 스캐닝되는 모델이 아니어서 먼저 홀수면을 스캐닝한 다음에 짝수면을 사이사이에 집어넣어 결합시켜야한다. 그런데 지금 있는 스캐닝소프트웨어로는 되는지 안되는지 모르겠다.(일단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결론은 포기! 역시 위에 소개된 장비들이 돈값은 하는 모양이다. 탐난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7월 20일 at 10:37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