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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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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미국인들에게 페이스북이란” 포스팅을 쓴 일이 있다. 왜 페이스북이 미국에서 그토록 대단한 인기인지 이해가 안된다는 분들이 많아 내 주위의 미국인들의 페이스북의 활용사례와 그에 대한 생각 등을 간단히 적어보았던 글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페이스북의 무서운 성장은 이어지고 있으며 요즘에는 프라이버시논쟁으로 한창 뜨겁다. 어쨌든 페이스북이 인터넷세상을 들었다놨다하는 태풍의 눈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마침 어제 UC버클리경영대학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Wells Fargo은행의 부사장인 매기라는 분과 함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미시간출신의 50세정도로 보이는 백인여성인 매기에게 “페이스북을 사용하느냐”라고 질문했다가 돌아온 반응에서 다시 한번 미국인의 삶에 녹아들어간 페이스북의 파워를 느꼈다.

매기는 자신이 7남매의 막내라고 했다. 미시간출신의 이 7남매의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남매는 미 전역에 뿔뿔히 흩어져 살고 있다. 자식이 없는 매기는 조카들을 끔찍히 여기는데 6명의 조카가 또 미국의 전역에 흩어져 있다.

매기는 이런 큰 가족을 페이스북으로 다 연결해놓았다고 했다. 오빠, 언니들은 물론 조카들과 다 페이스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바쁜 와중에도 며칠에 한시간정도는 꼼짝 않고 앉아서 새로 올라온 사진을 확인하고 댓글을 붙이고 안부를 묻는다고 한다.

“전화로 일일이 가족들에게 이런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Facebook is FANTASTIC! 항상 Stay in touch한 느낌을 가족 구성원모두에게 준다. 페이스북이 없었으면 아마 우리가족은 결혼식과 장례식아니면 안부를 전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몇년전 뒤늦게 페이스북을 알게 된 매기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오빠언니들과 조카들을 다 페이스북으로 연결했다고 한다. 매기의 페이스북에는 친구보다는 대부분 가족만이 연결되어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들의 안부를 항상 확인할 수 있어서 마음의 평안까지 얻는다는 것이다.

특히 다들 사는 시간대가 달라서 전화로 이야기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도 페이스북에 고마움을 느끼는 이유중 하나. 미국처럼 다양한 시간대가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비동기식 연락수단인 이메일, 텍스트, SNS 등이 한국과는 더 가치가 있다. 하루종일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 문득 연락할 짬이 나면 반대편 해안에 사는 가족, 친지는 새벽이거나, 한밤중이거나, 식사중일 것 같아서 전화를 못걸고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다.

매기는 작년 11월에 맥북프로를 구입해 처음으로 맥으로 스위치했다고 한다. 스마트폰은 버라이존의 블랙베리. 맥으로 옮겨간 이유는 “항상 나에게 새로운 것을 알려주는 조카들이 꼭 써보라고 했기 때문”이란다. 아이폰은 AT&T가 집에서 안터져서 버라이존에서 나오지 않는한 쓸 생각이 없고, 아이패드는 아직은 관심이 없다.

한국과의 차이를 이야기하면서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서울에 몰려살기 때문에 누구든 만나고 싶으면 전화하면 한시간내에 직접 만날 수 있다.  멀리 산다고 해도 자동차로 5시간정도면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모두 같은 시간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 소셜네트워크나 페이스북이 그렇게 미국처럼 남녀노소 광범위하게 인기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인터넷서비스라는 것이 정말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잘 반영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매기와의 대화를 통해 다시 한번 실감했다. 광대한 국토에 다양한 인종이 섞여사는 미국에서 성공한 인터넷서비스는 그 자체로 글로벌한 서비스가 되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쉽게 전세계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논란에 대한 견해를 물어본다는 것을 깜빡한 것이 아쉽다)

Written by estima7

2010년 6월 5일 , 시간: 6:49 pm

Webtrends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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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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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페이스북을 사용하긴 하는데 한국은 미국에 비해 페이스북의 활용도가 낮은것 같아요. 싸이와 같은 토종 SNS가 자리를 지키는 것도 이유가 더될수 있겠지요

    이정일

    2010년 6월 5일 at 8:41 pm

  2. 마지막 단락에서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정말 축복받은 나라가 아닌가 싶네요. 괜히 갓 블레스 어메리카란 노래가 있는 게 아닌 거 같아요. 저는 제가 연결되길 원하지 않는 이에게도 제 가입사실이 알려진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서 (그렇다고 친구신청하면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그래서)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에서도 완벽한 대세가 된다면 저도 휩쓸려가는 방법 외엔 페이스북을 이용할 방법이 없는 거 같아요.

    조규철

    2010년 6월 5일 at 9:41 pm

  3. 허니몬의 생각…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페이스북 «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SNS 라는 온라인 관계형성유지 서비스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광활한 영토 덕분이기도 했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하는 글… 문득 생각해본다. 우리가 SNS 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sunfuture's me2DAY

    2010년 6월 6일 at 8:31 am

  4. […]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페이스북 예전에 “미국인들에게 페이스북이란” 포스팅을 쓴 일이 있다. 왜 페이스북이 […] […]

    Top Posts — WordPress.com

    2010년 6월 6일 at 7:15 pm

  5.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가 잘 반영된 서비스와 더불어 사람들의 서비스 사용에 대한 응용력이 많이 향상 되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듭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manga0713

    2010년 6월 6일 at 9:20 pm

  6. 우리의 생활에서 sns가 어떻게 필요한지에 대한 체험적 이야기를 잘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osiki

    2010년 6월 6일 at 10:01 pm

  7. 인맥이 점점 혈연으로 진화하는 것에 대한 힌트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어라

    2010년 6월 23일 at 7:44 pm

  8. 지리적 차이가 SNS에도 영향을 주네요! 확실히 미국은 광범위하고 시차도 많이나고.. 페이스북 영향력의 원인을 좀 이해할 수 있을 거같아요ㅋㅋ 아직 우리나라의 토종 SNS들이 자리를 지키고있긴 하지만^^;

    슈긔

    2010년 7월 1일 at 8:24 am

    • 네 그리고 시대에 따라서 소셜네트워크의 모습도 같이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ㅎ

      estima7

      2010년 7월 1일 at 8:2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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