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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월 2016

[라이코스 이야기 7] 컨퍼런스콜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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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국토를 가진 나라에 사는 탓인가. 우리 한국인은 웬만하면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회의가 있으면 무조건 모두 하나의 방에 모여서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데 익숙하다. 이메일이나 전화로 소통하는 것보다 웬만하면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한다.

을위치에 있는 회사가 갑회사에 뭔가 제안을 하려면 아무리 멀어도 직접 가서 얼굴을 맞대고 미팅을 해야한다. 중요한 계약을 놓고 상대방에게 “전화로 회의하자”고 하는 것은 실례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봐야 안심이 되는 편이다. 식사나 술 한잔을 통해 더욱더 친밀감을 쌓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본 미국의 비즈니스문화는 달랐다. 얼굴 안보고 전화로만 회의를 해도 전혀 문제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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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의 회의실중 하나

처음 라이코스에 가서 경험한 일이다. 세일즈팀의 콜린과 이야기하는데 “곧 미팅에 들어간다”고 한다. 누구와 만나냐고 했다. 야후란다. 아니 우리회사의 중요거래처중 하나인 야후사람이 캘리포니아에서 보스턴까지 출장을 왔나? 그런데 왜 이 친구는 나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지? 그런 의문이 순간 꼬리를 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야후사람이 우리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 아니고 전화로 그쪽과 컨퍼런스콜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외부사람들과 하는 웬만한 회의는 전화로 하는 컨퍼런스콜이다 보니 그냥 ‘미팅’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사내직원들끼리 하는 회의를 빼고 외부쪽과 하는 대부분의 회의는 컨퍼런스콜이었다.

왜 그럴까. 일단 국토가 광활하고 지역에 따라 시차가 존재하는 미국에서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뉴욕같은 대도시에 위치한 회사들을 제외하고 웬만한 큰 미국회사가 모든 거래처를 한두시간 이내에 직접 운전하고 가서 만날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예를 들어 라이코스의 가장 중요한 거래처인 야후와 구글은 모두 서부 실리콘밸리에 있다. 비행기로 보스턴에서 6시간반을 가야하며 시차도 3시간이나 난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다. 야후와 구글의 라이코스 담당자는 일년에 한번정도 보스턴에 들러서 보스턴지역의 파트너들과 같이 식사를 하는 시간을 갖곤 했다. 그 정도다.

그렇다고 비즈니스상대방에게 전화를 쉽게 걸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는 서로 웬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는 다짜고짜 상대방에게 전화를 거는 일은 거의 없다.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미리 이메일로 “몇날 몇시에 무슨 용건으로 전화를 걸어도 되겠느냐”고 확인하는 것이 매너다. 다른 시간대에 있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미국에는 본토에 동부, 중부, 마운틴, 서부시간대 등 4개 시간대가 있고 그밖에도 알라스카시간, 하와이시간 등 총 9개의 다른 시간대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 근무하는 사람이 무심코 오후 4시에 보스턴의 비즈니스상대방에게 전화를 건다고 해보자. 보스턴은 이미 저녁 7시다. 그는 귀가해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있는 상대방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무례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주 위급한 경우가 아니면 이렇게 하면 안된다. 페이스북이 유달리 미국에서 인기를 끈 이유도 서로 다른 시간대에 흩어져 사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서로 안부를 전하기가 쉬워서인 까닭도 있다.

어쨌든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회의시간이 잡히면 대개는 캘린더(일정)관리 소프트웨어로 참석자들에게 초대메일(인바이트메일)을 보내서 참석자명단과 컨퍼런스콜 전화번호를 공유한다. 메일을 받은 사람은 참석(Attend)한다고 확인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이렇게 캘린더로 서로 일정을 공유한다. 이렇게 해주면 자동으로 스마트폰 등의 캘린더에도 서로 싱크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라도 지인을 통해 이메일로 소개를 받으면 일단 관심을 갖고 이메일로 대화를 시작한다. 어느 정도 서로 목적이 파악이 되면 컨퍼런스콜 시간을 잡은 다음, 전화로 회의를 해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서로 협업할 거리가 있으면 다시 이메일이나 추가 컨퍼런스콜로 일을 진행한다. 계약서도 이메일로 주고 받으며 수정하다가 확정이 되면 PDF파일로 만들어 교환한다.

계약서를 인쇄해서 사인한 다음 다시 스캔해서 보내면 끝인 경우가 많다. (인감도장, 막도장을 찍는다든지 하는 불필요한 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아주 중요한 계약이 아니면 계약시작부터 종료까지 상대회사 담당자의 얼굴을 한번도 보지 않는 일도 흔하다. 회사의 신용도는 신용평가회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해서 확인한다. (보통 D&B 같은 신용평가회사의 데이터를 확인한다. 물론 이 데이터베이스에서 신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오면 거래하지 않는다.)

이처럼 전화통화로만 일을 하다가 실제로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업계컨퍼런스다. 일년에 한번씩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같은 대도시에서 열리는 CES, 애드텍 같은 업계컨퍼런스는 업계사람들을 실제로 만나고 식사라도 한번 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주로 사업개발이나 영업팀 사람들이 가는 편이다. 그래서 이런 컨퍼런스에 갈때마다 미리 ‘진짜’ 미팅약속을 빼곡히 잡아두고 떠난다. 이런 자리에서 진짜 중요한 계약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처럼 미국의 직장문화는 ‘드라이’하다. 반면 실용적이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미팅 한번하려고 몇시간을 길에서 버리는 낭비가 없다. 심지어는 한 1시간이나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회사도 컨퍼런스콜로 미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얼굴봐야 할 일도 아닌데 뭐하러 가냐는 것이다.

그러니까 영업을 담당하는 사람의 얼굴보다는 상대방회사의 제품이 주는 가치(Value)를 보고 결정을 내리는 편이다. 드라이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이런 문화가 편해졌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고백. 나는 사실 이런 컨퍼런스콜을 처음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솔직히 영어가 딸리기 때문이었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는 회의에서도 100% 알아듣고 자유롭게 내 의견을 피력하기가 힘든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으로서 전화로 회의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내 나라말로 이야기를 하지 않을때는 잠깐만 딴 생각을 해도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더구나 통화품질이 좋지 않을때는 더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상대방의 얼굴표정을 보면서 대화의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좋은데 음성으로만 하는 콘퍼런스콜에서는 그것도 어렵다.

그래서 나는 이런 컨퍼런스콜이 곤혹스러웠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역시 쉽지 않다. 그래서 가능하면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스카이프나 페이스타임을 이용해서 회의를 하자고 유도하는 편이다.

(외국회사가) 한국회사와 일을 할때면 이처럼 언어의 장벽 때문에 컨퍼런스콜을 기피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하지만 이메일을 끝도 없이 주고 받는 것보다 컨퍼런스콜을 한번 하면 단번에 일을 진행시킬 수 있다. 알아듣기가 어려울 때는 상대방에게 천천히 아니면 반복해서 말해달라고 주문하면 된다. 글로벌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다면 컨퍼런스콜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이 좋다.

사족 하나. 미국회사라도 다 이런 원격 회의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문화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컨퍼런스콜을 싫어해서 보고를 들을 일이 있으면 무조건 담당자를 애플본사가 있는 쿠퍼티노로 오라고 해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또 하나. 위의 라이코스의 경우 컨퍼런스콜을 많이 하는 것으로 쓰기는 했지만 스타트업의 투자피칭이나 중요한 계약을 따내기 위한 미팅, 즉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미팅은 가급적이면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는 것이 낫다. 특히 우리 같은 한국회사가 외국회사나 투자자를 설득해야 할 경우에는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것이 미팅을 성공시킬 확률이 휠씬 더 높을 것이다.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4일 at 9:41 오전

덕후들의 회사 블리자드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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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갔다가 블리자드 엔지니어 박종천님의 도움으로 블리자드 본사를 견학할 수 있었다. 스타크래프트의 그 블리자드 말이다. Geek, 게임매니아들이 한번 가보기를 꿈꾸는 게임회사다. 그때 찍어둔 사진 몇장을 블로그에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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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복도에서 마주친 그림인데 박종천님은 이렇게 설명을 해줬다. 블리자드는 게임디자이너나 크리에이터가 왕인 회사다. 특히 이런 환상적인 세계를 생각하고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이 높은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웨이 왕이라는 중국인이다. 십여년전 이 사람이 웹에 올린 그림을 블리자드가 발견하고 너무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블리자드는 웨이 왕에게 연락을 해서 중국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에게 “우리 회사로 오라”고 했는데 웨이 왕은 “나는 영어도 못하고 중국을 떠나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단념하지 않고 그에게 전담 통역까지 붙여주는 조건으로 결국 본사로 데리고 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는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가 됐다.

11년간 블리자드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박종천님도 처음에는 영어가 안되서 좌절했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영어가 안되서 괴롭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매니저는 “괜찮다. 영어 잘하는 사람을 쓰려면 길거리에서 거지를 데려다 쓰지 왜 널 데리고 왔겠냐”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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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입구에는 이렇게 오래 근속한 직원들의 이름을 써놓고 축하한다. 오른쪽 아래 Wei Wang의 이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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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근속상인 투구. 5년단위로 칼, 방패, 반지, 마스크 등을 기념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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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중심광장에는 거대한 오크동상이 있다. 회사 곳곳에 이런 것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이 오크동상을 둘러싸고 블리자드의 미션스테이트먼트와 8대 핵심가치가 적혀있다.

Screen Shot 2016-01-23 at 9.41.30 AM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오크동상을 정가운데 놓고 이렇게 8방향으로 코어밸류를 새겨놓았다.

미션스테이트먼트
Dedicated to creating the most epic entertainment experiences…ever.

  • 8가지 코어밸류
    gameplay first 흥미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최고로 중요하다.
    commit to quality 게임의 품질이 중요하다.
    play nice; play fair 고객, 동료, 비즈니스파트너에게 친절하게 공정하게 대하라.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나 모두.
    embrace your inner geek 당신의 안에 내재되어 있는 덕심을 걱정말고 꺼내서 즐겨라
    every voice matters 훌륭한 아이디어는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
    think globally 글로벌을 생각하고 게임을 만들라.
    lead responsibly 우리는 세계의 게임업계를 이끄는 리딩게임회사다. 자부심을 가지고 프로페셔널하게 일하자.
    learn and grow 배우며 성장한다.

http://us.blizzard.com/en-us/company/about/mission.html

이렇게 회사의 핵심가치를 정해두고 회사 곳곳에 잘 보이도록 붙여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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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니 직원들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내가 하려는 일이 회사의 방향과 가치에 부합하는지 한번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근면성실, 정직, 주인의식, 품질제일 같은 추상적인 사훈보다는 이렇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 embrace your inner geek라는 핵심가치 덕분에 마음놓고 덕질을 할 수 있어서 좋다는 얘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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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이런 멋진 캐릭터들이 회사곳곳에 장식되어 있는 블리자드는 오덕들의 회사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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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직원이 추천한 사람이 채용되었을 경우 주는 ‘블리자드 헤드헌터’세트.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3일 at 3:55 오후

[라이코스 이야기 6] 직원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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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 이야기를 쓰겠다고 선언하고 5편까지만 쓰고 중단한지 5개월이 됐다. 예전에 스토리볼에 썼던 글을 더 잘 가다듬어 써보겠다고 하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안되겠다. 그냥 그 글을 블로그에 그대로 옮겨놓는다고 생각하고 빨리 마무리해야겠다. 이번에는 직원면접 이야기다. 예전에 썼던 내용인데 또 재탕한다.

*****

2009년초 라이코스에 CEO로 간지 얼마되지 않아 새로운 직원을 뽑아야 할 일이 생겼다. 나는 당시 말단 직원을 뽑더라도 최종면접은 CEO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원이 수천~수백명도 아니고 80명정도의 회사였으니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마음에 걸렸던 것은 한국에서 온지 얼마되지 않은, 영어도 어눌한 CEO가 인터뷰를 할 경우 오히려 입사지원자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만약 회사의 다른 점은 다 마음에 드는데 CEO가 별로라서 안오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돌이켜보면 참 소심한 생각이었는데 그때는 그렇게 느꼈다.

그래도 (CEO로서의 책임감에) 새로 뽑기로 한 직원은 마지막으로 내가 한번 만나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새로 충원하는 직원은 보통 HR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담당매니저와 같이 일할 팀원들이 인터뷰를 해서 뽑는다. 채용이 거의 확정된 마지막 단계에서 내가 가볍게 만나볼 생각이었다.

그래서 HR매니저인 존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오히려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예전 CEO들은 중요 포지션을 뽑는 경우가 아니면 직접 면접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면접때 뭘 질문할 작정이냐고 물어본다. 외국에서 온 사람들은 문화적 차이를 이해못하고 직무와 불필요한 질문을 면접당사자에게 하는데 그건 위험하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차별혐의로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니 날 뭘로 보고… 뭘 그렇게 과민반응을 하나 싶었다.

그런데 몇시간 있다가 존은 정말 걱정이 됐는지 “면접시 물어봐서는 안될 것”이 적힌 한 장의 메모를 내게 줬다. “DON’T ASK”라고 그 메모에 적힌 해서는 안될 질문들은 내 예상이상으로 범위가 넓었다. 대충 다음과 같다.

  • 당신은 Miss/Ms./Mrs./Mr. 어디에 해당하나요?
  • 독신/기혼/이혼자인가요?
  • 자녀가 있나요? 있다면 몇살인가요?
  • 앞으로 자녀를 가질 계획이 있나요?
  • 누군가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요?
  • 생년월일은 어떻게 되나요?
  • 고교나 대학의 졸업연도가 어떻게 되나요?
  • 체포된 일이 있는지요?
  • 미국시민인가요? 원래 어디 출신인가요?
  • 당신의 영어 액센트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요?
  • 군대 다녀왔나요?
  •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지 모두 알려주세요.
  • 어떤 휴일을 쇠는가요? (각 종교나 민족의 문화에 따른 휴일을 쇠는지 물어보는 것)
  • 복지수당을 받아본 일이 있나요?
  • 노조원이었던 경험이 있나요?
  • 예전에 아팠거나 부상을 당했던 경험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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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이 준 리스트를 기억해두고자 그때 바로 사진까지 찍어두었다.

이 질문리스트를 읽고 사실 깜짝 놀랐다. 결혼여부, 자녀유무나 어느 나라-지역 출신인가, 학교졸업연도 등은 인터뷰를 하면서 상황에 따라 물어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물어볼 수 있는 것들을 물어보면 안된다니 놀랐다.

존의 설명은 “뽑고자 하는 포지션의 업무와 관련된 질문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최소한 “미국시민이냐”정도는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법적으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느냐”고 돌려서 직무적합성과 연결해서 물어보면 되지 단도직입적으로 국적 등을 물어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존의 조언을 명심하고 잠재 후보자인 한 백인엔지니어와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내가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결국 그 사람은 라이코스에 입사하지 않았다.

그래서 소심한 나는 그뒤부터는 내게 직접 보고하는 포지션의 직원을 뽑는 경우가 아니면 각 담당매니저들이 알아서 뽑도록 했다. 대신 입사가 확정된 직원은 따로 점심을 같이 하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중에 보니 미국사람들도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밥먹으면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보면 내가 물어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 아이들 문제 등등을 미주알고주알 다 털어놓는 사람도 많았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신상은 절대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가까운 동료에게도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He (or she) is a very private person”이라며 주위 사람들이 가끔 결혼여부 등 개인신상을 궁금해하긴 하지만 그 이상 나가는 법은 없었다.

심지어 모 임원은 늦게 결혼을 했는데 회사전체는 물론 자기 부서부하들에게까지 전혀 알리지 않은 일도 있었다. 나중에 지역 신문의 웨딩란에서 결혼소식을 발견하고 일부 부하들이 섭섭해했지만 그뿐이었다. 어쨌든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보니 이처럼 남의 사생활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일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개인적인 시간은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것이 미국의 보통 직장 풍경이다.

어쨌든 직원채용과정에서 나중에 차별로 느껴질만한 질문은 절대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존에게서 내가 배운 교훈이다. 이후로 항상 명심하고 조심하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인터뷰를 하다보니 업무와 관련된 그 사람의 능력만을 평가하게 되는 장점이 있었다.

나이가 많아서, 딸린 식구가 많아서, 특정 인종이 아니라고, 영어발음이 이상하다고, 이혼했다고 등등의 이유로 능력은 충분히 있는데 채용과정에서 떨어진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3일 at 9:14 오전

그위니 비. 옷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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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넷플릭스를 처음 써본 것은 2001년이었다.(당시는 미국에서도 듣보잡이었다.) 버클리유학당시 영화DVD를 빌려서 연체 걱정없이 얼마든지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었다. 내 기억에 한달에 20불을 내고 DVD 3장을 빌릴 수 있었다. 매달 20불을 내는 한 그 3장의 DVD는 내 소유나 마찬가지였다. 다본 DVD는 우편으로 반납하고 새로운 DVD를 받는데 아무리 자주 바꿔도 배송비용은 무료였다. 넷플릭스를 쓰기 시작하면서 비싼 DVD를 사서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2000년대 후반 브로드밴드가 미국에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VOD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겼지만 그 이전까지 넷플릭스는 DVD렌탈서비스였다.

그런데 오늘 이런 넷플릭스의 DVD렌탈개념을 ‘여성의류’에 도입한 흥미로운 서비스를 접했다. 그위니 비(Gwynnie bee)라는 사이트다. 2012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4년째에 접어드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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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여성의류를 빌려주는 사이트다. 주로 사이즈 10이상의 풍성한 몸매를 가진 여성을 위한 옷을 대여해준다. (의류광고에는 날씬한 여성만 나오지만 실제 미국여성의 75%는 사이즈10이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이트는 넷플릭스 모델을 도입했다. 한달에 79불을 내면 옷 3벌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옷이 싫증이 나면 박스에 넣어서 돌려주면 되고 그러면 미리 선택해둔 새로운 옷이 배달되어 온다. 넷플릭스 DVD처럼 배송비용은 추가로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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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벌의 옷을 빌릴 경우에는 한달에 35불, 2벌의 옷을 동시에 빌릴 경우는 59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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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방송 보도를 보니 이 회사는 오하이오주에 큰 웨어하우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미국전역으로 옷을 배송한다. 대여후 다시 돌아오는 옷은 철저하게 세탁이나 드라이크리닝을 하고 다림질을 해서 보관한다고 한다. 대여할 때는 옷에 이상이 없는지 3번이상 철저하게 체크한 뒤에 배송한다. 이건 마치 DVD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배송하는 넷플릭스와 똑같다. 그렇게해서 고객에게 안심감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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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위니 비는 지금까지 3백만개의 상자를 배송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기존 시장에 나와있는 기성복 의류를 구입해서 대여를 한다.  이 회사가 커져서 더 자본력이 생기면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를 직접 제작하는 것처럼 유명디자이너와 계약해 독점 디자이너의류를 제공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그위니 비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전통적인 ‘소유’의 개념이 무너져 가고 진정한 ‘공유 경제’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집도, 자동차도, 옷도 소유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냥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사서 소유할 필요가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서 쓰면 되는 시대로 우리는 진입하는 것 같다.

Update : 이 글을 쓰고 나서 바로 트친과 페친분들이 한국에도 그위니 비 같은 옷 렌탈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주셨다. 원투웨어다. http://wanttowear.kr 지난해 중반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것 같은데 가격은 그위니 비보다 좀 비싼 듯 싶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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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21일 at 11:42 오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의 대통령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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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전 백악관의 전속 사진가 피트 수자가 공개한 2014년 일년 리뷰 사진중에 오바마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은 사진 몇장을 꼽아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의 대통령’이란 포스팅으로 소개했었다. 그런데 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이 사진들을 보고 이 소탈한 대통령의 모습을 부러워했다.

이번에도 피트 수자가 2015년 일년을 리뷰하면서 1백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여전히 가족과 아이들을 사랑하며 백악관스탭들과 가까이서 편하게 소통하는 오바마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담겨있다. 특히 백악관 스탭들의 아이들을 사무실로 데려오라고 권하고, 아이들이 오면 같이 놀아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그의 모습이 참 놀랍다. 저런 배려가 몸에 배어있다는 것이 놀랍다.

백악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이번에도 인상적인 사진들을 조금 골라서 내 블로그에 소개해본다. 간단한 사진 설명도 함께. 사진출처는 모두 백악관이다.

우선 백악관스탭들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들부터 시작. 자녀들이 이렇게 어린 것을 보면 스탭들의 나이가 전반적으로 젊은 것 같다.

1-jeEyosJTl-jcNG_Qwn2KXw대통령의 권유로 안보보좌관이 딸을 데리고 백악관에 왔다. 오벌오피스에서 아기와 놀아주는 오바마.

1-IWvO5Y2eoo9A_tTM6EhVuA1-9FtKEeUU8DZR3BAKWImPSg1-BBVvCjW78xxOXeZf8mbnvQ태어난지 몇달 안되는 보좌관의 쌍둥이 아기들을 안고 있는 대통령. 아이들을 사무실로 데려오라고 해서 일부러 안고 사진을 찍어주는 대통령의 배려가 남다르다. 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평생 보물로 간직할 사진이 될 듯.1-7IU5agr-7ggYMC8XEmQI-g뉴올린즈에서 만난 꼬마. 파자마가 멋지다고 칭찬해주는 중.1-MoXZDnRnLCZJlOPxtNgFow대통령을 실제로 만나서 놀라와하는 4살짜리 꼬마.1-VsJikXb3T_yGvTupxc4JVw1-BRqpwXuI_ejqocEor_-LFA (1)할로윈행사에 백악관스탭들의 아이들이 와서 코스튬퍼레이드. 캔디를 나눠주다가 교황코스튬의 아기를 만나서 즐거워하는 오바마부부.

1-_R3y5fD1aI1N_XqeB3eC0Q케냐 나이로비에서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오바마.

1-KDi8Vw5721mjhEsfm_X5UQ흑인민권운동을 상징하는 셀마에서의 행진. 두 딸도 같이 맨 앞줄에서 행진한다.

1-isR_Xq43mD3NF_msxXsyDQ수많은 언론에 보도되어 유명해진 메르켈과 오바마의 담소사진. 독일의 알프스에서 열린 G7서밋에서 각국정상들의 단체사진을 찍는 상황이었는데 장소에 제일 먼저 도착한 두 사람의 저 포즈를 놓치지 않고 찍은 피트 수자의 순발력이 대단하다. 이 사진을 찍자마자 다른 정상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고 한다.

1-4iqYQ4mwKNAOMyszqUxG-Q대통령과 만나는 행사에 이렇게 원격로봇을 이용해서 참석해도 된다는 사실이 놀랍다.(부득이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대통령과 사진을 찍고 이동하는 장면.

1-F3cTdO0rc5XDVo8JvtfRZw농구를 좋아하는 대통령. 조지아공대에서의 연설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단 몇분간  체육관에 들러 3점슛을 날리는 오바마.

1-7pnDl2-vpTC_3jpLXkQMbQ오벌오피스에서 그룹사진을 찍고 나서 소파를 제자리로 돌리는 장면. 저런 일을 대신 해주는 보좌관이나 스탭이 없는 모양.

1-LWtBSeAhQ9hYctRYcLCZMw미국 여성축구팀과의 셀카.

1-YDee0e-QIs3njA1XXXx8wA부부의 너무 자연스러운 포즈.

1-JL0ta_wAlz4PmKqCFTHTMA보좌관에게 깜짝 생일케이크를 전달하는 오바마.

1-f4ulRemgNf9FpQ6FXlbxHw백악관에서 얼마나 미팅이 캐주얼하게 열리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그리고 여성스탭이 많다는 것도 보여준다.

1-ADyT9pHyjXGLQXc1WqGsKQ대통령과 예산관련 미팅을 마친 스탭들이 나가면서 대통령의 책상을 두드린다. 예산안이 국회를 무사히 통과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제스쳐라고.

1-h1ocdcBY5o5jfniuyL0D8Q백악관이 어떻게 화상회의를 하는지 보여주는 사진. 스위스에서 이란측과 핵협상중인 존 캐리 국무장관팀과 백악관스탭들이 화상회의. 빽빽하게 앉아있다.

1-PLDTHBzvoSXgGSR6e59jLw헬기에서 내려 보좌관들과 함께 우산을 받쳐들고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대통령. 우산을 든 것은 오바마.

1-RgUICNLe7rKdEdshYNpPJg골프라운딩을 마치고 나가다가 결혼식 행사를 우연히 마주친 대통령. 사람들과 인사하고 있는데 대통령을 발견한 웨딩커플이 뛰어와 인사. 이 사진을 찍은 피트 수자는 이 커플에게 인화해서 보내줬다고.

1-_PTKH4Rx3n-s236jDeMLKg백악관 보좌관 여성3인방을 그린 뉴요커 잡지 캐리캐처를 보여주며 농담을 던지는 오바마.

Written by estima7

2016년 1월 1일 at 1:31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