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스타트업 밸리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지금의 선릉역 인근 테헤란로 423 현대타워 7층에 자리잡은 것이 2014년초다. 2013년 중반에 디캠프가 오픈했고 스얼 다음에 역삼에 마루 180, 삼성역인근에 구글캠퍼스 서울이 생겼다. 그리고 다음해에 강남역 근처에 네이버액셀러레이터 그리고 역삼쪽에 팁스타운이 생겼다. 그렇게 해서 테헤란로의 스타트업 벨트가 생겼다고 많이 이야기했다.

그때도 테헤란로에 스타트업이 많았다고 했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뭔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 테헤란로를 따라서 공유오피스가 늘어나면서부터였다. 처음에는 패스트파이브가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2016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스타트업 공룡인 위워크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지점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위워크 지점은 한국에 20곳이 넘는다.

그러다보니 스얼이 있는 선릉역 10번출구부터 포스코사거리 사이에 공유오피스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패스트파이브 선릉점을 시작으로 공유오피스가 생기기 시작했다. 스얼 옆옆에 야놀자가 있던 빌딩을 위워크가 완전히 접수해서 위워크 빌딩으로 바꿔버렸다. 그리고 패스트파이브 옆에 롯데가 만든 빌딩에 스파크플러스가 들어왔다. (스얼 바로 옆에는 또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있다.)
그리고 또 위워크 선릉점 옆에 싱가포르의 공유오피스 유니콘인 저스트코가 16층 빌딩 전체를 임대해 공유오피스를 곧 열 예정이다. (지금은 공사중이다.)

이렇다 보니 정말 스얼주위에 스타트업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느낀다. 스타트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스얼의 행사는 예전보다 휠씬 빨리 마감된다. 어떤 분들이 오시는가 보면 상당수가 스얼 주위에 있는 스타트업에 계신 분들이다.
내가 테헤란로를 걸어갈 때도 그렇다. 도대체 아는 스타트업분이나 VC분을 길에서 마주치지 않고 다니기가 쉽지 않다. 정말 이 지역에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많이 늘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근처 커피숍이나 식당에 가도 아는 분들을 만나는 것이 일상다반사다.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것은 그 구성원들이 자주 만나서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거리를 무시 못한다. 멀리 있으면 만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스탠포드대학을 중심으로 한 혁신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는 것은 스탠포드대 바로 옆 길인 샌드힐로드에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VC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투자자들이 스탠포드 학생들을 만나고 그들이 만든 스타트업과 만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테헤란로에 이렇게 구성원들이 밀접하게 자주 만날 수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테헤란로에 스타트업이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트업 입장에서 인재를 구하기 쉽고, 투자자를 만나기 쉽고 (한국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강남에 사무실이 있고 그중에서도 포스코사거리부터 삼성역사이에 가장 밀집해 있다.) 스타트업의 시장이 되는 크고 작은 회사, 소비계층이 강남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테헤란로 스타트업 밸리가 또 어떻게 발전해 갈지 궁금하다. 어쨌든 스타트업을 만나려면 이제는 테헤란로로 가야 하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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