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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8월 18th, 2019

중국 모바일 페이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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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간 중국에 갈 때마다 계속 진보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알리페이, 위챗페이로 대표되는 모바일페이의 발전이다. 이제는 식사를 마치고 나가면서 카운터에서 결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앉은 자리, 즉 식당 테이블에서 바로 QR코드를 스캔해서 음식을 주문하거나 결제할 수 있도록 된 곳이 많다. 큰 식당이면 거의 그렇게 된 느낌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음식주문을 하도록 하는 것은 대세가 된 것 같다. KFC는 앱으로 주문하면 라테를 무료로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인기식당인 쿤밍의 와이포지아(外婆家)에 갔는데 음식주문은 종이 메뉴를 보고 하기는 했다. 그런데 주문 전표를 가져다 준다.

이 주문 전표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보니 주문한 내역이 다 스마트폰으로 표시된다. (따로 앱을 다운받을 필요가 없다. 위챗이나 알리페이로 스캔하면 끝이다.)

여기서 주문을 더 하고 싶으면 추가하면 된다. 다 먹었으면 그냥 Pay now버튼을 누르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연결되고 바로 결제하면 된다. 종업원을 불러서 내 카드를 건네거나 카운터로 가서 결제를 요청할 필요가 없다. 위챗페이로 결제하고 바빠서 우리 자리로 오지도 않는 종업원에게 얘기도 안하고 나오면서 약간 찜찜할 정도였다. (돈 냈다고 얘기도 안하고 나가도 되나? 싶어서…)

광저우에 있는 디엔도우더(点都德)라는 딤섬레스토랑에 갔다. 단언코 내 평생 가본 중에 최고의 딤섬레스토랑이었다. 강추다.

워낙 사람이 많아서 식당에 입장할 때까지 한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기다리는 동안 미리 메뉴를 봐두려고 종업원에게 메뉴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QR코드를 가르킨다. 그걸 스캔하면 메뉴를 보고 미리 주문할 수가 있다고 한다.

그렇게 했다. 사실 스마트폰으로 보면 모든 메뉴가 음식 사진과 함께 나오니까 주문하기가 편하기는 하다. 전용 앱을 다운 받는 것이 아니고 위챗 상에서 주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골라둔 메뉴를 저장하나 궁금했는데 메뉴선정을 완료하자 내 전화번호를 묻는다. 중국전화번호를 입력하자 확인 문자가 오고 그것을 입력하자 저장된다.

그리고 자리로 안내가 되었는데 하필 구석이라 그런지 휴대폰신호가 약해서 인터넷이 안된다.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주문했던 메뉴를 꺼낼 수 없으니 메뉴를 다시 달라고 하자 종업원이 내 아이폰을 달라고 하더니 직접 식당 wifi에 연결해 준다. 그리고 나서 테이블의 QR코드를 스캔하자마자 자동으로 내가 저장해 둔 메뉴가 식당으로 전송됐다. 종업원이 바로 위에 보이는 주문서를 인쇄해서 가지고 와서 딤섬을 하나하나 가져다 준다. 더 시키고 싶은 메뉴가 있으면 역시 QR코드를 스캔해서 추가하면 된다. 바로 알아서 추가 전표를 가져다 놓고 추가로 음식을 가져다 준다. 다 먹고 나서 계산할 때도 역시 테이블의 QR코드를 스캔해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결제하면 된다. 나가면서 보니 카운터에서 돈을 내는 손님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놀랍고 신기했던 경험은 중국의 고속열차를 탔을 때다. 의자 앞에 “스캔해서 식사를 주문하면 좌석까지 가져다 드립니다”라고 써있다. “정말?”하는 생각으로 QR코드를 스캔해봤다.

그러자 위 왼쪽과 같은 화면이 바로 나온다. 각종 편의서비스와 여행정보가 나온다. 타고 있는 열차번호를 입력하니 음식과 스낵, 음료 등의 메뉴가 나온다. 시험삼아 커피를 주문해봤다. 차량번호와 좌석번호를 입력하고 위챗페이로 결제했다.

그러자 한 10여분만에 내 자리로 커피가 배달되어 왔다. 알고 보니 열차안에 식당차가 있고 거기서 배달을 해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서비스를 쓰는데 있어서 너무도 쉬운 것이 새로 앱을 다운로드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 회원 가입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위챗이나 알리페이 안에서 유연하게 진행된다.

또 중국의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해 보면 중국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 한 회원가입절차도 아주 간단하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전화번호만 요구한다. (중국어에 익숙하다면) 미국앱보다도 더 사용이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주일간의 윈난 여행동안 단 한번도 신용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현금은 다 받는다. 오해가 없기를…) 예전에는 중국 호텔에서 보증금을 위해 신용카드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간 호텔에서는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중국의 신용카드 회사는 참 어렵겠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신용카드네트워크인 유니온페이(은련)카드는 중국에서 카드발급이 아니라 오히려 자사의 QR코드 결제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다.

쿤밍에서는 유니온페이가 만든 모바일페이인 银联手机闪付의 프로모션 광고가 많이 보였다. 사용하면 50% 할인을 해준다던지…

버스나 지하철을 1전(거의 공짜)로 탈 수 있게 해준다던지 하는 과감한 프로모션이다. 하지만 유니온페이 모바일 페이를 쓰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

중국이 한국보다 앞서가고 있으니 따라가자는 얘기는 아니다. 중국은 신용카드가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라 모바일페이가 먼저 자리잡은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자금력을 가진 알리바바와 텐센트간 경쟁이 이처럼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빠르게 자리잡게 한 원동력이다. 이 두 회사는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풀어서 이 모바일결제를 보급시켰다. 아마 조단위의 비용을 썼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느낀 것인데 많은 가게에서 모바일페이로 결제하면 매장내의 스피커에서 “알리페이로 25위안이 결제되었습니다”라고 자동으로 나오게 설정이 되어 있어 상인들이 일일이 결제내역을 확인하지 않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다보니 계속해서 사용성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렇게 하면서 중국에는 엄청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쌓이고 있을 것이다. 그냥 총액만 나오는 신용카드 결제 정보와 달리 어느 가게의 어떤 메뉴가 인기있고 몇시에 주문과 결제가 많이 이뤄지는지, 그 손님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무슨 음식과 음료를 좋아하는지 등등 아주 정교한 데이터를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또 무궁무진한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아닐까. 의외로 아직 위챗에는 카카오톡보다도 광고가 없다. 위챗을 통해 돈을 벌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 아직 안하고 있는 것이다. 텐센트의 주식을 사야 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Written by estima7

2019년 8월 18일 at 11:18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