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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on Internet

우리는 쓰레기 같은 제품을 내놓지 않습니다. We don’t ship j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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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새로운 아이맥을 발표하는 이벤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 짧은 동영상이지만 보고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CNET의 기자인 몰리 우드(Buzz out loud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아주 유쾌한 여성)가 “애플의 가격정책과 디자인을 보면 넓은 대중고객층을 위한 제품이라기보다 좁은 특정사용자층만 겨냥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마켓쉐어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은데 당신의 목표가 PC의 마켓쉐어를 따라잡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한다. 즉, 몰리 우드의 질문의 뉘앙스는 “그런 식으로 특정사용자층만 겨냥하는 제품 라인업으로 어느 세월에 PC의 마켓쉐어를 따라잡겠느냐”는 것이다. (내가 해석하기로는) 너무 조심스럽게 제품을 내는 애플을 책망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런 뉘앙스의 질문에 좌중의 폭소가 터져나온다. (참고로 2007년은 아이폰이 처음 선을 보인 해이고 이 이벤트는 첫번째 아이폰출시후 불과 한달여뒤에 가진 것이다. 당시 맥의 시장점유율은 미국에서 5%정도도 안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감탄한 것은 이 바로 다음 부분이다. 살며시 미소를 지은 잡스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Let me tell you what our goal is”라며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한다.

“Our goal is to make the best personal computers in the world and make products we are proud to sell and recommend to our family and friends. We want to do that at the lowest prices we can.

우리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판매할 수 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가장 낮은 가격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But there’s some stuff in our industry that we wouldn’t be proud to ship, that we wouldn’t proud to recommend to our family and friends. And we just can’t do it. We can’t ship junk,”

하지만 우리 업계에는 우리로서는 내놓기에 자랑스럽지 못한 제품들이 좀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없는 제품들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못합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쓰레기를 내놓을 수 없습니다.

“There are thresholds we can’t cross because of who we are. But… We want to make best personal computer in industry.”

우리의 정체성때문에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습니다. 우리는 업계에서 최고의 개인용컴퓨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하 중략~

타협하지 않는 좋은 제품을 내놓겠다는 생각이 평소에 얼마나 확고했으면 질문을 받자마자 이렇게 주저하지 않고 명료하게 이렇게 딱 잘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권할 수 있는”이라는 정말 이해하기 쉬운 비유에서 “Product first”인 그의 철학이 엿보인다. 자기가 다니는 회사의 제품을 정말 순수하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게 최고다”라고 추천하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직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지 매출과 이익을 조금 더 올리기 위해서 불필요한 기능을 넣고 쓸데없는 복잡한 모델을 양산하고 각종 crapware들을 끼워넣고 고객을 혼란시키는 업계에서 리더의 이런 확고한 철학은 임직원들에게 명확한 길을 제시해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즉, “He knows what he’s doing”이란 말이 들어 맞는 보스다.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잡스를 옆에서 힐끗힐끗 쳐다보는 필 쉴러 제품마케팅담당부사장의 모습에서 이런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에 대한 존경심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라이코스에서의 내 경험하나도 떠오른다. 라이코스에 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전임 CEO들이 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나 비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오래전 CEO중 한명이 전체직원미팅에서 발표한 슬라이드를 꺼내서 읽어봤다. 회사의 목표, 비전, 골 부분에서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무슨 복잡한 삼각형 도형안에 ‘미디어’가 들어있고 “세계최고의 미디어를 만들자” 뭐 어쩌고 하는 내용이 있었다. 뭘 하자는 것인지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회사에 오래 다녔던 직원에게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이냐고 물어봤다. 그의 대답. “That’s bullshit. He didn’t even know what he’s talking about.”

Written by estima7

2012년 4월 3일 at 10:01 am

경영, 스티브잡스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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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애플의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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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트윗은 어제 우연히 접한 것이다. Box.com의 CEO인 Aaron Levie가 쓴 것인데 어제 구글 상단 내비게이션에 “Play”를 추가한 것에 대해서 살짝 비꼰 것이다. 그는 구글이 90년대의 포털식으로 수많은 서비스를 늘어놓은 것을 보여주면서 구글의 ‘포커스’는 어디로 갔냐고 살짝 조롱한 것이다. 사실 “Even More”를 눌러보면 더 많은 서비스가 나온다.

사실 나도 Play가 붙은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이미 콘텐츠를 위해서 아이튠즈나 아마존을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미국)사용자들에게 Play는 별 의미가 없는 서비스다. 기존 서비스와 특별히 차별화요소가 없기 때문에 클릭만 해보고 안쓸 가능성이 많은데도 이런 중요한 위치에 밀어넣었다. 나는 여기서 이제 구글이 너무  많은 것을 하고 동시에 성공시키려 하는 욕심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구글서비스를 많이 쓰고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많은 서비스를 내놓고 모든 것을 다 동시에 다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확실히 든다. 구글이 정말 90년대의 포털처럼 되려는 것인가? 굳이 구글헬스, 구글월렛, 구글TV, 구글웨이브 등을 열거할 필요는 없겠다.

예전에도 많이 이야기했지만 ‘포커스’하면 스티브 잡스고, 애플이다. 애플의 홈페이지를 한번 보자.

크게 보아서 “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튠스”다. 아래 나와있는 하드웨어 분류로 보면 소위 취미로 만든다는 애플TV를 제외하고 4개의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이제는 애플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은 단일모델이며 일년에 한번만 모델체인지를 한다. 이것이 현재 (3월28일기준) 한화 650조원가치 회사의 제품라인이다. (구글의 시가총액은 240조원) (물론 Mac OS X, iLife같은 소프트웨어도 하나의 상품으로 보면 범주가 더욱 커지기는 하지만 일단은 맥, iOS 제품 등에 종속된 소프트웨어라고 하자)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그것은 두 회사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은 훌륭한 아이디어에 대해 No라고 말하는 문화를 가진 회사다. 집중하기 위해서다. 잡스는 이렇게 이야기한 일이 있다.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강력한 것입니다. 스타트업회사의 포커스는 아주 명백합니다. 포커스는 ‘예스’를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에 대해 ‘노’라고 말하는 것입다. -인사이드애플(Inside Apple)에서.

흥미로운 것은 스티브 잡스는 야후와 구글의 창업자인 제리양과 래리 페이지에게 거의 비슷한 조언을 해준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그 요지는 위에 말했던 포커스다.

인사이드애플에 따르면 잡스는 2007년에 야후 제리양의 초청을 받아 야후내부간부세미나에 가서 발표를 한 일이 있다. 창업자로서 고전하고 있는 자신의 회사에 돌아와 회생시켜야하는 임무를 지닌 당시의 제리 양에서 그는 자신의 옛날 모습을 본 것 같다. 그는 그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야후!는 흥미로운 회사인 것 같습니다. 야후!는 뭐든지 원하는대로 될 수 있는 회사같습니다. 정말로 말입니다. 당신들은 훌륭한 인재들을 가지고 있고 충분한 돈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계속 말했다. “하지만 나는 야후!가 콘텐츠회사인지 테크놀로지회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만 고르십시오. 나라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것 같습니다만….”

야후가 그의 조언을 받아들였는지 아닌지는 이후 상황을 보면 안다. 야후는 CEO가 바뀔 때마다 회사의 정체성과 방향에 대해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오늘날에 이르렀다.

물론 비즈니스모델이 애플과 다른 포털회사 입장에서는 집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사용자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직접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잡스는 구글의 래리 페이지에게도 비슷한 조언을 한 바가 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는 (래리 페이지에게) 포커스를 강조했습니다. 구글이 장차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알아내라고 했습니다. 지금 구글은 지도위 모든 곳에 있습니다. 포커스를 하고 싶은 5개의 제품이 무엇입니까? 찾아낸 다음 나머지를 없애십시오. 안그러면 그것들은 당신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질 것입니다. 그런 것들 때문에 신경을 빼앗기다보면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될 것입니다. 나쁘지는 않지만 훌륭하지는 않은 제품이 양산될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 전기(월터 아이작슨)

래리 페이지는 잡스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회사내의 리소스를 집중해 구글플러스에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게 했음에도 구글이 SNS에서 페이스북을 이길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금은 지배적이다.) 나는 구글이 야후의 전철을 밟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좀 포커스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혁신을 더 많이 일으키기 위해서는 많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 구글은 20%프로젝트 등을 통해 그런 것을 복돋우는 문화고 그 덕을 많이 보기도 했다. (구글맵 등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전세계의 모든 정보를 검색하기 쉽게 아카이브한다는 미션을 생각했을 때 구글이 가지고 있는 많은 제품, 서비스들이 Make Sense하기도 하다. 하지만 회사가 비대해지면서 요즘에는 좀 포커스를 잃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아무리 구글이라도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이제는 구글도 조금 숨을 고르며 절제를 해야하는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택과 집중은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CEO가 아무리 천재라도 저렇게 많은 것을 다 신경쓸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CEO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만큼 그 제품은 결국 뒤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우린 모두 결국 한계를 지닌 인간이기에…

Written by estima7

2012년 3월 28일 at 10:29 am

리누스 토르발즈와 스티브 잡스: 잡스의 인재에 대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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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d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Linux의 아버지, 리누스 토르발즈가 요즘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본 “Linus Torvalds: The King of Geeks (And Dad of 3)“라는 기사다. 이 글에 따르면 3아이의 아버지가 된 토르발즈는 오레곤주의 포틀랜드시 교외의 한적한 마을로 이사가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만끽하고 있다. 생각보다 돈은 별로 많이 벌지 못한 듯 한데 (그의 선택으로) 욕심없이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그의 모습이 멋지다. King of Geeks라는 제목이 확실히 맞는 듯 싶다.

리누스 토르발스사진출처:위키피디아

그런데 내 눈을 끈 것은 기사중에 잡스가 그를 애플로 데려가려고 시도했다는 부분이다. “The Job Offer From Steve Jobs”라는 부분인데 이 부분을 읽고 참 11년전이나 임종전까지 그는 변함이 없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은 토르발즈가 그때의 기억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Torvalds has never met Bill Gates, but around 2000, when he was still working at Transmeta, he met Steve Jobs. Jobs invited him to Apple’s Cupertino campus and tried to hire him. “Unix for the biggest user base: that was the pitch,” says Torvalds. The condition: He’d have to drop Linux development. “He wanted me to work at Apple doing non-Linux things,” he said. That was a non-starter for Torvalds. Besides, he hated Mac OS’s Mach kernel. “I said no,” Torvalds remembers.

토르발즈는 빌 게이츠를 한번도 만난 일이 없었다. 그러나 그가 아직 트랜스메타에서 일할 2000년즈음 그는 스티브 잡스를 만났다. 잡스는 그를 애플의 쿠퍼티노캠퍼스에 초청해서 그를 애플에 조인시키려고 설득했다. “가장 큰 사용자베이스를 가진 유닉스: 그것이 잡스의 설득포인트였습니다.” 라고 토르발즈는 말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그는 리눅스개발을 중단해야 했다. “잡스는 내가 애플에서 리눅스일을 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말했다. 그것은 토르발즈에게는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맥OS의 마하(Mach)커널을 혐오했다. “난 No라고 했습니다.” 토르발즈는 그렇게 회상했다.

확실히 잡스는 인재욕심이 대단했다. 아니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다고 봐야 할 듯 싶다. 궁금하면 무조건 전화를 직접 들어서 자기가 직접 통화를 시도했다. 반드시 IT업계사람들에게만 연락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관심은 다방면에 걸쳐있었다. 웨스트윙, 소셜네트워크각본가인 애론 소킨 같은 사람도 갑자기 잡스에게 전화를 받은 일이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잡스전기에 나오는 얘기지만 잡스는 애론 소킨에게 스탠포드졸업식축사작성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듯 싶다. 그런데 소킨이 무안하게 외면해버리자 어쩔 수 없이 자기가 직접 하룻밤만에 원고를 쓴다. 그 원고가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졸업식축사가 된 것이다.)

얼마전 WSJ에 실렸던 창의성의 비밀(abulaphiaa님의 번역정리 참고)에 따르면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어울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잡스는 그것을 일찍부터 실천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위 에피소드에서 보면 잡스의 성격이 또 드러난다. 통제욕구다. 애플에 들어오는 이상 외부일을 하면 안되고 애플내부의 일만 집중해서 하라는 얘기다. 토르발즈가 받아들였을리가 만무하다. 난 잡스가 그가 거절할 것을 알면서도 잡을 제의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로서는 그 유명한 토르발즈를 직접 만나보고 싶었을 것이다.

인사이드애플은 애플이란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경영되는지를 수십명의 전현직 직원을 인터뷰해 파헤친 책이다. 한글판은 청림에서 4월말에 출간될 예정이다.

인사이드애플에는 Master networker로서의 잡스를 나타내는 부분이 나와있다.  그래서 살짝 소개해본다. (이 책은 내가 번역하고 있고 4월말에 청림에서 한글판이 나올 예정이다.)

An unsung attribute of Steve Jobs that Apple also will miss is his role as a masterful networker and gatherer of information. Had times gotten really rough, Jobs would have made a fine journalist. He furiously worked the phones, calling up people he’d heard were worthy and requesting a meeting. No one turned down the chance to meet with Jobs, of course, and he used the opportunity to soak up information. His uncanny insight into trends in business and technology weren’t a fluke. Jobs worked hard for his market intelligence.

애플이 또 아쉬워할 스티브 잡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특징은 최고의 인맥관리자와 정보수집가로서의 역할이다. 그는 기자가 됐더라도 아주 훌륭하게 잘 해냈을 것이다. 그는 만나볼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 주위에 정보를 구하고, 그런 사람을 찾으면 열심히 전화를 걸어 미팅을 요청했다. 물론 누구도 잡스를 만날 기회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그 기회를 깊은 정보를 얻는 기회로 활용했다.  그의 비즈니스와 기술트렌드에 대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통찰력은 우연이 아니다. 잡스는 마켓정보를 얻기 위해서 대단히 노력했다.

인사이드애플에서는 위 글에 이어 세상을 떠나기 불과 2달여전인 2011년 6월말에 한 젊은 벤처기업가를 만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는 사진을 찍은 후에도 특수센서로 초점을 마음대로 조절해서 볼 수 있는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는 라이트로(Lytro)라는 스타트업의 젊은 CEO에게 만나고 싶다고 지인을 통해서 연락했다.

Lytro카메라와 CEO 렌 엉(출처 Lytro홈페이지)

스탠포드박사출신의 천재 컴퓨터과학자인 이 회사의 CEO, 렌 엉은 바로 잡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잡스는 직접 집에서 전화를 받자마자 “오늘 오후에 시간이 된다면 우리가 만날 수도 있겠다”라고 답했다. 엉은 팔로알토로 바로 달려갔고 잡스에게 라이트로카메라의 데모를 보여주었다. 그날 잡스와 토론을 했던 엉은 잡스의 너무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세계최대 기업체의 CEO가, 그것도 죽음과 싸우면서도, 조그만 스타트업의 CEO를 먼저 연락해서 만난다. 인사이드애플에 보면 잡스는 자신을 Entrepreneur라고 항상 생각했고 그래서 실리콘밸리의 가능성있는 창업자들을 기꺼이 만나고 조언해주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의 사망증명서직업란에는 “Entrepreneur”라고 쓰여있다.) 야후의 제리양, 구글의 래리페이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모두 그가 멘토를 해줬던 사람들이다.

나도 사실 이렇게 하지 못한다. 또 일부 기업의 CEO나 오너가 회사가 성공하고 커진 이후에 새로운 사람을 더 이상 만나지 않고 인의 장막뒤로 숨어버리는 것을 본 일도 있다. 철저하게 CEO나 오너들 그룹끼리만 어울리는 사람들도 있다. 잡스도 충분히 그래도 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사람에 대한 잡스의 이런 열정과 호기심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토르발즈의 기사를 읽다가 또 잡스가 생각나서 한번 적어보았다. (잡스얘기만 너무 많이 하는 듯 싶다.ㅎㅎ)

Written by estima7

2012년 3월 22일 at 11:44 pm

스티브 잡스의 리더쉽:그는 단지 폭군일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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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만난 후배에게 들었는데 스티브 잡스가 많은 한국사람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왜 그러냐니까 “보스로서 폭군처럼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것인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스티브 잡스의 영향이죠라는 답을 받았다.

그 말을 듣고 얼핏 든 생각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제대로 읽고 리더쉽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가 난폭한 보스였던 것은 맞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데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마침 잡스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는 근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장문의 글 The Real Leadership Lessons of Steve Jobs를 기고했는데 그 글의 서두부분엔 이렇게 써있다.

In the months since my biography of Jobs came out, countless commentators have tried to draw management lessons from it. Some of those readers have been insightful, but I think that many of them (especially those with no experience in entrepreneurship) fixate too much on the rough edges of his personality.

잡스의 전기가 나온 이후 많은 사람들이 경영의 교훈을 찾으려고 한다. 일부 독자들은 좋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지만 내 생각에 많은 독자들은 (특히 기업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은) 잡스의 성격중의 거친 부분에 너무 지나치게 주목하는 듯 싶다.

The essence of Jobs, I think, is that his personality was integral to his way of doing business. He acted as if the normal rules didn’t apply to him, and the passion, intensity, and extreme emotionalism he brought to everyday life were things he also poured into the products he made. His petulance and impatience were part and parcel of his perfectionism.

잡스의 정수는, 내 생각엔, 그의 성격이 그가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에 불가결하다는 것이다. 그는 마치 일반적인 룰은 그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리고 그의 열정, 강렬함, 극단적인 감정 등 그가 매일 생활속에서 드러내보이는 것들이 그가 만드는 제품에 쏟아져 들어간 것이다. 그의 고약하고 참을 성없는 모습은 그의 완벽주의의 일부다.

One of the last times I saw him, after I had finished writing most of the book, I asked him again about his tendency to be rough on people. “Look at the results,” he replied. “These are all smart people I work with, and any of them could get a top job at another place if they were truly feeling brutalized. But they don’t.” Then he paused for a few moments and said, almost wistfully, “And we got some amazing things done.”

전기 집필을 거의 마치고 내가 그를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나는 다시한번 사람들에게 거친 그의 성격에 대해 물었다. “결과를 보세요.”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들은 다 똑똑한 사람들이며 자신들이 정말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느끼면 나가서 어디에서든지 최고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그러더니 그는 잠시동안 멈췄다가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들은 놀라운 일들을 해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비록 사람들을 거칠게 밀어붙였지만 그렇다고 그의 밑에서 싸우고 떠난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물론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그와 함께 오랫동안 일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수는 생각보다 적다.) 지금 애플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팀 쿡CEO부터 스캇 포스톨, 에디 큐, 필 쉴러 등 고위임원진들은 대부분 10년이상 잡스와 함께 한 사람들이다.

Update: 이 글을 써놓고 보니 예전에 이와 비슷한 포스팅을 했던 일이 있다. 스티브 잡스는 정말 Jerk이었는가? 애플에서의 잡스는 대체 가능한가? 여기서 NYT의 닉 빌튼이 아이작슨에게 비슷한 질문을 했었다. 아이작슨은 당시에도 위과 거의 비슷한 답을 했었다.

얼마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애덤 라신스키를 만났을 때 찍은 사진. 나는 지금 이 책을 번역중이다.

그러면 또 하나 의문이 생긴다. 저렇게 강력한 톱다운사고방식의 폭군 CEO(잡스) 밑에서 일하는 것이 괴롭고 힘들고 행복하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애플직원들은 버티고 있는 것일까? 애플밖으로만 나가면 “구글”, “페이스북”처럼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며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직장이 널려있는 곳에서… 나는 “인사이드애플”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를 얼마전 만난 자리에서 그런 질문을 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도 비슷한 질문을 애플직원들에게 반복해서 했다고 한다.)

“재미를 추구하는 것 이외에도 일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많은 것을 성취하는 것도, 환상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도, 당신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경험을 하는 것도 만족스러운 일이다. 애플직원들은 누구나 ‘미션’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어떤 곳에 가서 주위를 둘러봤을때 모두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회사에 남아있을 이유는 된다.”

스티브 잡스 리더쉽의 힌트는 내가 예전에 썼던 Run by ideas, not hierarchy라는 포스팅에도 잘 나와있다. 잡스와 월트 모스버그의 토론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들었던 부분을 소개한 것이다. 그 핵심은 다음과 같다.

Jobs: Oh, yeah, no we have wonderful arguments. (아, 물론이죠. 우리는 항상 멋진 논쟁을 벌입니다.)

Mossberg: And do you win them all? (그럼 당신이 항상 모든 논쟁을 이기겠지요?)

Jobs: Oh no I wish I did. No, you see you can’t. If you want to hire great people and have them stay working for you, you have to let them make a lot of decisions and you have to, you have to be run by ideas, not hierarchy. The best ideas have to win, otherwise good people don’t stay. (아닙니다. 내가 모든 논쟁을 다 이겼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럴수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만약 뛰어난 사람들을 채용하고 그들이 당신을 위해서 계속 일하게 하고 싶다면 그들이 많은 결정을 직접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은 회사의 계급에 따라 이뤄져서는 안되며 아이디어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최고의 아이디어가 항상 논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훌륭한 사람들은 회사를 결국 떠나게 됩니다.)

Mossberg: But you must be more than a facilitator who runs meetings. You obviously contribute your own ideas. (하지만 잡스 당신은 단순히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이 되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요? 자신의 아이디어로 기여하고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Jobs: I contribute ideas, sure. Why would I be there if I didn’t? (물론 나도 내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이 아이작슨의 “The Real Leadership Lessons of Steve Jobs”은 그가 전기를 쓰면서 느낀 스티브 잡스의 리더쉽의 엑기스만 뽑아서 쓴 글이다. 그는 최근 찰리로즈쇼에 출연해서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이 리더쉽교훈에 대해 글을 쓴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너무 길어서 나도 아직 앞부분만 조금 읽어봤는데 대단히 좋은 글 같다. 중간 제목만 보면 다음과 같다.

  • Focus – (참고 :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고 느낀 교훈, 포커스)
  • Simplify
  • Take Responsibility End to End
  • When Behind, Leapfrog
  • Put Products Before Profits
  • Don’t Be a Slave To Focus Groups
  • Bend Reality
  • Impute
  • Push for Perfection
  • Tolerate Only “A” Players
  • Engage Face-to-Face
  • Know Both the Big Picture and the Details
  • Combine the Humanities with the Sciences
  • Stay Hungry, Stay Foolish

이 중간제목만 봐도 이 글이 스티브 잡스 리더쉽의 핵심부분만을 간추린 것을 알 수 있다. 잡스전기를 읽으신 분들은 영어공부 겸, 복습삼아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다.^^

아무쪼록 한국의 수많은 ‘보스’들이 스티브 잡스의 난폭한 겉모습만 보고 그의 리더쉽을 오해하고 따라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적어도 끝없는 열정과 실력이 있어야 저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3월 21일 at 6:53 pm

새 아이패드 짧은 인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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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앱 등 많은 앱들이 새 아이패드출시와 동시에 레티나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했다.

이번에도 역시 새 아이패드를 구입했다. 집에 이미 아이패드 2와 1이 있지만 레티나디스플레이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웠다. 현재 아이패드1은 아내가 쓰고 있는데 2를 물려주고 1은 이베이를 통해 처분할 생각이다.

금요일오후에 받아서 현재 일요일오후까지 써본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자세한 리뷰는 할 수가 없고(그럴 역량도 안되고) 간단한 감상을 공유한다. (나는 주로 아이패드를 뭔가를 ‘읽기’위주와 팟캐스트로 뉴스보기정도로 사용한다. 게임은 거의 하지 않는다.)

구매는 64기가용량의 Wifi버전으로 했다. 사실 이미 가지고 다니는 아이폰4로 아이패드와 테더링을 해서 쓰고 있는데다가 (AT&T에서는 테더링을 위해 월 20불을 추가로 내야한다. 그럼 월간 사용한도는 5기가까지 제공된다.)  LTE의 요금제가 너무 비싼 것 같아 미련없이 Wifi버전을 선택했다. 가지고 다니면서 계속 고화질 동영상을 볼 것이 아니라면 LTE까지는 웬만해서는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개인용이니까.)

새 아이패드는 약간 두껍고 더 무겁다. 하지만 아이패드1 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패드2보다는 확실히 더 무겁고 살짝 두껍다는 느낌이 든다. (매번 손에 잡을 때마다 예전보다 두꺼워졌다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아쉽다. 그게 다 늘어난 배터리때문이리라.)

아이패드2에 비해서 속도가 아주 빠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약간 조금더 빨라진 듯 싶다. 나는 게임같은 프로세서처리속도를 많이 요구하는 앱을 그다지 쓰지 않아서 그런지 별다른 차이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화면은 생각보다 아주 썩 밝지는 않아서 첫인상은 그냥 그랬지만 쓰면 쓸 수록 좋다. 레티나디스플레이가 ‘짱’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글자와 아이콘이 정말 선명하게 보인다. 뉴욕타임즈나 킨들, Instapaper, Reeder 등 읽기 전용으로 자주쓰는 앱으로  글을 읽으면서 높아진 가독성에 감탄했다. 쾌적하다. 무게만 가볍다면 이젠 아이패드를 Ultimate reading machine이라고 해도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처음 받아들었을때 느낌은 아이패드2보다 화면이 약간 어두운 감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써보니 상관없다. (화면이 너무 밝으면 눈만 아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케이신문앱으로 본 신문이미지. 오른쪽이 아이패드2. (이 이미지를 클릭해서 최대한 확대해서 보시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음.) 이젠 진짜 신문을 종이로 받아서 볼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

무엇보다도 감탄한 것은 해상도가 높아서 예전에는 확대해야 읽을 수 있었던 PDF신문등을 확대하지 않고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돋보기를 써야할 정도로 노안이라면 모르겠지만 웬만한 경우에는 신문 한면을 확대하지 않고도 기사본문을 읽을 수 있다. 아이패드2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잡지의 경우도 마찬가지. 굳이 확대하지 않아도 글자를 읽을 수 있음. 오른쪽이 아이패드2. (이 이미지를 클릭해서 최대한 확대해서 보시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음.)

앱은 레티나디스플레이 대응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야 보기가 좋다. 의외로 빨리 주요앱들이 업그레이드되어있다. 대응이 안된 앱들은 글자체나 아이콘이 뭉개져 보이는 경우가 있다. (WSJ앱의 경우) 조금 보기가 안좋은데 이번 주 이내로 웬만한 앱은 금새 대응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아이패드로 글을 읽다가 아이패드2의 킨들로 조금 글을 읽어보았는데 옛날에 아이폰4의 레티나디스플레이로 보다가 3GS로 돌아가서 본 느낌과 똑같았다. 다시 아이패드2의 스크린으로는 못돌아갈 듯 싶다.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맥북프로의 화면해상도도 많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다.)

동영상을 볼때는 사실 큰 차이를 모르겠다. 동영상자체가 HD가 아니고서는 아이패드2와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아이패드2의 스크린도 동영상을 즐기기에는 충분히 좋다. 팟캐스트나 스트리밍영상서비스등은 HD급으로 나오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별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요세미티공원을 소개하는 HD급동영상을 두개의 아이패드를 나란히 놓고 재생해봤지만 솔직히 거의 차이를 모르겠다.)

wifi버전으로 샀기 때문에 LTE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는 알수가 없다. 하지만 각종리뷰와 써보신 분들의 트윗을 보면 집에서 쓰는 인터넷회선보다 두배는 빠르다고 한다.(미국의 경우)

새 아이패드로 우리동네 도서관앞에서 찍어본 사진 한장.(사진을 누르면 확대됨)

카메라는 좋다. 몇장 안 찍어봤지만 잘 찍히고 잘 나오는듯 싶다. 질이 너무 떨어져 있으나 마나했던 아이패드2의 카메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만 아이패드들고 사진을 찍는다는게 영 어색하다. 그래서 그다지 자주 사용하지는 않을 듯 싶다. 동영상까지는 테스트해보지 않았다.

얼마 안써서 배터리 성능은 모르겠다. 배터리가 소모되는 속도는 아이패드2와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배터리충전에 시간이 더 오래걸리는 것은 확실한 듯 싶다. (배터리크기가 휠씬 늘어났으니 어쩔 수 없을지도.) 취침전에 꼭 충전해야할 듯 싶다.

그리고 발열현상이 조금 있다. 좀 쓰다가 보니 아이패드의 왼쪽 아래부분이 뜨뜻해지는 느낌이 있다. 아주 뜨겁지는 않으나 솔직히 조금 찜찜하기도 하다. 이것도 배터리양이 늘어나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아이패드2나 새로운 아이패드나 별 차이가 없다. 기존 아이패드를 iOS 5.1으로 이미 업그레이드했다면 일부 하드웨어의 성능이 좋아진 것 이외에는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똑같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역시 대다수 한국인에게는 별 의미가 없지만) 키보드에서 음성입력(Voice dictation)이 되는 기능이다. 이미 아이폰4S는 들어있는 기능이다. 미국인이라면 정말 편리하게 쓸 기능이다. 다만 시리(Siri)는 지원하지 않는다.

결론은 아이패드2사용자면서 텍스트 읽기를 중시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아이폰의 레티나디스플레이에 매료되었고 아이패드에서도 같은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특히 전자책을 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새 아이패드는 최고의 화면을 제공한다. 아이패드1의 경우는 속도에 좀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업그레이드를 고려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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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8일 at 4:3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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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의 내부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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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자 뉴욕타임즈에 월스트리트와 미국언론을 뒤흔든 화제의 칼럼 하나가 실렸다. 골드만삭스를 오늘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그레그 스미스란 런던주재 Executive Director의 “Why I Am Leaving Goldman Sachs” 뉴욕타임즈의 오피니언란을 멋진 삽화와 함께 가득채운 비중있는 칼럼이었다. 뉴욕타임즈가 작정하고 실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아니나 다를까 오늘 저녁 미국의 메이저뉴스들이 일제히 비중있게 다룰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안그래도 탐욕스러운 월스트리트를 한 내부고발자가 거세게 비판한 것이니까.

NBC Nightly News는 톱뉴스로 다뤘고, ABC월드뉴스도 주요기사로 리포트했다.

스탠포드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에서 12년동안 일했다는 그는 골드만삭스가 초심을 잃고 지금은 Toxic and destructive한 문화로 단지 탐욕을 위해 고객의 등골을 빼먹는 회사로 전락했다고 작심하고 고발을 한다.

그는 칼럼이 실리는 날, 그의 보스에게 아침 6시40분에 사직의사를 담은 이메일을 보내서 사직한다. 그러면서 NYT에 폭탄을 터뜨린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이날 3.4% 하락했다.

Update: 15일  NYT의 후속기사를 보니 그레그 스미스는 골드만삭스의 중간간부급으로 그다지 높은 직위는 아니었다. 골드만삭스의 직원은 3만3천3백명인데 그는 1만2천명중 한명인 Executive Director였다. 미국에서는 흔하디 흔한 Vice president급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부사장이라 느낌이 좀 다르지만) 비교적 고위직이라고 할 수 있는 Managing Director는 2천5백명이라고. 그래도 그레그의 작년 수입은 50만불(한화로 거의 6억원에 육박)에 달했다고 하니 월스트리트사람들이 정말 많이 벌기는 번다.

NBC뉴스 캡처.

그는 확실히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회사의 가치시스템(Value system)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무엇보다도 “돈을 버는 것만이 최고”라는 탐욕 말이다. 아래 부분에서 그런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To put the problem in the simplest terms, the interests of the client continue to be sidelined in the way the firm operates and thinks about making money.  (문제를 간단한 용어로 정리해보면 고객의 이익은 계속해서 뒷전이고 회사는 돈을 버는 것만을 생각하고 그렇게 운영된다.)

It makes me ill how callously people talk about ripping their clients off. Over the last 12 months I have seen five different managing directors refer to their own clients as “muppets,” sometimes over internal e-mail. (얼마나 사람들이 고객들을 벗겨먹는 것에 대해 무신경하게 이야기하는지를 보면 내 마음이 아프다. 지난 12개월동안 나는 5명의 각기 다른 매니징디렉터들이 자신의 고객을 ‘머핏'(꼭두각시인형)이라고, 심지어는 내부이메일에서까지, 그렇게 부르는 것을 들었다.)

These days, the most common question I get from junior analysts about derivatives is, “How much money did we make off the client?” It bothers me every time I hear it, because it is a clear reflection of what they are observing from their leaders about the way they should behave. (요즘 주니어애널리스트로부터 파생상품에 대해 가장 흔히 받는 질문은 “클라이언트로부터 우리가 얼마나 벌었나요?”라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불편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명백히 그들이 회사의 리더들로부터 그들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를 배운 것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가치관이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괴롭다. 부도덕성이나 불법 등 명백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도 그렇다.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데 있어서 개인이 생각하는 방법과 회사가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때 나오는 괴리다. 나는 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당장은 성과를 내지 못할 인프라에 투자를 하자고 주장하는데, 회사 경영진은 반대로 당장의 성과와 이익이 중요하다며 눈에 보이는 부분에만 투자를 하자고 하면 그것도 가치관의 차이다. 회사경영진과 자신의 의견차이가 이런 식으로 계속 쌓이면 정말 괴로워지고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

그 회사의 가치시스템은 리더들의 행동에서 나오며 회사의 문화가 된다. 리더들이 탐욕스럽게 돈만을 추구하는 것이 오늘날의 월스트리트의 모습인지도 모르며 그것이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사태를 부르고 전세계의 금융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런데 그레그 스미스의 글에 따르면 아직도 월스트리트는 반성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내부고발자(Whistleblower)의 글을 받아서 멋지게 실어준 뉴욕타임즈도 대단하다.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파워풀한 집단인 골드만삭스에 대해서 이렇게 직격탄을 날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오늘 골드만삭스는 “한 불만이 있는 직원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Damage control에 나섰다.

친정에 칼을 꽃은 그레그 스미스는 금전적으로는 많은 것을 희상하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그에게 소송을 걸수있고 스톡옵션페이를 거부할 수 있다. 그는 더이상 월스트리트에서 일할 수 없게 될수도 있다. 그래도 워낙 똑똑한 사람이니 잘 알아서 헤쳐나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ABC뉴스캡처.

예전에 트위터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던 LG전자를 떠나며 CEO에게 남긴 글이 생각난다. 그때 이 글이 온라인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공감을 얻었지만 온라인미디어를 제외한 기존 언론에서는 그다지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언론에서도 이런 용기있는 내부고발자들의 글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족: 누가 유대인들이 지배하는 월스트리트 아니랄까봐 위 골드만삭스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도 그렇고 고발칼럼을 쓴 그레그 스미스도 유대인인듯 싶다.ㅎㅎ (칼럼내용중 이스라엘에서 열린 소위 Jewish Olympic 탁구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는 언급이…)

Written by estima7

2012년 3월 15일 at 12:04 am

Introvert의 파워. 그리고 그 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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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TED “The power of introverts” 발표자인 수전 케인은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책 “Quiet”의 저자다. 어릴 때부터 내향적인 Introvert의 성격이었던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고 7년동안 이 책을 준비해서 올초에 내놓았다. 이 책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위 동영상은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나처럼 어릴 때부터 내성적이며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가서 말거는 것 등을 불편해했던 사람에게는 이 책의 내용은 복음처럼 다가온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 나같은 성격도 장점이 있을 수 있구나”하는 용기를 얻게 된다고나 할까.

또 나처럼 미국에 와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Extrovert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교육을 한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떠들고 질문하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고 칭찬을 받는다. 나는 그래서 미국인들은 대개 다 Extrovert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미국에서도 수줍어하면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불편해 하는 Introvert가 많다. 수전 케인은 우리가 아는 사람의 3분지 1은 Introvert라고 말한다. 미국이 그 정도라면 한국은 절반이상이 이 Introvert의 범주에 들어갈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Extrovert이 넘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에서 회의하고 나서 “너희 미국에서 온 녀석들은 왜 그렇게 조용하냐”고 채근받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CEO라던지 리더로 적합할 것 같이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Introvert가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경우도 많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대신 자신의 생각을 부하나 동료들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경청할 확율이 높기 때문이다. 마하트마 간디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Introvert로서 훌륭한 리더가 된 케이스라고 한다. 쿵푸팬더 2의 제니퍼 여 넬슨 감독 같은 경우도 Introvert지만 훌륭한 리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독의 일반적인 유형(Stereotypes)은 목소리가 큰 남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단히 목소리가 작은 스타일이고 (Soft-spoken) 회의에 들어가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안들려서 모두 가까이 귀를 기울여야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사람들에게 더 안정감을 주고, 서로 더 잘 협력하게 하고, 그 결과 상당히 유연한(Smooth)한 제작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저와 일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제니퍼 여 넬슨 감독. (쿵푸팬더2 제니퍼 여 넬슨감독의 리더쉽)

그럼 나는 Introvert인가 Extrovert인가?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Introvert는 완전히 내성적이고, 반사회적이고, 히키코모리 같은 사회부적응자(Anti-Social)은 아니라는 것이다. 완전히 정상인이고 다른 사람과도 잘 어울리지만 가끔은 자신의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하기를 좋아하고 조용한 스타일의 사람인 것이다.

마침 수전 케인의 Quiet를 읽다보니 자신이 Introvert인지 Extrovert인지 진단할 수 있는 질문 20개가 나와있다. 다음의 질문 20개에서 10개이상 Yes이면 Introvert에 가까운 것이고 그 이하이면 Extrovert에 가까운 것이라고 한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은 양면을 다 가지고 있다. 참고로 나의 경우 아래 질문에 자문자답을 해보니 무려 18개가 Yes로 나왔다…. 자기 자신의 성격을 잘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재미삼아 한번 해보시길…

  1. I prefer one-on-one conversations to group activities. 나는 그룹모임보다 1대1대화를 선호한다.
  2. I often prefer to express myself in writing. 나는 자주 나 자신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3. I enjoy solitude. 나는 홀로 있는 것을 즐긴다.
  4. I seem to care less than my peers about wealth, fame, and status. 나는 내 주위 사람들보다 부, 명성, 지위 등에 대해 덜 상관하는 것 같다.
  5. I dislike small talk, but I enjoy talking in depth about topics that matter to me. 나는 잡담을 싫어한다. 하지만 내게 의미가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긴다.
  6. People tell me that I’m a good listener. 사람들은 내가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7. I’m not a big risk-taker. 나는 큰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8. I enjoy work that allows me to “dive in” with few interruptions. 나는 방해없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즐긴다.
  9. I like to celebrate birthdays on a small scale, with only one or two close friends or family members. 나는 한두명의 가까운 친구와 가족들과 하는 작은 규모의 생일잔치를 갖는 것이 좋다.
  10. People describe me as “soft-spoken” or “mellow.” 사람들은 나를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 “온화한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11. I prefer not to show or discuss my work with others until it’s finished. 나는 어떤 일을 완전히 끝낼 때까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일을 보여주거나 토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12. I dislike conflict. 나는 충돌을 싫어한다.
  13. I do my best work on my own. 나는 혼자서 일할때 가장 능률이 높다.
  14. I tend to think before I speak. 나는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15. I feel drained after being out and about, even if I’ve enjoyed myself. 나는 외부에 나가서 어울렸을때 지친다고 느낀다. 비록 개인적으로는 즐겼지만 말이다.
  16. I often let calls go through to voice mail. 나는 자주 전화를 받지 않고 그대로 보이스메일로 가도록 놔둔다.
  17. If I had to choose, I’d prefer a weekend with absolutely nothing to do to one with too many things scheduled. 뭔가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일정이 꽉차있는 주말보다는 아무 할 일도 없는 주말을 선호한다.
  18. I don’t enjoy multitasking. 나는 멀티태스킹을 즐기지 않는다.
  19. I can concentrate easily. 나는 쉽게 집중할 수 있다.
  20. In classroom situations, I prefer lectures to seminars. 학교에서는 나는 세미나보다는 강의를 선호한다.

Update 추가.

오디오북을 사놓고도 게을러서 못읽고 있었는데 이 책에 대해서 @pr1vacy님이 멋진 리뷰를 블로그에 써주셨다.

내성적인 사람들이여 힘을 내라! – 수전 케인의 노작 <Quiet>(기억의 비늘 by 새알밭)

Written by estima7

2012년 3월 4일 at 9: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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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communication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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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드세션에서 피자를 먹으며 다같이 비디오를 보는 직원들.

회사에서 CEO를 사임한 뒤 전 직원에게 굿바이메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에게 내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 하는 답장이 왔다. 그래서 그들과는 시간이 되면 따로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했다. 그리고 오늘 그 중 한 명과 식사를 했다.

우리 회사에서 십여년간 일했던 나이 지긋한 엔지니어이신 분인데 많은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회사의 부침속에서 수많은 CEO들을 겪어봤다고 했다. 그리고 일반직원들사이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말해주었다. 일반 직원레벨에서 벌어지는 일중에 내가 전혀 몰랐던 일도 있었다. 내가 참 무심하고 소홀했구나 하고 반성을 하게 됐다.

하지만 그 분의 나에 대한 피드백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도 회사가 어려울 때 내가 앞장서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내가 가서 첫해에 회사의 어려웠던 상황을 솔직담백하게 가감없이 전달하고 그래도 이런 부분은 희망이 있다고 프리젠테이션을 했었다. 나로서는 무슨 거창한 전략을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내가 회사에 대해 받은 느낌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했었을 뿐인데 당시 직원들은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또 나는 자주 ‘트랜드세션‘을 직원들과 가지며 요즘 세상이 스마트폰, 타블렛, 전자책리더 등의 등장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즐기고 역시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뭐 거창한 행사가 아니고 가끔 시간이 날때 점심에 피자를 주문해서 다같이 먹으며 요즘 테크동향에 대한 동영상을 같이 보던 것이었다. 영어가 딸리기 때문에 내가 직접 긴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공부가 되거나 재미있는 TED같은 짧은 동영상을 몇개씩 보여주면서 조금씩 내 생각을 나눴을 뿐인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트위터에서 하고 있는 것을 옮긴 것이다.) 무엇보다도 CEO가 세상의 (기술)변화에 밝고 앞장서서 그런 이야기를 직원들과 나눈다는 것에 대해서 다들 좋은 인상을 받고 좋아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얻은 교훈은 이것이다. 나로서는 대수롭지 않게 했던 회사의 현황공유와 정보의 나눔을 직원들은 내 생각보다 휠씬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것이 나에 대한 초반에 좋은 인상과 믿음을 심어주었던 것 같다. 즉 Over-communication의 중요함이다. 가능하면 별 것 아닌 작은 이벤트라도 열어서 직원들과 계속 소통의 채널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됐다.

아쉬운 것은 최근 반년간 수많은 내외부의 어려움 때문에 이런 솔직한 소통을 직원들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항상 죄책감을 느껴왔던 부분이다. 그 분의 말씀은 회사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나 방향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중간관리자이하층의 직원들은 “Guessing”(추측)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회사의 방향에 대해서 “Uncertainty”(불확실성)을 느끼고 불안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회사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지나치다고 생각될 때까지 반복해서 해야한다. 이 경우에 교훈이 되는 말 2제.

“In times of change, over-communicate. When you’re getting tired of repeating a message, people are just beginning to hear it.”(변화의 시기에는 오버커뮤니케이트하라. 당신이 메시지를 반복하는데 지쳐갈 즈음, 사람들에게는 그제서야 들리기 시작한다.) –What great bosses know

“Your team will only truly understand your message exactly when you are sick and tired of saying it.”(당신이 말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고 지쳐갈 때야 팀원들은 진정 제대로 당신의 메시지를 이해할 것이다.) –The One Thing a CEO Must Do…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28일 at 1:3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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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을 내려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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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기념으로 한 직원이 직접 만들어온 컵케이크.

라이코스CEO로 정식부임한지 벌써 2년하고도 11개월이 됐는데 어제 드디어 그 짐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어제자로 CEO를 사임했습니다.

2009년 3월초 뜻밖의 발령을 받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보스턴으로 오게 됐을 때는 솔직히 두렵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한번 없는 제가 80명의 직원이 있는 미국회사를 맡아서 경영한다니요. 더구나 계속되는 적자로 경영위기와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회사를 살려낼 수 있을지 큰 걱정이었습니다. 솔직히 가봐서 회사가 상태가 안좋으면 정리해야하는 것 아닐까하는 불길한 예감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서 일을 할 수 있었던 힘은 “밑져야 본전이다”, “실패해도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영어는 늘겠지” 등의 낙관주의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첫 전체 직원미팅에서 제가 썼던 슬라이드들.

그리고 2009년 첫해 많은 우여곡절끝에 흑자전환을 이뤘고, 2010년에는 회사를 매각했고 더 많은 확실한 흑자를 올리며 확실한 흑자기조를 만들었으며, 2011년에는 새로운 모회사가 된 Ybrant의 이스라엘부문과 회사를 통합해 시너지를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회사가 매각된후 1년동안은 제가 CEO로 의무복무(?)하는 것이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0월에 물러났어야 했는데 사정상 생각보다 좀더 오래있게 됐던 것입니다. 어쨌든 백수가 되니 시원섭섭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3년간 제가 배운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봤습니다.

미국회사 경영하기-인사, 재무, 법무 등

첫번째로 미국회사를 경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2009년부터) 처음에 한국에서 라이코스를 바라볼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면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기에 와서 부대끼며 일을 하고 매일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미국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회사마다 천양지차입니다.) 특히 인재를 뽑고, 키우고, 동기부여를 하는 법,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내보내는 법 등 사람에 관해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또 직원들과 회사의 경영상태를 솔직히 나누며 소통하면서 진실된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결국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진실되게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특히 법무이슈에 대해서 특이하게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회사가 옛날부터 수많은 소송이 걸려있었고 다양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지라 사내변호사와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특히 2009년에 재판에서 져서 3백만불을 배상하라고 판결이 났을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결국 총 2백50만불정도에 합의를 보고 몇년간의 소송전에 일단락을 지었습니다.) 꺼꾸로 작년에는 특허매각딜을 통해서 전혀 기대하지 않던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은 한번 경험해보지 않으면 진짜 알기 어려운 귀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M&A의 어려움-겉보기보다 휠씬 어렵다

두번째로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2010년) 언론에서 M&A발표기사를 보면 아주 쉽게 거래가 이뤄진 것 같은데 그것은 단지 겉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라이코스의 경우는 한국회사가 미국회사를 인도회사에 파는 것이었는데 상대방회사의 딜담당은 콜로라도에 있고 실제 비즈니스오퍼레이션을 맡을 회사는 이스라엘에 있었습니다. 결국, 서울, 덴버, 보스턴, 뉴욕, 하이드라밧, 텔아비브를 이리저리 연결하며 가진 백번도 넘는 컨퍼런스콜과 수많은 문서작업끝에 듀딜리전스를 시작한지 6개월만에 발표하고 또 2달있다가 클로징을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직원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몇몇 핵심매니저들을 달래가면서 방대한 문서작업을 시키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 일이 끝나면 제 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 말이죠. 이 딜이 과연 성사될지 계속 확신을 갖지 못하면서 자기자신에게 계속 동기부여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쨌든 이 과정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M&A이후 새로운 문화와의 충돌, 문화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이해하면서 통합해 나가기

세번째로 M&A이후 Integration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배웠습니다.(2011년) 특히 같은 나라, 같은 지역에서 같은 언어를 쓰는 회사끼리도 쉽지 않은데 인도, 이스라엘 사람들과 새로 서로를 알아가면서 조직문화를 통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요. 특히 라이코스는 서쪽으로 1만1천km떨어져있는 서울과 일하다가 갑자기 동쪽으로 8천8km로 떨어져있는 텔아비브와 일하게 된 경우입니다. (다음에 인수되기 전에는 또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모회사였습니다. 얄궃은 운명입니다.)

처음에는 이스라엘사람들이 한국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영어를 더 잘하고 국제감각이 있어 통합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지나고 보니 그것보다 더 큰 도전은 문화와 가치관(Values)의 차이였습니다. 처음 허니문 기간이 지나고 서로의 단점이 많이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일년여동안 워낙 공격적이고 다혈질인 이스라엘인들과 일하면서 많은 도전이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대인에 대해서, 중동에 대해서 새롭게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을 큰 수확으로 생각합니다. (중동관련 뉴스를 열심히 보고 읽게 됐습니다.)

아쉬운 점-프로덕트에 신경 못쓴 것, 미국인맥의 부족함, 여전히 부족한 영어

물론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많은 행운이 따라서 회사가 흑자로 반전하고 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졌지만 라이코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의미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핵심고객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년간 회사는 안정이 됐지만 워낙 Legacy가 켭켭이 쌓여있는 회사의 제품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매각, 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워낙 distraction이 많아 진짜 핵심제품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변명이지만) 또 항상 회사내부를 챙기느라 바빠서 미국의 인터넷업계를 뛰어 다니며 인맥을 쌓지 못한 점도 아쉽습니다. 생각보다 보스턴 밖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더군요. 영어도 생각만큼 늘지 않았습니다. 워낙 제가 공부를 게을리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보스역할을 하다보니 좀 절실함이 없었는지도…) 사실 이런 실패담, 시행착오에서 더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 엄청나게 많이 배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혀 생각지도 않게 덤으로 얻은 것이 있습니다. 트위터, 블로그를 통한 한국에 계신 분들과의 소통입니다. 사실 그래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보스턴에 와있으면서도 생각보다 외롭지 않게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면서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렇게 해서 배운 지식을 회사직원들과 내부 미팅 등을 통해서 나누면서 더 좋은 회사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참고: 나의 트위터 2주년소회)

어쨌든 정확히 3년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생의 방향전환이 됐고 그 과정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의 또 다른 한 챕터가 열리고 닫혔다는 점에서 기념으로 간단히 블로그에 써봤습니다.^^ (써놓고 보니 인생은 항상 새로운 배움의 여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16일 at 11:33 am

경영, 짧은 생각 길게 쓰기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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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평가로 조직의 건강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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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서 “일 잘하는 김 상무가 ‘유독(有毒)성 리더’로 찍힌 까닭은”라는 칼럼을 읽었다.

직장에서 다면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인데 몇년전 나도 우리회사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더욱 공감을 했다.

360도평가라고 부르기도 하는 다면평가는 조직내의 동료와 부하가 해주는 것이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 “건강검진 결과”라는 말이 맞다.

내 경험상 특히 다면평가결과를 본인과 공유할때가 어렵다.

다면평가를 활용하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는 것과 같다.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개선점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개선 노력을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전제를 가지고, 결과를 수용하고 거기에서 뭔가를 배우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필자는 코치로서 다면 진단 결과를 알려줄 때가 그들의 인간적 특성이 튀어나오는 진실의 순간임을 종종 느낀다. 내면이 강한 사람은 피드백에 대해 그다지 방어적이지 않지만, 허약할수록 타인의 평가에 더 휘둘리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쉽다. -고현숙, 코칭경영원대표

우리 회사의 경우 나를 포함한 주요매니저 7명에 대해서 다면평가를 했는데 받아들이는 방식이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별 것 아니라고 코웃음을 치며 무시하는 사람,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사람, 심지어는 앞에서는 평정을 보이다가 뒤에서는 “날 자르려고 이런 조사를 한 것 아니냐”고 HR을 몰아붙이는 사람 등도 있었다. 가장 바람직했던 태도를 보였던 매니저는 전체적으로 평가가 좋았지만 몇가지 자신의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후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자신이 맡고 있는 팀에서의 팀원들의 평가는 좋았지만 팀외 사람들의 평가는 “당신 팀과 외부 다른 팀과의 소통이 부족하다. 회사 전체를 위한 헌신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는데 다면평가 이후에는 솔선수범해서 회사전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제안하고 나서고 직접 실행했다. 그뒤 회사전체에서 직원들의 신뢰를 얻으며 본인도 리더쉽을 성장시켰다.

가장 안좋았던 경우는 이 칼럼에서 언급한 아래의 경우와 거의 동일했다.

임원 평가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딘 스테몰리스는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권한 욕구가 강하고, 타인을 이용하기만 하고 자신을 내세우는 데 골몰하는 나르시시스트를 임원으로 선발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 특성으로 꼽았고, 이런 사람을 조직에 해를 끼치는 ‘유독성 리더(toxic leader)’로 분류했다. -고현숙, 코칭경영원대표

이 매니저는 “거만하다. 남의 말을 안듣는다. 항상 방어적이다.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등등 의외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이 친구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시기”라고 해석했던 듯 하다. 자기는 항상 이런 평가가 나오는데 실적으로 보여주면 되지 않냐며 신경 안쓴다고 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워낙 실적이 좋았기에 이후 나도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우를 범했다. 하지만 오래동안 같이 일하며 보니 자신의 조직만을 ‘성’으로 쌓고, 매사에 권위를 내세우며, 부하나 주위의 공을 가로채고, 정보를 공유안하는 성향때문에 무지 속을 태웠다. 타이르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본인의 약점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자기는 잘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시기한다는 태도를 끝까지 버리지 않아 결국은 내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이 두 매니저를 데리고 일하면서 참 많이 배웠다. 특히 “내면이 강한 사람은 피드백에 대해 그다지 방어적이지 않지만, 허약할수록 타인의 평가에 더 휘둘리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쉽다”라는 말에 공감하게 됐다.

그리고 소위 ‘유독성리더’는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해야 하고 안되면 조직의 건강을 위해서 빨리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것을 큰 교훈으로 삼게 되었다.

Written by estima7

2012년 2월 15일 at 7: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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