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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12월 2015

3명 대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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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한국인)직원 3명이 하는 일을 한국에 있는 직원 30명이 한다.”

미국과 한국에 많은 직원을 두고 양국을 오가며 동시에 사업을 하고 있는 분에게 들은 얘기다.  말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그 분의 얘기를 하나하나 들어보니 납득이 갔다. 스마트폰관련용품을 판매하는 이 회사는 주로 아마존 같은 온라인쇼핑몰이나 베스트바이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상대로 제품을 납품, 판매하는데 미국에서는 모든 것이 표준화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운송장, 인보이스 등을 표준화된 포맷으로 만들어 보내주면 아마존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통업체에 납품, 배송 모든 것이 한번에 끝이다. 디지털화가 되어 있다. 그래서 한명이 많은 일을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공급물량은 아마존의 수십분의 일도 안될 온라인쇼핑몰, 유통회사마다 다른 포맷으로 일을 진행한다. 수작업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판매물량이 표준시스템으로 자동으로 공유되는데 한국의 거래처는 종이표를 사진으로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주는 식이란다. 얼마되지 않은 판매량이라도 전산으로 관리하려면 그 종이를 인쇄해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입력해줘야 한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수백억의 매출을 한사람이 소화하는데 한국에서는 한명이 수십억매출 처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 회사는 미국시장에서 판매량을 높이는데 가장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보니 지난번에 한 온라인음악업체에서 들은 비슷한 얘기가 생각난다. 해외의 음원업체들은 표준화된 시스템에 맞춰 음원을 온라인음악회사에 보내주는데 한국의 음원업체들은 제각각이라 매번 수작업으로 작업하느라 고생한다는 것이다. FTP로 보내기도 하고, 웹하드로 공유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이메일 첨부파일로 음원을 보내준다고 한다. 그것을 받아서 또 태그달고 정리해서 올리는데 드는 리소스가 만만치 않게 든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해외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이런 이유도 것이다. 조직운영과 업무를 표준화, 디지털화해서 효율화하는데 있어서 한국의 경영진과 업계의 노력이 해외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전세계가 무섭게 빠르게 디지털, 모바일경제로 변해가는 지금 이런 관행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이제 좀 IT강국이란 말은 그만하자. 인터넷속도만 빠르면 뭐하나 일은 수작업으로 하는데

Written by estima7

2015년 12월 25일 at 2:25 오후

“당신은 행복합니까.” 오바마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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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2014년 1월31일 ‘구글플러스 로드트립 행아웃‘이란 행사를 가졌다. 미국전역에 있는 시민들을 구글행아웃 화상컨퍼런스콜로 만나서 Q&A를 갖는 행사다.

질문을 미리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나 무척 진솔한 대화가 오간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대화는 오바마와 포틀랜드의 Rob이란 사람과의 대화였다.

롭은 최근 대통령들이 임기중에 폭삭 늙어버리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 4년임기를 채우는 동안 20년은 더 늙어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마바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사람들은 당신이 슈퍼맨같은 능력자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결국 평범한 인간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같은 아버지로서, 미국시민으로서 질문하건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당신이 행복하냐고 질문한다.

How are you? How is life treating you? Are you happy? Is everything good with you?

그에 대한 오바마의 대답이 참 인상적이고 멋졌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팍 줄인 내용이다.) 영어공부삼아 직접 한번 들어보실 것을 권한다.

멋진 질문입니다. 맥주라도 마시면서 얘기하면 좋겠네요. 나는 아주 행복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멋진 와이프와 믿기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두 딸이 있기 때문입니다. 애들이 너무 훌쩍 빨리 커버려서 아쉽습니다. 가족이 내 인생의 중심입니다. 나침판입니다. 나의 베이스라인입니다. 저는 매주 저녁 6시반에 가족과 함께 저녁을 꼭 같이 먹으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얻습니다.

대통령직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굉장히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일 나는 일어날 때마다 누군가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낫게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기쁨을 얻습니다. 누군가에게 새로 건강보험을 제공하거나, 소상공인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고, 어려운 처지의 아이가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수록 하는 것 같은 일입니다. 마치 유조선과 같이 큰 정부이기 때문에 빠른 변화를 만들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굉장히 느립니다. 가끔 일을 망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대략 2백만명이 저를 위해서 일하는데 그 중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내가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The buck stops here) 그럴때는 좌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나라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너무 많고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하고 있습니다. 희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말이죠. 이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적어도 내 와이프는 내 머리가 하얗게 세었어도 아직 나를 매력적(cute)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바마의 대답을 듣고 같은 질문을 우리 대통령에게 해보고 싶어졌다.^^ 아니 나에게 먼저 해봐야겠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2월 7일 at 11: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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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매체에서 인정받는 한국경영자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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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트윗을 보고 한번 찾아봤다. 아시아기업의 경영자로는 포춘의 2015 Top People In Business 리스트에는 7위에 샤오미 레이 준, 14위에 대만 TSMC의 모리스 장, 18위 중국 핑안 회장 마밍츠, 25위 알리바바 마윈 27위 텐센트 마화텅이 들어가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가장 높은 성과를 올린 CEO 100위를 대충 살펴보니 10위에 Canon 미타라이 CEO, 33위 대만 폭스콘 테리 궈, 35위 유니클로 타다시회장, 45위 텐센트 마화텅, 78위에 소프트뱅크 손정의회장이 랭크되어 있다. 한국 경영자는 한명도 없다. 예전에는 삼성전자 윤종용부회장이라도 순위에 있고는 했는데…

글로벌한 비즈니스매체에서 인정받는 한국경영자가 없다. 왜 그럴까. 다음은 위 트윗을 보고 내 머리속에 스친 생각이다.

***

가끔 미국이나 홍콩 등에서 온 해외 투자자분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이미 상장된 전세계 대기업에 투자하는 큰 펀드를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는 분들이다. 이 분들과 이야기하다가 한국의 대기업 경영자들은 그들을 잘 만나주지도 않고,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커뮤니케이션도 잘 못하는 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어떤 상장회사에 수천억씩 장기 투자하는 자기들 같은 펀드매니저들은 그 기업의 장기비전과 계획에 대해서 CEO나 회장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알리바바 마윈이나 텐센트의 마화텅 같은 사람도 만나주는데 한국회사의 경영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시간을 내주는데 인색하다는 것이다. 자기들이 요청하면 CFO나 IR담당자가 응대해주는데 그들에게 듣는 얘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의 P/E Ratio, 주가수익비율이 동종업계의 해외기업보다 낮다는 것이다. 이런 한국기업들의 행태가 코리아디스카운트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언론들은 대기업에게 쓴 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 특히 소위 오너경영자들에게는 냉정한 경영평가보다는 보도자료 내는대로 받아써주는 경향이 심하다. 잘되면 오너덕이고 안되면 전문경영인탓이라는 식으로 보도하는 경우도 많다. 전문경영인들은 오너의 눈치를 보면서 대외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이런 풍토에서 한국의 경영자들이 제대로 된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단련될 기회가 없다. 심지어 증권사들도 기업에 대해서 비판적인 리포트를 잘 쓰지 않는다.

한국의 경영자들은 게다가 직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약하다. 믿기 어렵지만 말을 안들으면 조인트를 까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대기업임원이 아직도 있을 정도다. 직원들에게 비전을 주고 설득해서 한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시킨 일만 잘 하라는 식이다.

얼마전 가졌던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미니 컨퍼런스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얘기가 우버, 테슬라, 왓츠앱 같은 회사의 CEO들이 얼마나 자주 전체직원 Q&A를 갖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지에 관해서였다. 이들 CEO들은 거의 매주 전체직원미팅을 갖고 회사의 경영상황을 투명히 공개하고 누구에게나 질문을 받는다. 매주  불편한 질문도 가끔 나오는데 모두 거침없이 대답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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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참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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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참석자

매분기별로 이뤄지는 실적발표에서도 해외 유수기업의 경우는 CEO가 CFO와 함께 나와서 애널리스트들의 온갖 질문을 받고 대답한다. 애플의 지난분기 컨퍼런스콜의 경우 팀 쿡 CEO가 CFO, IR헤드와 함께 나왔다. 테슬라의 경우 일론 머스크가 CFO, CTO, IR헤드와 함께 나왔다. 삼성전자의 경우 IR헤드인 이명진전무와 함께 주로 상무들이 나와서 대답했다. 부회장이나 각 부문 CEO는 나오지 않았다.

리더들은 이런 문답을 통해서 생각이 더 정리되고 커뮤니케이션능력이 향상되는 법이다. 자주하면 할수록 좋다. 한국의 경영자들이 이를 등한시한다는 점이 참 아쉽다.

한국의 최고 리더부터가 커뮤니케이션에 아주 약한 사람이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소통을 많이 하면 경박하다고 보는 문화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Written by estima7

2015년 12월 6일 at 7:53 오후