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모바일웹트랜드’ Category
아이튠스를 통해 독점공개한 비욘세의 깜짝앨범
나는 중학교 1학년때 아버지에게 소니라디오카세트를 선물받은 것을 계기로 팝송에 심취됐었다. 당시 ‘황인용의 영팝스’를 밤마다 즐겨들으며 좋은 곡이 나오면 열심히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듣고 또 들었다. 그리고 동네 레코드가게에 매일처럼 가서 좋은 새 앨범이 나온 것이 없나 카세트테이프가 가득 꽃힌 진열장을 살펴보는 것이 작은 즐거움이었다.
AFKN 라디오를 통해 팝을 들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퀸이나 에어서플라이 같은 밴드의 신보가 미국에는 나온지 몇달이 됐는데 한국에는 발매가 되지 않아서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기억도 있다. 결국에는 못참고 세운상가까지 소위 ‘빽판’을 사러가기도 했다.
미국시간으로 동부시간 지난 목요일 자정에 갑자기 전세계 아이튠스에 등장한 비욘세의 깜짝 앨범을 보고 옛날에 그렇게 힘들게 앨범을 구해들었던 옛 추억이 떠올랐다.
비욘세의 이 앨범은 15.99불. 14곡의 싱글과 17곡의 뮤직비디오가 들어있다. 발매 3시간만에 8만개의 디지털카피가 팔렸다. 단순계산으로 1백28만불=대략 14억원 매출을 3시간만에 올린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2011년 6월의 ‘4’ 앨범 발표이후 2년도 더 지나 나온 이번 앨범이 발표직전까지 완벽하게 비밀에 붙여진 깜짝쇼였다는 것이다. 팬들은 물론 언론도 발표 직전까지 비욘세의 새 앨범이 나온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보통 CD음반을 제작하면 제작과 유통과정에서 미리 뉴스가 흘러나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전세계 아이튠스에만 독점으로 디지털발표를 했기 때문에 완벽한 보안을 지킬 수 있었다.
14곡의 싱글수도 많은 편이지만 모든 곡에 고품질의 뮤직비디오를 다 제작했다는 것도 전대미문이다. 그래서 ‘비주얼앨범’이 제목이다. 이 비디오들은 프랑스, 브라질, 호주 등 전세계를 돌면서 제작한 것이다.
비욘세는 이 깜짝앨범을 발매하면서 마케팅비용을 한푼도 안썼다. 단지 아래 인스타그램 동영상메시지를 하나 날린 것 밖에 없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8백10만명이다.
발표하자마자 비욘세의 새 앨범은 전세계 90개국의 아이튠스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트위터는 비욘세 앨범발표후 12시간동안 120만개의 관련 트윗이 발생됐다고 밝혔다.
비욘세는 일단 아이튠스에 일주일간의 이 앨범 독점권을 주고 바로 CD제작에 들어가 다음주 주말부터는 음반매장에 비욘세의 CD가 깔릴 예정이다. 크리스마스선물용으로 판매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다.
비욘세는 참 영리한 가수다. 소셜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해 팬들과 소통할 줄 알고 글로벌 디지털미디어플렛홈을 교묘하게 활용해 매출을 극대화한다.
참 미디어세상은 엄청나게 변했고 또 계속 변하고 있다. 비욘세의 이번 앨범발표 사례는 우리가 완전히 소셜-디지털월드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 앞으로 더 많은 가수들이 소셜 버즈를 만들어내 디지털음원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낼 것 같다.
나도 기념삼아 이번 비욘세의 앨범을 구매했다.
한국 vs 미국 직장 1mm 차이-다음 스토리볼 연재
어쩌다가 한달전부터 다음 스토리볼에 “한국 vs 미국 직장 1mm차이“라는 시리즈를 연재하게 됐다. 스토리볼은 다음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일종의 ‘웹툰의 텍스트, 스토리버전’으로 다음이 직접 기획, 작가를 섭외해서 모바일에 맞게 편집해서 연재하는 모바일콘텐츠플렛홈이다. 다음앱이나 모바일브라우저에서 최적화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사실은 우아한 형제의 김봉진대표가 스토리볼에 연재를 하도록 내가 ‘청탁’을 넣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스토리볼을 담당하는 다음의 임선영, 최문희, 민금채님에게 받았다. 그래서 내가 김대표에게 따로 부탁을 했고, 김대표가 수락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참에 나도 같이 연재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하게 된 것이다. (김봉진대표도 “배달의민 족같은 디자인 경영” 스토리볼연재를 시작했다. 강추)
연재내용은 2009년 내가 보스턴의 라이코스CEO로 부임했을 때 겪은 좌충우돌 경험이다.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해보지 못한 토종 한국인이 갑자기 미국회사의 CEO를 맡게 되면서 겪은 여러가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다. 회사경영에 대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직원들과 부대끼면서 경험한 양국의 문화차이에서 오는 여러가지 해프닝이나 깨달음을 적어보기로 한 것이다. 술자리에서 안주거리로 주위에 가끔 이야기하던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가볍게 기록으로 남겨보자는 생각도 작용했다.

그냥 글만 있었으면 별 재미가 없을텐데 박소라작가의 코믹한 삽화가 감칠맛을 더해준다. 매번 볼때마다 내 모습이 코믹하다는 생각을 한다.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회사모습을 담은 사진을 미리 전달해서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별 생각없이 가볍게 썼던 첫 화 “매니저들과 저녁 같이 하기“가 첫날 순식간에 1천공감을 달성해서 깜짝 놀랐다. 마치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버튼처럼 스토리볼도 읽고 나서 빨간 하트 공감 버튼을 누르도록 되어 있는데 이게 의외로 작가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
어쨌든 이어지는 뜨거운 반응과 공격적인 댓글에 긴장하면서 한 회 한 회 연재하고 있다. 내 개인적인 한 회사에서의 경험을 미국직장의 일반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일까 걱정도 되서 미리 어느 정도는 사전조사(?)를 하고 쓰고 있는데 매번 한회씩 선보일때마다 뭔가 아슬아슬한 느낌이다. 그래도 댓글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독자님들에게 가볍게 답해주는 것도 재미있다.
다음 모바일에서만 노출이 되고 처음으로 보이는 것도 아니기에 스토리볼에 써도 트래픽이 나올까 의문이었는데 1화의 경우는 거의 14만뷰가 나왔다. 주위에서 잘 읽었다는 인사도 자주 받고 있어서 포털의 파워를 실감하는 중이다.

다음 스토리볼팀이 SNS에서 인기가 있는 작가를 열심히 섭외해서 모신뒤 모바일에 맞게 콘텐츠를 편집해서 올린다. 우아한 형제 김봉진대표는 삽화, 사진까지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경우다.
하지만 원래 처음에는 12회 연재로 요청해서 대충 가볍게 쓰면 되겠다 했는데 실제 시작하면서 총 20회로 의뢰를 받아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것도 (마치 웹툰처럼) 주 2회의 살인적인 연재스케줄이다. (우리나라는 드라마도 그렇고 주 2회를 좋아하는듯.) 그럭저럭 14회까지 써놓았는데 나머지 6회를 뭘로 채울지 궁리중이다.
종이신문, 잡지 등의 아날로그매체부터 트위터, 블로그까지 참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글을 써왔는데 또 새로운 매체 실험에 동참한 느낌이다. 다음스토리볼팀의 분발이 놀랍다. 내가 아는 내공높은 필자분들도 속속 스토리볼필자로 섭외되고 있다. 아무쪼록 스토리볼이 대박이 나서 한국의 콘텐츠생태계가 진화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토리볼 파이팅!
귀로 듣는 뉴스, 우마노(Umano)앱
전자신문에 정진욱기자와 함께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이라는 시리즈인터뷰를 한달에 한번씩 진행하고 있다. 흥미로운 기술이나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해외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코너인데 지난번에 소개했던 오디오 뉴스앱 ‘우마노(Umano)’가 제법 호평을 받아 블로그에도 간단히 소개해 본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앱중 하나다.
우마노는 뉴스를 읽어주는 앱이다. 그런데 그냥 라디오뉴스같은 방송뉴스가 아니고 “신문이나 잡지, 블로그” 등의 기사를 “취사선택”해서 “실제 성우가” 읽어준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물론 영어권뉴스에 국한된 얘기지만 우리는 읽고 싶은 좋은 기사가 있는데 바빠서 못읽는 것들이 있다. 나의 경우 뉴욕타임즈나 테크크런치 같은데 실리는 테크기사중 특히 그런 것이 많다. 그런 경우 이것을 누가 내게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마노는 그런 점에서 딱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듯한 앱이다.
일단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뉴스카테고리의 기사가 있다. 뉴스소스는 NYT, 뉴요커, 패스트컴퍼니 등 주로 신문과 잡지, 블로그다. 특히 창업-건강-테크관련 기사가 많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기사 리스트에서 +버튼을 누르면 그 기사가 플레이리스트로 들어간다. 우마노에서 골라서 성우가 직접 읽은 기사가 하루에 약 70개가량 올라온다. 짧으면 1~2분, 길면 7~8분정도의 기사들이다.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간 기사들은 wifi상태에서 다운로드받았다가 오프라인상태에서도 들을 수 있다. (월 4불짜리 프리미엄버전에서만 되는지도 모르겠다.) 듣고 싶은 기사를 플레이리스트에 골라두었다가 들으면 좋다. 각 기사는 어떤 성우가 읽었는지가 나온다. 성우입장에서는 자신을 홍보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소셜기능이 있어서 내 페이스북친구들이 어떤 기사를 좋아했는지를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주로 어떤 기사를 들었는지도 통계로 다 나온다. 이런 취향을 반영해서 자동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해주는 기능도 있다. 특히 괜찮은 것은 “View Original Article”을 누르면 원글의 링크가 뜬다는 점이다.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바로 원문과 대조해서 읽어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쓸만한 것은 검색기능이다. 우마노에는 현재 1만1천여개의 오디오기사가 쌓여있는데 덕분에 검색하면 꽤나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예전에 못읽었던 어떤 토픽의 기사들을 찾아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고 운전할때 들으면 편리하다.
우마노는 SoThree라는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이 만들었다. 구글출신이자 캐나다 워털루공대 출신 3명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회사라 SoThree라는 이름이라고 한다. 첫선을 보인지 1년쯤 지났는데 그 기능이 날로 일취월장하고 있다.
영어공부삼아 오디오북을 듣고 싶은데 너무 길고 어려워서 힘들다는 분들에게 특히 우마노가 좋을 것 같다. 관심분야의 뉴스만 골라서 부담없이 반복해서 들을 수도 있고 원문과 대조해보기도 쉽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버전이 모두 나와 있다. 다운로드는 http://umanoapp.com
스티브 잡스 서거 2주기에 읽는 아이폰 탄생 비화
얼마전에 썼던 블랙베리에 대한 글에서 블랙베리창업자 라자리디스가 처음 아이폰을 접했을 때 느낀 충격에 대한 부분이 있다.
2007년초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러닝머신에서 운동하면서 TV를 보다가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을 접하게 되었다. 아이폰에 대해서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그래서 그해 여름, (아이폰이 출시되고 나서) 그는 아이폰을 분해해서 내부를 들여다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마치 애플이 맥컴퓨터를 휴대폰안에 구겨넣은 것 같잖아(It was like Apple had stuffed a Mac computer into a cellphone)”라고 그는 생각했다.
고교때부터 직접 오실로스코프와 컴퓨터를 만들었던 라자리디스에게 있어서 아이폰은 모든 게임의 규칙을 부수는 물건이었다. OS만 메모리에서 7백메가를 차지했고 프로세서가 2개 들어있었다. 반면 블랙베리는 프로세서 한개 위에서 돌아가며 겨우 32메가만 차지했다. 블랙베리와는 달리 아이폰은 인터넷이 제대로 돌아가는 브라우저를 가지고 있었다. 그 말은 아이폰이 AT&T 같은 이통사의 망을 교통체증상태로 빠뜨릴 것이란 얘기였다. 그런 일은 이통사가 허용하지 않던 것이었다. 반면 RIM(블랙베리)은 데이터사용량을 제한하는 원시적인 수준의 브라우저를 제공하고 있었다.
“”난 도대체 애플은 어떻게 AT&T가 이것을 허용하게 한 것이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것은 네트웍을 다운시킬텐데..” 그리고 실제로 나중에는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더 글로브앤메일에서 발췌. 참고 포스팅 : 블랙베리의 몰락-더글로브앤메일의 기사를 읽고
당시 스마트폰시장의 톱에 있던 블랙베리의 창업자가 이렇게 충격을 받을 정도라면 엄청난 혁신이다. 도대체 그 당시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이런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을 윗 글을 읽으면서 했다. 저 당시의 혁신에 비하면 지금 아이폰5s, 5c의 혁신은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맞다.

NYT의 “And Then Steve Said, ‘Let There Be an iPhone’” 기사는 일요판 NYT와 같이 배달되는 NYT매거진에 실렸다. 사진은 천지창조에 빗대 아이폰의 탄생을 그린 이 기사의 삽화.
마침 스티브 잡스 2주기를 맞아 NYT는 “스티브께서 가라사대, “아이폰이 있으라”“(And Then Steve Said, ‘Let There Be an iPhone’-카사봉님이 이 긴 기사를 세심하게 번역해주셨다. 필독)라는 장문의 아이폰탄생비화를 게재했다. 이 글을 읽어보면 블랙베리 창업자가 어떻게 이런 제품이 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점이 납득이 될 정도로 아이폰개발이 대단히 어려운 프로젝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사에서 읽은 몇군데 인상적인 부분을 인용한다. (카사봉님의 번역에서 그대로 인용)
2007년 1월 아이폰을 선보이기로 한 결정은 분명 도박이었다. 잡스는 새로운 종류의 휴대폰(애플이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종류였다)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그 휴대폰은 잘 작동하지도 않는 프로토타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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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울정도로, 잡스는 이미 전화기 한 번 만들어 보라는 설득을 받아 왔었다. 전화기는 잡스의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대화 주제 중 하나였고, 애플이 아이포드를 만들었던 2001년부터 계속 제기돼 왔었다. 개념은 분명했다. 소비자들이 이메일과 사진, 음악용 기기로 하나를 원하지 두 세 개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였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잡스와 그의 경영팀이 그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알아볼 때마다 전화기 제조는 자살에 가까웠다. 휴대폰용 칩과 속도는 너무나 느려서 인터넷이나 음악, 영상 다운로드를 휴대폰 통신망으로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메일 정도만 전화기에 붙일 만했지만 RIM의 블랙베리가 이미 그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아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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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애플의) 간부와 엔지니어들은 아이포드의 성공으로 한껏 고양돼 있었기 때문에 휴대폰 만들기는 조그마한 매킨토시 만들기와 비슷하리라 여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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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아이폰에 수정된 버전의 오에스텐(모든 맥에 탑재돼 있다)이 들어가기 바랬다. 그렇지만 아무도 오에스텐과 같은 거대한 프로그램을 휴대폰 칩에 올려 놓을 시도를 하지 않았었다. 오에스텐을 거의 1/10로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코드 수 백만 줄을 없애거나 다시 작성해야 했으며, 칩이 2006년에나 나왔기에 엔지니어들은 칩 속도와 배터리 수명을 시뮬레이션하여 작업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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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스텐을 줄이고 멀티터치 스크린을 제조하기란 혁신적이기는 해도 어려웠다. 적어도 기업으로서 애플이 당시 갖고 있던 기술로는 말이다. 오에스텐 디자인을 다시 생각해서 집어 넣어줄 회사는 애플 말고 없었다. 액정이야 모든 노트북과 아이포드에 LCD를 넣으니 LCD 업체들을 애플도 알고 있기는 했지만, 휴대폰은 완전히 다른 분야였다. 그리고 2006년 아이폰 작업을 하고 나서야, 애플은 자신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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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프로젝트는 너무나 복잡해서 애플 전체에 위협을 가할 때도 종종 있었다. 애플 내 수석 엔지니어들이 아이폰 프로젝트에 너무 매몰된 나머지 다른 일의 시한을 늦춰야 할 때가 발생해서였다. 아이폰이 애플을 다 덜어내느냐, 아니냐의 문제였다. 애플은 당시 대규모적인 제품 발표를 아이폰 외에 갖고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아이폰 프로젝트의 한 수석 간부에 따르면 아이폰이 실패할 경우, 애플의 수석 엔지니어들이 실패 때문에 좌절하여 애플을 떠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난관을 뚫고 애플의 엔지니어들을 지휘해 초인적인 독재자, 스티브 잡스는 2007년 1월 맥월드에서 아이폰을 발표했다. 과연 이때 아이폰이 나오지 않았다면,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어내는데 결국 실패했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폰을 쓰고 있을지 궁금하다. RIP. 스티브 잡스.
WSJ에 실린 삼성 갤럭시노트3+기어 10페이지 신문광고
삼성전자의 천문학적인 마케팅비용에는 미국사람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정도. 이제는 삼성이 애플보다 휠씬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오늘 아침에 또 실감했다. 예전에도 한 7~8페이지 전면광고를 웬만한 미국신문에 다 실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는데 오늘도 내가 구독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10페이지짜리 광고를 실었다. 별도 섹션을 끼운 것이 아니고 본 섹션의 내지에 자연스럽게 10페이지의 광고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한 5년은 미국에서 종이신문을 구독했는데 다른 기업이 삼성처럼 이렇게 광고 폭탄을 내는 것은 본 일이 없다. 오늘도 페이지를 계속 넘기면서 도대체 어디까지 광고가 이어지는 것일까하며 놀랐다. 아래는 광고를 찍은 사진. Update : 삼성은 오늘자 NYT에도 똑같이 10페이지짜리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비가 도대체 얼마나 들었을지 궁금.
마지막으로 다른 면에 스프린트의 아이폰5c 광고가 실렸길래 참고로 추가.
이것은 스프린트가 돈을 낸 광고일지, 애플과 비용을 공동부담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삼성 덕분에 어려운 미국신문사들 형편이 좀 펴지겠다.
케이블채널과 넷플릭스의 공생-브레이킹배드
암에 걸린 고등학교 화학선생이 돈을 벌기 위해서 마약을 제조하고 결국에는 마약단 두목이 되는 스토리의 드라마가 있는데 굉장히 재미있다는 얘기를 몇년전 처음 동생에게 들었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비도덕적이고 황당한 내용의 드라마가 있지? 완전 막장이네”라는 것이 당시 내 반응이었다. 그런 줄거리가 재미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도 이상해보였다. 하지만 어떤가 몇편 간을 보다가 단번에 내리 몇시즌을 보게 됐다. 미국의 케이블채널 AMC에서 방영하는 ‘브레이킹배드‘라는 드라마 이야기다.
지난 일요일 시즌 5의 피날레(최종회)가 방영된 이 작품은 최근 미국에서 장안의 화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가입해서 보는데 월 20불쯤 내야 하는 유료케이블채널인 AMC에서 방영하는 작품인데도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에 못지 않은 화제를 뿌렸다.
흥미로운 것은 이 ‘브레이킹배드’가 소위 Live linear TV(방송시간대에 바로 시청하는 것)과 On demand TV(넷플릭스, 아이튠스 등)의 시너지를 올린 첫 작품이라는 것이다. 보통은 넷플릭스나 아이튠스로 TV를 보는 현상 때문에 TV시청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브레이킹배드는 넷플릭스에 힘입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율이 올라갔다.
월 7.99불에 무제한 시청이 가능한 넷플릭스에 가면 브레이킹배드의 전년도까지 방영분이 다 있다. 시즌1부터 시즌4까지의 모든 에피소드와 시즌5의 전반부 에피소드 8개(지난해까지 방영분)를 모두 원하면 앉은 자리에서 다 볼 수 있다. 이것을 요즘 유행어로 Binge viewing이라고 한다. 넷플릭스 덕분에 주말이나 심야에 마치 마라톤하듯 몰아서 보는 요즘 사람들의 시청행태를 일컫는 신조어다. TV, 스마트폰, 타블렛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TV로보다가 이어서 침대에 누워서 몇시간씩 연속으로 보기도 한다.
위의 도표를 보면 나오는 2008년 첫 방영된 브레이킹배드의 첫시즌 첫회는 겨우 120만명의 시청자가 봤을 뿐이다. 이 정도면 다음 시즌제작은 취소되기 쉬운데 간신히 살아남아 매년 조금씩 시청율이 오르고 골수팬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일등공신역할을 넷플릭스가 했다.
2012년 WSJ기사에 따르면 Binge viewing을 하는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늘어나면서 브레이킹배드가 넷플릭스에서 최고로 중독성 있는 드라마로 등극한다. 브레이킹배드의 첫번째 시즌의 첫번째 에피소드를 보기 시작한 넷플릭스유저중 73%가 마지막편까지 시청했고, 시즌 2는 81%, 시즌 3는 85%가 일단 시작한 뒤 끝까지 시청했을 정도로 가장 시청완료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2012년 넷플릭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브레이킹배드의 2013년 마지막 시즌 첫회는 590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시청자수가 껑충 늘었다. (넷플릭스의 북미 가입자수는 3천만명이 넘는다.)
지난 일요일의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등 On demand서비스를 통해 브레이킹배드 따라잡기가 한창이었고 덕분에 최종회는 1천3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왔다.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프리미엄케이블채널인 HBO가 세운 소프라노와 섹스앤더시티의 기록에는 조금 못미쳤지만 AMC가 이 정도면 대단한 것이다. 최종화에 붙는 30초광고를 30만불에서 40만불사이에 판매했다고 하니 광고매출도 상당했을 것이다.
NYT에 따르면 얼마전 에미상을 받는 자리에서 브레이킹배드를 만든 빈스 길리건은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방송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두 시즌이상은 끌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넷플릭스가 가져다 준 시청자층과 추가 수익,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화제 덕분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TV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이 바뀌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하우스오브카드’의 사례도 있지만 넷플릭스를 지렛대로 삼아 본방송 시청율을 끌어올린 ‘브레이킹배드’의 사례도 한국의 방송계는 꼭 참고할 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브레이킹배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기상천외한 내용을 담은 수작 드라마였다. 내용이 좀 비교육적이고 잔혹하기는 하지만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의 연기를 즐기며 마지막회까지 손에 땀을 쥐고 시청할 수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아쉽다. 굿바이 미스터 화이트!
블랙베리의 몰락-더글로브앤메일의 기사를 읽고
일주일전에 썼던 ‘블랙베리의 몰락-업데이트‘라는 글에서 아래와 같이 끝을 맺었었다. (1만회이상의 조회수를 올린 인기포스팅이었다.)
개인적으로 블랙베리가 이런 운명을 맞게 된 것은 전적으로 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 두 창업자 겸 CEO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그 향후 파괴력을 이해하고 빨리 대응만 했어도 이런 비극적인 결말은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50%의 마켓쉐어에 도취해서 잘난척하며 오만을 떨고 있는 동안 그들은 기둥뿌리가 썩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뭔가 바꿔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버스는 한참전에 지나간 뒤였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선장, CEO의 역할이 너무너무 중요한 이유다.
이 두 창업자는 블랙베리의 몰락과 함께 세계 언론과 월스트리트의 비판과 조롱에 시달렸다. 그래서 나도 위처럼 그들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적으로 썼던 것이다.

9월28일자 더 글로브앤메일 1면. 왼쪽부터 블랙베리 공동창업자인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 그리고 현 CEO인 토스텐 하인즈. 발실리는 비즈니스부문, 라자리디스는 제품개발부문을 맡아왔다.
그런데 오늘 캐나다 최대 일간지인 더 글로브앤메일의 심층 취재기사 “블랙베리몰락의 내막: 스마트폰의 발명자가 어떻게 변화에 대한 적응에 실패했나”(Inside the fall of BlackBerry: How the smartphone inventor failed to adapt)라는 기사를 읽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 기사는 20여명의 블랙베리 내부인들을 인터뷰해서 쓰여진 것으로 아이폰의 등장이후 블랙베리의 중역진과 이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주 재미있다.)
두 창업자들이 꼭 오만을 떨면서 아이폰의 위협을 무시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은 나름대로 대처하려고 했지만 그 당시까지의 성공을 이뤄낸 블랙베리의 문화와 경영의사구조가 오히려 방해가 됐던 것이다. 바꿔 말하면 블랙베리라는 주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오래된 소프트웨어플렛홈을 가진 제품이 아이폰이라는 파괴적인 혁신제품의 등장으로 인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처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명의 창업자와 새로운 CEO로 분권화된 내부 의사결정구조가 혼란을 가중시키며 중요한 전략적 판단실수를 여러차례 가져왔다. 공동창업자간에도 의견이 대립했으며, 나중에는 새로운 CEO인 하인스의 반대에 두 공동창업자들은 좌절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 같은 통찰력 넘치는 강력한 단일리더의 존재가 아쉬운 부분이다.
기사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몇개 부분을 소개한다.
2007년 초 발표된 아이폰을 처음 접한 라자리디스(제품 개발부분을 담당한 창업자)의 이야기다.
2007년초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러닝머신에서 운동하면서 TV를 보다가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을 접하게 되었다. 아이폰에 대해서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그래서 그해 여름, (아이폰이 출시되고 나서) 그는 아이폰을 분해해서 내부를 들여다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마치 애플이 맥컴퓨터를 휴대폰안에 구겨넣은 것 같잖아(It was like Apple had stuffed a Mac computer into a cellphone)”라고 그는 생각했다.
고교때부터 직접 오실로스코프와 컴퓨터를 만들었던 라자리디스에게 있어서 아이폰은 모든 게임의 규칙을 부수는 물건이었다. OS만 메모리에서 7백메가를 차지했고 프로세서가 2개 들어있었다. 반면 블랙베리는 프로세서 한개 위에서 돌아가며 겨우 32메가만 차지했다. 블랙베리와는 달리 아이폰은 인터넷이 제대로 돌아가는 브라우저를 가지고 있었다. 그 말은 아이폰이 AT&T 같은 이통사의 망을 교통체증상태로 빠뜨릴 것이란 얘기였다. 그런 일은 이통사가 허용하지 않던 것이었다. 반면 RIM(블랙베리)은 데이터사용량을 제한하는 원시적인 수준의 브라우저를 제공하고 있었다.
“”난 도대체 애플은 어떻게 AT&T가 이것을 허용하게 한 것이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것은 네트웍을 다운시킬텐데..” 그리고 실제로 나중에는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공개적으로 라자리디스와 바실리는 아이폰의 부족한 배터리수명, 약한 보안성, 부족한 이메일기능 등을 조롱했다. 덕분에 나중에 그들은 거만하며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평을 받았다. 라자리디스는 “그건 마케팅입니다. 상대방의 약점에 대비해서 우리의 장점을 부각시켜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그렇게 말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그는 아주 다른 메시지를 전파했다. “만약 아이폰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노키아가 아니라 맥과 경쟁하게 되는 겁니다” 그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아이폰의 가능성은 일찍 인지했지만 블랙베리를 쉽게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자바에 기반한 레거시OS소프트웨어에 기반하며 기업고객들을 상대하는데 특화된 블랙베리와 그에 맞게 형성된 내부 조직문화를 쉽게 바꿀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첫번째 기회를 날려버렸다. 아이폰이 등장한지 얼마 안돼 아이폰을 독점하고 있었던 AT&T에 대항하기 위해 버라이존은 블랙베리에 터치스크린 아이폰킬러를 만들어줄 것을 의뢰했다. 블랙베리는 ‘스톰’이라는 제품을 만들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사용하기 어렵고 복잡한데다 버그가 많아서 반품이 늘어났다. 버라이존은 할 수 없이 구글과 모토로라에 의뢰해 안드로이드폰 ‘드로이드’를 내놓는다. 이때 블랙베리는 큰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할 수 있다. 드로이드를 계기로 안드로이드진영은 급성장하면서 점점 블랙베리의 마켓쉐어를 빼앗아간다.
또 흥미있는 부분은 실패로 돌아간 짐 발실리의 SMS 2.0계획이다.
2011년 마케팅부분을 담당한 공동창업자중 한명인 짐 바실리는 블랙베리의 최대강점중 하나인 인스턴트메시징소프트웨어인 BBM을 다른 기기까지 개방하는 것을 구상한다. BBM은 사실 왓츠앱, 카카오톡, 라인 같은 모바일메신저앱의 원형 같은 제품이다. 사용하기 편하고 안정성과 보안성도 높아서 블랙베리의 킬러앱이라고 할 만했다. 게다가 유료였다. 블랙베리는 당시 분기당 거의 9천억원상당의 매출을 BBM에서 올리고 있었고 마진은 90%에 달했다.
발실리는 인스턴트메시징플렛홈의 미래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것이 모바일시대의 킬러앱이 될 것이며 이 카테고리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사이즈의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여겼다. 그는 유료였던 BBM을 이통사와 제휴해서 무료로 풀고 수익을 이통사와 나누는 SMS 2.0을 만드는 것을 꿈꿨다. 이통사와의 협상을 통해서 일부 회사의 동의도 얻어냈다.
하지는 2012년초 그는 그 계획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회사내에서는 그 엄청난 수익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중역이 많았고 또 서비스보다는 하드웨어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새 CEO 하인스와 공동창업자인 라자리디스의 반대에 이 계획은 이사회에서 좌초되어 버렸다. 화가 난 발실리는 이후 모든 직위에서 사임하고 블랙베리를 떠났다. 심지어는 가지고 있던 주식도 다 팔아버렸다. (블랙베리는 2013년 후반인 이제야 BBM을 안드로이드와 iOS버전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미 모바일메신저시장은 경쟁사들에게 다 선점된 상황이며 지금 내놓은 앱도 불안정한 서비스로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 2년간 왓츠앱, 카카오톡, 라인, 위챗의 눈부신 성장을 고려해보면 당시 그의 생각은 옳았다.
그런데 그 다음에는 다른 공동 창업자인 라자리디스가 좌절할 차례였다. 지난해 그는 완전한 터치스크린폰인 블랙베리Z10의 개발에 반대했다. 그 이유는 블랙베리유저들은 물리적 쿼티 키보드가 달린 기기를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최소한 물리적 키보드가 있는 제품을 터치스크린 버전과 같이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새로 CEO가 된 하인스와 그의 중역들은 라자리디스의 말을 듣지 않고 Z10의 개발을 강행했다. 그리고 올초에 발매된 Z10의 결과는 최악이었다. 블랙베리의 기존 사용자들은 아직 물리적 키보드가 있는 신제품을 원했다. 터치스크린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이미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만족하고 있었다. 기존 블랙베리와는 다른 새로운 터치스크린 OS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많은 아기자기한 블랙베리의 장점도 사라졌다. 지난 분기 블랙베리는 Z10 때문에 거의 1조원의 손실을 봤다.
크게 보면 두 창업자의 판단은 옳았다. 하지만 실행과정은 험난했다. 시장상황은 너무나 빨리 변했다. 쌍두마차로 사이좋게 이끌어가던 경영은 위기상황에서 걸림돌이 됐고 결국 새 CEO까지 가세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전략적 오판을 내리게 됐다.
경영이란게 어렵긴 하지만 IT업계의 변화도 너무 빠르다. 무서울 정도다. 블랙베리의 두 창업자들을 너무 혹독하게 비판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에 글로브앤메일의 기사 내용을 소개해 봤다.
블랙베리의 몰락-업데이트
1년 9개월전에 끝없이 추락하는 블랙베리(당시 회사명은 RIM)에 대해 짐 콜린스의 명저 “How the Mighty Fall”에 비유해서 글을 써본 일이 있다. 이른바 잘 나가던 기업이 침몰하는 5가지 단계묘사에 블랙베리가 딱 떨어진다고 생각해서다. 참고 링크 블랙베리의 몰락-How the Mighty Fall
그리고 블랙베리의 1조 적자와 4천명 감원 뉴스에 맞춰서 그 내용을 한번 업데이트해봤다.
Stage 1: Hubris Born of Success 1단계. 성공에 도취된 자만.
아이폰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세상은 일반소비자위주 마켓으로 바뀌고 있는데 기업시장, 공공시장고객위주로 큰 블랙베리는 계속해서 비즈니스시장을 고집한다. 스프린트같은 이통사조차도 카메라, 빅스크린, 뮤직플레이어 등의 기능을 넣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블랙베리에 건의했지만 공공시장고객들이 싫어할지도 모른다며 개발을 거부한다. 마진도 박하고 경쟁도 치열하다며 컨슈머마켓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한다. 성공에 도취한 자만이다.
Stage 2: Undisciplined Pursuit of More 2단계, 원칙없는 확장.
그러다가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한다. 이 시기 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 RIM의 두 공동창업자 겸 CEO들은 금전관련한 법적분쟁과 미국의 아이스하키구단인수 등 다른 일에 주의력을 빼앗기고 있었다. 아이폰이 가져올 파괴력을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아이폰 덕분에 스마트폰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블랙베리도 같이 순탄하게 동반 성장을 하게 된다.
Stage 3: Denial of Risk and Peril 3단계, 위험신호 무시, 긍정적인 데이터를 맹신.
아이폰의 도전에도 “우리는 여전히 잘나간다. 캐쉬가 많다. 펀더멘털은 끄떡없다”라고 블랙베리의 두 창업자들은 계속 언론에 나와 큰소리친다. 미디어가 우리의 잠재력을 몰라준다며 서운해한다. 당시에 아이폰이 급속히 뜨고 있었지만 블랙베리의 기업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안드로이드폰은 이제 겨우 기지개를 펴는 시기였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블랙베리는 북미스마트폰시장의 거의 절반정도를 점유했다. 2008년 중반 주가는 최고치를 치면서 80조원가까운 시가총액을 자랑할 정도였다. 위험신호를 무시할 만했다고 할까.
Stage 4: Grasping for Salvation 4단계, 구원을 위한 몸부림. 추락을 막기 위한 급진적인 딜이나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
아이폰의 부상과 함께 2009년말 모토로라 드로이드가 등장하면서 안드로이드도 급부상을 시작한다. 블랙베리도 점점 OS에서 좋은 유저경험(UX)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외부인재 영입을 시작한다. QNX등 OS업체를 인수한다. 이처럼 변화를 시도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터치스크린제품 등 어중간하면서 초점을 잃은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모멘텀을 잃어갔다.
명확한 전략부재와 설익은 개발상태에서 2011년 타블렛 제품 ‘플레이북’을 내놓고 대실패를 했다. 5백불에 발표한 모델을 결국 2백불까지 떨이 판매하고 5천억이 넘는 손실을 반영했다. 2010년 붕괴가 시작된 블랙베리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49%에서 2011년 10%로 급감했다. 2011년 6월 전체 직원의 11%인 2천명을 감원했다.
2012년 1월 두 창업자는 물러나고 COO였던 토스텐 하인즈가 새 CEO가 됐다. 하인즈는 사운을 걸고 신제품인 블랙베리 10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동시에 비용절감, 감원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기대감에 주가는 약간 오르기도 했다.
2013년 3월 블랙베리 Z10이 발표됐다. 블랙베리의 트레이드마크인 퀄티자판을 버리고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제품이었다. 나름 미디어의 반응도 좋았다. 이런 제품을 좀 진작 내놓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반응이 많았다. 3분기동안 계속되던 영업적자도 소폭의 흑자로 반전됐다. 아직 회사의 현금이 많은 만큼 잘 하면 블랙베리가 부활할 수 있을 거라는 일각의 기대도 생겼다.
이처럼 몇년동안 블랙베리는 추락을 멈추고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Stage 5: Capitulation to Irrelevance or Death 5단계. 시장에서 무의미한 존재가 되거나 죽음을 향해 다가감.
하지만 2013년 후반기부터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5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내부적으로 Z10도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했는지 8월 블랙베리는 특별위원회미팅을 갖고 회사의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고려한다고 발표했다. 이 뉴스는 많은 기업고객들이 완전히 블랙베리에서 다른 경쟁제품으로 돌아서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회사직원들이 사용할 중요한 보안 커뮤니케이션기기를 향후 진로가 불투명한 회사의 제품으로 구매할 리가 있겠는가.
2013년 9월 블랙베리는 거의 10억불의 손실과 함께 45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기대를 모았던 신제품 Z10이 거의 안팔린 탓에 할수없이 거의 1조원의 재고를 손실처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2011년 플레이북의 재고 5천억을 손실처리한 일의 데자뷰다.
위 발표가 놀라운 것은 월스트리트는 2분기매출을 30억불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그 절반밖에 안되는 16억불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만큼 Z10 등 블랙베리폰이 안팔렸다는 것이다. 또 그나마 줄어들지 않고 유지하고 있었던 31억불정도의 현금보유고가 2분기에 5억불이 줄어든 26억불로 떨어졌다. Z10의 마케팅비용과 재고물량 때문에 현금이 빠르게 소모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금까지 바닥이 난다면 블랙베리의 미래는 없다.
1년9개월전에 블랙베리의 몰락에 대해서 처음 글을 썼을 때는 그래도 혹시나 블랙베리가 재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래도 충성스러운 고객과 좋은 제품을 보유한 회사 아닌가. 주위에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지만 Z10의 발표로 조금이라도 다시 약진을 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제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은 거의 멸종단계에 접어들었다. 요즘에는 정말 블랙베리를 쓰는 사람을 주위에서 본 기억이 없다.
오늘 블랙베리에 대한 NYT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At their peak, just a few years ago, BlackBerry smartphones were symbols of corporate and political power. When President Obama took office he made keeping his BlackBerry a personal priority, and when BlackBerry service had a hiccup so did business on Wall Street.
But after being upstaged time and again by industry rivals, the devices may soon remain only in memories.겨우 몇년전 그들의 전성시대에 블랙베리스마트폰은 기업과 정치파워의 상징이었다. 오바마가 백악관에 입성할때 그는 블랙베리를 개인적으로 챙겼다. 그리고 블랙베리서비스가 장애가 생기면 월스트리트도 몸살을 겪었다.
하지만 업계의 경쟁자들에게 추월당한 지금 블랙베리는 곧 우리의 기억속에만 남게 될 것 같다.
정말 냉정하고 잔인한 테크업계의 현실이다. 아까 TV에서 본 블룸버그뉴스의 기자는 “이제 곧 블랙베리의 부고기사를 써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블랙베리는 이제 어딘가로 통째로 헐값에 인수되던가, 사모펀드 등에 넘어가 상장폐지되서 특허, 소프트웨어 등을 나눠서 조각조각 팔리던가하는 수순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블랙베리가 이런 운명을 맞게 된 것은 전적으로 짐 발실리, 마이크 라자리디스 두 창업자 겸 CEO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그 향후 파괴력을 이해하고 빨리 대응만 했어도 이런 비극적인 결말은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50%의 마켓쉐어에 도취해서 잘난척하며 오만을 떨고 있는 동안 그들은 기둥뿌리가 썩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뭔가 바꿔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버스는 한참전에 지나간 뒤였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선장, CEO의 역할이 너무너무 중요한 이유다.
아이폰 5s, 5c 구경하기
오늘은 아이폰 5s, 5c 발매일. 호기심에 애플스토어에 한번 들러봤다. 스탠포드쇼핑센터에 얼마전 새로 문을 연 애플스토어. 오전 11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밖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은 한명씩 입장시키는듯. 나는 그냥 들어가서 제품만 구경했다.
제품을 그냥 구경만 하려는 사람보다 구매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서 그런지 의외로 내부는 한산한 편. 아마 토요일, 일요일에는 새 아이폰을 실제로 만져보려는 사람들로 붐빌 것이다.
아이폰 5s. 솔직히 이미 내 아이폰5를 iOS7으로 업데이트한 내 입장에서는 기존 아이폰5와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폼팩터가 변한 것이 없기에 그립감은 완전히 동일하다. 터치ID가 적용된 홈 버튼만 모양이 다르게 생겼다. 데모로 터치ID를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웬지 지문을 남긴다는 것이 꺼림칙해서 해보다가 말았다.
속도는 확실히 빨랐다. 쉽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기존 아이폰5의 속도도 큰 불만이 없기에 업그레이드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뒷면을 보니 지금 거의 품절상태라는 ‘골드’ 아이폰이다. 아주 황금색이 진한 것은 아니고 엷은 편인 소위 ‘샴페인 골드’다. 특별히 그렇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카메라 플래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조금 테스트로 찍어봤는데 카메라 성능은 확실히 향상된 것 같다. 특히 Slow motion 기능이 재미있었다. 동영상을 찍고 재생하면 슬로우모션으로 나오는 것인데 아주 잘 작동했다. Burst 모드는 깜빡하고 테스트해보지 못했다.
5c는 뭐랄까 틴에이저를 위한 장난감 같은 느낌이다. 플래스틱으로 된 뒷면의 그립감도 나쁘지 않고 아주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싸보이지도 않는다. 커버색에 따라서 바탕화면 색도 맞춰져 있어서 웬지 귀여운 느낌이 드는 제품이다. 젊은 여성들에게 꽤 인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진열대의 아이패드로 커버를 맞춰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애플스토어는 스탠포드대학 옆에 있어서 그런지 다양한 종류의 스탠포드대 아이폰 커버가 구비된 것이 눈길을 끌었다. 35불정도로 꽤 비싸다. 다른 대학들도 이런 아이템이 있는지 궁금. (아마 있겠지)
어쨌든 애플스토어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데 반해서 바로 옆의 소니매장에는 거의 사람이 없어서 대조를 이뤘다. 다른쪽에 마이크로소프트스토어도 있는 것 같던데 그곳은 들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아주 몇분 만져본 것에 지나지 않아 섣불리 결론은 내리기는 어렵지만 기존 아이폰5 사용자가 업그레이드할 이유는 없어보였다. iOS7으로만 업데이트해도 절반 정도는 새 아이폰을 구입한 것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 2년 약정기간이 절반정도 지난 시점에서 무리해서 업그레이드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내가 아이폰4나 4s 사용자이며 애플의 iOS 사용에 만족한다면 5c나 5s로의 업그레이드를 심각하게 고려해 볼 것 같다.
삼성, HTC 등 경쟁제품에 비해서 아직도 화면이 작은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iPhone 5s, 5c는 아직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잘 조화된 가장 잘 만들어 진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안드로이드가 시장의 대세가 되버린 한국에서는 역부족이겠지만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는 여전히 잘 팔리며 그동안 안드로이드에게 빼앗겼던 마켓쉐어를 어느 정도 다시 가져오는데 성공하지 않을까. 안정적으로 출시되었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iOS7도 아이폰의 진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중국에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아래 동영상은 미국 코미디언 지미 킴멜의 “아이폰5s 첫인상”이다. 아이패드미니를 아이폰5s라고 속여서 보여주면서 어떻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깜빡 속아넘어가는 일반인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솔직히 웃자고 만든 동영상이라 믿기지는 않는데 그래도 일반인들은 실제 스펙은 잘 모르면서 “신제품”이라는 말에 껌뻑 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c가 잘 될 것 같은 이유다.
스마트기기로 운동에 동기부여하기
얼마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약간 과체중에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나도 이제 마흔중반이 되어 가는 만큼 규칙적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의사선생님에게 받았다.
사실 아파트 헬스센터에서 일주일에 3~4일은 조금씩 운동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거의 대부분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미국생활에서는 더욱 신체활동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보통 주차장에서 집이나 사무실정도의 거리만 걸어다닐 뿐이다. 저녁 약속이나 출장 등이 있으면 운동을 건너뛰는 경우도 많다.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문명의 이기를 사용해서 운동량을 관리해보기로 했다. 핏빗(Fitbit)이란 회사에서 나온 플렉스(Flex)라는 제품을 거금 108불(세금포함)을 들여서 샀다. 요즘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는 나이키 퓨엘밴드(Nike FuelBand)나 저본업(Jawbone UP) 비슷한 팔찌형 운동량 측정기구다.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새로운 디지털만보계라고 하면 될까.
(원래는 Misfit Shine이 좋다고 누가 추천해서 그것을 사려고 했으나 내가 간 가게에는 아직 나와있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플렉스를 구입했다. 마침 한겨레신문에 이 제품의 리뷰가 나와서 링크 : 미스핏 샤인: 팔찌로, 목걸이로도 변용 디자인 돋보여…활동량 측정은 부정확 Update: 알고 보니 미스핏 샤인이 한국업체가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자그마한 액정이 달린 만보계는 이미 많이 나와있지만 목에 걸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해서 불편하고 스마트폰과 연계해서 데이터를 관리하기가 불편해서 쓰지 않았다.
핏빗 플렉스는 새끼손가락반만한 작은 측정기기를 플라스틱형의 팔찌에 삽입해서 항상 몸에 착용하고 다닐 수 있게 해준다. 차고 있는 동안 내 걸음수, 이동거리, 운동시간, 소비칼로리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준다. 그리고 내 스마트폰의 앱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언제든지 원하면 앱을 통해서 현재 운동량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해 데이터전송을 해야 저본업 같은 제품과 비교해 강점이 있는 부분이다.)
나는 워낙 거추장스러운 것을 싫어해서 초등학생이후 손목시계를 거의 찬 일이 없다. 시간은 항상 휴대폰으로 확인해왔다. 그런데 플렉스는 다행히 아주 가벼워서 손목에 차고 있다는 부담감이 들지 않는다. 방수제품이라 샤워할 때도 그대로 착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시도해보지는 않았다.)
가벼운 만큼 현재 시간을 보여주는 기능등은 없고 운동량을 측정하는데 충실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톡 치면 LED램프로 오늘의 운동목표량을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보여준다. 5개의 LED불빛중 2개가 나오면 40%를 달성한 것이다. 기능이 단순한 만큼 배터리도 오래 지탱하는 편이다. 한번 충전에 5일정도 간다.
기대이상의 동기부여효과
사실 조금 써보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미 몇주동안 잘 사용하고 있다. 매일 목표량을 정해놓고 모바일앱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덕분에 매일매일 일정량이상의 운동을 지속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 기본으로 설정된 하루 1만보를 달성하면 찌릿찌릿 진동하면서 불빛이 번쩍거리는데 뭔가 달성했다는 쾌감을 준다. 덕분에 착용한지 한달이 되어가는데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1만보목표를 채웠다. 약속이 있어서 늦게 들어온 날도 조금이라도 운동을 더 해서 1만보를 채우려서 노력하게 됐다.
얼마전 만난 한 대기업임원분도 손목에 이런 기구를 차고 있었다. 나이키 퓨얼밴드였다. 잘 쓰고 있냐고 묻자 “평생 대기업에서 목표량을 채우는 인생을 살아와서 그런지 금세 익숙해졌다. 이 팔찌를 찬 이후 매일 한걸음이라도 더 걸어 운동목표량을 채우려고 한다. 평소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타고 다니던 내가 이젠 웬만하면 걸어다니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선물받아서 착용한지 4개월동안 자신도 놀랄 정도로 더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됐다는 것이다.
걷기-달리기이외의 운동측정은 어려운 것이 단점
하지만 단점도 있다. 걷기-달리기 이외에의 활동은 잘 측정해주는 것 같지 않다. 특히 자전거를 타는 것은 거의 기록이 되지 않아 아쉬웠다. GPS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또 기대와는 달리 수면시간을 자동으로 측정해주는 기능은 없었다. 번거롭지만 취침시에 매번 앱을 통해 취침을 시작함을 입력해 줘야 한다. 귀찮기도 하고 손목에 플렉스를 착용하고 자는 것이 불편해 이 기능은 이용하지 않았다. LED가 단순히 불빛 5개로 대략적인 목표대비 운동량을 보여주는 것도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단순하게 만들어서 배터리사용량을 늘리고 무게를 줄인 것은 장점이다.
스마트폰앱만으로도 운동량을 측정 가능
꼭 비싼 착용하는 측정기기를 사지 않아도 스마트폰만으로도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앱도 나와있다. 스포츠트래커(Sports Tracker, 안드로이드-iOS), 무브스(Moves, iOS), 런키퍼(RunKeeper, 안드로이드-iOS) 등이 있다. 이들 앱은 스마트폰의 GPS위치측정기능을 이용해 사용자의 이동궤적까지 챙겨서 보여준다. 하지만 무거운 스마트폰을 운동할 때도 항시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앞으로 구글글래스, 삼성스마트와치 등 몸에 착용하는 방식의 스마트기기가 쏟아질 것이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건강 및 자신의 모든 생활궤적을 관리하게 될 것이다. @gemong1님이 “나를 알아서 기록하라“포스트에 쓰신 것처럼 나와 주변환경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해주는 이런 기기와 앱이 일반화될 것이다. 가격은 갈수록 싸질 것이고 성능은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빅데이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여러가지 새로운 서비스가 창조되지 않을까 싶다.
편리한 세상이긴 하지만 가면 갈수록 더욱더 스마트기기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닌지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건강관리를 위해서 이런 Wearable device 사용을 한번 고려해볼 때가 된 것 같다.
/최근 시사인 기고내용을 보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